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자선 이벤트에서 3시간 동안 스피닝 자전거를 타 보았던 경험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터라, 3시간 동안 자전거를 타는 스페셜 클래스 앞에서 고개를 갸웃거리지 않을 수 없었다. 역시나 스페셜 클래스는 무척 힘들게 느껴졌다. 여기서는 각자 최대 심박수의 60~80퍼센트로 달리는 지구력 훈련 1시간과 15~25분 동안 최대 심박수의 80~90퍼센트를 유지하며 긴 오르막 구간을 반복해서 달리는 1시간가량의오르막 훈련, 그리고 다시 1시간의 지구력 훈련으로 이어졌다. - P235

빌 폭스는 에베레스트 등반 스피닝 이벤트를 위한 훈련 동안 마치물 만난 물고기 같았다. 빌 폭스가 스피닝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이유는 한겨울에 야외에서 자전거를 타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피닝 자전거는 추운 기울에 건강과 몸매를 유지할 수 있는 좋은대안이라고 보았다. 빌 폭스는 스피닝 자전거도 열심히 타기만 하면 격렬한 운동을 한 후에 찾아오는 만족감과 행복을 느끼게 해 줄 거라고믿었다. - P236

결국 빌 폭스는 진짜 사이클 선수처럼 스피닝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가르쳐 줄 강사를 만나려면 스스로 그렇게 되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 P236

스피닝 자전거를 타는 3시간내내 빌 폭스는 굵은 땀방울을 뚝뚝 흘렸다. 콧등을 타고 턱을 타고 흘러내린 땀방울이 바닥에 떨어져서 마치 장마철 움푹 팬 도로에 물이 괸것처럼 자전거 밑에 흥건히 고이곤 했다. - P236

훈련을 하다 보니 몇 가지 의문이 떠올랐다. 예를 들면, 우리는 왜 먹어야 하는가? 평소 같으면 아침 식사 후에 대여섯 시간, 심지어는 7시간 이상 아무것도 먹지 않고도 멀쩡하게 지낼 수 있다. 그런데 3시간짜리 스피닝 클래스에서는 왜 중간중간에 뭔가를 먹어야만 하는 걸까?
꼭 먹어야만 한다면 어떤 음식이 최상의 선택일까? 운동을 하는 동안에는 왜 물을 마셔야 할까? 더운 실내에서는 왜 운동하기가 더 힘든 걸까? - P237

근육의 차이, 신체의 차이, 운동 종류의 차이

훈련 도중 무엇을 먹고 마셔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에볼루션스에 모인사람들도 저마다 생각이 다른 것 같았다. 캐서린은 시토맥스를 좋아했다. 시토맥스는 분말인데, 물에 타서 마시면 전해질과 수분을 보충할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게토레이를 여러 병 마셨다. - P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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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의 누구냐고? 그대들은 그것조차 모르고 죽인 건가!"
여자는 한걸음 앞으로 나왔다.
‘내 이름은 우르즈 #드르크, 내 사랑하는 서방님, 긍지 높은에 #드의 원수를 갚고자 여기까지 왔다!"
여자가 앞으로 나온다. 내가 모르는 이국의 발음이라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었다. 황국 표기 문자로 억지로라도 변환하면 여자의이름은 니드보르크나 이드보르크, 우리가 죽인 인간은 에닌길드나 웨세이드. 그렇게 되나? - P159

기기가 손을 바닥에 짚은 채로 앞으로 나가 아래쪽에서 섬광이번득였다. 니드보르크라고 한 여자는 맨손으로 검을 뿌리치고 옆으로 후려차기 일격을 돌려준다. - P159

조용한 밤의 어둠 속에 운하의 빠른 물소리만 들렸다. 운하에 인접한 도로에서 우리와 니드보르크의 2회전이 개시되었다.
기기나는 옆으로 날아 강변에 노상 주차해놓은 차에 착지. 발로차며 반동으로 저공 비상. 아래쪽에서 니드보르크의 미간을 향해 솟아오르는 칼의 줄기. - P160

마녀가 왼손을 흔든다.
"중력 역장계 제5계의 ‘베헤모(轟?冥黑孔濤) 다!"
내가 외치기 전에 기기가 비상. 잡고 있던 도로 표시판이 한순간에 파괴 기기나가 아스팔트에 착지. 뛰어오른 다음 순간 아스팔트가 함몰했다. - P160

중력장은 시공의 곡률로 표시되어 시공 그 자체가 일그러져 있다고 한다. 즉 중력자 공격은 보이지 않고 온갖 방벽을 관통하므로방어 수단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 무시무시한 주식 사용자를 나는지금까지 현실에서 본 적이 없었다. - P161

그러나 기기나의 균형이 무너진 것은 적의 방어를 비우게 하여내 주식이 지나갈 길을 만들기 위한 속임수.
뿜어져 나오는 액체가 기기나 머리 위에서 격류가 되어 쏟아져내렸다. 공격 동작 중인 니드보르크에게 부딪혀 마녀가 튕겨나간다. - P161

내가 발사한 화학 연성계 제3계위 ‘포카롤(皇???)‘주식에 의해 생성된 것은 클로로 유산과 과염소산, 끓어오르는 강산의 분류는 생물을 용해시킨다. 기기나의 칼밖에 먹히지 않았던 상대라도 강산을 막을 수 없다. - P162

나는 주식을 자아내며 대기했다. 지금 쓸 수 있는 저위에서 중위의 주탄과 장비로는 니드보르크를 죽이는 건 불가능하다.
"이런."
흰 연기를 헤치니 구두를 신은 발이 보였다.
"이런 주문을 사용하다니, 어디까지 어리석은 건지!" - P162

"후퇴한다!"
나는 짜내던 코바(光閑)‘ 를 발동, 마그네슘가루와 초산나트륨을 폴리에스텔레딘으로 굳힌 것이 폭발하고 60만 칸데랄이라는 광량의 작은 태양을 만들어냈다. - P162

