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이후 지금까지 마켓컬리의 경영 실적은 놀랍다. 2015년 5월 21일첫 서비스를 시작해 그해에만 5만 명의 회원과 29억 원의 매출을 만들어냈고, 이후 4년 만인 2019년에 389만 명의 회원과 4289억 원의 매출이라는 성장을 기록했다.
(중략). 불과 5년 만에 150배의 성장이다. - P19

스타트업 천국인 미국에서는 밀키트 Meal Kit (손질된 식재료 · 양념·조리법 세트)의 바람을 몰고 온 ‘블루 에이프런Blue Apron‘이 추락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미국 유통업에 지각변동을 일으킨 아마존마저도 신선식품 배송을 위한 ‘아마존 프레시Amazon Fresh‘ 사업에서는 난항을 겪고 있다. - P20

다수는 마켓컬리의 시그니처이자 이제는 다른 대형 유통사에서도 모두 따라 하는 ‘새벽 배송‘이 성장의 핵심 동력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마켓컬리의 성장사를 찬찬히 분석해보면 단지 새벽 배송 하나로 소위 ‘대박‘을 낸 것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 P20

우선 마켓컬리는 유통 회사다. 유통사는 고객과 공급사를 연결하는일을 한다. 그러니 당연히 ① 고객과 ② 공급사가 가장 중요한 축이 된다. 이어지는 문제는 이 두 당사자를 ‘어떻게‘ 이어주느냐다. - P22

고객·공급사 · 운영 프로세스 · 라스트핏 · 조직문화. 이 다섯 가지가 비대면 유통사를 분석하는 5대 축이며, 이 책을 구성하는 주된 얼개다. - P22

① 고객:
Keeping Customer Values(고객 가치를 향한 집념)

마켓컬리는 고객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집착에 가까운 노력을 기울였다. 유명한 새벽 배송 시스템인 ‘샛별배송‘도 심야의 인건비와 물류 비용을 고려했을 때 기존의 유통사에서는 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고객이 가장 확실하게 배송을 받을 수 있는 시간대는 언제일까?‘ 하는 질문을 고객의 입장에서 던지자 실현 가능한 목표가 되었다. - P23

② 공급사:
Utmost Suppliers‘ Interests(공급사와의 지속가능한 협력)

마켓컬리는 서비스에 유통 플랫폼의 이윤보다는 공급사의 입장을 반영하고자 했다. ‘상생‘을 추구한 것이다. - P23

③ 운영 프로세스:
Realizing Detail Management(디테일 경영 실현)

결국 가장 중요한 일은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이다. 앞서 말한 고객 가치와 공급사의 이익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가 유통 기업을경영하는 데 핵심이다. (중략). 즉, 규모보다는 속도를 중시해 빠르게 변화하는 고객 트렌드에 발맞추고, 경험과 감(感)에 의존했던 소싱Sourcing을 시스템과 데이터로 해결한 것이다. 고객 트렌드를 이해하는 디테일한 역량이 결국오늘의 마켓컬리를 만들었다고 말할 수 있다. - P24

④ 라스트핏:
Last Fit Maximization(고객의 마지막 경험 극대화)

라스트핏은 『트렌드 코리아 2020』에서 제안한 개념이다. 구매의 마지막 순간, 고객 만족을 즉각적으로 최적화하는 근거리 경제를 의미한다. 이 말은 곧 고객 만족을 결정하는 순간이 상품과 서비스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소비자와 직접, 그리고 마지막으로 만나는 지점으로 변한다는 의미다. - P24

라스트마일 대신 라스트핏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이유는 마켓컬리가 단지 ‘빠른 배송‘만을추구하는 게 아니라는 점 때문이다. 고객 접점에서 생길 수 있는 다양한 문제를 고민해 고객의 마지막 경험을 총체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자 했다. - P25

5ㆍ조직문화:
Yield to Autonomous Synergy (자율적 시너지 조직)

작은 스타트업은 물론이고 대기업까지 최근 많은 조직에서 유연한 조직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략). 물론 이런 제도의 변화가 전혀 무용(無用)하다는것은 아니지만, 유연한 조직문화를 만들어내는 것은 비단 호칭이나 자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직원 각자가 얼마나 자율적으로 의사결정할 수있는지, 권한과 책임의 위임이 잘 이뤄져 있는지가 핵심이다.  - P25

이러한 다섯 영역에서 고민을 해결하려는 마켓컬리의 해법을 그림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영문으로 정리했다. 또한 그 첫 글자를 모으면 ‘KURLY‘가 나타나도록 두운을 맞췄다. ‘KURLY‘로 요약되는 그들의 문제 해결 방식은 실로 ‘컬리 웨이 Kurly Way‘라고 이름을 붙일 만하다. - P26

마켓컬리는 급변하는 트렌드를 즉각 반영하고, 나아가 새로운 트렌드를 창출하는 ‘성장의 새로운 공식‘을 보여주고 있다. 그들은 하나의대박 상품이나 아이디어로 단번에 도약하지 않았다. 매일매일 쌓이는고객의 소리를 해결하면서 그 나름의 시스템을 매우 모범적으로 진화시켜 왔다. - P26

요컨대 마켓컬리는 ‘규모의 경제‘에서 ‘속도의 경제‘로 이행하는 산업 전반의 ‘패러다임 변화 Paradigm Shift‘에 가장 잘 적응하고 있는 회사다.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가 구체적인 시장 상황과 고객 가치와만나면 다양한 트렌드를 창출하는데, 마켓컬리가 이 중 가장 크고 힘센 회사는 아닐지언정 적어도 새로운 트렌드를 적용함에 있어 주저함이 없는 가장 날쌘 회사라는 점은 분명하다. - P29

지금 이 순간에도 마켓컬리는 모든 고객의 소리를 읽으며,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무엇인가를 고치고 있다. 그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실패로부터 배우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런 그들이 이 학습의 과정에서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목적지는 아주 분명하다.

