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산림청의 사로베쓰겐야 대기소가 털린 것입니다만,
발견한 것이 8월 7일 수요일, 발견자는 산림청 홋카이도  소야 출장소의 계장입니다. 특별히 용무가 없을 때는 일주일에 한번씩 순찰을 하는데, 그때 창유리가 깨져 있는 것을 알고 안을 확인했더니 작업복 한 세트, 고무장화 한 켤레, 헬멧 하나가 분실되었다는 것입니다. 완장에 관해서는 특별히 개수를 헤아리는 장비가 아니어서 확인이 안 되었다고 합니다. 그 계장은 곧출장소로 돌아와 홋카이도 왓카나이미나미 경찰서에 통보했습니다. 다만 현장에 동행한 것은 방범과의 순경 한 명으로, 피해 내용을 들은 후 유실물 신고서를 받았다고 합니다." - P138

"산림청에 물어본 바로는 도난당한 것이 고가의 비품이 아닌 한 경찰을 불러도 유실물로 처리되는 것이 관례라고 합니다. 아울러 같은 시기에 기후현 구조군에서도 대기소가 털렸지만 여기는 도난당한 것이 발전기였기 때문에 경찰은 도난사건으로 취급했습니다."
"공무원끼리의 짬짜미인가?" - P139

"시골경찰답군. 어차피 살인사건보다 사람이 곰한테 습격당하는 사건이 더 많을 테고."
"그래서 산림청의 완장 건은 밝혀지지 않은 채입니다."
"수고했네. 여기에 대해 의견이 있는사람?" - P139

"하지만 짐배에 살고 있던 젊은 남자가 북쪽 지방 사투리를썼다는 것은 무시할 수 없겠군. 사로베쓰겐야 대기소가 털린건과 연결될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이것으로 끝나는 것은아니지. 지금으로서는 유일한 단서야. 오치아이, 이 건은 좀 더 알아봐. 왓카나이미나미서에는 내가 서장한테 편지를 쓰겠네.
기분을 풀어줘야지." - P140

오치아이가 물었다. 니이와 이와무라는 지금 탐문수사반이다.
"아뇨, 요즘에는 상대해주지 않습니다. 둘이서 탐문조사는 저녁때까지 하고 그 후에는 단독으로 움직입니다. 마치 저한테 거치적거리기만 한다고 말하는 것 같아요." - P141

・죄송합니다. 그건 알고 있습니다. 아마 저는 아직 신용받지 못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와무라가 귀염성 있게 고개를 움츠렸다. 오치아이는 폭력단이라는 말을 듣고 피해자의 딸 부부를 떠올렸다. 부부가 모두 화려한 차림새로 적어도 견실한 장사를 하고 있다는 인상은 아니었다.
"신와회와의 연결은 또 누군가 추적하고 있어?" - P142

"하지만 저는 의문인데요, 형사들끼리 이렇게 서로 의중을 떠보고 있어도되는걸까요?"
"나한테 말해봐야 어쩔 수 없어."
"좀 더 팀플레이를 해도 좋지 않을까요. 다들 서로 정보를 내놓으면 점도 연결되어갈 것 같은데요." - P143

오치아이는 이와무라와 헤어지자 혼자 우에노로 향했다. 부랑자를 쫓는다고는 했지만, 이와무라로부터 신와회라는 이름을 듣고 조금은 안면이 있었기 때문에 슬쩍 속을 떠보기만이라도 하려고 생각한 것이다. - P143

"다치키 사장님 계십니까?"
"어머, 오치아이 씨, 웬일이세요?" 여자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일어났다. "사무실에 있을 텐데, 불러올까요?"
"예, 부탁합니다."
오치아이가 말하자 여자는 젊은 점원에게 다치키를 불러오라고 말했다. - P144

"이 부근에서 알고 싶은 것이 있으면 뭐든지 물어보세요." 이렇게 말했고, 실제로 각종 정보를 얻었다. 야쿠자와 친하게 지낼 생각은 없지만 암흑가의 정보원이 없으면 형사를 해나갈수 없다. - P144

"아니, 됐습니다. 오늘은 잠깐 물어보고 싶은게 있어서요."
"뭔데요?"
"8월 9일에 미나미센주마치에서 야마다 긴지로라는 전시계상이 살해당한 사건이 일어난 것은 사장님도 알고 있습니까?"
"예, 뉴스에 나왔으니까요." - P145

"글쎄요, 저는 잘 모르겠는데요."
다치키가 고개를 갸웃한다.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신와회도 지금은 큰 조직이니까요. 중간 보스 밑에 본부장 다섯 명이 있고 보좌가 열 명 이상입니다. 각자가 수입원을 갖고 있고, 같은 패거리라도 서로 간섭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간섭하면 싸움이 벌어지거든요. 보세요, 형사님의 세계와 같습니다." - P146

