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론 책 읽는 것이나 쓰는 것 양쪽 모두 별로 선호하지 않는 것 같다.








‘캐릭터 ‘란 자신이 사건을 유발하거나 아니면 다른 사람이나 사물이 일어나게 만든 사건에 반응하거나, 혹은 둘 다에 해당하는 허구의 존재를지칭한다. - P36

픽션 한 편이 오랜 세월 독자/관객에게 소개되면서 전형적인 형식을 탈피해 무수히 다양하게 변주되었다.  - P37

 사건의 사전적 정의는 일어나는 어떤 일이다. 그러나 스토리에서는 가치 값에 아무런 변화를 가져오지 않는 일이 일어나면, 사건으로서 의미가 없다. - P37

이야기꾼에게 가치란 긍정에서 부정으로, 혹은 부정에서 긍정으로 그값을 바꿀 수 있는 인간 경험의 대립항으로 정의된다. - P37

따라서 스토리 안에서 사건은 캐릭터의 삶에서 가치값의 변화가 일어나는 순간이다. 이 변화의 원인은 캐릭터가 취한 행동이거나 아니면 자신의 통제범위 밖에서 벌어진 사건에 대한 캐릭터의 반응이다. - P38

하나의 사건이 동전의 양면 같은 이중 효과를 내기도 하는데, 이 효과가 선명하게 드러나는 대목은 전환점에서 비밀이 폭로되거나 인물이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다. - P38

사건과 캐릭터는 간단히 말해 각각 다른 각도에서 전환점을 바라보는 용어다. 밖에서 안으로 스토리를 바라볼 때 우리는 그것을 사건으로 이해하며, 안에서 밖으로 볼 때는 캐릭터로 경험한다.  - P39

• 캐릭터 설계 바꾸기 : 한 걸음 물러나 주인공의 심리를 고찰해 보니,
절정에 임팩트가 결여된 이유는 캐릭터가 지나치게 맑고 순수해서 결말에 설득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캐릭터의 도덕성을 어둡게 그려서 강인한 생존자로 고쳐 볼 수 있다. - P40

한 번 더 명확히 해두자. 플롯의 사건은 캐릭터의 삶에서 가치 값을 전환시킨다. 캐릭터는 행동으로 이런 사건을 초래하거나 외부의 힘이 사건을 일으킬 때 거기에 반응한다. 따라서 캐릭터의 성격을 바꾸려면, 그가어떤 인물이 되었는지 보여 주도록 사건을 재설계해야 한다. - P40

조금 더 그럴듯한 두 번째 이유는 미학적 관습이다. 아테네 극작가들은 서브텍스트를 의식하며 글을 쓰지 않았다. 실제로 배우들은 캐릭터의 정수를 표현하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공연했다.  - P41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는 그 일이 누구에게 일어나느냐보다 무슨 일이 일어나느냐에 더 중점을 두었을 것이다. - P41

인물 묘사(characterization)란 (중략) 한 마디로, 타인들과 관계를 이어 나가며 인물이 쓰는 가면이나 페르소나다. - P42

진정한 성격(True character)이란 보이지 않는 인물의 내적 본성, 즉 인물의 가장 깊숙한 동기, 저변에 자리한 가치를 말한다.  - P42

 캐릭터가 하는 말, 행동, 그가 추구하는 욕망이 그럴 법하다고 독자와 관객이 믿지 못하면, 그 스토리텔링은 성공하기 어렵다. 또한 캐릭터의 핵심자아가 취하는 선택과 행동이 있어야 스토리 안에서 일이 벌어지고 향후 사건의 토대가 마련된다. - P42

캐릭터는 자기 앞에 놓인 문제를 해결하거나 해결에 실패하도록 설계되며, 스토리는 문제와 씨름하는 캐릭터의 특성과 자질을 표현하도록 설계된다. 캐릭터가 하는 행동이 곧 플롯의 사건이고, 플롯의 사건이 일어나도록 유도하거나 실제로 일으키는 매개체가 곧 캐릭터다. - P43

