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철학, 미술, 음악, 영화, 소설 그리고 건축 같은 여러 가지 분야에서 20세기의후반부라는 시기는 20세기 전반부와는 구별되는 사유 방식 여러 경향의 탄생들을 목격하였다. 특히 주목할 만한 예를 들자면 구조주의(structuralisme)의 출현, 누보 로망(nouveau roman), 누보 시네마(nouveau cinéma), 비정형 (informel), 반형상적(anti-figural) 회화, 반이성주의(anti-rationalisme), 반기능주의(anti-fonctionalisme), 반서사성 (anti-narrativité) 혹은 서사 장애‘ (dysnarratif), 괴델의 불완전성 원리, 초끈이론, 복잡계 과학, 유전 공학, 생명 공학, 디지털 기술, 정보 통신 기술의 발전을 들수 있다. - P26

어떻게 현대는 다른 시대와 구별될 수 있을까? 특히 바로 직전의 시대인 근대와는 어떻게 구별되는 것일까? - P26

. 따라서 이 책에서는 범위를 한정하여 건축과 도시론에서의 현대성으로부터 그 탐구를 시작해 나간다. 그러면서, 우리가 탐구하는 현대성의 개념들이 현대의 다른 분야의 개념들과 어떻게
‘공명‘하는가를 밝혀 봄으로써 현대라는 새로운 시대의 저변에 깔린 사유의 지형을 그려보는 것이 이 책의 첫 번째 목표이며 질문이다. - P27

그렇다면, 우리가 사는 현대에도 시대를 가로지르는 여러 분야 간의 공명이 존재할까? 존재한다면 어떤 개념과 관념들을 통해 공명이 가능할까? 어떤 사유의 그물망을 형성할 것인가? 이것이 이 책에서 던지는 두 번째질문이다. 그런데 우리가 말하는 ‘공명‘라는 용어는 어떤 것인가? - P27

 들뢰즈에게 공명은 동일성이 전제된유사성으로부터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차이들의 효과로서 발생하는 것이다. 즉,
하나의 이념에 종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비의존적인 이질적인 항들 사이에서 사후적으로 발생하는 어떤 것이다. 분야들 간의 공명에 대한 질문은 어떤 분야의 안(dedans)과 밖(dehors), 철학과 비철학, 건축과 비건축에 관련된 질문이다. - P27

「철학이란 무엇인가」에서 설명하는 철학, 과학, 예술의 성격을 정리해보면 다음과같다. 철학은 일관성(consistance)을 무한에게 주면서 무한을 구출하려고 하며, 철학은 "개념적인 인물들(personnages conceptuels)의 행위에 의해서 항상적인 사건이나개념을 무한으로 이끄는 내재성의 평면을 그린다. 철학은 무한으로 남아있는 변주"들(variations)의 혼돈을 다시 가져온다. 결국 철학은 개념(concept)을 창조한다. - P28

예술은 정서(affect)와 지각(percept)으로 구성되며 무한을 다시 부여하는 유한을 창조한다. 예술은 미적 형상들 (figures esthétiques)의 행위에 의해서 구성의 평면을 그린다. 예술가들은 "더이상 기관(organe) 안에서 감각될 수 있는 것들(sensible)의 재현을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무한을 재부여할 수 있는 비유기체적 구성의 평면 위에서, 감각될 수 있는 것(sensible)의 하나의 존재, 감각(sensation)의 하나의 존재를 그리는 변이체들(variétés)의 혼돈을 다시 가져온다. 결국 예술은 정서(affect)를 창조한다. - P29

바디우에 따르면 수학, 예술, 정치, 사랑은 진리의 네 개의 "유적 절차 (procéduresgénériques)" 또는 조건이다. 철학은 이 네 과정에서 생산된 진리를 순환하게 한다. 들뢰즈와는 달리 바디우는 철학 자체는 진리를 창조하지 않으며, 단지 진리를 순환하게 만든다고 본다. 따라서 철학은 진리를 생산하는 네 개의 절차에서 빠져 있으며, 이들 절차들에서 생산된 진리를 순환시키는 역할만을 담당한다. - P32