"야마다 긴지로에 관해 뭔가 정보가 있으면 수사1과로 알려줄 수 있습니까? 댁에 형편이 안 좋은 일이 있다면 다소는 에누리해줄 테니까요. 아무튼 살인사건이어서 경찰은 체면을 걸고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우리 애들한테도 넌지시 알아보겠습니다." - P147

야쿠자이면서도 지성을 느끼게 하는 점이 다치키가 두각을나타낸 이유였다. 야쿠자의 세계도 변화의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 P148

요전에는 가미나리몬 앞에서 시골에서 올라온 사람처럼 보이는 중년 부부가
"아사쿠사역이 어디입니까?"라고 물어서 자신이 도쿄 사람으로 보였나 싶어 기분이 좋아졌다. 그 후로 간지는 쇼윈도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이 좋아져 각도를 바꿔 보고는 혼자 은근히 흡족해하고 있었다.  - P148

사토코는 ‘아사쿠사 팰리스‘라는 스트립 극장에서 일하는무희였다. 간지는 그곳에서 보이를 하고 있다. 어느 날 일이 끝나고 나서 식사에 초대하여 따라갔더니 그대로 연립주택으로 이끌려 갔고 육체관계를 맺었다. - P150

커피를 다 마신 사토코가 경대에서 화장을 하며 말했다.
"파친코라니, 돈 없어."
"없으니까 파친코로 돈을 벌리는 거야. 전에 먹은 초밥값, 내가 내주고 아직 안 받았어."
"초밥값이라니, 그거 사준거 아니었어?"
"네 까짓거한테 누가사줘? 우쭐해하지 마." - P151

사토코가 강한 어조로 말했다. 이 여자는 변덕쟁이로, 다정해지기도 하고 차가워지기도 하는 등 계속 변했다. 그때는 분명히 사주겠다고 말했었다.
"너 말이야, 도잔회의 조직원 아냐? 파친코에서 잘 나오는기계 좀 가르쳐달라고 해."
"난 출입하는 것만 허락받았지 조직원은 아니야." - P151

간지는 재촉을 받고 옷을 갈아입었다. 최근에는 멋을 내는걸 배워 마드라스체크 셔츠에 면바지를 입었다. 신발은 운동화이지만 다음에 돈이 들어오면 부츠를 사려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겨울까지는 양복을 구하고 싶다. 같이 어울리는 아키오가 멋쟁이라서 완전히 감화를 받았다.
"간지, 선글라스를 끼면 조직원같이 보여서 좋아." 사토코가 말했다. - P152

무코지마에서 고토토이바시 다리를 건너고 15분쯤 걸어서아사쿠사의 롯쿠에 도착했다. 평일이지만 관광객이나 빈둥거리는 사람 등 잡다한 사람으로 북적이고 있었다. 단골 메밀국숫집에서 판 메밀을 먹고 나서 ‘냉방중‘이라는 팻말이 걸린 파친코로 들어갔다. 적당한 기계를 골라 구슬을 튕겼다. - P153

사토코가 좌우를 보며 간지의 팔을 끌고 자동차가 오가는도로를 억지로 건너려고 했다. 자동차 경적 소리가 아주 요란하게 울렸다.
(중략)
"간지, 왜 그래?" 사토코가 초조하게 굴며 말했다. "이런 데서 멈추면 안돼."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 의식이 멀어지고 간지는 그 자리에무너져 내렸다. 차가 급정거하는 소리가 들렸다. - P156

간지가 대답했다. 신경을 집중시켰지만 특별히 이상은 느껴지지 않았다.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이번이 벌써 두 번째야. 의사한테 한번 가서 진찰을 받아보는게 어때?"
"아무렇지 않아. 단순한 현기증이니까."
간지는 그렇게 말했지만 목소리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공포가 있고, 온몸에는 한기가 들었다. - P157

"병까지는 아니야…………. 빈혈이나 뭐 그런 걸 거야."
"빈혈이라면 빈혈이라고 제대로 검사하고 와. 그래서 약을먹든지 하는 게 낫다니까."
"난 보험증도 없어."
"괜찮아. 산야에 가면 보험증이 없어도 싸게 봐주는 부처님같은 선생님이 계시니까. 다음에 내가 데려가줄게." - P158

"이거 너한테 줄게."
"뭐야, 이거. 외국의 금화야?" 아키오가 손에 들고 이리저리 자세히 뜯어보았다. "뭔가 글자가 쓰여 있는데, 영어라서 모르겠어." - P159

"동인도회사, 라고 해야하나."
"인도 금화라고? 그럼 별거 아니네. 이봐, 간지. 이 금화는 어디서 난거야?"
"주웠어."
"거짓말하지 마. 뭐, 좋아. 네가 갖고 있으면 또 남한테 줘버리니까 내가 맡아두지. 값어치가 나가는지 어떤지도 모르고 말이야." - P159

