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다가가는 료스케의 모습을 백미러로 보았는지 택시뒷문이 열렸다가 다시 닫혔다.
고난 출구에서 나카스로 가려면 구 해안도로를 가로질러 미타테바시(御楯橋)를 지나야 한다. - P53

역 앞에는 아직 항만 관계자들로 북적거리던 시절의 자취가 밴 선술집이 늘어서 있고, 좁다란골목에는 언제부터인가 부쩍 늘어난 한국 뷰티숍들이 넘쳐난다. - P53

료스케는 아직까지 단 한 번도 그런 가게에 가본 적이 없다. 한 번 들어가면 두 번 다시 나오지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 P53

뒤돌아보며 묻는 료스케에게 마리는 코트 주머니에서 손도빼지 않은 채 "저거, 옥(玉) 녹차!"라며 턱으로 가리켰다.
"어떤 거??
"거기 그거."
코트 주머니 안에 따끈한 캔 하나만 넣었을 뿐인데 신기하게도 온몸이 따뜻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있잖아, 전부터 궁금했는데……… 료스케는 아직 못 잊는 사람이 있지? - P55

료스케는 시선을 피하며 주머니에서 캔커피를 꺼냈다.
"으음, 료스케는 왜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과 사귀는 거야?" - P55

"료스케는 왜 자기 얘길 안 해? 설마 할 얘기가 하나도 없는건 아니겠지? 25년이나 살았으면서…………. 혹시 어제 태어나서 추억할게 아예 없는 거야?" - P56

료스케는 얼굴을 들여다보는 마리의 시선을 슬그머니 피했다. 물론 아무 생각도 없는 건 아니다. (중략). 특별히 대단한 걸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마음에 품고있거나 생각한 일들을 적확하게 표현할 일본어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렇다고 영어나 프랑스어를 할 수도 없으니, 자신은 과연 무엇으로 사고해야 하는걸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 P57

료스케는 미소 짓던 뺨 근육을 무리하게 원상태로 되돌리며말했다.
"료스케는 고등학교 때 담임선생님과 사귀었다면서"
"어?
"미안, 유코한테 들었어. 아마도 유코는 오스기에게 들었겠지만." - P58

"유코 커플은 서로 뭐든 숨김없이 얘기하잖아."
변명처럼 들리는 마리의 말에 료스케도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다지 말하고 싶지 않은 얘기였어?"
"아니, 뭐 특별히…" - P59

"어떤 여자였는데? 같이 살았다면서"
"뭐, 그냥 평범했어. 평범한 여자."
"평범하다니?"
"……평범한 게 평범한 거지."
"료스케, 그분 좋아했어?" - P59

료스케는 오전에 마닐라에서 온 화물을 정리하는 작업에 쫓겨 늦은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고 창고로 돌아온 시각은 오후 2시 30분이 지나서였다. - P60

자기에게 맞는 다른 일을 알지 못하는 료스케는 다카하시 씨의 말을 순순히 받아들였다.
마닐라에서 대만에서, 멀리는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보낸 화물들이 매일같이 이곳 시나가와 부두 창고로 밀려들어온다. 스트래들캐리어로 또는 컨테이너째 화물을 육지로 들어 옮기고난 후에는 포크리프트로 분류한다. - P61

짧은 복도를 지나 사무실로 들어서자 한층 더 따뜻한 공기가온몸을 휘감았다.
"오호, 니기타! 때마침 잘 왔네."
노다(野田) 주임이 형식뿐인 접수창고 테이블 너머에서 평소와 다름없이 풍선껌을 입에 물고 서 있었다.
"이분들이 여기를 좀 견학하고 싶어하시거든." - P62

료스케가 조금 곤란한 듯 중얼거리자 "정말로 부두 주변을 잠깐 동안 걸어 다니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라고 이번에는 키가 크고 볼이 홀쭉한 여성이 서둘러 말을 이었다.
"이분들, 소설가래."
노다 주임은 그렇게 말하며 혀로 풍선껌을 쭉 내밀었다.
"소설가?"
"아니, 이쪽이 소설가고, 난 담당을 맡은 편집자예요." - P63

