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전하는 말
만약 이 책을 통해서 글을 쓴다는 행위가 더구나 어떤 종류의 글이든 간에 책을 출판한다는 행위가 이미 허영심에 속하는 것으로 상정된다면, 이렇게 여러 해가 지난 후에, 책이라는 형식 안에서 글을 조금이라도 더 낫게 만들기를 바라는 작가의 자기만족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 P5
『나자』를 쓰면서 특히 이런 점에 신경을 쓰게 된 까닭은 이 작품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두 가지 중요한 ‘반(反)문학적인 필요성 때문인데, 「초현실주의 선언」에서 쓸모없다고 공격한 바있는 모든 묘사를 없애 보려고 많은 사진과 삽화를 집어넣은 것이 하나의 이유이고, 이와 마찬가지로 이야기 서술에서 채택된 어조가 의학적인 관찰, 그중에서도 신경정신 의학적으로 관찰하는 어조와 일치하도록 하여 문체에 신경 쓰지 않고 꾸밈을 최소화하여 실험과 조사의 성격이 보여 줄 수 있는 모든 흔적을 그대로 남겨 두려는 것이 또 다른 이유다. - P6
서른다섯 살 나이의 끝에서(정말이지 녹슨 나이인데), 오류투성이인 사랑의 편지 속에, ‘문법이 따로 없는 사랑을 주제로 한 책들‘ 속에 머물러 있는 것이 주관성의 가장 좋은 면이고, 이것은 변함없이 나에게 가장 중요한 점이라고 하겠지만, 객관성에 대해서 사소한 배려를 해야겠다고 결심한 것이 결국 객관성만을 존중하여 좀 더 정확한 표현에 이르게 되었음을 보여 주고 싶을 뿐이다.
1962년 크리스마스 - P7
나자
"나는 누구인가?" 예외적으로 이번에만 격언을 끌어들여말하자면, 사실상 이런 질문은 모두 왜 내가 어떤 영혼에 ‘사로잡혀 있는가‘를 아는 것으로 귀착되는 문제가 아닐까? - P11
관습적으로 제시되는 ‘유령‘에 대해 내가 갖는 표상은, 겉모양 때문이든 시간과 장소의 어떤 우연들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 때문이든 간에, 내게는 무엇보다도 끝없이 계속될 것 같은 고통이 끝난 이미지와 같다. - P12
내가 알고 있는 나의 여러 가지 취향, 내가 어떤 대상에 대해서느끼는 친근성, 내가 빠져 드는 매력, 나에게 발생하는 사건들, 오직 나에게만 발생하는 사건들을 넘어서, 또 내가 실천한 수많은 행동, 나만이 체험하게 된 감정들을 넘어서, 다른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나의 차별성이 무엇이고,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 것인지를 알아내기 위해 나는 부단히 노력하겠다. - P12
바로 이런 상념에서 출발하여 나는 비평이라는 것이, 사실 가장 소중한 자기의 특권을 포기하더라도, 그러나 결국 깊이 생각해 보면 모든 사고의 메커니즘을 정리하려는 목표보다는 덜 공허한 목표를 세우려는 계획을 갖고, 스스로 가장 금지된 곳이라 여기는 영역 속으로, 또 작품 바깥에서 일상생활의 사소한 사건들의 포로가 되어 있는 작가의 자아가 아주 독특한 방식으로 독자적으로 표현되는 영역 속으로 파고 드는것은 비록 학술적인 외도를 하더라도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 P13
(전략), 그렇다면 위고의 작품에 대해 아무리 훌륭한 연구가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우리에게 위고의 과거와 그의 진정한 모습에 대한 이해와 느낌을 과연 이 일화만큼 생생하게 전해 줄수 있을까? - P14
쿠르베⁵ 그림의 장엄한 빛은 내게는 기념탑이 무너져 내린 그때의 방돔 광장의 빛과 같다.
