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분석된 태양의 운동은 회전목마 위에 있는 요금징수원의 운동과 매우 비슷해진다.  - P44

매일 태양은 별들과 함께 빠르게 서쪽으로 움직이고(소위 일주운동), 동시에 태양은 별들 사이에서 또는 별들을 기준으로 황도를 따라 동쪽으로 느리게 움직인다(연주 운동). - P45

태양의 전체 운동을 두 가지 구성 요소로 나누게 되면, 그 움직임은 황도상의 이웃한 점들마다 태양이 도착하는 날짜와 시간을 이름표로 붙여 두는 것만으로 간단하고도 정확하게 묘사할 수 있다.  - P45

표준적인 이름표를 얻은 황도상의 점은 지점과 분점만이 아니다. 별자리 지도 위에 그려진 황도는 황도십이궁으로 알려진 특히 유명한 일련의 별자리들을 통과한다.  - P46

과학적 우주론의 탄생-2구체 우주


앞의 세 절에서 묘사한 관찰들은 고대의 천문학자들이 우주의 구조를 분석하는 데 사용한 자료의 중요한 부분이다. - P47

(전략).
따라서 위에서 논의한 것과 같은 관찰들은 퍼즐에 대한단서일 뿐이며, 천문학자들이 발명한 이론들은 그에 대한잠정적인 해결책이 된다. 그 단서들은 어떤 의미에서는 객관적이다. 즉 그것들은 자연에 의해 주어진 것이다. - P48

상세한 천문학적 관찰이 우주론적 사고에 주요한 단서를 제공하는 전통은 기본적으로 서구 문명에서 시작된 것이다. - P49

별과 행성에 대한 관찰을 설명하려는 관심은 그리스의우주론적 사고에 대한 가장 오래된 단편적인 기록에도 등장한다. - P49

기원전 4세기부터쭉, 대부분의 그리스 천문학자와 철학자들에게 지구는 별을 운반하는 매우 커다란 회전 구체의 기하학적 중심에 정지한 채 매달려 있는 작은 구체였다. 바깥구체 바깥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공간도, 물질도, 아무것도 없었다. - P51

이는 내가 이제부터 ‘2구체 우주(two-sphere universe)‘
라고 부르게 될 것으로, 안쪽 구체는 인간의 자리이고 바깥쪽 구체는 별의 자리를 구성한다.  - P51

2구체 구조의 기원은 불명확하지만, 그 설득력의 원천은불명확하지 않다. - P55

게다가 구 형태의 우주를 옹호하는, 본질적으로 미학적인 논증도 있다. - P53

땅이 구형임을 옹호하는 고대의 논증들 중 일부는 이와비슷하다. 땅, 즉 인간의 거주지는 우주가 만들어진 것과 같은 완벽한 형태를 가져야 가장 적절하지 않겠는가? - P55

이러한 논증들은 지금도회피하거나 반박하기 어려우며, 고대에는 그 설득력이 땅하늘 사이의 유비에 의해 확대되었다.  - P55

구의 중심에서 물체는 어느 방향으로 떨어질 수 있을까?  중심에서는 ‘아래‘가 없으며, 모든 방향은 똑같이 ‘위다. 따라서 지구는 우주가 그 주위를 도는 동안 영원히 안정적으로 중심에 매달려 있어야 한다. - P56

플라톤의 논증과 같은 대칭성에 관한 논의는 2구체 우주론의 당위성을 보여 주며, 왜 우주가 구형으로 만들어졌는지 설명해 준다. - P57

(전략). 그의 지평은 그가 서 있는 지점에서 지구에 접한(다이어그램에서 음영 표시된) 평면에 의해 제한된다. 만약 지구가 항성 천구에 비해 매우 작다면, 이 접면은바깥 구를 거의 정확히 동등한 두 부분-하나는 관찰자에게 보이고, 다른 하나는 지면에 가려 그에게 보이지 않는 부분으로 가를 것이다.  - P58

다이어그램에서 관찰자가 0에서 북쪽으로(즉, 안쪽 구에서 북천극 바로 아래 지점을 향해) 이동하면, 그의 지평면은 그를 따라 움직여 그가 지상의 극에 접근할수록 항성 천구의 축에 대해 더욱더 직각이 되어야 한다. - P61