고객이다. - P2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 파티를 주최한 하나야는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보석 체인점이다. 도쿄를 본거지로 오사카, 나고야, 삿포로, 후쿠오카 등 전국이 지점을 개설했다. 이 호텔에 오기 전 쿄코가 홀린 듯 쇼윈도를 들여다본 곳도 하나야의 긴자점이었다. - P14

파티 초대장이 일종의 상류층 자격처럼 여겨져서 참석하는 여자들은 온몸에 하나의 보석을 주렁주렁 달고 나온다. - P14

오늘도 아내즐은 눈에 핏발을 세우며 남의 보석 가곡을 가늠해보고 남편들은 그 모습에 씁쓸하게 바라보는 광경이 여기저기서 눈에 띄었다. - P15

그녀에게는 원대한 계획이 있는 것이다.
쿄코는 서서히 한 테이블 쪽으로 접근해갔다. 그곳이 점찍어둔 인물이 있었다. 그녀의 꿈을 이루게 해줄지도 모르는 인물이다. - P15

"아, 우리 지난번에도 여기서 봤었죠?"
드디어 알아본 모양이다. 내심 안도하면서도 교코는 웃는얼굴로 시치미를 뗐다.
"그랬나요?"
평소 같으면 진짜로 시치미를 떼며 무시해버릴 상황이지만 오늘은 그럴 수 없다.
"맞아요. 지난번 이 파티였어요. 내가 실수로 위스키인지뭔지 쏟았을 때 재빨리 닦아줬잖아요."
"아, 그러고 보니."
그제야 처음으로 생각난 척했다. - P16

그 작전이 효과가 있어서 오늘은 이렇게 그가 먼저 말을건네주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다음부터 잘 풀어나가기가 어렵다. 컴패니언은특정 고객만 지나치게 접대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각 컴패니언의 근무 태도는 팀장이 정확히 체크한다. 팀장은 에자키 요코라는 베테랑이다. - P17

"이봐, 여기 스카치 한 잔 갖다줄래?"
교코가 멍하니 생각에 잠겨있는데 갑자기 눈앞에 벽 같은남자가 나타났다. 얼굴이 큰 편치고는 눈이며 코가 지극히오목조목하다. 흰색 정장이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하나야 사장 니시하라 마사오의 셋째 아들 겐조였다. 망나니 아들이라고 지난번에 어떤 손님이 숙덕숙덕 험담을했었지만 사실인지 어떤지는 알 수 없었다. - P18

하나야의 셋째 아들도 물론 그리 나쁘지는 않다. 다카미슌스케와 나이도 비슷하고 재벌급인 데다가 무엇보다 보석이 쉽게 손에 들어올 것이다.
다만 생리적으로 도저히 좋아질 만한 타입이 아니었다.
이따금 ‘섹스하고 싶지 않은 탤런트 워스트 10‘ 이라는 앙케트가 여성지에 실리곤 하는데, 바로 그런 느낌이다. 부자와 결혼하는 게 교코의 원대한 계획이지만 이건 아무래도좀. - P19

"있잖아. 그 하나야 셋째 아들이라는 사람, 진짜 웃겨."
‘야카이(夜櫂)‘라고들 하는 컴패니언 특유의 헤어스타일을풀고 긴 머리를 빗질하면서 아사오카 아야코가 옆에서 말했다. 아야코는 약간 통통한 편에 오지랖 넓은 언니 타입이다.
"젊은 여자만 봤다 하면 말을 걸더라고. 근데 아무도 상대를 안 해주니까 결국 우리한테까지 슬슬 수작을 부리는 거야." - P20

"글쎄 그렇다니까. 머지않아 간사이 쪽을 전담할 거래, 남의 일이지만 저런 사람을 위에 앉혀도 되는지 걱정스럽던데, 다행히 두뇌 명석한 충신을 붙여준 모양이야. 짙은 감색양복을 입은 호리호리한 남자가 계속 그 망나니 아들 옆에붙어있었잖아."
"아, 그렇구나."
그 남자의 날카로운 눈매를 교코는 떠올렸다.
"일종의 뒤처리 담당이야, 그 사타케라는 사람이 뭐, 그사람 덕분에 그럭저럭 잘될 거라나 봐." - P21

