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발생한 버그, 뭔가 좀 두렵다.

이 구절은 ‘걸리버 여행기‘에 나오는 ‘라퓨타‘를 생각나게 한다. 햇빛을 오이에 보관시킨다고 말을 한 그 구절 말이다.






 "베텔게우스 제4행성에는 오이가 자랐어. 게다가 당신 얘기처럼 달빛으로 재배한 것도 아냐. 우선 베텔게우스 제4행성에는 달 따위는 없어. 그것만으로도 명백하지 않나." - P46

일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따분했다. 그래서 지난주에 우주선의 송신기 앞으로 가서 뇌의 송과선에서 뻗어 나온 고전극에 도선을 연결했다. 도선은 그의 기도를 송신기로 보내서 인접한 중계 네트워크에 전달했다. 이 기도는 향후 며칠동안 은하계를 돌아다니면서 언젠가는-희망컨대-신의 세계중 하나에 도달할 것이다. - P13

(생략) 저는 아무 쓸모없는 예비 모듈에 불과합니다. 뭔가 조금 더 창조적이고 재미있는 직업을 찾아주실 수는 없을까요?" - P13

"볼치프" 주임이 벤의 칸막이로 들어오며 말했다. "전근 명령이 떨어졌어. 거참." - P14

 "언제 떠나면 될까요? 당장?" 현재 주어진 업무에관한 불만을 주임에게 감춘 적은 없었다. 일이 이렇게 된 이상더욱 그럴 이유가 없어졌다. - P14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을 때나 해, 자기 문제는 밖의 도움을받지 않고 자기 힘으로 해결하는 편을 선호하거든. 하여튼 자네 전근 명령은 유효하네." - P14

 "우주선에 있는 노우저noser 한 척을 타고 가도 되네.
대금은 은화로 3달러야." - P14

"오늘 빈 시간이 좀 남아 있어?" 벤은 주임 통신사에게 물었다. "기도를 하나 더 올리고 싶은데, 바쁜 사람들 시간을 뺏기도 뭐해서."
"그런 것까지 보낼 시간은 없어." 주임 통신사가 말했다. "어이, 지난주에도 기도 하나를 보내게 해줬잖아. 그걸로 충분하지 않아?" - P15

기대감이 부풀어올랐다. 마침내 창조적인 일을 할 수 있다.
그것도 가장 절실할 때 말이다. 여기에 몇 주 더 있어야 했다면 과거의 개탄스러운 시기에 그랬던 것처럼 또 술독에 빠졌을 것이다. - P15

내가 한계에 도달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거야. 별다른 대책을 취하지 않고 놓아두었다면 아마 나를 배의 독방에 처넣어야했을 거고, 지금쯤 거기 있는 지금 거기에 몇 명이 갇혀 있더라? 하여튼 거기 있는 녀석들과 함께 썩고 있었을 것이다. 열명쯤 될까. 이렇게 큰 배에서는 그리 많은 인원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 P15

제례는 제대로 치러야 한다. 벤은 약간 내키지 않는 기색으로 예의 그 책을 꺼내 왔다. A. J. 스펙토프스키가 쓴 『나는 액가 시간을 활용해서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났고, 당신 역시 그럴 수 있다』였다. - P16

"신은 초자연적인 존재가 아니다. 신이란 스스로를 실체화한최초의 가장 자연스러운 존재 양식이다." - P16

"힘의 원이 커질수록 신의 선함과 예지는 약해졌기 때문에 가장 큰 원 주위에서 그의 선함은 약했고, 그의 예지도 약했다. 그 탓에 신은 ‘형상 파괴자‘를 미처 관찰하지 못했다. ‘형상파괴자‘는 신의 형상 창조 행위에 의해 탄생했지만, 그 기원이무엇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이를테면 첫째, 그가 처음부터 신과는 별도의 존재였고, 신의 창조물이 아닌 고로 신과 마찬가지로 스스로를 창조한 존재였는지, 혹은 둘째, ‘형상 파괴자‘가신의 한 국면인지의 여부를 단언하는 것은 불가능--" - P17

