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2.추상의 탄생

 열기구를 탄 남자는 곧바로 이렇게 되묻는다. "혹시 수학자이십니까?" "네, 어떻게 그걸 아셨습니까?" "세 가지 이유 때문이지요. 일단 오래 생각해본 다음에 대답하셨고,
당신 대답은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 없지만…………. 저한테 아무런 도움이안 되거든요."
나는 좀 진부하긴 하지만 이 자조 가득한 농담을 좋아한다. 수학 초심자가 보기에 이 이야기의 메시지는 ‘수학은 아무런 쓸모가 없다‘ 일지 모른다. - P118

고대 그리스인은 이미 순전히 기술적인 구체적 문제로부터 진실을,
그것도 반박할 수 없는 진실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그랬기에 플라톤은 자신이 철학을 가르치던 아카데미 입구에 기하학자가 아닌자는 들어오지 말라‘라고 적었을 것이다.  - P119

영과 허수 같은 기이한 창조물은 그들의 가열한 숙고의 열매였고, 이보다 더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힘든 ‘수학적 불가능‘과 같은 개념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우리 수학의 역사는 구체적인 것으로부터 추상이 탄생했다는 역설적인 가르침을 던져준다. - P119

9. 불가능의 아찔함

일상생활에서 무언가가 ‘확정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잘 안 풀리는 문제가 있으면 보통 조금 더 노력하거나 시간을 들이면 결국 어려움을 극복할 거라고 생각하게 마련이지, 그 문제가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완전히 넘어선다고 생각하는 경우는드물다. - P121

염소가 들판에 있다
피타고라스는 모든 최초의 수학자들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앞에서 보았듯 모든 것이 수라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 때문에 피타고라스는 그 값이 무엇이든(길이, 너비 등) ‘단순‘ 곱셈 인수를 이용해서 하나의 값에서 다른값으로 옮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 P122

 근대적인 용어로 말하면, 피타고라스는 모든 길이를
‘통분할 수 있다‘는 원칙에서 시작했다(글상자 참조). 그런데 오늘날 우리는 그가 잘못 알고 있었음을 알고 있다. 어떤 수는 이렇게 나눌 수 없다. - P122

펼쳐진 봉투

고대 그리스에서 제기된 다른 작은 문제를 이용해 피타고라스의 오류를 쉽게 증명할 수 있다. 플라톤의 『메논』에 등장하는 이 문제는 정사각형의 배적 문제로, 다시 말하면 어떤 주어진 정사각형의 두 배 면적을지난 정사각형을 찾는 문제다. - P123

그리스인의 맹목성
그리스인이 자신들의 생각에 갇혀서 보지 못했거나 보려 하지 않았던다른 수학적 불가능이 더 존재한다. 이것을 알아보기에 앞서, 피타고라스가 저지른 오류를 그리스인이 깨달았을 때 그들이 보인 반응을 잠시 살펴보자. 정사각형의 대각선은 무리수이긴 하지만, 그래도 자와 컴퍼스를 가지고 작도할 수 있다. 아마도 이것이 그리스 수학자들이 모든 수는 통분가능하다는 이상을 자와 컴퍼스로 작도할 수 있다는 이상으로 대체한(합리적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이유일 것이다. - P125

고대 그리스인에게 어떤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곧 자와 컴퍼스를 가지고 해답을 작도해낸다는 뜻이었다.
정확한 과정은 다음과 같다. 일정한 개수의 점(직어도 2개)으로 이루어진 도형을 설정한다. 그런 다음 이 도형과 연관된 어떤 문제의 해답을 (눈금 없는 자와 컴퍼스로 작도하라고 주문한다. - P125

이런 정당화는 자와 컴퍼스만 사용하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사용된다. 단점이라면 직각자 같은 다른 도구에까지 적용했다는 것인데, 그리스인은 해답을 구하는 일에 직각자를 사용하기를 거부했다. 사실, 이들이 자와 컴퍼스만 사용한 진짜 이유는 수학적이라기보다 신비주의적인 데 있었다. - P126