에리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교코는 라운지로 향했다.
그리고 일부러 다카미와 조금 떨어진 테이블에 앉았다.
커피를 주문한 다음에야 무심코 고개를 드는 척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곧장 다카미와 눈이 마주쳤다. 뜻밖이라는 표정이었지만그래도 빙긋이 웃음을 건넸다. 교코도 가볍게 인사했다.
"자주 마주치는군요." 그가 먼저 말을 건넸다. "무슨 약속있어요?" - P23

다카미가 손목시계를 들여다보며 말했다.
"9시 15분 약속이니까 아직 40분이나 남았군요. 괜찮으면 합석할까요?"
기회다, 라고 교코는 생각했다.
"그래도 될까요?"
"물론이죠. 이런 미인이라면 언제든 괜찮죠."
다카미가 자기 앞의 자리를 손바닥으로 가리켰다.
"그러시다면." - P24

(전략).
"조예가 깊다고 할 정도는 아니고요."
그가 수줍어하며 말했다.
"하지만 네, 좋아해요. 회사 일로 피곤할 때는 클래식이좋거든요. 이따금 콘서트도 보러 갑니다. 얼마 전에도 N교향악단의 연주회에 다녀왔어요."
그리고 그는 클래식의 장점을 열심히 늘어놓았다. 교코는잘 알지 못하는 얘기였지만 적당히 맞장구를 쳤다. 컴패니언 업무상, 뭐가 뭔지 모르는 얘기를 들어주는 데도 능숙한것이다. - P25

예상보다 재미있게 이야기꽃을 피웠지만 그와 약속한 사람이 오는 것도 예상보다 빨랐다. 9시를 막 지났을 때, 다카미가 건너편을 보며 살짝 고개를 숙였다. 교코가 돌아보니작은 너구리 같은 남자가 손을 흔들며 다가오는 참이었다.
"호텔 앞 맞은편에 ‘위드‘라는 카페 있죠? 괜찮으시면 거기서 기다려줄래요? 30분쯤이면 얘기가 끝날 테니까." - P26

"뭔가 심상치 않아요. 호텔방에서 누군가 사망했답니다.
지금 여기는 발칵 뒤집혔어요. 교코 씨에게 연락한 건 사망자가 아무래도 교코 씨가 아는 사람인 것 같아서..."
심장이 꿈틀 뛰었다.
"제가 아는 사람이라고요?"
"네, 분명 아는 사람이에요. 오늘 파티의 컴패니언이라고하니까요. 마키무라라는 사람이라던데." - P28

3

호텔로 달려가자 경찰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돌아다니고있었다. 직원들의 움직임에서는 침착성이 사라졌고 호텔을찾은 투숙객들은 완전히 외면당하고 있었다. - P29

"방은 몇 호실이에요?"
"내가 듣기로는 203호실이라던데."
"203호실?"
"예, 경찰이 분명 그런 얘기를 주고받았어요."
203호실이라고?
이상하다, 라고 교코는 생각했다. 그곳은 오늘 컴패니언대기실로 사용했던 방이 아닌가. 어째서 에리가 그 방에 다시 돌아갔고 게다가 거기서 죽었다는 것인가. - P30

"본청 수사1과의 시바타입니다." 젊은 남자는 이름을 밝히면서 코를 실룩거렸다. "화장품 냄새가 나는데요? 그것도 상당한 숫자의."
"사건 현장과 이 방을 컴패니언들이 대기실로 사용했어.
얘기 못 들었어?"
"아, 그래서..." - P31

"사인은 독극물입니다." 가토는 목에 뭔가 걸린 듯한 목소리를 냈다.
"일단 청산화합물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요. 최근에는이걸 많이 쓰더라니까. 텔레비전 드라마나 책 때문에 많이알려져서 그런지." - P32

"오늘은 하나야 보석점의 감사파티여서 에리도 크게 기대했거든요."
"오호, 어떤 기대를?"
"그야 보석점이 주최하는 파티니까 고객들도 상당히 값비싼 보석을 달고 나오고, 그런 걸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잖아
"여자들은 그런 시답잖은 것에 빠져든다니까." - P33

"헤어진 뒤에 교코 씨는 어디로?"
66
"저는......." 교코는 잠깐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었다.
"라운지에서 차를 마셨어요. 좀 피곤해서 잠깐 쉬다 가려고그리고 거기서 우연히 아는 사람을 만나 얘기를 나눴고요." - P33

"교코 씨와 헤어질 때, 에리 씨가 어디로 간다든가 하는얘기는 없었어요?"
"그런 얘기는 안 했어요. 곧장 집에 갈 거라고만 생각했거든요."
"평소에는 그렇게 했었군요?"
"네, 대개는 그렇죠."
"따로 남자를 만난다든가 하는 일은 없었어요?"
시바타가 배려 없는 질문을 던졌다. - P34

"이건 다른 얘기지만, 밤비 뱅큇 사장이 마루모토 히사오씨라던데 어떤 사람이에요?"
"어떤 사람? 나이는 아직 마흔 전이고 얼굴이 길고 안경을 썼어요. 항상 얼굴이 번들거린다고 할까…………."
"여자관계는 어땠죠?"
옆에서 시바타가 답답하다는 듯이 물었다.
"그건 좀 안 좋은 편이긴 했던 것 같아요." 교코는 머뭇머뭇 대답했다. - P35