마흔둘이라. 벤은 자기 나이를 떠올릴 때마다 줄곧 놀라움을느꼈고, 그럴 때마다 멍하니 죽치고 앉아서 다시금 놀라움을곱씹으며, 과거의 그 젊고 날씬했던 이십대 청년은 어디로 갔는지 고민하곤 했다.  - P17

마음의 눈으로 본 자신은 여전히 젊었지만, 사진에 찍힌 모습을 볼 때마다 낙담하기일쑤였다. 전기면도기로 수염을 깎기 시작한 것도 욕실 거울에비친 자기 모습을 보기 싫어서이니 알 만하지 않은가. 누군가가 자신의 진짜 육체를 빼앗아가고 이런 것으로 바꿔치기했다고 몽상하는 일도 종종 있었다. 빌어먹을.  - P18

 묘하게도 불평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그대로 계속 틀었다. 7번에 마음을 내준 것은한참 뒤의 일이었고, 여정의 마지막 몇 달에 이르러서야 발작적인 흥분 상태에 빠져 충성의 대상을 9번으로 옮겼다. 이후 그는 꿋꿋이 지조를 지켰다. - P18

아냐. 그는 곧 마음을 고쳐먹었다. 제대로 된 삶을 살고 싶어! 행동에 나서서, 뭔가를 달성하고 싶어. 그런 욕구는 매년더 절실해졌다. 그리고 매년 희망은 점점 멀어져가기만 했다.
‘조유신‘의 힘은 무엇이든 새롭게 바꿔주는 것이 아니던가.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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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도의 자판기 앞에 있던 사람을 직업상 신경 쓰고 만다. 그렇다 해도 나는 남의 연애사를 조사하거나 개와 고양이의 행방을 찾는 것이 업무의 전부라서, 관찰벽이 도움이 되는 국면은 거의 없지만, 현실 속의 탐정은 살인사건 따윈 다루지 않는답니다. 그것은 경찰이 할 일이다. - P106

이번에는 토우키가 던진 질문이 평소보다 한층 더 이상했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더욱 신경 쓰고 말았다. 그 학생풍 청년은 갱도에서 표고버섯 재배에라도 힘쓰고 있는 것일까?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 P106

"호오, 루이지보다 대상 연령이 높은 로리콤이네.‘
"정밀도가 엉성한 연하 취향인 셈이지." - P107

카드키를 빼자, 바로 토우키가 문고리를 비틀며 문을 잡아당겼다. 문의 경첩이 희미하게 삐거덕거렸지만, 문은 수월하게 열렸다. 열린 문을 내가 손으로 잡고 있는 동안 토우키가 들어갔다. - P107

흔히 볼 수 있는, 푹신푹신 침대에서 폴짝폴짝 뛰어 부침(浮沈)을 거듭하며 먼지가 푸학, 하고 피어오르는 것을 기대한 모양인데, 이 방의 침대는 그것에 적합하지 못했던 모양이다. - P107

두랄루민 소재로 만들어진 007 가방을 테이블 위에 올리며, 동작 중간에 문득 시야에 들어온 창문을 쳐다본다. 창밖에 푸른 하늘은 없다. 정면에 위치한 빌딩 모양의 건물이 칙칙한 시가지의모습으로 유리창을 점령하고 있었다 - P108

엎드린 자세로 누워, 포갠 손등에 턱을 얹은 토우키가 예정을물어본다. 나는 기지개를 종료하고 머리를 두 번 정도 좌우로 흔든 다음 대답했다. - P108

"음." 대답을 망설이며, 가방에서 신칸센에서 읽던 소설을 꺼내 표지가 꺾이지는 않았는지 가볍게 확인. 높이를 눈높이에 맞추고 수평으로 한 다음・・・ 이 정도면 괜찮겠지. - P109

