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 문제를 간단히 분석해 보자.

여학생 15명을 3명씩 짝을 지으면 하루에 5팀, 일주일이면 5x7=35팀이 된다. 한 팀 3명을 A, B, C로 표현하면 AB, BC, CA등 3가지의 2인 조합이 나온다. 35팀의 경우 3×35=105가지 2인조합이 나온다. 문제는 여학생 2명이 한 번씩만 짝을 지어 산책을한다는 것이다. 15명 중 2명을 뽑는 조합의 수는 105로 앞서 계산한 2인조합의 수와 같고 이 결과가 합리적이라는 것을 확인할수 있다. - P198

이 5개의 변수는 독립적이지 않고 그들 사이에 관계가 있다. 예를 들어, ‘총 인원수 X 산책 일수 = 총 팀수‘이다. - P198

이런 문제를 수학에서는 ‘블록 설계block design‘라고 하는데, 우리의 목표는 여학생이 산책하는 그룹, 즉 ‘팀별‘, 또는 줄여서 ‘블록‘을 디자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최종 설계는 전체 15명중 3명을 조합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불완전 블록 설계incompleteblock design‘라고 부른다. - P199

따라서 이 문제는 일반적으로 영어로 약칭 ‘BIBD 설계 문제‘라고하는 ‘균형 불완전 블록 설계 balanced incomplete block design‘ 문제에 속한다. 특정 변수의 BIBD 설계 문제는 일반적으로 (b, v, r, k, λ)로 표시한다. - P199

우리는 (15, 3, 1)-BIBD 설계 문제로 변경한 후에 많은 것을 기억하기가 쉬워졌다. 이제 원래 문제를 다음과 같이 수정할 수 있다.


15명의 여학생을 임의의 2명이 한 번만 같은 팀이 되도록 3명씩 팀으로 나누어라. - P200

모든 그림을 겹쳐 놓았을 때, 이 그림이 구현한 결과를 ‘슈타이너계Steiner system‘라고 하는데, 슈타이너계는 일종의 BIBD 설계 문제 중 하나의 솔루션 형식이다.  - P201

슈타이너 역시 다소 늦깎이 수학자라고 할 수 있다. 커크먼이 여학생 산책 문제를 제기하기 몇 년 전, 슈타이너도 마침 조합 문제를 연구하고 있었다. 슈타이너가 이때 연구한 문제를 이후 ‘슈타이너계‘라고 명명했는데, 그중 가장 기본적인 연구 대상은 ‘슈타이너 삼원계 Steiner triple system‘이다. ‘삼원계‘는 세 개씩 짝을 이룬다는 뜻이다. - P202

커크먼 여학생 산책 문제는 3명씩 팀을 이루는 경우에 대한 질문이었다. 1인 1팀 또는 2인 1팀의 문제는 모두 평범하며, 3인이 한 팀일 때 연구할 가치가 있다. 그래서 슈타이너 삼원계는BIBD 설계 문제 중 가장 기초적인 문제이다. - P202

 각각 총인원이 7과 15인 경우인데 다른 숫자로 슈타이너 삼원계를 만들 수 있을까? 분명한 것은 안 되는 숫자가 훨씬 많다는 것이다. 고려해야 할 첫 번째 조건은 바로 이 총인원수가 앞에서 말한 조건(5개의 변수는 두 개의 등식을 만족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일부 변수는 정수가 아니므로 만족하지 않는다)을 만족해야 한다. 따라서 이 두 등식은 필요조건이다. - P203

그렇다면 충분조건은 아닐까? 아니다. 1844년 커크먼은 슈타이너 삼원계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은 총인원수를 6으로 나눈 나머지가 1 또는 3이라는 것을 밝혔다.

v = 1 (mod 6) 또는 v = 3 (mod 6)
이것은 아주 멋진 결론이며 또한 필요충분조건이다. - P203

이후 사람들은 커크먼의 이러한 지속적인 분해 방식을 ‘분해가능한 균형 불완전 블록 설계 Resolvable balanced incomplete block design‘라고 불렀으며, 줄여서 ‘RBIBD 설계 문제‘라고 하였다. 만약 슈타이너 삼원계에 RBIBD 설계가 존재한다면 이를 커크먼 삼원계Kirkman triple system라고 할 수 있다. - P204

또 하나의 문제는 어떤 슈타이너 삼원계가 커크먼 삼원계인가하는 것이다. 이 문제는 슈타이너 삼원계의 존재 문제보다 훨씬 어렵다. - P204

다음으로, 사원계와 오원계 등의 존재성에 대해 궁금할 것이다. 오랫동안 수학자들은 무수히 많은 슈타이너 사원계와 오원계가 존재하는지를 파헤쳤다. 2014년 피터 키바쉬Peter keerash의 논문은 이에 긍정적인 답을 내놓았다. - P205

Let‘s play with MATH together

21명의 여학생이 있다. 각각 3명, 7명으로 팀을 짜서 다니는데 수치상으로만 분석하면 BIBD 설계 문제를 찾아낼 수 있을까? 더 나아가 커크먼 산책 설계가 존재할까?
n이 소수인 경우 간단한 방법으로 (n², n, 1) 설계를 만들 수 있다.
(5² ,5, 1) 설계를 구성해 보자. - P206

[Q] 21명의 여학생이 있다. 각각 3명, 7명으로 팀을 짜서 다니는데 숫자로만 분석하면 BIBD 설계 문제를 찾아낼 수 있을까?
더 나아가 커크먼 산책 설계가 존재할까?

