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플롯 짜기‘라고 하는 글쓰기 원리가 그것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글을 한 자라도 쓰기 전에 먼저 플롯, 즉 소설의 외양을 이루는 사건들의 개요를 짜 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옛날 옛적에 "부터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건을 작가가 정해 놓고 시작해야 한다는 것인데, 정답을 아깝게 살짝 비껴간 얘기다. - P53

내적인 스토리가 아니라 외적인 플롯에만 주목하고 있으니, 주인공이 이미 갖고 있는 내적인 ‘왜‘가 아닌 외적인 ‘무엇‘에 치중하는 결과가 된다. - P53

 플롯 속 사건을 만드는 목적이 무엇인가? 주인공으로 하여금 구체적이면서도 정말로 힘든 어떤 내적 변화를 일으킬 수밖에 없게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작가는 플롯 구상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그 내적 변화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아야만 한다.  - P54

‘외적 스토리 구조모형‘의 허구

주인공을 구상하기 전에 플롯을 짠다면 소설의 외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외적 사건의 틀에 갇혀 버리는 것이다. - P54

소설의 긴장, 갈등,
드라마가 모두 오로지 플롯에서 기인해야 할 텐데, 무슨 일이 어떤 순서로 벌어지는지 도대체 어떻게 정해야 하나?

- P55

그런 스토리 구조 모형의 시초이자 가장 칭송받는것이 바로 조지프 캠벨 Joseph Campbell이 주창한 ‘영웅 서사 구조‘다. 뒤이어 등장한 구조 모형들도 마찬가지지만, 그 기본 전제는 신화, 소설, 영화 등을 관찰하면 비슷한 구조와 모양새가많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모형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영웅의 내적 투쟁을 암시하기도 하고 ‘여정‘이니 ‘도전‘ 같은 말들을 수없이 언급하지만 정작 그 투쟁이 실제로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무 언급이 없다. - P56

생각해 보자. 그런 모형들은 하나같이 소설, 신화, 영화 등수많은 ‘완성작‘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런 신화의 원형을 창작한 사람들이 과연 ‘외적 스토리 구조 모형‘을 본떠서 이야기를 만들었을까? - P56

그때 딱 빠지기 쉬운 착각이 좀 기름칠하고 광내면 해결되겠지‘ 하는 것이다. 스토리 속으로 뛰어들어 안에서부터 다시 써 나가야 하는 데다, 십중팔구 첫 페이지부터 재작업해야하는 마당에, 도리어 밖에서부터 다듬어 들어가는 작업에 몰두한다. 이러면 얄궂게도 소설의 문제가 고쳐지기는커녕 더 부각되기 쉽다. - P57

 이렇게 되면 작가의 본의가 결코 아니건만 독자는 슬슬 짜증이 난다. 작가가 좀 잘난 척하는 느낌이 없지 않다. 마치 "내 글솜씨 끝내주지?" 하는 것 같다. "내 존재는 잊고 스토리에 푹 빠져!"해야 할 텐데 말이다. - P57

아주 간단히 말해, 스토리란 누군가가 어떤 불가피한 문제와 씨름하면서 바뀌어 가는 과정이다. 그 점을 이해하지 못하면 오랜 시간을 들여 매끈한 외관의 소설을 써낸다 해도 그저 이런저런 사건의 지루한 묘사에 그치고 말 뿐이다. - P58

 우리가 살면서 번번이깨닫는 점이지만, 우리 눈앞에 나타난 골치 아픈 문제는 사실갑자기 튀어나온게 아닐때가 많다. 수년, 수십 년, 심지어 태어나서 지금까지 쌓여 왔던 무언가가 원인일 수 있다. - P58

모든 소설은 거두절미하고 중간에서 시작하는 법이다. 고대 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는 이미 3천 년 전에 ‘인 메디아스레스in medias res‘, 즉 ‘사태 한가운데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브오보ab ovo‘, 즉 ‘알(시초)에서부터‘ 시작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설파했다. - P59

문제는, 작가들이 이 ‘인 메디아스 레스‘라는 개념의 뜻을오해해서, 그냥 진행 중인 사건의 한복판에 독자를 밀어 넣고 설명은 나중에 하는 기법 정도로 알고 있다는 것이다.  - P59

