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gment 1--단장 1
"자크가 같이 와 줘서 다행이야." 마을을 떠나 한참을 걸어왔을 때, 아레스가 불쑥 그런 말을 했다. "하지만 정말 나로 괜찮아? 제대로 된 어른이 더 낫지 않았을까?" 나는 속으로 계속 생각하던 말을 꺼냈다. 14세 소년 둘이서 왕도로 향하는 것은 조금 무모하지 않을까 계속 생각한 것이다. - P114
타인에 대해 안 좋은 이야기를 쉽게 하지 않는 아레스조차 속으로는 마을 사람들의 태도를 못마땅하게 느낀 것 같았다. "뭐, 마물은 강하니까. 우리 부모님도 살해당하셨고, 누가 싸우고 싶겠어." 우리 부모님은 두 분 다 모험가다. 마물과 싸우는 것을 생업으로 삼고 계셨지만, 마왕군과의 큰 싸움 중에 목숨을 잃고 말았다. - P115
아레스는 메마른 미소를 지었다. "・밤에 일어나면 가끔씩 어머니가 우시는 모습을 볼 때가 있었어. 사실은 용사 따위는 되지 않기를 바라셨을 거야." 그것은 나도 알고 있었다. 나의 양부모님이기도 한 아레스의 부모님은 예언자가 남긴 예언의 신빙성을 의심했다. 되도록이면 아레스가 용사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품고 있었을 것이다. - P115
여정은 순조로웠다. 도중에 들른 마을들에서 아레스는 어른처럼 능숙하게 협상을 하더니 얼마 안 되는 돈과 맞바꿔 물과 식량을 손에 넣었다. 마물과 조우해도 최대한 싸움을 피했고, 어떻게 해도 피할 수없을 때에만 싸웠다. 싸울 때도 나의 안전을 확보한 다음 냉정하게, 그리고 착실하게 싸움을 진행했다. 공격 마법과 회복 마법을 정확하게 사용해 칼로 숨통을 끊는 그 모습은 역시 용사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 P116
"대단하다. 아레스 혼자라도 충분히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중략). "자크도 날 너무 치켜세운다니까. 뭔가를 혼자 계속하는 건 힘든 일이야. 네가 있어 주니까 앞으로 나갈 수 있는 거지. 검을 배웠을 때도, 마법을 공부했을 때도, 회복 마법을 배웠을 때도 그래. 처음에는 다른 무리들과 함께 시작했지만, 잘 안 된다는 걸알고 나면 한 명 한 명 빠져나가. 그리고 마지막에 남는 건 늘 너와 나뿐이었지." - P117
"아레스가 잘하지 못한다는 건 상상이 안 가. 하지만 나도 뭔가하나쯤은 배우고 싶었는데." 그것은 진심이었다. 적어도 뭔가 하나쯤은 동갑인 사촌을 따라잡고 싶어서 필사적으로 노력했지만, 늘 잘 되진 않았다. "나도 잘하지 못하는 것 정도는......" 거기까지 말하고, 아레스는 멈춰 섰다. 나도 뭔가를 알아차리고 멈춰서서 주위의 상황을 살폈다. 지나치게 조용하다. - P118
마인. 마왕의 권속인 이들은 사람에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지만 힘도 마력도 사람보다 압도적으로 강했다. 내가 바로 도망친 것은 마인에 대한 공포도 있었지만, 아레스의 걸림돌이 되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서였다. - P118
처음에는 여유를 보이던 마인도 공격을 하지 않는 아레스의 모습에 드디어 귀찮아진 것 같았다. "방어만은 훌륭하구나. 하지만 마법은 어떨까?" 쉽게 공격이 닿지 않는 것에 초조해진 마인이 검으로 하는 공격을 멈추고 왼손을 앞으로 내밀어 마법을 발동시키려 했다. 그 순간을 아레스는 놓치지 않았다. - P119
그리고 날카로운 아리스의 일격에 맞아버린 마인은 마침내 검을 풀어뜨리고 말았다. 제그 소리를 내며 땅에 떨어지는 마인의 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아레스는 마인의 목덜미를 향해 검을 휘둘다 - P120
바람 마법을 마인의 눈을 향해 날렸다. "칫!" 마법은 회피해 버렸지만, 그 사이 아레스는 뒤로 물러나 간격을 벌릴 수 있었다. 마인은 왼손을 파고들던 검을 뽑아 숲속에 내팽개쳤다. 왼손은축 늘어져 있다. 저 상태로는 만족스럽게 움직일 수 없을 것이다. - P121