순식간에 니드보르크의 눈이 어둠에 순응했고 시력을 되찾았다.
두 주식사의 모습은 이미 사라졌다. 주위를 주의 깊게 둘러보니운하로 이어지는 아스팔트 길이 젖어 있었다. 수면에는 파문이 일었다. - P163

"계획을 잘 짰군."
상대의 주식은 공격만이 아니라 다른 의미가 있었다. 소리가 커다란 폭발로 사람들을 부르고 시간을 벌기 위해 연막 대신 강산,
마지막에 섬광을 일으켜 보이지 않게 하고 덤으로 냄새로 추적당하지 않도록 운하로 뛰어들었다. - P163

그러나 그녀라고 해서 무적도 아니고 불사신도 아니다. 군대 등 강력한 주식사가 수백 명 모이면 그녀 역시 죽일 수 있을 것이다.
주식사를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 - P164

그녀와 남편이 배신한 고향은 추적자를 보냈을 것이다. 금단의 물건을 갖고 나온 것은 고향의 배신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남편을 잃어도 이 마음만은 관철해야 한다. 추적자가 에리다나에 도착하면 모든 것이 끝난다. 그때까지 끝내야 한다. - P164

"서방님, 최소한 유품은 맞이하러 가겠습니다."
걱정이 그녀의 발을 빠르게 했다.
짓밟은 아스팔트가 한 걸음 걸을 때마다 부서진다. 이윽고 균열이 사라졌다. - P164

5장 예감의 아침

(중략)

눈뜨기 시작한 태양이 햇살을 에리나 거리에 던진다. 햇빛이빌딩 윤곽에 은백색 능선을 그렸으나 나와 기기나는 한숨도 자지못했다.
기기나가 창 앞의 의자에 앉아 있었다. 기기나를 바라보며 나는 의자에 걸터앉아 에류시온 지 조건을 펼쳤다. - P165

"3월 2일 새벽, 에리다나 시내 웨라 거리에서 귀가 중이던 주식시굴자 로로브 이즈카 펜그라 씨 (51세)가 주식 습격을 받았다. 범인은 금품을 강탈하지도 않고 도주했다."
기기나의 눈에서 관심의 빛을 확인하고 계속 읽었다. - P166

기기가 귀를 기울이고 있다.
"3시 반, 순찰 중이던 경찰사에게 체포된 것은 시내 고등학원에다니는 화학 주식학 전공인 16세 소년. 한 시간 후에 소년과 접견한 변호사는 기자회견에서 피의자는 모방법이며 일련의 사건과는관계가 없다고 발표했다. 경찰도 연쇄살인사건과의 연관성 확인을 속행 중이라 단언을 피하고 있다고." - P166

"세상은 범죄자의 망언이라고 생각하겠지. 그러나 나와 네놈만은 모방법이 아닌 진범이 있다는 걸 알아."
"어젯밤 우리는 진범과 마주쳤으니까."
나는 낡은 종이로 찍어낸 신문을 접었다. 기기나는 생각에 잠긴다. - P166

내가 관련되었던 이국인 상대 일도 너무 많다. 기기나가 뭔가를생각해내려다가 멈췄다.
"네놈이 지껄이니까 생각이 안 나잖아."
"남 탓을 하지 마."
나를 노린 니드보르크는 분명 어두운 세계의 주민이겠지.
아니, 좀 더 깊은 어둠 밑바닥에서 온 추적자다. - P167

즉 이대로라면 다음에 발견되는 것은 나와 파트너의 참혹하게 살해된 시체가 된다. 사후에 경찰이 연쇄살인의 진범이 따로 있다는걸 눈치 채주더라도 우리한테는 의미가 없다.
"우리를 쫓는 니드보르크인지가 쉽게 포기해줄 것이라고 생각할수도 없어. 한동안 외출은 피하는 편이 좋겠지."
"유감스럽게도 오늘도 몰딘 추기경장 호위라는 일이 있다." - P167

로르카 점 안을 둘러보니 ‘어서 오시라. 파괴를 좋아하는 한심한작자들! 이나 ‘24시간이 아니라 의지로 25시간 영업‘ 이라는 표어가 걸려 있다. 선의가 보이지 않는 주식구 가게의 귀감이다.
주식구 전문점 안에는 선반이나 벽, 천장까지 주식구로 메워져있다. - P168

바닥에는 주식구점과 관계없는 화약식 권총까지 굴러다녔다.
"이 가게는 한없이 절조가 없군."
"어이, 가스, 이거 좀 거들어."
돌아보니 술통 같은 체형을 한 로르카가 서 있다. 노르그무인 특유의 작은 키와 탄탄함을 보이는 체형이다. - P168

어쩔 수 없다. 허리를 굽혀 상자를 집었다. 들어 올리려다가 무게에 놀랐다.
"뭐가 이렇게 무거워? 상자 가득 꿈과 희망이 들어 있나?"
"좀 전에 저격용 광학계 주탄이 꽤 많이 들어왔다는 비밀 정보가 있어서."
로르카가 의기양양한 웃음을 띠었다. - P169

손을 빌려줄 생각도 없는 로르카를 옆눈으로 흘겨보았다. 내가운반하는 수밖에 없나보다. 허리에 부담이 오는 무게를 거북이걸음으로 옮겨 탁자 위에 올려놓는다. 튼튼한 나무 탁자가 그 무게에삐걱거렸다.
"그러고 보니 운송업자는 여섯 명이서 운반했어. 역시 공성주식사는 후위라도 힘이 있군." - P169