정확히 짚고 가자. 소설의 본체는 중간에서 시작하는 게맞다. 무엇의 중간이냐, ‘스토리의 중간‘이다. 소설의 첫 페이지부터 펼쳐지는 것은 ‘스토리의 후반부‘다. 플롯이 거기서부터 진행된다. - P60

이제 다음 몇 장에 걸쳐 그 전반부를 낱낱이 파헤쳐 보려고 한다. 그렇게 소설의 시작점을 정확히 잡고난다음에야 비로소 소설의 밑그림 작업을 정식으로 시작할 수 있다. -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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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에서 집합론, 수리 논리 및 논술 등 수학을 전공하려면꼭 알아야 할 기초 과목을 가르치다 보면 학생들이 논리적 사고에 너무나 약하다는 것을 절감하게 됩니다. - P5

 왜 학생들은 논리를 만나면 부담을 느낄까요? 그것은 학생들이 논리를 중시하지 않는 분위기에서 성장하며 논리와 친숙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 P5

학교 수학교육 현장에서는 논리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모두 논리 문제를 기피합니다. 선생님들은 학생들이 논리를 워낙 어려워하니 자연스레 논리를 최소한으로만 교육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 P6

저는 ‘논리의 생활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논리적사고력도 결국 연습과 습관에 따라 크게 증진될 수 있습니다. 평소에 논리적으로 말하기, 정확함을 추구하기, 잘 따져보기 등을 습관화함으로써 논리적 사고력과 판단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 P6

많은 이가 수학적 논리와 언어적 논리는 다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실생활에 필요한 것은 수학적 논리력이 아니라 언어적 논리력이다"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 P6

제가 대학생 때 철학과에 다니는 고등학교 동기가 우리 수학과에 와서 ‘집합론‘이라는 과목을 들었는데, 저는 그 친구에게서 분석철학과 집합론이 서로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습니다. - P7

아무리 간단한 논리학이라도 ‘집합‘의 개념은 꼭 필요합니다.
그런데 최근에 개편된 중학교 수학교육과정에서 집합 단원이 사라졌습니다. - P8

원래 수학교육의 주요 목적은 ‘논리적 사고력‘을 키우는 데 있는데, 최근의 교육은 단순히 문제 풀이에만 치중하는 느낌입니다. 수학에서는 ‘답이 맞느냐‘보다는 ‘답을 구하는 과정이 합리적이냐‘가 더 중요한데 안타깝게도 교육 현장에서 그러한 교육을 구현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 P9

20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모든 학문의 기초적 바탕을 이루어온 논리학이 19세기 후반부터는 독일의 수학자들을 중심으로 그전보다 더 독립적이고 체계적인 학문 분야로 거듭나게 됩니다. 프레게는 수학적 개념들, 심지어는 수조차도 완전하고 구체적인 논리에 따라 정의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 P10

체계적이고 엄밀한 현대논리학은 수리논리학mathematical logic 또는 기호논리학 symbolic logic 이라고도 부릅니다. 이는 철학자와 수학자가 공유하던 고전논리학과 구별하기 위함입니다. - P10

논리학은 철학이나 언어학을 연구하는 데중요한 배경지식이므로 철학자와 언어학자가 필수적으로 공부하는 학문이긴 하지만, 현대논리학을 그 자체로 하나의 독립된 학문 분야로서 연구하는 것은 결국 수학자의 몫이 되었습니다. - P11

그런데 수학기초론에는 중요한 결점이 있습니다. 논리적으로 완벽한 산술 체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1931년 오스트리아의 젊은 수학자 괴델1906~1978은 불완전성정리 Incompleteness Theorem‘를 발표하여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며 아인슈타인만큼이나 유명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 P11

완벽함과 엄밀함을 추구하는 논리학이 수학의 좋은 기초를 세우고자 발전해왔지만, 논리적으로 완벽한 수학의 기초 자체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논리를 통해 증명한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합니다. - P12