"루이지는 다방면에 걸쳐 시간을 지켜 본 적이 없으니까. 가끔은 기대해 주는 거야." - P109

. 평소에 늘 머리에 얹고 다녀서 그런지 몸의 일부처럼취급하고 말았다. 잠에서 깨어 자신의 머리가 붙어 있는지 매번확인하는 사람은 거의 없지 않은가? 내게는 모자가 그런 존재다. - P109

모자를 일단 벗고 머리를 흔든다. 거울을 이용하지 않고 빗 대신 손으로 적당히 머리카락을 정리한다. - P109

"토우키, 불 안 켜도 괜찮겠어?"
"안늦을 거지?"
"그거야, 데이트 약속도 했으니까."
"그럼 필요 없어. 아마 밖에도 안 나갈 거고." - P112

이번 일감은 소설가 킷카와 에이지의 외도 조사.
의뢰인은 연인을 자처하는 20대 여성.
킷카와 에이지는 호텔에서 지내며, 이미 한 달 가량 여기에 체류하고 있다.
사전조사로 투숙하고 있는 방 번호도 이미 판명되어 있다(뭐,
의뢰인한테서 들은 것뿐이지만). - P112

망설이면서도 ‘1707‘ 호실을 향해, 나는 융단을 발꿈치로 힘주어 지르밟으며 걷기 시작했다.
...자. 이번에는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 되나? - P113

암벽등반이란 것은 체험해 본 적이 없지만 바로 이런 느낌일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 스릴에 대해 내가 느끼는 바는 공포뿐, 매력을 체감하지는 못하겠다. - P114

말썽이 수그러들 때까지 외벽에서 가만히 참고 있다가, ‘1701‘ 호실로 돌아가 재빨리 철수한다, 라는 선택은 내 담력과 손가락과 다리가버텨 줄 것 같지 않아 불가능했다. 손바닥에 배어나는 땀이 목숨을 갉아먹고, 53년이라는 세월 동안 지칠 대로 지친 신경은 자극에 대해 마비를 호소했다.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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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체적 시각" 이라는 관념은 집단 도서관 안에서 책이 놓인 상황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것은 또한 책 전체 내용에서 각각의 단락이 처한 상황과도 관계된다. - P36

그런 능력이 뛰어날수록 문제의 책을 읽을 필요성이 덜해진다고도 말할 수 있다. - P36

무질의 사서가 취하는 태도는 물론 일반인과는 별 상관이 없는 극단적인 한 경우를 나타낸다. 독서를 분명하게 적대시하는 사람이라 해도 그와 같이 하기는 어렵다.  - P36

책을 제대로 읽지 않고 대충 훑어본다고 해서 책에 대한 평을 하지못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책의 깊은 본성과 교양을 살찌우는 책의 힘을 존중하면서, 그리고 세부 사실에 빠져 길을 잃게 될위험을 피하면서 책을 제 것으로 소화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수있다. - P37

독서의 여러 가지 위험을 경계한 작가들의 회랑에서 발레리는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의 작품의 한 부분은 독서라는 활동의 위험에 대한 격렬한 고발이기 때문이다. - P37

발레리가 책을 거의 읽지 않는다-전혀 읽지 않는 경우가 더욱 잦다는사실은 그가 모르는 저자들에 관해 분명한 견해를 갖거나 그들에 관해길게 자신의 의사를 표명하는 데 전혀 장애가 되지 않는다. - P39

이 서문에 뒤이은 내용은 발레리의 경우를 더욱 심각하게 만든다.
왜냐하면 그는 프루스트를 모르면서도 그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 자신의 입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앙드레 지드와 레옹도데가 공히 프루스트에 대해 우호적인 견해를 표명했다는 사실을 앞세우기 때문이다. - P40

 다른 독자들의 견해를 이처럼 맹목적으로 믿는 데 따르는 불편한점은 그 자신이 순순히 인정하고 있듯이 자신이 하는 촌평에 정확성을기하기가 어렵다는 데 있다. - P41

