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언론의 과잉반응에 대하여 언급해야겠다. 《차이퉁》지뿐만 아니라 다른 신문들까지도 실제로 한 저널리스트의 피살 사건을 특별히 더 나쁜, 특히 경악스럽고, 거의 장엄하기까지한, 그러니까 종교 의식적인 살해와 같은 수준으로 다루고 있기때문이다. - P15

왜냐하면 블룸같이 영리하고 거의 냉정하다고 할 정도의 사람이 왜 살인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겼는지, 왜 자기 자신이 만들어 낸 결정적인 순간에 권총을 잡았을 뿐만 아니라 방아쇠를 당기기까지 했는지의 문제를 앞으로 설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 P16

어쨌거나 카타리나 블룸은 5년 동안 시가 총액 10만 마르크짜리 아파트에 현금 6만 마르크를 투자했는데, 현재 경미한 금고형으로 복역 중인 그녀의 오빠가 표현했듯이 "손에 꽉 쥔 것을 먼지 털듯 털어 내게" 생겼다.  - P16

그는 "자기 직업의 희생자"가 아니라, 아마도 질투극의희생자였기 때문이었을까? 아랍 족장의 복장과 권총(08구경)은증거 보관실에 있고, 이 권총의 출처를 아는 사람은 블로르나뿐이다. - P17

문제의 나흘 중 처음 며칠에 대해서는 블룸의 행적에 관한 조사가 잘 되어 갔지만, 일요일에 와서 꽉 막혀버렸다. - P17

그녀는 그날 저녁 그녀의 대모이자 친구이며 가장 신뢰하는 엘제 볼터스하임의 집에서 열리는 작은 댄스파티에 초대받아 무척 기쁘다고, 오랫동안 춤출 기회가 없었다면서 블로르나 부부에게 좋아라 하며 전했다. 그 이야기를 듣자 블로르나 부인이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생략) - P17

조사에서 금방 드러났듯이, 수요일 오후 카타리나는 히페르츠 부부 집에서 두 시간 더 일을 했다. 이따금 그 집에서 부르면가서 일을 도와주고 있었다. 히페르츠 부부 역시 카니발 기간동안 이 도시를 떠나 렘고에 있는 딸에게 가기 때문에, 카타리나는 이 노부부를 자신의 폴크스바겐으로 역까지 모셔다 드렸다. 엄청난 주차난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고집을 부려, 그들을 플랫폼까지 전송하고 짐을 들어다 주었다. - P18

왜냐하면 그녀는 이미 저녁 7시 25분에 볼터스하임 부인 집에서 열리는 파티에 모습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그것도 그곳까지 자동차가 아니라 전철을 타고 왔다. 그녀는 베두인 여자로도, 안달루시아 여자로도 분장하지 않았고 그저 머리에 빨간 카네이션을 꽂고 빨간 스타킹과 구두를 신었으며, 벌꿀 빛깔의 중국 하남산 실크로 된 블라우스를 목까지 여미고, 같은 색깔의 평범한 트위드 스커트를 입었다. - P18

그녀가 볼터스하임의 집에 발을 들여놓은 순간부터 수사는쉬워졌다. 카타리나는 전혀 눈치 채지 못했지만, 저녁 7시 25분부터 그녀는 경찰의 감시 하에 있었기 때문이다. - P19

하흐 검사에게 감사를 표하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되겠다. 에르빈 바이츠메네 수사과장이 블룸이 괴텐과 함께 볼터스하임의집을 떠나는 순간부터 볼터스하임과 블룸의 집 전화를 도청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추문에 가까운 법조계 내부 소문을 들을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그 덕분이기 때문이다. - P19

분명히 괴텐은 카타리나의 집에서 전화를 하지 않았다. 아무튼 하흐는 그것에 대해서 들은 바가 없다. 확실한 것은, 카타리나의 아파트가 철저하게 감시되었다는 점이다. - P20

 그녀는 전혀 놀라지 않았고, "의기양양하지는 않아도" 태연해 보였다는 점에서 의심을 받았다. 그녀는 속에 아무것도 입지 않고 마거리트 꽃문양이 수놓인 초록색면 목욕 가운만 걸치고 있었다. 괴텐이 어디 있느냐는 바이츠메네 수사과장의 질문에 블룸은 그가 언제 아파트를 떠났는지 모른다고 대답했다. - P20