첫째 경우, 지평면은 가로로 놓이고, 전구의 북극은 관찰자의 머리 바로 위에 있으며, 구의 위쪽 반구에 있는 별들은 지평선과 평행한 원을 그리며 꾸준히 돌고 아래쪽 반구에 있는 별들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둘째 다이어그램에서, 지평면은 수직이고, 천구의 북극과 남극은 지평선상의 복정과 남점에 고정되어 있으며, 모든 방울이 보이지만, 어떤 별도 반원 이상 보이지 않는는 - P62

2구체 우주 속의 태양

2구체 우주에서 태양의 운동을 완전하게 다루기 위해서는중심의 지구와 바깥에서 회전하는 친구 사이에 있는 태양의자리를 설명할 수 있도록 우주론이 정교해질 필요가 있다. - P63

그림 13에서 황도는 비스듬한 원으로 천과의 제도와 두 개의 정반대 지점에서 23.5⁰의 라로 하고 있다.  - P64

매 24시간 동안 태양은 황도상의 한 점 부근에 머물러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태양은 별 하나의 일주권과 매우흡사한 일주권을 따라 매일 돌게 된다. - P65

비슷한 질서는 항성 친구 위에 가정된 분점들과 지점들의 위치에서 명백하게 드러난다. 두 분점은 황도가 친구의적도와 교차하는 천구상의 두 대척점 위치에 있게 된다. - P67

 한 해의 다양한 계절에 따른태양의 운동 중 특히 중요한 세 가지 경우가 그림 14의 다이어그램을 통해 표현된 2구체 개념 체계에서 도출된다. - P68

개념 체계의 기능들

이장의 앞부분에서 묘사했던 관찰들과 달리, 2구체 우주는인간상상력의 산물이다. 그것은 관찰들로부터 도출된 개념체계, 즉 이론이지만, 동시에 관찰을 넘어선다. - P69

아마도 2구체 우주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그것이 천문학자의 기억에 도움을 준다는 점일 것이다. 개념 체계의 이러한 특징은 흔히 개념적 경제성으로 불린다. - P69

이 모형은 목록을 대신해 주는데, 우리가 이미 본 것처럼, 관찰은 이 모형에서 도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 P70

2구체 우주는 엄청난 양의 중요한 관찰 자료들에 대한압축적인 요약을 제공하기 때문에,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활발하게 활용된다. - P71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 2구체 우주는 더 이상 전혀 성공적이지 않은데, 이는 코페르니쿠스 혁명 이후의 일이다. 2구체 우주는 여전히 계속 경제적이지만, 그것은 단지 경제성이 순전히 논리적 기능이기 때문이다. - P71

과학자의 태도, 즉 개념 체계의 ‘참‘에 대한 믿음은 그 체계가 경제적인 요약을 제공하는 논리적 능력에는 영향을주지 않는다. 그러나 개념 체계는 논리적 기능뿐 아니라 심리적 기능도 가지는데, 이는 과학자의 믿음이나 의심에 정말로 좌우된다. - P72

믿음은 개념 체계가 과학 안에서 기능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준다. - P72

. 그 스펙트럼의 양극단 사이에도 다른 중요한 기능들이 많은데, 이러한 기능들은 그 이론의 논리적 구조와 그 심리적 호소력, 즉 믿음을 자아내는 능력 모두에 의존한다. - P73

논리적인 차원에서, 2구체 우주는 별들의 운동을 설명해 주는데, 그것은 그 운동이 매우 단순한 모형으로부터 도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복잡성이 축소된다고 할 수도 있는데, 이러한 논리적 환원은 설명의 한 가지 필수적인 요소다. 그러나 그것은 유일한 요소가 아니다. - P73

2우주는 그 과학자에게 (남반구나 지구상의 극처구체럼) 그가 가본 적이 없는 세계의 지역들에서 보이는 태양과별들의 운행에 대해 말해 준다.  - P74

. 이는 애초에 관찰로부터는 도출되지 않지만 개념 체계로부터는 직접적으로 도출되는 새로운 지식이며, 그러한 새로운 지식은 엄청나게 중요할 수 있다. - P75