1장, 논리와 친해지기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체로 창의력과 예술적 감각이 뛰어나고,
어려운 문제를 남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방법으로 해결하는능력이 좋다. 하지만 의외로 기초적인 논리적 사고력이나 서술능력은 미흡한 이가 많다. - P19

나는 집합론 강의 시간에 종종 간단한 퀴즈를 낸다. 주로 강의하면서 강조하여 여러 번 설명한 내용이나 교과서에 나오는 연습문제 가운데 내가 풀이해주었던 문제 중에서 골라 출제한다. - P20

우리 학생들이 논리에 약한 것은 우리말이 논리적으로 서술하기에는 불편한 언어이기 때문이라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말이 영어 등 서양 언어에 비해 논리적 서술에 불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보다는 ‘문화와 교육‘이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데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 P21

 우리 각자가 평소에도 뭐든지 가능한 한 정확하게 하겠다는 의지를 가질 필요가 있다. "정확함은 정의롭다"
또는 "정확성은 꼭 필요하다"와 같은 인식을 확산해야 한다. - P22

일반인과 운동선수를 비교해보자면 일반인에게 ‘지식‘은 운동선수의 ‘운동능력‘과, 일반인에게 ‘논리적 사고력‘은 운동선수의 ‘정신력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 P23

(전략)
불합리한 판단이나 언행은 주로 이런 기본이 잘 지켜지지 않을 때 발생한다. 논리적 사고력이 수학처럼 반복연습으로 향상하는 것과 마찬가지로옳은 것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태도도 습관화와 연습의 결과로길러질 수 있다. - P24

그러나 자신이 토론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싶다면 인정할 것은 인정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어떤 사람이 맞는 말을 하더라도 결론적인 의견이 자기 의견과 다르면 "그 사람이 말은 잘해"라고 하면서 그 사람의 의견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 P24

서로 다른 진영의 사람들이 정치적 쟁점에 관해서 이야기를나눌 때 대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세계 어느 나라나 다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래도 지나친 진영논리는 보기에 좋지 않다.
자기 진영에 불리한 상황이 벌어지거나 불리한 뉴스가 나올 때도
"여론 조사가 조작되었다", "그것은 가짜뉴스다"라며 무조건 자기 진영은 옹호하고 상대를 비난하는 경우가 많다. - P25

나는 학생들에게 가끔 이런 농담을 하곤 한다. "같다‘와 ‘동일하다‘는 같은 말일까, 아니면 동일한 말일까?" - P26

우리는 흔히 "한국 사람은 뛰어나다"라고 한다. 나도 이 말에 동의한다. 
(중략)
하지만 한가지 약점이 있다. 그것은 아주 기초적인 사안에 대해서조차도 합리적으로 판단하거나 분별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다. - P27

첫째, 틀리거나 적합하지 않은 정보에 의존해서 잘못는 유형이다. 좋은 판단력은 좋은 정보력으로부터 나온다. 그런데 ‘좋은 정보‘가 부족한 경우에 정보나 지식의 양 자체가 부족하다면 더 많은 정보나 지식을 수집해서 보완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데도 ‘믿고 싶은 정보만 믿는 심리‘ 때문에 왜곡된 정보를 토대로 판단을 내리는 것이 문제다. - P28

둘째, 인정할 것을 인정하지 않아 잘못 판단하는 유형이다. 전문가의 말이나 명백한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 우열의 차나 현실의 상황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이 우리 주변에 너무나 많다. - P28

셋째, 논리나 과학(수학)적 사고에 근거하여 판단하지 않고 그저 느낌에 의존하여 잘못 판단하는 유형이다. - P28

넷째, 좋은 판단의 중요성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여 잘못 판단하는 유형이다. 어떤 판단을 내리더라도 그 결과는 별 차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물론 사안에 따라 다르다). - P29

종교에서도 합리적인 판단이 중요하다. 이젠 더는 사이비종교가 사회적 문제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종교의 믿음이나 가르침도 논리와 올바른 판단이 부가되어야 더 빛나게 된다. - P30

어떤 사람은 자기 생각에 지나치게 집착하여 마치 심리학에서 말하는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의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우리나라에는 오래전부터 남들의 말에 흔들리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 문화가 있었다. - P30

요즘은 정보화 시대이다. 따라서 귀가 얇으면 좋을 때가 더 많다.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은 배우며 자기 나름의 의견을 정하면된다. - P31

수학교육의 기본적인 목표는 학생들의 논리적 사고력, 문제 해결능력 등을 키우는 것이지만,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판단력과 분별력을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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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쿡말 너무 어려워요, 란 말이 절로 나오네.

