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이후 지금까지 마켓컬리의 경영 실적은 놀랍다. 2015년 5월 21일첫 서비스를 시작해 그해에만 5만 명의 회원과 29억 원의 매출을 만들어냈고, 이후 4년 만인 2019년에 389만 명의 회원과 4289억 원의 매출이라는 성장을 기록했다. (중략). 불과 5년 만에 150배의 성장이다. - P19
스타트업 천국인 미국에서는 밀키트 Meal Kit (손질된 식재료 · 양념·조리법 세트)의 바람을 몰고 온 ‘블루 에이프런Blue Apron‘이 추락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미국 유통업에 지각변동을 일으킨 아마존마저도 신선식품 배송을 위한 ‘아마존 프레시Amazon Fresh‘ 사업에서는 난항을 겪고 있다. - P20
다수는 마켓컬리의 시그니처이자 이제는 다른 대형 유통사에서도 모두 따라 하는 ‘새벽 배송‘이 성장의 핵심 동력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마켓컬리의 성장사를 찬찬히 분석해보면 단지 새벽 배송 하나로 소위 ‘대박‘을 낸 것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 P20
우선 마켓컬리는 유통 회사다. 유통사는 고객과 공급사를 연결하는일을 한다. 그러니 당연히 ① 고객과 ② 공급사가 가장 중요한 축이 된다. 이어지는 문제는 이 두 당사자를 ‘어떻게‘ 이어주느냐다. - P22
고객·공급사 · 운영 프로세스 · 라스트핏 · 조직문화. 이 다섯 가지가 비대면 유통사를 분석하는 5대 축이며, 이 책을 구성하는 주된 얼개다. - P22
① 고객: Keeping Customer Values(고객 가치를 향한 집념)
마켓컬리는 고객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집착에 가까운 노력을 기울였다. 유명한 새벽 배송 시스템인 ‘샛별배송‘도 심야의 인건비와 물류 비용을 고려했을 때 기존의 유통사에서는 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고객이 가장 확실하게 배송을 받을 수 있는 시간대는 언제일까?‘ 하는 질문을 고객의 입장에서 던지자 실현 가능한 목표가 되었다. - P23
② 공급사: Utmost Suppliers‘ Interests(공급사와의 지속가능한 협력)
마켓컬리는 서비스에 유통 플랫폼의 이윤보다는 공급사의 입장을 반영하고자 했다. ‘상생‘을 추구한 것이다. - P23
③ 운영 프로세스: Realizing Detail Management(디테일 경영 실현)
결국 가장 중요한 일은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이다. 앞서 말한 고객 가치와 공급사의 이익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가 유통 기업을경영하는 데 핵심이다. (중략). 즉, 규모보다는 속도를 중시해 빠르게 변화하는 고객 트렌드에 발맞추고, 경험과 감(感)에 의존했던 소싱Sourcing을 시스템과 데이터로 해결한 것이다. 고객 트렌드를 이해하는 디테일한 역량이 결국오늘의 마켓컬리를 만들었다고 말할 수 있다. - P24
④ 라스트핏: Last Fit Maximization(고객의 마지막 경험 극대화)
라스트핏은 『트렌드 코리아 2020』에서 제안한 개념이다. 구매의 마지막 순간, 고객 만족을 즉각적으로 최적화하는 근거리 경제를 의미한다. 이 말은 곧 고객 만족을 결정하는 순간이 상품과 서비스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소비자와 직접, 그리고 마지막으로 만나는 지점으로 변한다는 의미다. - P24
라스트마일 대신 라스트핏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이유는 마켓컬리가 단지 ‘빠른 배송‘만을추구하는 게 아니라는 점 때문이다. 고객 접점에서 생길 수 있는 다양한 문제를 고민해 고객의 마지막 경험을 총체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자 했다. - P25
5ㆍ조직문화: Yield to Autonomous Synergy (자율적 시너지 조직)
작은 스타트업은 물론이고 대기업까지 최근 많은 조직에서 유연한 조직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략). 물론 이런 제도의 변화가 전혀 무용(無用)하다는것은 아니지만, 유연한 조직문화를 만들어내는 것은 비단 호칭이나 자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직원 각자가 얼마나 자율적으로 의사결정할 수있는지, 권한과 책임의 위임이 잘 이뤄져 있는지가 핵심이다. - P25
이러한 다섯 영역에서 고민을 해결하려는 마켓컬리의 해법을 그림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영문으로 정리했다. 또한 그 첫 글자를 모으면 ‘KURLY‘가 나타나도록 두운을 맞췄다. ‘KURLY‘로 요약되는 그들의 문제 해결 방식은 실로 ‘컬리 웨이 Kurly Way‘라고 이름을 붙일 만하다. - P26
마켓컬리는 급변하는 트렌드를 즉각 반영하고, 나아가 새로운 트렌드를 창출하는 ‘성장의 새로운 공식‘을 보여주고 있다. 그들은 하나의대박 상품이나 아이디어로 단번에 도약하지 않았다. 매일매일 쌓이는고객의 소리를 해결하면서 그 나름의 시스템을 매우 모범적으로 진화시켜 왔다. - P26
요컨대 마켓컬리는 ‘규모의 경제‘에서 ‘속도의 경제‘로 이행하는 산업 전반의 ‘패러다임 변화 Paradigm Shift‘에 가장 잘 적응하고 있는 회사다.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가 구체적인 시장 상황과 고객 가치와만나면 다양한 트렌드를 창출하는데, 마켓컬리가 이 중 가장 크고 힘센 회사는 아닐지언정 적어도 새로운 트렌드를 적용함에 있어 주저함이 없는 가장 날쌘 회사라는 점은 분명하다. - P29
지금 이 순간에도 마켓컬리는 모든 고객의 소리를 읽으며,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무엇인가를 고치고 있다. 그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실패로부터 배우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런 그들이 이 학습의 과정에서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목적지는 아주 분명하다.
고객이다.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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