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실제로 도덕적 딜레마 상황에서 어떤 판단을할 때 우리 뇌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도덕 판단의 신경 메커니즘은 무엇이기에 앞의 첫 번째 사례와 두 번째 사례에서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것일까? - P132

도덕심리학자 조슈아 그린 Joshua Greene과 조너선 코헨Jonathan Cohen은 트롤리의 딜레마에 대한 도덕 판단을 할 때 피험자의 실제 뇌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를 fMRI를 이용하여 연구했다. 그 결과 첫 번째 사례(레버를 당기는 경우)에서는 피험자 뇌의 배외측 전전두피질DLPFC이 활성화되었는데, 이는 도덕적 판단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높은 수준의인지 기능(이성적 추론)이 개입되었다는 증거이다.  - P132

 반대로 덩치가 큰 사람을 밀어야 하는두 번째 사례에서는 감정적 반응과 연관된 뇌 영역인 복내측 전전두피질vmPFC, 전두대상피질ACC, 편도체amygdala가 크게 활성화되었다. 즉 정서적인 각성이 일어난 경우이다.⁸ - P132

8. Wojciszke, B., Bazinska, R., & Jaworski, M. (1998). On thedominance of moral categories in impression formation.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 24(12), 1251-1164l3 - P287

트롤리 사례들에서 드러났듯이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이 뚱뚱한 사람을 밀치는 경우는 윤리적으로 옳지 않다고 판단한 반면에 레버를 당기는 경우에는 윤리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이 차이는 뇌에서 일어났다. - P133

 뇌 영상 연구 결과 전자의 경우에는 감정을 담당하는 뇌 부위가 활성화된 반면 후자의 경우 인지적 추론을담당하는 뇌 부위가 활성화되었다. -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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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읽은 느낌이 든다.
비슷한 구절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다만 그것이 어느 구절이고 어디서 비슷한 것을 봤는지 몰라서 그렇지만.

 민주주의국가로서 고대 그리스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관점은 19세기 초반에 이르러서야 나타났다.⁸ 그러나 민주주의와 좋은 정부를 동일시하는 관점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에야 일반화됐다. - P29

8 Hansen (2005). - P340

나는 여기서 그저 돈던이 놀라워하며 한 말을 반복 할 수밖에 없다.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전 세계적으로 정당성의 기준 [정당한 정부의 기준]이 단 하나[민주주의]라는 생각이 믿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우리가 택한 이 정당성의 기준이 당시로서는 매우 낯선 것이었다는 점이다. 최악의 환경을 제외하면, 전세계 어디에서든 반드시 수행되어야 할 정치의 방식에 붙는 이름으로 민주주의라는 단어가 선택됐다는 것은 ・・・ 정말 불가사의한 일이다." - P30

 로버트 달이 매디슨이 36세 때보다 80세에 더 민주주의자다워졌다고 봤다면,¹² 2달 자신이 민주주의에 대한 특정 개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은 다르게 주장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게리 윌스는 매디슨이 필라델피아제헌회의 때도 노년 시절 못지않게 민주주의자다웠다고 주장한다.¹³ - P30

12 Dahl (2002).
13 Wills (1981). - P340

1955년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제15판은 ‘민주주의‘를 이렇게 정의했다. "인민의 자치 self-rule에 기초한 정부 형태. 현대에는 자유로운 투표로 선출돼 인민에게 책임지는 대의 기구와 행정부, 모든 개인이 평등하고 생명,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포함한) 자유, 행복 추구에서 동등한 권리랄 누려야 한다는 근본 가정이 전제된 삶의 장식에 기초한 정부 형태를 말한다." - P30

민주주의는 ‘민주주의자‘가 만들지 않았다. 고대 그리스라는 부정적사례 때문에 민주주의자라는 이름표는 불길하게 여겨졌다. - P31

누가 비민주주의자였는지 질문하는 편이 더 유용할지 모르겠다.
법이란 신 또는 자연에 의해 주어졌기 때문에 인간은 법을 만들 수 없으며, 만들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 이들이 분명 비민주주의자들의 반열에 포함된다. 그럼 일단 정부를 선출하면, 그다음에는 모두가 조용히 정부에 복종해야 한다는 견해는 어떨까? - P32

단순히 이름표의 문제라면 우리가 다루는 역사 속 주인공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했는지는 무시해도 별 상관 없을지 모른다. 오늘날 우리가 ‘민주주의‘라고 부르는 체제를 받아들이는 사람이 곧 ‘민주주의자‘라고 해버리면 그만이다. - P32

한편 우리는 계보학적으로, 즉 민주주의에 대해 오늘날 우리가 가진생각에서 출발해 그 역사적 기원까지 거슬러 올라가 살펴볼 수도 있다.
그래도 여전히 난관에 부딪힐 것이다. 우리 모두는 민주주의가 자치, 평등, 자유로 이뤄진다는 생각에 동의할 것이다. 그러나 이를 기준으로 구체적인 인물과사상, 제도를 판단하려고 하면 곧 의견이 엇갈린다. - P33