"나한테도 뭔가 줘야지." 옆에서 사토코가 말했다.
"아무것도 없어." 간지가 대답했다.
"오메가 손목시계 갖고 있잖아. 그거 줘."
"그건 안돼." - P160

9월 5일, 수사 회의에서 유력한 정보가 보고되었다. 전 시계상의 집에서 도난당한 것으로 보이는 인도 금화가 우에노의골동품 가게에 들어온 것이다. 정보를 가져온 것은 우에노서의 형사였다. 수사본부에 우에노서의 형사는 없었지만, 그 형사는 전당포와 골동품 가게를 도는 것이 일과여서 그 그물에 걸린 것이다. - P161

"어제 다이토구 가미요시초 29-1. 옛날 동전과 귀금속류를취급하는 ‘호라쿠 상회‘에 들렀더니 고액 상품을 늘어놓은 쇼케이스에 ‘희귀품 인도 모후르 금화, 파는 값 상담‘이라는 딱지가 붙어 있는 금화를 발견하여 점주에게 물었더니 일전에 매입한 물건이라고 했습니다. 매입처에 대해서 점주는 당초 말을 흐렸습니다만, 도난품일 가능성이 있으니 가르쳐달라고 부탁했더니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려주었습니다. (후략)." - P162

금액을 듣고 수사관들이 약간 술렁거렸다. 72만 엔이라고하면 경시청 과장급 연봉이다. 그리고 점주의 장사 방식을 조소하는 말도 나왔다. 시장가격의 3분의 1로 후려친 것은 어지간히 약점을 이용한 것이다. - P163

"1과의 오치아이입니다. 그 젊은 남자 말인데요, 말투는 어땠습니까? 예를 들어 북쪽 지방 사투리였다든가 이
"그건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사투리를 썼다면 점주가 말했겠지요. 아무 말도 안 한 것으로 봐서 도쿄 말이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P164

"그렇다면 출처가 위험한 물건으로 꼬리가 잡히지 않도록조심해서 환금했다는 거네요."
"아마 그럴 거야. 그러니 그 남자도 아마추어는 아니겠지."
"과장대리님, 물건은 피해자 집에서 도난당한 금화로 단정해도 되는 겁니까?" - P165

"그렇지. 몽타주를 만들려고 하지만 사실 그 골동품상이 그다지 협조적이 아니라서." 다나카가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 P166

다나카가 이렇게 말하자 옆에서 우에노서의 형사과장이 콧구멍을 벌름거렸다. 아마 우에노서의 서장이 항의했을 것이다. 경찰의 관할권의식은 야쿠자와 마찬가지다.
수사본부는 이제 60명을 넘는 큰 규모가 되어 있었다. - P166

"오치아이, 금화건 어떻게 생각해?" 곧 니이가 물었다.
"장물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지만 팔러 온 남자는 빈집털이가 아니겠지요." 오치아이가 대답했다. - P168

"예상외로 값어치도 모르고 통 크게 친구한테 준 게 아닐까요? 어쩌면 빼앗겼는지도 모르고요."
"그래, 잘 봤어. 어쨌든 금화를 판 젊은 남자를 찾아내면 그출처를 알 수 있겠지. 그건 간단히 드러날거야." - P169

"밀수라니, 마약입니까?" 오치아이가 물었다.
"아니, 권총이야. 출처는 미군으로, 필리핀에서 홍콩을 거쳐."
니이가 대답하자 오치아이는 이와무라와 얼굴을 마주 보았다.
"그건 확실합니까?" - P171

"그럼 자네는 그 선을 따라가면 돼. 그것을 위한 회의지. 모두가 같은 걸 하면 망은 넓어지지 않거든."
이야기를 하고 있었더니 어느새 고기가 없어졌다. 이와무라가거의 대부분을 먹어버린 것이다.
"네 위장은 어떻게 된 거야?" - P172

동생이 경찰에 체포되었다는 소식이 들어온 것은 마치이 미키코가 미나미센주마치의 카페에서 한창 세무사 시험공부를하고 있을 때였다. - P175

"아무래도 이번은 다른가 봐. 단순한 싸움이라면 아주머니도 그렇게 당황하지 않았을 거야. 무슨 횡령죄라고 했으니까 돈과 관련된 거 아닐까?"
"횡령죄?"
미키코는 무의식적으로 눈을 크게 떴다. - P176

"우리 엄마는 어디 있어요?"
미키코가 묻는 것과 동시에 정면 계단 위에서 어머니의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와 경관은 말없이 턱으로 2층을 가리켰다.
계단을 뛰어 올라가자 과연 어머니는 형사부 앞의 복도에주저앉아 아들을 만나게 해달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어머니를둘러싼 형사들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엄마, 그만둬." 미키코가 강한 어조로 나무랐다. - P177

