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말고 덜도 말고,
마켓컬리처럼

매일 아침 내가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아파트 현관문을 열고 신문을 가져오는 것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신문 옆에 못 보던 택배상자가놓여 있는 날이 많아졌다. 아내의 것이 분명하다. 새벽부터 웬 택배? - P4

그러던 아내가 어느 날부터는 장 보러 가자는 소리를 자주 하지 않는다. 새벽마다 신문 옆에 얌전히 놓여 있는 택배상자 덕분이다. 단단한 골판지 상자에는 보라색 글씨가 단정하게 써 있다.

"마켓컬리‘

"마켓컬리? 나 여기 사장님 만난 적 있는데, 당신도 여기 알아?" - P5

아무래도 인터뷰는 사람에 초점을 맞추게 되고 마켓컬리는 그 당시에 큰 회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회사보다는 대표라는 사람이 더 기억에 남았다. - P5

 사회적으로도 인정받고 고소득이 보장되는 톱클래스 컨설턴트를 그만두고 왜 대뜸 창업을 했을까? 그것도 전략이나 마케팅 컨설팅을 하는 소위 ‘화이트칼라White-collar‘ 회사가 아니라 채소 파는 회사를? (중략).
당시에 인터뷰를 마치고 ‘참 독특한 경우‘라는 생각을 했는데 몇 년이 지난 후 아내가, 아니 새벽마다 신문 옆에 놓인 택배상자가 그 기억을 소환해낸 것이다. 마켓컬리의 김슬아 대표, 아니 김슬아 대표의 마켓컬리를. - P6

『트렌드 코리아 2017』에는 소유에 연연하지 않고 버리고 비우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내용의 ‘바이바이 센세이션‘이라는 키워드가 등장하는데 거기에 ‘조금씩 사서 그때그때 소비하는 사례‘로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후략). - P6

(전략).
이렇게 전통적인 업태에서 기술적인 전환을 모색해 새로운 가치를창출하는 기업을 ‘뉴칼라New-collar‘라고 부른다. 전통적인 ‘블루칼라Blue-collar‘도 첨단의 ‘화이트칼라‘도 아닌 새로운 직업 계층이다. - P7

이 책을 쓰면서 ‘마켓컬리‘라는 키워드로 지난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의 원고를 검색하다가 나 자신도 깜짝 놀랐다. 처음 『트렌드 코리아 2017』에서만 해도 ‘이런 신기한 스타트업이 있다니!‘ 하는 정도였는데, 해가 갈수록 비중 있게 다뤄지더니 트렌드 코리아 2020』에서는
‘마켓컬리처럼 해야 시장을 잡을 수 있다‘고 키워드를 결론짓고 있었다. - P9

집필을 위해 마켓컬리로부터 경영진과 실무자 인터뷰를 담은 자료를 제공받았고, 김슬아 대표와는 마켓컬리 본사와 물류센터에서 모두네 차례 대담을 진행했다. 그럼에도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의견과 분석은 마켓컬리의 공식적인 입장과는 무관하며, 전적으로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다. - P10

모든 책이 그렇지만 이 책 역시 여러 분의 도움으로 출간이 가능했다. 책의 기획과 프레임을 잡는 작업은 2020년 1월부터, 김슬아 대표와의 대담은 3월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이하 ‘코로나)로 온 나라가 공포에 떨던 시기다. 마켓컬리 입장에서는 일종의비상사태였다. - P10

최근 세계 시장의 가장 확실한 트렌드는 ‘트렌드 그 자체‘라고 할 만큼 트렌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 격변의 시대에 트렌드는 단지 ‘신조어를 표현하는 유행‘의 문제가 아니다. 한 조직이 죽고 사는
‘생존‘의 문제다. 프롤로그를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코로나 공포가 전세계를 휩쓸고 있다. 지금 많은 이의 관심사는 ‘어떻게 코로나 사태를극복할 것인가?‘를 넘어 ‘코로나 이후에는 어떠한 세상이 펼쳐질까?‘
하는 문제로 모아진다. - P11

언택트는 『트렌드 코리아 2018』에서 우리연구진이 처음 작명해 발표한 신조어다. 접촉을 뜻하는 ‘Contact‘에 부정의 접두어 ‘Un‘을 합성해 만든 말인데, 2년이 지나 일반명사처럼 쓰이게 됐다. 물론 이 용어를 만들 당시에는 ‘Chatbot‘(인공지능과의 대화가 가능한 채팅 로봇 프로그램)을 이용한 상담이나 ‘키오스크Kiosk‘ (무인자동화 단말기)로 하는 주문 등 비용 절감이나 소비자 편의에 주목했지코로나와 같은 바이러스 감염 때문에 확산될 것이라는 점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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