다시 사무실 계단을 내려와 맞은편으로 오다이바가 건너다 보이는 부두 끝에 서자, 도쿄만을 거쳐 온 차가운 바람이 뺨이 아플 정도로 세차게 휘몰아쳤다. 입을 벌릴 수 없을 정도로 차디찬 바람이 얼어붙은 귀를 두드리며 작은 마찰음을 일으켰다.
"거 봐, 내 말이 맞았죠?"
"거봐,
"정말 얇은 코트로는 걸어 다닐 수도 없었겠네요." - P64

두 사람 뒤쪽에서 줄곧 등을 웅크리고 서 있던 료스케는 타이밍을 살피다 "저어 대충 이 주변이 국내화물을 취급하는 창고이고, 건너편이 해외에서 들어오는 화물 전용입니다만……………." - P65

료스케는 자기 뒤쪽으로 손가락을 가리켰다. 사무실에서 걸어 나올 때부터 줄곧 ‘레인보우브리지‘ 쪽만 바라보았던 두 사람은 해외화물 전용 창고 안벽에 정박해 있는 필리핀 화물선을 미처 보지 못했던 것 같다. - P65

"저어, 어떤 소설을 쓰기 위한 취재인가요?"
(중략).
"연애소설이에요."
입술을 떨며 그렇게 대답한 사람은 소설가였다.
"연애소설" - P65

"여기가 소설의 무대가 되는 건가요?"
작은 목소리로 묻는 료스케의 말은 곧바로 강풍에 밀려 사라져버릴 것 같았다."
"무대라고 해야 하나? 어쨌든 여기서 일하는 남자가 나오니까."
아오야마가 여전히 입술을 떨어대며 대답했다. - P66

"우와, 저건 또 뭐야?"
료스케가 대답을 하자마자 아오야마가 갑자기 탄성을 내질렀다. 그녀의 손가락이 컨테이너 집적장을 가리켰다.
"정말, 저건 뭐지? 어머나, 움직인다 움직여…………. 밑에 차바퀴가 붙어 있네."
같은 방향으로 고개를 돌린 이치이도 료스케의 몸 뒤로 바람을 피하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 P67

료스케 역시 가끔 시시한 질문을 두 사람에게 던졌다. "언제쯤 그 소설이 완성되죠?" "소설가는 하루 종일 집안에 틀어박혀지내나요?"라는 등의 질문이었다.
그럭저럭 부두 견학을 끝내고, 료스케는 컨테이너용 트레일러 출구인 바깥문까지 두 사람을 배웅했다.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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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좁은 공항 카페를 나온 료스케와 ‘로코‘는 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모노레일 탑승장으로 향했다. 료스케는 하마마쓰초까지 가는 티켓 2장을 사서 그중 1장을 ‘로코‘에게 건넸다. - P26

문이 닫히면서 아주 짧은 순간 차체가 위로 붕 떠오르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 P26

"정말 이대로 갈 거예요"
료스케가 유리창에 비친 ‘료코‘를 보며 물었다.
"미안, 내일 아침 일찍 서둘러야 해서……………."
그 순간, 유리창 너머로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지만 ‘로코‘는뒤도 돌아보지 않으며 그렇게 말했다.
"내가 맘에 드는 스타일이 아닌 거죠?" - P27

"아무튼 좀 이상하잖아요. 이대로 하마마쓰초에서 바이바이할 거면 뭣 때문에......."
"그럼 뭐? 료스케는 단지 그것 때문에 나온 거란 얘기예요?
"어?
"지금, 자기 입으로 그렇게 말했잖아요."
"그건 그쪽도 똑같을 것 아닙니까?" - P28