오늘날 우리는 민주주의가 무엇인지를 둘러싸고 대의제의 창설자들이 과거에 그랬듯이 갈등을 겪고 있으며, 우리 사이에 존재하는 이견들 가운데 많은 부분은 그들이 보여 준 이견과 다르지 않다. 그들이 좋은 제도가 무엇인지 합의할 수 없었던 것처럼 우리도 마찬가지다. - P34

심지어 오늘날에도 평등, 자치, 자유라는 삼총사가 일관되게 서로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것은아니다. "자치에 참여한다는 것은, 정의justice가 그러하듯이, 인간에게 필요한 기본적 요청이자 본원적 목적에 해당한다. (후략)." - P34

내가 보기에, 그 이상은 바로 인민의 자치다. 물론 어원으로 보면 인민의 자치가 곧 ‘민주주의‘ 민주주의demokratia는 인민demos; people과 지배kraiten; rule의 합성어다 - 다. 그렇지만 자치라는 이상이 고대 그리스에서 수입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는 게 중요하다.*

* 한센에 따르면, 미국과 프랑스의 대의제 창설자들이 아테네 민주주의에서 영감을받았다는 신화는 한나 아렌트가 혁명론』On Revolution에서 만들어 낸 것이다(Han-sen 2005). - P36

인민이 유일한 주권자여야 한다. 인민이 스스로 통치해야 한다. 모든 인민은 동등하게 대우받아야 한다. 인민의 삶은 정부를 비롯한 타인의 부당한 간섭으로부터자유로워야 한다. 이런 이상은 과거 대의제 창설자들이 가졌고 또 오늘날 우리도 그렇다. 약 200년 뒤 켄틴 스키너가 말했듯이,²⁴ 민주주의는 인민이 통치하는 체제다. 그 외의 다른 무엇도 아니다. - P37

「정치적 말의 힘, 후마니타스, 2023,
95쪽])에서 인용.

24 Skinner (1973, 299).

이상, 행위, 그리고 이해관계

분명, 어떤 관념은 제도보다 앞서 존재한다. 정치제도는 언제나 의도적인 행위 deliberative act를 거쳐 창조되는데, 그 궁극적 형태는 헌법 제정이다. 따라서 정치제도는 관념들을 물질화한 것이다. 그러나 헤겔의 말과달리, 역사는 관념이라는 하나의 원인에 따라 추동되지 않는다. - P37

로버트 로스웰 팔머가 칸트에 대해 말했듯이,²⁵ 철학은 현실의 혁명이 아니라 단지 "정신의 혁명"에 불과할지 모른다.**

** ‘정신의 혁명‘이라는 말은 팔머가 독일에 관해 쓴 장의 제목이다. 팔머 (Palmer1964,447)는 이렇게 말했다. "칸트는 비판받을 점이 있다. 의심의 여지 없이 그는당대 사건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그의 철학은 두 영역 사이에 건널 수 없는경계를 그었다. 경계 한편에는 자유와 정치적 행위에 대한 사상을 놓았고, 다른 편에는 경험적 지식과 개개인들의 현실적인 생각을 두었다." - P38

25 Palmer (1964). - P340

관념이 제도에 앞선다고 해도 사상thought의 역사에서 실제 행동의역사를 유추하면 안 된다. 곧 명백히 밝혀지겠지만, 대의제 창설자들은어둠 속을 더듬으며 나아갔다. - P38

무엇을 관찰할 수 있고 무엇을 관찰할 수 없는지를 질문해 보면, 관념과 행동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우리는 역사 속 주인공들의 발언과 행위를 살펴볼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이 마음속으로 원한것이나 생각한 것은 관찰할 수 없다. 그들은 종종 때에 따라 말을 바꿨다. 또는 말과 다르게 행동했다. 또는 자신이 하지 않은 일을 큰소리로 외치고, 정작 자신이 한 일은 조용히 소곤거리기도 했다. - P39

나는 두 명제를주장한다.


1. 대의제 설립을 정당화하고, 대의제가 민주주의로 점진적으로 발전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상은 논리적으로 일관되지 않고, 실천적으로 실현 불가능했다.
2. 대의제 창설자들은 자신의 이해관계를 정당화하는 식으로 행동했다고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그들이 만든 제도는 그들의 특권을 보호했다. - P40

수수께끼는 쉽게 풀리지 않는다. 우리는 대의 정부의 창설자들이 자치, 모든 이들의 평등과 모두를 위한 자유를 말했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동시에 그들이 전체 인구 가운데 다수를 배제하는 제도를 만들었고, 인민의 의지로부터 현 상태를 보호하려 했다는 것도 안다. 우리는 그들이,
자신들이 배제하려 했던 이들을 두려워했으며, 자신들이 만든 제도가재산권을 지켜 주길 바랐다는 점 - 이에 대해서는 이어질 내용에서 많은 증거를 제시하겠다 - 을 안다. - P41