 블로르나와 그의 부인은 카타리나 블룸이 성적인 면에서 지나칠 정도로 예민하고 거의 결벽에 가깝다고 진술하고 있기 때문에, 확실하게 잡았다고 생각한 괴텐이 사라져서 아주 화가 나 있던 바이츠메네가 논란의 여지가 있는 질문을 던졌을 가능성에 대해 여기서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 P21

만일 바이츠메네가 이런 질문을 던졌다면, 그 순간부터 그와 카타리나 사이에는 어떤 종류의 신뢰감도 생길 수 없었다고 단정할 수 있다. - P21

그래서 아주 매력적인 블룸이 흐트러진 옷차림으로 싱크대에 기대 있는 모습을 보았을 때, 그런 음탕한 생각이 그 자신의 뇌리를 스쳐지나갔을 수도 있고, 그가 기꺼이 이런 질문을 던지거나 혹은 그렇게 거칠게 표현된 행위를 기꺼이 그녀와 해 보고 싶어 했을 수도 있다. - P22

경찰은 카타리나가 핸드백을 들고 가는 것을 허락했다. 구속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기 때문에 잠옷, 화장품 케이스, 읽을거리를 가져갈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녀의 집에서 발견된 책은 연애소설 네 권, 탐정소설세권, 나폴레옹과 크리스티나 스웨덴 여왕의 전기가 전부였다. - 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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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나는 한국어에 시제가 없다고 ‘믿는‘ 사람이다. 정확히는 한국어는 무시제설이라고 믿는 사람이다.




과거형을 써야 하는지 안 써도 되는지 - P175

4. 내가 그 강좌를 들었던 것은 다 너를 위해서였어.
5. 내가 겪었던 그 많은 일들을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6. 10년 전 내가 아내와 처음 만났던 작은 공원에 가 보았다.
7. 내가 며칠 동안 보아 왔던 이 도시의 풍경이 어쩐지 현실 같지 않다. - P175

우리말의 시제는 과거, 현재, 미래뿐이어서 한 문장에과거형을 여러 번 쓰면 가독성도 떨어지고 문장도 난잡해보인다.  - P176

4. 내가 그 강좌를 들은 건 다 너를 위해서였어.
5. 내가 겪은 그 많은 일들을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6. 10년 전 내가 아내와 처음 만난 작은 공원에 가 보았다. - P176

9.서울을 처음 방문했던 1990년, 그녀는 거대한 아파트 단지에 놀라 한국의 아파트 문화를 연구해 보기로 마음 먹었다고 한다.
10. 나는 내가 방금 전까지 생각했던 것이 어느새 고리타분해지는 걸 느꼈다.



9. 서울을 처음 방문한 1990년, 그녀는 거대한 아파트 단지에 놀라 한국의 아파트 문화를 연구해 보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10. 나는 내가 방금 전까지 생각한 것이 어느새 고리타분해지는 걸 느꼈다. - P177

는가
‘-는가‘는 "현재의 사실에 대한 물음을 나타내는 종결어미"다. 그러니 다음 문장들에 쓰인 ‘누가‘는 어색하다. - P177

3. 나는 이 도시의 정체가 무엇인가를, 이 도시가 내게 끊임없이 영향을 미치는 그 힘이 무엇인가를 자문해 보았다.
4. 과연 어떤 방법으로 파국을 막을 수 있는가를 고민하고있었다.
(중략)
6. 왜 하고많은 사람들 가운데 그를 범인으로 지목하는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 P177

3. 나는 이 도시의 정체가 무엇인지, 내게 끊임없이 영향을 미치는 이 도시의 힘이 무엇인지 자문해 보았다.
4. 과연 어떤 방법으로 파국을 막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었다. - P178

6. 왜 하고많은 사람들 가운데 그를 범인으로 지목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 P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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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마모토 시내에서도 일단 열차와 버스-버스는 하루 두세 번밖에 다니지 않는다를 갈아타고 세 시간 남짓. 그렇게 해서 도착한 I** 라는 산골 마을 중심부에서 걷기를 또 여러 시간 자동차로 가더라도 한 시간 이상 걸린다고 하니 헤이세이 (1989~현재) 연호를 쓰는현대 일본에서는 매우 외딴 곳이다.  - P13

그 저택은 이 호수에 떠 있는 섬에 있다.
왜 그런 산속, 그런 호수의 섬에 그런 저택을 지었을까? 자세한 사정을 아는 이는 이제 몇 되지 않는다.  - P14

이 저택의 첫번째 주인은 우라도 겐요浦堂玄遙사람으로, 재계라는는 물론 정계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지닌 대단한 부자였다. 예전에는 군부에도 그 힘이 미쳤다고 한다.  - P14