한 형사가 난처한 얼굴로 말했다.
"동생의 혐의는 뭔가요?" 미키코가 물었다.
"유실물 횡령 및 사문서 위조, 주운 금화를 우에노의 골동품가게에서 가짜 학생증을 사용해 환금한 죄야." - P178

"엄마, 그만해. 그렇게 해도 아키오는 석방되지 않으니까."
미키코는 어머니의 팔을 잡고 일으키려고 했다.
"그래, 맞아요. 따님이 말한 대롭니다. 포기하고 돌아가세요." 한 형사가 말했다. - P178

미키코는 직감으로 누군가를 비호하고 있구나 하고 생각했다. 동생은 걸핏하면 싸우려 들고 약삭빠른 사람이지만 묘한미학을 갖고 있어 남자끼리의 의리에 집착한다.
"가족의 면회는 어려운가요?"
"힘들지, 힘들어. 접견 금지. 어머님이 흥분하는 걸 보면 만나게 해서 좋을 게 하나도 없어." - P180

미키코는 그 자리에서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모두 이야기했다. 동생이 누군가를 비호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든다는 것까지도 털어놓았다.
"환금한 그 금화는 도난품일 가능성이 있을 뿐이고 확실한증거가 있는 건 아니라는 거네요?" - 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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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함이란, 믿어지는가, 그들에게 배꼽이 없다는 것이었다. 낙원의 부드러운 해가 닿지 않는, 여호와의 아기들의 창백한 살갗은 너무 드러나 있고, 너무 약하고,
또, 이런 말이 당시에도 존재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어떤 면에서는 외설적이었다. - P17

사람들이 대체로 동의하는, 인간 몸의 모든 것은 늘 개선가능하다는 모토를 내건 몸의 미학의 새로운 시대를 연 이다행스러운 외과적 개입이 있고 나서 오십 년하고 하루 뒤에 참사가 일어났다. 천둥이 울리면서 여호와가 나타났다. - P17

 목소리는 목구멍의 앞으로도 뒤로도 빠져나오지 않았다. 대답해라, 여호와의 성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는 아주 위협적인 태도로 홀을 휘두르고 있었다. 아담은 용기를 내어, 다른 사람 탓을 하는 것이 얼마나 그릇된 일인지 의식하면서 말했다, - P18

주여, 낙원에 뱀이 있다고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꿈을 꾸었는데 거기에서 뱀이 나타나 말하는 거예요, 하나님이 참으로 너희에게 동산에 있는 모든 나무의 열매를 먹지 말라 하시더냐, 그래서 나는 말했죠, 아니, 그렇지 않아, 오직 동산 중앙에 있는 나무의 열매만 먹을 수 없어, 그걸 만지면 우리는 죽으니까. 뱀은 말을 하지 못한다.  - P19

진작 그런 생각을 했어야지, 그리고 너, 아담, 땅이 너로 말미암아 저주를 받았으니, 너는 네 평생 수고하여야 그 소산을 먹을 것이다, 땅이네게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낼 것이니 네가 먹을 것은 밭의채소인즉 너는 네가 나온 흙으로 다시 돌아갈 때까지 얼굴에 땀을 흘려야 먹을 것을 먹을 것이다.  - P20

2

신체의 더 약한 부분, 허벅지로는 부분적으로밖에 가릴 수 없었던 부분을 보호하기 위해 털도 더 짧고 두께도 더 얇은 가죽을 이용하여 나중에 치마라고 부르게 된 것을 개발했는데, 이때는 모양이 남자용이나 여자용이나 똑같았다. 이들은 처음 며칠은 씹을 빵 껍질도 없어 굶고 다녔다. 에덴동산은 아닌 게 아니라 열매가 가득했는데, 먹을 것은 그게 전부라 심지어 본성이 육식이라 붉은 고기를 먹어야 하는 동물들조차, 그들조차 하나님의 명령에 의해 똑같이 우울하고불만족스러운 식단을 따라야 했다.  - P23

(전략). 그리고, 오늘날의 독자들에게는 이상해 보일지 몰라도, 남은 두 지류에는 곧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라는 이름이 붙었다. 사막의 가시와 엉겅퀴사이를 힘겹게 빠져나가는 초라하고 작은 내를 마주하고 보니, 예전의 그 강은 지상 낙원에서의 생활을 더 쾌적하게 해주려고 여호와가 창조한 환각이었을 거라는 느낌도 든다. - P23

 여느 남자와 마찬가지로 아담은 무엇이 되었건 여자의 뇌에서 태어난 기획이라면 그 성공 가능성에 회의적이었기에 하와더러 실망할 각오를 하고 혼자 가라고 말했다. - P24