5) 쿠르베(Gustave Courbet)는 19세기 프랑스 리얼리즘 미술의 선구자다. - P15
키리코는 사물들의 어떤 배열을 통해 갖게 된 놀라움(무엇보다 큰 놀라움)밖에는 그럴 수 없으며, 그에게 있어서 직관적 인식의 모든 수수께끼는 놀라움이란 단어만으로 요약된다는 것을 인정했다. 물론그 결과로 생긴 작품이 "그 탄생을 야기했던 것과 긴밀한 관계로 연결되어 있지만, 그것의 유사 관계는 "두 형제가 닮은 것같은 모습이거나, 보다 정확히 말해서 특정한 인물의 꿈속 이미지와 실제의 그 사람이 닮은 것 같은 기이한 방식으로만 보이는 것이다. - P15
나의 관점에서, 오직 두 종류의 성향만이 모든 감수성의 형태를 결정하는 것이라면, 정신에 대한 사물들의 특정한 성향의 마주침보다는 특정 사물들에 대한 정신의 성향이 더 중요해 보인다. - P16
그러나 그는 또한 우리를 곧바로 침몰시키려고 획책하는 온갖 세력들의 현기증 나는 장치와, 겉보기에는 대단히 약하지만 우리에게 큰도움이 될 수 있는 너무나 연약한 고리 사이에 있는 이 필연적이고 중대한 구별을 극한까지 밀고 나가는 일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성공한 사람이 아니었을까? - P17
나의 관점에서, 오직 두 종류의 성향만이 모든 감수성의 형태를 결정하는 것이라면, 정신에 대한 사물들의 특정한 성향의 마주침보다는 특정 사물들에 대한 정신의 성향이 더 중요해 보인다. - P16
위스망스 이전에는 그 누구도, 의식적인 가능성들의 황폐한 토양 위에서 무의식적인 것의 이 위대한 깨어남을 목격하게 해 주지 못했고, 적어도 무의식적인 것의 절대적인 숙명과 거기서 나 자신이 빠져나갈 구멍을 찾는 일의 무용함에 대해, 인간적인 관점에서 나를 설득시키지 못했다. - P17
자신과는 아주 다른 인물들을 등장시킨다고 주장하면서 어떤 필연적인 이유가 있는지는 알고 싶지 않지만 그 인물들을 육체적으로건 도덕적으로건 자기 식으로 묘사하는 모든 경험주의적 작가들과 위스망스를 내가 어떻게 다르게 보는지 말해둘 필요가 있다. - P17
내가 알고 있는 어떤 작가에게 누군가가, 곧 출판될 예정인 그의 작품에 관해 여주인공이 누구인지 너무 쉽게 알아볼 수 있으니 적어도 그녀의 머리색이라도 바꿀 것을 조언했다는 것이다. - P18
이제 내가 하려는 이야기와는 먼 지점에서, 내 인생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들을, 그것의 유기적인 측면과는 상관없이 내가 이해하는 대로, 즉 가장 중요한 것뿐 아니라 사소한 것에 이르기까지 우연의 흐름에 놓여 있는 범위 내에서, 내가 갖고 있는 상식적인 생각과 어긋나는 삶이 나로 하여금 갑작스러운 연결과, 망연자실하게 만드는 일치의 세계, 그 어떤 정신 상태의 자유로운 비상을 능가하는 반사적 행동과, 피아노처럼 동시에 연주되는 화음의 세계, 아직 다른 빛들만큼 빠르지는 않더라도 보여 주고 볼 수 있게 만드는 그와 같은, 빛의 세계와 같은 금지된 세계 속으로 나를 이끌어 갈 수 있는 그런 범위 내에서 이야기해 볼 생각이다. - P19
대단히 희귀한 물건을 보거나 이런저런 장소에 도착했을 때 무언가 중요하고 본질적인 것을 좌우할 만큼 아주 분명한 감각과 함께 촉발되는, 특별하고, 정의 내릴 수 없는 감정의 동요에서부터, 우리의 이해력을 훨씬 넘어서서 대부분의 경우 우리가 자기 보존 본능이라고 부르는 것에 의지해서 간신히 이성적인 활동으로 되돌아올 수 있게 만드는 상황들이 교차 혹은 연속되면서 우리 자신과의 평화를완전히 잃어버릴 정도에 이르기까지, 가장 단순한 것으로부터 가장 복잡한 것 사이에 있는 이 사건들의 등급을 매겨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 P20