[A] BIBD 설계 문제가 존재하는 필요조건은 총 인원을 6으로나눈 나머지가 1 또는 3이다. 21을 6으로 나눈 나머지가 3이므로이 조건에 부합한다.
커크먼 산책 설계의 경우 3명이 한 팀이 되면 매일 2명씩 같은팀이 될 수 있으며, 이론적으로 10일 후 모든 사람이 ‘아는‘ 것이가능하다. 때문에 (70, 21, 10, 3, 1) 산책 설계가 존재하며 구체적인 방안은 독자 스스로 찾도록 남겨두겠다.
만약 7명이 한 팀이 되어 하루에 6명을 ‘아는‘ 경우, 며칠 후 20명을 알 수는 없다. 그래서 7명씩 팀을 이룬 커크먼 산책 설계는존재하지 않는다. - P371

[Q] 이 소수인 경우 간단한 방법으로 (n², n, 1) 설계를 만들수 있다. (5², 5, 1) 설계를 구성해 보자.

[A] 이 설계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1, 6, 11, 16, 21], [2, 7, 12, 17, 22], [3, 8, 13, 18, 23], [4, 9, 14, 19, 24],
[5, 10, 15, 20, 25][1, 7, 13, 19, 25], [2, 8, 14, 20, 21], [3, 9, 15, 16, 22], [4, 10, 11, 17, 23].
[5, 6, 12, 18, 24][1, 8, 15, 17, 24], [2, 9, 11, 18, 25], [3, 10, 12, 19, 21], [4, 6, 13, 20, 22],
[5, 7, 14, 16, 23][1, 9, 12, 20, 23], [2, 10, 13, 16, 24], [3, 6, 14, 17, 25], [4, 7, 15, 18, 21],
[5, 8, 11, 19, 22][1, 10, 14, 18, 22], [2, 6, 15, 19, 23], [3, 7, 11, 20, 24], [4, 8, 12, 16, 25].
[5,9, 13, 17, 21] - P372

24차원 결정의 고유한 대칭

앞서 소수 차수 순환군에서 5차 이상의 교대군 및 ‘리 형태 단순군‘의 세 가지 주요 범주를 언급하였다. 하지만 우주에는 26개의 산재군이 더 존재한다. ‘산재‘는 바로 바깥에 흩어져 독립적으로 행동한다는 뜻이다. - P341

26개의 군은 참으로 이상하다. 수학자들은 이들 사이에 강하거나 약한 연관성에 따라 4가지로 분류한다. 가장 먼저 발견된 부류는 마티외 군Mathieu group‘이라고 불리는데, 1860년대에서 70년대에 걸쳐 프랑스의 수학자 마티외에 의해 발견되었으며, 심지어리 형태 단순군보다 더 일찍 발견되었다. - P341

종이 위에 마음대로 7개의 점을 그리고 이 점들을 연결하되 세 점이 일직선 상에 있지 않은 임의의 곡선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임의의 두 점은 하나의 선으로만 연결, 즉 어떤 두 점 사이에 선이 없거나 하나의 선만 존재한다. - P341

만약 n개의 점이 있다고 가정하면, 각 변은 t개의 점을 포함하며 k개의 점이 하나의 선으로 연결된다. 따라서 n, t, k의 3개의 매개변수를 가지며 S(k, t, n)으로 나타낸다. 이것은 앞에서 다룬 S(2, 3, 7)이다. 분명한 것은 임의의 n, t, k조합으로 슈타이너계를 만들 수 없다. - P342

이것은 간단한 순열 조합 문제인 것 같지만, 그 안에 담긴 문제의의미는 매우 어렵다. 2014년이 되어서야 t=4와 t=5의 슈타이노계가 무한히 많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 P342

1931년 어떤 수학자는 마티외가 슈타이너계를 분석해서 얻은군은 아니지만, 군 M_12는 사실 12개 점의 슈타이너계에 포함되어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슈타이너계는 S(5, 6, 12) 즉, 평면상의 12개의 점에서 5개의 점이 직선 위에 오도록 6개의 점을 하나의 선으로 연결한다. - P343

나는 이 결론을 보고 슈타이너계가 도대체 어떻게 생겼는지 보고 싶었지만, 놀랍게도 인터넷에서 실제로 12개의 점의 슈타이너계를 그릴 수 있다는 사람을 발견하지 못했다. - P343

1871년 마티외는 또 다른 4개의 마티외 군을 발견했다. 후에 사람들은 이 몇 개의 마티외 군이 특정한 슈타이너계에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어떤 방식으로든 무한한 군을 도출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많은 군 중에서 공교롭게도5개의 마티외 군이 서로 다른 유한 단순군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 P344

위와 같은 문제를 ‘입맞춤 수 문제‘라고 하는데, 이는 마치 바깥의 구가 안쪽 구에 입맞춤을 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또한 당구게임에서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공이 진행될 때 생기는 접촉을
‘키스kiss‘라고 부르는데, 이것이 바로 이 명칭의 내력이다. - P345

2차원, 3차원, 4차원의 입맞춤 수가 각각 6, 12, 24인 것으로 보아 한 차원이 증가할 때마다 2배가 되는 건 아닐까? 틀렸다. 5차원의 입맞춤 수에 대해 수학자는 정확한 숫자는 모르지만, 그 상한이 44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48일 리가 없다. - P347

다시 한번, 또 뜻밖의 일이 발생했다. 5차원 이상에서 수학자가정확한 입맞춤 수를 얻을 수 있는 차원은 두 개밖에 없다. 이것이바로 8차원과 24차원이다. 24차원 입맞춤 수는 196,560개로 이는 24차원 공간에서 구 하나가 최대 196,560개의 구와 동시에 접할 수 있다는 뜻이다. - P347