불가능에 대한 커다란 도전
그런 문제가 3개 있었는데 다음과 같다. 입방체의 배적, 각의 3등분(어면 각을 동일한 세 부분으로 나누기), 그리고 원적. 즉 주어진 원과 면적이 같은 정사각형을 그리는 문제였다. 그리스인은 자신의 전통에 충실하며 이 문제를 자와 컴퍼스로 해결하려 했다. - P127

그리스 수학자들은 모든 값이자와 컴퍼스로 그려져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래도 오늘날에는 버려진 이 생각 덕분에 3천여 년 동안 해결하지 못한 몇 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그것도 간접적인 방식으로 말이다. - P127

불가능에 대한 커다란 도전

그런 문제가 3개 있었는데 다음과 같다. 입방체의 배적, 각의 3등분(어떤 각을 동일한 세 부분으로 나누기), 그리고 원적 즉 주어진 원과 면석이 같은 정사각형을 그리는 문제였다. 그리스인은 자신의 전통에 충실하며 이 문제를 자와 컴퍼스로 해결하려 했다. 이런 제약이 없다면 이세가지 문제는 대수학으로 쉽게 풀 수 있다(중학교 3학년 학생도 할 수 있다). - P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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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십대 초반이 되면 상황이 바뀐다. 학생이 알아서 공부해야 한다. 교사는 수업을 하고 학생은 필기를 한다. 집에 와서도 교과서를 읽고,
숙제를 하고, 시험 준비를 해야 한다. 교사는 학생이 다음과 같은 것을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 P14

학생이 이러한 방법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교사가아니라 학생의 문제다. 간단하게 말해서, 교사와 부모는 학생이 독립적인학습자independent Leamer가 되기를 기대한다.
그런데 우리의 두뇌에는 사용설명서가 없다. 스스로 학습을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술이 필요한데, 그러한 기술은 누군가에게 배워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 그러지 않았다. - P15

인지심리학자가 ‘공부‘를 연구하게 된 이유

사실 내가 대학원에 진학한 주된 이유는 사람들의 학습을 도와주겠다는 이타적인 소망이 아니라 그저 교수가 되고 싶다는 이기적인 바람 때문이었다. 교수에게는 상사가 없다고 생각했으니까(기대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진실이었다). - P15

내 연구 주제는 기억에 관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다분히 기술적인 분야였고, 일상생활과는 동떨어져 있었다. 박사학위를 딴 사람의 어머니들은 자녀에 대해 친구들에게 이렇게 농담조로 설명하곤 한다. "박사를 따긴 했는데, 사람들한테 도움은 안 돼."  - P16

어느 날 잘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는 내게 내슈빌로 와서 교사 500명을 대상으로 학습에 대해수업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나는 교사들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교수법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는 이렇게 말했다. "물론 우리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교사들은 흥미롭게 받아들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 P16

그리고 6개월 후 강연을 위한 대본을 써야 할 시간이 다가오자 나는 두려움에 빠졌다. ‘교사들은 분명 아이들이 어떻게 학습하는지 잘 알고있을 것이었다. 그렇다면 그들이 알지 못하는 무엇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할까?‘ 포기할까 생각도 했지만 행사 주최자들이 다른 강사를 선택하기엔 너무 늦었다. - P16

그 후 나의 경력은 바뀌었다. 나는 인간이 생각하고 학습하는 방법과 관련해서 과학자들이 밝혀낸 지식으로부터 교사들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확신하게 되었고, 그래서 그러한 지식을 자세하게 해설하는 논문과 책을 쓰기 시작했다.  - P17

학생들이 성적을 올리고 싶다며 내 연구실을 찾았을 때, 나는 그들의공부 습관과 전략에 관해서 많은 질문을 던졌다. 나는 학생들에게 교과서와 노트를 들고 오라고 해서 어떻게 읽고 필기하는지 물어봤다. 이러한면담을 통해 나는 학생들이 잘못된 암기 전략 때문만이 아니라 여러 이유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 P17

왜 우리는 두뇌를 넘어서야 하는가

예를 들어 배우려는 ‘욕망‘은 학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굳이 노력하지 않았는데도 쉽게 기억하는 것들이 있다. 많은 사람이 해리 왕자가 결혼을 했는지, 하비 와인스타인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그리고 브래들리 쿠퍼가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주연을 맡았는지 등을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이 사실을 열심히 노력해 암기한 사람은 없다. - P18

