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만 18번을 한 실험.

 게다가 "학습자가 잘못된 응답을 할 때마다 전기충격기의 수준을 한 단계씩 높이시오"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것이 핵심 명령이다.
또한 그는 전기충격을 가하기 전에 전압을 말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 P49

비록 30단계(450볼트)에 도달하더라도, 피험자는이 최고 전압을 이용해 실험을 계속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 상태에서 두 번 더 시도한 후, 실험자가 실험을 중단시켰다.² - P49

실험을 진행하도록 하기 위해 실험자는 ‘자극 문구‘를 차례로 필요한 만큼 이용해 대응했다.


자극 문구 1: 계속하세요.
자극 문구 2: 실험을 위해 계속해야 합니다.
자극 문구 3: 반드시 계속해야 합니다.
자극 문구 4: 당신은 어떤 선택권도 없습니다. 계속해야만 합니다. - P49

특별 자극 문구

학습자가 영구적인 물리적 상해를 입을 수도 있는지 피험자가 질문하면, 실험자는 "전기충격이 고통스러울 수 있지만, 세포 조직에 영구적인 손상을 입히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계속하십시오(필요한 경우 자극 문구 2, 3, 4를 순서대로 제시한다)"라고 말했다. - P50

 학습자의 항의가 없는 상황에서, 예비 연구에 참가한 모든 피험자는 일단 명령을 받으면 계기판 끝까지 태연하게 전압을 올렸다.
충격 정도를 나타내는 계기판 위의 언어적 표기에는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이것은 복종의 경향성을 측정할 적합한 근거를 찾을 수 없게 만들었다. 따라서 실험에 새로운 힘을 도입해 실험자의 명령에 대한 피험자의 저항을 강화시키고, 실험 중단 시점의 개인차를 드러내야만 했다. - P51

 당황스럽게도, 희생자의 가장 강력한 항의에도 많은 피험자들은 실험자의 명령에 따라가장 가혹한 처벌을 가했다. 그러나 희생자의 격렬한 항의로 각 피험자들이 가한 최고 전기충격의 평균이 어느 정도 낮아졌고, 피험자의수행 역시 좀더 고르게 분포하게 되었다. 그래서 희생자의 비명을 테이프에 녹음하여 정규 실험 절차에 포함시켰다. - P51

이러한 상황은 효과적인 실험 절차를 찾아내기가 기술적으로 어렵다는 사실만을 알려준 것은 아니었다. 즉 피험자가 우리의 예상보다더 많이 권위에 복종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 P51

그러나 일반적으로 희생자는 75 볼트까지는 불쾌감을 드러내지 않고 신음소리만 조금 냈다. 95트에서도 이와 유사한 반응을 보였다. 120볼트에서 희생자는 전기충격이 고통스럽다고 실험자에게 소리를 질렀으며, 150볼트에서는 "실험자님, 나를 여기서 나가게 해주세요. 더 이상 실험을 하고 싶지 않아요.
실험을 거부합니다"라고 울부짖었다. - P52

이때 대부분의 피험자가 실험자에게 어떻게 할지를 물었다. 실험자는 피험자에게 학습자의 무응답도 틀린 대답으로 간주하고 정해진 순서에 따라 학습자에게 전기충격을 가하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무응답을 틀린 대답으로 간주하기 전에 5~10초 정도 기다리라고 조언했으며, 학습자가 틀린 응답을 할 때마다 전기충격의 수준을 한 단계씩 올리라고 지시했다. 315 볼트에서 격한 비명을 지른 후에 희생자는 더 이상 참가하지 않겠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 P52

측정

모든 피험자에 대한 주요 측정치는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거부하기 전까지 그 피험자가 가한 전기충격의 최고치이다.
원칙적으로 이 값은 0(첫 번째 전기충격조차 거부한 피험자)에서 30(최고치까지 전기충격을 가한 피험자) 사이에서 변화한다. - P53