 1940년 독일의 수학자 에른스트 비트Ernst Witt가 24차원 입맞춤 수를 발견했다고 추측하지만, 결론이 발표되진 않았다. 1967년 영국의 수학자 존 리치가 24차원의 입맞춤 수를 공식적으로 증명했다. - P347

어쨌든 24차원 공간에서 구 하나가 동시에 196,560개의 구와접하는 모양은 하나의 결정 모양으로 일반화되어 ‘리치 격자‘라는이름이 붙었다.  - P349

1967년, 리치는 ‘리치 격자‘를 발견하자 그 속에 단순군 구조가있는지 알고 싶어 다른 수학자들에게 도움을 청해 함께 연구했다. 콘웨이는 리치의 연구에 매우 흥미가 있어서 이 임무를 맡았다. - P349

첫 번째 토요일 노후에 그는 종이 뭉치를 몇 뭉치나 써 버리고, 6시간의 연산을 거치면서 거의 새로운 유한 단순군을 발견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흥분을 참지 못한 콘웨이는 같은 케임브리지대에 근무하는 동료이자 절친인 존 톰슨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새로운 산재군을찾았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의 차수가 리치 격자 동형 군 자체의차수인지, 아니면 그것의 절반인지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 P350

하지만 전화를 끊은 콘웨이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계속 계산에몰두했고, 낮 12시가 넘어서도 톰슨에게 한 차례 통화하며 상황을 주고받았다. 이후 며칠 동안 두 사람은 훗날 ‘Co_1, Conway group Col‘
으로 불리는 관련 계산과 증명이 완료될 때까지 호흡을 맞췄다.
결국 ‘Co_1‘의 발견은 기본적으로 며칠 안에 완성되었다. 수학자는잠재적인 발견에 대한 갈망의 정도가 결코 금광을 캐는 사람 못지않다. - P350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들은 리치 격자 및 콘웨이 군에서다른 4개의 단군(히그만-심즈 군(Hs), Hall-Janko 군(J2), 매클로플린군(MC), 스즈키 군(Suz))을 관찰했다. 이 4개 군에 세 개의 콘웨이군을 더하여 ‘제 2세대 산재군‘이라고 한다. - P351

뜻밖에 발견된 두 영역의 연관성

이미 다룬 내용 외에 나머지 산재군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한다. 이 중 하나는 모든 산재군 중에서 원소가 가장 많다. 그것의이름은 매우 매력적인데 ‘몬스터 군Monster group‘이다. - P352

 1973년 그와 그의 아내는 손계산으로 마침내 이 ‘더 큰‘ 군을 계산해냈는데, 이 군의 차수는 대략 4x10(나중에 ‘작은 몬스터군Baby Monter group. 小魔群‘으로 불렸다)에 이른다.
Pizz가 ‘더 큰‘ 군에 포함되었으므로 Fi23, Fi24는 ‘더 큰‘ 군에 포함시켜야 한다.  - P353

다행히 콘웨이의 동료인 존 톰슨은 군의 차수를 계산하는 알고리즘을 발명하였고, 이를 이용해 군의 차수의 상한을 정할 수 있었다. 당시 휴렛Hewlett은 (파이겐바움도 사용했던) HP-65라는 계산기를 출시했다. - P353

수년 후, 이 표는 콘웨이의 책에 8페이지 분량을 차지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사건이 있는데, 당시 케임브리지 대학의 젊은 수학자 노튼은 계산으로 이 특성표의 두 번째 행이 숫자
‘196883‘으로 시작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P354

앞서 우리는 모든 유한군이 치환군이라고 했다. 수학자는 ‘큰 몬스터 군을 치환군을 이용한 방식으로 그려내려면 10²⁰개의 원소가 있는 집합에 치환을 정의해야 한다. 이는 계산하거나 쓰는 것이 전혀 불가능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 P355

이 방법은 앞의 노튼이 계산한 196883이라는 숫자를 사용했다. 노튼은 만약 ‘큰 몬스터 군‘이 존재한다면 196884차원 공간에서 어떤 대수적 구조를 유지한다는 것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만약 이런 대수적 구조를 만들어낸다면, 이 군을 만들어내는 것과 동등하다고 생각했다. - P355

그렇다면 ‘큰 몬스터 군‘은 과연 얼마나 클까? 그것의 차수는 약 8×10⁵²이다. 그리고 앞서 말한 바와 같이 196883차원의 선형공간에서 비로소 이 군의 구조를 나타낼 수 있다. - P356

콘웨이와 노튼이 계산해 확인한 결과, 결코 우연이 아니라 ‘큰 몬스터 군‘과모형식 사이의 필연적인 연결이었다. 이번에도 콘웨이는 장난꾸러기 본색을 드러냈고, 그는 이런 연결을 ‘기묘한 달빛moonshine‘
이라고 표현했다.  - P358

 그리고 이 단어의 어근은 ‘몬스터monster(악마)‘에서 왔기 때문에 여기에 약간 이중적인 의미가 있다. ‘moonshine‘이라는 단어는 콘웨이가196883과 196884 사이의 우연의 일치에 대해 처음 들었을 때의 반응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 P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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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사람이 길을 가면 반드시 순열 조합 문제가 있다!

1850년 영국의 「레이디즈 앤드 젠틀먼즈 다이어리LADY‘S ANDGENTLEMAN‘S DIARY」 라는 잡지에 다음과 같은 수학 문제가 실렸다.

15명의 여학생이 매일 한 번씩 3명씩 팀을 이루어 산책을 한다. 7일동안 임의의 두 사람이 한 번 같이 산책하도록 하려면 팀을 어떻게 나누면 될까? - P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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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내용일까?