‘그들‘은 영어의 ‘they‘이다.
(중략)
번역투라고 꼭 못 쓰는 것도 물론 아니다. 그러나 어떤 안이함이 더 다가선다. 무엇보다 그들은 멀쩡한 사람을 타자화해 먼 관계로 치환하고 만다. - P221

‘저들‘은 ‘이들‘, ‘그들‘과 같은 계열이지만 대개는 적의떨 때 사용되지 않던가. 그 맥락을 되짚어보면 이들, 그들의 뉘앙스가 결코 유쾌하지 않은 것임을 알 수 있다. - P221

언제부터인가 언론에서 ‘포함‘, ‘포함하다‘가 터무니없이 많이 쓰이고 있다. ‘포함‘은 함께 들어 있거나 넣는다는 뜻이다. 주된 위치, 기능, 역할이 아니다. - P223

"이 학교 운영위원 9명 중 위원장을 포함한 4명이 ○○당 출신이라고 한다."

위원장이면 당연히 우두머리로서 ‘비롯하다‘가 격에 맞는다. 따라서 "이 학교 운영위원 9명 중 위원장을 비롯한 4명이 ○○ 당출신이라고 한다"로 써야 맞는 표현이다. - P223

‘부분‘이 대유행이다. 과거 세미나, 포럼, TV 토론 프로그램 등에서 주로 해외파 ‘먹물‘들이 많이 썼던 말이다. 그러던 것이 보통 시민들한테까지 악영향을 준 듯하다. 좀 교양 있고 뭔가 배운 티를 내고 싶을 때 ‘부분‘이 자주 등장하곤 한다. 그 배경에 영어 ‘a part of‘가 어른거린다고 의심된다. - P225

대안으로 ‘일의 어떤 특정한 부분이나 대상‘, ‘이야기나 말글 따위의 특정한 부분‘을 일컫는 ‘대목‘이 있다. 대목은 더구나 순우리말이다. - P225

‘since‘는 외래어 중에서도 변종에 속한다.

(중략)

1996년에 점포를 열었다면 소박하게 ‘1996년부터‘, ‘1996년개업(창업)‘, ‘1996년 설립 (세움)‘, ‘1996년 시작‘ 정도로 적으면어떨까. ‘1996년 ‘이라고 하면 더 전향적일 테고. - P228

TV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퀴즈 등을 풀 때 ‘○○○‘ 만 나오면너나할것 없이 ‘땡땡땡‘은 무엇일까요? 하고 있다. 
(중략)
점이 일본 말로는 ‘뗀/뗑 [てん]‘이기 때문이다. 부지불식간에 대놓고 일본 말을 쓰는 셈이다. - P236

이게 번거롭고 무거우면 차라리 ‘삐리리‘가 낫다. ‘공개하기 어렵거나 감추고 싶은 말 대신 쓰는 말‘이 부사 삐리리다.
‘삐리릭‘이 아니라 삐리리다. - P236

이참에 짚어보면, 소수점 이하 숫자를 읽을 때에 ‘영 (0) ‘만을 고집하는 사람들이 있다. - P236

당장, 휴대전화 앞번호 010은 ‘공일공‘이다. 제임스 본드 007은 아직도 ‘공공칠‘이다. 합리적 관용존중이다. - P237

섭씨는 攝氏다. 정확히는 섭이사攝爾?다. 스웨덴 천문학자 안데르스 셀시우스Anders Celsius (1701~1744)의 이름이 중국어 음역으로 바뀐 것인데, 중국인들이 성의 앞 글자 섭攝만 따고 씨氏를 붙인 것이다. 그걸 그대로 들여왔다. 굴욕적인 일이다. - P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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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단순하고 직관적인 구성을 가지고 있다.



