1장 요점 정리


•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미국 십대의 사회생활은 대체로 소셜 미디어, 온라인 비디오게임, 그 밖의 인터넷 기반 활동에 접근할 수 있는 스마트폰으로 옮겨갔다. - P76

• 고통의 증가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영국과 캐나다를 비롯해주요 영어권 국가들과 북유럽 5개국에서도 거의 같은 시기에 십대들 사이에 동일한 패턴이 나타났다. 2012년 이후에 학교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비율이 서구권에서 증가했다. 다른 지역의 데이터는 많지 않으며, 이곳들에서 나타나는 패턴은 덜 분명하다.⁶¹ - P76

61. 우리는 국제적인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으며, 잭 라우시는 전 세계 각지의 정신 건강추세를 탐구한 일련의 서브스택 게시물을 작성하고 있다. 이러한 게시물들로 연결되는 링크는 이 장의 온라인 부록에서 찾을 수 있다. - P446

스마트폰 기반 아동기는 정확하게 어떤 메커니즘을 통해 아동의발달을 방해하고 정신 질환을 초래하거나 악화시킬까? 이 질문에 답하려면 먼저 아동기가 무엇이며, 건강한 어른으로 발달하기 위해 아동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 P77

2장

아동기에 아동이 해야 하는 일

(전략).
이 사고 실험은 동료 연구자인 토비어스 로즈-스톡웰 Tobias Rose-Stockwell과 그의 경이로운 저서 『분노 기계 Outrage Machine』에서 빌려왔다 - P81

 2007년에 십대와 사춘기 직전의 많은 아동은 휴대폰에 짧은 문자를 입력하느라 바빴지만, 그 당시에 문자 메시지를입력하는 작업은 무척 번거로웠다(소문자를 입력하려면 7 키를 네 번 눌러야 할 정도로). 문자는 대부분 한 번에 한 사람에게만 보낼 수 있었고, 대개 기본 휴대폰을 사용해 직접 만나는 방법을 논의했다. - P82

성장이 느린 인간의 긴 아동기

사람에게는 기묘한 특징이 한 가지 있다. 아이는 빠르게 성장하다가그다음에는 느리게 성장하고, 다시 빠르게 성장한다. 사람의 성장 곡선을 침팬지의 성장 곡선과 비교해보면, 침팬지는 생식을 할 수 있는성적 성숙 단계에 이를 때까지 꾸준히 일정한 속도로 성장한다는 걸알 수 있다.² - P83

2장 아동기에 아동이 해야하는 일


2. Walker et al. (2006). - P446

(전략). 세상을 확바꾸어놓은 우리의 힘은 서로에게서 배우는 능력과 조상과 공동체가축적한 공통의 지식 풀pool을 활용하는 능력에서 나왔다. 침팬지는이런 능력이 거의 없다.⁴ 사람의 아동기가 늘어난 것은 아이에게 학습할 시간을 많이 주기 위해서였다.
최대한 많이 배우기 위한 진화의 경쟁 때문에 사춘기에 최대한 빨리 도달하는 것은 적응에 불리했다.  - P84

4. 먹이를 모으거나 처리하는 기술이 공동체 내에서 전달되는 침팬지 ‘문화‘ 사례를 보여주는 기록이 일부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문화적 학습은 침팬지 학습의 주요 형태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더 자세한 것을 알고 싶으면 Tomasello (1994, pp.301~307)를 참고하라 - P446

하지만 진화는 학습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단순히 아동기를 연장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학습을 쉽고 즐겁게 만들도록 강하게 자극하는 세 가지 동기도 우리에게 심었다. 자유 놀이와 조율과 사회학습을 위한 동기가 바로 그것이다. - P84

자유놀이

놀이는 아동기에 아이가 하는 일인데,⁵ 어린 포유류는 모두 동일한작업에 몰두한다. 그것은 열심히, 그리고 자주 놀면서 뇌의 회로를 연결하고 완성하는 과정이다. 어린 쥐, 원숭이, 사람을 대상으로 실시한수백 건의 연구에서 어린 포유류는 놀길 원하고, 놀 필요가 있으며,
놀이를 박탈당하면 사회적, 인지적, 정서적 손상을 입는다는 결과가 나왔다.⁶ - P85

5. 이 말은 위대한 발달심리학자 장 피아제Jean Piaget가 했거나, 어린이를 자유 놀이에 몰입하게 하자는 교육 운동의 창시자 마리아 몬테소리Maria Montessori가 했다고 흔히 이야기한다. 하지만 내가 아는 한, 두 사람이 이런 표현을 쓴 흔적은 어디서도 발견되지않는다. 다만, 이 표현의 두 사람의 철학과 일맥상통하긴 한다.
6. 피터 그레이의 연구, 특히 Gray et al.(2023)을 참고하라. 또한 나의 리뷰 문서 FreePlay and Mental Health: A Collaborative Review, www.anxiousgeneration.com/reviews도 참고하라. - P447

