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우뚝 멈춰 서서 서둘러 셔츠와 재킷을 입기 시작했다. 나는 식당으로 들어가 카이사에게 차가운 로스트비프한 접시와 빵, 커피를 받았다. 어느새 옷을 다 입고 혈색도 조금 돌아온 힌쿠스가 내가 있는 뷔페로 오더니 뭐든 더독한 것을 달라고 했다. - P76

"다음에 또 그런 느낌이 들면 성호를 그으시죠." 그는퉁명스럽게 대꾸한 후 잔을 비웠다. 그리고 다시 한 잔을가득 따랐다. - P77

"말씀은 고맙지만 사양하죠." 내가 대답했다. "너무 탈까봐 무서워요. 피부가 예민하거든요."
"그럼 일광욕은 전혀 하지 않으시나요?"
"그렇습니다." - P77

"지붕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하십쇼." 내가 그에게말했다.
그는 비틀린 미소를 지을 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나는 다시 2층으로 올라갔다. 공이 부딪치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기에 먼저 시모네의 방문을 두드렸다. - P78

"부인도 일광욕을 하셨습니까?" 나는 당황한 나머지불쑥 물었다.
"일광욕요? 내가요? 묘한 생각을 하시네요." 부인이층계참을 가로질러 내게 다가왔다. "정말 이상한 생각을다 하시는군요, 경위님!" - P79

"부인" 내가 말했다. "몸이 완전히 얼었군요......
"전혀요. 경위님." 그녀는 이렇게 대답하자마자 말실수를 깨달은 눈치였다. "죄송해요. 그러면 이제 뭐라고 불러 드려야 할까요?"
"그냥 페테르는 어떨까요?" 내가 말했다. - P80

"세상에, 그러다가 죽어요!" 모제스 부인이 소리쳤다.
"그 말대로입니다. 시모네." 내가 성가셔하며 말했다.
"그런 바보 같은 짓은 그만둬요! 안 그러면 목이 부러질 테." - P81

"승부를 내 보세요, 신사분들, 승부를요." 모제스 부인이 말했다. "아름다운 숙녀는 승리자를 위한 상을 남겨 둘게요." 그녀가 당구대 중앙으로 레이스 손수건을 훌쩍 던졌다. "그런데 나는 가 봐야 해요. 나의 모제스가 안절부절못하고 있을까 봐 걱정이거든요." 그녀는 우리에게 키스를후 불어 날린 후 그곳을 떠났다. - P82

"지금부터 제가 기억을 되살려 드리죠." 시모네가 장담했다. 그는 우아한 몸짓으로 큐를 움직여 흰 공을 굴려멈춘 후 잘 겨냥해 공 하나를 포켓에 쳐 넣었다. 다음으로그는 공 하나를 더 포켓으로 빠트려 피라미드를 허물었다.
그다음으로 그는 내가 포켓에서 그가 집어넣은 공들을 꺼낼 틈도 주지 않고 공 두 개를 연속으로 쳤고 마침내 실수를 했다. - P83

"양쪽 사이드에서 중앙으로 치려고 합니다." 시모네가순진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는 끙 소리를 내며 그 모습을 보지 않으려고 창가로다가갔다. 시모네가 공을 쳤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더 쳤다.
강하게 딱, 딱 소리가 났다. 또다시 공을 때리는 소리가 나더니 그가 말했다. - P85

"경위님은 당구에 관한 코리올리의 회고록을 읽어보셨습니까?" 시모네가 물었다.
"아뇨." 내가 음울하게 대답했다. "그럴 생각도 없고요." - P86

"그쪽도 힌쿠스와 술을 마셨습니까?" 시모네가 흥미를 드러내며 물었다.
브륜이 경멸하듯 콧방귀를 뀌었다.
"그럴 리가! 그 사람은 내가 있는 줄도 몰랐을걸요. 거기에 카이사가 있었거든요......" - P88

"벌건 대낮에 술독에 빠지다니, 그런 건 내게 맞지 않아요." 브륜이 승리를 거머쥐며 이렇게 끝맺었다. "여러분의 힌쿠스나 실컷 마시라고 하시죠."
"그러지." 내가 중얼거렸다. "나는 면도하러 갑니다."
"혹시 질문이 더 있으신가요?" 브륜이 내 등에 대고 물었다. - P89

"경위님이 가정적인 분이라니 하는 말인데, 아까 그젊은이의 성별을 가르쳐 주실 수 있나요? 알쏭달쏭하더군요."
"카이사나 찾아보세요." 내가 말했다. "이 수수께끼는경찰에게 맡기시고요. 그보다 샤워장에 장난을 쳤는지털어놓으시죠." - P90

"저주받은 소굴." 그는 나를 보자 쉰 목소리로 말했다.
"더러운 굴 같으니라고." - P91

"내가 여기서 뭘 하느냐고?" 그는 이렇게 소리치며 온힘을 다해 양탄자를 홱 끌어당겼다. 그 탓에 그 자신도 하마터면 균형을 잃을 뻔하면서 안락의자를 넘어트렸다. "나는 파렴치한을 찾고 있소. 이 호텔을 배회하고, 점잖은 사람들의 물건을 훔치고, 밤마다 복도를 돌아다니며 내 아내의 방을 창문으로 들여다보는 놈 말이오! 이 호텔에 경찰이있는데 내가 왜 이런 짓까지 해야 하는 거요?" -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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