(전략)
그러나 1500년대에 사람들이 대서양을 건너기 시작하자 상황은 바뀌었다. 지도 제작업자들은 세계 전체를 아우르는 지도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그 결과 왜곡을 도저히 피할 수 없었다. 지도는 편평하지만 지구의 평균 곡률은 0이 아니기 때문이다(30쪽, 곡률‘ 참고), 지도를 제작하려면 어떤 요소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 거리와 면적이 왜곡되거나 아니면 각도와 위치가 왜곡되거나, 어느 하나는 불가피했다. - P110

이 방정식은 왜 중요할까?

(전략)
16세기의 선원들은 세계 지도를 사용해 바다 위에서 길을 찾으며 항해했다. 이때 지도가 조금만 부정확해도 배는 목표지에서 크게 벗어났다. 식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그것은 정말 나쁜 소식이었다. 그 결과 등그런 구를 평면 지도 상에 옮기는 좋은 방법을 찾는것이 큰 도전 과제가 되었다. - P111

더 자세하게 앟라보자.

(전략)
메르카토르 도법을 정의하는 방정식은 17세기 수학자 헨리 본드(Henry Bond)가 발견했다. 이 방정식은 지구 상의 각 지점을 지도 위의 점과 대응시키는 수학적인 방법을 제안한다. 속도가빠른 돛배에서는 이것이 더 편리한 방식이었다. - P111

여러분은 아마 전구의 빛이 지구본의 북극을 통과하면서 전등갓의 맨 위로 빠져나가지 않을까 걱정할지도 모른다. 사실 맞는 말이다. 앞서 전등갓의 길이가 높아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 높이가 중요하다. 지구 전체를 지도에 옮기려면 원통의 길이가 무한히 높아야 한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북극과 남극이라는 두 점의 정확한 위치는 사라지고 만다. 하지만 이 문제가 그렇게 심각하지는 않다.  - P112

오늘날 메르카토르 도법은 램버트 원뿔 도법이라는 방식의 하나로 분류된다. 어떤 의미에서는 이 방식가운데 가장 극단적인 사례다.  - P112

이제 원뿔의 높이를 점점 편평하게 낮춰보자. 결국에는 지구본 위에 놓이는 한 장의 종이가 될 것이다.
이것은 일종의 평사도법이다. 한가운데의 전구에서 나오는 빛줄기는 북반구의 여러 지점들을 지나 종이 위에투사된다. - P112

상상력을 발휘해 원통을 하나 더 떠올려보자. 그리고 이 원통을 꼭대기 점이 무척 높은 곳에 있는 길고 가파른 원뿔로 바꿔보자. 이제 조금씩 높이를 낮추면, 원뿔은 덜 가팔라지고 결국에는 꼭대기 점이 지구의 북극과 맞붙을 것이다. 이 순간에 원뿔을 이루는 종이는 편평해진다. 이 연속적인 배열이 램버트 원뿔 도법을 만들어낸다. - P113

지구같이 완전한 원이 아닌 회전 타원체를 편평한 지도에 옮기는 작업은 까다롭다. 그중에서도 메르카토르 도법은 여러 가지를 절충해서 나온 가장 최초의,
가장 성공적인 방식이다. - P113

어떤 내용일까?

우리는 3차원의 세계에 산다. 이 세계에서는 일반적인기하학의 법칙이 적용된다. 하지만 우리는 구체의 표면위에서도 산다. 그렇기 때문에 가끔은 다른 종류의 기하학을 사용해야 한다(114쪽, ‘구면 삼각법‘ 참고). 
- P118

2차원 이미지와 3차원 공간, 그리고 그것들이 드러내는 사물들 사이의 관계를 다루는 분야를 사영기하학이라 부른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교차비율이 자리한다. - P118

이 방정식은 왜 중요할까?

여러분은 아마 이제 ‘카메라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라는 오래된 격언에 의심을 품었을 것이다. - P119

연구자들은 얼굴 인식이나 2차원 이미지에서 3차원 공간을 추론하는 등의 어려운 문제들을 다룰 때교차비율을 활용한다. 사영기하학은 천문학을 포함한 과학의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적용된다. - P119

사영기하학을 활용해, 컴퓨터 안에서 완전히 구성된 3차원 대상의 모형을 우리 앞 화면 위에서 특정한 관점으로 만들어진 묘사로 옮겨놓는다. 개발자들은 카메라의 관점이 단단한물체나 공간 주변으로 움직이는 것을 상상한다. 사실카메라는 존재하지 않지만 말이다. 기하학이 그 추상적인 작업을 전부 해내는 것이다. - P120

어떤 내용일까?

단단한 물체를 한데 붙드는 것은 구성 성분인 원자와분자들 사이 힘들의 복잡한 연결망이다. 탁자 위에 머그잔을 올려놓았을 때 깨지지 않은 채 탁자가 머그잔의 무게를 지탱하는 것도 힘의 연결망 덕분이다. - P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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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건 코시 응력 텐서다. ‘텐서‘
란 여러 가지 정보를 한데 묶는 무척 유용한 수학적인요소다. 텐서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사실은 코시 응력 텐서가 다양한 종류의 응력을 한데 모은 묶음이며, 어떤 지점이 받는 응력의 전체적인 효과를 계산하도록 돕는다는 점이다. - P122

물질 속 응력에 대한 이런 설명은 놀랄 만큼 구체적인 부분까지 들어가지만 다루기는 꽤 간단하다. 공학자들은 텐서장을 활용하며, 우리는 텐서장이 수학적으로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 많은 사실을 알고 있다. 수십억 개의 분자 사이에 작용하는 힘에 대한 무척복잡해 보이는 문제들도 이런 수학적 도구를 사용하면우아하고 다루기 쉬워진다. 응력에 대한 이런 구체적인모형은 오늘날 공학과 건축 분야에서 놀라운 성취를 이끌었다. - P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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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대 그리스의 기하학자 유클리드는 이 숫자들을 찾아내는 영리한 방법을 고안했다. 먼저 2개의 서로 다른 정수 p, q를 고르고 p가 더 큰 수라고 하자. 다음과 같은 관계가 성립되는 A, B 그리고 C를 찾자.