거기에는 좋지 않은 것이 산다고 아주 진지하게 말하는 노인도있다.
찾아가는 사람에겐 반드시 무서운 재앙이 내린다. 그러니 함부로그 숲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 저 호수에 가까이 가서는 안 된다. 그 저택 근처에 가서는 안 된다…………. - P15

그 안쪽에 몇 동의 건물과 탑으로 이루어진 괴상한 저택이 시커멓게 웅크리고 있다. ‘시커멓다‘는 말은 결코 비유하기 위한 표현이 아니다. 말 그대로 뭔가 이상하게 생긴 거대한 생물의 복합체 같은 그건물의 겉모습 대부분이 벽이나 문이나 지붕까지도 광택이 없는 검은색으로 칠해져 있기 때문이다. - P15

이른바 ‘암흑관‘ 暗黑館이다.
완공 이후 그 저택에는 몇 차례 보수 공사와 개축이 있었다. - P16

나중에 여러 곳에 이상한 저택을 지어 매우 이상한 건축가로 알려진 사나이. 1985년 가을, 규슈 오이타현 츠노시마섬에 있는스스로 설계하고 지은 자신의 저택 ‘청옥부青??‘에서 드라마틱하게죽어간 사내 - 그의 이름은 나카무라 세이지 中村青司. - P16

1장
창백한 안개

불어오는 바람의 세기와 방향이 바뀔 때마다 안개는 어지러이 움직인다. 솜사탕처럼 흩어져 꿈틀꿈틀 땅을 기고, 모였다가는 흩어져다시 어지러이 피어오르고………… 그러면서도 전체적으로는 마치 통일된 의사를 지닌 듯이 천천히 소용돌이치며 고갯마루를 감싸고 떠나려 하지 않는다. - P19

앞으로 이 세상에 피할 수 없는 파국이 찾아온다면, 그 파국 뒤의세계에 지금의 모든 인류 문명이 아니 인간이란 좀 그 자체가 존재하지 않게 된다면 -자동차의 소음이나 가로등도 수많은 전자파에 실려 오가는 목소리와 음악, 영상도・・・・・・ 그 모든 것이 사라진 그 땅에는 분명히 온통짙은 안개가 가득 찰 것이다. - P20

이럭저럭 벌써 한 시간 가까이 이 안개 속을 가고 있다. 하지만 대체 얼마나 더 가야 고갯마루를 넘을 수 있을지, 솔직히 가늠이 되지않는다.
・・・・・・ 이 안개는 마치. - P20

손에 익지 않은 렌터카 낯선 곳의 낯선 산길, 그리고 이 짙은 안개.
갑자기 나타난 급한 커브 길 직전에 섬뜩한 기분을 느껴 브레이크를 밟은 일이 벌써 여러 차례였다. - P21

새와 벌레들의 울음소리, 흘러가는 구름, 지나던 마을에서 보았던 사람들의 모습이나 집들도………… 모든 것들이
‘초가을‘ 이란 말에 어울리는 느낌이었다.
그에게는 뜻밖이라 할 정도로 상쾌한 여행길이었다. - P21

길을 묻기 위해 들렀던 I** 마을의 잡화점 주인이 이렇게 말했다.
그때는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했지만 속으로는 설마 하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맑은 날 조심해야 할 정도로 안개가 끼리라고는 도저히상상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 이 안개.
이 창백한 안개. - P22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무엇 때문에 이렇게 홀로 차를 몰고 있는 걸까?
・・・・・・ 아아, 그런 건.
그런 건? - 뻔히 알고 있다. 물을 필요도 없다고 해고 괜찮은 걸까? - P23

이 고개를 넘어서 또 한참을 가면 그것이 숲 속에 있을 것이다. 그 옛날, 지금은 세상을 떠난 건축가 나카무라 세이지가 그 옛날 관계했다는 저택- ‘암흑관‘이. - P23

그곳에 이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한다는 이 고개는 다른 차원으로 가는 터널일지도 모른다. 고갯마루 너머의 숲 속 작은 호수에떠 있는 섬에 세워진 그 저택이야말로 어쩌면 이 안개가 솟아나오는곳일지도 모른다. 그 가장 깊은 곳에 분명히 파국 이후의 세계로 통하는 시공의 틈새가 있어서.....…. -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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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
생살권에 관하여