민주주의가 세 가지 이상 - 평등에 기초하며, 자유를 뒷받침하는 자치 - 을 실현한 것이라고 믿으려면, 어느 정도 사실이 이 같은 믿음을 뒷받침해야 한다. 나아가 우리가 이렇게 생각한다면, 어떻게 이상이 사실을 추동하는 지뿐만 아니라, 어떤 사실이 그 이상을 신뢰할 만한 것으로 만드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 P43

평등, 참여, 대표, 자유

자치라는 이상은 원래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 루소와 (거의 영향을 못 미친칸트가 정교하게 다듬었다. 이 이상에 따르면 인민은 스스로 통치할 때,
다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에게 복종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유롭다. 자치라는 이상은 여기서 출발했지만 논리적·실천적·정치적 문제에 봉착한다 - P43

 인민이 사회적·경제적·정치적으로 분열되어 있는 현실이 명백해지면서, 누군가가 모든 인민을 동시에 대표할 수 있다는 관념은 유지될 수 없었다. 주기적인 선거로 선출되는 일군의 정치인들이 통치하는 것이 차선의 선택지가 됐다. - P43

[오늘날 국민국가와 같은] 대규모 사회에서는, 매우 짧은 순간이라도,
모든 사람이 통치할 수 없다. 따라서 대다수의 사람들은 타인의 통치 아래에서 살아간다. 그리고 가치, 열정, 이해관계도 사람마다 다르다. - P44

여기서 내 핵심 주장을 간략히 소개하겠다. 대의제 창설자들이 평등이라는 말을 썼지만, 사실상 그들이 말한 것은 의미가 달랐다. 그것은 기껏해야 익명성 anonymity이다. - P44

우리에게 남겨진 수수께끼는 다음과 같다. 왜 민주주의는 사회를 좀 더 경제적으로 평등하게 만들지 못하는가? 이에 대해 몇몇 사람들은, 가난한 이들이 여러 이유로 평등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말한다. 또 다른 설명에 따르면, 부자가 대의 기구를 장악하고, 그들이 머릿수에 비해 과도한 정치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평등을 가져오는 정책이 채택되지 않는다고 한다. - P45

・[옮긴이] 단순 다수제simple plurality system는 다른 후보보다 한 표라도 더 득표하면승리하는 것을 말하고, 절대 다수제majoritarian system는 총 유효표의 2분의 1을 초과해 (50퍼센트+1) 득표하면 승리하는 것을 말한다. 초다수제supermajoritarian system는 승리하기 위해선 절대다수보다 더 큰 특정 수준의 득표를 요구하는 것을 말한다. 대의 기구가 초다수제로 운영될 때 법안의 제정·개정은 좀 더 엄격한 요구 조건을 충족해야 하지만, 다른 한편 그 조건을 달성하기 위한 정당 간의 합의를 촉진하거나 강제할 수도 있다. - P45

날것 그대로의 인민의 의지에 대한 광범위한 불신으로 말미암아 정치적 권리의 제한, 인민의 의지에 대한 제도적 견제가 생겼다. 이때 제기되는 문제는 이런 것이다. 선거를 통해 자치가 실행되는 대의제에서 좀더 효과적인 정치 참여는 가능한가?  - P46

우리 제도는 대의제다. 즉, 시민이 [직접] 통치하지 않는다. 시민은 다른 이에게 통치된다. 아마 통치하는 이는 매번 바뀔 것이다. 그래도 다른이가 통치한다는 사실 자체는 변함없다. - P47

특히 선거에서 다수가 요구한 것이 [현 상태의] 변화일 때 더 그렇다. 여러 초다수제적, 혹은 노골적으로 반다수제적인 제도는 표면상 소수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오늘날 소수자라는 명칭은 여러 이유로 소외 계층underprivileged을 지칭하는 데 쓰는 것이 정치적으로 올바르다고 여겨진다. 심지어 수적으로 다수인 집단, 즉 여성을 언급하면서도 소수자라는 말을 쓴다. - P47

따라서 민주주의는 경제적 평등, 효과적 참여, 완벽한 대리인, 자유라는 네 가지 점에서 모두 한계가 있다. 그러나 나는 어떤 정치체제도 민주주의보다 나을 수 없다고 믿는다. 현대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만큼 경제적 평등을 만들어 내고 유지할 수 있는 정치체제는 없다. - P48

나는 이 같은 민주주의의 한계를 아는 게 중요하다고 믿는다. 그래야 그 어떤 정치체제도 할 수 없는 일을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민주주의를 비난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 P49