 그런데 어째서 21세기가 된 지금까지 캐릭터 위주VS플롯 위주 논쟁을 계속하고 있을까? - P43

누구에게 일어나느냐보다 무슨 일이 일어나느냐에 더 강조점을 두는것이 이류 예술을 낳는다니, 그야말로 터무니없는 논리다.  - P43

 반면에 깊이 없이 과장된 수사에 표현력은 미달이면서 인물 묘사만빽빽한 문학, 연극, 영화 때문에 고역을 치른 경험은 얼마나 많은가? 강조점을 어디이 싣는 그것만으로는 아무것도 보장되지 않은다. - P44

이에 반해 캐릭터 위주의 스토리는 주요 사건을 캐릭터의 손에 맡긴다.
이런 서사 안에서는 캐릭터의 선택과 행동에 따라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가 정해진다. - P44

플롯 위주 스토리와 캐릭터 위주 스토리의 차이점은 여섯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1. 인과관계

2. 정체성

3. 가치

4. 깊이

5. 호기심

6. 자유의지 vs 숙명 - P44

1. 인과관계
(중략)
캐릭터 위주 스토리에서는 그 반대다. 스토리의 중요한 인과관계가 캐릭터의 의식적 · 잠재의식적 에너지에서 비롯된다. - P45

3. 가치

순수하게 플롯 위주의 스토리에서는 주인공이 세상에 결여된 무엇을 채우려고 분투하며, 
(중략)
반대로 순수하게 캐릭터 위주의 스토리에서는 주인공이 본인에게 결여된 무엇을 채우려고 분투한다. 이 - P45

4. 깊이

그러므로 플롯 위주의 스토리는 사회적·물리적 설정의 디테일을 활용해 서사를 풍성하게 만든다. (중략)
반면 캐릭터 위주의 장르에서는 심리적 모순으로 서사에 층을 더한다.
캐릭터 내면에 미지의 욕망을 묻어 두고, 이후에 이 충동을 끄집어내 인물의 합리적 사고와 충돌시킨다. - P46

4. 깊이

인물의 깊이는 애면의 복잡성을 보여주는 척도이지만, 인물의 복잡성은 그가 삶에서 대면하는 적대적 힘의 크기를 넘어설 수 없다. 갈등으로되지 않는다면 우리가 어떻게 인물의 깊이를 감지할 수 있겠나? - P47

5. 호기심

심리적 사실주의의 대가인 셰익스피어는 모든 중심 인물들의 마음에 예측 불가능성을 심어 두었다.  - P47

5. 호기심

플롯 위주의 스토리에서는 내적 갈등을 제거하는 대신 중심 인물들을사회의 극과 극으로 나눠 대립시킨다. 액션물에서 영웅은 불의를 바로잡고 피해자를 구하는 반면, 악당은 잔학 행위를 저지르고 무고한 이들의 목숨을 빼앗는다. - P47

6. 자유의지 vs 숙명

(전략)
‘자유의지‘라는 관념에는 미래를 알 수 없고 그 종착지는 여러 갈래 중 하나가 될텐데 그게 어디일지는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가려져 있다는 믿음이 깔려있다. 반면에 ‘숙명‘ 혹은 ‘운명‘이라고 하면 마치 무정형의 필연적인 업보의 힘이 인생을 하나의 불가피한 사건으로 빚어내는 느낌이 든다.  - P48

6. 자유의지 vs 숙명
(중략)
하지만 막상 스토리의 절정에서 시작점을 되돌아볼 때는 서사가 불가피한 경로로 흘러갈 운명이었음을 깨닫는다. 이 두 가지 관점은 플롯위주 스토리와 캐릭터 위주 스토리에서 각각 다르게 펼쳐진다.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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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롯 위주‘와 ‘캐릭터 위주‘라는 말은 20세기 중반 영화평론가들이 할리우드 영화와 유럽 영화를ㅡ 혹은 그들의 관점에서 대중오락과 세련된 예술작품을 ㅡ구분하느라 고안한 용어였다. 곧이어 서평가들 역시 유사한 맥락으로 순문학 소설과 베스트셀러를 대조해서 다루기 시작했다. - P34