A=p²-q²
B=2pq
C=p²+q² - P13

원뿔곡선은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불쑥 나타나는경우가 많아 벽이나 손전등과 관련이 없을 것 같지만놀랄 만한 기하학적인 특징을 공유한다. 연기나 먼지가뿌옇게 낀 곳에서 손전등을 비춰 보면 실제로 3차원 원뿔 모양의 빛을 지속적으로 내뿜기 때문이다. 2차원적인 모양이 바뀌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단지 벽이 이원뿔을 잘라내는 각도가 바뀌기 때문이다. - P16

앞에서 제시한 방정식을 이용해 이 곡선을 나타내려면, 먼저 A, B, C, D, E, F값이 정해져야 한다. - P17

우리가 대입하는 점들은 대부분 방정식에 들어맞지 않을 것이다. 방정식의 왼쪽 변을 전부 계산했을 때 0 이외의 값이 나오면 그 점은 그 곡선 위에 있지 않다. 이제 방정식을 0으로 만드는 점들만 골라서 표시를 한다고 상상해보자.  - P17

 사실 그 밖에도 두 가지 가능성이 더 남아 있다. 방정식의 고정된 수를 신중하게 잘 고르면 서로 교차하는 2개의 직선이 나오거나 단 하나의 점이 나올 수 있다. - P17

이 방정식은 왜 중요할까?

미분이 중요한 이유는 간단하다. 미분은 공간에서 어떤 물체의 움직임을 속도로 바꿀 수 있다. 또 속도가 변한다면 가속도를 얻을 수도 있다. 

몇 가지 단순한 규칙을 사용해 이 답을 얻을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분수처럼 생긴 dh/dt 라는 기호가 대략 시간이 아주 조금 변했을 때 변화하는 높이의 정도를 나타낸다는 점이다. 조금 더 익숙한 표현으로 바꾸면 ‘어떤 순간에 공이 얼마나 빠르게 떨어지는지‘를 나타낸다.  - P27

이렇게 물리적으로 단순한 식에 다시 3차 미분을 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가속도의 변화율을 ‘저크(jerk)‘라고 부르는데 경험했을 때 그렇게 기분 좋은 대상은 아니다. 떨어지는 공은 지면에 닿기 전까지 저크가 0이다. 가속도가 일정하게 바뀌지 않는다고 했으니(시간 변수인 에 의존하지 않는다), 그 변화율은 당연히 0이다!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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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적분이 등장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물론미적분의 기초 아이디어가 수천 년 동안 여기저기 존재하기는 했지만 그것들을 한데 묶어 정리한 사람들은 17세기의 과학자들이었다. - P28

미적분학이 풀고자 했던 문제가 어려운 이유는 연속변이를 포함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미적분학이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계속해서 가다듬으며 정답에 가까이 갔고, 가다듬는 과정에서 우리가 얻으려는 정답인 극한값에 다다를 수 있어서였다(18쪽. ‘제논의 이분법‘ 참고). - P28

이렇듯 미적분학의 기본 정리는 변화율에서 다시 대상으로 옮겨가는 힘을 준다. 하지만 넓게 바라보면 이 정리는 훨씬 더많은 의미를 가진다. 미적분학의 근본적인 무언가를 제대로 포착하기 때문이다. 이 정리를 좀 더 현대적인 형태로 바꾼 것이 스토크스 정리다.  - P29

어떤 내용일까?
여러분은 아마 유명한 ‘공공 서비스 문제에 대해 들어봤을지도 모른다. 3채의 집에 세 가지 공공 서비스(수도, 가스, 전기)를 설치할 때 공급선이 서로 겹치지 않게 배열하는 문제다. 아이들에게 흔히 주어지는 퍼즐이지만 사실은 풀리지 않는 문제다.  -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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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서비스 문제는 수학자들이 ‘그래프‘라 부르는 대상과 관련된다. 그래프는 ‘모서리‘라 불리는 선들이 모여
‘꼭짓점‘이라 불리는 점들을 이루는 체계다. - P44

종이 한 장(수학의 평면과 마찬가지로 편평한)에그릴 수 있으면 그것을 평면 그래프라고 부른다. 이때평면 그래프의 모서리는 서로 겹치지 않는다. 그래프는 페이지를 여러 영역으로 나누는데 모서리로 둘러싸인 영역 각각 ‘면‘이라 부른다. 평면 그래프가 가진 꼭짓점과 모서리, 면의 개수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다는 사실은 확실해 보인다. - P45

여러분에게 색칠을 해야 할 복잡한 지도 한 장이 주어졌다고 해보자. 색은 몇 가지나 필요할까? 이 문제는 무엇을 묻는지 이해하기 쉽고, 문제를 그래프로 옮겨놓기도 그렇게 어렵지 않다. - P45

마침내 1976년이 되어서야 일리노이 대학교의 케네스 아펠 (Kenneth Appel)과 볼프강 하켄 (WolfgangHaken)이 컴퓨터로 엄청난 양의 수를 처리해가며 이문제를 증명했다. 하지만 이들이 사용한 방식은 아직까지도 논쟁의 대상이다. 사람의 힘으로는 그 과정이 맞는지 틀린지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 P45

어떤 내용일까?

