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때, 나는 아무런 낌새를 못 채는 학교 친구들을 상대로 언어 게임을 하곤 했다. 우리는 쉬는 시간에 복도를 돌아다니며매일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보통 "안녕, 잘 지내? (Hi, how‘s it going?)"라거나 "안녕, 별일 없지? (Hey, what‘s up?)"라고 외치곤 했다. 나는 지체없이 두 질문에 바꿔 답하는 연습을 했다. "잘 지내?"라는 말에는
"별일 없어. 넌 어때? (Not much, what‘s up with your)"라고 대답하고, "별일 없지?"라는 말에는 "잘 지내, 넌 어때? (Good, how re you?"라고 대답한 것이다 (보통은 what‘s up에는 what‘s up으로 how‘s it gring에는 howire you 안부를 되묻는데, 저자는 반대로 답한 것이다. 놀랍고 재미있게도 사람들은 전혀눈치채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자연스럽게 말할 수만 있다면, 사람들은 인사에 ‘틀린‘ 답을 해도 아무 문제 없이 받아들였다. 사람들이 잠깐 멈춘 것은 내가 머뭇거릴 때뿐이었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본질적으로 같은 의미인데, 서로 다른 단어들로 구성된 인사말짝꿍들이 여럿 있는 이유도 이해할 수 없었다. 결국 나는 이를 인생의 신비 중 하나로 생각하게 되었다(이런 내 실험도 이상한 것이긴했지만 말이다). - P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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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1부는 읽었지만, 2부는 안 읽었고, 그 이후 내용을 완전히 다 까먹었기 때문에, 다시 읽는 중.
유명한 문장들 중 하나.

롤리타, 내 삶의 빛이요, 내 생명의 불꽃. 나의 죄, 나의 영혼, 롤-리-타. 세 번 입천장에서 이빨을 톡톡 치며 세 단계의 여행을 하는 혀끝, 롤, 리. 타.
그녀는 로, 아침에는 한쪽 양말을 신고 서 있는 사 피트 십인치의 평범한 로. 그녀는 바지를 입으면 롤라였다. 학교에서는돌리. 서류상으로는 돌로레스, 그러나 내 품안에서는 언제나 롤리타였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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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선?

十人目『トイカケルサウジン』
今回は犯人の都合によりお休みします。 - P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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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보고 남자가 아니라 여자 작가인 줄 알았습니다.
어제 읽었던 작가는 그래도 들어본 작품이 있었는데, 지금 작가는 들어본 작품이 ‘뽕‘ 밖에 없습니다. 그것도 제목만 들어봤습니다.




하지만 <벙어리 삼룡이>의 주인공 삼룡이는 우리의 통념을 완전히 깨뜨립니다. 마치 ‘불온의 별‘에서 태어난 사람처럼 아무것도 가진 게 없습니다. 그의 것이라고는 사람들의 냉대와 비웃음,
멸시와 학대뿐입니다. 작가 나도향은 꽃미남도 아닌 삼룡이의 험오스러운 외모를 세밀화처럼 자세히 보여줍니다.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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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 혹은 코메디.
혹은 서문에 나온 것대로 현대 사회의 비극.


시신경도 인젠 작용을 못 하였습니다. 바람 소리가 무섭게 날터인데 들리지 않는 것을 보면 청신경도 못 쓰게 되었습니다.
‘방기몽야 부지기몽야 몽지중우점기몽언 각이후지기몽야"
문득 몹시 똑똑히 이 장자의 한 구절이 그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그는 온몸의 힘과 신경을 모아가지고 팔을 움직였습니다.
이리하여 비상한 노력의 십여 분이 지난 뒤에 그는 전기 안마기에 스위치를 넣어가지고 그것을 가슴에 갖다 댔습니다. 그러나이만 노력이 무슨 쓸데가 있겠습니까. 온몸이 차차 녹아오고 마비되어오는 것을 똑똑히 감각하던 그는(벌써 십 오륙 년 전에 동경 어떤 전차에서 본 일이 있는 어떤 일본 계집애의 얼굴을 언뜻 보면서 영원한 침묵의 길을 떠났습니다. ‘인생 도처에 유청산‘
을 ‘인생 도처에 유방해‘라고 고쳐가지고 늘 외던 그는 여기서몸소 ‘인생 도처에 유청산‘이라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마지막의 노력으로서 ‘생‘을 얼마간이라도 붙들어보려던 전기기계만은 애처로운 자기의 주인의 일생을 조상하는 듯이 그 뒤 이틀 동안을 눈 속에 깊이 묻혀서 웅웅 울고 있었습니다. - P356

김동인의 문학적 역량에 비해 그의 삶은 안타까움의 연속이었다. 친일은 어떤 경우에도 옹호나 용인을 받아서는 안 되며, 유복했던 그가 가산을 녹여 먹고 폭발적인 문의 길로 접어든 것은 기생을 옆에 끼고 한량처럼 놀아났던 그 자신의 탓이다. 이는단지 그를 ‘비운의 작가‘라고 에둘러 마무를 수 없는 요인이다.
그럼에도 그 과정에서 가산을 털어 이어간 문예지 <창조>를 비롯하여 빛나는 몇 가지의 시도와 성취들은 한국 문학사를 통틀어그의 존재를 외면할 수 없게 만든다. -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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