 그렇다면 여호와한테 입장을 분명히 밝히라고 요구해야 돼, 여호와는 먼저 우리한테 왜 그런 일을 했는지, 목적이 뭔지부터 말해 줘야 돼. 미쳤군. 심약한 것보다는 미치는 게 나아. 나한테 불손하게 굴지 마, 아담은 화가 나서 소리를 질렀다 - P25

하와는 내를 걸어서 건넌 뒤 시큼한 장과 몇 개를 따 먹었고, 딱히 영양을공급받은 것은 아니었지만 잠시, 아주 짧은 시간, 먹고자 하는 욕구를 달랠 수 있었다. 이제 에덴동산은 아주 가까워져, 가장 키가 큰 나무들의 우듬지가 또렷이 보인다. 하와는 아까보다 천천히 걷고 있지만 그것은 지쳤기 때문이 아니다. - P26

하와는 한 걸음 다가갔다. 멈춰라, 천사가 말했다. 그러려면 나를 죽여야 할 거예요. 나는 멈추지 않을 테니까, 하와는 한 걸음 더 내디뎠다. 천사님은 아무도 먹고 싶어 하지 않을 썩은 열매만 있는 과수원을 지키게 될 거예요, 하나님의 과수원, 여호와의 과수원, 하와는 그렇게 덧붙였다. 뭘 원하는 거냐, 천사가 다시 물었다. - P27

어휘 싸움에서 이겼으니 하와는 이제 먹을거리 싸움에서 이기기만 하면 되었다. 천사가 말했다, 좋아,
열매를 좀 가져다주지, 하지만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라. 내입은 봉해졌어요, 남편은 알 수밖에 없겠지만 내일 남편하고 함께 와라, 이야기를 좀 해야겠다. - P28

. 오직 타락한 천사들만이 원하는 대로 누구하고나, 또는 그들을 원하는 누구하고나 마음대로 함께할 뿐이었다. 하와는 웃음을 지으며 자신의 손을 천사의 손 위에 올린 다음 젖가슴 쪽으로 살며시 눌렀다. - P29

이 땅에 인간들이 너희뿐인 건 아니다. 그가 입을 열었다. 우리뿐이 아니라고요, 아담이 놀라서 소리쳤다. 제발 한 이야기 또 하게 하지 마라. 누가 다른 인간들을 창조했고, 그 사람들은 어디 있습니까. 어디에나 있다. 여호와가 우리를 창조하듯이 그 사람들도 창조했나요, 하와가 물었다. - P30

(전략), 하와가 물었다. 아, 올 거다, 올 거야, 그건 걱정하지 마라, 아자엘이 대답했다. 인간은 천성적으로 호기심이 많거든, 누가 그런 불을 피웠는지, 왜 피웠는지 알고 싶어 할 거다. 그다음에는요, 아담이 물었다. 그다음은 너희한테 달렸다. 나는 더는 해줄 게 없다. 너희가 그 대상에 들어가는 방법을찾아야 한다, (후략) - P32

3

세상은 그들을 상당히 잘 받아준 편이었다. 그들은 노동 기술이 없음에도 대상에 받아들여졌고, 그들이 누구이고 어디에서 왔는지 자세히 설명하라는 요구도 받지 않았다. 갈 곳을 잃었다. - P34

 아담은 물론이고, 공작부인이 될 운명을 타고나지 않았던 하와 또한 점차 육체노동의 신비에 입문하여 밧줄의 풀매듭을 만드는 단순한 작업만이 아니라 손가락을 너무 자주 찔리지않고 바늘을 다루는 복잡한 작업까지 익히게 되었다. - P35

에덴동산과 광야의 동굴에서 보낸 시절, 가시와 엉겅퀴와 흙탕물이 흐르는 내에서 보낸 시절은 기억으로부터 희미해져 마침내 가끔은 그냥 상상해본 삶이었던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실제로는 한 번도 경험하지 않았고, 심지어 꿈도 꾼 적이 없지만, 있을 수도 있었던 어떤 삶, 어떤 나, 어떤 운명으로부터 온 것처럼 직관적으로 알게 되는 삶 같았다는 것이다. - P35

 그러던 중 아담이 땅 한 조각을 사서 그것을 자기것이라 부르고 언덕 아래에 거친 어도비 벽돌집을 짓는 날이 왔고, 그곳에서 카인, 아벨, 셋 등 아들 셋이 태어났으며,
그들 모두 그들의 삶에서 어느 시점에는 부엌과 거실 사이를 기어 다녔다. - P36

물론 여기에는 여호와의 귀한 도움이 있었으니, 사실 여호와가 존재하는 이유가 그것아니겠는가. 카인과 아벨은 연약한 갓난아기 시절부터 가장 친한 친구여서, 심지어 형제처럼 보이지도 않을 정도였으며, 한쪽이 가는 곳이면 다른 쪽이 따라갔고, 둘은 상호합의로 모든 일을 처리했다. - P37