더불어 이를 통해 우리는 앞으로 이 책에서 부단히 확인해나가게 될 한 가지 사실, 즉 어떤 책에 대해 정확하게 말하기 위해서는 꼭 그것을 잘알아야만 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점을 제시하게 될 것이다. - P41

 소설의 목표는 "하나 혹은 여러 가상의 ‘삶을 우리에게 전달하는 데 있으며, 등장인물들을설정하고, 시간과 장소를 고정하고, 여러 사건들을 서술하는데 있다는 것, 그리고 이는 시와 대립되는 점으로 덕택에 소설은 요약될 수 있음은 물론 큰 손실 없이 번역될 수도 있다는 등의 내용을 다루고 있다. - P42

두 번째 부분은 프루스트를 다루고 있는데, 그에게 경의를 바치기위한 글에서 그의 작품을 전혀 언급하지 않고 빠져나가기란 어려운 일일 것이다. -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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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내용

원래 몇 줄을 추가했을ㄲ.








. 이때 접근 동기를 건드리면 될 일도 되지 않습니다. 길게 가는 것은 접근 동기이고 지금 당장은 회피 동기라는 단순한 공식만 기억하면 됩니다. 그런데 지금도 전 세계 수많은 CEO와 리더, 부모님, 선생님들이 이를 거꾸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는 실패와 갈등입니다 - P34

Like와 Want는 완전히 다르다 - P35

 원한다는 뜻의 Want는 회피 동기의 시그널입니다. 내가 그것을 가지고있지 않은 상태가 불편하다는 것입니다. 그 불편한 상태로부터 벗어나고 싶다는 뜻이죠. 반대로 Like는 접근 동기의 시그널입니다. - P35

작년 어린이날 늦둥이 둘째를 데리고 놀이공원에 갔습니다. 들어가자마자 또래 아이들이 전부 풍선을 하나씩 가지고 있는모습을 본 아이는 자기만 풍선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불편해졌습니다. 회피 동기가 생긴 겁니다. 곧바로 강력한 Want를 표시했습니다. 다시 말해 풍선을 사달라고 드러누운 것입니다. - P35

 의외로 아이는 좋아하지 않고 편안해했습니다. 거기까지는 괜찮았습니다. - P35

. 팔이 아프다고 네 번째 말하면서 드디어 아이가 짜증을 냈습니다. 그제야 제가 뒤돌아봤는데 이미 풍선은 하늘로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제겐 2만 1,000원이 하늘로 사라지는 것 같았습니다. - P36

풍선을 좋아하는 접근 동기는 없었습니다. 그러니 풍선이 없다는 상황에서 빠져나온 다음에는 풍선과 오랜 시간을 함께할 필요를 못 느낍니다. 심지어 이제는 또 다른 회피 동기가 생깁니다. - P36

 만일 제가 접근 동기와 회피 동기에 기반을 둬 Want와 Like를 따로따로 확인했더라면 큰돈을 쓰지도, 아이를 미워하지 않아도 됐을 것입니다. - P36

다행스러운 것은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뛰어난 사람들도 이런 착각을 많이 한다는 사실입니다.  - P36

아무리 접근 동기가 많아서 Like한다고 해도회피 동기가 충족되지 않으면 Want까지 가지 않는 것입니다.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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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씩 늘어나는 읽는 중인 책들.

보드게임을 해 봣었는데, 대충 했었는데.