5. 선택과 참여

들어가며

(전략)
선거에서 유권자에게 주어지는 선택지들에는 모든 시민의 이상점들ideal points,
즉 그들 각자가 가장 선호하는 모든 대안이 포함되지 않는다. 선택지는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유권자들의 선호가 충분히 이질적이면,
일부 시민은 제시된 공약 가운데 [자신의 선호에] 그나마 가장 근접한 것도애초 자신이 선호했던 것과는 한참 동떨어져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있다. - P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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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원고는 여덟 줄이었다. 발란데르는 그것을 서무계에 가져가 타이핑한 후 한 부를 복사하도록 지시했다. 복사본이 나올 동안 그는 룬나르프 주변에 사는 모두에게 우편으로 보낼 질문지를 훑어보았다.  - P36

발란데르는 몸을 일으켜 복도로 나갔다. 늘 이런 식이지. 그는 생각했다. 서류들은 절대 있어야 할 곳에 있는 법이 없다. 경찰 업무는 점차 컴퓨터에 기록되는 추세였지만 중요한 서류들이 분실되는 경향이 있었다. - P37

 부검한 의사의 견해에 따르면 직접적인 사인을 확신할 수 없었다. 사인의 폭이 너무나넓었다. - P38

공식 보고서 귀퉁이에 의사의 메모가 있었다. 그는 ‘광기의 행위‘라고 쓰고, ‘피해자는 네다섯 번 죽고도 남을 폭력에 희생되었다‘고 덧붙였다.
발란데르는 보고서를 내려놓았다. 그는 기분이 더 가라앉는 것을느꼈다. 여기에는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 무언가가 있었다. 강도들은증오로 가득 차서 노인을 폭행하지 않았다. 그들은 돈이 목적이었다. 이 미친 폭력성은 왜지? - P38

기자회견이 열리는 방은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그는 기자들 대부분을 알아보았다. - P39

"범인들에 대한 단서가 없습니다." 발란데르가 말했다.
"그 말은 한 명 이상이라는 뜻입니까?"
"아마도요."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우린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직 모릅니다." - P40

"음. 우린 아직 모릅니다. 검시관이 아직 부검을 끝내지 못했습니다. 며칠 걸릴 겁니다." - P40

"강도들이 뭘 가져갔죠?"
"아직 모릅니다." 발란데르가 대답했다. "우린 아직 그들이 강도인지조차 모릅니다."
"강도가 아니라면요?"
"모릅니다."
"강도가 아니라는 걸 믿을 만한 뭔가가 있나요?"
"없습니다." - P41

6시 직전에 수사반은 회의를 위해 모였다. 병원에서의 새로운 소식은 없었다. 발란데르는 재빨리 야간근무자 명단을 적었다.
"그게 필요한가?" 한손이 궁금해했다. "병실에 녹음기를 갖다 놓으면 노부인이 깼을 때 어느 간호사든 그걸 켤 수 있잖아." - P43

"현장에 수많은 지문이 있었네." 그가 말했다. "어쩌면 뭔가가 나올 거야. 하지만 난 별로 기대하지 않아. 흥미로운 건 매듭이야."
발란데르가 그를 살피듯 쳐다보았다. "무슨 매듭이요?"
"올가미 매듭 말일세."
"그게 뭐요?"
"일반적이지 않은 매듭이지. 난 그런 매듭을 본 적이 없네." - P44

"경위님은 이 사건의 수사 책임자 아니십니까. 좀 주무셔야 할 텐데요."
"하룻밤쯤은 괜찮아." 그는 그렇게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는 미동도 없이 앉아 허공을 노려보았다. 우리가 이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까? 범인들이 이미 잡을 수 없을 만큼 멀리 도망친 게 아닐까?  - P46

"끔직한 일이죠."
"그래요." 발란데르가 말했다. "저는 가끔 이 나라가 어떻게 될지 궁금합니다."
그가 경찰서 유리문을 통해 밖으로 나갔을 때 바람의 그의 얼굴을때렸다. 바람이 엘 듯이 찼고, 그는 몸을 숙이고 주차장으로 발걸음을 서둘렀다. - P47

다음은 아버지 차례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야심한 밤의 범인들이 강도질을 하기에 적합한 노인으로 아버지를 고를지도 몰랐다. 어쩌면 살인까지도. - P48

"커피 한 잔 마시려무나." 아버지가 말했다. "곧 끝날 게다."
"마시고 있어요." 발란데르가 말했다.
기분이 좋지 않으시군. 발란데르는 생각했다. 변덕이 죽 끓는 듯한독재자. 대체 나에게 뭘 원하시는 거지?
"저 바빠요." 발란데르가 말했다. "사실 밤새워야 해요. 원하시는게 뭐예요?" - P50

"넌 한동안 날 보러 오지도 않았어." 아버지가 비난하듯 말했다.
"그저께도 왔잖아요."
"삼십 분간 말이냐!"
"뭐, 어쨌든 왔잖아요."
"왜 날 보러 오는게 싫은 게냐?" - P51