몇 년 뒤에는 미국 TV가 구독료 기반 프로그램과 광고료 기반 프로그램으로 양분됐다. 거기서 성인 관객층을 겨냥한 캐릭터 위주의 스트리밍 서비스(예술) vs 가족 시청자를 겨냥한 플롯 위주의 상업 방송(오락)이라는 대립 구도가 만들어졌다. - P34

(6) 스펙터클.
아리스토텔레스는 캐릭터보다 사건이 더 어려운 창작 기교를 요하고관객에게 더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생각했다. 이후 2000년 동안그의 견해가 지배적이었으나, 『돈키호테』를 시작으로 소설이 우세한 스토리텔링 매체로 발전했고, 19세기 말엽에는 글쓰기를 논하는 저술가들이 아리스토텔레스의 1, 2번 항목의 순위를 뒤바꾸기에 이른다. -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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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다시 도래할 것 같은 불안감.






요즘 경제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뜨거운 관심을 끌고 있다. 어떤사람들은 앞으로는 인공지능이 일을 해주니 사람은 더 이상 일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 P103

18세기에는 열을 얻으려면 나무를 태워야 했고, 동력원으로는 인간의 힘이나 소와 말을 이용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당시에 비해 오늘날의 생산력이 상상할 수 없을만큼 증대됐기에, 우리는 당시의 노동이 대단히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 P103

직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목수는 하루에 실질적으로 네 시간 정도 일했고, 무사들은 하루 일하면 이틀은 쉬었는데 일해서 번 돈도 바로 써버렸다는 것이다. 돈은 묵히는 게 아니라면서 말이다. - P104

아무튼 우리가 사는 시대는 그때보다 거대한 생산력을 갖고있으니 더 편하게 일해야 할 것만 같다. 에도시대 사람들이 일주일에 사나흘 정도 일했다면 우리는 하루 정도만 일해도 되지 않을까?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 P104

그런데 실제로는 기술이 발전해도 전혀 일이 편해지지 않고노동시간도 줄지 않는다.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현실이 이미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 P105

마르크스는 『자본론』에서 이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한다.

기계는 잉여가치를 생산하기 위한 수단이다.
_제15장 기계와 대공업, 제1절 기계의 발달 - P106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기계 도입이 ‘노동자와 그 가족의 전체 생활시간을 자본의 가치 증식에 이용될 수 있는 노동시간으로 바꾸어 버린다. 기계 도입이 노동시간을 늘리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 되는 것이다. - P107

인간의 일을 도와주는 기계를 도입했더니 오히려 일이 더 힘들어졌다니, 왜 이렇게 된 걸까? 이 현상은 자본의 근본적 성격과 연관이 있다.  - P107

상품론에 대해서는 앞에서 살펴보았다. 상품은 일반적인 부즉 ‘재(財)‘와는 다르다. 마르크스는 이 점을 강조한다. 유용성을가진 물건은 무엇이건 ‘재‘가 될 수 있다. 휴대전화는 유용성이 있으므로 그런 의미에서 ‘재‘다. - P108

사용가치는, 다시 말하자면 유용성이다. 어떤 것에 도움이 된다는 말이다. 그런 면에서 상품과 부는 동일하다. - P108

상품이 이렇게 판매되는 순간에 실현되는 것이 있다. 바로 ‘교환가치다. 단순히 ‘가치‘라고 말할 수도 있다. - P108

그것은 상품의 자연적 속성과는 전혀 상관없는, , ‘추상적 인간노동의 결정체‘라고 정의할 수 있다(추상적 인간노동은 다시 말해 가치를 생산하는 노동을 가리킨다. 이에 대해서는 뒤에서 다시 다루겠다). - P108

마르크스는 상품의 특징으로 교환 가능성에 주목한다. 여기서는 일단 화폐를 상정하고 생각해보자. 모든 상품에는 가격표가 붙는다. 여행 가방과 셔츠는 용도가 전혀 다른, 비교할 수 없는 물건이다. 하지만 이렇게 전혀 다른 물건도 가격표를 붙여 매대에 올려놓으면 그 가치를 양적으로 비교할 수 있게 된다. - P109