서로를 노려보는 두 사람의 모습이 캄캄한 터널을 통과하는 모노레일 차창에 희미하게 비쳤다.
(중략).
그때 갑자기 시야가 밝아졌다. 긴 터널을 빠져나온 모노레일 차창 밖으로 조명이 환하게 밝혀진 아름다운 공항 풍경이 펼쳐졌다. (중략).
자신도 모르는 새에 그 광경 쪽으로 시선을 빼앗긴 료스케의눈길을 좇아 ‘로코‘ 도 등 뒤를 돌아다봤다. - P29

"그건 그렇고 처음 모노레일을 타본 감상은 어때요? 물론 올 때도 탔겠죠?"
한참 동안 두 사람 다 말이 없었다. - P30

"이미 올 때 탔었죠"
대답이 없는 ‘료코‘ 에게 료스케는 재차 그렇게 물었다. - P30

료스케는 그녀의 뜻밖의 대답에 매우 당황했다.
"난 올 때 탔는 줄 알았는데 왜 안 탔어요?"
"그냥・・・・・・ 돌아갈 땐 같이 탈 수 있으니까."
‘료코‘는 너무나 당연한 일인 양 그렇게 대답했다. 평범하기 그지없는 말투였다. - P31

"그러니까, 지금 처음 타보는 거라든가 뭐 그런......."
"말하면 뭐가 달라지나요?"
"뭐가 달라진다기보다・・・・・・ 보통 그런 경우 얘길 하지 않나요? 예를 들면 표를 살 때 ‘와아, 난생처음이야‘ 라는 식의…………….
흔히들 그런 말을 하는 건데."
"그런 말을 누가 해요. 료스케는 세이부이케부쿠로(西武池袋)선을 처음 탄다고 표사는 곳에서 ‘우와‘라고 기뻐하나요?" - P31

"그래도・・・・・・ 그러니까 따지고 보면 모노레일을 타보고 싶어서 약속장소를 하네다공항으로 정했던 거 아닌가요?"
(중략).
"그러니까, 이게 처음이라고 말하면 나도 뭐랄까 조금은 더 즐겁게 해주려고 할 거 아니냔 말이죠."
스스로도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 수 없었다. - P32

모노레일이 아파트에 가장 근접했다고 생각한 순간, 그 불빛 속에서 움직이는 사람 그림자가 보였다.
"저건 오기 그림자예요."
"네?"
"오스기, 내 옆방에 사는 동료."
불빛 아래서 움직이는 오스기의 그림자는 창가에 널어둔 빨래를 걷는 듯했다. - P36

이별을 아쉬워하듯 스쳐 지나가는 바깥 풍경을 바라다보며
‘로코‘ 가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거기 살아요. 벌써 5년째죠."
"좋겠다!"
"뭐가요?"
"으음, 자기가 어디 사는지 그렇게 높은 곳에서 내려다볼 수도 있으니까. 그건 행복한 일이잖아요." - P37

시나가와 부두

네 귀퉁이에 수증기가 어린 유리창 너머로 첫눈이 흩날렸다. 쌓일 정도의 눈은 아니었지만 거리의 소음을 빨아들이기에는충분한 하얀 눈이었다. 가게 안의 난방 탓인지, 아니면 김치찌개를 먹어서 그런지 후끈 달아오른 몸 구석구석이 아까부터 견딜 수 없을 만큼 가려웠다. - P41

예전에 ‘차이를 아는 남자‘ 라는 카피가 붙은 인스턴트커피 광고가 텔레비전에 나왔다. 그 광고를 보며 "어떻게 하면 차이를 아는 남자가 될 수 있을까?"라고, 아리미 선생님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선생님은 교복 차림으로 소파 위에 책상다리를 하고앉아 있는 료스케에게 과일주스 팩을 휙 던져주며 "하나가 아니라 둘을 알면 되겠지." 라고 말하며 웃었다. - P42