콜럼버스의 항해는 개념 체계의 생산성을 보여 주는 한사례다.  - P75

이 책의 상당 부분은 특정 개념 체계들의 생산성, 즉 연구의 길잡이이자 지식의 체계화를 위한 틀로서의 그 유효성을 다룰 것이다. - P76

2구체 우주에 대한 고대의 경쟁자들

우주에 대한 2구체 관념은 고대 그리스에서 제안된 유일한우주론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 우주론은 가장 많은 수의 사람들에게, 특히 천문학자들에게 가장 진지하게 받아들여진우주론으로, 이후의 서양 문명이 그리스인들로부터 처음 물려받은 것이었다. - P77

일찍이 기원전 5세기에, 그리스 원자론자인 레우키포스(Leucippus)와 데모크리토스(Democritus)는 우주를 무한한수의 극히 작은 분할 불가능한 입자 또는 원자들이 모든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무한한 빈 공간으로 상상했다. 그들의 우주에서 지구는 우연히 원자들이 모여 형성된 본질적으로 유사한 수많은 천체들 중 하나일 뿐이었다. - P78

(전략).
이러한 대안적 우주론들은, 특히 첫째 것과 마지막 것은,
우리의 현대적인 관점과 몹시 닮아 있다. 우리는 오늘날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도는 수많은 행성들 중 하나일 뿐이고, 태양도 수많은 별들 중 하나일 뿐이며, 그중 일부는 행성을 거느릴 수 있다는 것을 정말로 믿고 있다 - P80

이 대안적 우주론들은 모두 지구의 운동을 전제로 사용하며, 그 모두(헤라클레이데스의 체계는 빼고)는 지구를 수 많은 천체들 중 하나로서 움직이도록 둔다. - P80

지구가 움직인다는 생각도 처음에는 마찬가지로 터무니없어 보인다. 우리의 감각은 우리가 운동에 대해 알고 있는모든 것을 말해 주며, 이는 지구에 아무런 운동도 없음을 알려 준다. - P81

오늘날 서구 세계에서 이런 방식으로 주장하는 것은 아이들뿐이며, 오직 아이들만이 지구가 정지해 있다고 믿는다 - P82

2장. 행성들의 문제

행성의 겉보기 운동만약 태양과 별이 맨눈으로 볼 수 있는 유일한 천체였다면,
근대인은 2구체 우주의 근본적인 교리들을 여전히 수용하고 있었을지 모른다. 코페르니쿠스가 죽고서 반세기 이상이나 지난 후의 일인 망원경의 발명이 있기 전까지, 분명 그는그것들을 수용하고 있었을 것이다.  - P84

모든 행성은 어느 정도 태양과 비슷하게 행동하지만, 그운동은 한결같이 더 복잡하다. 모든 행성은 별들과 함께 서쪽 방향의 일주운동을 하며, 그 모두는 대략 자신의 원래위치로 돌아올 때까지 별들 사이를 헤치며 서서히 동쪽으로 이동한다.  - P85

주와 달 모두의 원시적인 형태는 기원전2000년대부터 바빌로니아의 달력에 나타나는데, 이 달력에서 매 달은 초승달이 처음 보일 때 시작했으며, 달 순환 주기의 되풀이되는 ‘사분기들‘에 따라 7일, 14일, 21일로 다시나누어져 있었다. - P86

그러나 여기서 단순하고 명백해 보이는 달의 단위는 아주 다루기 힘들다는 것이 밝혀졌다. 잇따른 새 달들은 29일아니면 30일의 간격으로 나누어질 수 있고, 특정한 미래의달의 길이는 수 세대에 걸친 체계적인 관측과 연구를 필요로 하는 복잡한 수학적 이론을 통해서만 결정될 수 있었다. - P87

달과 태양과 달리, 나머지 다섯 행성은 하늘에서 빛의 점으로만 보인다. 훈련받지 않은 맨눈의 관찰자는 황도를 도는 점진적인 운동을 보여 주는 여러 차례에 걸친 관찰의 도움을 통해서만 그 행성들을 별들과 구분할 수 있다. - P88