이 작품은 러브크래프트의 최대 야심작이자, 미지의 카다스를 향한 몽환의 추적과찰스 덱스터 워드의 사례」에 이은 세 번째 장편에 속한다. 러브크래프트는 어렸을때부터 남극 탐사에 대한 글을 쓰는 등 남극에 대한 관심이 많았으며, 수년 동안 이작품을 구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어스타운딩 스토리》에 작품이 실릴 당시, 원본의 긴 문단이 짧게 분리되고 문장 부호가 바뀌었으며 상당분량이 삭제되는바람에 러브크래프트가 크게 분노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이 소설도 그동안 끊임없이 수정 보완이 이루어져 왔으며 최근에 빠진 부분까지 되살린 수정판이 출간되었다. - P220

내가 굳이 나서서 입을 여는 이유는 내막도 모른 채 과학자들이 내말을 무시하기 때문이다. - P221

. 이제부터 나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말하겠지만, 사람들의 의심을 피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과장되고 터무니없어 보일 지금의 이야기를 함구해 버린다면 앞으로 남겨질 것이 없게 된다.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은일반 사진과 항공 촬영 사진이 내 말을 뒷받침해 줄 것이다. 그 정도로 사진들은 선명하고 생생하다. - P221

 예술 전문가라면 눈여겨보고 당혹스러워할 만큼 기이한 기법으로 그려진 잉크화 몇점도 있지만, 그 역시 명백한 속임수라며 조롱감이 될 것이다. - P221

 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보잘 것 없고 그저 이름 없는 대학교에 근무할 뿐일 나와 동료들로서는 이처럼 유별나고 논쟁적인 문제에 대해 일말의 영향력도 행사할 수 없으니 불행한 일이다. - P222

내가 지질학자로서 미스캐토닉 대학 탐사단을 이끌었을 때도 공학부의 프랭크 H. 피버디 교수가 고안한 혁신적인 착암기를 동원해 남극 곳곳의 암석과 토양의 심층 표본을 확보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었다. - P222

우리가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일반에도 잘 알려졌듯이, 피버디 교수의 시추 장비는 대단히 혁신적인 장비로서 가볍고 휴대가 간편할 뿐 아니라 일반 시추 작업은 물론 경도가 다른 지층에 따라 신속하게 대처하는 능력이 합해서 성능이 탁월했다. 강철 헤드와 결합봉, 휘발유 동력기, 접이식 목재 기중기, 발파 장치, 접합줄, 폐기물 처리기, 13 센티미터의 직경으로 300미터까지 파 들어갈 수있는 조립식 시추봉까지 다 합해도 일곱 마리 개가 끄는 썰매 세 대면충분히 운반할 수 있었다. - P222

우리는 남극에서 계절이 끝나기 전에 - 부득이한 경우에는 그보다시간을 더 연장할 수 있지만 최대한 많은 지역을 탐사하고, 섀클턴과 아문센, 스콧 및 버드가 앞서 다녀간 로스해 남쪽 고원과 산맥 대부분을 포함할 예정이었다. - P223

 특히 남극에서 발견된 양이 미미했던 선캄브리아기의 지층 표본에 거는기대도 컸다. 얼음과 죽음뿐인 그 황량한 왕국의 초기 생물 역사는 인류의 과거를 연구하는데 중대한 단서가 된다는 점에서 화석을 가능한 많이 채집하고 싶었다. - P223

 우리는 그 사실에 대해 좀 더다양하고 정확하며 상세한 정보를 얻고 싶었다. 시추 작업 가운데 화석층이 발견되면 우리는 구멍을 폭파해 시추공의 반경을 늘린 다음, 적절한 크기의 표본을 채취할 생각이었다. - P223

 피버디 교수가 시추공으로 굵은 구리전극봉을 넣어 휘발유 발전기로 전류를 보내 결빙층을 녹인다는 복안을 준비하긴 했지만, 단순히 수천 미터의 빙하를 뚫는데 시추 장비를낭비할 수는 없었다. 우리 탐사팀의 경우 빙하를 녹이는 방법은 실험적으로만 시도해 보았을 뿐이었다. - P224

우리가 아컴 신문과 AP 통신에 계속해서 무선으로 탐사 경과를 보고했고, 탐사 후엔 피버디 교수와 내가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으므로, 미스캐토닉 탐사팀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려져 있는 편이다. - P224