그레이는 ‘자유 놀이 free play‘를 활동 자체와 분명히 구별된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추구하는 활동이 아니라, 참여자들이 자유롭게 선택하고 지휘하며 그 자체를 위해 하는 활동으로 정의한다.⁸ - P86

8. Gray (2011, p. 444). - P447

자유 놀이의 중요한 특징 하나는 일반적으로 실수의 비용이 그다지 크지 않다는 점이다. 누구나 처음에는 다 서툴며, 누구나 매일 실수를 저지른다. 초등학생은 시행착오를 통해, 그리고 친구로부터 직접적인 피드백을 받으면서 중학교의 더 큰 사회적 복잡성에 대응할준비를 서서히 해나간다. - P87

내가 ‘놀이 기반 아동기‘를 ‘스마트폰 기반 아동기‘와 대비하면서이 책의 중심 용어로 선택한 이유는 이 때문이다. 놀이 기반 아동기는 아이가 자유 시간 중 상당 부분을 현실 세계에서 친구들과 함께노는 데 쓰는 시기를 말한다. - P87

노동 기반 아동기는 산업 혁명 시절에 관행처럼 광범위하게 퍼졌는데, 1959년에 유엔 아동 권리 선언이 놀이를 기본적인 인권으로 명시한 것은 이 때문이다. "어린이에게 놀이와 레크리에이션을 즐길 기회를 완전히 제공해야 하며, 그것은 교육과 동일한 목적을 향해 추진되어야 한다."¹¹ - P88

11. principle 7. Child Rights International Network. (1959, November 20). UN decla-archive,crin.org/en/library/legal-database/ration on the rights of the child(1959),
un-declaration-rights-child-1959.html. - P447

따라서 일부 청소년이 홀로 앉아 유튜브 영상을 보거나 인스타그램이나 틱톡, 그 밖의 앱에서 끝없는 게시물을 훑어보면서 깨어 있는시간 중 대부분을 휴대폰(그리고 그 밖의 화면)에 쓰기 시작한다면 어떤 문제가 생길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 P88

설령 이 사이트들의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필터링해 명백히 해로운 내용을 제거할 수 있다 하더라도, 중독성이 강하게 설계된 이 플랫폼들은 현실 세계의 대면 놀이에 쓸 시간을 감소시킨다. 놀이 시간의 감소는 너무나도 심각해서 어린이의 손에 쥐어진 스마트폰과 태블릿은 경험 차단제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이다. - P88

젊은이가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는 방식은 일반적으로 자유 놀이와 비슷한 면이 별로 없다. 사실, 소셜 미디어에서 게시물을 올리고댓글을 다는 것은 피터 그레이의 정의와 정반대되는 행동이다. 플랫폼에서의 삶은 젊은이를 항상 자신이 선택한 각 사진과 영상, 댓글,
이모티콘의 사회적 결과를 미리 생각하면서 자신의 브랜드 관리자가 되도록 강요한다. - P89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이 기본 휴대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옮겨간 바로 그 시기(2010년대 초반)에 친구들과 자유롭게 보내는 시간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난다. 그림 2.1은 "거의 매일" 친구들을 만난다고 대답한 미국 학생 (8학년, 10학년, 12학년이 섞인)의 비율을 보여준다. - P90

12. 2018년에 질문의 표현이 바뀌었기 때문에 후속 데이터는 사용할 수 없다. 학생들에게 얼마나 자주 친구들과 사적으로 만나는가?"에 대한 응답을 다섯 가지 선택지 중에서 하나를 고르게 했다. 선택지에는 "전혀"에서부터 거의 매일까지 포함돼 있었다. 더 자세한 탐구는 Twenge. Spitzberg & Campbell (2019)를 참고하라.