아리미 선생님은 영어담당 교사였다. 료스케는 고등학교를졸업하자마자 그녀와 함께 살기 시작했다. 애초부터 대학에 가고 싶은 마음도 없었고, 빨리 돈을 모아 누군가와 같이 살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부모님에게 불만이 있었던 건 아니다. - P43

양말도 벗지 않고 침대로 들어가려는 료스케에게 아리미 선생님은 늘 답답해하는 듯한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 그럴 때 료스케가 뭐라고 대꾸를 하면 반드시 말다툼이 되곤 했다.
"잠깐만 자고 일어날 거야. 조금만 자고 나서 제대로 목욕할게."
"말은 그렇게 하면서 매일 아침까지 그냥 자버리잖아." - P44

"둘이서 같이 약속했으면서..
선생님은 애처롭게 들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면 료스케는 침대 위에서 거칠게 몸을 뒤척이고는 줄곧 선 채 자기를 내려다보는 그녀로부터 등을 돌려버렸다. - P45

료스케는 오스기의 여자친구인 유코의 소개로 처음 마리를 만났고, 어느새 2개월가량이 지났다. 물론 둘이서만 데이트를 한 적도 있지만, 아무래도 이렇게 오스기나 유코와 함께 넷이서 만나는 쪽이 료스케에게는 한결 마음이 가벼웠다. - P47

평상시처럼 또다시 유코와 오스기의 입씨름이 시작될 것 같았는지, 기다리다 지쳤다는 듯 마리가 "자, 밖에 내리는 눈을 위하여 건배!"라고 말하며 서둘러 잔을 부딪쳤다. - P48

료스케는 분명 자신이 마리라는 여자를 좋아하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그녀를 싫어하는 것보다는 좋아하는 쪽이 쉬울 것 같은 어딘가 뒤틀린 감정이었다. - P49

(전략).
"아그네스 창(일본 연예인)처럼 일본식 영어로 불러줄 거야?"
"뭐야, 일본식 영어라는 게."
"그 왜, 료스케의 형편없는 영어 말이야."
유코를 끌고 가는 오스기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마리가 "어떡해, 갈까?"라며 조금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됐어, 내버려둬."라고 대답한 료스케는 "자그럼, 먼저 가 있을게!"라고, 멀어져가는 두 사람 등을 향해 외쳤다.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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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MIT의 컴퓨터 과학자 요제프 바이첸바움Joseph Weizenbaum, 1923~2008은 세계 최초의 챗봇 일라이자 ELIZA를 개발합니다. 일라이자는 조지 버나드 쇼George Bernard Shaw, 1856~1950의 희곡 <피그말리온>에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입니다. - P290

이 소녀의 이름을 딴 일라이자 챗봇은 심심이보다 수십 년 전에등장한 세계 최초의 챗봇이었고, 규칙 기반으로 구현되었습니다. 규칙 또한 매우 단순했습니다. (중략).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¹

(후략). - P290

7. 챗봇: 챗GPT, 1분 안에 보고서 작성해줘


1 https://en.wikipedia.org/wiki/ELIZA_effect - P462

여기서 일라이자는 정신과 의사 역할이고, 사람은 환자 역할입니다. 얼핏 의사가 환자를 진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매우 단순한 규칙에 따라 의사는 환자가 한 말을 그대로 반복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의사 역할을 한 일라이자의 대화 규칙 중 일부입니다.² - P291

2 유신, 《인공지능은 뇌를 닮아가는가》, 컬처룩, 2014, 176쪽. - P462

전형적인 if-then 규칙입니다. 정해진 규칙에 따라 대답을 하는 거죠. 여기에 더해 일라이자는 상대방이 사용한 문장에서 핵심 어구를 추출하여 내부적으로 미리 정한 문장에 끼워넣어 되묻습니다. - P292

하지만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습니다. 컴퓨터와 대화한다는 발상이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고 심지어 일라이자에게 애착을 느낀 사람도 등장할 정도였습니다. - P293