오솔길이 별채에서 천장이 낮고 가구가 별로 없는 집으로 이어져있다. 발란데르는 한눈에 집이 엉망진창이고 더럽다는 것을 알아보았다. 아버지는 집이 엉망이라는 것조차 보지 못하시는군. 그는 생각했다. 왜 나는 전에 눈치채지 못했을까? 그에 관해 크리스티나와 이야기해 봐야겠어. 아버지 혼자 이렇게 계속 사실 순 없어. 그 생각을하고 있을 때 전화가 울렸다. 아버지가 수화기를 들었다.
"네 전화다." 아버지가 짜증을 숨기는 기색도 없이 말했다.
린다. 그는 생각했다. 그 앨 거야. 하지만 뤼드베리가 병원에서건 전화였다.
"부인이 사망했네." 그가 말했다. - P53

발란데르는 형편없는 카드 플레이어였지만 포커가 아버지를 달랠것임을 알았다. "일곱 시에 올게요." 그가 말했다.
이내 그는 위스타드로 차를 몰았다. 나선 지 얼마 안 된 똑같은 유리문으로 걸어 들어갔다. 에바가 그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뤼드베리가 구내식당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그녀가 말했다.
그는 거기에서 커피 잔 위로 몸을 구부리고 있었다. 발란데르는 뤼드베리의 또 다른 얼굴을 보고, 자신이 듣기 싫은 말을 들으리라는것을 알았다. - P54

4

"먼저 얘기부터 듣고요. 그런 다음 코트를 벗을지 말지 결정할 겁니다."
뤼드베리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녀가 죽었네." 그가 말했다.
"그러니까, 그건 압니다."
"하지만 죽기 전에 잠깐 의식이 돌아왔어."
"그래서 무슨 말을 하던가요?"
"말했다고 할 정도도 아니었어. 속삭였어. 아니면 쌕쌕거렸거나." - P55

"남편의 이름을 말했어." 뤼드베리가 입을 열었다. "남편이 어떻게 됐는지 알고 싶어 하는 것 같더군.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말을 중얼거렸네. 그때 내가 물었지. 그날 밤에 누가 왔었는지, 놈들을 아는지. 어떻게 생겼는지. 그게 내가 물은 거였네. 그녀가 의식이 있는 동안 그 말들을 반복해서 물었지. 그리고 정말 그녀는 내가 묻는 말을이해하는 것 같더군." - P56

"간신히 한 마디만 알아들었네. ‘외국‘."
"외국?"
"그래. ‘외국."
"그녀가 자신과 남편을 폭행한 자들이 외국인이라고 했다고요?"
뤼드베리가 끄덕였다. - P56

"자넬 기다리면서 그걸 생각하며 여기에 앉아 있었지." 뤼드베리가 대답했다. "어쩌면 놈들은 스웨덴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는지도몰라. 외국어로 말했을지도 모르고, 사투리를 썼는지도 몰라. 많은가능성이 있네."
"스웨덴인처럼 보이지 않았다는 건 뭡니까?" 발란데르가 물었다.
"내 말뜻을 알 텐데." 뤼드베리가 말했다. "오히려 자네가 더 피해자의 생각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은데." - P57

"망명을 요청하는 난민이 살인을 저질렀다는 걸 믿기 어렵습니다." 발란데르가 말했다.
뤼드베리가 발란데르에게 당혹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 올가미에 대해 내가 말한 걸 기억하나?"
"매듭에 대한 거요?"
"난 그걸 알아보지 못했어. 그리고 난 젊었을 땨 미해 여름을 보트를 타며 보냈기 때문에 매듭에 대해서는 꽤 알지." - P59

발란데르가 대답하려는 참에 에바가 커피를 마시러 구내식당에 들어왔다.
"되도록이면 집에 가서 쉬지그래요." 그녀가 말했다. "그건 그렇고, 기자들이 계속 전화해서 경찰의 성명을 듣고 싶어 해요."
"뭐에 대한 성명이요?" 발란데르가 물었다. "날씨?"
"그들이 피해자가 죽은 걸 안 것 같아요."
발란데르는 머리를 젓고 있는 뤼드베리를 보았다
"오늘 밤에는 발표하지 않을 겁니다."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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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공장의 두 팀,
구성력과 원심력 간의 투쟁 - P7

"어차피 대중들은 개, 돼지들입니다. 뭐하러 개, 돼지들에게 신경 쓰고 그러십니까. 적당히 짖어대다가 알아서조용해질 겁니다."


영화 〈내부자들〉의 수많은 대사 중에서 스크린을 찢고나온 최고의 명대사다. 이것은 원래 극 중 유력 신문의 논설위원이 비리 기업의 총수를 안심시키기 위해 던진 말이었다. - P7

하지만 냉정하게 따지고 보면 ‘우리와 그들‘을 편 가르려는 이런 태도는 봉건주의보다 훨씬 더 긴 역사를 가진다.
인류의 탄생 때부터 수렵 채집기 내내 그리고 최근 1만 년동안의 농경 시대에서도 외집단에 대한 경멸과 혐오는 상수였다. 즉 그런 태도는 본능이다. - P8

"우크라이나 여성은 강간해도 돼. 대신에 콘돔이나 잘써."²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벌이는 러시아군 남편에게 러시아인 아내가 전화로 했다는 이 말에 전 세계가 경악했다. - P8