13. 연구 주석: 모니터링 더 퓨처(MTF) 조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잭 라우시와 내가 만든그래프들(그림 2.1과 같은)이 이 책 곳곳에 실려 있다. 모니터링 더 퓨처 조사는 매년8학년 10학년, 12학년을 대상으로 다양한 태도와 행동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다. 나는 미국의 십대에게 일어나는 일을 가장 포괄적으로 보여주는 그림을 제시하기 위해 대개 세 학년의 평균을 취한 그래프를 보여준다. 그리고 거의 항상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데이터를 각각 따로 제시한다. 모니터링 더 퓨처는 1976년에 12학년의 데이터를 수집하기 시작했지만, 8학년 10학년의 데이터 수집은 1991년에야 시작했고, 나중에 가서야 일부 변수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예컨대 주간 소셜 네트워크 사용은 2013년에 추가되었다. 가끔 나는 역사적 관점을 1970년대로 확대하기 위해 12막년의 데이터만 보여줄 것이다. 2021년까지의 데이터가 있는 경우에도 나는 대다수그래프를 2019년에서 의도적으로 끝냈는데, 코로나19 팬데믹이 응답률을 크게 높여 아동기 대재편 (2010-2015년) 동안에 일어난 일에 대한 주요 메시지를 왜곡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2020년과 2021년에는 표본 크기가 훨씬 줄어들어 데이터의 신뢰성을 떨어뜨렸다. 모든 그래프는 권장된 가중치를 적용하고 2년간을 하나의 구간으로 합친 (2018년 2019년 데이터를 합쳐서 평균을 내는 식으로 데이터를 보여준다. 그렇게 한 이유는 1년을 단위로 그래프를 작성하면 종종 갑자기 크게 치솟는 구간이 나타나, 그 바탕을 이루는 추세를 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에 두 해씩 묶어서 그래프로 나타내면 곡선을 반반하게 하는 효과가 있어서 추세를 드러내는 데유리한 이점이 있다. 하지만 완전한 데이터를 제시하기 위해 다른 버전의 그래프들(1년 단위로 나타낸 그래프와 2021년까지의 데이터를 추가한 그래프)도 온라인 부록에 올려놓았다. 본문에서 12학년의 데이터만 제시한 그래프들의 경우에는, 더 낮은 학년의 데이터가 있다면 세 학년의 데이터를 모두 나타낸 그래프를 부록에 올려놓았다.
모니터링 더 퓨처 데이터와 이 책에서 사용한 그 밖의 모든 데이터는 github.com/AfterBabel에서 다운로드받을 수 있다. - P447

조율

아이가 주변 세계와 연결을 맺으려면 움직임과 감정을 다른 사람과 조율attunement 하고 동기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팔과 다리를 제대로 제어하기 전부터 이미 아이는 차례를 번갈아 바꾸고 감정을 공유하는 게임을 하면서 어른과 관계를 맺는다. (중략).¹⁵
스마트폰은 이러한 필수적인 대면 상호 작용을 방해할 수 있다. 퓨연구 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부모 중 17%는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낼 때 스마트폰 때문에 자주 한눈을 판다고 보고했고, 52%는 가끔 한눈을 판다고 보고했다.¹⁶ - P91

15. Cohn & Tronick (1987); Beebe et al. (2010); Wass et al.(2020).
16. Auxier et al.(2020, July 28). - P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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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


LHC는 가동 초기에 힉스 보손이라는 입자를발견했다. 힉스 보손의 존재는 1960년대부터 예측되었다. 동료들과 나는 10억 달러짜리 프로젝트가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던 결과를 확인하는 것 이상의 무언가를 해주리라 기대했다. - P22

천체물리학 분야 연구자들의 사정은 더 나쁘다. 그들은 1930년대에 은하단 galaxy cluster 이 눈에 보이는 모든 물질로 설명할 수 있는 것보다훨씬 큰 질량을 담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P22

 천체물리학자들은 암흑물질이 빛을 흡수하거나 방출하지 않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종류의 입자라고 믿는다. 그들은 새로운 자연법칙과 확인되지 않은 이론들을 생각해냈고, 이를 지침으로 삼아 그들의 아이디어를 실험하기 위한검출기를 제작했다. (1980년대부터 10여 팀의 실험물리학자들이 가상의 암흑물질 입자를 사냥하고 있다. 그리고 아직 그 입자들을 발견하지 못했다. 새로운 이론은 여전히 확인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
우주론도 암울한 처지에 놓인 것 같다. 우주론을 연구하는 물리학자들은 우주의 팽창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내려애쓰고 있지만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 P23

우리는 새로운 자연법칙을 찾아내기 위해 어마어마한 노력을 기울였고, 그 시도는 모두 실패했다. 30년이 넘도록 물리학의 기반은 전선되지 못하고 있다. - P24

물리학의 기반은 현재 우리가 아는 한 그보다 더 간단한 것으로부터파생될 수 없는, 이론의 구성요소이다. 이 밑바닥에서 우리가 현재 손에쥐고 있는 것은 공간과 시간, 25개의 입자고, 이 요소들 사이의 관계는이 요소들의 행동을 기술하는 방정식을 통해 서로 얽혀 있다. - P24

수학으로 만들어진

물리학의 이론들은 수학으로 구성된다. 우리가수학을 사용하는 이유는 미분기하학이나 등급 리 대수 graded Lie algebra를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겁을 주기 위해서가 아니다. 수학을 사용하는 이유는 우리가 바보이기 때문이다. - P25

물리학에서 수학이 거둔 성공은 어마어마했다. 그 성공 때문에 기준은 더욱 엄격해졌다. 오늘날 우리가 세우는 이론들은 (수학적 관계 또는정의로서의) 가정들과 이러한 수학을 현실의 관측 대상과 연결시키는 해석이 결합한 것이다. - P26

그러나 물리학은 수학이 아니다. - P26

이미 성공을 거둔 이론들의 성과가 새 이론에서 재현됨을 입증하는것은 대단히 어렵다. 새 이론에서는 예전 이론과 완전히 다른 수학의 틀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이론이 기존 관측 내용에대해 동일하게 예측한다는 점을 보여주려면, 새 이론을 달리 표현할 적절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 P27