"실은 마루모토 사장이 사체 발견자예요."
"사장님이요? 왜 사장님이 이 호텔에 와있었죠?"
교코는 큰 눈으로 두 형사를 번갈아 보았다. 다른 때는 사장이 파티장에 나오는 일은 없었다.
"이래저래 속사정이 있더라고요." 가토가 진정시키려는듯한 투로 말했다. "아무튼 마루모토 사장과 호텔 직원이최초 발견자예요." - P36

"우리 입으로 밝히기 어려운 것뿐이니까. 일단 그렇게만 알고 있으면 돼요."
그의 말에 가토는 씁쓸한 얼굴을 보였다. 아무래도 그게본심인 모양이다.
"그럼 하나만 더 알려주세요. 에리는 자살이에요? 아니면누군가에게 살해됐어요?" - P37

"에리 씨는 술은 어땠어요?"
"술? 글쎄요......." 교코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말했다. "그리 센 편은 아니었어요. 맥주 한 잔 정도?"
"그렇군." 시바타는 고개를 끄덕이고 가토를 보았다. "저는 오늘은 이 정도면 됐습니다. 앞으로 몇 번 더 만나야 할거고." - P38

"조사받는다는 컴패니언이 너였어? 아하, 그렇구나."
하나야의 망나니 아들 니시하라 겐조였다. 머리꼭지에서나는 듯한 목소리였다. 교코는 본능적으로 웃는 얼굴을 만들었다가 금세 거둬들였다. - P38

"응, 그랬지. 최상층 바에서 거래처와 한잔했거든. 2차를가려고 했더니만 이 소동이 났지 뭐야, 신분증을 내라느니뭐니, 귀찮게시리."
그러고 보니 어딘지 소란스러웠다. 손님 전원의 신분을확인 중인지도 모른다. - P39

"큰일을 겪는군요. 놀란 건 좀 진정됐습니까?"
"네, 이제 좀."
차가 출발할 때, 교코는 무심코 호텔 쪽을 돌아보았다. 그러자 밤비 뱅큇 사장 마루모토 히사오가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약간 구부정한 어깨에 몹시 초췌해 보이는 얼굴이었다. - P40

ㆍ2장 삼류 소설 같은 죽음

1

(전략).
"아, 네, 옆집에 이사 온 사람인데요, 전화선이 아직 연결이 안 돼서요. 잠깐 전화 좀 쓸 수 있을까요?"
젊은 남자의 목소리였다.
"전화요?" - P44

"당신은...... 어제 그 컴패니언?"
"아, 어제 그 형사님? 이름이 뭐였더라, 까먹었네."
"시바타에요. 근데 왜 이런 곳에 있어요?"
"왜냐면," 교코는 머리를 쓸어 올리며 말했다. "여기가 집이니까요." - P45

시바타가 전화한 곳은 경찰서인 것 같았다. 1시간쯤 늦는것에 대한 변명을 하고 있었다.
"아니, 그게요, 제가 어제도 오늘도 휴가였잖습니까. 이사를 했다고요. 어제 이사하던 중에 호출이 떨어진 거예요. 예에, 가구고 뭐고 뒤죽박죽이에요. 당연히 저도 가구 한두 개쯤은 있죠. 1시간입니다. 30분으로는 아무것도 못 해요. 누울 자리도 없다니까요, 지금?" - P46

"그렇게 바쁜 건 어제 그 사건이 났기 때문이에요?"
"그렇죠. 하지만 그리 길게 끌 것 같진 않아요. 자살로 처리될 모양이니까."
"자살이에요?"
"그야 모르죠. 하지만 정황으로만 보자면 자살 말고는 생각하기 어려워요." - P47

"아니, 나는 굳이 감출 필요도 없다고 생각해요. 뭘 알고싶은데요?"
"전부 다 알고 싶죠." "
"좋아요. 커피도 얻어 마셨으니."
그렇게 말하며 시바타는 커피를 후루룩 마셨다. - P47

물건을 깜빡 잊었다는 건 아마 거짓말일 거라고 교코는생각했다. 그때 자신이 마지막으로 방 안을 찬찬히 살펴봤던 것이다. 잊고 나온 물건 따위는 없을 터였다.
"그러고는 20분쯤 지나서 이번에는 한 남자가 프런트에와서 마키무라 에리라는 여자가 203호실 열쇠를 가져가지않았느냐고 물었어요. 그 남자가 누군가 하면 바로 교코 씨회사 사장 마루모토예요." - P48

"그리고 방 안에 들어갔더니 에리가 죽어있었다는 건가요?"
"맞아요. 그렇긴 한데 203호실 방문이 쉽게 열리지는 않았어요." - P48

교코는 자리에서 일어나 컵에 물을 받아다 건넸다. 그것을 맛있게 비워버리고 시바타는 입가를 훔친 뒤에 말했다.
"아까 교코 씨가 현관문을 열어줬을 때와 똑같아요. 마스터키로 문을 열었는데 안쪽에서 도어체인이 걸려있었어요." - P49

