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의 과학
다음날 홈즈와 나는 정한 시간에 만나서 그가 말했던 베이커가 221B번지의 집을 살펴보았다. - P24
홈즈는 같이 살기에 그리 까다로운 사람은 아니었다. 그는 조용했고 생활 습관이 규칙적이었다. - P24
시간이 흘러가면서 셜록 홈즈라는 인물과 그의 삶의 목표에 대한 궁금증은 점점 더해졌다. 그의 사람됨과 외모는 아무 생각 없이 쳐다보는 사람에게조차 관심을 끄는 데가 있었다. 그는 원래 키가 1미터 80센티미터가 넘었는데 너무나 깡말라서 훨씬 더 커보였다. - P25
셜록 홈즈는 의학도가 아니었다. 나는 그 점에 관한 어떤 질문을 던져서 스탬포드의 주장을 확인했다. 또한 그는 어떤과학 분야에서 학위를 따기 위해 공부하는 것 같지도 않았고, 학문의 세계에 정식으로 입문할 생각이 있는 것 같지도않았다. - P26
그런데 셜록 홈즈의 무지는 그의 지식만큼이나 인상적이었다. 그는 현대 문학, 철학, 정치에 관해 극히 초보적인 지식도 없는 듯했다. - P26
19세기를 사는 문명인이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도는 걸 모른다는 게 도저히 이해되지 않았다. 「놀라신 모양이군요」 셜록 홈즈는 나의 아연실색한 표정을 보고 빙글거리며 말했다. 「이제 그걸 알았으니 앞으로는 다시 잊어버리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겁니다」 「잊어버린다고요?」 - P27
「박사는 방금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지구가 달 주위를 돈다고 해도 나나 내가 하는 일은 눈곱만큼도 달라지지 않을 겁니다」 나는 홈즈에게 그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묻고 싶었지만 그의 태도를 보니 그런 질문을 반기지 않을 것 같았다. - P28
여기까지 적고 난 뒤 나는 포기하고 종이를 불 속에 던져넣었다. 그리고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이걸 종합해서 이 모든 장기를 필요로 하는 직업이 뭔지알아낼 수만 있다면야..…………. 하지만 그런 시도는 당장 포기하는 게 낫겠군」 - P29
첫주에는 방문객이 없었기 때문에 나는 나의 동거인도 나처럼 사고무친한 신세인 줄로 알았다. 그러나 알고 보니 그에게는 지인들이 적지 않았다. - P30
통 종잡을 수 없는 이런 인물들이나타날 때마다 셜록 홈즈는 내게 거실을 좀 써야겠다는 청을넣었고, 그때마다 나는 내 방으로 물러나곤 했다. 그는 이렇게 폐를 끼치는 것에 대해 항상 미안해하며 이렇게 말했다. <저는 이 방을 사무실로 써야 합니다. 여기 오는 사람들은저의 고객들이지요.> 나는 그에게 단도직입적인 질문을 던질 기회를 다시 맞았지만, 상대의 고백을 듣고 싶은 마음을 다시 한번 조심스레 억눌렀다. - P31
(전략). 「박사께서 돈을 잃으실 텐데요」 홈즈는 침착하게 말했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그 논문을 쓴 건 바로 이 사람입니다」 「당신이!」 「예. 나는 관찰과 추리 쪽에 걸겠습니다. 내가 저기서 설명한 이론이 터무니없다고 생각하시는 모양인데 사실은 대단히 실용적인 이론이지요. 그게 어느 정도냐면 나는 저 이론을 가지고 빵을 법니다」 - P34
「하지만 방금 한 얘기는 홈즈 씨가 방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직접 목격하고도 이해하지 못한사건의 실마리를 풀 수 있다는 것입니까?」 나는 말했다. - P35