나는 아레스를 향해 내 검을 던졌다. 마인이 오른손 손톱을 치켜들었다. (중략). "・목숨도 내주마・・・・・・ 하지만, 너도 길동무다・・・・・・・" 마인은 검에 꿰뚫린 상태로, 입안에서 엿보이는 커다란 송곳니로 아레스의 목덜미를 물어뜯었다. 아레스의 목에서 거세게 피가 뿜어져 나왔다. - P122
-fragment 2--단장 2
자크는 내가 여섯 살 때 우리 집에 왔다. 아버지의 여동생이자크의 어머니였기에 그 녀석은 나의 사촌 형제에 해당했다. 나이도 똑같고 키도 비슷해서 나는 좋은 놀이 상대가 생겼다며 기뻐했다. 자크의 부모님은 모험가를 하고 있어 그런지 체격이 아주 좋았다. - P124
자크의 부모님은 일주일 정도 집에 머무른 뒤 마왕군과 싸우기위해 떠나게 되었다. 들어보니 마리카국이 마왕군의 침략을 받아 큰 싸움이 벌어졌으니, 그곳에서 이기기만 한다면 잠시 동안은 평화로워진다고 했다. "잠시? 계속 평화로워지는 게 아니라?" - P125
목표는 자크의 아버지 같은 전사. 그가 보여주었던 그 검술을 모두가 목표로 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아레스, 질렸으니까 다른 거 하자." 한 달쯤 지나자 친구 중 한 명이 그렇게 말하기 시작했다. "맞아, 아레스만 너무 강하니까 재미없어." 다른 친구들도 거기에 찬성했다. 아무래도 연습을 하면서 실력에 차이가 벌어지는 것이 재미가 없었던 모양이다. 확실히 내가 제일 잘했고, 친구들과 많은 차이가 난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 P126
우리 집은 촌장 집안이라 아버지도 어머니도 학문에 뜻을 두셨었고, 덕분에 자크와 함께 읽고 쓰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나는 곧바로 글씨를 읽을 수 있게 되었고, 집에 있던 여러 가지 책을 읽게 되었다. 자크가 책을 읽을 수 있게 된 것은 꽤 나중의 일이었을 것이다. 읽은 책 속에 용사의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 이야기에 따르면 용사는 검뿐만 아니라 마법사와 같은 공격 마법, 성직자와 같은 회복 마법도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 P127
"용사? 그래, 용사라." 신부님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다정하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아버지께 허락을 받고 오거라. 그러면 간단한 기초는 알려주마. 원래라면 성직자가 될 사람만 알려줘야 하는데, 시대가 시대이니 말이야." - P128
곧바로 집에 가서 아버지에게 그 일에 대해 이야기했다. "회복 마법? 그건 선택된 인간이 아니면 쓸 수 없을 텐데. 뭐, 신부님이 기초를 알려주신다고 했다면 시험해 보려무나." 아버지는 내가 회복 마법을 쓸 수 있게 될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는 것 같았다. 어쨌든 허락은 떨어졌다. - P128
"신의 존재를 느끼면서 기도를 할 수 있게 되면." (중략). "집에서 하는 밭일은 힘드니까. 신부님처럼 기도나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 친구의 동기는 불순하다고 생각했지만, 기도하는 방법은 알려주었다. (중략). 이유는 똑같다. 신부라는 일이 ‘폼나고 편하니까‘라는 것이었다. - P129
이 나라의 뮬러 장군이 이끄는 군이 분전하여 마왕군을 격퇴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 도착이 늦은 탓에 마리카국은 멸망했다. 의용병으로 전선에서 싸우던 모험가들은 누구 한 명 살아남지 못했다고 한다. 그 소문을 들은 날 밤, 아버지와 어머니는 나와 자크에게 말했다. "오늘부터 자크는 우리 아이가 될 거란다." - P130