물리학이 갈망해온 것


과학 이론은 언제나 논리적 일관성을 요구하지만, 수학적 모델링이 모든 분야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엄격함과 맞지 않는 데이터를 다룰 때, 언어를 엄격하게 사용하면 앞뒤가 맞지 않게 된다. - P28

이 정확성 때문에 물리학은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지만, 그래서 어렵기도 하다. (중략). 수학 때문에 물리가 어려운 것은 아니다. 진짜 어려운 문제는 정확한 수학을 찾는 것이다. - P29

앞서 말한 대로, 우리는 이 세상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알아내기위해 탐사하던 중 25개의 기본 입자를 발견했다. 초대칭은 이미 알려진 입자들, 그 밖의 몇몇 입자의 짝꿍 입자를 예측하며 기본 입자 컬렉션을 완성시킨다. 초대칭 입자들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지만, 초대칭적 완성은 상당한 매력이 있다. - P31

(전략). 다시 말해 알려진 보손들은 모두 페르미온 짝꿍을 가져야 하고, 알려진 페르미온들도 모두 보손 짝꿍을 가져야 한다. 이 짝꿍입자들, 즉 초대칭 입자들은 각각 보손과 페르미온 그룹에 속해 있다는 점 외에는 완전히 동일해야 한다.
발견된 입자들 가운데 이런 식으로 짝지어지는 것은 없다. 우리가 내린 결론은 현재 알려진 입자 중에는 초대칭 입자가 없고, 새로운 입자들이 어딘가에서 발견되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 P32

페르미연구소의 물리학자 댄 후퍼는 이런 글을 남겼다. "초대칭 입자를 찾기 위해 수백 명의 물리학자가 숱한 실험을 하며 노력했지만, 초대칭 입자는 한 번도 관측된 적도, 검출된 적도 없다.
이런 사실도 자연이 초대칭 상태로 형성된다고 열렬히 믿는 이론물리학자들을 단념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초대칭 너머의 아이디어들은 너무나도 아름답고 우아해서 도저히 우리 우주의 일부가 아니라고 할수가 없다. 초대칭이론들은 무수히 많은 문제를 해결해주면서 이 세상에 자연스럽게 들어맞는다. 이런 신실한 신자들에게 초대칭 입자는 무조건 존재해야만 하는 것이다."² - P33

1장 물리학의 숨은 규칙


2 Hooper D. 2008. Nature‘s blueprint, New York: Harper Collins. - P372

지난 몇 년간 새로운 것이 LHC에서 나타나야 한다는 중론이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잔 프란치스코 주디체가 도입한 척도를 기준으로 따졌을 때, 입자물리에 존재하는 최고의 설명인 표준모형standard model 이 부자연스러워지기 때문이다. 자연스러움을 측정하는 주디체의 수학 공식은 아주 크거나 아주 작은 수들을 포함한 이론은 아름답지 않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한다.
이 믿음이 과연 정당한 것인지 앞으로 자세히 살펴보겠다. - P35

덧차원이 LHC에서 나타나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는 자연스러움이었다. 알카니-하메드와 동료들은 현재세 사람의 이름 첫 글자를 따 ADD 모형이라고 부르는 가설을 발표한 논문에서 "자연스러움의 기준에서 볼 때 덧차원으로 넘어가는 데 필요한 에너지 규모는 테라전자볼트(TeV)를 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논문은 지금까지 5000회 이상 인용되었고, 물리학계에서 가장 많이인용된 논문 중 하나다.



• 에너지 단위 eV는 전자볼트electron volt의 약자이다. TeV는 1012eV다. LHC는 최대 14TeV까지 가동될 수 있다. 따라서 LHC는 TeV 규모로 테스트한다‘라고 말할 수 있다. - P36

간단히 말해서


· 물리학자들은 수학을 아주 많이 사용하고, 수학이 잘 맞아떨어지면 진심으로 자랑스러워한다.

•그러나 물리학은 수학이 아니고, 이론을 개발하려면 데이터를 안내자로 삼아야 한다.

•물리학계에는 수십 년 동안 새로운 데이터가 나오지 않은 분야도있다.

•실험에서 지침을 얻지 못하면 이론물리학자들은 미적 기준을 사용한다.