털투성이 공의 정리에 따르면 지표면에는 바람이 불지않는 장소가 언제나 존재한다. 우리는 지도 위의 어떤지점에 작은 화살표를 붙여 바람의 속도와 방향을 표시할 수 있다. - P46

여러분은 바람이 불지 않는 지역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아무리 그런 지역에 바람을 일으킨다 해도 이렇듯 바람이 불지 않는 지역은지구 어딘가에 나타난다. 이런 현상은 기후 체계의 움직임과는 상관이 없으며 기본적인 기하학적 사실에서 비롯한다. - P46

이 방정식은 왜 중요할까?

온몸이 완전히 털에 뒤덮인 둥그런 모양의 고양이를 상상해보자. 털투성이 공의 정리에 따르면 아무리 고양이에게 빗질을 해줘도 어딘가에는 털이 뭉친 부분이 반드시 생길 것이다. 이런 사실이 당장은 쓸모 있게 들리지않을 것이다. - P46

하지만 털투성이 공의 정리는 꽤 여러 분야에 적용된다. 이 정리는 공기(또는 물 같은 다른 유체)가 어떤 표면 위를 계속해서 흐르는 방식을 무한정하게 늘리는 대신 한계를 지운다. 또한 여러분이 공을 아주 복잡하게 빙글빙글 돌린다 해도 맨 처음에 어디서 움직이기시작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다.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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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의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L. E. J. 브라우버르(L. E. J. Brouwer)가 1912년에 처음 털투성이 공의 정리를 증명했다. 브라우버르에 앞서 프랑스의 앙리 푸앵카레(Henri Poincaré)가 이미 짧게 증명한 적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 - P47

 네덜란드의 물리학자 헨드릭 로런츠(Hendrik Lorentz)와 푸앵카레의 공동 연구는 특수상대성이론의 개발에 큰 역할을 했다. 이에 비하면 브라우버르는 철학자로서나 수학자로서 그렇게 실용적인 업적을 내지는 못했고 심지어 신비주의자 같은 면모도 보였다. 수학 분야에서는 큰 영향을 미쳤지만 말이다. - P47

벡터는 조그만 화살표로 표시할 수 있다. 벡터의 주요 특징은 화살표의 길이와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이다. 영벡터는 ‘길이가 0인 화살표‘를 말한다. - P48

어떤 평면 위의 벡터장은 모든 점에 이런 화살표가붙어 있다. 이 화살표들은 틈도 없이 빽빽하게 붙어 있다. 물리학자들은 전자기장이나 중력장뿐만 아니라 공기나 물 같은 유체의 흐름 등 여러 현상을 모형화할 때 벡터장을 활용한다. - P48

벡터장의 화살표들이 갑자기 뛰어올라도 방향이나크기가 바뀌지 않는다면 그 벡터장은 연속적이다. 방향이나 크기가 바뀐다 해도 가까이 확대해서 보면 빠르지만 매끄러운 변화가 진행된다. - P48

접벡터장에 대해서는 많이 설명했으니, 위상 2-구면을 알아보자. 여러분은 머릿속에 풍선 비슷한 모양을 떠올리면 된다. 그 풍선은 신축성이 좋은 고무 재질로 만들어져 늘렸다. 쭈그러뜨렸다. 비틀었다 하는 식으로 마음껏 모양을 바꿀 수 있다. - P48

. 대략적으로 말하면 ‘차원‘ 자체가 그런 성질을 가진다. 어떤 공간 위의 점을 찾아가는 데 좌표가 많이 필요할수록 그 공간은 더 높은 차원이다(10쪽, ‘피타고라스 정리‘ 참고). ‘털투성이 공의 정리는 2차원인 평면 위에서성립하는 진술이며, 1차원인 선이나 3차원인 부피에 대한 정리가 아니다. - P49

위상학자들은 ‘구면‘이라는 단어를 어떤 유한한 수의 차원도 허용하게끔 특별한 의미로 사용한다. 털투성이 공의 정리는 차원의 수가 바뀌면 언제나 참이 아니다. 예를 들어 ‘위상 1-구면‘은 평범한 원이며, 영벡터를 갖지 않는 이 원에서 벡터장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다. - P49

한편 푸앵카레-호프 지수 정리에 따르면 짝수 차원의 모든 구면에서는 털투성이 공정리의 변형이 참이다.  -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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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책은 끝까지 읽는 것이 아니다! - P360

내가 『에디톨로지: 창조는 편집이다』라는 제목의 책을 쓸 생각을 한것은 독일 유학에서의 바로 이런 경험 때문이다. 내가 독일에서 배운것을 한마디로 요약하라면 이렇다. 공부는 데이터베이스database 관리다‘ - P361

나는 박사과정에 들어간 후, 지도 교수의 연구소에 취직되길 바랐다. 그러나 지도 교수는 내게 어떠한 제안도 하지 않았다. 내 독일어가 그리 신통치 않았기 때문이다. - P361

지도 교수는 내 데이터 관리 방식에 감동했다. 어느 순간부터 급하면 나를 찾기 시작했다. 수업하다가도 내 자리로 찾아와 자료를 뽑아달라고 했다. 연구소의 비디오 분석을 위한 기기들도 내가 전부 수리하고, 케이블을 연결했다. - P363