날이 추우면 날씨 방송에서 ‘옷차림을 따뜻하게‘ 하라고 한다.
이럴 땐 "옷차림, 든든히 하시는 게 좋겠습니다"가 더 바람직한표현이다. - P131

대표적 오류가 ‘감쪽같다‘를 ‘깜쪽같다‘로 잘못 사용하는 것이다. 맛있는 과일인 ‘감의 한쪽은 얼마나 달콤한가. 그래서 빨리없어진다는 데서 나온 말이 ‘감쪽같다‘다. - P183

깜깜무소식? 틀리진 않지만, 웬만한 건 ‘감감무소식‘이라고 해야 순하고 근사하게 들린다. 앞길이 깜깜하다? 그보다는 ‘캄캄하다‘가 듣기에 더 낫다. - P183

미운 오리 새끼? 누군가의 초라한 언어감수성이 빚어낸 비극적 결과다. ‘미운 새끼 오리‘였어야 했다. 단어의 위치 잡기가 이토록 막중하다. 관성이 이렇게 무서운 것이다. - P191

강아지, 생쥐, 송아지처럼 새끼 형태의 낱말이 따로 있는 경우를 제외하곤 단어 ‘새끼‘를 그 동물 명칭의 앞에 놓아야 안정적이고 편안하다. 새끼 사슴, 새끼 호랑이 등이 그 예다. - P191

중립적·객관적 용어일 때는 ‘새끼 사슴‘ 등으로, 문화적·감성적으로 표기해야 할 경우는 ‘아기 곰‘ 형태로, 어류일 때는 ‘어린‘을 넣어 쓰면 유용하다. ‘새끼 멸치‘는 우습지 않은가. ‘어린 멸치‘가 딱 들어맞는다. ‘멸치 치어‘는 느낌이 무겁고 어렵다. - P192

우선 ‘내빈‘이란 말은 없다. 내빈을 內?으로 알고 있는 이들이 많은데, 아니다. 내빈은 이제 거의 통용되지 않는 말이다.  - P194

내외 귀빈은 또 뭔가. 이들이 귀빈이면 보통 참석자는 평민이나 천민인가? 직위가 높다손 치더라도 그것을 귀하다고는 볼 수 없을 터. 반대로, 없이 살아도 그 가족과 식솔들한테는 귀하디 귀한 존재일 수 있다. 환멸을 부르는 시대착오적 표현을 답습한다는 건 참담한 일이다. - P191

"오늘 이 자리를 빛내고자 단상에 몇 분 더 모셨습니다. 끝까지 함께 자리를 지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또는 "뜻깊은 이 자리, 인사 말씀 듣고자 몇 분을 초대했습니다. 행사 내내 자리를 지켜주시리라 믿습니다"라고 하면 어떨까. - P195

뉴스에서 ‘자정‘을 잘못 쓰는 경우가 너무 많다. 예컨대 20일 밤 8시에 "우리 시각 오늘 밤 자정 한미정상회담이 열립니다"하면 오류다. - P121

앵커가 말하는 오늘 밤 자정은 20시간 이상 지난 시점이 되고만다. 사실 20일 자정은 그 전날인 19일 밤 24시와 겹치는 시각인 것이다. 그러면 "내일 밤 자정 회담이 열립니다"가 옳겠지만, 그러면 또다시 시청자는 헛갈린다. - P121

‘굉장하다‘의 ‘굉장‘은 한자로 ‘宏壯‘이다. ‘넓고 크고 굳세고 웅장하다‘라는 의미로, 쓰임이 제한적이다. 규모나 성질 면에서크고 많고 높고 무겁고 엄청날 때만 ‘굉장하다‘를 쓰는 것이 옳다. 부사 ‘굉장히‘를 쓸 때도 같은 맥락이다. - P107

여부는 ‘그러함과 그러하지 아니함‘으로 사전에서 풀이하는데 막상 쓸 때는 헛갈린다. 차라리 이렇게 여기는 게 좋다. ‘인지, 아닌지‘ 혹은 ‘했는지, 안 했는지.‘ - P98