인터뷰와 실험 설명

(중략)
어쨌든 모든 피험자에게 희생자가 위험한 전기충격을 전혀 받지 않았음을 알려주었다. 각 피험자는 해를 입지 않은 그 희생자와 우호적으로 화해했으며 실험자와 추가 토론을 벌였다. 실험자에게 복종하지 않은 피험자에게는 그들의 결정을 지지해주는 방식으로 실험을 설명해주었다. (중략)
피험자들에게 실험 결론에 대한 종합보고서를 보내줄 것도 약속했다. 어떤 경우에는 개별 피험자에게 추가적인 세부사항과 실험에 관해 장시간 논의할 수 있는 기회도 주었다. - P53

어떤 경우에는 개별 피험자에게 추가적인 세부사항과 실험에 관해 장시간 논의할 수 있는 기회도 주었다. - P53

일련의 실험이 종결되었을 때, 피험자들은 실험의 절차와 결과를 상세하게 담은 보고서를 받았다. 우리는 실험에서 수행한 피험자들의 역할과 행동에 다시 한번 경의와 존경을 표했다. - P54

개괄

이 상황에서 피험자는 서로 양립할 수 없는 두 가지 사회적 요구를 해결해야만 한다. 그는 실험자의 명령에 계속 복종해서 학습자에게 점점 더 강한 충격을 가하거나, 실험자의 명령을 거부하고 학습자의 요구를들어줄 수 있다. - P54

다시 말해, 이러한 갈등은 전기충격을가하는 실험자의 요구와 실험을 중단할 것을 점점 더 주장하는 학습자의 요구 사이에서 생긴다. 실험자의 명령에 대한 복종의 정도를 결정한다고 믿을 만한 요인들을 체계적으로 변화시켜서, 어떤 조건에서권위에 가장 잘 복종하고 어떤 조건에서 저항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지를 이해하는 것, 이것이 이 연구의 핵심이다. - P54

 그러나 실험 상황에서는피험자가 그러한 힘들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고, 우리가 그것을 관찰할 수 있다. 바로 이 점이 실험 상황이 갖는 큰 장점이다. - P55

03예상되는 행동

연구 결과가 갖는 자명한 특성 때문에, 즉 너무나 당연하기 때문에 사회과학 분야에서 이루어진 연구의 가치는 자주 평가절하되곤 한다. 그러나 우리는 주어진 상황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할지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다. 만일 우리가 그러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면, 그 정보와 실제 연구 결과를 비교해볼 수 있을 것이다. - P57

게다가 예상과 실제 사이에 불일치가 발생할 경우,
우리는 그러한 불일치를 설명해야 하는 흥미로운 연구과제를 갖게 된다. 그런 예상들이 일종의 착각으로 밝혀지면, 그러한 착각이 무지의 우연한 소산인지 아니면 사회생활에서 어떤 분명한 기능을 하는지 문제제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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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산 민음사 책 ‘문학이란 무엇인가‘는 언제 손을 댈까.



그러므로 『잃어버린 시간』 속의 심리 분석은 하나의 강력한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프루스트의 진정한 위대함은 『되찾은 시간』을 썼다는 데에 있다. - P462

 죽음을 목전에 두고 이룩한 프루스트의그 지난한 승리는 오직 기억과 지성이라는 길을 통하여 끊임없이 사라져 버리는 형태들로부터 인간적 통일의 생생하게 살아나 전율하는 상징들을 추출해 냈다는 데에 있다. 이런 종류의 작품이 신의 창조에 대하여 보여 줄 수 있는 가장 확실한도전은 그 작품 스스로를 하나의 전체, 하나의 닫히고 통일된세계로 제시하는 데 있다. 이것이야말로 후회 없는 진정한 예술 작품을 정의해 주는 특징이다. - P462

 프루스트는 소설 예술이란신의 천지 창조 그 자체를 우리에게 강요되고 있고 또 우리가 거부하는 바 그대로의 신의 창조를 다시 고쳐 실행하는 것임을 입증했다. - P463