다음날부터 집으로 교수와 연구원들 전화가 끊이질 않았다. 연구소내의 데이터베이스나 컴퓨터 분석 기기 등에 문제가 생기면,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뿐이었기 때문이었다.  - P363

어느 날, 교수는 내게 정식 연구원을 제안했다. 나는 못 이기는 체하며 연구소에 취직했다. 데이터 관리는 권력이었다. 연구소에 취직한 지채 1년이 안 돼 나는 연구소의 모든 재정까지 책임졌다. 유학생들은 꿈도 못 꾸는 매킨토시 노트북을 반년마다 바꿨다. - P363

데이터 입력은 일반적인 계층적 분류‘로 했다. 심리학 전공서의 분류를 따라 정리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관련 키워드 항목을 따로 만들어서 내 나름의 분류 체계를 세웠다. - P364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검색하면 관련 데이터들이 마구 올라왔다. 그 데이터를 정리하다 보면 또 다른 생각이 떠오르곤 했다. ‘네트워크적 지식‘의 생성이다. - P364

언젠가 네이버캐스트의 ‘지식인의 서재‘라는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이야기를 하던 중 "책을 끝까지 읽는 것은 바보짓이다!"라는 말을 했다.
그랬더니 악플이 바가지로 올라왔다. - P366

일단, 하루에 쏟아져 나오는 책의 양이 엄청나다. 제아무리 속독을 해도 그것들을 다 따라잡을 수는 없다. 관심 있는 분야의  책만 골라내도 도무지 감당할 수 없는 양이다. 그래서 책 앞부분에는 목차가 있고,
책 맨 끝에는 ‘찾아보기‘와 같은 형식이 있는 것이다. 필요한 부분만 찾아 읽으라는 뜻이다. - P367

목차와 찾아보기는 주체적 독서를 하는 이들을 위한 것이다. ‘주체적책 읽기‘란 왜 이 책을 읽어야 하는가에 대한 목적이 분명함을 뜻한다.  - P367

내게 흥미로운 내용은 내게 이미 익숙한 개념과 책에 나타난 개념의 교차 비교 과정에서 확인된다. 독서는 내가 가진 개념과 저자의 개념이편집되는 에디톨로지 과정이다. 그래야만 저자의 생각이 내 생각의 일부가 된다. 우리는 저자의 생각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위해 책을 읽는것이 절대 아니다. - P368

 독일 책이나 영어책은 한국 책이나 일본 책에 비해 색깔이 훨씬 화려하다. 그만큼 폼도 난다. 내 서재를 처음 방문한 사람은 매번 묻는다.
"이 책 다 읽으셨어요?" - P368

여타 포털 사이트의 메모 프로그램이나 다양한 앱이 있지만 내 경험으로는 에버노트가 최고다. (분명히 밝히지만, 난 에버노트로부터 어떤 지원도받은 적 없다.) 에버노트는 버그가 많다. 그러나 바로바로 업데이트 된다.
에버노트 개발자들의 마음이 급한 거다. - P369

데이터 관리를 할 때 난 일단 자료를 계층적으로 분류해 저장한다.
에버노트의 각 ‘노트북‘이 대분류로 나뉘어 있고, 각 노트북 안에 또 다C른 하위 노트북들이 들어 있다. 그 계층구조가 3단계, 4단계까지 올라가는 복잡한 것도 있고, 한 단계에서 끝나는 간단한 것도 있다. - P369

글 쓸 아이디어가 부족할 때면 이런저런 검색 놀이로 시간을 보낸다.
이렇게 생성된 지식은 일부 살아남기도 하지만, 바로 지워버리는 경우도 많다. 복사본으로 만든 것이니 지워도 된다. - P370

갤럭시 노트의 펜을 빼들면 에어커맨드‘ 기능이 바로 뜬다. 나는 주로 스크랩 기능을 사용한다. 단지 이 기능 때문에 갤럭시 노트를 사용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필요한 부분만 긁어저장한다.  - P370

내가 성격적 결함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에서 이만큼이라도 성취하며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영어와 함께 독일어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읽는 자료의 내용이 남들과 달랐다. 축적된 데이터가다른 까닭에 생산되는 지식의 내용도 달랐다. - P372

모두들 지적하듯, 주입식 교육의 폐해라고 생각했다. 한국에서의 토론식 수업은 아예 불가능하다고도 생각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장소를 바꿔 수업을 해보니 학생들의 태도가 전혀 달라졌다.  - P200

한국에서 토론식 수업이 불가능한 이유는 강의실의 구조 때문이다.(사진 1, 2) 강의실에 앉으면 학생들은 앞쪽 칠판만 바라보게 되어 있다. 학생들끼리의 상호작용은 애초부터 배제되어 있다. 강의실이란 이름부터 강의하는 방‘이라는 뜻이다. - P201

학생끼리의 시선 공유joint-attention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맞은편의학생이 조금이라도 의아한 표정을 지으면, 이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바로 표현할 수 있다. 교수의 강의를 듣는 것만이 아니라, 동료 학생들과의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 수업 참여의 큰 동기가 된다. - P202

세미나실의 책상 배치가 교육의 내용을 결정한다. 한국의 진정한 교육개혁은 교실의 공간 편집부터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어린아이들의교실 구조부터 바꿔야 한다. 그래야 교사가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가달라지고, 아이들도 다른 아이들을 존중하는 태도를 갖게 된다. - P202

근대는 ‘역사의 발명‘으로 요약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공간‘은 잊혀갔다. 지식인들 사이에서 공간을 이야기하면뭔가 한 급 떨어지는 듯한 분위기도 있었다.
여기에는 독일의 나치즘과 히틀러가 아주 중요한 원인 제공자다. 근대 독일 민족은 공간에 대한 피해의식으로 가득 차 있었다 - P203