팔을 들어 내 몸 냄새를 확인해보니 확실히 구정물 냄새가 나는 것 같다. 옆에 있던 의자에 걸터앉았다. 철야한 탓에 나오는 하품을 눌러 참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가게는 여전하군. 여기 있는 주식구만으로도 작은 전쟁 정도는일으킬 수 있을 것 같다."
"뭐 에리다나 거리 정도라면 한 번하고도 반은 날려버릴 수 있겠지."
로르카가 어처구니없는 소릴 했다.
"하지만 딴 데서는 말하지 마. 안 그래도 주식구 가게는 경찰이나관공서가 눈을 빛내며 보고 있으니."
"제대로 된 주식구뿐이라면 문제는 없어. 하지만 문제가 없는 주식구 가게라면 애초에 나나 기기나는 지 알겠지" - P170

휴대 주신기가 울렸다. 귀를 갖다대자 호통소리.
『빨리 나와 인간과 플랑크톤의 금단의 유전자 합성 실험 결과로생긴 쓸모없는 소렐!』시청의 사자의 고함소리였다. 귀를 떼고 거리를 조정했다.
"아-, 지금 거신 전화번호는 없는 번호입니다."
「네 한심한 장난에 놀아나줄 시간은 없어! 우리 생활 안전과의 증거품 보관소가 습격당했다!』 - P170

『어젯밤 보관하고 있던 용과 ‘기괴한 용모 자료를 도둑맞았다.
저번 날 너희가 쓰러뜨린 화룡과 흑룡의 목까지 갖고 갔어! 이것은국가와 시청과 나에 대한 도전이다. 썩어 빠진 인류 지상 주의자거나 반 주식 광신도들 소행이다!』
"큰일이군요." - P171

『빼앗긴 용과 ‘기괴한 용모 증거품이 없으니 보수는 돌려 받아야겠어. 하는 김에 오늘 아침 올려다 본 하늘이 파랬고 우유를 옷에흘려 옷이 더러워졌고 내 딸이 또 가출해서 놀라 접시를 깨뜨렸으니 그 몫도 보수에서 제한다.』 - P171

그러고 보면 흑자를 계산했던 기억이 떠오르지 않는다. 내가 휴대 주신기를 끄자 로르카가 웃었다.
문득 나는 중요한 일을 생각해냈다. 주머니에 손을 넣어 물품을꺼냈다.
"로르카, 이게 뭔지 몰라?"
종이 꾸러미를 펼쳤다. - P171

"어젯밤 만난 마녀의 몸에 내 칼은 파고들지조차 못했지만 기기나의 칼은 잘라낼 수 있었어. 이게 칼끝에서 채취된 옷의 파편이야."
나는 검은 파편을 바라보았다.
"이걸로 신원 파악에 다다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조성이 지각안경의 기록에 없어. 로르카라면 알까 싶어서." - P172

"하지만 최근엔 주식을 막 배운 학생이 시험이나 장난을 위해 사서 실제로 쓰지도 않으면서 수집만 하는 사람이 늘어나기만 해."
노르그무 인의 작은 눈이 나를 똑바로 보았다.
"너나 기기나처럼 실제로 써주는 공성주식사는 오랜 단골뿐이고새 손님은 늘지를 않아." - P172

"응, 전에 말한 대로야. 재능이 없어서 파는 쪽으로 전향했어."
주식구, 특히 마장검과 주탄 등 공성주식사의 주식구 산지로 유명한 존타크 시.
거기에서 로르카는 어릴 때부터 전문 기술과 지식을 연마하고 소년이 되었을 때 학원 시험을 보았다. 그러나 거기에서 처음 자기에게는 주식의 힘이 전혀 없다는 걸 알았다고 한다. - P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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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철학, 미술, 음악, 영화, 소설 그리고 건축 같은 여러 가지 분야에서 20세기의후반부라는 시기는 20세기 전반부와는 구별되는 사유 방식 여러 경향의 탄생들을 목격하였다. 특히 주목할 만한 예를 들자면 구조주의(structuralisme)의 출현, 누보 로망(nouveau roman), 누보 시네마(nouveau cinéma), 비정형 (informel), 반형상적(anti-figural) 회화, 반이성주의(anti-rationalisme), 반기능주의(anti-fonctionalisme), 반서사성 (anti-narrativité) 혹은 서사 장애‘ (dysnarratif), 괴델의 불완전성 원리, 초끈이론, 복잡계 과학, 유전 공학, 생명 공학, 디지털 기술, 정보 통신 기술의 발전을 들수 있다. - P26

어떻게 현대는 다른 시대와 구별될 수 있을까? 특히 바로 직전의 시대인 근대와는 어떻게 구별되는 것일까? - P26

. 따라서 이 책에서는 범위를 한정하여 건축과 도시론에서의 현대성으로부터 그 탐구를 시작해 나간다. 그러면서, 우리가 탐구하는 현대성의 개념들이 현대의 다른 분야의 개념들과 어떻게
‘공명‘하는가를 밝혀 봄으로써 현대라는 새로운 시대의 저변에 깔린 사유의 지형을 그려보는 것이 이 책의 첫 번째 목표이며 질문이다. - P27

그렇다면, 우리가 사는 현대에도 시대를 가로지르는 여러 분야 간의 공명이 존재할까? 존재한다면 어떤 개념과 관념들을 통해 공명이 가능할까? 어떤 사유의 그물망을 형성할 것인가? 이것이 이 책에서 던지는 두 번째질문이다. 그런데 우리가 말하는 ‘공명‘라는 용어는 어떤 것인가? - P27

 들뢰즈에게 공명은 동일성이 전제된유사성으로부터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차이들의 효과로서 발생하는 것이다. 즉,
하나의 이념에 종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비의존적인 이질적인 항들 사이에서 사후적으로 발생하는 어떤 것이다. 분야들 간의 공명에 대한 질문은 어떤 분야의 안(dedans)과 밖(dehors), 철학과 비철학, 건축과 비건축에 관련된 질문이다. - P27