반항과 스타일

예술가는 현실을 처리, 가공하는 방식에 의해 그의 거부하는 힘을 분명히 보여 준다. 
(중략)
극단에 이르러 거부가 전적인것이 되어 버리면 현실은 모조리 추방된다. 그 결과 얻게 되는것은 순전히 형식적인 작품들이다.  - P463

 전자의 경우에는 반항과 동의, 긍정과 부정을 긴밀하게 결합하는 창조의 원초적 운동이 훼손됨으로써 오직 거부만 남게 된다. - P463

우리 시대가 그 숱한 예를 제공한 바 있고 우리가 이미 그 허무주의적 기원을 알고 있는 터인 형식 위주의 도피 말이다.  - P464

후자의 경우, 예술가는세계로부터 그만이 가진 특유의 관점을 제거함으로써 세계에통일성을 부여하려 한다. 이런 의미에서 예술가는 비록 타락한것일망정 통일에의 욕망을 고백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 P464

그러나 결국 어떤 가치를 전제로 하지 않는 허무주의가 없고, 자기 생각에 빠져서 자기모순에 이르지 않는 유물론이 없듯, 형식 위주의 예술과 사실주의적 예술은 조리에 맞지 않는개념들이다. 어떤 예술도 전적으로 현실을 거부할 수는 없다. - P464

 형식주의는 현실의 내용을 점점 더 많이 비워낼 수 있지만, 그러나 거기에는 반드시 한계가 있다. 심지어 때때로 추상화(抽象)에서 보게 되는 기하학적 형태들조차 여전히 그 색채와 원근법은 외부 세계에서 얻어 온다. 진정한 형식주의란 침묵이다. - P465

 그런데 사실은 그와 반대여서,
예술에 있어서의 통일이란 예술가가 현실에 가하는 변형 행위가 완료될 때 불쑥 이루어진다. 통일은 현실이 없어도 안 되고변형이 없어도 안 된다. 예술가가 자신의 언어에 의해서, 그리고 현실에서 길어 낸 여러 요소들의 재배치를 통해서 실행하는 이러한 수정²⁸⁸을 스타일(양식)이라고 부른다. 그러한 수정은 재창조된 세계에 통일성과 한계를 부여한다.

288) 들라크루아는 "(실제에 있어서) ‘너무나 정확한 나머지‘ 오히려 대상의 모습을 왜곡하는 이 완강한 원근법"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이 지적은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원주) - P465

 소설 예술은 현실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도 없고 현실로부터 절대적으로 유리될 수도 없다. 순수한 상상의 세계란 존재하지 않는다. 설사 어떤 순수한 관념 소설속에 그런 것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아무런 예술적 의미를 갖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통일을 모색하는 정신의 가장 으뜸가는 요청은 그 통일성이 전달 가능한 것이라야 하기때문이다. - P466

 진정한 소설 창조는 이와 반대로 현실을, 오직 현실만을, 그 현실의 열기와 피, 정념 혹은 절규를 이용한다. 다만 창조는 현실에 현실을 변형시키는 그 무엇인가를 보탤 뿐이다. - P466

현실의 제 요소를 아무런 취사선택 없이 다 재현한다는 것 - 만약 이러한 시도가 상상 가능한 것이라면은 신의 창조를 무익하게 되풀이하는 것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사실주의는 단지 종교적 천재의 표현 수단에 불과하거나 - 이 점은 스페인 예술을 살펴보면 충분히 예감할 수 있다 - 아니면 또 다른 극단의 경우, 있는 그대로의 현실에 만족하고 그 현실을 모방하는 원숭이의 예술이 될것이다. - P466

 예술은 가끔 사실적이고자 하는 유혹을 느낄따름이다. 진정으로 사실적이 되려면 묘사가 끝없이 계속되어야 한다. 스탕달은 뤼시앵 뢰벤²⁸⁹ 이 살롱으로 들어오는 모습을 단 한 문장으로 묘사한다. 그러나 사실주의적 예술가라면그 논리상 당연히 인물들과 배경을 묘사하는 데 여러 권에 달하는 긴 서술이 필요할 터이고 그러고도 세부를 완전히 다 묘사하지는 못할 것이다.