독자들은 이 분야에서 내가 경험하게 된 일에 대해 전체적인 설명을 해 주리라 기대하지는 말았으면 한다. 여기서 나는 나만의 어떤 방식과도 일치하지 않으면서도 때때로 나에게 일어난 사건과 예상하지 못한 경로로 발생하여 내가 특별한 매력을 느끼거나 저항감을 느끼게 되어 그것의 진면목을 알 수 있게 만든 것을 쉽게 떠올려 보는 일에 만족할 것이다. - P22
물론 도처에 실수라든가 사소한 누락이 있을 수 있고 게다가 몇 가지 혼동이나 명백한 망각 때문에 내가 이야기하려는 것에, 그러니까 전체적으로는 의심할 수가 없는 이야기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게 된다고 해도 그것은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니다. - P24
르네 모벨 예술학교에서 아폴리네르의 「시간의 색깔」¹¹이 초연되던 날, 내가 막간 휴식 시간에 피카소와 발코니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한 젊은이가 내게 다가와 몇 마디 말을중얼거렸는데, 알고 보니 그가 나를 전쟁 때 죽은 것으로 짐작했던 자기의 친구로 착각했던 것이다.
11) 기욤 아폴리네르(Guillaume Apollinaire)는 20세기 초 프랑스 시인이며, 시선집 「미라보 다리가 있다. 희곡 「시간의 색깔(Couler du Temps)」은 1918년에 처음 발표되었다. - P27
『자장』¹⁴의 끝부분에 나오는 ‘나무숯(BOISCHARBONS)‘이라는 단어는 수포와 함께 산책했던 어느 일요일에, 간판에 그단어들이 붙어 있는 모든 상점들을 탐사하는 데 내가 특이한재능을 발휘할 수 있게 해 주었다.
14) 「자장(Champs magnétiques)」(1921)은 브르통이 필리프 수포(PhilippeSoupault)와 함께 쓴 최초의 ‘자동기술(오토마티슴)‘ 시이다. - P27
역시 팡테옹 광장의 어느 저녁 늦은 시간이었다.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나이도 어렴풋하고 지금은 얼굴 생김새도 기억나지 않는 한 여자가 들어왔다. 상복을 입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녀는 《리테라튀르》¹⁵의 몇 호를 찾고 있었는데, 그것은다음날 낭트에 있는 누군가가 그녀에게 꼭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다는 것이다. - P29
며칠 후, 벵자멩 페레¹⁶가 그곳에 나타났다. - P31
파리와 더불어 아마도 프랑스의 도시들 중에서 어떤 의미있는 사건이 내게 일어날 수 있으리라는 인상을 갖게 된 유일한 도시라고 할 수 있는 낭트는, 넘치는 정열로 불타오르는 시선과 마주칠 수 있는 곳이고(나는 작년에 자동차로 낭트를 가로지르다가 아마도 남자와 동행했을 것 같은 노동자로 보이는 한 여자가 눈을 들었을 때, 이런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그때 멈추어섰어야 했는데), 나에게 있어서 삶의 리듬이 다른 곳과 같지 않은 곳이다. 모든 모험을 능가하는 모험 정신이 아직도 몇몇 사람에게 깃들어 있는 도시 낭트는 여전히 나를 만나러 와 줄친구들이 있는 곳이다. - P31
어쨌든 확실한 것은 사람들이 오후 늦게쯤 파리의 ‘마탱‘인쇄소와 스트라스부르 대로 사이에 있는 본누벨 대로에서 오가는 나를 사흘 안에 못보고 지나친 적은 없었다는 점이다. 사실 나는 왜 내 발걸음이 그곳으로 향하는지를 모르고, 내가정해진 목적도 없이, 또 바로 그런 일(?)이 거기서 일어나리라는 막연한 느낌 외에는 어떤 결정적인 정보도 없이, 무슨 이유로 거의 매일 그곳에 갔는지도 모르겠다. - P35
(전략). 그 중국인은 안경을 벗고 있었던 윌슨 대통령의 사무실에 들어갔고, 그 다음으로 또 그가, 또 그가, 또 그가, 또 그가 들어갔다. 나에게 가장 충격을 주었던 영화보다도 더 충격적이었던이 영화의 제목은 「문어의 포위」²¹였다.