「철학이란 무엇인가」에서 설명하는 철학, 과학, 예술의 성격을 정리해보면 다음과같다. 철학은 일관성(consistance)을 무한에게 주면서 무한을 구출하려고 하며, 철학은 "개념적인 인물들(personnages conceptuels)의 행위에 의해서 항상적인 사건이나개념을 무한으로 이끄는 내재성의 평면을 그린다. 철학은 무한으로 남아있는 변주"들(variations)의 혼돈을 다시 가져온다. 결국 철학은 개념(concept)을 창조한다. - P28

예술은 정서(affect)와 지각(percept)으로 구성되며 무한을 다시 부여하는 유한을 창조한다. 예술은 미적 형상들 (figures esthétiques)의 행위에 의해서 구성의 평면을 그린다. 예술가들은 "더이상 기관(organe) 안에서 감각될 수 있는 것들(sensible)의 재현을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무한을 재부여할 수 있는 비유기체적 구성의 평면 위에서, 감각될 수 있는 것(sensible)의 하나의 존재, 감각(sensation)의 하나의 존재를 그리는 변이체들(variétés)의 혼돈을 다시 가져온다. 결국 예술은 정서(affect)를 창조한다. - P29

바디우에 따르면 수학, 예술, 정치, 사랑은 진리의 네 개의 "유적 절차 (procéduresgénériques)" 또는 조건이다. 철학은 이 네 과정에서 생산된 진리를 순환하게 한다. 들뢰즈와는 달리 바디우는 철학 자체는 진리를 창조하지 않으며, 단지 진리를 순환하게 만든다고 본다. 따라서 철학은 진리를 생산하는 네 개의 절차에서 빠져 있으며, 이들 절차들에서 생산된 진리를 순환시키는 역할만을 담당한다. - P32

들뢰즈가 분류하는 3가지 분야(철학, 예술, 과학)는 보다 동등한 위치에서 내재적 관계를 갖는다면, 바디우가 분류하는 4가지 분야(수학, 예술, 정치, 사랑)는 4개의 분야와는 다른 위치에 있는 철학에 의해서 관계를 맺게 된다. 니체주의자인 들뢰즈는 진리라는 단어를 피하는 반면, 플라톤주의자인 바디우는 진리라는 용어를사용하고 있다. - P33

공명 vs 해석
‘공명‘이라는 개념이 중요한 것은, 그것이 한쪽 방향의 운동이 아니라 두 개의 독자적인 항의 울림이라는 점에 있다. 반면에 ‘해석‘이라는 개념은 한쪽 방향의 운동이다. 분야 간의 해석은 두 개의 다른 분야의 독자적 논리의 발달과 그 울림과는 다른 것이다. 쟈크 데리다와 피터 아이젠만의 코랄 워크(Choral Work)는 건축과 철학을 시도한 참신한 시도였지만, 해석이라는 것이 각자의 분야의 자율적 발달에 저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 P34

과거에도 그러했지만 현대에는 철학과 예술이 과학과 더 많은 공명을 하고 있다.
그것은 일방적인 영향이라기 보다는 독자적인 연구가 서로 관련성을 갖으면서 울림을 만드는 것이다. 현대 과학에서의 커다란 전환점들과 개념들(초끈 이론, 카오스 이론, 복잡계 과학, 다양체론, 생명 공학, 열역학, 미적분학, 비유클리드 기하학 등)이어떻게 철학, 예술, 건축, 도시론과 연관성을 갖는지도 살펴볼 것이다. - P34

그런데 우리가 현대라고 부르는 시기는 언제부터인가? 현대 건축은 언제 시작되는가? 현대 건축을 시기적으로 어떻게 위치 지을 것인가? 사유와 시대의 정확한 시작점을 인지하고 표시한다는 것은 아주 어려운 문제이다. - P35

분명히 시대의 사유는 어떤 한순간에 바뀌지 않는다. 또한 한 시대의 모든 사람이예외 없이 다 같은 시대정신에 속하는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며, 대가들의 생각은시대에 속하지만 시대를 뛰어넘는다. 근대 건축의 사유와 현대 건축의 사유는 서로 겹쳐지고 공존한다. 그러나 하나의 사유에서 다른 사유로의 전이(transition)가존재한다. 근대 건축의 사고와 대립되는, 건축의 현대적 사고나 현대성을 찾는 것이 이 책의 목적 중 하나이다. - P37

현대의 아방가르드

오늘날 건축의 생각들과 프로젝트들은 갑자기 나온 것은 아니라 현대의 초기에 많은 뿌리를 두고 있다. 우리는 현대 초기의 아방가르드 그룹들 상황주의자, 팀텐,
GEAM, 메가스트럭춰(mégastructure)운동, 메타볼리즘(métabolisme) 운동, 건축원리(Architecture Principe), 아키그램(Archigram) 등- 그리고 그 이후의 아방가르드 그룹들 - 수퍼스튜디오(Superstudio), 아키줌(Archizoom), 유토피(Utopie), 앤트팜(Ant farm) 등의 프로젝트들은 실현되지는 않았지만 현대적 사유를 형성하며,
현대 건축의 아방가르드들은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문제의 선들을 제시한다. 이들의 생각을 살펴보는 것은 최근의 프로젝트들을 이해하고 현대 건축의 사유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 P38

그의 이론은 현대 건축의 문제들과 실험들의 종합이자 용융기(melting-pot)의 역할을 한다. 건축과 도시에 대한 그의 이론과 그의 프로젝트는 여러 문제들의 교차점으로 작용하며, 현대 건축의 사유의 특징을 나타낸다. 그의이론과 프로젝트들에 대한 연구는 현대성의 한 단면을 드러내 보여줄 것이다. - P38