미미하지만 신의 기적을 일으킨 다음 날 아침, 교회에 가서 신부님께 그것을 보여드렸다. "대단하구나. 솔직히 말하면 난 불가능할 거라 생각했는데, 이전 확실히 신의 기적이 맞단다." 내 머리에 손을 얹고 신부님은 나를 칭찬해 주셨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렇게 강한 힘이 느껴지진 않는구나. 아마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하더라도 초보 회복 주문 정도일 거다. 그래도 계속할 거니?" 나는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 P131
(전략). 다만 신부님 말씀대로 한계는 금세 찾아왔다. 초급 회복 마법밖에 쓸 수 없었고, 그 이상의 신의 기적은 행사할 수 없었다. 솔직히 이대로는 아무 쓸모가 없을 것 같아 나는 공격 마법을 공부하기로 결심했다. 공격 마법을 배워야 할 이유는 하나 더 있었다. 자크가 이 이상 회복 마법을 배워봤자 소용이 없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 P132
우리가 공격 마법에 관한 공부를 하고 있다는 소문이 마을에 졌다. 그러자 또 친구들이 함께 공부하고 싶다며 찾아왔다. 단순히 ‘마법을 쓸 수 있는 인간은 대단하다‘라고 생각한 것 같았다. - P132
결국 내가 처음으로 마법 영창에 성공한 것은 열두 살 때였다. 5년이 넘게 걸린 것이다. 자크가 함께 공부해 주지 않았더라면 절대로 계속하지 못했을 것이다. 다만 자크는 공격 마법도 습득하지 못했다. - P133
그럴 때, 절망적인 일이 벌어졌다. 마을에 예언자가 나타난 것이다. 『이 마을에서 마왕을 물리칠 용사가 나타난다.』 수많은 마을 사람들 앞에서 예언자는 그렇게 말했다. 그 말에 마을 사람들은 일제히 나를 쳐다보았다. ‘그러지 마! 제발 그런 눈으로 나를 보지 마!‘ - P134
결국 나는 용사로 추대되었지만, 묵묵히 받아들였다. 부모님과 상의해 일단 왕도로 가 팔룸 학원에 들어가기로 했다. 다행스럽게도 부모님만은 냉정하게 판단해 주셨고, 그들은내가 당장 마왕을 쓰러뜨릴 수 있는 용사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계셨다. - P134
fragment 3-단장 3
결과적으로 아레스는 어떻게든 살아남았다. 마인이 바로 죽어버린 데다 목에 난 상처도 생각보다 증상은 아니었고 회복 주문으로 상처는 막을 수 있었다. - P136
"미안해." 창백한 얼굴을 하고 아레스가 사과했다. "신경 쓰지 마. 난 지금 세상을 구하려는 용사를 구하고 있잖아. 그럼 엄청난 영웅 아니야?" 농담으로 얼버무렸지만, 발걸음은 한없이 무거웠다. - P137
아레스의 상태는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되었다. 배의 상처가 곪은 것인지 고열을 내기 시작했고 결국 걷는 것조차 불가능해졌다. 나는 대부분의 짐을 버리고 아레스를 업고 걸어갔다. 자신과 같은 체격의 사람을 업는 것은 괴롭다. 금세 체력이 바닥난다. 등에 업고 걷다가 바로 쉬는 것을 반복했다. - P137
근처에 강이나 수도 시설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고, 숲이너무 험해서 안까지 들어갈 수도 없었다. 물의 소중함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가지고 있던 물은 어제 아레스의 상처를 씻는 데거의 다 사용해 버린 탓에 더는 없었다. "물이여!" 옛날 아레스와 함께 연습한 물의 마법 영창을 시도해 보았지만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었기에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 P138
밤이 찾아오고, 주위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중략). 불이 필요했다. "불이여!" 문구만 아는 불의 마법을 시전했지만 당연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레스의 몸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상처가 부패하기 시작한 것이다. 나는 무서워서 상처를 덮은 천을 들어 올려 그것을 확인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 P139