「누구한테 그 얘기를 들으셨겠지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나는 박사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아주 습관이 되어버린 탓에수많은 생각이 한꺼번에 머릿속을 스쳐갔고, 나는 중간 단계를 의식하지 못한 채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하지만 중간 단계는 있었습니다. 그 과정을 구구절절 설명하자면 이렇습니다. 이 신사는 의사 같지만 그러면서도 군인 같은 분위기를풍긴다. 그러면 군의관이 분명하다. 얼굴빛이 검은 것으로보아 열대 지방에서 귀국한 지 얼마 안 되는 것 같다. 손목이 흰걸 보면 살빛이 원래 검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얼굴이 해쓱한 것은 고생을 많이하고 병에 시달렸기 때문이겠지. 왼팔에 부상을 입은 적이 있나 보다. 왼팔의 움직임이뻣뻣하고 부자연스럽다. 열대 지방에서 영국 군의관이 그렇게 심하게 고생하고 팔에 부상까지 입을 만한 곳이 어디일까? 분명히 아프가니스탄이다. 이러한 생각들이 1초도 안되는 사이에 스쳐갔습니다. 그래서 나는 박사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왔다고 한마디 슬쩍 건넸고, 박사는 깜짝 놀란 것이지요」 「설명을 듣고 보니 간단하군요」 - P36
셜록 홈즈는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 「르콕은 형편없는 인물이지요」 - P37
「요즘은 이렇다 할 범죄도 없고 범죄자도 없습니다」 셜록 홈즈는 불만스럽게 말했다. - P37
「그런데 저 친구는 뭘 찾고 있는지 모르겠군요?」 나는 길 건너편의 평상복 차림의 건장한 사내를 가리키며물었다. 그는 천천히 내려오며 열심히 문패를 읽고 있었는데커다란 푸른 봉투를 들고 있는 것으로 보아 그것을 전해 주러 온 심부름꾼임에 틀림없었다. 「저 해병 하사관 출신의 제대 군인 말씀이십니까?」 셜록 홈즈가 말했다. <허풍하고는!>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 P38
「한 가지만 물어보겠네」 나는 한껏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자네 직업이 뭔가?」 (중략). 「그러면 전에는?」 나는 동거인을 심술궂은 눈으로 흘끗 쳐다보고 물었다. 「하사관이었습니다. 선생님. 영국 해병대 경보병이었지요. 답장은 없습니까? 알겠습니다」 - P39
로리스턴 가든 사건
나는 내 동거인의 이론이 얼마나 실용적인지를 증명해 준이 새로운 증거 앞에서 적지 않게 놀랐다는 것을 고백해 둔다. 그의 분석 능력에 대한 존경심이 커졌다. - P40
「그건 알기는 쉽지만 설명하기는 좀 어려운 문제이지요. 만약 누가 2 더하기 2가 4라는 걸 증명해 보라고 하면, 박사께선 머릿속으로는 잘 알고 있어도 그걸 증명하는 건 좀 어려우실 겁니다. 나는 그 사람이 길 건너편에 있을 때부터 손등에 푸른 닻 문신이 큼직하게 새겨져 있는 걸 볼 수 있었지요. 닻은 바다를 상징합니다. 그런데 그에게는 군인 같은 태도가 있는 데다가 구레나룻까지 단정하게 기르고 있었습니다. 그건 해병 출신이라는 걸 알 수 있는 단서이지요. 게다가 다소 뻣뻣한 데다가 지휘관 같은 냄새를 풍겼습니다. 그 사람이 절도 있게 머리를 세우고 지팡이를 흔드는 모습을 보셨겠지요. 그는 꼿꼿하고 반듯한 중년의 사내입니다. 얼굴만봐도 그가 하사관 출신이라는 걸 짐작할 수 있지요」 - P41
내가 그에게 읽어준 편지는 다음과 같은 것이었다.
친애하는 셜록 홈즈 선생에게
지난밤 브릭스턴로 로리스턴 가든 3번지에서 대사건이 발생했소이다. (중략). 현관문은 열려 있었고, 텅 빈 방에는 잘 차려입은 신사가 죽어 있었소. 신사의 주머니에는 <미국,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 이노크 J. 드리버 >라고 씌어진 명함이 들어 있었소. 없어진 물건은 없고 사인을 알아낼 수 있는 단서도 남아 있지 않소이다. 방에는 핏자국이 남아 있지만 시체에는 전혀 외상이 없소. (중략). 오늘 열두시 안으로 아무 때나 이곳에 와주신다면 본인을 만날 수 있을 거요. 그때까지 현장을 그대로 보존해 놓겠소. 여기 못 오시게 되면 나중에 자세하게 사건 경위를 설명해 드리리다. 홈즈 선생께서 호의를 베풀어 의견을 들려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소.