우리가 보기에 건축과 도시론은 다루는 규모만 다를 뿐, 인간의 삶의 방식을 규정하는 연속적인 분야라고 생각하는 사유의 입장을 취한다.
(중략)
따라서 하나의 철학 개념이 어떤 규모의 건축이나 도시론과 공명하는가를 파악하는 일 또한 매우 중요하다.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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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파트너인 기기나 씨는 어디 있어? 우리를 배려해준건가?"
"지금은 그 역신 이야기만은 하지 마. 술맛 떨어진다."
의아한 얼굴을 하는 헤로델은 모를 것이다. 드라켄 족의 가구 마니아는 이번 수입을 당장 탕진하러 갔다. - P136

나의 기기나 암살계획 137호. 악수하면서 뇌격 주식을 쓰고 싶은참이다. 지금은 654호까지 계획해놓았다. - P136

"기기나는 생체계 중에서도 강화계를 즐겨 사용하는 검무사야생체 내부에서 고분자를 합성하고 초인적인 근력과 재생능력, 육체 변화를 이루는데 기본적으로는 자기 몸에 작용시켜 검을 휘두르면 끝날 전위(前衛)야." - P136

"반대로 말하면 늘 저 인물을 상대하는 헤로델에게 머리가 수그러든다."
"둘 다 고생하는구나."
나와 헤로델은 동시에 쓴웃음을 짓고 동시에 술잔을 입에 댔다. - P137

"별 의미는 없어. 학창시절에 이렇게 곧잘 장난치던 일이 떠올랐올 뿐이야"
"가유스, 예의라는 말에 대한 소문을 알고 있어? 그건 실제로 존재하는 모양이던데." - P137

헤로델이 서글픈 듯 말하고 손바닥으로 술잔을 문질렀다. 얼음이녹는 소리가 났다.
"그러고 보니 나를 쫓아낸 란발테 영감은 아직 안 자빠지고 살아있나?"
"2년 전에 학원에 들렀을 때 란발테 교수님은 통풍을 앓고 있는것 이외는 건강해 보였어." - P138

"그러니까 세상물정 모르는 학자는 좋아할 수가 없었어. 남을 시험관과 같은 도구로밖에 안 보다니. 인간으로서 바닥이다."
"그래도 교수님은 그때 일을 후회하셨어. 소중한 것은 잃고 나서야 깨닫는다고, 연민은 의외로 평범한 것이라고."
그래도 옛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반가웠다. 나는 도중에 떠나버렸지만 헤로델과 다른 학우들의 진로나 결혼 이야기를 들으면 가슴속이 향수로 차오른다.  - P138

헤로델이 심술궂은 웃음을 지어 보인다.
"옛날 이야기라 하니 생각났는데, 둘이서 란발테 교수님의 주인 조성식을 해석해서 만든, 그 두 개의 화학계 주식은 쓰고 있어?"
"제정신이냐?" - P139

지금의 내가 공성주식사로서 충분히 강력하다면 사용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 두 가지 주식을 사용할 정도의 위기가 나에게 찾아오는 날이없기를 바랄 뿐이다."
"걸어 다니는 비상식이었던 가스가 그런 따분한 상식을 말하게되다니. 세월은 무서운 거야."
술 탓인지도 모르지만 헤로델의 화제는 너무 들떠 있다. - P139

"그때는 군부의 방침이 올바르다고 생각했어. 내가 사랑하는 것을 빼앗은 라페토데스 7도시 동맹을 쓰러뜨리는 것만이 되갚아주는 수단이라고 생각했지."
헤로델이 온화한 얼굴로 말했다.
"지금은 아니야. 복수로는 아무도 구할 수 없어. 국가나 세계라는단위에서 봐야 할 일을 그 사람을 통해 받아들여 나는 변했어. 나는 예하가 가리키는 길을 믿고 있어." - P140

"너는 과거를 망각할 수 있었어? 그녀의 시파카의 죽음을...."
내 물음에 헤로델은 대답하지 않았다.
지금도 선명하게 떠오른다.
멀리서 가까이에서 계시파 교회가 울리는 종소리가 들렸다.
죽은 이에게, 언젠가 죽은 이가 될 살아 있는 이들을 향해. - P140

검정과 회색만 있는 우울한 풍경, 관 위에 얹어놓은 헤로델과 시파카의 약혼반지의 붉은보석과, 장미 꽃다발의 붉은색만이 인상적이었다.
내 오른쪽에 선 헤로델은 모세혈관이 보이는 충혈된 눈이었다.
장래를 맹세하고 아내가 되어야 할 시파카가 든 관을 응시하고 있다. 흙을 덮을 때도 한시도 눈을 피하지 않았다. - P141

그러나 유탄은 시파카를 죽였다. 주식은 어느 나라에서 발사한것인지 알 수 없었다.
시파카를 죽인 주식이 어느 나라 것인지 자세히 조사하면 알겠지만 황국은 조사 결과 불명이라고 발표했다. 그저 무미건조한 조문전보와 조의금이 왔을 뿐이었다. - P141

7 도시 동맹 타파를 부르짖는 애국주의자들이 장례식에 참석하려고 했으나 나랑 동급생들이 쫓아 보냈다. 시파카의 죽음이 이용당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헤로델은 말없이 서 있을 뿐이었다. - P141

헤로델은 실제 화학 주식학에서 수법계의 법정 주식으로 학부를 변경했다. 그리고 군인, 게다가 장교를 목표로 격렬한 기세로학위를 따냈다. - P142

누가 시파카를 죽인 건지 답은 나와 있었다. 자국민이 죽었는데 7도시 동맹을 책하지 않은 것은 그 당시 황국의 상황에서 보면 일목요연했다.
주식은 동맹 측이 쏜 것이었다. - P142

개인이란 세계의 미미한 부품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세계에직면한 것은 모든 것을 책임으로 받아들이고 만다.
누구의 책임도 아니라고는 단언할 수 없다.
반드시 누군가가 행동하고, 혹은 누군가가 뭔가 행동하지 않기때문에 사람이 사는 세상의 사상인과는 이어진다. - P142

