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레온티예프의 조사 결과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않았다. (중략) 말을 풀어 보면, 미국에서 잘 만들어 수출하는 제품이 오히려 싼값에 일하는 사람들이 많은 나라에서 주로 만들 것 같은 노동집약적인 제품이었다는 이야기다. - P123
이런 현상은 그때까지의 세계경제에 대한 상식과 반대로꼬여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 때문에 이 문제를 흔히 레온티예프의 역설이라고 한다. 역설의 핵심은 가장 부유한 나라인 미국이 오히려 돈이 많을수록 만들기 유리하다는 자본집약적인제품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 P125
그렇기 때문에 후대의 많은 학자들이 바로 이 레온티예프의 역설을 풀 수 있는방법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레온티에프 본인은 미국인들의 생산성 productivity에서 그 이유를 찾았다. - P125
그러나 다른 나라에 비해 교육 수준이 높고, 국가가 전체적으로 풍요로워 국민들이 모두 건강하다면 그렇지 않은 나라에 비해 일을 더 잘할 수 있는 경향이 생길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 P126
게다가 물건을 사고팔 때 미국인들끼리는 더 친해지기 쉽고 더 협력하기 쉬우며 의사소통도 잘된다. 더군다나 이미 발전한 미국의 다른 산업들을 바탕으로 더 쉽게 일할 수 있다. 이 말도 곧 미국의 인력이 더 돈을 잘 벌 수 있다는 이야기다. - P126
레온티예프가 직접 제시한 레온티예프의 역설에 대한 풀이법은 현대사회에도 어느 정도 시사하는 점이 있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같은 영상 서비스 업체나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소프트웨어 기술이 강한 회사들에서는 그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뛰어난 인재들, 곧 노동력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 P127
즉 미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경쟁력이 뛰어난 첨단 기술제품을 만들어 내는 데에는 그 첨단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인재, 인력, 노동력의 비중이 크다. 그러므로 여전히 미국은돈이 많은 나라이지만, 그러면서도 오히려 사람의 뛰어난 재주를 이용해서 돈을 벌 수 있는 제품을 외국에 수출한다. - P127
레온티예프의 역설은 재미난 수수께끼인 만큼, 생산성이나 인적자본으로 그 수수께끼가 완전히 풀리지는 않는다. 더정밀한 방법으로 연구가 거듭되면서 생각보다 레온티에프의 역설이 심하게 나타나지는 않는 것 같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고, 연구자에 따라서는 미국보다 더 레온티예프의 역설 현상이 심하게 나타나는 선진국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 P128
그러니 만약 땅에 그 자원이 아주 많다면 특별한 노력 없이 그냥 구해서 팔면 되는 것들도 있다. 즉 이런 제품을 만드는 데에는 노동력이 별 필요가없다. 사람의 노동력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바로 그 자원이 묻혀 있는 땅이다. 그렇다면 생산에 자본의 비중이 유독 커 보일 것이다. - P128
그렇다면 바로 이런 몇 가지 특이한 수입 품목 때문에 미국이 수입하는 제품은 사람의 노동력이 별로 안 들어가는 제품으로 보일 수 있을 것이다. - P129
리카도의 이론이나 헥셔-올린 모형과는 다른 관점에서 수입과 수출을 해설하는 학자들이다. 린더 가설 Linder hypothesis은 어떤 나라가 다른 나라에 제품을 수출하게 되려면 우선 그 나라에서 그 물건을 많이, 잘 만들 필요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 P129
레온티에프의 역설에 대해 이렇게 다양한 풀이가 있다는것은 그만큼 쉬운 문제가 아니라는 의미다. (중략) 갈수록 이런 문제는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 - P130
어느 지역에는 뭐가 많이 나니까 그 지역에서는 무슨 사업을 하면 돈을 잘 벌겠다는 식의 단순한 계산은 이미 70년 전 레온티예프의 역설이 처음 발견되었을 무렵부터 잘 들어맞지않았으니, 요즘은 이 정도로 복잡한 무역이 이루어질 만도 하다. -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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