행성은 항상 동쪽으로 움직이는 것도 아니다. 태양과 달을 제외한 모든 행성의 정상 운동은 잠시 동안 나타나는 서쪽 방향의 혹은 ‘역행‘ 운동에 의해 가끔씩 방해받는다. - P88

주기적인 서향 역행에 의해 방해받는 점진적인 동향 운동을 한다는 점에서, 다섯 떠돌이별은 매우 비슷하게 행동한다. 그러나 그들의 운동이 가진 또 다른 특징을 보면 그들은 두 그룹으로 구분될 수 있다. 이는 그들의 위치와 태양의 위치 사이의 연관성이다. - P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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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
꼬마비 글, 재수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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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강력 범죄에 대해 처벌을 강화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지만 동조할 마음은 없다.




 책은 어느 한 가장이 자식이 생기고 태어나고 그러고 얼마 간의 이야기다. 일단은 말이다.


 초반은 잔잔하며 그렇기에 후반에 주는 반전은 공감이 간다. 그렇기 때문에 좋게 보이지 않았다.

 결말 직전까지 독자들은 주인공의 시점에서 얼마나 가족과의 일상이 얼마나 잔잔한지 또 얼마나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지를 경험한다. 그리고 결말에 이르러서 얼마나 소중한 지까지 보여준다. 그리고는 이렇게 만든 자를 처벌하는 것에 대해 분개와 이런 처벌이 정당하다는 카타르시스를 준다.




 보편적인 감정에 의하여 우린 공감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한 발자국만 떨어져서 보면 공감만 간다.

 내가 이 책에서 가해자가 좀 더 강도 높은 처벌을 받기를 원하는 것은 피해자 때문일까? 아니면 단순히 대중적인 인식, 도덕에 근거하여 무분별하게 동조하는 것에 불과한 것일까?



 책 '공감의 배신'이란 책을, 다 읽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이 만화가 그 책을 읽으며 생각이 났다. 또한 22년에 개봉한 영화 '비상선언'도 생각난다.

 나는 신파를 좋아하지 않는다.

 이 책은 신파를 내새우며 공감하지 않는 사람을, 고전적 가족주의 가치관에 반하는 사람으로 오도할 수 있도록 보이는 내용이라 생각이 든다.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그것이 전부다.

 주인공의 시점에서 가족을 바라보며 개인주의가 만연해지는 세상에 이런 행복도 있다는 시선은 좋았지만, 결말에는 동조하지 않는다. 흔히 말하는 '사이다'적인 결말이라 판단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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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바인에서 그를 아는 사람들은 그가 잔을 비우기가무섭게 술을 사 주었다. 잠깐 알았던 사람들, 그를 아는지모르는지 기억도 못 하는 사람들. 슬프고 활기 넘치는날이었다. 그는 무장 강도 혐의로 재판을 받는 중이었다. - P59

농담이 아니라면 얼마나 무시무시한 형벌인가. 나는실제로 지구상에서 그렇게 오래 산 사람을 본 기억조차 없었다. 호텔은 열여덟 아니면 열아홉 살이었다. - P59

나는 바인을 끝까지 훑어보았다. 이 길고 좁은공간은 어디로도 가지 않는 열차 같았다. 사람들은 모두어디선가 탈출한 듯 보였고 몇 사람의 손목에는 비닐끈으로 만들어진 병원 팔찌가 둘러져 있었다.  - P60

그리고 이곳에서 나는 매번 나를 사랑해 줄 사람을찾지 못해 가슴이 무너졌다. 그러다 나를 사랑하는 아내가 집에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 P61

그날 밤 나는 한때 권투 선수였던 키드 윌리엄스가마주 보이는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의 검은 두 손은울퉁불퉁하고 흉측하게 변해 있었다. 나는 늘 그가 불쑥그 손을 뻗어 내 목을 졸라 죽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 P61

그때 문득, 호텔 본인 아니면 그와 관련된 누군가가몇 주 전에 내게 말해 준 사실이 떠올랐다. 호텔이 무장강도 혐의를 받고 있다고.  - P62

그때 불현듯 내 삶을 더 꼬이게 하려는 듯한 사실이하나 떠올랐다. 그날 오후에 벌어진 술판이 호텔의송별회가 아니라 그의 귀환을 축하하는 파티라는 사실이었다. 호텔은 무죄 판결을 받았다. - P62