카인은 당황하고 걱정이 되어 아벨에게 바람이 문제일지 모르니 자리를 바꾸어보자고 제안했으나, 자리를 바꾸어도 결과는 똑같았다. 여호와가 카인을 경멸하는 것이 분명했다. 그 순간 아벨은 자신의 진정한 본성을 드러냈다. - P38

아벨은 늘 똑같이 동정심 없는 태도, 똑같이 경멸하는 발언, 똑같이 무시하는 태도를 드러냈다. 어느날 카인은 여우 굴이 있다고 하는 근처 골짜기로 함께 가자고 하여, 그곳에서 자신의 손으로 아우를 죽였다. - P38

오랫동안 한마디도 없다가 삽자기 두 형제의 불행한 부모를 에덴동산에서 쫓아낼 때와 같은 복장으로 나타난 것인데, 머리에서 발끝까지 호화롭게 짠 가운을 입고, 머리에는 삼중 관을 썼고, 오른손에는 홀을 들었다. 네 아우가 어디 있느냐, 여호와가 묻자 카인은 질문으로 대답했다. 내가내 아우를 지키는 자입니까. 네가 네 아우를 죽였구나. 네,
죽였습니다. 하지만 진짜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주이십니다, (후략) - P39

하지만 주께서 아벨이 죽도록 내버려두신 것보다 큰 신성모독은 아닙니다. 아벨을 죽인 것은 너다. 맞습니다. 하지만 선고를 하신것은 주이시고, 나는 그저 처형을 했을 뿐입니다. - P40

 카인이 방금 들은 말을 믿을 수가 없어 물었다. 아벨의 죽음에 대한 우리의 공동 책임에 기초한 약속이라고 하자. 그러니까 이 책임에서 주의 몫을 인정한다는 겁니까. 그래, 인정한다. 하지만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라, 이것은 하나님과 카인 사이의 비밀이 될 것이다.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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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우뚝 멈춰 서서 서둘러 셔츠와 재킷을 입기 시작했다. 나는 식당으로 들어가 카이사에게 차가운 로스트비프한 접시와 빵, 커피를 받았다. 어느새 옷을 다 입고 혈색도 조금 돌아온 힌쿠스가 내가 있는 뷔페로 오더니 뭐든 더독한 것을 달라고 했다. - P76

"다음에 또 그런 느낌이 들면 성호를 그으시죠." 그는퉁명스럽게 대꾸한 후 잔을 비웠다. 그리고 다시 한 잔을가득 따랐다. - P77

"말씀은 고맙지만 사양하죠." 내가 대답했다. "너무 탈까봐 무서워요. 피부가 예민하거든요."
"그럼 일광욕은 전혀 하지 않으시나요?"
"그렇습니다." - P77

"지붕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하십쇼." 내가 그에게말했다.
그는 비틀린 미소를 지을 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나는 다시 2층으로 올라갔다. 공이 부딪치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기에 먼저 시모네의 방문을 두드렸다. - P78

"부인도 일광욕을 하셨습니까?" 나는 당황한 나머지불쑥 물었다.
"일광욕요? 내가요? 묘한 생각을 하시네요." 부인이층계참을 가로질러 내게 다가왔다. "정말 이상한 생각을다 하시는군요, 경위님!" - P79

"부인" 내가 말했다. "몸이 완전히 얼었군요......
"전혀요. 경위님." 그녀는 이렇게 대답하자마자 말실수를 깨달은 눈치였다. "죄송해요. 그러면 이제 뭐라고 불러 드려야 할까요?"
"그냥 페테르는 어떨까요?" 내가 말했다. - P80

"세상에, 그러다가 죽어요!" 모제스 부인이 소리쳤다.
"그 말대로입니다. 시모네." 내가 성가셔하며 말했다.
"그런 바보 같은 짓은 그만둬요! 안 그러면 목이 부러질 테." - P81

"승부를 내 보세요, 신사분들, 승부를요." 모제스 부인이 말했다. "아름다운 숙녀는 승리자를 위한 상을 남겨 둘게요." 그녀가 당구대 중앙으로 레이스 손수건을 훌쩍 던졌다. "그런데 나는 가 봐야 해요. 나의 모제스가 안절부절못하고 있을까 봐 걱정이거든요." 그녀는 우리에게 키스를후 불어 날린 후 그곳을 떠났다. - P82

"지금부터 제가 기억을 되살려 드리죠." 시모네가 장담했다. 그는 우아한 몸짓으로 큐를 움직여 흰 공을 굴려멈춘 후 잘 겨냥해 공 하나를 포켓에 쳐 넣었다. 다음으로그는 공 하나를 더 포켓으로 빠트려 피라미드를 허물었다.
그다음으로 그는 내가 포켓에서 그가 집어넣은 공들을 꺼낼 틈도 주지 않고 공 두 개를 연속으로 쳤고 마침내 실수를 했다. - P83