(전략).
이처럼 자연스러운 대화를 위해 실제로 수많은 사람이 나눈 카카오톡 데이터를 두고 학습했습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무려 100억건 이상의 한국어 데이터를 활용했다고 합니다. 데이터의 출처가 문제가 되었는데, 이루다의 개발사는 자사의 연애 서비스에 이용자들이 남긴 개인적 대화까지 학습에 동원했습니다. - P294

딥러닝을 기반으로 한 이루다가 규칙 기반의 심심이와 가장 달랐던 점은 어떤 말을 할지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 P294

이는 이미 수년 전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한 챗봇 테이가 일으킨문제와 유사합니다. (중략). 테이가 스스로 학습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많은 사람이 테이에게 차별과 혐오, 욕설 등을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 P295

이처럼 진정한 인공지능을 탑재한 챗봇은 아직 요원합니다. 무엇보다 챗봇 같은 ‘생성‘ 모델에게는 사소한 실수도 허용되지 않습니다. - P296

컴파일러, 컴퓨터가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다

기계가 인간의 언어를 이해한다는 개념은 가장 먼저 컴파일러Compiler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 P296

컴파일러의 역사는 여성 해군 제독 그레이스 호퍼 Grace Hopper. 1906~92의 이야기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중략). 당시만 해도 컴퓨터 프로그래밍이란 컴퓨터에 기계어를 직접 입력하는 작업을 의미했습니다. - P294

코볼COBOL이라는 프로그래밍 언어가 탄생하는 데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여 코볼의 어머니로 불리기도 합니다. - P298

컴파일러의 등장은 일종의 혁신이었습니다. 프로그램을 작성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일주일에서 5분으로 줄었죠. 하지만 호퍼가 처음이 아이디어를 상관에게 보고하자, 미친 생각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합니다. - P298

챗봇이 인간이 내뱉는 모든 질문에 마치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답변할 수 있다면 그건 곧 범용 인공지능(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지적 작업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의 완성을 의미합니다. - P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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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거리에서 대학 공부를 마무리 짓고 있을 무렵 나는 나만의 것이라고 부를 수 있는 무엇을, 내가 열중할 수 있는 무엇을 절박하게 찾고 있었다. 자라면서는 하키가 그런 존재였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는 경쟁심도 사라졌고, 빙판을 떠난 이후로는동료애나 자기만족에도 그다지 연연하지 않았다. - P220

2002년 3월, 부모님과 함께 캘거리의 캐나다 올림픽 공원을 우연히 방문했다가 처음으로 스켈레톤 경주를 관람하게 되었다. 그날 나는 스켈레톤을 꼭 시도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 P221

처음 스켈레톤을 탔을 때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미처 깨닫지 못했다. 하지만 의심할 여지 없이 나만의 ‘새로운 것‘을 제대로 찾아냈다고 확신했다. - P221

나는 얼마나 뛰어날까? 어떻게 해야 최선의 내 모습이나올까? 그렇게 해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내게 달려 있지 않다. 몇 등을 할지는 모른다. 내 손아귀에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와 믿음 뿐이다. - P222

다나 히


1988년 서울 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위대한 운동선수와 금메달리스트의 차이는 마음에 달려 있다. 믿는다면 이루어진다. 정말이다. 태권도는 온몸을 던져 싸우는 격투 종목이다. - P229

세 살에 가족에게 학대당하다가 버림받고, 보육원에서 자랐으며, 열다섯 살부터는 길거리에서 살아온 내가 어떻게 이런 교훈을 배웠을까? - P230

내가 달라지기 시작한 것은 집중, 끈기, 준비의 중요성을 깨달았을 때부터다.
그렇다면 과연 어디에 집중해야 할까? 결코 최종 결과에만 집중하면 안 된다. - P230

끈기에 대해서 할 말은 딱 하나뿐이다. 실패를 선택지라고 생각하지 마라. 아무리 험난하더라도 절대 포기하지 마라. 도저히 넘을수 없는 바위가 눈앞에 있다면, 돌아갈 길을 찾으면 그만이다.  - P231