(중략)

289) 스탈당이 쓴 동명 소설의 주인공. 이 소설은 결국 미완성으로 남았다. - P467

그러나 이 미학은 이미 그 불가능성을 증명했다. 사실주의 소설들은 본의 아니게 현실에서 취사선택을 하게 된다. 왜냐하면 현실의 선택과 초월은 사유와 표현의 조건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²⁹⁰ 글을 쓴다는 것, 그것은 이미 선택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형식주의에서 관념의 자의성이라는 것이 존재하듯 사실주의에서 현실의 자의성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후략)

290) 들라크루아는 이 점을 의미심장하게 설명해 준다. "사실주의가 무의미한 낱말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들이 똑같은 정신, 사물을 이해하는 똑같은 방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원주) - P467

그래서 소위 사회주의적 리얼리즘이라고 하는 것은 그 허무주의적 논리에 의하여 교훈 소설과 프로파간다 문학의 이점들을 활용하려고 부심하게 된다. - P468

창조는 문명과 마찬가지로 형태와 소재, 변화 생성과 정신, 역사와 가치 사이의 줄기찬 긴장을 전제로 한다. 만약 이 긴장과 균형이 깨어지면 독재 아니면 무정부 상태, 선전 아니면 형식의 헛소리가 되어버린다. 두 가지 중 어느 경우에든 이성적 추론과 자유가 일치되어 이루어지는 창조는 불가능하다. - P468

 현대 예술은 현기증 나는 추상과 형식적 난해성에 빠져 버리거나, 가장 노골적이고 가장 소박한 리얼리즘의 채찍을 휘두르거나 간에 거의 대부분이 창조자의 예술이 아니라 폭군과 노예의 예술이 되어버렸다. - P468


예술가가 택한 관점이 어떤 것이든 간에 모든 창조자들에게 공통된 하나의 원칙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현실과 동시에 현실에 형식을 부여하는 정신을 전제로 하는 양식하다. - P468

 프루스트가 인간의 경험을 현미경처럼 확대해 보여 주는 경우든, 아니면 그 반대로 미국 소설이 그 인물들을 거의 부조리하다 싶을 정도로 왜소하게 만들어 놓는 경우든 작품 속에 나타난 현실은 어느 정도 억지로 변형시킨 현실이다. - P469

예술에 있어서의 가장 위대한 스타일은 당대의 편견과 충돌하지만, 그것은 지고한 반항의 표현이 된다. 진정한 고전주의는 순치된 낭만주의일 뿐이듯이²⁹¹ 천재는 그것의 고유한 척도를 창조해 낸 반항이다.

269) 앙두레 지두가 고전주의, 그리고 고전주의와 낭만주의의 관계에 대해 내린 유명한 정의. - P469

동시에 이것은 위대한 스타일이란 단순한 형식적 미덕이 아니라는 말이기도 하다. 스타일이 현실을 희생시키고 양식 그 자체만을 위하여 추구될 때 그것은 형식의 미덕이 된다. - P469

반면에 진정한 창조란 나름대로 혁명적이다. - P469

위대한 스타일이란 눈에 보이지 않는 양식화의 산물이다. 다시말해서 구체적인 것 속에 녹아 있는 스타일인 것이다. "예술에 있어 과장됨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라고 플로베르는 말한 바 있다. - P470

 이와 반대로 현실이 있는 그대로의 상태로 가감 없이 드러나서 양식화가 무의미해지면 구체 그 자체가 통일성 없이 그냥 제공된다. 위대한 예술, 스타일, 반항의 진정한 모습은 이 두 가지이단 사이에 존재한다.²⁹²

(후략)