"양쪽 사이드에서 중앙으로 치려고 합니다." 시모네가순진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는 끙 소리를 내며 그 모습을 보지 않으려고 창가로다가갔다. 시모네가 공을 쳤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더 쳤다.
강하게 딱, 딱 소리가 났다. 또다시 공을 때리는 소리가 나더니 그가 말했다. - P85

"경위님은 당구에 관한 코리올리의 회고록을 읽어보셨습니까?" 시모네가 물었다.
"아뇨." 내가 음울하게 대답했다. "그럴 생각도 없고요." - P86

"그쪽도 힌쿠스와 술을 마셨습니까?" 시모네가 흥미를 드러내며 물었다.
브륜이 경멸하듯 콧방귀를 뀌었다.
"그럴 리가! 그 사람은 내가 있는 줄도 몰랐을걸요. 거기에 카이사가 있었거든요......" - P88

"벌건 대낮에 술독에 빠지다니, 그런 건 내게 맞지 않아요." 브륜이 승리를 거머쥐며 이렇게 끝맺었다. "여러분의 힌쿠스나 실컷 마시라고 하시죠."
"그러지." 내가 중얼거렸다. "나는 면도하러 갑니다."
"혹시 질문이 더 있으신가요?" 브륜이 내 등에 대고 물었다. - P89

"경위님이 가정적인 분이라니 하는 말인데, 아까 그젊은이의 성별을 가르쳐 주실 수 있나요? 알쏭달쏭하더군요."
"카이사나 찾아보세요." 내가 말했다. "이 수수께끼는경찰에게 맡기시고요. 그보다 샤워장에 장난을 쳤는지털어놓으시죠." - P90

"저주받은 소굴." 그는 나를 보자 쉰 목소리로 말했다.
"더러운 굴 같으니라고." - P91

"내가 여기서 뭘 하느냐고?" 그는 이렇게 소리치며 온힘을 다해 양탄자를 홱 끌어당겼다. 그 탓에 그 자신도 하마터면 균형을 잃을 뻔하면서 안락의자를 넘어트렸다. "나는 파렴치한을 찾고 있소. 이 호텔을 배회하고, 점잖은 사람들의 물건을 훔치고, 밤마다 복도를 돌아다니며 내 아내의 방을 창문으로 들여다보는 놈 말이오! 이 호텔에 경찰이있는데 내가 왜 이런 짓까지 해야 하는 거요?" -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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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스텝 이외의 모든 것이 사라져간다.
이제 펼쳐진 것은 번잡한 것이라고는 무엇 하나 없는, 스탭과 나만의 세계.
지금이라면 할 수 있다. 이 집중상태라면 한계를 넘어설수 있다.
전인미답의 경지.
초당 4번의 벽을 넘어서, 초당 5회, 아니, 그 이상의 스킬구사를 나는 이루어내고 말리라! - P194

"다, 당신이 무슨 죄를 범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러시면안 돼요! 함부로 자신을 상처 입힌다고 해결되는 일은 없어요. 신께서도 솔직하게 죄를 뉘우치기를 바라. 아니, 아무튼 지금은 그만두세요!" - P195

생각해 보니 당연한 이야기지만, 게임에서 할 수 없었던것을 이 세계에서 할 수 있기도 했으므로 게임에서 할 수 있었던 일을 이 세계에서는 못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도 참회실에 들어간 것을 참회시키다니 참으로 희귀한 경험이다 싶었지만, 그렇게 기뻐할 수만도 없었다. 앞으로 마리보고 도장을 전혀 쓸 수 없게 된다면 곤란하다.
그래서 나는 눈물을 흘리며 호소했다. - P199

그러자 의외로 그녀가 먼저 마음이 꺾였다. - P197

하지만 이웃에 민폐가 될 만한 소란을 일으켰는데도…………….
마리엘 씨는 참 다정한 사람이다. 그저 폐만 끼치는 존재였을 텐데, 설교를 마친 후에는 나를 자애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며, 조금 지나친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정중하고 따뜻한말을 건네주었다. 역시 신을 섬기는 사람은 그릇이 다르다. - P197

신속 캔슬 이동을 쓰고 싶었지만 아직 스킬 레벨이 낮은상태에서는 금방 스태미나가 바닥나고 말 것이다. 짧은 시간이라고는 해도 <마리보고 도장>에서 수행한 덕에 스텝의 스태미나 소비도 줄어들기는 했겠지만, 이를 캔슬할 슬래시의 소비량은 변하질 않았다. - P198

그대로 도망쳐버려도 되겠지만, 그래서는 사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나도 조금 거리를 두고 그 자리에 멈추었다.
"아침에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기 위해 따라다니겠다는 말을 하려고 그랬지?"
힐문하듯 말하자 그녀는 웬일로 딱 부러지게 말하지 못하고 웅얼웅얼 대답했다. - P199

"잠시만,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저는, 저는......!"
하지만 이미 나는 무슨 말을 들어도 발을 멈출 생각이 없었다.
나는 대학에서는 아싸였다. - P202

돌아본 내가 그렇게 말하자, 그녀는 아주 조금 멋쩍은 목소리로, 다시 한 번 그 말을 입에 담았다.