마찬가지로 나는 반복 학습에 도움이 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학습을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도 말문이 막혔다. 1달러 지폐 맨위에 뭐라고 적혀 있는지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까 - P18

무언가를 배우고자 할 때, 우리의 두뇌는 우리에게 무릎을 대고 팔굽혀펴기를 하는 것과 같이 쉽고 성공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느껴지는 방법을 시도하라고 격려한다. 그래서 내 학생들이 두뇌의 명령에 따르며 쉽고 비효율적인 공부 전략으로 나아갔던 것이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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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절 노동에 대하여. 노동은 그 자체로는 자연의 사물들에 대하여 어떠한 전유 능력도 가질 수 없다.

우리는 정치경제학과 법학 자체의 금언들에 의해서 달리 말하자면 소유가 한층 그럴싸하게 반대의 근거로 내세울 수 있는 모든논거들로써 아래의 사실들을 논증할 것이다.
1. 노동은 그 자체로는 자연물들에 대하여 어떠한 전유 능력도갖지 못한다.
2. 그러나 노동의 이러한 능력을 인정해 줌으로써 사람들은 노동의 유형, 생산물의 희소성, 생산능력의 불균등 여부에 관계없이소유의 평등으로 인도된다.
3. 정의의 질서 안에서는 노동은 소유를 <파괴한다>. - P162

프랑스는 단 한 명의 사람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경작하는 땅을점유하나, 그 땅의 소유자는 아니다. 이는 개인들 사이에서 그러한 것처럼 국민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 P162

만일 어떤 독자가 땅에 대한 국민의 소유권에 이의를 제기하는것은 지나친 억측이라고 생각한다면, 나는 국민적 소유라는 이 허구의 권리로부터 시대를 막론하고 종주권의 주장, 공납, 왕의 권한 부역, 인신과 금전의 징발, 상품의 조달 따위가 생기고 급기야는 납세거부, 봉기,전쟁, 인구감소가 나타났다는 사실을 환기하는 것으로 답을 대신할 것이다. - P163

<이 땅의 한가운데에 개인적 소유로 전환되지 않은 아주 넓은토지가 존재한다. 대부분 삼림인이 토지는 국민 대중에게 속하며, 여기서 수입을 얻는 정부는 그 수입을 모두의 이익에 맞게 사용하고 또 사용해야만 한다.>
<사용해야만 한다>는 말은 제대로 된 표현이다. 허언을피할 수 있으니 말이다. - P163

<한 사업가가 그 땅의 일부를, 예컨대 거대한 늪지를 사려고 한다. 이 경우 부당취득 usurpation 이란 있을 수 없다. 왜냐하면 공중은 자기 정부의 손에 의해서 그 정확한 값을 돌려 받고 있기 때문이며, 매각 후에도 매각 전과 마찬가지로 부자이기 때문이다.>
이는 우롱조의 말이다. 뭐라고! 씀씀이가 헤프고 경솔하고 서툴기 짝이 없는 한 장관이, 내가 이의를 제기할 수도 없는 가운데 (국가의 피보호자인 나는 국무회의에서 발언권도 심의권도 없다), 국가의 재산을 <팔기> 때문에, 이 매각이 건전하고 합법적이라고! - P164

당신은 내가 정부의 손에 의해서 내 몫의 판매 대금을 받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선 나는 팔기를 원하지 않았으며, 팔기를 원했을 때는 팔 수가 없었으며 또 그럴 권리도 없었다. - P164

사들인 자는 경계말뚝을 박고, 울타리를 치고, 소리친다 : 이것은 내 것이다. 각자에게 자기 몫을 각자가 자기 몫을 이리하여,
이제 소유자나 그 친구가 아니라면 누구도 발을 들여 놓을 권리가없는 땅 덩어리, 소유자나 그 종들을 제외하고는 누구에게도 이득이 되지 않는 땅덩어리가 생긴다. 이러한 매각행위가 되풀이된다면, 인민은 더 이상 쉴 자리도, 누울자리도, 수확을 거둘 자리도 찾지 못할 것이다. - P165