젊었을 때 나는 모든 기회, 도전, 꿈에서 도망쳤고 내 인생은 실패했다고 믿었다. 하지만 올림픽 경기 이후 나는 뛰어난 스턴트우먼이 되었고, 동기부여 강사로 일했으며, 실패하더라도 이길 수 있다는 사실을 배울 만큼 성숙했다. - P232

06

THE CHAMPION‘S MIND

더 강해지기 위해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


훈련을 계속하고, 균형 잡힌 식단을 지키고, 고통을 조절하고, 부상을 극복하고 재기하는 것은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은 이 과정의 중요성을 간과한다. - P249

루틴의 힘을 믿어라


제대로 준비하지 않는 것은 실패하기 위해 준비하는 것과 같다.
-벤자민 프랭클린(정치인)

(전략). 경기 전 루틴은 경기가 있는날이라면 으레 따라야 하는 행동으로, 그 내용은 이미 머릿속에 박혀 있다. 이를 활용하면 경기가 시작되는 순간 정신적, 육체적으로싸울 준비가 된다(너무 늦게, 혹은 너무 빨리 경기 모드가 되지 않는 것이중요하다). 간단하지만 마음의 의지가 되는 루틴을 만들면 남들보다 한발 앞서 경쟁할 수 있다. - P250

루틴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면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된다. 불필요하게 신경 써야 하는 일을 막아주기도 한다. - P250

좋지 않은 패턴을 최고의 패턴으로 바꾸려면, 경기 전에 정신과육체가 어떤 경향을 보이는지 면밀히 파악하라. 뛰어난 성적을 거뒀을 때 무엇이 도움되었는가? 무엇 때문에 부족한 성적을 거두었는가? 무엇이 있으면 시선을 딴 데 팔지 않게 되는가? - P251

경기 준비 루틴을 만들면서 (특히 경기 전 한두 시간 전에 하는 루틴이 중요하다) 신체 능력을 온전히 발휘하기 위해 어떻게 생각과 감정을 움직일지 결정하자. - P252

운동선수의 징크스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중략). 이런 개인적 물건을 활용하면 자신에게 집중하고, 결과에 대한 불안에서 벗어나게 된다. - P254

하지만 물건이나 의식에 너무 몰두해 오히려 관심을 뺏겨서는안 된다.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은 불안감이 미친 듯이 날뛰기 때문이다. 이런 때에는 걱정과 스트레스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제대로 짚어야 한다. - P254

몸과 마음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라

일단 출석하면 80퍼센트는 성공한 셈이다.
-우디 앨런(영화감독)

운동은 건강을 지키는 것 이상의 효과가 있다. 다양한 연구 결과만봐도, 운동은 정신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 P255

꾸준히 운동하며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유지하는 것. 운동선수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꼭 필요한 삶의 기술이 아닐까. - P256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대지 않는다. 


규칙적으로 운동하지 않는 사람은늘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댄다. 모든 사람에게는 매주 168시간이 동일하게 주어진다. 제대로 운동할 시간이 있다는 뜻이다. - P257

도움을 주고 격려하는 파트너를 찾는다.

 운동 파트너가 있으면 계획적으로 운동하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운동장 트랙, 수영장, 헬스장에서 정해진 날, 정해진 시간에 만나자고 약속하라. - P257

훈련 일지와 달력에 기록을 남긴다.


 한 달간 운동한 횟수를 기록하라. 계획한 대로 운동을 끝내면, 훈련 일지 혹은 달력에 황금색으로 표시하자. 자신이 얼마나 꾸준히 했는지 보여주는 표식이 되는 것은물론 앞으로도 계속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자극제가된다. 주 단위로 계획을 짜는 것을 추천한다. - P258

자신을 챔피언이라고 여겨라.