292) 수정 행위는 주제에 따라 달라진다. 작가 고유의 언어 (그의 어조)는 언제나 스타일의 차이를 뚜렷하게 드러내는 근거이므로 언급한 미학에 충실한 작품에서도 양식은 주제와 더불어 변할 것이다(원주) - P470

궁지에 몰린 한 사회를 향해 우리 시대가 이제부터 제기하는 두 가지 질문, 즉 ‘창조는 가능한가‘와 ‘혁명은 가능한가‘는 결국 어떤 문명의 새로운 탄생과 관련된 동일한 질문에 지나지 않는다. - P471

결국 자본주의 사회와 혁명적 사회는 둘 다 산업 생산이라는 똑같은 수단, 똑같은 약속에 얽매여있다는 점에서 하나의 똑같은 사회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전자는 구현시킬 능력도 없고 현재 사용하고 있는 수단이 부정하는 형식 원리의 이름으로 그런 약속을 하고 있다. 후자는 오직 현실만의 이름으로 그의 예언의 정당성을 주장하지만 결국에는 현실을 훼손하고 만다. 생산의 사회는 오직 생산적일뿐 창조적인 것은 아니다. - P471

현대 예술은 허무주의적이기 때문에 형식주의와 사실주의사이에서 몸부림치고 있다. 더구나 사실주의는 사회주의적인동시에 그에 못지않게 부르주아적이고 - 이때 사실주의는 어둠침침해진다 - 그리하여 교훈적이 된다. - P471

결정론적 이데올로기에 복종하는 언어는 슬로건으로 요약된다. 예술은 그 양자 사이에있다. 만약 반항하는 인간이 허무의 광란과 전체성에의 동의를 동시에 거부해야 한다면 예술가는 형식주의적 광란과 전체주의적 현실 미학을 동시에 벗어나야 한다. - P472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예술과 사회, 창조와 혁명은 거부와 동의, 특수와 보편, 개인과 역사가 가장 팽팽한 긴장 가운데 균형을 이루는 반항의 원천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반항은그 자체로서는 문명의 구성 요소가 아니다. 그러나 반항은 일체의 문명에 선행한다. - P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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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진실을 알 수 없지만 로르카가 진지하게..… 라고나 할까, 편집증적으로 주식구를 생각하는 건 분명할 것이다. 나는 말을 이었다.
"나를 칭찬해봤자 아무것도 없어. 안 그래도 로르카가 계속해서기기나에게 신제품 주식구를 파니까 사무소 수지가 적자를 기록하다 못해 불타고 있어."
"이건 좋은 보주다."
기기나의 목소리에 돌아보았다.
"후기 다마스쿠스 파, 아니 프레근인가? 직계 제자 작품이다." - P173

"과연 전투를 좋아하는 드라켄 족. 보는 눈이 있어."
로르카가 손바닥을 비비며 말했다. 기술자에서 장사꾼의 눈으로 변해 있었다. 눈에는 옌 화폐 기호가 떠올라 있다. - P174

기기나는 손바닥에 올려놓은 자주색 구슬과 복잡한 기하학 무늬가 그려진 바탕 부분을 바라보고 있었다. 눈길은 과학자처럼 냉철하고 연애하는 청년처럼 열을 띠고 있었다. 전자가 승리, 기기가입을 열었다.
"진품인가? 프레근 작품이라면 제자의 모방이나 습작, 아니면 위조품도 많은데."
"가짜라면 언제든 반품해도 돼." - P174

"살지 말지는 이나, 경리 담당을 통해서 정하는 게 이 세계의 정의다. 무엇보다 그 잘난 보석 가격은 얼마냐?"
로르카와 기기나가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고는 입을 다물었다. 기기나의 손에서 보주에 붙은 가격표를 빼앗아 확인….
암전. - P175

"필요하니까. 내 보는 싸구려라 슬슬 교환할 필요가 있었다."
"필요하다고 해도 절대로 못 사! 사려면 날 죽여. 자, 죽여! 아니내가 죽인다!"
절규하다가 나는 깨달았다.
"잠깐만. 필요가 있었다‘ 라니?" - P175