그리고 무엇보다 시험하는 것 같은 질문.
"가스야말로 누이인 아레시엘의 죽음을 극복했어?"
나도 도망치듯이 학원으로 향했다. 주식이며 여자며 보클이며 친구들과 소란을 피우는 데 몰두해서 근원적인 것에서부터 눈을 피했다.
아니, 내 경우는 그런 것이 아니었다.
떠올리고 싶지 않다. 떠올려서는 안 된다. - P143

린츠 호텔 13층, 7중 초강화유리 앞에 선 사람 그림자가 있었다.
몰딘 추기경장은 눈 밑에 펼쳐지는 에리다나의 밤거리를 보고 있었다. - P143

몰딘 뒤에는 오디로 짠 양탄자, 명공 토르담의 제자가 만든 의자와 탁자 등 호사스런 가구들이 있었다. 호위하는 기사와 무관의 모습은 없었고 추기경장은 혼자였다.
몰딘의 뒤에 있는 복잡한 조각이 새겨진 장식 테이블, 양탄자에드리워진 그림자도 복잡한 모양이었다. 검은 그림자가 한여름의아지랑이처럼 흔들렸다. - P144

광학 미채 주식으로 숨어 있던 인간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어두운 회색 옷을 입은 인간이 방구석에서 무릎을 꿇었다.
"이제야 와주었나."
뒤에 있는 인물을 돌아보지도 않고 몰딘은 말을 걸었다.
"일곱 별에서 노인이 보낸 사자는 도착했나?"
"사자는 예정대로 내일 아침 도착한다. 자객들은 피리소리에 춤추고 꼭두각시와 사냥꾼을 불러 모았다." - P144

목소리에는 비애감이 섞여 있었다.
"이미 추적자에게는 알기 쉬운 신호를 보냈다. 조만간 발견하겠지."
"계획에 변경은 없다는 거로군."  - P145

"자네는 나에게는 별로 경의를 표하지 않는 것 같군."
한순간 망설이다 그림자가 대답했다.
"유감스럽게도 그분이라면 몰라도 너한테 표할 경의는 없다."
"그도 그렇군."
몰딘이 자조적으로 쓴웃음을 흘렸다. 그림자가 무슨 말을 하려고했으나 광학 미채 주식을 발동. 방구석 어둠 속으로 스며들어갔다. - P145

문을 열고 들어온 사복 차림 주식 기사가 인사를 하고 실내를 둘러보았다.
"왜 그러나?"
추기경장은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물었다. 기사는 실내에 탐사주식을 펼치고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말소리가 들린 것 같아서."
"혼잣말을 한 거야. 밤의 에리다나에 걸맞은 시를 읊조리고 있었을 뿐이다." - P145

추기경장은 알고 있다는 듯이 손을 흔들어 기사를 물러가게 했다.
"이상 없음이라. 린츠의 경비도 소문 정도는 아니군. 오제스 왕가의 주식 기사도 질이 떨어졌어."
몰딘의 입 끝에 쓴웃음이 떠오른다.
"하지만 그자이기 때문에 솜씨 좋은 정도의 공성주식사 정도는상대가 안 되는 게 당연하겠지."
몰딘은 혼자서 결론을 맺는다. - P146

"지그문트의 무의미하게 속이 깊은 것 같은 시는 이럴 때 쓰면 분위기가 살지."
한자신의 1인극에도 그는 딱히 감개가 없는 듯이 하품을 했다.
창 밖에, 눈 밑에 펼쳐지는 에리나의 광경을 뒤로하고 침실로향했다. - P147

나는 술잔을 기울여 술을 목으로 넘겼다.
위속에서 알코올이 뜨겁게 타올랐다.
"해열제에는 비 스테로이드 항염증제와 아세트아미노펜계가 있는데 부작용이 적은 것은 후자다. 해열제는 염증에 의한 체온 상승으로 숨골을 자극하는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물질의 합성을 억제하는데 아세트아미노펜은 한정적으로 뇌에만 작용하고 항염증세는 환부에 작용해." - P147

옆에 앉아 있는 줄 알았던 헤로델이 분자 하나 남기지 않고 사라진 채였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헤로델은 휴대 주신기로 호출해 내일의 호위 계획에 관해서 관계자와 할 이야기가 있다고 가버린 것이다. 잘생각해볼 것까지도 없이 나도 관계자인데 거기에 안 들어가나? 뭐 상관없어. - P148

"여기 있을 줄은 알았지만 임무 중에 취해서 어떻게 할 셈이냐?"
기기나의 환각이 걸어온다.
"드라켄 족의 술잔을 기울이면서 검은 휘두를 수 없다‘는 고마운 말을 네놈에게 가르쳐줬을 텐데."
악몽이 지껄인다. 정말 기기나가할 법한 재수 없는 대사다. 독사념파로 지워야 한다. - P148

"우훗, 기기나 씨, 오랜만이네요. 봐요. 오빠. 여기 공기 있어요.
공기. 갓 따온 생생한 본고장 신선 공기를 지금이라면 30퍼센트 세일로 팔아 죽입니다."
취한 건지 기기나를 자극하고 싶은 건지 마비된 뇌 언어 영역으로는 알 수가 없다. - P149

맛있는 술에 대한 답례로 나는 들고 있던 공기를 내밀었다. 나이든 바텐더는 공손하게 두 손으로 받았다.
"무료로 받을 수도 없으니 가게에 놓아두겠습니다."
"응. 카운터에 놓아두쇼. 다음에 올 때 빨 테니까." - P149

기기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주인장, 이 가게 술을 놓는 장식장은 눈썰미 있는 내가 봐도 근사해, 의자들도 손님 상대 장사라 그런지 부드러운 표정에 매혹적인 모습이야. 오래도록 귀여워해주길."
"감사합니다." - P149