 꾸준하게 훈련하면 에너지가 올라오고, 자신을 대견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중략). 경험 자체를 누려라. 금메달만큼이나 뿌듯한 기분을 느낄 것이다. - P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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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해야 하는 일들


꿈을 위해 인생을 꾸려나가라. 그리고 꿈이 실현되는 것을 지켜보라.
- 작자 미상


챔피언다운 성과를 내려면 끊임없는 자기 암시가 중요하다. 자신만이 알아보는 사인을 곳곳에 배치해놓고 끊임없이 상기하라.  - P33

시간을 관리한다는 것은 곧 우선순위를 관리한다는 뜻이다. (중략). 이것은 게임 계획을 세우는 데 가장 중요하다. - P33

매일 적정한 수준만큼만 도전하자. 비현실적인 계획을 세우면자신을 패배로 몰아넣는 꼴이 된다. 무리한 계획에 마음이 동할 리없다. 합리적인 계획을 세우자. - P34

사람과 어울리면서 나오는 힘


한 개의 화살은 쉽게 꺾을 수 있다. 하지만 열 개 묶음은 쉽게 꺾이지 않는다.
일본 속담

인간관계는 우수한 선수가 되는 데 도움이 되기도,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인 기술은 운동선수의 기량 못지않게 중요하다. - P35

추측하고 단정 짓지 마라.
 당신이 상대에 대해 추측한 것을 입에 올리면 안 된다. 그 사람이 생각하거나 느끼거나 경험한 것이 무엇인지 직접 물어봐라. 마찬가지로 타인이 당신의 생각, 느낌, 경험을지레짐작하도록 두어서는 안 된다. 항상 대화의 창을 열어두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라. - P37

공정하라.
 스스로 완벽해지려고 하지 말고, 다른 사람이 완벽할거라고 기대하지 마라. 입장 차이가 난다면 합의점을 찾으려고 노력하라. - P38

중요한 날에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생각들

경기하기도 전에 져서는 안 된다.
- 대럴 로열(미식축구 감독)

플레이오프나 챔피언십 결승전 같은 중요한 경기 당일에 운동선수가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세 가지 생각이 있다. 결과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 지나치게 애쓰는 것, 부정적인 것만 되씹는 것이다. - P39

결과를 지나치게 강조하지 마라

. 최고의 경기는 현재 지금 이 순간에만 만들어진다. 중요한 경기의 결과에만 집중하는 것은 치명적이다. 많은 선수가 이런 실수를 한다. 왜냐고? 모두 엄청나게 노력하면서 준비했기 때문이다.  - P41

지나치게 애쓰지 마라. 챔피언십 경기나 전국 대회를 치를 때, 혹은 막강한 적을 만났을 때 선수들은 흔히 지나치게 노력한다. 중요한 경기일수록 기대치나 희망이 생기기 마련이고, 이런 기대로 인해 의욕이 넘치면서 실수가 나오는 것이다. 또한 지난번보다 더 잘해야 한다고 잘못 생각하기도 한다. - P42

머릿속 잡음 차단하기

백만 개의 우주 앞에서도 당신의 영혼은 침착하고 태연해야 한다.
-월트 휘트먼(시인)

(중략).
그런데도 왜 골퍼들은 1.2미터 거리의 짧은 퍼팅을 그렇게 두려워하는 걸까? 마음가짐의 문제다. - P44

인생의 불확실함을 인정할 것


사건을 통제할 수 없다면 나 자신을 통제하라.
-몽테뉴(사상가)


스포츠와 일상생활 사이에 적절한 균형을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라. 하지만 미디어에 흔히 나오는 ‘라이프 밸런스‘란 말은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모든 사물은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 P47

인생은 불분명하고 불확실하며 살다 보면 자주 균형이 무너진다는 사실을 받아들여라. 마음속에서 감정적 균형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무게 중심을 잡는 편이 낫다. - P48

챔피언이 변화를 받아들이는 방법


끊임없이 변해야 인생의 바퀴가 굴러간다.
그 결과 현실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불교명언