한 농부가 자신의 빚 300프랑을 확인하는 채무증서를 찢어버렸다고 신부 앞에서 참회했다. 고해신부는 말했다 : 300프랑을 갚아야만 하오. 그러자 농부가 대답했다. 아닙니다. 나는 종이값으로 2 리아드liard를 갚겠소.
그렇다. 콩트 씨의 추론은 바로 이 농부의 솔직함과 흡사하다. - P166

그러나 당신은 이 종이와 더불어 당신의 자격을 파괴하고, 자격을 잃음으로써 당신의 재산을 파괴한 것이 된다. 토지를 파기하라. 아니 당신의 경우에 매한가지로 말하자면, 토지를 매각하라. 그러면 당신은 한 해, 두 해 또는 여러 해의 수확을 양도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당신과 당신의자손들, 당신의 자손의 자손들이 거둘 수 있을 모든 생산물을 없애버리는 셈이 된다. - P166

소유가 노동의 딸이라고 말하고 나서 뒤이어 노동에 그 실행수단으로서의 가치를 인정해 주는 것은, 내 생각이 틀리지 않다면, 일종의 악순환을 빚는 일이다. 온갖 모순들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일정한 넓이의 토지는 한 사람이 하루에 소비할 만큼의 식량을 생산할 수 있을 뿐이다. 만약 점유자가 자신의 노동에 의해 이틀분의 식량을 생산할 수 있는 수단을 발견한다면, 그는 토지의 가치를 두 배로 만든 것이다. 이 새로운 가치는 그의 작품이며 그의 창조물이다. 그것은 누구에게도 빼앗기지 않는 그의 소유이다.> - P167

만약 그가 땅을 개량했을 경우, 그는 점유자로서의 우선권을 갖는다. 그러나 결코 어떤 경우에라도, 그는 경작자로서의 자신의 남다른 수완을 마치 자신이 경작하는 땅의 소유권에 대한 자격인 양 제시할 수는 없는 일이다. - P168

부동산의 가치는 어떻게 측정되는가? 그 생산물에 의해서이다. 만약 어떤 토지가 1,000프랑의 수확을 올린다면, 이 땅의 값어치는 5%를 기준으로 할 때 2만 프랑으로, 4%를 기준으로 할 때 2만5,000프랑으로 산정된다. 이것은 달리 말하자면 앞으로 20년 또는 25년이 지나면 토지가격이 모두 구매자에게 상환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 P169

<만약 사람들이 아무것도 생산하지 못하는 토지를, 심지어 늪지와 같은 유해한 토지를 비옥하게 만들었다면, 그들은 바로 그 일에 의해서 완벽한 소유권을 창출한 것이다.>
마치 우리에게 착각을 불러일으키려는 듯이 표현을 부풀리고 모호한 말을 늘어놓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중략). 당신은 그들이 이전에는 없었던 생산 능력을 창출했다라고 말하려는 것인가.  - P169

따라서 내가 주장하는 것은 인간은 이 질료를 점유하고 사용할 뿐이며 항구적인 노동의 조건 아래서 일정기간 동안만 자신이 생산한 사물들에 대해 소유권을 가진다는 점이다.
이제 한 가지 중요한 문제가 해결된다. 즉 생산물의 소유는 설사 그것이 허용된 경우라도 결코 생산수단의 소유를 동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 P170

. 이들은 말하자면 자신이 산출한 생산물의소유자들일 뿐이며 누구도 생산수단의 소유자는 아닌 것이다. 생산물에 대한 소유는 배타적이다. 요컨대 물(物) 안에서의 권리 jusin re이다. 반면에 생산수단에 대한 권리는 공통적이다. 즉 물(物)에 대한 권리 jus ad rem이다. - P170

제 5 절 노동은 소유물의 평등에 귀착된다.