탐사팀 인원은 피버디 교수와 생물학과의 레이크 교수, 기상학자이기도 한 물리학과의 애트우드 교수, 그리고 지질학과 대표이자 명목상 총지휘를 맡은 나까지 대학에서 파견된 네 사람과 열여섯 명의 대원으로 구성되어있었다. 그 가운데 일곱 명은 미스캐토닉 대학의 대학원생들이었고, 나머지 아홉 명은 숙련된 기술자였다. - P224

 물론 우리가 타고 떠난 선박 두 척엔 선원들도 탑승하고있었다. 포경선으로 사용되던 목선을 개조해 남극해의 얼음을 견딜 수있도록 외부를 강화하고 보조 스팀 장치를 장착한 것이었다. 탐사의 재정적 지원은 너새니얼 더비 픽맨 재단에서 맡고 있었고 몇 군데에서 특별 기부금도 받은 상태였으므로 언론의 주목을 크게 받지는 않았지만준비는 대단히 철저했다. - P224

 규모로 볼 때 우리도 절대 작은 탐사팀은 아니었지만, 이미 대단한 발자취를 남긴 몇 명의 유명한탐험가들 때문에 상대적으로 우리는 세상의 관심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었다. - P225

신문에 보도된 대로, 우리는 1930년 9월 2일 보스턴 항에서 출항해느긋하게 해안을 따라 항로를 잡아 파나마 운하를 지난 뒤, 사모아와허버트를 거쳐 태즈메이니아에서 마지막 보급품을 조달 받았다. - P225

(생략) 우리는 아컴호의 선장인 더글러스와 미스캐토닉 호의 신장인 조지 소르핀센 신장에게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더글러스 선장이 총책임자였는데, 둘 다 남극해에서 고래잡이로 잔뼈가 굵은 사람들이었다. - P225

사람들이 사는 세계에서 멀어질수록 태양은 점점 북쪽으로 낮아지고, 수평선 위에 머무는 시간도 길어졌다. 남위 62도 근방에서 우리는 처음으로 가장자리가 수직으로 깎인 테이블 모양의 빙산을 보았다. - P225

그중에서 난생 처음 보는 아주 생생한 신기루는 멀리 떠있는 빙산을 우주의 성벽으로 바꾸어 놓았다. - P225

마침내 위대한 미지의 대륙이자 얼어붙은 죽음의 신비한 세계에 들어선 것이었다. 산봉우리들은 로스가발견한 애드미럴티 산맥이 분명했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어데어곳을 돌아 빅토리아 랜드의 동쪽 해안을 따라 항해하여 남위 77도 9분의 에러버스 화산 밑에 위치한 맥머도 만에 베이스캠프까지 가는 것이었다. - P226

여정의 막바지는 생생하고도 환상적이었다. - P226

아랍의 광인, 압둘알하즈레드의 오싹한 『네크로노미콘』에 등장하는 전설의 흉흉한 렝 고원처럼 더욱 기이하고 불안한 모습도 스쳤다. 나는 대학 도서관에서 그 기괴한 책을 본것이 후회스러웠다. - P226

11월 7일, 서쪽 지역이 일시적으로 시야에서 사라진 가운데, 우리는 프랭클린 섬을 지났다.  - P226

 그날 오후 우리는 맥머도 만에 진입했고, 연기 자욱한 에러버스 산맥을 멀리 지켜보았다. 화산재로뒤덮인 산봉우리는 동쪽 하늘을 등지고 3800미터까지 솟구쳐 있었는데, 그 모습이 일본에서 신성시하는 후지 산처럼 느껴졌다.  - P227

11월 7일, 서쪽 지역이 일시적으로 시야에서 사라진 가운데, 우리는프랭클린 섬을 지났다. 다음날엔 페리 산맥의 길다란 능선을 배경으로로스 섬의 에러버스 산맥과 테러 산맥의 정상이 어렴풋이 나타났다. 동쪽으로 거대한 빙벽이 낮게 웅크린 흰색 선처럼 펼쳐졌다. - P226