ㆍ 그 기준이 잘 맞지 않으면 이론물리학자들은 혼란에 빠진다.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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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참여할 의향이 있다면 왜 지금 바로 공산당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오?」 어느 천치 같은 젊은이가 이렇게 썼다. 과거에 자주 참여했다가는 더 자주 물러서곤 했던 한 대작가(大作家)는 자신의 그런 행적을 잊어버리고는 내게 말했다. 「가장 나쁜 예술가는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한 예술가요. 소련의 화가들을 보시오 」¹


1) 《현대 Les Temps modernes》지(誌)가 1945년 10월에 창간되고, 거기에 실린 사르트르의 창간사가 정치적 참여의 이념을 내걸자, 좌우익에서 일제히 비판의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중의 하나로 여기에서 말하는 〈대작가) 앙드레 지드는 그 창간사를 <야만을 향한 길>이라고 혹평하고 소련의 어용 예술이 상기된다고 했다. - P9

1 쓴다는 것은 무엇인가



아니다. 우리는 회화와 조각과 음악도〈역시 참여시키려는>것이 아니다. 적어도 같은 방법으로 참여시키려는 것은 아니다. - P11

. 메를로퐁티가 『지각의 현상학』에서 잘 지적하고 있는것처럼, 의미가 전혀 배어 있지 않을 정도로 완전히 순수한 성질이나 감각이란 없다. - P12

지금까지 우리가 예술적 창조의 요소(要)들 자체를 두고 한 이야기는 그 요소들의 결합에 관해서도 똑같이 할 수 있다. 화가는 그의 캔버스에 기호를 그으려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사물을 창조하려는 것이다.²


2) exister를 편의상 <존재하다>로, ére를 <있다>로 번역했다. 전자는 초월과 생성의 가능성을 지니고 있고, 후자는 그것 자체로서 고정되어 있는존재의 양태를 가리킨다. 달리 말하면, 각각 대자적(對自的), 즉자적(卽自的) 양상을 뜻한다. - P13

작가라면 독자를 인도(引)할 수 있다. 작가는 오막살이 한채를 묘사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거기에서 사회적 부정의 상징을 보게 하고 독자의 분노를 자아낼 수 있을 것이다. - P15

 그렇지만 그 그림은 우리가 결코 완전히는 알아들을 수 없는 그 무엇을, 우리가 아무리 많은 말을 해도 못다 표현할 그 무엇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 P16

이와 반대로 작가가 다루는 것은 의미이다. 그러나 구별이필요하다. 왜냐하면 기호의 왕국은 산문이며, 시(詩)는 회화, 조각, 음악과 같은 편이기 때문이다.  - P17

시 역시 산문과 같이 말을 사용한다고 해서 그런 생각을 하겠는가? 그러나 시는 산문과 똑같은방식으로 말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심지어 시는 말을 <사용하는> 것이 결코 아니라고까지 말할 수 있다. 그보다는 차라리 시는 말을 섬긴다고 하고 싶다. 시인은 언어를 이용하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이다. - P17

. 헤겔식(式)으로 말하면, 그 경우 본질적인 것이된 사물 앞에서 이름은 비본질적인 것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시인은 말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렇지만 침묵하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문제가 다르다. 시인은 말들을 괴상하게 결합해서 언어를 파괴하려고 해왔다고들 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 P18

그러나 화가가 색채에, 음악가가 소리에 주목하듯, 시인이말에 주목한다고 해서, 그가 보기에 말의 모든 의미가 사라져버린 것은 아니다. 사실, 말에 언어적 통일성을 줄 수 있는 것은 오직 의미밖에 없다. - P19

시인에게는 언어는 외적(外的) 세계의 구조이다. 이에 반해서말을 사용하는 사람은 언어적 상황 속에 처해 있고 말에 의해서 포위되어 있다. - P19

이렇듯 말을 세계의 모습의 <기호>로 사용할 줄 모르는 시인은 말에서 그런 모습 중의 하나의 <이미지>를 찾아보는 것이다.
그리고 가령 버드나무나 물푸레나무와 닮았다고 해서 시인이 선택한 언어적 이미지는 반드시 우리가 그런 대상을 지칭하는데 사용하는 말은 아니다. - P20

. 요컨대 시인에게는 언어가 온통 세계의 거울인 것이다. 그러자 말의 내적 구조에 있어서 중요한 변화가 생긴다. 말의 음색, 장단, 남녀성(男女性)을 가리는 어미(語尾), 그 시각적인 양상 따위가 말의 육안(肉)을 이루고, 이 육안은 의미를 표현한다기보다도 표상(表象)>하는 것이다. - P20

금세기 초에 폭발한 언어의 위기는 시의 위기였다. 사회적, 역사적 요인이 어떤 것이었든 간에, 그 위기는 언어를 면대하여 작가가 일으킨 비인격화(非人)의 충격으로 나타났다.⁹


9)이 언어의 위기에 관해서는 뒤에서 (368-370쪽) 더 자세하게 언급되어 있다. 또한 주네론(論) Saint Genet, comédien ou martyr』에서도, 부르주아지가 순치한 언어의 의미를 타파하려는 시인들의 투쟁에 관해서 자세히이야기하고 있다(311쪽 이하). - P22

이제 작가는 이화감을 느끼면서(그것은 매우 풍요로운 이화감이었지만), 언어를 대했다. 언어는 이미 그의 소유물이 아니었고, 또한 그 자신의 본질도 아니었다.
그러나 이 야릇한 거울에는 하늘과 땅과 그 자신의 삶이 반영되어 있었다. 마침내 언어는 사물들 그 자체가 되었다. - P23

예컨대 다음의 희한한 시구(詩句)를 보라.