2. 이상규 "우크라 여성은 성폭행해도 돼"..러시아군 여친 충격적 통화내용". 〈매일경제〉, 2022.04.14. https://www.mk.co.kr/news/world/view/2022/04/333372/ - P279

상대를 인간 이하로 취급하는 순간 그들을 향한 모든이성적 판단은 해제되고 차별, 혐오, 폭력의 스위치가 거리낌 없이 켜진다.  - P8

역사학자들에 따르면 2차 세계 대전 중에 실제로 총을발사한 병사는 겨우 15~20퍼센트에 불과했다.  - P9

이런 ‘심각한 문제‘(전쟁터에 나갔는데 총을 쏘질 않으니)를 해결하고자 군대는 사살을 쉽게 할 수 있게 하는 동기 부여 방법과 훈련법을 개발했고 마침내 베트남 전쟁에서는 85퍼센트의 병사가 총을 발사하게끔 만들었다. 그러나 살상률은 여전히 낮았다. - P9

인류는 지금 양극화의 시대를 살고 있다. 디지털 양극화는 극에 달해 인터넷은 이미 내전 중이다. 동지가 아니면적이다. 그냥 적이 아니라 충(벌레)이다. - P10

그러니 정치인들은 통합을 꿈꾸는 게 아니라 분열을 받아먹으며 연명한다. 어차피 국민 통합 같은 가치는 불가능하니 우리 편에게만 예쁨받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 P10

자기 집단에만 깊이 공감하는것이다. 대한민국의 최근 상황이 딱 이렇다. 특정 정치인을둘러싸고 광화문과 서초동 법원으로 갈라진 무리를 보지 않았는가?  - P12

 공감의 범위는 확장 가능하며 이때의 공감은 단지 타인의 감정을 내 것처럼 느끼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타인도 나와 같은 사람임을 인지하는 것이다. 과학 기술이 문명의 물질적 조건이라면 이런 공감력은 가히 문명의 정신적 조건이라 할만하다. - P12

또한 프린스턴대학교의 응용윤리학자 피터 싱어 PeterSinger도 《사회생물학과 윤리The Expanding Circle》라는 책에서인류가 역사를 거듭하면서 자기와 비슷한 존재로 지각하는대상의 범위를 점점 확장해왔다고 주장했다.⁴ 반려 동물이 또 하나의 가족이 된 것이 좋은 사례다. - P13

4. Singer, P. (1981). The expanding circle. Oxford: Clarendon Press; 피터싱어, (2011), 김성한 옮김. 《사회생물학과 윤리》. 연암서가 - P279

나는 현재 인류가 맞닥뜨린 문명의 위기를 해결하는 정신적 토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공감이 미치는 반경을 넓혀야 한다고, 즉 공감의 구심력보다는 원심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깊이가 아니라 넓이다. - P14

5장

내 혐오는 도덕적으로
정당하다는 믿음


(전략).
 특히 감정 표현이 직설적인 이른바 MZ 세대(1981~2009년에 출생한 세대)는 ‘극혐‘이라는 표현도 자주쓴다. - P115

하지만 왜 우리가 특정 사람이나 행위에 대해 역겨움을 느끼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먼저다. 외집단에 대한 폄훼는 대개 그들에 대한 역겨움이나혐오 감정을 동반한다.¹ - P115

5장 내 혐오는 도덕적으로 정당하다

1. 장대익·이민섭, (2018). <역겨움의 도덕적 지위에 관하여>. 《철학연구》.
122, 51-84. - P285

 장대익 · 이민섭은 <역겨움에도덕적 지위에 관하여>라는 논문에서 왜 우리가 도덕적 판단을 내릴 때 감정이나 직관에 의존해서는 안 되는지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 P116

도덕 기반이 흔들릴 때 구토가 나온다


도덕적 직관이 무엇인지를 말하려면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근거로 삼는 도덕적 기준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다. 도덕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Jonathan Haidt와 제시 그레이엄 JesseGraham은 모든 문화권에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도덕의 토대로서 다섯 가지 기준, 즉 ‘도덕 기반moral foundation‘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 기반들은 ‘피해harm‘ ‘공정성 fairness‘ ‘내집단ingroup‘ ‘권위 authority‘ ‘순수성purity‘이다.² - P116

2. Haidt, J., & Graham, J. (2009). Planet of the Durkheimians, wherecommunity, authority, and sacredness are foundations of morality.
Social and psychological bases of ideology and system justification, 371-401. - P285

도덕 기반 이론에 따르면 인간이면 누구나 이 다섯 가지 기준을 갖고 있지만 어디에 가중치를 주는지에 따라 정치적 입장이 달라진다. 자유주의자는 새로운 경험에 대한개방적 성향이 더 강하기 때문에 보수주의자에 비해 내집단, 권위, 순수성 기반에 가중치를 덜 둔다. - P117