상품을 위에서 보고 아래에서 보고 심지어 분해해서 뜯어본들, 교환가치는 눈으로 볼 수 없다. 마르크스는 이를 두고 ‘가치를눈으로 볼 수는 없는데, 그것은 상품의 자연적 속성과는 전혀 상관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 P109

 그럼 교환가치는 대체 어디서 오는 걸까? 그것은 사회에서 온다. 사물 그 자체가 아니라 사물이 놓인 사회적 관계에의해 생긴다고도 할 수 있다. 교환가치는 자본제 사회라는 시스템 속에서 발생하는 추상적이고도 사회적인 속성인 것이다. - P110

앞에서 자본제 사회에서는 노동도 노동력이라는 상품이 된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다른상품과 완전히 동일하게 노동도 이중성을 띠고 있을 것이라 유추할 수 있다. 바로 구체적 유용노동(질)과 추상적 인간노동(양)이다. - P110

상품에 투입되는 노동 중 사용가치를 만드는 부분을 제외하고 남는 것, 즉 순수하게 양적으로만 구분이가능한 노동이 바로 추상적 인간노동이다. - P110

노동의 이중성에 대한 견해는 『자본론』을 읽을 때 대단히 중요한 관점이며 뒤에서도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여기서 제대로 알아두도록 하자. - P111

그러나 추상적 인간노동은 이 환상 같은 무언가를 생산하려 한다. 마르크스는 이 무언가가 한없이 증가하는 운동 자체를 ‘자본‘이라고 부른다. - P111

자본은 뭘까? 먼저 돈이 있다. 돈은 상품으로 바꿀 수 있다. 즉 돈으로 상품을 사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다시 판다.  - P112

그런데 얼핏 생각해보면 지금 예로 든 것처럼 1만 엔에 사 온것을 다른 사람에게 1만 5000엔에 판매하는 일은 불가능해 보인다. - P112

하지만 이 공식은 오히려 자본의 본질을 나타낸다. 상인자본(merchant‘s capital)을 생각해보자. 이 공식에 대입하면 상인자본의 증식 운동은 G-W-G‘ 그 자체다. - P112

여기서 중요한 점은 처음에서 마지막으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G가 계속 늘어난다는 것이다. 재산을 모은다는 표현 자체가 잉여가치가 축적되어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 - P113

금융자본(financial capital) 또한 마찬가지다. 금융자본의 전형적인 거래는 대부(돈을 빌려주는 것)다.  - P113

그런데 금융자본에서 G는 직접 G‘가 된다. 무엇이 이를 가능하게하는 걸까?
따지고 보면 이는 부등가교환이다. 100만 엔을 150만 엔과 교환된 것이니 말이다. - P113

부등가교환인 것은 상인자본도 마찬가지다. 상인자본은 무역으로 물건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방식으로 막대한 부를 쌓는다. 이런 부등가교환이 가능한 것은 매매하는 곳이 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 P114

그런데 근대 자본제 사회는 여기서 예로 든 것처럼 분명하게 알수 있는 부등가교환에 의해 잉여가치를 얻지 않는다. 자본제 사회의 특징은 등가교환의 원칙에 따라 모든 것을 그 가치대로 매매한다는 것이다. - P114

G에서 출발했다가 W로 바뀌는 것은 앞과 동일하다. 그런데그 W의 내용을 잘 보면, ‘Pm (생산수단)+Ar(노동력)‘이라고 되어있다. Pm은 Production Method의 약어로 ‘생산수단‘을 의미하고, Ar Arbeit 의 약어로 ‘노동력‘을 의미한다. - P115

사업을 해서 돈을 버는 일반적인 과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핵심은매매는 전부 등가교환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는 것, 즉 가치대로이루어진다는 데에 있다. 모든 것이 가치에 따라 동일하게 매매되는데 어떻게 해서 가치가 증대되었는가? 이것이 문제다. - P116

생산수단(Pm)도 노동력(Ar) 도, 원칙대로라면 등가교환된 것이어야 한다. 공장, 기계, 원료 등을 공짜로 가져온 것도 아니고공짜로 부려먹는 노예를 데려온 것도 아니니까. 그렇다면 G는 어떻게 G‘가 될 수 있을까? - P116