그러나 노동이 질료에 대한 소유권을 부여해 준다고 동의하자.
그러면 왜 이 원리는 보편적으로 적용되지 않는가? - P170

 옛날에 그토록 다산(多産)이었던 노동이 이렇게 불모로 되었는가? 왜 소작농은 예전에는 소유자가 노동에 의해 획득하던 그 토시를 이제는자신의 노동으로 얻지 못하는가?
그것은 토지가 이미 전유되었기 때문이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 P171

 소작농은 땅을 개량함으로써 소유에 대한 새로운 가치를 창출했으며, 따라서 일정한 부분에 대한 소유권을 갖는다. 땅의 값어치가 원래 10만 프랑이었는데 소작농의 노동에 의해 15만 프랑의 값어치를 얻었다면, 이 잉여가치의 생산자인 소작농은 이 땅의 3분의 1에 대한 정당한 소유자이다. - P171

콩트 씨도 이 논리를 거역하지는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토지를 더 비옥하게 만든 사람들은 땅을 새로 넓힌 사람들보다자신의 동료들에게 덜 공헌한 것이 결코 아니다.> - P172

그러나 어떤 이는 이렇게 말한다 : 당신이 원하는 바를 우리가 인정하더라도 소유지의 더 나은 분할에는 이르지 못할 것이다. 토지들은 그 가치가 끝없이 증대하지는 않는다. (중략) 따라서 일하는 자 몇 명이 소유자 다중(多衆)에게 보태졌다는 사실이 소유 자체를 부정하는 논거가 될 수는 없다. - P172

만약 사물에 가치를 덧붙인 노동자가 그 사물의 소유에 대한 권리를 얻는다면, 그 가치를 보전하는 자도 마찬가지의 권리를 얻는다. 왜냐하면 보전한다는 것은 끊임없이 덧붙이는 것이며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경작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 P173

노동하는 자는 누구나 소유자가 된다. 이 사실은 현재의 정치경제학과 법학의 원리들 안에서 부정될 수 없다. 그리고 내가 소유자라고 말할 때, 우리 위선적인 경제학자님들처럼 봉급, 임금, 급료 등의 소유자들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말하는 것은자신이 창출하는 가치의 소유자들이다. - P173

이제 나의 명제는 다음과 같은 것이다: <일하는 자는 심지어 자신의 임금을 받은 후에도, 자신이 생산한 사물에 대한 자연적인소유권을 가진다.
콩트 씨를 계속 인용해 보자.
<노동자들은 이 늪지에서 물을 빼고 잡목 덤불을 없애도록,
한마디로 말해서 땅을 간척하도록 고용된다. 그들은 그 땅의 가치를 높이고 더 큰 재산으로 만든다. 노동자들이 거기에 부가한 가치는 식량과 일당의 형태로 그들에게 지불된다. 그러면 이 가치는 자본가의 소유가 된다.>
지불은 충분하지 않다. 왜냐하면 노동자들의 노동이 가치를 창출했으며, 이 가치는 그들의 소유이기 때문이다. - P174

당신이 지급해 준 물품 및 당신이 마련해 준 생계수단의 대가로 전체의 일부에 대한 권리를 갖는다면, 그것은 물론 아주 정당한 일이다. 당신은 생산에 기여했다. 그러므로 향유에 참여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당신의 권리가 노동자들, 당신이 원하든 원치 않든 생산과정에서 당신의 동료였던 노동자들의 권리를 무효로 만들지는 않는다.
임금에 대해 당신은 뭐라고 말하는가? - P175

사람들은 자기의 노동력을 빌려줌으로써, 자기가 먹을 식랑을 절약할 수 있으므로 더 많이 벌 것으로 생각했고 더 잘 살면서도 더 많은 돈을 모으리라고 생각했다. 잘못된 생각이로다! 남을 위한 생산도구를 창출했을 뿐, 자기를 위해서는 아무것도 창출하지 못한 것이다. 개간의 어려움은 여전했다. - P177

 그리고 나서, 가련한 개간자가 돈이 바닥날 때쯤,
멀리서부터 먹잇감 냄새를 맡는 동화 속의 식인귀처럼, 먹을 것을잔뜩 가진 자가 다시 나타난다. 그는 어떤 사람들에게는 일당으로 고용하겠다고 제안하고, 어떤 사람들에게는 그 척박한 땅 조각을헐값에 사겠다고 제안한다. - P178