2

시바타가 말을 이어갔다.
"체인이 걸렸다는 건 안에 사람이 있다는 얘기잖아요. 그래서 마루모토가 문 틈새로 에리 씨를 불렀다. 하지만 아무반응도 없었다. 그런데 좁은 틈새로 어렵게 안을 들여다보고는 화들짝 놀랐다. 티테이블 앞에 에리 씨가 엎드려 있는게 살짝 보였으니까. 마루모토는 어떻게든 도어체인을 풀어보려고 했는데 잘 안 됐어요. 당연하죠. 그래서 호텔 직원이지배인까지 데리고 왔어요. 지배인은 펜치를 들고 왔죠. 그리고 마루모토가 그 펜치로 도어체인을 끊고 문을 열었어요. 그렇게 마침내 에리 씨가 사망한 것을 알게 된 거예요." - P50

"이건 교코 씨를 위해서 하는 말인데 담배는 얼른 끊는 게좋아요. 젊은 여자가 담배를 피우는 심리를 통 모르겠더라고, 노화를 앞당기는 것밖에 아무 메리트도 없잖아요."
교코는 천장을 향해 담배 연기를 토해내면서 그를 보았다.
"시바타 씨는 혐연파?"
"협연 운동 같은 것엔 관심 없고요. 단지 교코 씨처럼 아름다운 여성이 굳이 담배 추녀가 될 필요는 없잖아요?" - P51

"에리 씨를 발견하고 경찰에 연락했어요. 쓰키지 경찰서에서 수사원이 즉각 출동했고, 그다음에 본청의 우리가 호출됐죠."
한창 이사하던 중에?"
"그렇다니까요. 옷이 든 박스도 아직 못 열었어요." - P52

깜빡 묻지 못한 것이 생각났다.
"마루모토 사장에 대한 얘기를 못 들었네요. 왜 사장이 에리를 찾아왔어요?"
"서로 관계가 있었기 때문이죠."
시바타가 딱 잘라 말했다.
"관계가 있었다니, 무슨 관계요?"
"마루모토는 에리 씨와 사귀는 사이였어요. 어젯밤에도둘이 만나기로 약속했던 모양이에요." - P53

"둘이 사귀었다니, 언제부터요?"
"바로 최근이라던데? 한 달 전쯤부터라고 했어요. 마루모토 쪽에서 먼저 고백했다고 실토했어요."
"아, 진짜 말도 안 돼. 믿을 수가 없네." - P54

"아까도 말했지만 그 방은 안쪽에서 도어체인이 걸려있었어요. 그게 결정타예요."
"동기는?"
"아직은 모르지만..... 아마 치정으로 나올걸요?" - P55

시바타는 현관으로 향했지만, 도중에 문득 멈춰 서더니
"그런데 말이죠"라며 교코 쪽을 돌아보았다.
"나는 아직 완전히 자살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예?"
"다음에 다시 찬찬히 얘기하죠."
시바타는 문을 열고 방을 나갔다. - P5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마켓컬리처럼

매일 아침 내가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아파트 현관문을 열고 신문을 가져오는 것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신문 옆에 못 보던 택배상자가놓여 있는 날이 많아졌다. 아내의 것이 분명하다. 새벽부터 웬 택배? - P4

그러던 아내가 어느 날부터는 장 보러 가자는 소리를 자주 하지 않는다. 새벽마다 신문 옆에 얌전히 놓여 있는 택배상자 덕분이다. 단단한 골판지 상자에는 보라색 글씨가 단정하게 써 있다.

"마켓컬리‘

"마켓컬리? 나 여기 사장님 만난 적 있는데, 당신도 여기 알아?" - P5

아무래도 인터뷰는 사람에 초점을 맞추게 되고 마켓컬리는 그 당시에 큰 회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회사보다는 대표라는 사람이 더 기억에 남았다. - P5

 사회적으로도 인정받고 고소득이 보장되는 톱클래스 컨설턴트를 그만두고 왜 대뜸 창업을 했을까? 그것도 전략이나 마케팅 컨설팅을 하는 소위 ‘화이트칼라White-collar‘ 회사가 아니라 채소 파는 회사를? (중략).
당시에 인터뷰를 마치고 ‘참 독특한 경우‘라는 생각을 했는데 몇 년이 지난 후 아내가, 아니 새벽마다 신문 옆에 놓인 택배상자가 그 기억을 소환해낸 것이다. 마켓컬리의 김슬아 대표, 아니 김슬아 대표의 마켓컬리를. - P6

『트렌드 코리아 2017』에는 소유에 연연하지 않고 버리고 비우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내용의 ‘바이바이 센세이션‘이라는 키워드가 등장하는데 거기에 ‘조금씩 사서 그때그때 소비하는 사례‘로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후략). - P6

(전략).
이렇게 전통적인 업태에서 기술적인 전환을 모색해 새로운 가치를창출하는 기업을 ‘뉴칼라New-collar‘라고 부른다. 전통적인 ‘블루칼라Blue-collar‘도 첨단의 ‘화이트칼라‘도 아닌 새로운 직업 계층이다. - P7

이 책을 쓰면서 ‘마켓컬리‘라는 키워드로 지난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의 원고를 검색하다가 나 자신도 깜짝 놀랐다. 처음 『트렌드 코리아 2017』에서만 해도 ‘이런 신기한 스타트업이 있다니!‘ 하는 정도였는데, 해가 갈수록 비중 있게 다뤄지더니 트렌드 코리아 2020』에서는
‘마켓컬리처럼 해야 시장을 잡을 수 있다‘고 키워드를 결론짓고 있었다. - P9

