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평평하다
현대적인 건물의 정면은 믿기 힘들 정도로 평평한 경향이 있다.
창문과 문이 거의 들어가지도 나오지도 않는다.
지붕도 평평한 경우가 많다. - P93
너무 밋밋하다
현대식 건물에는 장식이 없다.
(중략).
요철, 틈, 굴곡, 총안, 처마돌림띠, 그리고 안팎으로, 주변부로 돌출된 지점이 있다. ‘특별‘하거나 ‘중요하다고 여겨지지 않은 일상적인 건물마저 이 같은 태도로 만들어졌다. 흥미로움과당대의 미에 대한 관심과 함께. - P95
너무 직선적이다
현대적인 건물의 디자인은 직사각형에 기초하는 경향이 있다. 고전적인 건물 역시 크게 다르지 않기도 했을 뿐더러, 이런 접근법자체가 본질적으로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극히 실용적이라는 점에서 일종의 논리적 의의도 있다. - P96
그러나 직선과 직사각형 구조에만 의존하는 설계는 이제 한계에다다랐다. 직선과 직사각형이 독재하는 대형 건물은 반복적인 수평의 장면을 만들어 내고, 지나가기에 딱딱하면서 전혀 친근하지않게 느껴진다. 이런 건물은 인간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 P97
너무 반짝인다
현대적인 건물의 외부는 많은 경우 금속이나 유리처럼 매끈하고평평한 재료로 만들어진다. 반짝이는 재료는 물론 나쁘지 않지만 건물 전체나 심지어는 구역 전체가 오직 딱딱한 느낌을 뿜는 재료로만 만들어질 때 우리의 감각은 무관심으로 마비된다. 다양성의 부족은 감각을 심각하게 둔화시킨다. - P98
너무 단조롭다
현대적인 건물은 작은 직사각형으로 이루어진 직사각 형태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 직사각형은 격자식으로 배열된다.
(중략).
이런 종류의 단조로움은 인간에게 영감을 주거나 인간의 흥분을유발하지도, 인간을 매혹하지도 못한다.
우리가 선택의 여지 없이 거주하고 일하게 되는 장소는 결국 이런 모습에 가까워진다: 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안조로움. - P103
따분함은 언제 안 따분할까?
지금껏 말한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제시한 요점에 일일이 매달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 P108
따분함은 마음의 굶주림이다.
신경 과학자 콜린 엘라드Collin Ellard는 이런 현상이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연구했다. 2012년, 엘라드는 뉴욕에서 사람들이 따분한 장소를 걷다가 곧이어 흥미로운 장소를 통과할 때 어떤 느낌을 받는지 분석했다. 서로 다른 장소에서 짧은 시간 머무르는 일이사람의 기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자 한 것이다. - P112
사람들의 기분이 어떻게 바뀌는지 파악하는 데 사실 앱은 필요하지도 않았다. 노골적이었기 때문이다. 엘라드가 연구 기록에 적기를, "텅 빈 파사드, 즉 건물 정면 앞에서는 사람들이 조용하고 움츠러든 자세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보다 활기찬 현장에서는사람들이 생기를 찾고 수다스러워지는 통에 열의를 가라앉히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 P114
수집한 데이터를 검토한 결과, 엘라드는 따분한 장소 속 사람들이 아무 것도 느끼지 않는 상태에 있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임을 발견했다. 자율 각성, 즉 스트레스 수치가 높아진 것이다.
따분함은 그저 무엇도 느끼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었다. 피실험자의 뇌와 몸은 스트레스 상태에 빠져들고 있었다. - P115
과학자들은 우리가 어떤 환경에 들어설 때 무의식적으로 정보를검색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중략). 자연 환경은 복잡성으로 가득 차 있다. 매초마다 우리의 감각은 환경과 주위를 둘러싼 것들에 관한 약 1,100만 개 정보를 뇌에 전달한다. - P115
뇌는 주변 환경으로부터 정보를 박탈당하면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신호로 받아들인다. 당황한다. 뇌는 신체를 경계 상태로 전환하여 위험에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 태세를 갖춘다. - P116
저층 주택이나 연립 주택이 늘어선 잘 설계된 거리에 살면 서서히 이웃과 친해질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중략).
목례는 미소가 된다.
미소는 알아봄이 된다.
알아봄은 가벼운 대화가 된다.
가벼운 대화는 더 크고 무거운 이야기가 된다.
크고 무거운 이야기는 우리 삶을 더 의미 있게 하는 우정이 양질의관계가 된다. - P119
이처럼 건물의 외부 디자인은 우리 삶과 사회의 형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상의 경우, 건물은 우리를 서로에게로 향하게 하여 긍정적으로 연결될 가능성을 높인다. 인간은 사회적동물이다. 우리는 서로를 지지하는 연결망 안에 안정적으로 연결되어 있을 때 번성하고, 그러지 못할 때 고통받는다. - P120
과학자들은 수년에 걸쳐 사람이 자연과 함께 있을 때 더 행복하고 건강해진다는 가설을 뒷받침할 강력한 증거를 수집해 왔다.
일리노이대학교 조경 및 인간 건강연구소의 프란시스 쿠오FrancesE. Kuo 박사는 시카고의 악명 높은 주택 프로젝트인 로버트 테일러홈즈The Robert Taylor Homes에서 이러한 효과를 연구했다. 1962년 건설 당시 이 주택 단지는 16층짜리 콘크리트 타워 28개로 구성된세계 최대 규모의 공공주택 단지였다. 개발 과정 또한 폭력적이고 위험했다. 주민들은 그런 곳에서 생활하는 데 따른 스트레스를 어떻게 극복했을까? - P122
쿠오는 가난한 도심 지역의 경우 "나무 몇 그루를 심는 단순한 행위가 개인과 가족에게 ‘수많은 문제에 맞서 싸우는 데 필요한 심리적 자원을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결론짓는다.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인간은 자연 속에서 진화했다. 우리는 자연 속에서 행복하다. 자연 속에서 20초만 머물러도 심박수가 떨어진다. - P123
연구가 중 한 명인 치누키 세레신헤Chanuki Sereshinhe 박사는 ‘자연은 아름답다‘는 오래된 격언이 불완전한 것 같다며 해안선산·운하 같은 자연의 특징은 장면의 아름다움을 향상시킬 수있지만, 평평하고 흥미롭지 않은 녹지 공간은 아름답다고 여겨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 P124
인간에게 실제로 필요한 것은 경치미다. - P125
사람들은 따분한 장소를 좋아하지 않는다
2천 명 넘는 미국인에게 한 쌍의 공공 건물 이미지(한장은 전통적인 건물의 모습, 다른 한 장은 현대적인 건물의 모습)를 평가하도록 요청하자 사람들은 일관되게 현대적인 이미지를 거부하는 경향을 보였다. 어떤 계층의 사람들에게 물어보든 마찬가지였다. - P131
내가 사는 곳에서도 결과는 같았다. 영국 대중의 건축 취향에 관한일련의 설문조사를 분석한 결과, "인구의 15~20% 정도가 주류 현대 건축에 대한 감상을 어느 정도 공유한다"라는 결론이 나왔다. 주류 현대 건축에 대한 혐오감은 영국인을 하나로 묶어주는 몇 안되는 요소 중 하나로 밝혀졌다. - P131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건물 10선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역시 마찬가지다. 구글 인기 검색어를 바탕으로 선정한 세계 10대 건물 중에는 지난 100년* 사이 지어진 건물이 7개나 포함된다. 사람들이 싫어하는 것은 신축건물이 아니다. 따분한 건물이다. -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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