"내가 쓰러진 건 어느 정도였지?"
"1.16초에서 1.17초 범위다."
"그 짧은 순간에 계약을? 그건 근사할 정도로 빠르잖아요, 손님."
울 것 같은 나에게 기기나가 자애로운 아버지 같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내 것만 사면 미안하니까 사는 김에 네놈이 쓸 장난감도 구입했어 기뻐해."
내 손에 금속 덩어리가 놓인다. - P176

몰딘 추기경장의 호위는 낮부터라서 기기나와는 한 번 갈라졌다.
나는 나대로 준비하러 갔다.
걷기에는 멀어서 전철로 이동했다. 시궁창 냄새가 나는 나를 전철에서 주위 사람들이 수상쩍다는 눈길로 보았다. 출퇴근 손님에섞여서 서 카르나 역에서 내려 차가 오가는 레레스 거리의 인도를 걸었다. - P176

그것을 받자 지브의 코가 귀엽게 움직였다.
"와. 정말 시궁창 냄새가 나. 수로에 뛰어들었다는 건 농담이 아니었어?"
"어. 여러 가지 사정이 있어서."
소문의 연쇄살인범에게 쫓기고 있다는 말을 해서 지브를 걱정시키고 싶지 않다.
"왜, 기기나가 그렇잖아."
"아, 그렇구나. 기기나 씨가 관계된 탓이구나." - P177

"안 돼. 거물을 만나는 일이잖아. 시궁창 냄새를 풍기며 가게 할수는 없어!"
지브가 억지로 손을 잡아끌고 아파트로 들어간다. 10층에 있는지브의 방으로 들어갔다.
"자, 벗어 벗어, 목욕물 데워놨으니까."
현관에서 지브가 윗도리와 셔츠를 벗겼다.
"아니, 청바지와 속옷은 내가 벗을게."
"뭐 어때. 뭐 어때." - P177

"안~돼, 당신 일이 위험한 건 알고 있어."
지브는 웃었다.
"그러니까 조금이라도 위험성을 높이는 일은 하게 할 수 없어."
웃음이 그늘졌다.
"아니, 사실은 일 그 자체도..…."
지브는 그 뒤는 말하지 않았다. 말해선 안 된다는 걸 알고 있는것이다. - P179

방 벽에 걸린 입체 광학 영상에서는 뉴스 프로그램이 나오고 있다. 몰딘 추기경장과 의원이 회담을 하고 있었다.
뒤에 츠에베른 용황국 지도가 있었고 성지가 크게 확대되어갔다. 상대가 질문을 계속했다. - P181

몰딘 추기경장이 미소 지었다.
『그러나 성지분쟁에 있어서는 단호하고 철저한 항전을 외쳐야 하지 않습니까? 그것이 애국심이 아닐까요?』
『물론 패배할 걸 알고 있어도 싸워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현재의 용황국은 그렇게까지 몰릴 정도로 멍청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국정에 관여하는 자들의 임무지요. 콘르 사건의 비극은 그런 점을 잊어주린 자들이 의미 없이 위협하다가 일어난 것입니다.』 - P182

호출음이 울리지도 않고 정보통 비넬의 전자 합성된 목소리가 울렸다. 이어서 입체 광학 영상이 작동하여 연회용 흰 가면이 떠올랐다.
나는 숨을 내뱉었다.
"소문에 따르면 이미 너는 죽었고 전자화된 의식만이 전자의 바다에 표류한다던데."
『글쎄. 그 정보는 가격이 비싼데 가스가 지불할 수 있어?』
"관심 없다." - P184

비넬은 나한테 덫을 놔본 것뿐이란 걸 자백했다.
"리드보르크나 그거에 가까운 발음의 이름을 가진 여자를 조사해줘. 검은 머리, 녹색 눈에 아리안이나 동방 세그 계통 인종 미녀야 중력계 주식을 사용하고 도달자급이거나 그 이상의 달인이었어.."
떠오르는 것을 말한다. - P185