운 좋게도 내가 태어난 이 부르주아 도덕성의 시대는 도덕에 대한 감각이 정말 무뎌져버렸다. 따라서 나는, 허다한 고매한 소유자들이 내가 발견한 모든 것이 근거 없고 부당하지 않느냐고 내게묻더라도 결코 놀라지 않을 것이다. 비열한 영혼이여! 되살아난시체여! 눈앞에서 일어나는 도적질이 당신에게 자명하게 보이지않는다면, 어떻게 당신을 납득시킬 수 있겠는가? - P178

노동자들에게 보수를 지불했고 더 이상 아무것도 빚진 것이없다는 구실로, 자기의 사업은 바쁜 반면 다른 이들을 위해서는달리 할 일이 없다는 구실로, 그는 다른 이들이 자기 사업을 도와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사업을 돕기를 거부한다. 그리고 고립에 따른 무력감 속에서 버림받은 노동자들이 물려받은 유산을담보로 돈을 마련해야 할 절박한 지경에 빠졌을 때, 바로 그, 즉이 뻔뻔한 소유자, 이 벼락부자 사기꾼이 나타나서 노동자들을 약탈하고 파멸시킬 계획을 짜고 있다. 그런데 당신은 이것이 정당하다는 말인가!  - P179

노동자는 자신이 일하는 동안 먹고 살 수 있는 정도의 임금을필요로 한다. 당연히 그는 소비하면서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을 부리는 자는 누구나 그에게 먹을 것과 생계유지에 필요한 것, 아니면 그에 맞먹는 임금을 부담해야만 한다. - P180

노동자는 자신의 생산에서 당장의 생계 외에도 장래의 생계에대한 보장책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생산의 원천은 고갈될것이며 노동자의 생산 능력은 소실될 것이다. 달리 말하자면, 해야 할 노동은 마친 노동에서 끊임없이 다시 태어나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재생산의 보편적 법칙이다.  - P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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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3. 수학의 중심부에서
24. 수학자는 모두 플라톤주의자인가?

플라톤의 아카데미 입구에 실제로 기하학자가 아닌 자는 들어오지 말라"
라고 새겨져 있었든 아니든, 이 문장은 플라톤의 생각과 일치한다. 그는철학자가 기하학을 배우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국가Politeia』제7권에서 기하학 학습이 철학 공부의 전제조건이며 기하학이 시민을 양성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과목이라고 말했다. - P268

 명백하게 드러나는 개념 사이에 감추어진 비밀스러운 관계를 꿰뚫어 밝히려고 노력하면서 수학과 거리가 먼 분야 사이에 다리를 놓다 보니, 자신이 세상을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을 지녔는지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대수학과 기하학을 연결하는 이 정리는 정말 내가 만들어낸 것일까,
아니면 이 정리가 나 이전에 이미 존재하고 있었을까? - P268

동굴에 갇힌 사람들처럼 우리는 우리의 감각과 상상력을 뛰어넘는 광대한 세계를 슬쩍 훔쳐보기만 할 뿐이다.
플라톤은 (이런 외부세계가 무척 구체적이라고 보았는데도) 이를 ‘이데아의 세계‘라고 불렀다.
이 확장된 세계는 과연 존재하는가? 플라톤은 그렇다고 가정했고, 그래서 영혼이 불멸한다고 주장했다. - P269

. 그리스 철학은 가끔 이렇게 끝까지 밀어붙이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성향은 수학자들에게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수학자들에게 2+2는 3.99 일 수없다. 답은 이론의 여지없이 4다. 이 방법론은 그 틀 안에서는 정확하지망, 간혹 영혼이 불멸한다는 생각 같은 불필요한 부조리에 이르게 한다. - P269

수학의 세계는 인간보다 먼저 존재했을까

그렇다면 수학자는 플라톤주의자일까? 그들은 수의 세계가 이미 존재하고 있었고 인간은 그 세계를 단순히 탐색하는 사람에 불과하다고 믿을까? 확실한 것은, 수학자가 플라톤이 말한 이데아의 세계를 닮은 세계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이다. - P270

고대 이후로 기하학의 세계는 몇 가지 공리, 즉 증명 없이 참이라고 간주되는 결과로 규제된다. 이 공리적 방법은 20세기 초에 힐베르트가 일반화하고 발전시켰다. 오늘날 각 이론(산술학, 기하학 등)에는 그 이론의 구조를 세워주는 공리들이 있다. - P270