‘여부‘ 앞에는 원칙적으로 상반성을 함께 지닌 단어를 놓으면 안 된다. 대표적인 게 ‘진위眞僞다. - P98

회자‘膾炙‘는 ‘회와 구운 고기‘라는 뜻으로, 칭찬을 받으며 사람의 입에 자주 오르내림을 이르는 말이다. - P101

부정의 의미일 때는 ‘입길에 오르다‘, ‘구설수가 있다‘, ‘구설에 오르다‘ 등이 대안이다. - P101

‘사람‘이 ‘하루‘가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인간이 아무리 만물의 영장이라지만 아침부터 저녁까지의 ‘시간‘으로 변형하는 건어림없는 일이며 어법에 안 맞는 말이다.  - P117

우리 인사법은 상당히 구체적이고 다양하다. 이왕 인사를 하게되면 정중하고 내용이 있는 게 좋다. 아침이라면 ‘활기찬‘, ‘힘찬‘, ‘보람 있는‘, ‘즐거운‘ 등을, 오후라면 ‘편안한‘, ‘넉넉한‘, 밤시간이라면 ‘포근한‘, ‘아늑한‘ 등을 앞에 두고 ‘보내세요‘, ‘맞이하세요‘, ‘이어가세요‘ 등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적당하다. - P117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
버려진 섬마다 꽃은 피었다.
김훈 작가가 『칼의 노래』의 서두에서 둘 중 어느 문장을 쓸까 며칠을 고민했다 한다. - P145

우선 ‘-이, 가‘는 주격조사다. ‘은, -는‘은 보조사다. - P145

‘-은, -는‘은 ‘문장주제어‘라고도 한다. 영어와 기본적으로 가장 차별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 P147

"이곳은요"는 문법에도 안 맞는다. 보조사 ‘-요‘는 주격조사
‘이/가나 보조사 ‘은/는‘에 연이어 올 수 없다. 구어(말)의 자연스러움을 호소하곤 하지만, ‘-요‘를 붙이면 오히려 치기만 보탤 뿐이며 없는 것이 훨씬 산뜻하다. ‘이것‘, ‘저것‘, ‘요것‘
등의 지시대명사는 말에 힘을 빼놓는다. - 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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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다음과 같이 어떤 규칙에 따라 연속된 수들의 합을 관찰하여라.

1, 1+3, 1+3+5, 1+3+5+7,

간단한 규칙이 있는가? - P10

7. 형식적인 계산 방법에 의하여 우리는 다음을 얻는다.

(1+1!x+2!x²+3! x³ +4!x4+5!x+6!x6+)-¹=1-x-x²-3x³-13x⁴-71x⁵-461x⁶...

이것은 우변에 있는 연속되는 멱 급수의 계수들에 대한 두 가지 추측을 제시한다:
(1) 계수들은 모두 음수이다.
(2) 계수들은 모두 소수이다.
두 가지 추측을 모두 믿을 만한가? - P11

10. 2n=60일 때 Goldbach 추측의 증명에서 우리는 n=30 이하인 소수 p에 대하여 조사를 했었지만, n=30과 2n=60 사이의 소수 p을 이용하여도 Goldbach의 추측을 조사할 수 있다. n이 큰 수일 때 어떤 방법이 더 좋겠는가? - P12

12. 긍정과 부정 

자연과학자로서의 수학자는 새로운 관찰에 의한추측으로 얻어진 일반 법칙의 몇 가지 결과를 검사해 봄으로서, 자연을 향한 물음을 제기한다.
"나는 그 법칙이 참인지 궁금하다. 그것은 참인가?"
만약 그 결과들이 명백하게 그릇된 것이라면 그 법칙은 참이 될수 없다. 만약 그 결과들이 분명한 것으로 밝혀진다면, 그 법칙이 참이 될 수 있는 몇 가지 징조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자연은 우리에게 긍정 또는 부정의 답을 줄 것이나, 하나는 부드러운 속삭임이고다른 하나는 천둥소리와 같은 뇌성이 될 것이다. 긍정은 일시적이고 잠정적이지만, 부정은 결정적이고 최종적인 것이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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