"나도 조사해봤지만 전망상에는 기록이 없어."
『협회에 속해 있어도 개인 정보를 일체 내보내지 않는 주식사도많으니까. 이건 주식사 협회나 국가 기억에 숨어들어가지 않으면 안 나올지도 몰라 난이도가 장난이 아니란 건 알아?』
"그러니까 너한테 부탁하려는 거잖아."
"알았어. 움직여볼게.." - P185

가구에게 아침 인사와 손질을 해주러 사무소로 직행했을 뿐이
"저기 말이야. 나는 네 주치의가 아니니까 병상의 악화를 일일이 꼼꼼하게 보고할 필요 없어. 처방으로서는 길에 서서 달리는 차를 향해 행선지 ‘저세상‘ 이라고 쓴 종이를 들고 있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해." - P186

"반사적으로 찍었는데 뭐야, 가스로군."
사진기를 내린다. 입은 포로크 튀김을 물고 있다. 빨간 머리가 뻗쳐 있다. 움직이기 쉬운 군용복 아래에 전투용 장화, 위는 민소매셔츠. 걸치고 있는 셔츠 자락도 배꼽 밑에서 묶었다. 목에 매단 사진기를 되돌리며 여자가 일어섰다. 호기심에 빛나는 눈동자가 나를 보고 있었다. - P186

"오늘은 많이도 주문하네."
기기나 식사, 전위 주식사는 많이 드시니까 종이 봉지 한가득될 정도로 사두지 않으면 모자라."
호튼이 조리하고 있는 동안 아젤은 나를 보고 있었다. 인사 정도는 해두자. - P187

"타인의 불행은 좋은 먹잇감인가. 신문기자는 원한을 사는 장사야."
"그러니까 가끔씩 가스를 만나러 오는 거야. 당신 옆에 있으면 자주 불행한 일이 일어나. 그 밖엔 이렇다 할 장점이 없지만 불행과 사고를 부르는 확률만은 천재적이니까." - P187

"글쎄. 직감에 가까운 거겠지."
나는 어깻짓을 해 보이는 정도로 끝냈다. 아젤이 내 얼굴을 들여다본다. 작은 코에 작은 입, 커다란 눈이다. 신문기자라는 격무를하는 것치고는 어딘지 어려 보이는 얼굴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보다 지금 이 에리다나에 교회의 거물이 와 있다는 소문이 있던데." - P188

"왠지 말이야, 면밀하게 숨길 생각인 모양인데 군 관료나 교회의 거물이 에리우스 군이나 에리다나에 빈번하게 출입하고 있는 거야 이건 뭔가 있어."
아젤이 나에게 물었다.
"가유스, 당신은 거리의 정보통들과 잘 아니까 뭐 아는 거 없어?"
"알 리가 있나." - 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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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실험이나 선호 경향이 모두 근거 없는 짓이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우리 모두 진짜 운동선수들의 훈련을 흉내 내려 할 뿐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 P237

어쩌면 우리 모두 운동 시합에 출전한 진짜 운동선수들을 흉내 내려 하다 보니 먹고 마시는 것마저도 스포츠 챔피언처럼 하고 싶어지는 것인지도 몰랐다. 모두들 이게 좋다, 저게 더 낫다 하며 자신이 선택한 것만이 최고라고 집착함에도 불구하고, 사실은 무얼마시고 어떤 걸 먹든 차이는 전혀 없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 P238

내가 가진 이런 의문은 많은 운동생리학자들이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연구해 온 과제였다. 따라서 그들로부터 내 궁금증의 해답을 얻을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 P238