시라쿠사 침공

포물선의 축에 평행한 직선 D와 이 포물선이 점 M 에서 만난다면, M에서의 섭선에 대하여 D와 대칭하는 직선은 포물선의 초점을 지난다. 이 특성은 우리 일상세계에 눈에 띄는 결과로 나타난다. - P271

 뒤에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물리학자 유진 위그너 Eugene Wigner,
1902~1995처럼 일부 과학자는 수학의 실효성이 ‘비이성적이다‘라고 평가했지만 말이다. 당신이 수학자에게 공리가 무엇이냐고 질문한다면, 그는 아마도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대답할 것이다. "공리는 우리가 추상적인 방식으로 스스로에게 부여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논리 법칙에 따라 일관된 이론을 구축하는 규칙들입니다"라고 말이다.  - P272

이상적인 세계

공리는 무작위로 선택되지 않기 때문이다! 공리들은이 공리로부터 끌어내는 수학 이론이 현실에 대한 좋은 모델이 되도록 선택된다. 이를 위해 공리는 현실에서 영감을 받는다. 수학자들은 플라톤이그랬듯 이상적인 세계를 만들어내는데, 현실은 이 세계를 반영한다.
이런 의미에서 수학자들은 플라톤주의자이지만, 자신이 만든 모델에 쉽게 속아 넘어가지는 않는 플라톤주의자다. - P272

 달리 말하면, 수학은 비역사적인 세계에 머물지 않는다. 수학은 진화하는 역사의 산물이다. 수학적 진리가 변치 않는다고 단언할 수조차 없다. - P272

알랭 바디우가 『수학 예찬』에서 쓴 용어를 빌리면, 수학적 사고는 두 방향으로 나아간다. 첫번째 방향은 우리가 플라톤주의적 사고라고 부른것으로, 현실적 사고라 할 수 있다. (중략) 두 번째 방향은 공리가 자유의지로 선택되었다고 보는데, 이른바 형식주의적 사고라고 볼 수 있다. - P273

대부분의 수학자는 아름다움을 기준으로 수학을 평가한다. 하지만 자신이 만들어내는 것이 현실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보는 수학자는 거의 없다. 이는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Ludwig Wittgenstein 같은 철학자들의 견해에 가깝다. 하지만 현실주의와 형식주의, 이 두 방향은 모든 수학자에게 항상 존재한다. - P273

유명한 플라톤주의자의 글 발췌

"수학과 물리학 사이에 어떤 지속성의 중단, 단절도 없다고 보며, 정수가 나트륨이나 칼륨 같은 것과 똑같은 필요와 필연성으로 우리 바깥에 엄연히 존재하는 듯 보인다고 내가 여러분에게 감히 고백한다면 여러분은 펄쩍 뛸것이다"

- 샤를 에르미트Charles Hermite, 1822~1901 - P273

"수학은 (지질학, 입자물리학 등 같은) 과학의 대상만큼이나 실재하는 연구대상을 갖고 있다고 나는 계속 주장한다. 하지만 이 대상은 물질적이지 않으며 시간이나 공간에서 위치가 파악되지 않는다. 하지만 외부 현실만큼이나 견고하게 존재하며, 수학자들은 외부 현실 세계에서 물체에 부딪히듯 그것에 부딪힌다."

- 알랭 콘Alain Connes, 1947년 출생 - 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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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잘 아는 걸 보면 늘 다니던 길이 분명해. 길 끝에 뭐가 있는지 보고 나면 그에 대해 뭐라도 알게 되겠지.‘
은경은 계단을 올라갔다. 그와 마주친 층계참을 지나, 창문도 하나 없고 복도로 연결된 문조차 없는 계단을 세 층이나 더 걸어 올라갔다. 그러자 문이 나타났다. 계단은 거기에서 끝이났다. - P97