21) 문어의 포위(L‘Etreinte de la Pieuvre)」는 열다섯 편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졌는데, 브르통이 언급하는 에피소드의 제목은 「사탄의 눈(L‘(Eil de Satan)」이다. - P35
영화관에 들어가기 전에 절대로 팸플릿을 보지 않는 습관을 갖게 된 것은, 프로그램을 참고해 보더라도 어차피 연기자이름은 대여섯 명밖에 기억하지 못하니까 별로 도움이 되지않아서였는데, 그러다 보니 아무리 내가 그야말로 아주 형편없는 프랑스 영화들에 대해 약점이 있다는 것을 여기서 고백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내가 누구보다 ‘재수 없게 될‘ 위험이 많은 것은 분명하다. - P37
그래도 10구에 있는 몇몇 영화관들은, 내가 자크 바셰²²와함께 ‘폴리 드라마티크‘라는 오래된 극장의 상등 관람석에 앉아서 관객들이 차마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경악하는 가운데마치 저녁상을 차리듯이 음식 상자를 열고 빵을 자르고 병마개를 따면서 식탁에서처럼 큰 소리로 이야기하던 때처럼 남을 의식하지 않고 앉아 있기에는 특히 안성맞춤인 장소로 보인다. - P37
지금은 철거된 오페라 극장 길 안쪽에 자리 잡은 ‘테아트르모데른‘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연극을 공연했는데, 이런 점에서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극장에 더할 나위 없이 잘 들어맞는 곳이었다. - P37
나는 밤에, 숲 속에서, 벌거벗고 있는 어떤 예쁜 여인을 만났으면 하고 늘 간절히 바랐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런 소망이란 한 번 표현하게 되면 더 이상 아무 의미도 없게 되므로, 나는 그런 여인을 만나지 못한 것이 몹시 후회스럽다고 말할 수 있다. - P42
나는 무엇보다도 임기응변의 재치를 전혀 발휘할 수 없는 이런 상황을 아주 좋아한다. 어쩌면 지금은 어디로도 달아날 수 있는 형편이 아니라는생각이 든다.(이 마지막 문장에서 웃는 녀석들은 돼지 같은 놈들이다.) - P42
그러나 나에게 해가 지고 해가 뜬다는 것이(그렇다면 낮이 되는 것일까?)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 곳이라고 할 수 있는 의식의 제일 밑바닥까지 실제로 내려가 본다는 것은 나중에 선술집으로 바뀐 퐁텐 거리의 ‘테아트르 데 되 마스크‘²⁴로 돌아가는 일이다.