날씨는 청명하고 화창했다. 공항에서도 적지 않은시간을 기다렸고, 비좁은 국내선 항공기 좌석에서 괴로운 시간을 보냈고, 렌터카로 한참을 달려온 터라 그렇지 않아도 좀이 쑤시던 차였다.
나는 흔쾌히 그 제안을 받아들여 달리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나는항상 차 안에 운동복을 가지고 다니는 터라 얼른 운동복을 꺼내다가 탈의실에서 갈아입었다. - P240

겨졌다. 온화한 성격의 중서부 출신인 코태어났다. 대학을 졸업하고 고등학교 교발을 내디뎠으나 얼마 안 가 대학으로 다

분자 생물학이나 유전체 해독 분야의 학자 또는 생물공학 회사나 유명 대학교에서 줄기 세포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스타로 대접받는 요즘 같은 세상에서 코스틸 박사가 과학계의 주목받는 인물이라는 사실은 새삼 신기하게 여겨졌다.
(중략)
 운동생리학 분야는 온갖첨단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과학계에서 유독 정체되어 있는 분야였다. - P240

코스틸이 스포츠 과학에 관심을 가진 것은 자기 자신의 운동 훈련과타고난 운동 소질에 대한 의문 때문이었다. ‘왜 나는 더 훌륭한 육상선수가 되지 못하는가?‘ 하는 것이 그의 의문이었다. - P241

단거리 육상 선수와 마라톤 선수 사이에는 타고난 신체적 차이가 있을까? 사람이 타고난 운동 능력을 최대한 신장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훈련을 받아야하는가? 몸은 어떻게 해서 훈련에 적응하는가? - P241

 고속수축 근육은 신경으로부터 자극을 받으면 매우 빠른 속도로 수축한다. 이 근육은 속도를 내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저속 수축근육은 수축 속도는 느리지만 에너지를 훨씬 많이 저장하고 있기 때문에 아주 긴 시간 동안 수축을 반복할 수 있다. 따라서 저속 수축 근육은 지구력을 요하는 운동에서 큰 힘을 발휘한다. - P242

단거리 육상선수로 적합한 몸을 가지고 장거리 육상을 시작한다거나, 반대로 장거리 육상에 적합한 몸을 가지고 단거리 육상선수를 꿈꾼다는 것은 실패의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코스틸에게 보통 사람들의 근육을 테스트해서 그 사람이 어떤 운동에 적합한근육 구조를 가지고 있는지 판별해 준 적이 있는지 물었다. - P242

코스틸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과학 그 자체이지 그것을 응용해서 운동선수나 장래의 운동선수들을 상대로 어떤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다. - P243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코스틸은 운동생리학과 인체의 운동 능력에대한 이해라는 자신의 임무에서 한 치도 벗어난 적이 없었다. 어떻게보면 코스틸은 나와 비슷한 성향을 지닌 과학자였다. - P243

 결과적으로 코스틸을 비롯해 그와 비슷한 의문을 가진 많은 과학자들은 규모가 작은 연구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실험 대상도 각 프로젝트마다 열 명 안팎의 젊은 남성들로 국한되었다. 그러나 방법과 대상을 다양화하며 연구를 거듭해 보니 결국 결과는 한결같았다.  - P243

따라서 비록 이상적인경우에 비하면 적은 데이터였지만, 그 데이터들은 운동 훈련이 사람의몸을 변화시키고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는 이유와 과정에 대한 일관적이고도 신뢰성 있는 해답을 제시했다. - P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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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실험이나 선호경향이 모두 근거 없는 짓이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우리 모두 진짜 운동선수들의 훈련을 흉내 내려 할 뿐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 P237

어쩌면 우리 모두 운동 시합에 출전한 진짜 운동선수들을 흉내 내려 하다 보니 먹고 마시는 것마저도 스포츠 챔피언처럼 하고 싶어지는 것인지도 몰랐다. 모두들 이게 좋다. 저게 더 낫다 하며 자신이 선택한 것만이 최고라고 집착함에도 불구하고, 사실은 무얼마시고 어떤 걸 먹든 차이는 전혀 없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 P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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