잠겨 있지 않았다. 손잡이를 끌어당겨 바깥쪽으로 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그 순간 은경은 당황하고 말았다. 진짜였다. 그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그곳에는 정말로 아무것도 없었다. 문 안쪽은 바로 벽이었다.
‘그럼 그 사람은 어디에서 내려온 거야?‘
무언가를 담을 공간조차 존재하지 않은 완전한 허무, 빈 공간조차 아닌 막다른 길 앞에서 은경의 상상도 완전히 멎어버렸다. - P97

 그러자 알트나이가 단상 아래에서 공책과 펜을꺼내주었다.
(중략)
은경은 종이 위에 한글로 ‘-았-/-었-‘이라는 글씨를 썼다. 그리고 이용을 제외한 자음과 모음에 원을 둘렀다. 글자마다 하나씩, 두 개의 일그러진 원이었다.
"이게 한국말 과거시제 선어말어미야." - P98

 은경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았-/-었-‘ 아래 칸에 한글로 다른 글자를 썼다.
"그런데 이런 어미를 써서 말하는 사람이 있었어."
은경이 손을 떼자 알트나이가 공책을 눈앞으로 가져갔다. - P98

"강연 들으면서 생각해보니까 그 사람이 그 말 썼을 때 용법이 이상했지? 과거시제 어미를 전부 ‘암‘ ‘엄‘으로 쓴 것도 아니고, 미래에 일어날 일도 가끔 과거처럼 말했어, 그렇지?"
은경은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알트나이가 말한 그대로였다. - P99

은경은 기억을 더듬었다. 오래된 일이지만 뭔가는 남아 있을것이다. 찾는 데 시간은 좀 걸릴지도 모르지만.


그를 다시 만난 것은 예술대학 건물 막다른 계단을 혼자 찾아갔던 날로부터 반년이 지난 뒤였다. - P100

 가만히 서 있어도 비현실적인 느낌이 드는 사람이었지만, 눈에 띄는 무대의상을 입고 있지 않은탓에 그의 공연은 공연인지 아닌지 구별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그 작은 무대 근처에는 오래 머무는 관객이 거의 없었다. - P100

그는 시간을 표현하고 있었다. 겉옷을 벗고 가방을 뒤져 무언가를 찾아내고 책을 폈다가 전화기를 들여다봤다가 연필을 꺼내 무언가를 메모하고는 다시 책을 펼쳐들고 이야기에 빠져드는 모습까지. 물론 벤치 위에는 겉옷도 없고 가방도 없었다. - P100

그 공연의 핵심은 그 모든 일상적인 동작들이 다섯 가지 정도의 각기 다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 P101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공연이 끝나고, 앞에 서 있던 은경이 혼자 손뼉을 쳤다. 그제야 지나가던 사람들이 무슨 일인가 하고거리낌 없는 시선을 그쪽으로 보냈다. 하지만 이미 그곳에는 구경할 만한 게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 P101

"튀르키에어로 된 텍스트여서 보기 좀 어렵겠다. 연구실에 가면 영어로 번역해둔게 있는데. 논문에 인용할 부분을 몇 군데뽑아놨거든. 나중에 보내줄게. 일단 이거부터 봐봐."
근처 카페에서 알트나이가 말했다. - P103

"그렇지. 패거리 의식 같은 걸 드러내는 거지. 누군가의 말버릇을 닮는다는 건 그 사람과 가깝다는 의미니까."
"그럼 이 마지막 사람이 중요한 사람이었던 거네. 다른 두 사람이 친분을 과시하려고 했으니까." - P104

"누가 기록한 건데? 배운 사람이 한 거 아니야? 뭐에 관한 기록이랬지?"
"중앙 정치에서 밀려나서 좌천당한 엘리트 관료가 지역 종교단체 사람들이랑 아침부터 해 질 때까지 매일매일 싸운 이야기..
"꽤 이상적인 기록자잖아. 교육 수준이 높고 네 주제에 직접적인 관심은 없어서 조작할 이유가 거의 없고." - P105

알트나이는 분명 새 시제 어미의 정체를 설명하는 기존의 가설들, 이를테면 사투리나 말실수, 오기의 가능성을 부정하기 위해 꽤 애를 쓰고 있었다. 즉, 본인 입으로 직접 말하지 않은 어떤 결론을 지지하기 위해 다른 가능성들을 열심히 차단했던 셈이다. - 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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