집필을 위해 마켓컬리로부터 경영진과 실무자 인터뷰를 담은 자료를 제공받았고, 김슬아 대표와는 마켓컬리 본사와 물류센터에서 모두네 차례 대담을 진행했다. 그럼에도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의견과 분석은 마켓컬리의 공식적인 입장과는 무관하며, 전적으로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다. - P10

모든 책이 그렇지만 이 책 역시 여러 분의 도움으로 출간이 가능했다. 책의 기획과 프레임을 잡는 작업은 2020년 1월부터, 김슬아 대표와의 대담은 3월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이하 ‘코로나)로 온 나라가 공포에 떨던 시기다. 마켓컬리 입장에서는 일종의비상사태였다. - P10

최근 세계 시장의 가장 확실한 트렌드는 ‘트렌드 그 자체‘라고 할 만큼 트렌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 격변의 시대에 트렌드는 단지 ‘신조어를 표현하는 유행‘의 문제가 아니다. 한 조직이 죽고 사는
‘생존‘의 문제다. 프롤로그를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코로나 공포가 전세계를 휩쓸고 있다. 지금 많은 이의 관심사는 ‘어떻게 코로나 사태를극복할 것인가?‘를 넘어 ‘코로나 이후에는 어떠한 세상이 펼쳐질까?‘
하는 문제로 모아진다. - P11

언택트는 『트렌드 코리아 2018』에서 우리연구진이 처음 작명해 발표한 신조어다. 접촉을 뜻하는 ‘Contact‘에 부정의 접두어 ‘Un‘을 합성해 만든 말인데, 2년이 지나 일반명사처럼 쓰이게 됐다. 물론 이 용어를 만들 당시에는 ‘Chatbot‘(인공지능과의 대화가 가능한 채팅 로봇 프로그램)을 이용한 상담이나 ‘키오스크Kiosk‘ (무인자동화 단말기)로 하는 주문 등 비용 절감이나 소비자 편의에 주목했지코로나와 같은 바이러스 감염 때문에 확산될 것이라는 점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 P1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깊은 블루 사파이어를 중심으로 작은 다이아몬드가 줄줄이 이어진다. 안을 잡아주는 것은 골드, 높은 품격을 갖춘 목걸이, 반지, 귀걸이, 팔찌까지 한 세트가 모두 합해 7,430만 엔.
그 옆에는 루비와 다이아몬드에 수정을 조합한 목걸이가2,800만 엔, 귀걸이는 1,000만 엔..…………. - P8

작은 한숨을 내쉬었을 때, 교코는 유리에 비친 자신을 깨달았다. 나이는 스물넷, 글래머까지는 아니어도 몸매는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다. - P8

언젠가는 나도 손님으로 당당히 찾아갈 거야, 라고 교코는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를 맹세를 했다. 5,000만 엔쯤 되는모피코트를 걸치고, ‘좀 더 감각 있는 물건은 없나?‘라는 얼굴로 가게에 들어서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에 시선을 던진다. 그렇다. ‘그것‘이다. 사파이어와 다이아몬드를 중심으로 루비며 에메랄드를 조합해서 가슴팍에 큼직한 별이 대롱거리는 것처럼 보이는 목걸이. 그것과 한 세트의 팔찌와 반지와 귀걸이. - P9

8억 엔은 꿈의 꿈의 꿈같은 일일지라도 800만 엔 정도의보석은 척척 사들이고 싶다. 죽기 살기로 겨우겨우 사는 게아니라 채소 한두 개 사듯이 가볍게. 그렇게 좀 안 되려나.
응, 그건 안 돼, 라고 교코는 자각했다.
일단 내 힘으로는 어렵다. 하지만 남의 힘을 빌린다면 희망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 P10

2

호텔에 도착해 프런트에서 대기실 방 번호를 문의했다.
밤비 뱅큇에서 나온 사람인데요. 네, 203호실과 204호실입니다. 라고 프런트 담당은 사무적으로 대답했다.
시계를 보니 5시 15분. 오늘 파티는 6시부터 시작이니까아슬아슬하다. - P11

"교코, 그거 알아?"
옆에 다가와 속닥거린 것은 3개월쯤 전에 들어온 에리였다. 키가 크고 늘씬한 미인인데다 영어회화를 잘한다.
"오늘 파티, 그 하나야(華屋)가 주최한 거래."
"하나야? 진짜?"
교코는 눈을 반짝였다.
"그렇다니까. 그래서 누구보다 교코가 좋아할 것 같더라.
전부터 기대했었잖아." - P1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장

집안의 괴물

장르라는 멋진 세계로 온 것을 환영한다! 장르란 무엇일까? 비슷한 패턴과 인물을 공유하는 이야기들의 모임을 말한다. ‘집 안의 괴물‘은 가장 오래되고 가장 원초적인 장르다. - P25