-충실한 벗, 토비아스 그렉슨 - P42
「사실 거기에 가고 싶은 마음도 별로 없습니다. 나는 정말구제불능의 게으름뱅이지요. 하지만 발동이 걸리기만 하면누구보다 행동이 빨라진답니다」 「아니, 당신이 바라 마지않던 기회가 온 거 아니오」 「허허, 그게 나한테 무슨 소용입니까? 내가 사건을 도맡아 해결한다고 해도 그렉슨과 레스트레이드에게 공이 돌아갈 게 뻔한데 말입니다. 사립 탐정에게는 그런 일이 비일비재하지요」 - P43
「사건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하지 않는 모양입니다그려」 나는 결국 홈즈의 음악 탐구에 끼어들어서 한마디했다. 「아직 아무것도 보지 못했으니까요」 그는 대답했다. 「증거를 전부 보기 전에 섣불리 이론을 전개시키는 것은치명적인 실수입니다. 그건 판단력을 마비시키지요」 「그러면 곧 증거를 보게 되겠군요」 - P44
나는 셜록 홈즈가 곧장 집 안으로 뛰어 들어가 사건 조사에 착수할 거라고 상상했다. 그러나 그는 꿈에도 그럴 생각이 없는 모양이었다. 그는 아주 초연한 태도로 천천히 길을 오르내리며 땅바닥과 하늘, 건너편 집들, 담벼락 위의 난간을 멍청히 바라보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의 이런 태도는내 눈엔 몹시 으스대는 것으로 비쳤다. - P45
현관 앞에는 안색이 창백한 금발머리의 키 큰 남자가 나와있었다. 그는 노트를 손에 든 채 얼른 달려나와서 내 친구의손을 반갑게 부여잡았다. 사내가 말했다. 「이렇게 와주시다니 정말 감사하오. 현장은 그대로 보존해놓았소이다」 「저건 빼고!」 내 친구는 길을 가리키며 대답했다. 「들소 한 무리가 지나갔어도 저렇게 엉망이 되지는 않았을겁니다. 하지만 그렉슨, 저렇게 되기 전에 조사는 미리 해놓았겠지요」 - P46
먼지가 잔뜩 내려앉은 짧은 통로를 지나니 주방과 식료품저장실이 나왔다. 여기서 양쪽으로 두 개의 문이 나 있었다. 그중 하나는 몇 주일째 한번도 열린 적이 없는 것 같았다. (중략). 그것은 정사각형의 커다란 방이었는데, 가구가 전혀 없는탓에 더욱 커보였다. - P47
(전략). 내가 이렇게 자세하게 관찰한 것은 나중의 일이었다. 당장내 시선은 바닥에 꼼짝 않고 누워 있는 섬뜩한 사람의 형체에 가서 머물렀다. 죽은 사내는 생기 없는 텅 빈 눈으로 변색된 천장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 P48
여느 때와 다름없이 족제비처럼 보이는 깡마른 레스트레이드가 문 옆에 서 있다가 우리를 보고 인사했다. 「홈즈 선생, 이 사건은 조용하게 끝날 것 같지 않소」 그가 한마디 던졌다. 「나는 겁쟁이는 아니지만 이렇게 지독한 현장은 처음이오」 - P49
「검사하기 위해 약간 건드렸을 뿐 그대로요」 「이제는 시신을 안치소로 모셔도 되겠군요」 그가 말했다. 「더 이상 알아볼 것이 없어요」 그렉슨은 들것과 장정 넷을 대기시켜 놓고 있었다. 그가신호를 보내자 사람들이 방으로 들어왔다. 시신을 들어올리는데 반지 하나가 떨어져 바닥에서 또르르 굴러갔다. 레스트레이드는 반지를 집어들고 어리둥절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이 사건의 배후에 여자가 있었군」 - P51
「스트랜드가의 아메리칸 익스체인지사, <편지를 찾아갈 때까지 보관해 달라고 씌어져 있소. 두 통 다 기온 선박 회사에서 보낸 것인데, 리버풀에서 기선이 출항한다는 내용이오. 이 불운한 사나이는 뉴욕으로 돌아가려고 한 것이 틀림없소이다」 「스탠거슨이라는 사람에 대해서는 조사했습니까?」 「그렇소」 그렉슨이 말했다. - P52
「나는 스탠거슨의 신원 조회를 의뢰했소」 「다른 건? 사건 해결에 결정적일 것으로 생각되는 사실에 대해 묻진 않으셨고요? 다시 전보를 칠 생각이신가요?」 「나는 필요한 일은 다했소그렉슨은 기분이 상한 듯했다. - P53
나는 앞에서 벽지가 군데군데 떨어졌다는 얘기를 했다. 레스트레이드가 가리킨 곳은 방구석에 벽지가 한 자락 크게 떨어져서 그 밑의 노랗고 거친 벽이 드러나 있는 곳이었다. 그런데 누가 이 휑한 공간에 피처럼 붉은 글씨로 다음과 같은 단어를 휘갈겨놓았다.