천장의 높이만 조금 더 높여도 창조적이 된다. 미네소타 대학의 마이어스-레비J. Meyers-Levy 교수는 천장 높이를 30센티미터 높일 때마다 사람들의 문제 해결 능력에 변화가 생기는 것을 발견했다. - P203

미국의 애플이나 구글이 사무 공간을 놀이터처럼 바꾸겠다는 것도 마찬가지 발상이다. 가장 창조적인 행위는 놀이다. 놀이터처럼 사무 공간도 즐거워야 창조적 사고가 가능해진다. 개도 데리고 출근하고, 바닥에서 뒹굴거리거나, 사무실 벽에 공도 차면서 일할 수 있어야 남들 안하는 생각을 할 수 있는 거다. - P204

공간 편집, 그 자체가 문화다. 이어령이 이야기하는 ‘축소지향적 일본인‘도 공간 편집의 결과라고 나는 생각한다. - P204

일본에서는 식당에 혼자 가면, 카운터나 구석의 좁은 자리에 앉힌다. 4인용 테이블에 좀 넓게 앉겠다고 하면 아주 큰일 날 것처럼 난감해한다. 의자 밑에는 가방이나 짐을 넣는 바구니가 따로 있다.  - P205

공간의 조직 방식, 즉 공간 편집이야말로 문화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이론적으로 설명한 학자는 미국의 인류학자 에드워드홀Edward T. Hall이다. 사는 공간의 크기나 구성뿐만 아니라, 사람들 사이의 거리도 문화에 따라 차이가 난다는 점에 주목한 홀은 ‘프록세믹스proxemics, 근접학‘라는 개념으로 사람들 사이의 거리와 상호작용의 양상을 분류한다. - P205

거리뿐만이 아니다. 앉는 위치와 상대방을 바라보는 시선의 방향에따라서도 상호작용의 내용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테이블에서 서로 마주 보고 앉는 경우와 모서리를 끼고 기역자로 붙어 앉는 경우는 대화내용이나 상호작용의 밀도가 질적으로 달라진다.
홀의 주장을 참조한다면 연인끼리는 마주 보는 것보다 모서리를 사이에 두고 앉는 쪽이 더 좋다. 그러면 대화가 훨씬 농밀해진다. - P206

공간 편집의 영향은 상호작용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주택 구조와가족의 관계는 공간 편집에 따라 달라지는 인간 의식을 아주 분명하게보여준다. - P206

아리에스는 주택의 공간 편집과 ‘아동‘ 혹은 ‘따뜻한 가족‘이라는 개념이 아주 깊은 상관관계가 있음을 주장한다. 18세기 이후, 주택 내부에 복도가 생기면서 사람들은 매번 이방 저방을 거쳐 이동할 필요가없어진다. 외부 방문객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운, ‘우리 가족만의 공간이 생긴 것이다. 따뜻한 가족은 바로 이러한 독립된 가족의 사생활이가능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 P209

 즉 식당dining room과 침실bedroom이라는 명칭이 다른 방room들과 구별되어 사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외부로부터 단절된 공간에 부모와 자식만으로 구성된 단란한 가족만이살게 된다. 이제 가족 구성원의 모든 관심은 어린아이에게 집중된다. - P209

독일의 창문은 거의 모두 이중창이다. 아주 튼튼하다. 방음은 물론어지간한 충격에도 깨지지 않는다. 창문 전체를 열 수도 있지만, 위쪽만 살짝 열어 공기 순환만 가능하게 하는 장치도 있다. 몇 년 사용하면나사가 헐거워지고 창문틀도 어긋날 것 같은데, 십여 년 사용해도 아무런 변화가 없다. - P210

독일만큼이나 장인정신으로 인정받는 일본이지만, 문 만드는 기술만큼은 죽었다 깨어나도 독일을 따라가지 못한다. 일본 문은 아주 엉성하고 부실하다. 방음 따위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 P210

독일이나 일본이나 정밀함으로는 세계 최고지만, 문 만드는 데는 왜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 것일까? 왜 일본인은 문과 창문을 만들 때 방음에는 전혀 신경을 안 쓰는 것일까? - P211

이와 관련해 에드워드 홀은 아주 설득력 있는 주장을 한다. 독일의 창문과 문이 그토록 튼튼한 이유는 ‘사적 공간‘에 대한 독일인 특유의 편집증 때문이라는 거다. 세계에서 독일 사람들처럼 프라이버시를 중요하게 생각한 민족은 없다. - P211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내 박사논문을 지도해준 힐데브란트-닐손 교수를 한국의 우리 집에 초대한 적이 있다. 옛날이야기를 즐겁게 나누며 식사를 하던 중, 아파트 관리실에서 곧 반상회가 열린다‘는 방송이 거실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왔다. - P211

지진 같은 천재지변이 일어난 것도 아닌데 어떻게 이런 방송이 가능하나는 거다. 외부의 방송 스피커가 집 안에 설치되어 있는 것도 이해할 수 없고, 집주인 의사와 상관없이 아무 때나 방송하는 것은 더더욱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 P212

공간 편집이야말로 각 문화의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내기 때문이다. 결국 문화를 바꾸는 것은 의외로 간단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 공간 편집을 달리하면 된다. 회사의 공간 배치를 바꾸거나 집의 인테리어를 바꾸는 것도 마찬가지다. - P212

출입문의 위치만 바뀌어도 사람들의 동선이 바뀌고, 공간 내의 상호작용 양상이 변화한다. 문화는 이렇게 아주 구체적으로 작동한다. - P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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