들뢰즈가 분류하는 3가지 분야(철학, 예술, 과학)는 보다 동등한 위치에서 내재적 관계를 갖는다면, 바디우가 분류하는 4가지 분야(수학, 예술, 정치, 사랑)는 4개의 분야와는 다른 위치에 있는 철학에 의해서 관계를 맺게 된다. 니체주의자인 들뢰즈는 진리라는 단어를 피하는 반면, 플라톤주의자인 바디우는 진리라는 용어를사용하고 있다. - P33

공명 vs 해석
‘공명‘이라는 개념이 중요한 것은, 그것이 한쪽 방향의 운동이 아니라 두 개의 독자적인 항의 울림이라는 점에 있다. 반면에 ‘해석‘이라는 개념은 한쪽 방향의 운동이다. 분야 간의 해석은 두 개의 다른 분야의 독자적 논리의 발달과 그 울림과는 다른 것이다. 쟈크 데리다와 피터 아이젠만의 코랄 워크(Choral Work)는 건축과 철학을 시도한 참신한 시도였지만, 해석이라는 것이 각자의 분야의 자율적 발달에 저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 P34

과거에도 그러했지만 현대에는 철학과 예술이 과학과 더 많은 공명을 하고 있다.
그것은 일방적인 영향이라기 보다는 독자적인 연구가 서로 관련성을 갖으면서 울림을 만드는 것이다. 현대 과학에서의 커다란 전환점들과 개념들(초끈 이론, 카오스 이론, 복잡계 과학, 다양체론, 생명 공학, 열역학, 미적분학, 비유클리드 기하학 등)이어떻게 철학, 예술, 건축, 도시론과 연관성을 갖는지도 살펴볼 것이다. - P34

그런데 우리가 현대라고 부르는 시기는 언제부터인가? 현대 건축은 언제 시작되는가? 현대 건축을 시기적으로 어떻게 위치 지을 것인가? 사유와 시대의 정확한 시작점을 인지하고 표시한다는 것은 아주 어려운 문제이다. - P35

분명히 시대의 사유는 어떤 한순간에 바뀌지 않는다. 또한 한 시대의 모든 사람이예외 없이 다 같은 시대정신에 속하는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며, 대가들의 생각은시대에 속하지만 시대를 뛰어넘는다. 근대 건축의 사유와 현대 건축의 사유는 서로 겹쳐지고 공존한다. 그러나 하나의 사유에서 다른 사유로의 전이(transition)가존재한다. 근대 건축의 사고와 대립되는, 건축의 현대적 사고나 현대성을 찾는 것이 이 책의 목적 중 하나이다. - P37

현대의 아방가르드

오늘날 건축의 생각들과 프로젝트들은 갑자기 나온 것은 아니라 현대의 초기에 많은 뿌리를 두고 있다. 우리는 현대 초기의 아방가르드 그룹들 상황주의자, 팀텐,
GEAM, 메가스트럭춰(mégastructure)운동, 메타볼리즘(métabolisme) 운동, 건축원리(Architecture Principe), 아키그램(Archigram) 등- 그리고 그 이후의 아방가르드 그룹들 - 수퍼스튜디오(Superstudio), 아키줌(Archizoom), 유토피(Utopie), 앤트팜(Ant farm) 등의 프로젝트들은 실현되지는 않았지만 현대적 사유를 형성하며,
현대 건축의 아방가르드들은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문제의 선들을 제시한다. 이들의 생각을 살펴보는 것은 최근의 프로젝트들을 이해하고 현대 건축의 사유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 P38

그의 이론은 현대 건축의 문제들과 실험들의 종합이자 용융기(melting-pot)의 역할을 한다. 건축과 도시에 대한 그의 이론과 그의 프로젝트는 여러 문제들의 교차점으로 작용하며, 현대 건축의 사유의 특징을 나타낸다. 그의이론과 프로젝트들에 대한 연구는 현대성의 한 단면을 드러내 보여줄 것이다. - P38

우리가 보기에 건축과 도시론은 다루는 규모만 다를 뿐, 인간의 삶의 방식을 규정하는 연속적인 분야라고 생각하는 사유의 입장을 취한다.
(중략)
따라서 하나의 철학 개념이 어떤 규모의 건축이나 도시론과 공명하는가를 파악하는 일 또한 매우 중요하다.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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