기기가 전파고 나도 전파. 하하, 이건 새로운 전자전이다! 달걀을 숨겨. 삶은 계란이 된다. 생식기도 숨겨 불임이 된다!"
나는 더욱 단말마의 경련처럼 웃으며 기기나에게 끌려 바에서 나갔다. - P150

키 183센티미터는 되는 나보다도 기기나가 머리 하나 정도 큰194센티미터나 되기에 보조가 맞지 않는 2인 3각이다.
"기기나 저능아 전투 편집광. 누가 단단하고 날카롭고 맹독이 칠해진 것을 가져와."
평소엔 할 수 없는 솔직한 악담이 입술에서 흘러나왔다. - P150

"항상 버는 것보다 더 쓰고 있어. 가계가 힘들다는 걸 이해해.
엉? 나는 주부인가? 아니, 아니 무슨 황송한 말씀. 저는 그저 길을가던 기기나 절대 반대 근절 박멸 절멸주의자입니다."
기기나에게 악담을 하는 것은 내 권리이며 의무였던 모양이다. - P151

올려다본 기기나의 옆얼굴은 내 말을 거부하고 있었다.
"최초의 망상은 이해 못할 것도 없다. 하지만 네가 나와 만났을때는 이미 학생으로서의 길은 없었을 텐데. 게다가 가정이 어울리는 남자도 아니야."
그래도 나는 저주를 계속 늘어놓았다. 기기나는 주정뱅이를 상대하는 것이 귀찮은지 무시했다. - P151

건물 모퉁이까지 와서 기기나가 걸음을 멈췄다.
"가유스, 정말로 취한 건가?"
"아니. 취한 연기라고 말해야 기기나도 화를 덜 낼 것 같은데."
내 합리적인 의견에 기기나의 미모가 일그러졌다.
"그럼 계속해." - P151

이상한 관대함에 내 뇌속에서 알코올 주정이 몇 개 날아갔다.
"나와 네놈은 지오르그의 유지와 사무소를 이어받은 파트너다.
속마음을 털어놓고 이야기해본 적은 없지만 오늘 밤을 기회로 해보는 것도 좋겠지." - P152

이 기기나가 마음을 고쳐먹고 대화하자고 하다니 말도 안 된다.
기기나는 사악하고, 사악함이 기기나라는 건 열역학 제1 및 제2법칙이나 마찬가지로 확실하다. ‘나 자신 학회‘에서 사학적으로 증명된 물리 법칙이다. - P152

논리적인 추리가 내 등골에 공포를 불러 일으켰다.
기기가 양보하다니 ・・・ 네놈 또 무지하게 비싼 주식구나 가구를 산거지?!"
내 지적에 기기가 음속에 가까운 속도로 얼굴을 돌렸다. - P152

"기기가 무엇 때문에 살아 있는지 모르겠다."
"이유 같은 헛소리를 필요로 하는 건 네놈 같은 약자뿐이다. 유감스럽지도 않지만 나는 이유 같은 건 필요 없어."
기기가 내뱉은 말의 화살이 내 가슴을 관통했다. 분명 내 본질을 꿰뚫고 있기 때문이겠지. 늘 직선적인 말밖에 못 하는 이 남자옆에 있으면 나 자신이 시험당하는 것 같은 기분이다. - P153

마이트 과자가게 모퉁이, 다리 앞에 서있었다. 즉 우리는 웨라거리 끝에 있다. 머릿속에서 지도를 펼쳤다.
"가까이에 있는 은신처 중 하나에 가서 아침을 기다리는 편이 좋겠지." - P153

경비회사 제복 차림 남자가 아스팔트에 드러누워 있었다. 손에든 마장검은 반으로 부러져 있었다. 주위에는 주탄의 빈 약협이 흩어져 있다.
남자는 복부의 소장과 간장 모두에서 혈액을 아스팔트에 흘리고있었다. 빨간 머리에 안경을 낀 남자의 눈은 공포로 부릅뜬 채였다. - P154

"또 틀렸나? 어떻게 구별을 하지."
여자는 왼손에 종이를 들고 있었다.
"그럼 어째서 이 자는 나를 공격한 거지?"
혀가 짧다고나 할까, 혀가 감겨 있는 것 같은 말투였다.
나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기기나도 말없이 한 걸음 물러섰다.
여자의 녹색 눈동자가 움직여 나와 기기나의 모습을 포착했다.
"그대가 그대들이 내 사랑스런 사람을 죽였나?"
소문에 듣던 말이었다. - P154

여자의 눈이 손에 든 종이와 우리의 얼굴을 비교해본다.
"마침내 찾았다!"
여자의 눈을 본 순간, 등골에 벼락이 떨어진 것 같은 강렬한 공포심이 일어나 취기가 단숨에 완전히 사라졌다. 소문 이상으로 이 녀석은 위험하다. - P156

그러나 마녀의 호흡은 거칠어지지 않고 떨리지도 않는다. 오른손에 낀 반지가 기묘하게 인상적이었다.
은고리에 라덴 조각이 되어 있고 빨간 보석이 박혀 있다. 내 마음을 흔들어놓는 수상한 빨간 색이었다. - P157

마찬가지로 날려가 낙법으로 아스팔트 위를 구르던 기기나가 보였다. 그러나 금방은 일어서지 못하고 네발 달린 짐승 같은 자세였다.
여자는 추격도 하지 않고 그저 밤의 골목길 위에 태연히 서 있었다.
무시무시한 공성주식사가 눈앞에 서 있었다. 여자는 중력계 공성주식사였다. - P157

중력계는 질량 하한치는 약 1,140억, 상한치는 1,530억 전자트라는 질량입자, 더욱이 중력자에 중력미자를 조종하는 매우 드문 주식사다. - P157

나와 기기나는 일어서서 여자와 마주섰다.
힘의 특성은 단순하게 거리에 반비례한다. 때문에 근접 전투에서는 생체계보다 골치 아픈 상대일 경우도 있다. - P158

