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적으로 세계화 시대의 무역협정이 미국의 경제 성장에 기여한 몫은 미미했다. 어떤 추정에 따르면, 그 효과는 국민총생산 성장분의 0.1퍼센트밖에 되지 않았다.¹⁰ 이 무역협정들은 주로 기업과 전문직 계층의 이익에 봉사하는 방향으로 미국 경제를 재구성했다. 미국의 중산층과 노동자층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익을 얻었지만 생산자 입장에서는 이익을 얻지 못했다. - P328
실제로 2000년과 2017년 사이에 550만 개의 제조업 일자리가 사라졌다.¹² 이렇게 일자리가 사라진 원인을 순전히 세계 무역으로 볼 수는 없다. 제조 공정의 자동화도 그 과정에 크게 기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99년부터 2011년까지 국내 제품은 중국의 수입품과 경쟁을 벌여야 했고, 그 바람에 약 240만 개나 되는 일자리가 미국에서 사라졌다.¹³ - P328
12 Richard Hernandez, "The Fall of Employment in the Manufacturing Sector," Monthly Labor Review, Bureau ofLabor Statistics, August 2018: https://www.bls.gov/opub/mlr/2018/beyond-bls/the-fall-of-employment-in-the-manufacturing-sector.htm: Kerwin Kofi Charles, Erik Hurst, and Mariel Schwartz, "The Transformation ofManufacturing and the Decline in U.S. Employment,"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March 2018:http://www.nber.org/papers/w24468.
13 Daron Acemoglu, David Autor, David Dorn, Gordon H, Hanson, and Brendon Price, "Import Competition and theGreat U.S. Employment Sag of the 2000s." Journal of Labor Economics, 34, no. 1 (January 2016), S141-5198:https://www.journals, uchicago.edu/doi/abs/10.1086/682384; David H, Autor, David Dorn, and Gordon H. Hanson, "The China Syndrome: Local Labor Market Effects of Import Competition in the United States," AmericanEconomic Review, 103, no, 6 (October 2013), 2121-2168: https://pubs acaweb.org/doi/pdfplus/10.1257/aer.103.62121.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와 함께 2001년과 2018년 사이에 미국에서 37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추정하는 또 다른 연구 결과가 있다. 여기에 대해서는 다음을 참조하라. Robert E. Scott Scott and ZaneMokhiber, "Growing China Trade Deficit Cost 3.7 Million American Jobs between 2001 and 2018," EconomicPolicy Institute, January 30, 2020: https://www.epi.org/publication/growing-china-trade-deficits-costs-us-jobs/ - P414
11 Dani Rodrik, "The Great Globalisation Lie," Prospect, December 12, 2017: https://www.prospectmagazine.co.uk/magazine/the-great-globalisation -lie-economics-finance-trump-brexit: Rodrik, "What Do Trade AgreementsReally Do?" Journal of Economic Perspectives, 32, no. 2 (Spring 2018), 74: https://j.mp/2ESEOPK; LorenzoCaliendo and Fernando Parro, "Estimates of the Trade and Welfare Effects of NAFTA," Review of Economic Studies, 82, no. 1 (January 2015), 1-44: https://doi.org/10.1093/restud/rdu035. - P414
또 부시의 뒤를 이은 버락 오바마(대통령 재임: 2009~2017)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제안했다. 이것은 중국의 힘이 점점 커지을자 여기에 대응해 힘의 균형을 맞추겠다는 의도에서 환태평양 12개국을 상대로 체결한 무역협정이었다. 그러나 이 협정은 민주당원, 노동조합, 진보적인 단체에게 인기가 없었다. 그들은 이 협정이 다국적기업들에서고용한 로비스트들이 초안을 작성했으며 오로지 다국적기업들에게만 이익을 몰아준다고 주장했다. - P329
2016년 대통령 선거에서 힐러리 클린턴은 20년 동안 민주당이 찬성했던 무역 정책에 반대하는 역풍 앞에서 고전했다. 북미자유무역협정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 반대했던 트럼프는 중국과 멕시코에 일자리를빼앗긴 여러 카운티에서 이전의 공화당 후보들보다 높은 지지를 받았다.¹⁴ - P329
"중국 경제는 새로운 초세계주의 체제의 핵심적 원칙들을 깨뜨린 산업·금융 정책들을 기반으로 기적을 이뤄냈다. 그 정책들은 바로 유망 산업들에 대한 보조금 지급, 중국 진출을 희망하는 외국 기업의 중국 기업으로의 기술 이전, 국가 소유권 확보, 철저한 통화 통제 등이었다."¹⁶ - P330
비교우위 comparative advantage 경제 이론에 따르면 자유무역은 거래 당사국들에게 모두 이익을 안겨준다. 자유무역이라는 조건에서는 거래 당사국에서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에 집중해 전문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 P330
세계화 시대의 무역 거래에는 눈에 잘 띄지 않아 공적 토론에서 자주놓치는 정치적 선택 하나가 더 내재돼 있었다. 바로 자유무역협정의 대상이 무역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관세가 상대적으로 낮았던 1990년대를고려하면 자유무역협정의 가장 중요한 효과는 관세 인하가 아니었다. 그보다 협정과 관련된 국가들의 규제 정책을 "부드럽게 완화하는 규정을 마련하는 데 더욱 효과를 발휘했다. - P331
기업에서 고용한 로비스트들이 영향력을 행사해 은밀하게 협상된 조항들은 대기업에게 이득이 돌아가는 독점지대 monopoly rent*를 낳았다. 예를들어 제약 산업에서는 거대한 영역에서 어마어마한 약물 특허를 확보했고, 디즈니는 미키마우스 관련 저작권을 한층 더 오래 보호받을 수 있게됐으며, 월스트리트의 은행과 투자사는 해당국 은행법의 제약을 받지 않고서도 개발도상국으로 자본을 가져가거나 자본을 빼낼 수 있게 됐다.
*토지의 공급을 독접함으로써 발생하는 지대. - P331
이라는 깃발 아래 꾸준하게 발전했다. 조지 W. 부시의 뒤를 이은 오바마는 "이 21세기 경제에서는 무역을 제한하거나 보호무역주의를 마냥 끌어안고 가는 것은 효과가 없다. 국경선을 경계로 삼아 바깥세상으로부터우리 스스로를 봉쇄해서도 안 되고 또 그렇게 할 수도 없다"라고 천명했다.²⁰ - P332
20 Barack Obama, Remarks to the Parliament in Ottawa, Canada, June 29, 2016, The American Presidency Project : https://www.presidency, ucsb.edu/node/318096. - P415
또한 자본의 이동성이 높아지자 자본에 세금을 매기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졌다.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법인세율이 큰 폭으로 떨어졌고, 그 바람에 노동자와 소비자 몫의 세금 부담은그만큼 더 늘어났다.²⁵ - P333
25 Rodrik, "Great Globalisation Lic. 1980 20202. Leigh Thomas, "The Four-Decade Decline in Global Corporate Tax Rates," Reuters, April 29, 2021:https://www.reuters.com/business/sustainable-business/four-decade-decline-global-corporate-tax-rates-2021-04-29/ - P415
산업화 시대에 기업이 지배하던 경제가 금융이 지배하는 경제로 자리를 내주는 과정이기도 했다. 기업에서 연구개발 역량을 늘린다거나 공장을 신설한다거나 시설이나 직원을 확충하는 등의 미래 생산 역량에 수익을 투자하는 전통적 기업 운영 방식은 투자보다 금융 공학을 중요하게 여기는 경제의 등장으로 인해 설 자리를 잃고 밀려났다. - P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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