RACHE - P53
「정말 미안하게 됐습니다! 갑자기 웃음을 터뜨려서 키 작은 형사의 화를 돋운 내 친구가 말했다.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서 이걸 제일 먼저 찾아낸 사람은분명히 당신입니다. 그리고 당신 말마따나 이것은 간밤에 살인범이 쓴 것이 틀림없어요. 그런데 난 아직 이 방을 살펴볼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었습니다. 괜찮다면 나도 이 방을 조사해 보겠습니다」 - P55
홈즈는 20분 이상, 이쪽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는 핏자국 사이의 거리를 대단히 조심스럽게 측정하고, 가끔은 똑같이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벽에다 줄자를 갖다대기도 하면서 조사를 계속했다. 어느 곳에서는 바닥의 회색 먼지를 한 뭉치 살살 긁어서 봉투에 집어넣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확대경을 들고 벽 위에 쓴 글씨를 한 글자씩, 대단히 정밀하게 검사했다. 이렇게 한 뒤에그는 만족한 듯 주머니에 줄자와 확대경을 도로 집어넣었다. 「천재는 수고로움을 무한히 감당해 낼 수 있는 능력이라는말이 있습니다」 홈즈는 씩 웃으며 말했다. - P56
레스트레이드는 잠시 노트에 눈길을 주곤 말했다. 「존 랜스, 지금 비번이오. 케닝턴 파크 게이트, 오들리 코트 46번지에 가면 그를 만나볼 수 있을 거요」 홈즈는 주소를 받아적었다. 「박사, 갑시다」 그는 말했다. 「같이 만나보도록 합시다. 그런데 두 분에게 수사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하나 알려드리도록 하지요.」 - P57
「이 사건은 살인 사건이고, 살인자는 남자입니다. 키는 1미터 80센티 이상이고, 키에 비해 비교적 발이 작은 중년의 사내이지요. 구두코가 각진 싸구려 구두를 신고, 인도산 시가 트리치노폴리를 피웁니다. 범인은 어제 사륜마차를 타고 피살자와 함께 여기 왔지요. 그 마차를 끄는 말의 편자는 낡은것이지만, 앞발 하나에 끼워진 편자는 새 것입니다. 살인자는 십중팔구 불그레한 얼굴에 오른손의 손톱이 유난히 긴 사람입니다. 내가 말한 것은 몇 가지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도움이 될 겁니다」 (중략). 「독살이지요」 - P58
「<라헤 Rache>는 독일어로 <복수>를 뜻합니다. 그러니 레이첼 양을 찾는 일에 시간을 허비하지는 마세요」 마지막 일격을 가한 뒤 홈즈는 문 밖으로 사라졌고, 뒤에남은 두 경쟁자는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 P58
존 랜스의 증언
우리가 로리스턴 가든 3번지를 나선 것은 낮 한시경이었다. 셜록 홈즈는 나를 데리고 가까운 전신국으로 가서 긴 전문을 송신했다. 그리고 지나가는 마차를 세워 잡아타고 마부에게 레스트레이드가 말해 준 주소를 말했다. 「뭐니뭐니해도 직접 확인하는 게 중요합니다.」 - P59
「아, 사람의 키는 대개 보폭으로 계산해 낼 수 있지요. 계산은 아주 간단합니다. (중략). 나는 마당의 흙과 집 안의 먼지에 남아 있는 발자국을 보고 그자의 보폭을 알아냈습니다. (중략). 사람이 벽에 글씨를 쓸 때는 본능적으로 자신의 눈높이에 쓰게 됩니다. 그런데 그 글씨는 바닥에서 1미터 80센티 이상 되는 곳에 씌어져 있었지요. (중략).」 - P60
「벽의 글씨는 검지에 피를 묻혀서 쓴 것이지요. 확대경으로 보니 글씨 아래의 회벽이 약간 긁혔더군요. 글씨 쓴 사람의 손톱이 짧았다면 그런 일은 없었을 겁니다. 그리고 나는바닥에 흩어진 담뱃재를 모았습니다. 그것은 빛깔이 검고 조각이 얇게 떨어졌는데, 그런 재가 나오는 담배는 트리치노폴리뿐입니다. 사실 나는 담뱃재에 대해 면밀하게 연구해 왔습니다. 그런 주제로 논문을 쓰기도 했지요. (후략)」 - P61
「홈즈, 당신은 추리를 정밀 과학의 경지로까지 끌어올렸습니다」 내 친구의 얼굴이 상기되었다. 내가 진심으로 그런 말을하는 걸 듣고 마음속으로 흐뭇한 모양이었다. - P63