사회계약은 계약자들의 생명 보존을 목적으로 한다. 목적을바라는 사람은 수단 역시 원한다. 그런데 수단은 얼마간의 위험들, 나아가 얼마간의 인명 피해가 불가피하다. 남을 희생하고 자기 목숨을 보존하기 원하는 사람은 필요할 때엔 마찬가지로 남을 위해 자기 목숨을 내놓아야 한다. - P67

범죄자에게 가해지는 사형도 이와 거의 같은 관점에서 검토될 수 있다. 우리는 살인자의 희생물이 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살인자가 될 경우 사형을 받겠다는 것에 동의하는 것이다. 이 계약을 할 때, 우리는 우리 자신의 생명을 타인의 처분에맡긴다고 생각하기는커녕 자기 목숨을 보장하는 것만 생각할 따름이다. - P68

 소송과 판결은 그가 사회계약을 깼다는, 그리하여 결과적으로 그가 더 이상국가의 구성원이 아니라는 것의 증명이며 선언인 것이다. 그런데 그는 적어도 그의 거주만으로도 그가 구성원임을 인정한 것이 되기에, 사회계약의 위반자로 국가로부터 추방되어야 하거나, 공공의 적으로 처형되어야 한다. - P68

형벌의 응징이 자주 행해지는 것은 언제나 정부의 무능과 무기력의 표시인 것이다. 쓸모 있게 만들 수 없는 악인은 없다. 비록 본보기로 처형을 한다 할지라도, 살려 둘 경우 오히려 위험할수 있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처형할 권리가 없다. - P69

잘 다스려지는 나라에서는 형벌의 응징이 거의 없는데, 사면을많이 해주어서가 아니라 범죄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국가가 망해 가고 있을 때에는 많은 범죄가 묵인되어 처벌을 변한다. 로마공화국 치하에서는, 원로원도 집정관도 죄인에 대한 사면을 기도하지 않았다. - P69

6장
법에 관하여

그러니 이제는 입법에 의해 그 통치체에 활동과 의지를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통치체를 만들고 결합시키는 그최초의 행위(사회계약)는 통치체가 자기 보존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것도 규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 P70

만일 우리가 신으로부터 정의를 받아들이는 법을 알면, 우리에게는 정부도 법도 필요 없을 것이다. 물론, 이성에서만 유래하는 보편적 정의도 있다. 그러나 그정의가 우리들 사이에 받아들여지려면 상호적이어야 한다. - P70

나는, 보편적 의지는 개별적 대상과는 관계가 없다는 사실을이미 말했다. 실제로, 이 개별적인 대상은 국가 안에 있기도 하고, 국가 밖에 있기도 한다. - P71

(전략). 그러나 전체에서 한 부분을 뺀 것은 전체가 아니다. 그리고 그런 관계가존속하는 한 더 이상 전체는 없고 불평등한 두 존재만 있을 뿐이다. 따라서 한쪽의 의지는 더 이상 다른 쪽에 대해 보편적이지않다. - P71

그러나 인민 전체가 인민전체에 대해 법을 제정할 때, 그들은 그들 자신밖에 고려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그때 어떤 관계가 형성되더라도, 그것은 대상 전체를 서로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때 생기는 관계이기에 전체로부터의 분리는 전혀 없다. 그러므로 제정되는 법은 그것을 제정하는 의지와 마찬가지로 보편적이다. 이와 같은 행위를 나는 법이라고 부른다. - P74

 법은 여러 시민계급을 만들어 그 계급들이 받을 권리가 있는 자격까지 규정할 수는 있지만, 이런저런 사람을 그 계급에 지명할 수는 없다.
또한 법은 왕정과 왕위세습 제도를 수립할 수는 있지만, 왕이나 왕가를 선출하거나 지명할 수는 없다. - P72

이런 개괄적인 이해로부터, 법은 보편적 의지의 행위인데 법을 만드는 일이 누구의 소관이냐고, 군주는 국가의 구성원인데 그가 법 위에 존재하느냐고, 그 누구도 자기 자신에 대해 불공정하지 않은데 법이 불공정할 수 있느냐고, 법은 우리 의지의 기록일 뿐인데 우리가 자유로운데도 불구하고왜 법에 복종해야 하느냐고 더 이상 물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우리는 당장 알게 된다. - P72

그러므로 나는 법에 의해 다스려지는 모든 국가를, 그것이 어떤 형태의 정부로 다스려지든 공화국이라고 부른다. - P72

 개인은 공익이 무엇인지 알지만 배척한다. 반면 공중은 공익을 원하지만 잘 분별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양편 모두 지도가 필요하다. 따라서 개인들로 하여금 그들의 의지를 이성에 복종하게 할 필요가 있고, 공중에게는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가르쳐줄 필요가 있다.  - P73