바인에서는 그런 순간이 많았다. 오늘이 어제인 줄,
어제가 내일인 줄 착각하는 순간. - P63

왜냐면 우리는 모두 우리가 비참하다고 여기며 술을 마셨으니까. - P63

이제 그는 스무 살 아니면 스물한 살이었다.
바인은 헐렸다. 도시 재개발로 모든 거리가 변했다. - P63

가끔은 아침 9시에 다시 한번 술집에 앉아 하느님을잊고 서로에게 거짓말을 해 댈 수 있다면 무엇이든 내 줄수 있을 것 같다.
호텔도 여자 친구와 싸웠다. 그도 내가 걸었던거리를 걸었다.  - P64

사회 보장 연금을 받던 세입자가 죽은 뒤에도 계속수표가 날아오는 아파트가 있었다. 나는 반년 동안다달이 그 수표를 훔치면서도 매번 두려워했고, 매번수표가 도착하고 이틀쯤 지나서 갔으며, 매번 곧 적은 돈이나마 정직하게 벌 방법을 찾겠다 다짐했다. - P64

을그러나 나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술을 마신데다 밤을 꼬박 새웠으니까. 약이 들어가는 순간 정신을잃었다. 내가 모르는 사이 두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Khu - P65

우리는 작고 지저분한 아파트에 살았다. 내가오랫동안 정신을 잃었고 하마터면 영원히 떠날 뻔했다는사실을 깨닫자 우리의 작은 집이 싸구려 보석처럼반짝거리는 듯했다. 죽지 않아서 너무도 기뻤다.  - P65

그날 호텔은 몸 상태가 나와 똑같았고, 나와 똑같은양의 헤로인을 가져갔지만 결국 여자 친구를 찾지 못해서 나눠 줄 필요가 없었다. - P66

그의 생은 조용히빠져나갔다. 그는 죽었다.
나는 아직 살아 있다.


보석(保釋)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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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02

개념미술
CONCEPTUAL ART
생각이나 관념만으로도 작품이 되는 시대

예술의 본질은 형태가 아니라 개념에 있다.

이제는 개념이 미술이 되는 시대

(전략).

그렇다면 개념미술 작품을 쉽게 이해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 P39

이번 장에서는 개념미술의 네 가지 형식을 살펴보고 이 중 가장 대표적인 개념미술의 형식은 무엇인지 함께 알아보려 합니다. - P40

‘아이디어‘로 던지는 미술의 질문들


작품 하나를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조셉 코수스loseph Kosuth의<하나이면서 셋인 의자>는 개념미술의 아이콘처럼 등장하는 작품입니다. - P41

<하나이면서 셋인 의자>는 조셉 코스가 1965년부터 1975년까지 10여 년간 지속해온 ‘탐구Investigation‘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 P44

개념미술이라는 명칭은 미국의 철학자 헨리 플린트Henry Flynt가 1961년에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후 솔 르윗이 1967년 《아트포럼》에 기고한 글에서, 예술 작품은 물질적이고 형식적인 측면보다 아이디어와 개념이 중요하다고 주장하면서 본격적으로쓰이게 되었어요. - P44

개념미술의 근원은 마르셀 뒤샹에서 온 것이지만, 개념미술의 직접적인 단초가 된 것은 미니멀리즘이었습니다. - P45

개념미술의 선구자 중 한 명인 솔 르윗은 본래 미니멀리즘 미술가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다른 미니멀리즘 작가들처럼 작품 제작을 인부들에게 맡기는 등 작업 공정을 축소하길 원했죠. - P48

개념미술의 4가지 형식

개념미술은 다양한 범주를 포함하지만 대체적으로는 이론가토니 고드프리 Tony Godfrey의 네 가지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중략). 둘째 ‘개입 Intervention‘은 오브제를 새로운 맥락으로 옮겨놓은 것입니다. (중략). 셋째는 ‘자료형식 Documentation‘으로, ‘보는‘ 미술이 아닌 읽는 미술이 여기에 속합니다. (후략). - P49