 그날 오후 우리는 맥머도 만에 진입했고, 연기 자욱한 에러버스 산맥을 멀리 지켜보았다. - P227

그는 1840년 발견된 에러버스 산이야말로 그로부터17년 뒤에 포가 쓴 시의 원천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끝없이 흐르는 용암은
극지방의 극한 기후 속에서
야넥을 따라 흐르는 유황의 물결
황량한 극단의 제국에서
야넥을 내려오는 신음 소리 - P227

황량한 해안과 그 뒤에 버티고 있는 높은 빙벽에서 괴상하게 생긴 펭귄들이 떼를 지어 울며지느러미를 퍼녁였다. 유유히 떠다니는 커다란 부빙에 누워 있거나 헤엄치는 바다표범들도 많았다. - P227

스콧과 섀클턴의 탐험대가 이미 다녀간 지역이었지만, 처음으로 남극의 땅을 밟은 우리에겐 짜릿하면서도 만감이 교차하는 기분이었다.  - P228

외부 세계와의 교신을 맡고 있는 아컴 호의 무선 장치를 통해 매사추세츠 주의 킹스포트헤드에 있는 아컴 어드버타이저 신문사의 무선 기지국에 기사를 전달할 예정이었다. 우리는 남극의 여름 동안 임무를 마치고 싶었다. 그러나 여의치 않을 경우, 아컴 호에서 겨울을 나면서 결빙기가 오기 전에 미스캐토닉 호를 북쪽으로 보내 또 한 번의 여름을 지낼 보급품을 가져올 계획이었다. - P228

빙벽 정상에 세워진 캠프는 반영구적이었으며, 휘발유와 식량, 다이너마이트, 기타 보급품의저장고로 사용될 예정이었다. 실제 탐사 장비를 옮기는데 필요한 비행기는 네 대였으므로, 나머지 한 대는 조종사 한 명, 대원 두 명과 함께빙벽 캠프에 남겨 놓음으로써 탐사팀 비행기가 모두 실종되더라도 아컴 호에서 우리를 구조할 때 사용하도록 대비했다. - P229

무선 통신에 보고한 대로, 11월 21일 우리는 높은 빙붕을 넘어 4시간동안 쉬지 않고 숨 막히는 비행 탐사를 벌였다.  - P229

위도 83도에서 84도 사이, 전방에 거대한 장벽이 나타나자,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협곡 빙하인 비어드모어빙하에 도착했음을 깨달았다.  - P229

12월 13일부터 15일까지 피버디 교수와 두 명의 대학원생캐롤 - 이 난센 산을 등반한 일도 대단한 성과였다. 우기드니와리는 해발 2500미터 이상에서 실험 시추작업을 통해 눈과 얼음을 3미터만 뚫고 내려가도 토양층이 나타나는 지점을 발견했다. - P230

탐험가 버드의 반박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로스 해와 웨델 해가 만나는 지점에서 작은 대륙이 떨어져 나왔다는 가설에 무게를두었다. - P230

 줄무늬가 있는이상한 삼각형의 생물체 화석도 발견되었는데, 레이크 교수가 깊숙이 발파한 구멍에서 발견한 세 조각의 평평한 화석을 맞추어 보니 가장 큰것은 직경이 30센티미터 정도였다. 이 같은 파편들은 퀸 알렉산드리아인근의 서쪽 지점에서 발견됐다. 생물학자인 레이크는 화석의 줄무늬에 유별난 흥분을 나타났지만, 나 자신의 지질학적인 견해로는 퇴적층의 암반에서 흔히 발견되는 물결 효과와 차이가 없었다. - P230

1931년 1월 6일, 레이크, 피버디, 대니얼, 여섯 명의 대학원생 전부,
기술자 네 명, 그리고 나까지 포함해서 비행기 두 대에 나눠 타고 남극을 직선 항로로 비행했다. - P231

마침내 우리는 4기의 탐사 비행기를 모두 이끌고 동쪽으로 800여 킬로미터를 날아가 떨어져 나온 작은 대륙으로 잘못 생각한 지점에 계획대로 보조 캠프를 세우기로 결정했다.  - P231