 만일 불평등 상황이 집단 내부에 존재하는 경우라면진보와 보수 진영 사이에 반응 차이가 발생한다. 예컨대 진보 진영은 내집단과 권위 기반을 과소평가하기 때문에 자신이 속한 체제를 거부하는 방식으로 불평등한 상황을 타개하려 하겠지만 보수 진영은 집단 내 불평등을 체제 전체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감수할 수 있는 요소로 판단한다.  - P117

역겨움은 회피 동기를 주는 대표적 감정인데 신경심리학자 해나 채프먼Hanah Chapman과 애덤앤더슨Adam Anderson은 다양한 유형의 역겨움이 어떠한 기능을 하는가에 대해 탐구했다. 그들에 따르면 쓴맛을 느끼는 것은 독을 피하기 위해, 구역질 반응은 감염을 피하기 위해, 도덕적 역겨움은 달갑지 않은 상대와의 상호 작용을 피하게끔 진화했다. - P118

도덕적 역겨움은 부족 본능이다

그런데 뭔가 조금 이상하지 않은가? 역겨움은 원래 독성이 있는 무언가를 피하게끔 하는 생리적 적응 반응이었을텐데 어떻게 이것이 도덕적 판단으로까지 확장했을까? - P119

예를 들어 근친상간이라는 정보는 미각 체계와는 무관한 입력이지만 이 평가 체계를 처리하는 과정을 통해 역겨움을 유발한다.⁴
그렇다면 독성 회피 반응으로서의 역겨움이 어떻게 도덕적 판단으로 진화했을까? 그리고 결국엔 갈등을 정당화하는 무기로까지 용도 변경이 되었을까?  - P120

4. Rozin, P., Haidt, J., & Fincher, K. (2009). From oral to moral.
Science, 323 (5918), 1179-1180. - P285

이런 유형의 사례들을 수집해온 도덕심리학자 하이트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의 직관에 따라 도덕판단을 하고 그에 대한 정당화를 요청받았을 때에야 비로소이유를 찾는다. 그런데 이때 이유를 대려 해도 결국 직관을정당화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생기는데 그는 이를 ‘도덕적 말막힘‘현상이라고 불렀가.⁵ - P120

5. Haidt, J. (2001). The emotional dog and its rational tail: a socialintuitionist approach to moral judgment. Psychological review,
108(4), 814. - P285

그렇다면 도덕적 말막힘이 발생하는 상황들이 아닌 다른 경우에도 역겨움이 발생하는가? (중략) 로진에 따르면 불공정한 상황에서의 역겨움은이 세 가지 경로(반사, 평가 체계, 비유)를 모두 거칠 수 있다. - P121

하지만 채프먼과 동료 연구자들은 이 세 경로를 구분하고자 한발 더 나아갔다. (중략). 그 결과 놀랍게도 불공정한 상황에서 가장 현저하게 유발되는 표정은 분노보다는 역겨움이었다. - P121

동물을 차로 치는 로드킬 상황과 근친상간은 모두 회피반응을 일으키지만 후자의 역겨움은 ‘이것은 나쁜 행위이며 금지되어야 한다‘라는 신호를 다른 동료들에게 전달하는사회적 기능을 한다. - P122

 다윈이 일찍이 관찰했듯이 동물들은 감정을외부로 표현한다. 그런데 동물이 왜 감정을 겉으로 표현하게끔 진화했는지는 과학적으로 중요한 질문이다. 감정이 그저 주위 환경의 변화에 대한 내적 반응일 수는 없었을까? - P122

다시 말해 동물들이 실제로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면 그런 감정 표현에는 어떠한 진화적 기능이 있었을 것이라는 논리다.
그렇다면 바로 그 감정의 기능이란 무엇일까? - P122

윤리학자 대니얼 켈리 Daniel Kelly는 ‘부족 본능‘ 개념을 통해 역겨움의 사회적 기능을 도덕적 역겨움과 연결한다. 그에 따르면 부족 본능은 부족의 생태 환경에 적합한 사회 규범을 따르도록 하는 ‘규범심리학norm psychology‘과 여러 단서들을 바탕으로 자기 부족에 속한 개체와 상호 작용하려는동기를 가지는 ‘종족심리학ethnic psychology‘으로 구성된다. - P123

(전략).
게다가 인류는 유전자와 문화의 공진화 궤도를 따라가면서 더 많은 규범 준수에 역겨움 감정을 끌어다 쓰기 시작했다. - P124

인류는 수많은 규범으로 촘촘히 짜인 집단 생활을 하게 되면서 새로운 적응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전략으로 기존의 역겨움 감정을 이용하게 되었을 것이다.⁶ - P124

6. Kelly, D. (2011). Yuck!: the nature and moral significance of disgust. MIT press - P285

역겨움 반응은 숨기기가 어렵다. 다른 한편으로 역겨움은 동일 종족에 속한 구성원을 식별하는 기능도한다. - P124

부족 본능의 두 심리 메커니즘(규범 심리와 종족 심리)은역겨움의 기능이 어떻게 사회 · 도덕적 영역에까지 확장되었는가를 잘 보여준다. - P124