"어떻게 해야 해. 도대체 어떻게 하면......." 절망감에 그만 목소리가 새어 나오고 말았다. "죽여줘......." 아레스가 신음하듯 그렇게 말했다. "난 이미 틀렸어. 이대로라면 자크 너까지 죽을 거야. 게다가 너무 괴로워. 내 몸이 썩어가는 것도 무서워. 부탁이야, 내 검의로 날 찔러줘." - P140
아레스는 눈을 뜨지 않았다. 통증을 감내하듯 얼굴만 몇 번씩 찡그릴 뿐이다. "나 혼자 왕도에 가서 뭘 어쩌라는 거야? 넌 용사잖아? 용사가죽어버리면 세상은 끝인 거잖아!" "....결국 난 용사가 아니었던 거야. 예언자도 이 마을에서 세계를 구할 용사가 나타난다는 말밖에 하지 않았지. 나라는 말은 한마디도 안 했어. 게다가 난 예언자의 말을 들었을 때, 내가 아니라 어쩐지 자크가 떠올랐어." - P142
fragment 4-단장 4
그 후로 8년이 흘렀다. 이 숲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하늘을 뒤덮을 만큼 거대하고 울창한 나무들, 이유 모를 불안감이 느껴지는 이 분위기.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다. 마왕은 처리했지만 아직도 마물의 수는 많았고, 인적은 전무했으며, 숲을 빠져나가는 길은 황폐했다. - P144
"거기서 뭐 하는 거지, 아레스? 이런 곳에서 한눈팔고 있을 때가 아니다. 빨리 왕도로 돌아가 마왕 토벌 보고를 해야지. 잔당도많이 남았다고 하고, 아직 우리의 힘은 필요해" 길에서 벗어나 숲으로 들어간 나에게 레온이 말을 걸었다. 그는 귀가를 서두르는 모습이었다. 차기 백작가 당주로서 큰공을 세웠으니 가슴을 펴고 당당히 왕궁에 보고를 하고 싶을 것이다. 당연한 일이다. - P144
레온은 잠시 말을 끊고 무언가 생각하는가 싶더니 말을 이었다. "혹시 왕이 되는 것이 불안한가? 그래, 아무리 용사라고 해도 평민 출신인 인간이 왕이 되면 반대하는 귀족들이 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게 걱정이라면 내가 붙어있으니까 괜찮다! 백작가가 전력을 다해 지원하마. 누구에게도 불평이 나오지 않게 만들겠어." - P145
"미안 나는 아레스가 아니야. 사실은 용사가 아니었어." 계속 하고 싶었던 말을 이제서야 입에 담을 수 있게 되었다. "무슨 말을 하는 거지? 네가 아레스가 아니면 누구라는 거야?" 레온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자크, 내 진짜 이름은 자크라고 해. 지금까지 속여서 미안해‘ 세 사람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 P146
"내가 용사를 죽였으니까. 그래서 내가 용사를 이어받아야 했어. 그 책임이 있었어." 용사를 죽인 책임을 지기 위해 나는 여기까지 왔다. "아레스가 죽은 건 마인 때문이에요. 당신 잘못이 아닌데요?" 마리아가 말했다. "......아니, 아레스가 죽은 건 나 때문이야. 내 손에는, 아레스를 검으로 찔렀을 때의 감촉이 생생하게 남아 있어. 그리고 난 자크로서 마왕을 토벌한 게 아니야. 아레스로서 마왕을 쓰러뜨렸지. 자크로 있었다면 절대 하지 못했을 거야." - P147
"그러니까, 그 공적을 모두 아레스 것으로 돌리고 넌 떠나겠다고?" 솔론의 말끝마다 분노가 느껴졌다. "원래 아레스에게 돌아갔어야 할 공적이야.‘ - P147
"용사는 너야! 아레스는 도중에 쓰러졌고! 그게 사실이지! 게다가 예언자의 말은 나도 알고 있어. 이 마을에서 마왕을 물리칠 용사가 나타난다‘라고 했지. 정확히 아레스를 가리킨 게 아니야. 처음부터 용사는 너였던 거라고!" 현자인 솔론의 지적은 옳다. 나도 그것은 알고 있다. "나는 검도 마법도 제대로 쓰지 못했던 평범한 사람이야. 용사가 될 만한 그릇이 아냐. 그리고 나에게 있어서 용사는 아레스야!" - P148