해박한 짐 해진의 설명은 계속되었다. 두 영화 모두 인간을 잡아먹으려 하는 강력한 괴물이 등장하고, 그 괴물이 울타리로 둘러싸인공동체를 제멋대로 헤집고 다니며, 제3의 요소인 ‘원죄‘가 있다. 상어가 아미티의 해안을 배회하게 한 것도 탐욕이라는 원죄였으며, 노스트로모호가 에일리언을 태운 계기도 탐욕이다. 짐은 사실 모든 ‘괴물‘ 영화를 작동하게 하는 장치는 원죄라고 말했다. - P26

내가 ‘집 안의 괴물‘ 장르에서 발견한 한 가지 사실은, 수많은 영화가 단지 <죠스>를 베낀 것이 아니라 실은 미노타우로스와 미궁의 이야기 혹은 중세의 용 사냥꾼 신화에서 훔쳐왔다는 사실이었다! 우린 지금껏 수백 년 동안 괴물을 집 안에 풀거나 괴물이 사는 곳에 쳐들어가는 이야기를 반복해 지어내온 것이다. - P26

이것들이 집 안의 괴물‘ 장르에 속할까?
한번 살펴보자. 당신이 가진 아이디어를 이미 확립된 이야기 형태에 끼워 맞춰봄으로써 그 실체를 더 잘 파악할 수 있다. 당신의 아이디어가 정말로 ‘집 안의 괴물‘ 장르에 들어맞는다면 일단 기초부터 시작해야 한다.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집 안의 괴물‘ 장르의 영화에는 세가지 주요 구성 요소가 있다. 첫째, 괴물, 둘째, 집, 셋째, 원죄,
이것들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 P26

. <죠스>의 경우를 보자. 이 영화에 등장하는 상어는 그냥 상어가 아니다. 단지 배우는 것 이상의 목표를 지닌, 슈퍼상어다. 이놈은 단 한 사람, 브로디(로이 슈나이더 분)만 쫓아다니는데, 브로디는 상어뿐만 아니라 물에 대한 공포도 지닌 사람이다. <죠스>의 백상아리는 모든 좋은 괴물이 가져야 하는 ‘사악함‘을 대표한다. - P27

그러면 이러한 괴물들이 쳐들어가는 ‘집‘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스 신화의 미노타우로스 이야기를 생각해보라. 반인반수를마주하는 것도 무섭긴 하지만, 더 두려운 것은 그 괴물과 함께 어두컴컴한 미로에 갇혔다는 사실 자체다. 그 집이 <샤이닝>의 음산한 호텔같은 실제 건물이든, <어비스>의 심해 잠수종이든, <쏘우>에서 캐리엘위스가 깨어나는 지하 감방이든, 그 공간이 비좁고 주인공이 고립되어 있을수록 좋다. - P27

이번에는 ‘원죄‘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중략). <스크림>에서 제이미 케네디는 "섹스하면 죽어"라고 말하면서, 원죄에 대한 죄책감이 중요한 이유를 설명한다. 섹스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영화에 효과적인데, 십대들에게섹스란 아직 새롭고 두려운 뭔가이기 때문이다.  - P28

(전략), <죠스>에서 아미티 시의 책임자들이 여름 성수기 관광수익을 지키기 위해 해변을개방하기로 결정하는 것처럼 탐욕이 윤리를 어기는 것이라든지, 심지어 어두운 코미디 영화 <케이블 가이>에서처럼 매튜 브로데릭이 공짜케이블 채널을 얻으려고 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이런 것들이 보편적인죄의식을 자극한다. - P28

명심하라. 원죄가 없으면 그 영화는 완전히 ‘집 안의 괴물‘ 장르라볼 수 없다. 공포의 일부는 주인공이 저지른 어떤 일에서 비롯된다. 가령 모르는 사람에게 문을 함부로 열어준 것 같은. - P28

‘집 안의 괴물‘ 장르에는 이 밖에 다른 요소도 있다. 이 장르의 많은 영화에는 내가 ‘반쪽짜리 사람‘이라 부르는 인물이 등장한다. ‘반쪽인간‘이란 이전에 괴물을 맞닥뜨렸거나 괴물에 대한 정보를 이미 알고있는, 그래서 부상을 당한 인물을 말한다. - P29

‘반쪽 인간‘, 멋지지 않은가?
당신이 지금 ‘집 안의 괴물‘ 이야기를 쓰고 있다면 당장 컴퓨터 앞에 앉아 이 캐릭터를 넣고 싶어 견딜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서두르지 말자. - P29

스크림(1996)

아, ‘십대(teenager) 살인‘ 영화다.
이 영화를 빼놓고 ‘집 안의 괴물‘ 장르를 이야기한다는 것이 가능할까? 끊임없이 번민하고 미래가 불확실하며 여드름투성이인 이 시기야말로 칼을 휘두르는 살인마 캐릭터를 집어넣을 최적의 시기다. 그러나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십대 살인‘ 영화는 한물 간 장르였다. - P41

<스크림>
각본: 케빈 윌리엄슨


주제 명시: 전화를 건 사람이 드류에게 핵심적인 질문을 던진다. "무서운 영화 좋아해?" 그들이 토론하는 ‘무서운 영화‘들이 이 영화의 기본 주제다. - P42