24) ‘테아트르 데 되 마스크(Théâtre des Deux Masques)‘는 ‘두 개의 가면극장‘이라는 뜻이다. - P42
1915년경 랭보가 내게 행사한 주술적 힘, 그 이후로 「신앙심과 같은 보기 드문 시들을 통해 극도로 정교하게 작용한랭보의 주술적 힘* 때문에 그 여자를 만날 수 있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 P53
우리의 관심은 헌 옷들, 누렇게 바랜 지난 세기의 사진들, 값싼 책들, 철제 숟가락들이 놓여 있는 얇은 선반에 숨어 있는 랭보의 『전집』 최신 판본으로 동시에 집중되었다. 내가 그 책을 대충 훑어보고 싶었던 것은 다행이었다. - P55
그 책은 판매용이 아니고, 책 속에있는 자료들은 그녀의 것이다. - P55
대단히 교양 있던 그녀는, 거침없이 셸리, 니체, 그리고 랭보에게로이끌린 자신의 문학적 취향을 이야기했다. 그녀는 초현실주의자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했고, 그녀가 끝까지 읽을 수 없었던 루이 아라공의 소설 『파리의 농부』에 대해서, 특히 그녀의 독서를 가로막았던 ‘비관주의‘라는 단어의 의미 변화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 P57
며칠 전에, 루이 아라공은 빨간색 글자로 쓰인 푸르빌 호텔의 간판을 주의 깊게 보라고 내게 말했다. ‘MAISONROUGE‘(빨간 집)은 길의 특정한 경사에서 보면 ‘MAISON‘ (집)은 안 보이고, ‘ROUGE‘는 ‘POLICE‘(경찰)로 읽혔다.* - P58
어쨌든, 나는 이런 순서로 진행된 일련의 관찰에 대한 진술과 그 다음에 계속될 일련의 진술로 인해, 최소한 몇 사람만이라도 적어도 자신에 대한 그들의 소위 엄격히 계산된 생각이 무의미하다고까지는 말할 수 없어도 참으로 불충분하다는 것을, 그리고 집중력이 필요한 계획적인 모든 행동이 부질없다는 것은 깨닫고 난 뒤에 거리로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 P60
각자가 그 자리에서 자신만이 가지는 삶의 의미를 발견하기를 기대할 권리가 있는 사건, 아마도 나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지만, 내가 나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맞닥뜨릴지 모르는 이 사건은, 꼭 노동의 대가로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 P61
지난 10월 4일,* 그야말로 할 일이 없고 매우 침울한 오후가계속되던 날들 가운데 어느 저녁 시간에, 나는 마치 그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나만의 비결이라도 있는 것처럼 라파예트 가를 서성대고 있었다. - P63
나는 그 이름을 몰랐거나 잊어버린 교차로를 막 건너갔는데, 그곳은 바로 성당 앞이었다. - P65
나는 주저하지않고 모르는 여자에게 말을 걸었다. 물론 진짜 행동에 옮길 때는 최악의 상황을 각오했다는 걸 부인하지는 않겠다. - P65
그녀는 마장타가에 있는 미용실에 가려는 길이라고 둘러대며 말했다. (내가 둘러댔다고 말하는 이유는 순간적으로 그 사실에 대해 의심을 품자 그녀는 약간 당황하여곧바로 아무 목적지도 없이 가는 길이라고 털어놓았기 때문이다.) - P66
그녀의 고향이자 떠나온지 이삼 년밖에 되지 않은 릴에서 그녀는, 아마도 자기가 사랑했을지도 모르는, 그리고 자기를 사랑했던 한 학생이 있었다는 것이다. - P66
그런데 이번에는 그녀가, 무의식적으로 자기 손을 잡고 있는 그의 한쪽 손을보고는, 끝의 두 손가락이 떨어지지 않고 붙어 있는 것을 알아차리고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너 다쳤구나!" - P67
그는 이렇게 말했어요. ‘바보 같으니! 나는 알자스로렌으로 돌아갈거야. 사랑할 줄 아는 여자들은 거기밖에 없어.‘ 왜 바보라는거죠? 당신은 아시겠어요?" - P67
우리 집에서, 물론 모든 게 아주 깨끗했지만, 아버지는 집에 돌아왔을 때, 앞치마를 두른 아내를 보고 싶어 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어요. - P68
그녀는 그들 사이에 앉아서, 그들의 얼굴에서그들을 사로잡고 있는 걱정거리를 읽어내려고 노력한다. - P6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