"정말 떠나는 건가요. 아레스... 아니, 자크." 마리아가 평소와 같은 꾸며낸 성녀의 얼굴이 아닌, 진짜 얼굴로 진심을 담아 날 걱정해 주고 있었다. "가지 말아요, 자크. 제가 이렇게 말리고 있잖아요. 제 부탁을 거절하는 건 신을 향한 모독이나 다름없는데요?" - P149
"국왕 폐하는 아직 연로하지 않으시다. 서둘러 차기 국왕을 결정할 필요는 없지. 언제든지 돌아와라. 나는 널 기꺼이 맞아 줄거다." "고마워, 레온, 나는 너라면 훌륭한 왕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당연하지." - P150
솔론이 희미하게 웃었다. "다행이네요, 솔론. 당신은 어릴 때부터 친구가 한 명도 없었잖아요." 마리아가 놀렸다. 솔론은 그것을 눈으로 잠시 비난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난 네가 어디를 가더라도 반드시 찾아내서 데리고 올 거야. 친구니까." - P151
알렉시아의 장
"왔어?" 뻥 뚫린 방에는 기다렸다는 듯이 솔론이 앉아 있었다. 언제나처럼 자주색 현자의 로브를 걸치고 있다. 아무래도 내가 올 것을 예상했던 모양이다. "어째서 아레스가 용사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은연중에 알려준거죠?" "어차피 언젠가 알게 될 일이니까." - P152
"우리가 이 나라로 돌아온 후, 너에게는 수차례 혼담이 들어왔어. 그 필두는 레온이었지. 하지만 너도 레온도 거절했어. ‘죽은 용사야말로 왕녀의 약혼자이며, 아직 오래 지나지도 않았다‘라고하면서." 혼담은 레온뿐만이 아니었다. 솔론 역시 후보로 거론되었지만그 역시 거절했다. 나는 날아드는 혼담을 계속 거절했고, 레온과 솔론은 어째서인지 그것을 지지해 주었다. - P153
"하지만 그것도 슬슬 한계였겠지. 폐하께서 가만히 두고 보시지 않았을 테니까. 그래서 넌 용사의 공적을 문헌으로 정리하는사업을 시작했다. 그 녀석을 찾기 위해." 맞는 말이었다. 나는 국가 시책으로서 용사의 공적을 문헌에정리할 것을 제안했고, 직접 나서서 그 조사를 시작했다. 그가 살아 있다고 믿고하지만 설마 그가 아레스가 아니었다니. - P153
"하지만 말이지. 그 거짓말을 셰라가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면 어쩔래?" "어쩔래......라니, 모르고 계시잖아요." "알아. 반드시 알고 있을걸." 솔론은 단언했다. "어떻게 그렇게 단언할 수 있죠?" "한 번 더 셰라를 만나러 가봐. 그럼 그쪽에서 알려줄 거야." - P155
"지금으로서는 이 방에서 전이해서 이 방으로 돌아오는 것못해." 솔론은 마치 결함인 것처럼 말했지만 충분히 대단한 성과였다. 획기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 P156
솔론이 말한 대로 셰라가 사는 촌장의 집까지는 그다지 먼 거리가 아니었다. 도중에 오고 가는 마을 사람들에게 의아한 눈초리를 받긴 했지만 솔론은 그들의 시선을 깔끔하게 무시했다. 그리고 촌장 집에 도착했고, 그의 재촉에 나는 집 문을 두드렸다. "네... 어머?" 나온 것은 세라였다. "또 오셨군요...... 오실 줄 알았습니다." - P157
"우리가 왜 여기에 왔는지도 짐작하고 있겠지." "네, 자크 말이죠." 그녀는 눈을 감고 대답했다. "알고 있답니다. 언젠가 누군가에게 말해야만 한다는 것도, 아니, 사실은 그 아이에게 그 자리에서 말했어야만 했는데 "처음부터 눈치채고 있었던 건가요?!" 나도 모르게 큰 소리가 나왔다. 설마 그렇게 일찍부터 알고 있있을 줄은 몰랐다. - P158
"자크가 이 집에 돌아왔을 때, 전 순간 아레스가 돌아온 줄 알았어요. 하지만 그 아이의 상냥하고 슬픈 눈빛을 보고 곧바로 자크라는 걸 알았죠. 그러고는 이렇게 얘기하더군요. ‘아레스가 마왕을 쓰러뜨렸다. 하지만 아레스도 마인에 의해 살해당하고 말았다‘라고. 그러고는 저에게 저 검을 건네주었어요." - P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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