「저기가 오들리 코트입죠」 마부는 칙칙한 색깔의 벽돌담 사이에 뚫린 비좁은 틈을 가리키며 말했다. 「돌아오실 때까지 여기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요」오들리 코트는 기분 좋은 동네는 아니었다. 비좁은 길을따라 들어가니 포석을 깔아놓은 네모진 마당이 나왔다. - P64
홈즈는 주머니에서 반 파운드짜리 금화를 꺼내 만지작거렸다. 「우리는 직접 얘기를 들어보고 싶어서 왔소」 그는 말했다. 「기꺼이 말씀드리지요」 경관은 작은 금화를 눈여겨 보며 대답했다. 「일이 어떻게 된 건지 자초지종을 설명해 주시오」 - P64
순찰 경관은 말했다. 「하지만 그걸 어떻게 아셨습니까. 그 얘기는 아무한테도안 했는데, 아무튼 그 집 현관 앞까지 갔는데 사방이 너무조용하고 어두워서 나는 누군가 곁에 있어줬으면 좋겠다고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장티푸스로 죽은 사람이 생각났습니다. (후략).」 - P66
존 랜스는 겁에 질린 얼굴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의 두 눈에 의혹의 빛이 스쳤다. 「도대체 당신은 그때 어디에 숨어 있었지?」 그는 외쳤다. 「당신은 알아서는 안 될 것까지 알고 있군」 홈즈는 웃음을 터뜨리며 경관 앞에 명함을 던졌다. 「나를 살인 혐의로 체포할 생각일랑은 하지 마시오. 나는늑대가 아니라 사냥개의 무리에 속해 있으니까. 그 점에 대해서는 그렉슨과 레스트레이드 씨가 대답해 줄 거요. 자, 계속합시다. 그 다음에는 어떻게 했소?」 - P67
「나는 밖에 나가서 호각을 불었소이다. 그 소릴 듣고 머처와 두 경관이 더 달려왔지요」 「그때 길에는 아무도 없었소?」 「그랬지요. 아무튼 멀쩡한 인간이라곤 없었습니다」 - P68
「이보시오 랜스, 당신은 앞으로 승진하긴 글렀소.머리를그저 장식으로 달고 다니는 게 아니라면 쓸 줄을 알아야지. 당신은 어젯밤에 경사로 승진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소. 당신이 부축했던 그 사내가 이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소이다. 우리는 지금 그자를 찾고 있소. 하지만 이제 와서 그 일에대해 왈가왈부해 봤자 아무 소용없고, 나는 그저 사실을 말해 주는 거요. 갑시다, 박사」 - P70
「나는 아직도 잘 이해가 안 됩니다. 간밤의 그 주정뱅이의 인상착의가 살인범에 대한 당신 생각과 신통하게 맞아떨어지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범인이 현장을 떠났다가 다시 그집으로 돌아올 까닭이 뭐란 말입니까? 그건 범인이 할 만한 행동이 아닙니다 - P70
「허허 박사, 그건 반지 때문이오, 반지, 그자가 돌아온 것은 그것 때문이었지요. 만일에 그자를 붙잡을 뾰족한 수가없다면 우리는 어느 때건 그 반지를 미끼로 쓸 수 있습니다. 나는 그자를 붙잡고 말 겁니다. (후략).」 - P71
광고를 보고 찾아온 손님
(전략). 생각하면 할수록 드리버라는 신사가 독살당했다는 내 친구의 가설은 괴이하게 느껴졌다. 나는 홈즈가 피살자의 입가에 코를 갖다대고 냄새 맡던 일을 기억해 냈다. 홈즈는 뭔가 그런 생각을 불러일으킬 만한 점을 탐지해 낸 것이 틀림없었다. 그러나 독이 아니었다면 사인은 무엇이었을까? - P73
「나는 내일 날짜 조간 신문에 이런 광고를 실었습니다」 홈즈는 내게 신문을 건네주었고 나는 그가 가리킨 곳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습득물>에 실린 첫번째 광고였다.
오늘 아침, 브릭스턴에서 장식 없는 여성용 금반지 습득. 화이트 하트 태번과 홀랜드 그로브 사이의 도로에서 발견했음. 오늘 저녁 8시에서 9시 사이에 베이커가 221B번지, 왓슨박사를 찾아올 것. -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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