"전, 친구가 없어요."

아아, 이럴 수가.
나는 하늘을 우러러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트레인 양, 너도냐.
너도 아싸냐! - P203

"문지기가 어? 이 녀석 혹시 혼자 하는 눈으로 쳐다보는 게 괴로워요. 저, 저도 좋아서 혼자 다니는 게 아니고요!
사실은 다 같이 와글와글 모험을 하고 싶어요! 그런 눈으로쳐다볼 거면 따라와주면 좋잖아요!!"
완전히 병이랄까, 피해망상이다. - P204

"역시 그런 거 맞죠! 저도 사람들 많은데 혼자 있으면 굉장히 주눅이 들어요! 마을 건너편 식당에 곧잘 가는데요, 언제나 사람이 많아서 북적거리니까 매번 혼자 앉아 있는 제가남들한테 어떻게 보일지 영 신경이 쓰여서...." - P205

"......딱히 상관은 없는데, 남의 가게에서 너무 염장질 하지 마라."
하지만 그 연대감은 지나가던 여관 주인아저씨의 가차 없는 한 마디에 어이없이 무너졌다. 트레인 양은 펄쩍 뛰어오를정도로 놀라 잽싸게 내게서 떨어지더니 아우우 아우우 중얼거리며 나와 맞잡았던 오른손을 바라보고 있다. - P206

이 세계 사람들은 평소에는 게임의 주민이라기보다는 현실의 인간처럼 ‘리얼‘ 하게 행동할 것이다. 실제로 라인하르트 씨도 트레인 양도, 아까 본 마리엘 씨도 게임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행동을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 라인하르트 씨는 게임과 마찬가지로 마을까지 마차로 태워주었고, 마리엘 씨는 참회실을 이용하게해주었다. - P208

게임에서도 플레이어는 트레인 양을 동료로 삼을 수 있고,
그렇게 생각하면 내가 그녀의 친구가 되어준다는 것이 가장 단순한 해결법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법은되지 못한다. 왜냐면……………. - P210

"나는 다른 사람이 모르는 걸 이것저것 알고, 오랫동안 솔로로 모험을 한, 말하자면 아싸의 프로지. 아마 널 아싸에서구해주지는 못하겠지만, 아싸여도 해나갈 수 있도록 강하게키워줄 수는 있을 거야."
"소마 씨....... - P211

"무, 물론 일방적으로 가르쳐주기만 하는 건 아니야. 넌보답으로 내가 모르는 걸 가르쳐주거나, 약간의 실험에 협조해줘야 할 거야......" - P211

"괜찮아요! 저 열심히 할 테니까 뭐든 말씀만 하세요!!"
반짝반짝하는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보아하니 정말 뭐든할 기세다. 그야 무리한 요구를 할 생각은 없지만, 만약 내가나쁜 사람이었으면 어쩌려고 이럴까. - P212

이번 실험에서 확인할 것은 트레인 양의 트레인 능력, 통칭 <트레인 모드>의 검증이었다. - P212

나는 트레인 양에게서 빌려온 시계를 보고 대답해주면서,
그 이외의 시간은 하염없이 횃불 사부를 썰며 보냈다. 횃불사부는 변함없는 회복능력으로 흠집이 난 순간 복원되었으며, 플레이어의 부근에는 새로운 몬스터가 태어나지 않는다. - P213

그리고 실험 개시로부터 정확히 두 시간이 지났을 때, 결정적인 이변이 일어났다.
트레인 양에게서 십여 미터 정도 떨어진 장소에 빛의 입자가 모여들더니 갑자기 고블린들이 나타난 것이다.
"몬스터 리젠이잖아!" - P214

레벨 차이도 있고 미스릴 방어구도 있으니 괜찮을 거라 생각은 하지만, 보기에도 조금 야시꾸리한 판타지 만화의 그러한 장면 직전 같은 그림이 아닌가!
일단 서둘러 구해줘야겠다!‘
그렇게 생각하고 트레인 양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려던 나는 이번에야말로 생각지도 못한, 어처구니없는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 P215

고블린이 자신에게 다가오고 있음을 깨달은 트레인 양이비명을 지르더니,
다.
"저기?! 저, 저게 말이 돼?!"
꽁꽁 묶인 채 데굴데굴 지면을 굴러 도망치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상당히 빠르다! - P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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