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 탈자 막기만큼 중요한 어순



‘탄성이 상당한 만두피가 간신히 꽉 찬 소를 버텨내는 손만두.‘


뭔가 어색한 이 문장, 어떻게 고쳐야 할까. 어색한 이유를 알 - P31

 어쨌거나 순서라는 건, 이렇게나 중요하다. 그래서 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가 모일 때는 모든 언론이 ‘한·중·일‘이라 쓴다. ‘한·일·중‘으로 쓰는 건, 모험에 가까운 일이라고나 할까. 암묵적 순서가 있는 것이다. - P32

‘강경화 외교장관은 북미 고위급 회담, 스톡홀름 남북미 북핵 수석대표 회동에 이어 북미간 후속협상을 통해 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되기를 기대한다고 하였다.‘
정부의 명명에 따라 언론도 ‘북·미 정상회담이라고 쓴다.
하지만 굳이 ‘미·북정상회담이라고 쓰는 신문도 몇 있다. - P32

말 하듯 글을 써라


엄연히 입말체(구어체)와 글말체(문어체)가 나뉘긴 하지만, 그래도 글쓰기 고수들은 "말 하듯이 글을 써라" 한다. 글을 쓴뒤에는 소리 내어 읽어 보라고도 한다. 과연, 강약-장단-고저 - P42

우리 말글살이에서 ‘빛‘이 가장 많이 쓰이는 곳은,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따위 법률 이름이다. - P43

토씨 하나가 무섭다


<韓 남녀 배구 20년 만 올림픽 동반진출 노린다>

이 어느 신문 제목, 어떠신가. 과연 ‘20년 만에‘ 한국 남녀 배구가 올림픽 동반 진출을 노리는 것으로 읽히시는가. 혹시라도 그렇다면, 그건 오독이다. - P51

‘2010년 매월 80만5천340원의 노령연금을 받았던 A씨는 2019년 12월 현재 다달이 95만760원을 수령하고 있다. 10년 정도 흐르는 사이에 연금액이 1.2배가량 늘어났다.‘

이 기사에서 ‘1.2배가량‘은, 과장해서 말하자면, 거의 사기수준이다. 80만 5천340원이 95만 760원이 됐다면 18% 정도늘어난 셈. ‘1.2배가량으로 늘어난 것이다. 한데, 1.2배가량(이)늘어났다고 했으니, 늘어난 액수가 1.2배라는 얘기가 된다. - P52

우리 사이 어색해요
동사와 형용사를 구별하라

알맞다 「형용사」일정한 기준, 조건, 정도 따위에 넘치거나모자라지 아니한 데가 있다.

이렇게 보다시피, ‘알맞다‘는 형용사다. 형용사는 활용할 때어미‘는‘과 결합하지 않는다. 다시 사전을 보자.

-는 「어미」‘있다‘, ‘없다‘, ‘계시다‘의 어간, 동사 어간 또는 어미‘-으시-‘, ‘-겠-‘ 뒤에 붙어) 앞말이 관형어 구실을 하게 하고이야기하는 시점에서 볼 때 사건이나 행위가 현재 일어남을 나타내는 어미. - P57

형용사 어간 뒤에는 어미 ‘은‘이나 ‘ㄴ‘이 온다. ‘은‘은 ‘붉은 입술/좁은 길‘처럼 ‘ㄹ‘을 제외한 받침 있는 형용사 어간 뒤에 붙는다. ‘ㄴ‘은 받침 없는 형용사 어간(예쁜 옷, 짠 음식)이나
‘ㄹ‘ 받침인 형용사 어간긴 한숨, 먼 친척)에 붙는다.
한편, 동사는 활용할 때 으뜸꼴(기본형)을 쓰지 않는다. - P58

주어와 서술어 챙기기

‘면역 관련 지표를 높이는 방법은 음식이 아니라 적당한 운동, 휴식, 수면과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다.‘

서술어가 적절하지 않아 어색한 문장이다. ‘음식‘을 어떻게한다는 서술어는 아예 없고, ‘운동, 휴식, 수면‘은 ‘받지 않는다‘가 꾸미고 있다. 어색하지 않게 손을 보자면 이쯤 될 터. - P63

‘구구절절이 말을 하지 않아도 내 맘을 잘 알겠지‘ 하는 생각이 인간관계를 종종 어려움에 빠뜨린다. 글 역시 마찬가지. - P63

‘민어를 맛본 그날은 해제면 지도까지 가서 공수해온 귀한 민어였다."
→그날 맛본 민어는 해제면 지도까지 가서 공수해 온 귀한 것이었다. - P64

달리 해석될 여지를 줄이는 분명한 글

<무서운 박정환의 페이스>

바둑 칼럼 원고에 붙어 온 제목인데, 좀 헷갈린다. 무서운 게박정환인가, 아니면 페이스인가. - P68

"대체 언제까지 불편함도 모른 채 살아갈 것인가."


어느 간편 결제 서비스의 광고 문구인데, 역시 의도와 달리해석될 수 있는 글이다. 불편함을 없애려면 자기네 서비스를 이용하라는 뜻이겠지만, 글쎄, 아마도 ‘아무런 불편함을 모르고 살아가는 삶‘이 그리 나쁠 것 같지는 않아서 문제랄까.
말은 거꾸로, 혹은 다르게 해석될 수도 있다.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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