설정: 드류가 저지르는 ‘죄‘는 그녀가 의문의 수화기 너머 사람과 시시덕거리려고 남자 친구가 없다고 거짓말을 한 것이다. 그 처벌은 죽음이다. 그녀와 몸짱 남자 친구 모두 귀신 가면과 검은 후드를 쓴 괴한에게 햄처럼 썰려 죽고, 드류의 부모가 이들의 시체를 발견한다. 이 12분간의 시퀀스는 뒤따를 이야기에 대비해 미리 포석을 깔아둔다. (후략). - P42

토론: (전략). 힘브리 교장은 학생들에게 안전을 위해 두세 명씩 짝을 지어 다니라고 당부한다. 그러나 니브는 집에 혼자 있을 때-아빠가 떠난이후로(!)-낮잠을 자기로 한다. TV 리포터들은 니브 엄마가 살해당한지 1년이 되었다고 보도하면서, 니브가 살인범으로 지목한 남자(리브슈라이버 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지난밤의 살인과 니브 엄마 살인 사건이 서로 관련 있는 걸까? - P43

2막 진입: 25분 지점에서 의문의 남자가 니브를 깨워, 2막의 ‘거꾸로된 세계‘로 그녀를 끌어들인다. 니브는 처음에는 침착하다. 전날 밤 일어난 살인 사건의 수법을 모르는 그녀는 제이미가 장난치는 줄 알지만, 곧이어 이것이 웃을 일이 아님을 깨닫는다. 가면 쓴 살인범이 손에칼을 들고 나타났을 때 니브는 ‘공포영화에서 여자들이 저지르는 바보같은 짓‘을 저지른다. (후략). - P43

B 스토리: 이 ‘러브 스토리‘는 니브와 죽은 엄마가 관련되고 커트니에의해 촉발된다. 현재의 살해범과 엄마의 살해범이 서로 엮이면서 니브는 엄마와 자기 자신에 대한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 P43

재미와 놀이: 니브가 살해범의 주요 목표라는 사실이 마을 전체에 퍼지면서 니브는 마을에서 스타인 동시에 왕따가 된다. 니브는 엉뚱한남자를 감옥에 보낸 걸까? 니브는 커트니와 우연히 마주치고, 커트니는 특종 거리를 원한다. 니브는 거절하고 커트니를 때리기까지 한다.
하지만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후략). - P44

중간점: 과민 반응하던 헨리 윙클러가 때마침 죽음으로써 ‘재미와 놀이‘장도 막을 내린다. 헨리는 교장실에서 귀신 가면을 쓴 살인범에게 칼로 찔려 죽는다. 이 사건은 미스터리의 ‘위험을 상승시킨다. (후략). - P44

악당이 다가오다: ‘집‘은 단단히 잠겼고 통행금지 시간이 된다. 우리 머릿속에서 용의자들이 돌고 도는 가운데 아이들은 모여서 맥주 파티를 한다. (후략). - P44

영혼의 어두운 밤: 모두 떠나고 집에는 니브 혼자뿐이다.

3막 진입: 공포영화에서 섹스하면 죽는다‘라는 규칙을 껌으로써 니브는 자기 자신과 어머니의 스토리에서 모두 ‘종합‘을 가져오고, 괴물의 비밀 세계에 발을 들인다. - P45

피날레: (생략).

마지막 이미지: 커트니는 사건을 정리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한 편의 공포영화를 본 것 같습니다." 이 대사는 이 포스트모던 스릴러를 한 바퀴 돌아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오게 한다. - P45

쏘우(2004)

50만 달러라는 저예산으로 히트작을 만들지 못한다는 법이 있나? 제임스 완이 연출한 이 인디 영화, <쏘우> 시리즈 첫 번째 영화의 예산이 바로 50만 달러였다. 이 영화는 창의력만 있다면 예산 제한은 핸디캡인 동시에 영감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다. - P50

어지간해서는 놀라지 않는 관객을 어떻게 놀라게 할 수 있을까? 죄가 상대적인 이 세상에서 어떻게 하면죄를 공포의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
답은 ‘허무주의 괴물을 창조하는 것이다.
직소를 창조하는 것이다.
직소는 스스로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모르는 사람들을 생사 게임이라는 구렁텅이에 밀어 넣는다. 살아남는 이는 거의 없지만 끝에 - P50

‘괴물‘ 유형: 허무주의 괴물

‘괴물‘ 사촌: <피핑 톰>, <아메리칸 사이코>, <캐빈 피버>, <오디션>,
<디 아더스>, <로스트 하이웨이>: <빌리지>, <그루지>, <아이덴티티>, <호스트> - P50

<쏘우>

각본: 리와넬
원안: 제임스 완, 리 와넬

오프닝 이미지: 불이 켜지면 우린 괴물의 ‘집‘ 안에 있다. 지하 감옥이이 영화의 배경이다. 로렌스 고든(캐리 엘위스 분)과 애덤(리 와넬 분.
시나리오를 쓴 사람이다)은 나쁜 상황에 처해 있다. 각자 다리가 반대편 구석 쇠사슬에 묶인 것이다. 그들 사이에는 시체가 놓여 있다. 훌륭한 시작이다! - P5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