7장
입법자에 관하여

그의 행복이 우리와 무관함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행복에 큰 관심을 쏟고자 하며, 끝으로 시간의 흐름 속에서 먼 훗날의 영광을준비하면서 이전 세기에 노력하고 다음 세기에 그 결실을 향유할 수 있는 그런 뛰어난 정신적 존재다. (10*) 인간에게 법을 제정해 주는 데는 신들이 필요할 것이다. - P74

입법자가 기계를 발명하는 기계 기사라면, 군주는 그 기계를 조립하여 작동하는 직공과 같다. 몽테스키외의 말에 의하면, 사회가 태동할 때에는 공화국의 통치자들이 제도를 만들지만, 그 후부터는 제도가 통치자들을 만들어낸다. - P74

그 자연적 힘이 죽어 소멸되면 될수록 새로 부여받은 힘은 더 강하고 지속적이 되며, 제도 또한 한층 더 확고하고완전해진다. 그리하여 각 시민이 나머지 시민 전체에 의지하지않고는 별것 아니며 나아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그리고 또전체에 의해 얻어진 힘이 모든 개인들의 힘의 총합과 같거나 그보다 더 클 때, 법제도는 그것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완벽한 경지에 이르렀다고 말할 수 있다. - P75

입법자는 행정관직도 아니며, 주권도 아니다. 그 직무는공화국을 조직하지만, 그 조직의 일부를 이루지는 않는다. 그것은 인간에 대한 지배권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특별하고도 탁월한 역할이다. - P75

그것은 인간에 대한 지배권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특별하고도 탁월한 역할이다. 왜냐하면 인간을 지배하는 자가 법을 지배하지 말아야 한다면, 법을 지배하는 자도 마찬가지로 인간을 지배하지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 P75

로마는 전성기에 한 사람의 지도자 손에 입법권과 주권이 모두 쥐어졌기에, 전제정치에서나 볼 수 있는 온갖 범죄가 되살아나는 것을 보았으며, 멸망할 뻔했다. - P76

그러므로 법을 기안하는 자는 어떠한 입법권도 갖지 않거나 갖지 말아야 하며, 인민들 자신도 설령 그러고 싶어도 이 양도할수 없는 권리를 포기할 수는 없다. - P76

그리하여 우리는 입법 작업에서 서로 양립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이는 두 가지 사실, 즉 인간의 능력을 벗어나는 시도라는 것과, 아무 권한도 없는 권위자가 그것을 수행한다는 것을 동시에 발견한다. - P76

태동하는 국민이 정치의 건전한 원리를 이해하고 국사(國是)의 기본 규칙을 따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결과가 원인이 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를테면 제도의 산물이어야 할 사회정신이 그 제도 자체를 주재해야 하며, 인간은 법의 출현 이전에 법에 의해 마땅히 그렇게 되어야 할 인간이 되어 있어야 한다. - P77

대중이 이해하지 못하는 이 숭고한 이성은, 인간의 지혜에 의해서는 움직이지 않는 사람들을 신의 권위를 이용하여 인도하기위해 입법자가 자신의 그 결정들이 신의 입에서 나온 것처럼 꾸밀 때 이용하는 것이다. (12) 그러나 신에게 말하도록 하는 것은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자신이 신의 대변자라고 말한다고 해서 모두가 믿는 것도 아니다. - P77

오만한 철학이나 맹목적인 당파심은 그 위인들을 운 좋은 사기꾼으로밖에 보지 않지만,
참다운 정치가는 그들의 율법 제정에서 항구적인 제도를 지배하는 그 위대하고 강력한 천재성에 감탄한다. -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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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장, 언어와 사고





 우리는 이런 목적에 도움을 줄 신경인지 시스템을 진화시켰다. 우리는 지각 시스템과 주의에 의존해 외부 세계에서 정보를 받아들인다. 또한 기억과 개념에 의존해 우리가 보고 듣는 것 그리고 보고 들었던 것을 표현한다. 하지만 우리는 기억 속에 있는 내용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지각과 기억의 내용물을 조사하고 조작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언어 체계를 진화시켰다. 표상의 조작이야말로 우리 언어의 기능이다. - P341

분명 우리는 언어 없이도 배울 수는 있다. 언어를 이용하지 않고도 행동을 선택하고 자극에 반응할 수 있다. 하지만 언어 없이 생각하기란 거의불가능하다. 흔한 무언가 또는 최근에 일어난 어떤 일을 생각해보자. - P342