오오 계절이여! 오오 성(城)이여!
흠없는 영혼이 어디 있으랴?!¹²

여기에서는 누가 질문을 받는 것도 질문을 하는 것도 아니다. 시인은 그 자리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물음은 대답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다. 아니 차라리 물음이 그 자체의 대답이라고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은 가짜 물음일까?



12) 랭보의 『지옥의 한 계절 Une Saison enenfer』에 나오는 시구이다. - P25

그러나 시인이 참여할 수 없다는 것이 과연 산문작가 역시참여의 피안에 설 수 있다는 이유가 될 수 있는 것인가? 그들사이에 무슨 공통점이 있는 것인가? 하기야 산문작가는 글을 쓰고 시인도 쓴다. 그러나 쓴다는 이 쌍방의 행위 사이에는 글씨를 쓰는 손의 움직임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공통점도 없다. - P27

 작가란 <발언을 하는 사람parleur>이다. 그는 지시하고 설명하고 명령하고 거절하고 질문하고 탄원하고 모욕하고 설득하고 암시한다. - P27

산문이라는 기술(技術)의 행사는 담론(談論)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그 소재는 당연히 의미적인 것이다. 다시 말하면, 말들은 애초에 대상이 아니라 대상의 지시자이다.  - P28

산문은 무엇보다도 정신의 한 가지 태도이다. 발레리 Valéry식으로 말하자면, 햇빛이 유리를 거쳐 통과하듯이,¹⁷  말이 우리의 시선을 스쳐서 지나갈 때에 산문이 있는 것이다.


17) 원문에는 comme le verre (passe) au travers du soleil(유리가 햇빛을 통과하듯이)로 되어 있으나, comme le soleil (passe) au travers du verre(햇빛이 유리를 통과하듯이)라고 뒤집어서 이해해야 할 것 같다. - P28

이렇듯 산문이 어떤 기도를 위한 탁월한 도구 이외의 다른것이 아니라면, 말을 초월적인 입장에서 관조(觀照)할 수 있는것은 오직 시인의 경우뿐이라면, 우리는 산문가에 대해서 우선다음과 같이 물을 권리가 있는 것이다. 「당신은 무슨 목적으로글을 쓰는가? 당신은 어떤 기도로 나선 것인가? 그리고 그 기도는 어떤 이유에서 글쓰기라는 수단을 필요로 하는 것인가?」 - P29

더구나 기도의 제2차적 기능인 <언어적 계기>만을 따로생각해 볼 때, 문체 지상주의자들이 저지르는 중대한 과오는, 말이 사물들의 표면에서 살랑거리는 미풍과도 같아서, 사물들을 살며시 스칠 뿐, 결코 그것에 무슨 변화를 주지는 않는다고 생각하는 데 있다. 그리고 화자(話)란 오직 자신의 무해한 관조를 말로써 요약하는 순수한 <증인>이라고 생각하는 데 있다.  - P30

인간이란 그의 앞에서는 어떤 것도, 심지어 신(神)조차도불편부당성을 지킬 수 없는 그러한 존재이다. 만일 신이 존재한다면, 어떤 신비주의자들이 잘 본 바와 같이, 신은 인간과의 관계에서 <상황 속에>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란 또한 상황을 바꾸지 않고서는 상황을 볼 수조차 없는 존재이다.  -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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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없음


얼마 전 어느 여름날, 나는 말없이 과묵한 한 친구와 아직 나이는 젊지만 이미 명성을 날리고 있던 한 시인¹과 함께 환한 미소로우리를 반기는 듯한 시골길을 산책한 적이 있었다.
(중략).
달리 말하면, 그가 사랑하고 찬미했던 모든 것들이 그에게는 덧없음의 운명으로 가치를 손상당하는 것으로 여겨졌던 것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아름답고 완벽한 그 모든 것이 소멸과 쇠퇴의 길로 나아간다는 것은 우리 마음에 두 가지 서로 다른 충동을 불러일으킨다.