 그때까지 대원들의 건강 상태는지극히 좋은 편이었다. 일상적인 통조림과 소금에 절인 음식을 라임 주스로 보충했으며, 기온이 대체로 영하 18도 이상이어서 제일 두꺼운 방한복을 입을 필요가 없었다. - P231

물론 외부에서도 우리의 탐사 일정을 알았고, 레이크는 새로운 보조기지로 옮기기 전에 서쪽 지역 - 정확히는 북서쪽 지역 - 을 조사해야 한다고 고집을 부렸다.  - P232

당시 레이크 교수가 북서쪽으로 방향을 잡아 인간의 발길이나 상상력이 미친 바 없는 전인미답의 지역으로 출발했다는 소식이 보도되자 사람들의 관심이 대단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 P232

. 그러나 화석은 극히 원시적인 생물체의 흔적을 말해 줄 뿐, 선캄브리아 시대에도 암석층에생물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다 확실히 뒷받침한다는 것 외에 딱히 기존 학설과 다른 발견은 아니었다. 그래서 여전히 나는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일정에도 없는 예비 탐사를 고집하는 레이크 교수를 이해할수 없었다. - P233

결국 나는 그 계획에 반대하진 않았지만 지질학적 의견이 필요하다는 레이크 교수의 간청에도 불구하고 북서 지역 탐사단에 동행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 P233

레이크 일행이 탐사를 하는 동안 나는 피버디 교수, 대원 5명과 함께 베이스캠프에남은 채 동쪽으로 이동하기 위한 최종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이동을준비하려면 우선 비행기 1대가 맥머도 만에서 충분한 연료를 공급받기위해 먼저 출발해야 했지만 그 일은 당분간 보류하기로 했다.  - P233

모두 기억하겠지만, 미지의 땅을 찾아 나선 레이크 일행은 비행기의단파 무전기로 탐사 과정을 보고했으며, 그 내용은 남쪽 베이스캠프의 탐사단 장비와 맥머도 만의 아컴 호에서 동시에 수신되었다. - P233

. 6시간이 흐른 후 두 번째 무전 보고가 들어왔는데, 레이크는 몹시 흥분한 목소리로 쉬지 않고 작업을 강행한 결과 옅은 지층이 붕괴되면서 처음에 발견한 것과 유사한 화석이 함유된 점판암 파편들을 발견했다고 알려 왔다. - P234

3시간 뒤, 매서운 돌풍을 뚫고 다시 비행 중이라는 짤막한 보고가 들어왔다. 내가 더 이상 위험한 행동은 삼가라고 타전하자, 레이크는 새로운 표본을 수집하는 것은 위험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다며 쌀쌀한응답을 보내 왔다. - P234

이윽고 1시간 반 정도 지났을 무렵, 비행 중인 레이크 교수에게서 더욱 흥분한 음성이 전해졌고, 그 때문에 나는 좀 전의 꺼림칙한 기분을잊은 채 나도 따라나설 걸 하는 아쉬움까지 느꼈다. - P234

"오후 10시 05분, 비행 중 눈보라가 걷힌 후, 난생 처음 보는 높은 산맥을 정찰 중, 고원의 높이가 히말라야와 비슷할 것으로 추정. 위치는 대략 남위 76도 15분, 동경 113도 10분. 좌우 시야로 끝없이 펼쳐져 있음.
활동 중인 분화구 2개 정도 있을 것으로 추정. 산봉우리는 전부 검은 색이며 눈이 쌓여 있지 않음. 돌풍 때문에 정찰 어려움." - P234

몰튼의 비행기, 산기슭에 비상 착륙, 그러나 다친 사람 없으며 비행기 수리 가능. 귀환을 대비해 필수품만 나머지 3대의 비행기에 옮겨 싣고, 필요한 경우 더 탐사를 벌일 예정. 그러나 당장은 무리한 비행 계획없음. (생략)" - P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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