네 가지 형식 중에서는 언어를 활용한 작품이 가장 많습니다. - P50

‘인간의 의식이 언어로 구축된다‘는 ‘발견‘을 한 것이 20세기 철학자들의 큰 성취였죠. 아이디어로서의 미술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언어‘가 필수적인 이유입니다. - P50

모든 현대미술은 개념미술일까

그럼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보겠습니다. 모든 현대미술은 개념미술일까요? - P53

하지만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이 작품은 바나나가 아닌 ‘인증서‘를 판매하는 개념미술이었습니다. (중략).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작품은 ‘무엇이 예술이고, 무엇이 예술이 아닌가‘를 질문하면서 현대 미술사의한 페이지를 장식했습니다. - P54

개념미술을 주요 키워드로 꼽은 이유도 여기에 있어요. 개념미술은 1960~1970년대라는 특정 기간 동안에만 이루어진 미술운동이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이기 때문입니다. - P55

KEYWORD

04

퍼포먼스

PERFORMANCE

몸으로 직접 경험하는 충격의 예술


신체는 예술의 주요한 매체다


자신의 몸을 캔버스로 삼은 예술

여러분은 ‘정신‘과 ‘신체 중 어떤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나요? - P73

가령 이브 클랭Yves Klein은 <인체 측정>(1960)이라는퍼포먼스에서 모델이 몸에 물감을 바르고 캔버스에 몸을 찍는모습을 보여주었는데요, 신체를 하나의 매체로 활용한 것이죠. - P74

몸을 매체로 활용한 1960년대와 달리, 1970년대 퍼포먼스 예술가들은 신체를 통해 인간의 극한 상황을 표출함으로써 자신의 경험을 드러냈습니다. - P74

예술가는 왜 자신의 몸을 칼로 찔렀을까

(전략). 이 퍼포먼스가 유명해진 이유는 예술가가 700시간에 걸쳐 같은 자리에 앉아 있었다는 기록도 그렇지만, 옛 연인이었던 울라이와의 조우 때문이었습니다. - P75

마리나 아브라모비치는 활동 기간 내내 주로 퍼포먼스를 선보인 만큼 미술사적으로 의미 있는 작품들이 많습니다. 특히 1970년대 보여준 작업들이 그의 대표작으로 꼽힙니다. - P76

마리나 아브라모비치가 처음으로 선보인 퍼포먼스 작품으로는<리듬 10Rhythm 10>(1973)이 있습니다. - P76

퍼포먼스 아트는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상식적 가치에 의문을 제기한다는 특징을 지닙니다. 특히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같은 페미니스트 예술가들은 관조적이고 미적인 가치로 표현되던 여성의 신체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죠. - P77

마리나 아브라모비치는 다음 해에 선보인 <리듬 0>(1974) 퍼포먼스에서 자신을 ‘사물‘로 선언하고 관람객에게 자신의 몸을온전히 내맡겨요. 그는 탁자 위에 장미꽃, 깃털, 펜, 꿀, 포크, 톱, 가위, 채찍, 망치, 도끼, 권총 등 72가지 사물을 늘어놓고 사람들에게 아무것이나 골라 원하는 대로 자신의 몸에 사용하게 했어요 - P77

작가는 이 퍼포먼스에서 스스로 행위의 주체가 되지 않고 관람객의 행위를 수동적으로 감내하는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 P78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의 퍼포먼스 중 가장 악명 높았던 작품으로는 <토마스의 입술Thomas Lips> (1975)이 있습니다. - P78

이 퍼포먼스는 작가의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와도 연관이 있어보입니다. - P79

1970년대에는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외에도 정체성을 탐구하기 위해 신체를 이용한 퍼포먼스를 하는 예술가들이 많았습니다. 당시 중요한 퍼포먼스로는 비토 아콘치의 <모판Seedbed>꼽을 수 있어요. 이 작품은 뉴욕 소나밴드 갤러리의 마루 아래에서 관객들이 지나가는 동안 자위행위를 하는 퍼포먼스로, 관람객은 그를 볼 수는 없지만 소리를 들을 수는 있었죠.  - P80