달리 말해서, 기억 인출은 언어가 이끈다. 그리고 기억 자체도 마음속에서 하는 대화가 이끈다. - P342

언어와 의사소통

 언어가 사고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이해하고 싶다면, 우선 언어가 무엇인지부터 이해해야 한다. 언어의 연구, 즉 언어학이라는 분야는 광범위하며 사람들이 어떻게 언어를 이용해서 의사소통하는지에서부터 언어 자체의 형식적 구조까지 모든 것을 다룬다. - P343

사고에 언어를 사용하기는 우리가 언어를 의사소통 수단으로서, 그리고 다른 인간 및 주위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계획할 방법으로서 오래전 원시적으로 사용할 때부터시작되었다. - P343

이 두 좌표, 즉 정보 조각들이야말로 다른 꿀벌들한테 필요한 전부다. 태양을 특정한 각도로 둔 채 그 방향으로 날면, 가령 90초만에 꽃꿀이 있는 곳에 도착한다. 꿀벌은 집단적 생존에 필요한 정보를 다른 꿀벌들에게 알리는 의사소통을 하는 셈이다. 하지만 꿀벌은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 - P344

명금songbird 이라는 새에게는 확실히 잘 발달되고 고도로 진화된 짝짓기 울음과 경고 울음 시스템이있다. 이러한 새 울음은 종마다 고유하며, 같은 종의 새들끼리 울음을 들어야 습득된다. 개는 의사소통을 위해 짖거나 으르릉대거나 악을 써대거나 특정한 자세를 취하거나 꼬리를 흔든다. - P344

전부 동물이 의사소통을 위해 사용하는 정교한 방법들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걸 ‘언어‘ 그 자체라고 여기진 않는다. 인간의 언어와 달리 동물 종들의 의사소통은 제한적이고 직접적이다. - P345

유인원, 특히 보노보bonobo 와 오랑우탄은 복잡한 상징체계를 배울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가장 유명한 사례가 수컷 보노보인 칸지 Kanzi 와 암컷 서부저지고릴라western lowland gorilla 인 코코koko 다. 칸지는 어미가 그림판 의사소통 체계 symbolic keyboard communication system 를 훈련받는 모습을 관찰해, 의사소통하는 법을 배웠다. - P345

 유인원은 인간이 하는 방식으로 자기들의 행동 및 다른 유인원의 행동을 지시하려고 언어를 사용하지는 않는다. 말을 하려고 둘러앉아서 서로 대화를 나누진 않는 듯하다.
달리 말해서 동물의 의사소통과 ‘언어 유사 행동‘은 주로 직접적인 의사소통에 관여하려고 또는 외부 자극에 반응하려고 이용된다. - P345

하지만 과연 언어란 무엇인가? 무엇이 언어를 독특하게 만드는가? 정보처리와 의사소통의 이 특별한 메커니즘은 어떻게 자녀에게 가르침을 주고 기억을 문자로 저장하고 이야기를 전달하고 거짓말을 하게 만드는가? - P346

인지심리학의 여명기에 언어학자 찰스 호켓Charles Hockett.Hockett은 인간 언어의 13가지(나중에는 16가지) 특성을 기술했다(Hockett, 1960). - P346

(전략), 즉 다수의 복잡한 사고행동에 필요한 기능이 이루어졌는지 고찰하는 데는 대단한 상상력이 요구되지 않는다. 언어는 또한 생산적이다. 인간의 언어로 우리는 무한한 개수의 사물과 생각을 표현할 수 있다.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 표현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없으며, 그렇기에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것에도 한계가 없다. - P348

인간 언어의 또 하나의 구성 특징은 임의성이다. 한 단어의 소리와 그것이 표현하는 뜻 사이에는 필연적인 관련성이 없다. 영어 (그리고 다른 언어들에는 보통 소수의 예외가 존재하긴 한다. ‘smack(탁소리나게 때리다)‘이나 burp(트림하다)‘ 같은 단어들은 이 단어들로 기술하는 대상과 비슷한 느낌의 소리가 나긴 하지만, 이는 제한적인 소수의 사례일 뿐이다. - P348

 사실 그런 소리는 지각 입력과 개념을 결합시킬 수 있는 정신적 기호다. 인간의 언어는 기호들의 분리되고 임의적이며 생산적인 체계로서,
생각을 표현하고 의사소통을 하고 복잡한 사고와 행위에 관여하는 데 이용된다. - P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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