도덕 본능을 믿지 마라


우리의 마음은 지난 250만 년 동안의 수렵 채집기 환경에서 오랫동안 적응되어온 진화의 산물이다. 도덕 본능도 여기서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 진화하고 작동하는 도덕 본능을 바탕으로 우리가 마땅히 따라야 할 도덕 규범과 연결 짓는 작업은 또 다른 문제다. - P125

°이 두 차원(사실/가치)의 진술을 같은 범주로 간주하는것은 잘 알려진 ‘자연주의 오류naturalistic fallacy‘다. 영국의 철학자 데이비드 흄David Hume이 올바로 지적했듯이 사실 진술만으로는 당위(가치) 진술들이 도출되지 않는다. - P125

흄의 주장은 되레 사실적 정보의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런 업데이트 방식으로 인간 도덕성에 관한 새로운 사실들은 규범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 P126

도덕적 역겨움은 보편적 감정이긴 하지만 개인의 발달사와 집단의 진화사에 따라 발생 방식(원인,
강도, 빈도 등)이 달라지기 때문에 더 큰 집단을 위한 통합적도덕 창구로 사용되기에 부적합하다. - P126

다양한 가치와 경험, 지식을 가진 수많은사람으로 구성된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이런 역겨움은 대개제재해야 할 부적절한 직관이거나 발견법 heuristic 정도로 사용해야 할 직관이다. - P126

우리의 도덕 직관은 여전히 수렵 채집기의 작은 부족 사회에 적합하게 반응하고 있는것이다. - P128

이성적인 도덕 판단도 가능한가?

앞서 살펴본 직관적 도덕 판단은 외집단 혐오를 정당화하는 기제로 오용됐다. 이런 사태를 막고 외집단을 진정으로 이해하려면 이성적인 도덕 판단이 필요하다. - P128

 인간의 도덕 문법에 관해 연구해 온 심리학자 마크 하우저 Marc Hauser는 5000명을 대상으로 위의 두 사례에 대한 온라인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그랬더니 실제로 첫 번째 사례에 대해서는 89퍼센트가 도덕적으로 허용될 수 있다고 응답했지만 두 번째 사례에 대해서는 11퍼센트만이 허용될 수 있다고 응답했다. - P131

7. Hauser, M., Cushman, F., Young, L., Kang-Xing Jin, R., & Mikhail, J.
(2007). A dissociation between moral judgments and justifications.
Mind&language, 22(1), 1-218. - P286

이 차이에 대해서 도덕심리학자들은 우리가 사람이 개입된 딜레마personal dilemma와 그렇지 않은 딜레마impersonal dilemma를 은연중에 구분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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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봉에 이런 죽음을 맞는다면 경관은 수지가 안 맞는 장사로군."
시체의 눈을 감겨주었다.
"건강하게 죽어도 유족 연금 한 푼도 안 나오는 우리보다는 낫겠지만." - P47

뒤돌아보면서 마장검을 그리로 향했다. 강화 콘크리트 바닥에는 운석이 충돌한 것 같은 자국이 나 있었다.
시선을 들었다. 원인이 된 거대한 전체를 올려다보게 되었다. 인간의 내장을 뒤집어놓은 것 같은 표면. 코끼리만 한 거구를 자랑하는 구체였다.
고기 같은 색깔의 표면에서 신음소리가 들렸다.
남자, 여자, 노인. 고깃빛 구체의 표면을 무수한 인간의 얼굴이 메우고 있었다. 고통스런 표정 사이사이에 관절이 뒤틀린 팔다리가 튀어나와 있다. - P48

기적적으로 파괴를 모면한 장식장과 유리창이 몇십 개의 얼굴들의웃음과 포효로 금이 가기 시작했다.
악몽의 개막이었다.
구역질을 참으며 나는 마장검 요르가의 방아쇠를 당겼다. 화학 주식제3계위 아이니(???)‘를 앞쪽으로 쏘았다.
톨루엔에 니트로기가 세 개 결합한 트리니트로톨루엔 폭약이 작렬.
초속 약 6,900미터 정도의 충격파와 강철 파편이 실내의 기기들을 파괴하고 구체 마가츠시키를 덮쳤다. - P49

"주식 간섭 결계로군!"
용이나 마가츠시키가 지닌 결계는 주식의 발동 원리에 간섭하여 거리를 두고 뿜어내는 공성주식의 효과를 저해, 감소시킨다. - P50

"기기나 위다!"
죽음의 안개에 싸이며 나는 절규했다. 그가 내 위쪽으로 아이니를 쏘았다. 폭발이 천장을 부쉈다.
귀를 울리는 폭음과 쏟아지는 파편의 홍수 속을 기기나 질주했다.
늠름한 왼팔로 내 몸을 안고 앞쪽으로 도약.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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