물론 이러한 자학적이고 폭력적인 행위 때문에 퍼포먼스라는 장르 자체에 거리감을 느끼는 경우도 꽤 있는 것 같아요.  - P81

폭력으로 인해 뒤틀린 예술가의 신체를 바라보면 속이 울렁거리고 불쾌한 느낌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작품들은 우리의 시선을 즉각적으로 붙들어 맵니다. - P81

충격의 퍼포먼스, 제대로 감상하는 법

퍼포먼스는 전통적인 예술형식과는 다른 새로운 표현방식이었어요. (중략). 이러한 배경에서 등장한 퍼포먼스는 지금까지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왔던 상식이나 가치관에 의문을 던집니다.  - P82

퍼포먼스를 평가하는 기준은 다른 예술 작품을 보는 기준과는 달라야 한다는 것이 퍼포먼스 이론가이자 『수행성의 미학』의 저자인 에리카 피셔-리히테Erika Fischer-Lichte의 주장입니다. - P83

보통의 예술 작품이 작가의 고뇌와 고독에서 탄생한다면, 퍼포먼스 아트는 관람객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완성됩니다.  - P83

퍼포먼스의 새로운 매체, 비디오

1970년대 퍼포먼스에는 ‘비디오‘가 중요 매체로 자리 잡게 됩니다. - P85

비토 아콘치는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자위 퍼포먼스로 악명이 높지만, 사실 그의 퍼포먼스와 이를 기록한 비디오 아트는 작가의 행위와 관람자의 인식 과정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지닙니다. - P86

비토 아콘치의 퍼포먼스를 기록한 비디오 아트는 ‘나르시시즘‘으로도 해석되곤 합니다. - P87

가령 비토 아콘치의 <중심들>은 그가 손가락으로 화면 중앙을 가리키면서 20분가량 계속 모니터를 응시하는 비디오 작품입니다. (중략). 이 작품에서는 작가 스스로가 규정한 공간에 카메라만이 유일한 관객이자 목격자로 등장합니다. - P88

퍼포먼스는 특정한 시간과 장소에서 일회적으로 일어난다는 특징이 있어서 우리가 접하는 퍼포먼스의 대부분은 ‘기록물로서의 퍼포먼스‘이긴 합니다. - P88

퍼포먼스 현장에서는 특정 시야에서만 작품을 바라보게 되는데, 퍼포먼스 전체를 조망하는 기록물에서는 현장에서 볼 수 없었던 반응을 새로 발견할 수 있습니다.  - P89

KEYWORD

05

팝 아트

POP ART

기계로 찍어내도 예술이 될 수 있다고?
소비사회에 등장한 대량생산 예술의 의미



소비사회의 예술, 팝 아트

(전략).

특히 TV를 통한 대중문화 속 광고 이미지는 사람들에게 소비를 부추기면서 소비사회를 가속화시킵니다. - P91

도대체 앤디 워홀은 왜 비싼가

대중매체와 광고의 문법에 기초한 이미지들이 범람하던 시기, 우리가 대표적인 팝 아티스트로 꼽는 앤디 워홀Andy Warhol은 이미 상업 미술가로 성공을 거두고 있었습니다. -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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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드프로세서에
가장 쓰고 싶은 것부터 입력하기

(전략).
이 방법은 간단하다. 가장 쓰고 싶은 장면부터 쓰는 것이다. 가장 좋은 장면, 재밌을 것 같은 장면, 제일 재미있는절정이 될 것 같은 장면, 이 이야기를 쓰면서 제일 신날 것같은 장면을 그 무엇보다 먼저 쓰는 것이다.  - P90

물론 문제는 있다. 대뜸 가장 결정적인 장면부터 시작하면 독자가 상황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가 있다. - P90

워드프로세서와 컴퓨터가 있기 때문에 일단 제일 재미있는 장면을 써놓고 앞에 다른 이야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면 그 대목 앞에 끼워 넣을 수 있다. - P90

이는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작가들에게 그저 꿈 같은 일이었고, 그랬기 때문에 이 수법을 쓰는 사람도그 가치를 탐구하는 사람도 적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지금 우리는 할 수 있다. - P91