방대한 살기가 물질적 압력이 되어 밤바람이 되었다. 소심한 인간이라면 심장이 멎을 정도의 살기였다.
"어디의 누구의 원수란 말이냐?"
기기가 몸을 일으키며 물었다. -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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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은 아주 간단했다. 한 학생에게 약간의 돈(10달러로 가정)을 주고, 돈을 받지 못한 다른 학생에게 얼마를 주고 싶은지 물었다. 첫 번째 학생(결정자)이 주고 싶은 금액을 결정하면, 돈을 받는 학생(수취자)에게 얼마를 주든지 결정자는 10달러에서 주기로 한 돈을 제외한 돈을 가지고 방을 떠나도록했다. - P125

학생들은 독립된 실험실에서 결정을 내렸으며, 누구에게 돈을 주는지 또는 누구에게서 돈을 받는지 알지 못하도록 했다.
이러한 간단한 모형에서, 결정자에게는 분명한 최선의 전략이존재한다. - P125

즉 한 푼도 주지 않아야 한다. 특정 부류의 경제학자들은 여기서 우월 전략 균형의 개념이 실제로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 P126

물론 실제로는 한 푼도 주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었으며, (중략).
이에 카너먼, 네치, 탈러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마음을쓰거나 특정 사회적 선호도를 갖는다고 결론지을 수 있었다. - P126

그렇다면 사람들은 언제, 어떻게 그리고 어느 정도까지 다른 사람을 배려할까? 만약 이러한 질문에 답할 수 있다면, 우리는 직장을 비롯한 여러 환경을 긍정적 행동을 극대화하도록 설계할 수 있다. - P126

우리는 우리가 아는사람들을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많이 보살핀다. 다음으로, 알지는 못하지만 공통된 사회적 집단에 속한 사람을 보살피고, 더 먼 관계의 사람은 그다음이다. - P127

독재자 게임을 한 가지만 약간 변형하여 시행한 연구도 있다. 그들은 결정자들에게 수취자의 이름을 알려주었다. 진행자들이 수취자의 이름을 간단히 지어낼 가능성도 분명히 있었지만, 단지 수취자의 이름을 아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은 평균 48퍼센트를 더 기부했다. - P127

미국 대학들은 통상적으로 영국 대학들에 비해 동문에게 훨씬 많은 기부금을 모금한다.  - P127

이 분야의 전문가 중 한 명인 텍사스A&M대학교 조너선 미어Jonathan Meer 교수는 지난 10년간 여러 대학과 함께 일하며 동문을 통한 기금 모금에 대한 심리를 이해하려 노력했고, 이를 통해 이들 대학의 재원에 상당히 기여했다. - P128

누군가를 그들이 몸담았던 대학에 기부하도록 하는 사례는 흥미롭다. 이에 대해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그럴듯한 근거는 대학에 감으로써 일생 동안의 수입이 꽤 많이 증가한다는것이다. - P128

그러나 이에 비해 많은 이들이 졸업 후 대학에 돈을 내는 것을 꺼린다. 이의 일부는 등록금과 관련이 있는데, 사람들은 대학에서의 경험에 대해 이미 한 차례 돈을 지불했다고 느끼며,
그들이 대학에 일종의 ‘도덕적 빚‘을 지고 있다고는 생각하지않는다. - P128

하지만 많은 영국인이 끔찍하다고 여기는 영국의 학자금 대출 상환 시스템은 미국에 비해 놀라울 정도로 관대하다. - P129

 학자금 대출은 30년이 지나면 탕감되는데, 국가 재정 연구소Institute of Fiscal Studies는 전체 학생의 약4분의 3이 결코 빚을 갚지 못할 것으로 추정한다. - P129

이를 미국과 비교해보자. 미국의 경우 전체적인 시스템이 영국처럼 엄격하게 규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대학마다 등록금이 매우 천차만별이지만, 특히 두드러진 예는 하버드대학교이다. 2017년 하버드대학교의 연간 등록금은 43,000달러로, 임대료와 식비를 포함할 경우 63,000달러까지 올라간다. - P129

다만 이는 왜 하버드대학교의 학생들이 그렇게 많은 돈을 기부하는지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훨씬 많은 등록금을 내고 빚을 훨씬 더 많이 졌는데도 하버드대학교 동문들은 2016년 12억 달러(9억 파운드)를 기부했으며, 옥스퍼드대학교 동문들은 3억 4,500만 파운드(4억 5,800만 달러)를 기부했다. - P130

미국 동문 기금 모금의 일반적인 문화 중 일부를 살펴보면,
동문 잡지에 기부를 청하는 글이나 안내를 싣는 것뿐 아니라기금 모금인이 졸업생들에게 전화로 기부를 요청한다. - P130

그렇다면 기부자와 모금인 간의 연결 고리인 사회적 집단의 관련성은 얼마나 영향을 미쳤을까? 같은 남학생 혹은 여학생 사교 클럽에 속한 경우 약 8퍼센트 정도 더 기부했으며, 같은 종류의 학위를 취득한 경우 9퍼센트 더 기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P130

미어는 기금 모금 전화를 하는 사람들이 여러분이 예상하는것처럼 최저 임금을 받고 고생하고 있는 재학생만 있는 것은아니라는 점을 깨달았다. 오히려 그들 중 상당수는 동문들이었다. 전화를 받는 사람과 룸메이트였던 사례도 있었다. - P131

낯선 사람보다는 예전 룸메이트가 부탁했을 때 기부할 확률이 5퍼센트 증가했고, 기부금도 17.5퍼센트 더 많았다. 결국, 이 전략으로 다른 사람이 전화하는 것보다 25퍼센트 더 많은 돈을 모을수 있었다. - P131

물론 현실 세계에서 모든 고객이 무언가를 사거나 기부하려고 할 때 잘 아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지 확인하는 것은 꽤 어려울 수 있다. -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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