변화를 달가워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기저귀가 축축하게 젖은 아이라면 모를까. 큰 변화나 장애물이 존재한다는 것은 일상의 루틴, 안락함, 가족이나 팀에서 내가 맡았던 여러 역할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편안해진 모든 것을 버려야 하면 불안하고 두려워진다. - P50

사람들은 역경을 마주치면 부끄러움과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자기 자신을 쉽게 포기해버린다. 분노를 스스로에게 돌려 술이나 약에 의존해 되돌아올 수 없는 길을 건너기도 하고, 자기 관리를 포기하기도 한다. - P51

챔피언이 되려면 인생과 게임 모두에서 금메달을 위해 노력해야한다. 다른 누군가가 경쟁 상대가 될 수도 있겠지만 제일 막강한 경쟁자는 자기 자신이다. 가장 중요한 이야기다. - P53

물 한 방울

승려가 어린 제자에게 뜨거운 목욕물을 한 양동이 가져와서 식히라고 요청했다. 제자는 차가운 물을 넣어 목욕물을 식힌 뒤, 조금 남은 물을 땅에 버렸다. 승려는 이를 보고 놀라서 말했다. "어리석기는! 화초에다 물을 주면 되는 것을! 어찌 감히 절에서 물을 낭비하느냐?" 그 순간 어린 제자는 독도했다. - P106

위대한 선수는
어떻게 생각하고 훈련하는가

(전략).
먼저 ‘마음속 금메달을 따내는 것이 궁극적인 승리라는 사실을 명심하라. 외부로 드러난 점수는 중요하지 않다. - P212

던컨 암스트롱
1988년 서울 올림픽 수영 금메달리스트

올림픽 대회는 많은 운동선수에게 영감을 준다. 낯선 이국에서 경쟁하며 평생 기억할 추억을 담고 돌아갈 수 있기에, 선수들은 모험에 기꺼이 참가한다. - P213

운동선수는 올림픽에 참여하기 위해 몇 년간 열정과 꿈을 품고훈련한다. 그래서 올림픽에서 우승하기란 절대 쉽지 않다. 모국을대표해서 올림픽에 참가한다면, 그저 성실하게 준비한 선수들과 경쟁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 P214

올림픽에 대한 신념 덕에 1988년 서울에서 200미터 자유형 우승을 거둘 수 있었다. - P241

경기 열흘 전 서울에 도착했고, 입소 후에는 선수촌 밖으로 나가지 않았고 내 방을 떠나는 일도 거의 없었다. 먹고, 훈련하고, 잠을잤다. 그리고 경기가 끝나고 나면 4년 동안 째깍째깍 돌아가던 시계가 마침내 멈출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 P215

1988년, 나는 마음도 굳게 먹었고 자신감으로 충만했다. 하지만내 훈련이 예상보다 혹독했으며, 금메달을 노릴 만큼 실력이 일취월장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몇 명 없었다. 나는 이 기회를 붙잡기위해 모든 것을 했고, 이제 200미터 자유형 경기에서 가장 빨리 헤엄치는 사람과 경쟁하기만 하면 됐다. 아주 쉽지 않은가? - P216

생각한 대로 실천에 옮겼고, 경쟁 선수들은 나머지 100미터에서 나를 따라잡지 못했다. 그날 나는 세계 신기록을 깨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 P217

경기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의 이야기는 모두 흥미롭지만, 그중에서도 초라한 배경을 딛고 수년 동안 ‘동물처럼‘ 훈련에 훈련을 거듭한 선수의 성공 신화는 많은 영감을 준다. - P217

존 몽고메리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 스켈레톤 금메달리스트


스포츠는 복합적인 의미를 갖는다. 어떤 이에게는 무언가에서벗어나는 수단이고, 누군가에게는 어딘가에 속할 수 있는 방법이며, 더 나은 삶을 위한 도구가 되기도 한다. - P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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