글을 쓰기 전에 배경이 어떤 곳인지, 그곳에 어떤 뒷이야기가 있고 어떤 사정이 있는지 상세하게 미리 짜두고 글쓰기를 시작하려는 사람도 있다. 사전에 배경을 상세히 그려내면서 백과사전이나 매뉴얼 같이 그 배경에 대한 정보를 차곡차곡 써넣는 일은 종종 방대한 작업이 되기도 한다. - P92

그러나 배경에 대한 내용만 너무 자세히 짜다 보면 그만 진이 빠져서 정작 본론은 제대로 쓰지도 못하게 될 수도있다. - P92

그래서 나는 더욱더 제일 쓰고 싶은 것부터 먼저 쓰는방법을 좋아한다. (중략).
대신에 배경을 짜다가 이런 배경에서는 이런 사건이벌어지면 재미있겠다 싶으면, 그 이야기를 일단 써버린다. - P93

소설을 쓰거나 읽다 보면 ‘다음 대목부터 점점 더 재밌어질 텐데 여기는 좀 지루하네‘ 싶은 부분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 부분을 꾹 참고 버티면서 이제 조금만 버티면 재밌어진다. - P94

우선 첫 번째 장점은 이 방법을 쓰면 글 쓰는 사람 입장에서 의욕적으로 쓰기가 쉽다는 것이다. - P94

가장 쓰고 싶은 대목부터 먼저 쓰는 방법의 두 번째 장점은 그렇게 하면 활기차고 생각이 신선할 때 제일 중요한장면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 P95

그러다 보면 긴 시간 글을 쓰다가 마침내 제일 쓰고 싶었던 장면을 쓸 때가 왔는데, 원래 상상했던 것에 비해 형편없는 것을 쓰게 될지도 모른다. - P96

가장 쓰고 싶은 이야기를 먼저 쓰고 나면 그 앞부분에끼워 넣어야 하는 이야기는 자연히 간략해진다. 이미 가장쓰고 싶은 부분을 써버렸는데 그 앞에 벌어지는 일들은 굳이 주절주절 설명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든다. - P98

게다가 일단 이야기의 핵심을 먼저 쓰고 보면 이야기를쓰기 전에 막연히 상상했던 것과 다른 느낌이 들 것이다. (중략). 기가 막힌 것은, 그렇게 돌아보면 생각보다 절정 장면 전에 꼭 늘어놓아야 하는 다른 이야기가 많지 않다는 것을 깨달을 때가 있다는 점이다. - P98

강렬한 첫 장면에 매달리는 작가들

‘제일 쓰고 싶은 것부터 쓰기 방법‘을 쓸 때 조금 더 과감해진다면 아예 앞부분을 다 쳐내버리고 가장 짜릿한 절정 대목부터 들입다 시작하는 방법도 있다. - P100

가장 재미있는 부분을 앞쪽으로 확 끌어내면서 뒷이야기를 상상해가는 것은 더 신선한 이야기를 떠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 - P101

만약 앞으로 끌어다 쓴 절정 장면 이후 이야깃거리가 충분히 떠오르지 않는다면 일단 앞에다 관심을 끄는 재미난장면을 뿌려놓고, 이어서 회상 장면으로 앞선 이야기를 설명하는 방법을 쓸 수도 있다. - P102

다만 회상 장면을 활용하는 방법이 요즘 너무 많이 쓰이고 있다는 점은 문제다. 1940, 1950년대 할리우드 누아르영화를 보면 터프가이 남자 주인공이 과거를 돌아보면서 진행하는 경우가 대단히 많았다. - P403

우리나라 TV 사극에서는 첫 회에서는 절정에 어울릴만한 화려한 전쟁 장면이나 액션 장면을 보여주고, 그러다가다시 회상 형식으로 주인공들의 어린 시절을 보여주는 방식이 너무나 많이 쓰였다.  - P103

그러니 가장 재미있고 쓰고 싶은 장면부터 먼저 쓴다는이 방법의 핵심은 완성된 글에서 재미있는 장면이 맨 먼저나와야 한다는 것이라기보다는 쓰는 과정에서 재미있는 장면을 먼저 쓴다는 것이다. - P104

그러니까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두 번째로 재미있는 이야기부터 시작하는 변형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 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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