1 프로이트는 1913년 8월을 돌로미테스에서 보냈다. 그러나 여기에 언급된 친구와 시인이 누군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 P347

그러나 이러한 불멸에 대한 요구는 너무도 분명한 우리 소망의산물로 사실 현실성은 없다. 모든 것은 소멸해 버린다는 고통스러운 인식이 진정 진실인 것이다. - P348

 무상함은 한정된 시간 속에서 희소가치를 지니는 것이 아닌가! 향유의 가능성에 어떤 한계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향유의 가치가 높아지는 것이다. - P348

이러한 생각이 나에게는 더 이상 논쟁의 여지가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당시 그 시인이나 친구에게 내 생각의 깊은 의미를 인상 깊게 심어 주지 못했던 모양이다. 결국 나는 어떤 정서상의 강력한 요인이 그들의 판단을 방해하고 있다고 추론하게 되었고, 나중에는 그 정서상의 요인이 무엇인지도 알아낼 수 있었다. - P349

사랑하고 아끼는 것을 잃었을 때 슬퍼하는 것은 보통 사람들에게는 너무도 당연한 감정이고, 그래서 그 슬픔을 자명한 것으로간주한다. 그러나 심리학자들에게 그 슬픔은 스스로 설명되지 않는 현상 중의 하나로, 원인을 추적해 봐야 분명히 밝혀지지 않는수수께끼 같은 것이다. - P349

우리는 그렇게 많은 대상을 잃어버린 우리의 리비도가 그나마 남겨진 대상에 더없이 강렬하게 집착하는 것에 놀라지 않는다. - P351

 우리의 슬픔이란, 그것이아무리 고통스러운 것일지라도 결국에는 자연히 끝나고 만다. 잃어버린 그 모든 것들을 그냥 단념할 때 슬픔은 스스로를 소진하며, 우리의 리비도는 다시 자유롭게 되어 (우리가 젊고 적극적인한) 잃어버린 대상과 똑같은, 아니 그보다 더 소중한 새로운 대상을 찾게 된다. - P351

무대 위에 나타나는 정신 이상에 걸린등장인물들



아리스토텔레스 시대 이래로 극(劇)의 목적은 관객의 마음속에 <공포와 연민>을 불러일으켜 <감정을 정화(化)>시키는 데 있다고 생각되어 왔다. (중략). 즉 여간해서 쾌락이나 즐거움을 누릴 수 없는 지적 활동의 영역에서 농담이나 재미가 쾌락이나 즐거움의 원인을 제공할 수 있는 것처럼, 극은 우리의 정서적인 삶의 영역에서 쾌락과 즐거움의 원천을 드러내는데 그 목적이 있다 - P137

사실 관객은 극에서 나타나는 그런 영웅적인 행위가 자신에게는 불가능한 일임을 잘 알고 있다. 그런 영웅적인 행위를 하기에는 너무도 큰 아픔과 고통과 엄청난 두려움이 뒤따르고, 따라서 행위에 따른 즐거움은 전혀 기대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더나아가 관객은 자신의 생명은 <하나밖에 없는 것이라는 사실과, 역경에 맞선 그런 영웅적 투쟁을 <단 한 차례> 벌이다가도 목숨을잃을지 모른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전략). 그러나 극은 감정의 가능성을 더욱 깊이 탐구한다는 점에서, 불행의 전조(兆)에도 즐거움의 형태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그래서 갈등을 겪는 주인공을 묘사하고, 더 나아가 패배로 괴로워하는 주인공을 (피학적인 만족속에서)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문학 형식과는 다르다. - P139

그러므로 어떤 형식으로 주어지든 고통은 극의 주제이며, 그고통을 통해 극은 관객들에게 쾌락을 약속한다. 이제 우리는 극이라는 예술 형식의 첫 번째 전제 조건에 도달한 셈이다. 극은 관객에게 고통을 불러일으키지 않아야 한다는 것과, 만족을 줄 수있는 가능한 방법을 통하여 관객의 마음속에 일어나는 공감적 고통을 보상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현대 작가들은 바로 이와같은 규칙을 제대로 따르지 못하고 있다). - P140

정신적 고통에 대한 사람들의 이해는 주로 그 고통을 유발하는상황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정신적 고통을 다루는 극은그 고통의 원인이 되는 사건을 보여 주어야 한다. 보통 극이 그 사건의 전개에서 시작되는 것이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 P141

. 우리가 경험하고, 또 그로부터 우리가 즐거움을 이끌어내는 고통의 근원이 거의 동등한 두 의식적인 충동 사이의 갈등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의식적인 충동과 또 하나의 억압된충동 사이의 갈등에 있는 경우, 심리극은 정신 병리학적 극(사이코드라마)으로 바뀌게 된다. 이 경우 즐거움의 전제 조건은 관객 자신이 신경증 환자여야 한다는 사실이다. - P143

일반적으로 우리는 이렇게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즉 대중들의 신경증적 불안정, 그리고 관객들의 반발심을 피하고 그들에게 사전 쾌락을 제공할 수 있는 극작가의 능력만으로도 무대 위에 등장하는 비정상적인 인물들에게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의 한계를 설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 P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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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 탈자 막기만큼 중요한 어순



‘탄성이 상당한 만두피가 간신히 꽉 찬 소를 버텨내는 손만두.‘


뭔가 어색한 이 문장, 어떻게 고쳐야 할까. 어색한 이유를 알 - P31

 어쨌거나 순서라는 건, 이렇게나 중요하다. 그래서 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가 모일 때는 모든 언론이 ‘한·중·일‘이라 쓴다. ‘한·일·중‘으로 쓰는 건, 모험에 가까운 일이라고나 할까. 암묵적 순서가 있는 것이다. - P32

‘강경화 외교장관은 북미 고위급 회담, 스톡홀름 남북미 북핵 수석대표 회동에 이어 북미간 후속협상을 통해 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되기를 기대한다고 하였다.‘
정부의 명명에 따라 언론도 ‘북·미 정상회담이라고 쓴다.
하지만 굳이 ‘미·북정상회담이라고 쓰는 신문도 몇 있다. - P32

말 하듯 글을 써라


엄연히 입말체(구어체)와 글말체(문어체)가 나뉘긴 하지만, 그래도 글쓰기 고수들은 "말 하듯이 글을 써라" 한다. 글을 쓴뒤에는 소리 내어 읽어 보라고도 한다. 과연, 강약-장단-고저 - P42

우리 말글살이에서 ‘빛‘이 가장 많이 쓰이는 곳은,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따위 법률 이름이다. - P43

토씨 하나가 무섭다


<韓 남녀 배구 20년 만 올림픽 동반진출 노린다>

이 어느 신문 제목, 어떠신가. 과연 ‘20년 만에‘ 한국 남녀 배구가 올림픽 동반 진출을 노리는 것으로 읽히시는가. 혹시라도 그렇다면, 그건 오독이다. - P51

‘2010년 매월 80만5천340원의 노령연금을 받았던 A씨는 2019년 12월 현재 다달이 95만760원을 수령하고 있다. 10년 정도 흐르는 사이에 연금액이 1.2배가량 늘어났다.‘

이 기사에서 ‘1.2배가량‘은, 과장해서 말하자면, 거의 사기수준이다. 80만 5천340원이 95만 760원이 됐다면 18% 정도늘어난 셈. ‘1.2배가량으로 늘어난 것이다. 한데, 1.2배가량(이)늘어났다고 했으니, 늘어난 액수가 1.2배라는 얘기가 된다. - P52

우리 사이 어색해요
동사와 형용사를 구별하라

알맞다 「형용사」일정한 기준, 조건, 정도 따위에 넘치거나모자라지 아니한 데가 있다.

이렇게 보다시피, ‘알맞다‘는 형용사다. 형용사는 활용할 때어미‘는‘과 결합하지 않는다. 다시 사전을 보자.

-는 「어미」‘있다‘, ‘없다‘, ‘계시다‘의 어간, 동사 어간 또는 어미‘-으시-‘, ‘-겠-‘ 뒤에 붙어) 앞말이 관형어 구실을 하게 하고이야기하는 시점에서 볼 때 사건이나 행위가 현재 일어남을 나타내는 어미. - P57

형용사 어간 뒤에는 어미 ‘은‘이나 ‘ㄴ‘이 온다. ‘은‘은 ‘붉은 입술/좁은 길‘처럼 ‘ㄹ‘을 제외한 받침 있는 형용사 어간 뒤에 붙는다. ‘ㄴ‘은 받침 없는 형용사 어간(예쁜 옷, 짠 음식)이나
‘ㄹ‘ 받침인 형용사 어간긴 한숨, 먼 친척)에 붙는다.
한편, 동사는 활용할 때 으뜸꼴(기본형)을 쓰지 않는다. - P58

주어와 서술어 챙기기

‘면역 관련 지표를 높이는 방법은 음식이 아니라 적당한 운동, 휴식, 수면과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다.‘

서술어가 적절하지 않아 어색한 문장이다. ‘음식‘을 어떻게한다는 서술어는 아예 없고, ‘운동, 휴식, 수면‘은 ‘받지 않는다‘가 꾸미고 있다. 어색하지 않게 손을 보자면 이쯤 될 터. - P63

‘구구절절이 말을 하지 않아도 내 맘을 잘 알겠지‘ 하는 생각이 인간관계를 종종 어려움에 빠뜨린다. 글 역시 마찬가지. - P63

‘민어를 맛본 그날은 해제면 지도까지 가서 공수해온 귀한 민어였다."
→그날 맛본 민어는 해제면 지도까지 가서 공수해 온 귀한 것이었다. - P64

달리 해석될 여지를 줄이는 분명한 글

<무서운 박정환의 페이스>

바둑 칼럼 원고에 붙어 온 제목인데, 좀 헷갈린다. 무서운 게박정환인가, 아니면 페이스인가. - P68

"대체 언제까지 불편함도 모른 채 살아갈 것인가."


어느 간편 결제 서비스의 광고 문구인데, 역시 의도와 달리해석될 수 있는 글이다. 불편함을 없애려면 자기네 서비스를 이용하라는 뜻이겠지만, 글쎄, 아마도 ‘아무런 불편함을 모르고 살아가는 삶‘이 그리 나쁠 것 같지는 않아서 문제랄까.
말은 거꾸로, 혹은 다르게 해석될 수도 있다.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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