이러한 자본 증식이 가능한 이유, 바꿔 말하면 ‘잉여가치의 원천‘은 무엇일까?  - P117

 앞서 말한 산업자본 공식에 대입해보면, 마르크스는 잉여가치가 노동력(Ar)에 의해서만 생긴다고 지적한 것이다. - P117

노동력으로 잉여가치를 생산할 수 있는 것은 노동에 의해 형성되는 가치가 노동력의 가치보다 크기 때문이다. - P118

 만약 노동자가 1만 엔을 받는데 8000엔의 가치밖에 생산하지 않는다면 이는 노동자가 자본가를 착취한 것이고 자본가는 결국 파산할 것이다. - P118

노동자가 형성하는 가치 > 노동력의 가치


이렇게 노동자가 노동력에 든 비용보다 큰 가치를 생산하는것을 잉여가치의 착취라고 한다. 이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반드시발생하는 일이다. - P118

 잉여가치는 노동력이라는 상품의 사용가치가 교환가치보다 크기 때문에 태어난다고 할 수 있다. - P119

이 부분을 이해하려면 마르크스에게 영향을 미쳤고 비판의 대상이기도 했던 데이비드 리카도(David Ricardo)의 ‘임금 생존비설‘이라는 학설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 - P120

리카도는 노동자가 과도하게 착취당해 죽을 정도로 낮지는않고, 그렇다고 해서 부자가 되어 일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높지도 않은 수준을 상정한 뒤 그것을 ‘생존(生存費)‘라고 불렀다. - P120

문제는 이 ‘필요‘가 어느 정도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는 상당히 까다롭다. 우리가 노동자, 근로자로서 생활하는데 급여가 얼마나 필요한지를 생각해보면 그 정도는 당연히 사람마다 제각각일 것이다. - P121

리카도와 마르크스는 ‘최저한의생활‘, 즉 간신히 살아갈 수 있는 수준이라고 언급하지만, 그와 동시에 마르크스는 ‘그것만으로 결정되진 않는다.‘라고도 말한다. - P121

어느 정도나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감각은 자신에 대한 평가와도 연관이 있다. 나는 ‘이 정도 여유 있게 사는 건 당연하지.‘라는 생각을 항상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 P122

거품경제 시대의 일본 노동자들은 필요 수준이 대단히 높았다.
"일주일에 한 번은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 게 당연하지. 그 정도는 할 수 있어야 일할 맛이 나지."
이 정도가 거품경제 시대의 필요 수준이었다. 지금은 "분식집이나 국수집이면 되지." 정도인 듯하다. - P122

언론 매체는 ‘물질 지상주의에서 벗어난 새로운 가치관‘이라고좋게 평가하거나 반대로 ‘욕망을 잃고 점점 더 기운이 빠진 일본이 되게 만드는 원흉‘이라고 비판하지만, 아무 개념도 들어 있지않은 이런 논평은 무의미할 뿐이다. 문제는 마르크스가 말하는문화적 맥락에서 일본 노동자 계급은 과거 30년간 계속 후퇴하고 있다는 것이다.  - P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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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바뀌었다는 것을 알았다. 바코드로 찍는데, 무슨 문제였을까.
책상에 책을 쌓아놀았던 것이 화근이었나.

책 ‘수학자가 들려주는 진짜 논리 이야기‘이다.
밑줄을 바꿀 시간도 없고, 여력도 없다.

오랫동안 대학교 1~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리 논리 및 논술, 집합론 등을 가르치면서 왜 학생들은 논리적 사고와 서술을 그렇게 어려워할까. 어떻게 하면 더 잘하도록 가르칠 수 있을까를 관찰하고 연구해왔다.  - P104

학생들의 이해와 관심을 높이고자 수업 시간에 학생들과 (매우 친근한 말투로) 대화를 자주 시도해보지만 그들의 태도는 소극적인 편이다. - P104

첫째, 뒤처지는 학생들이 머리가 좋지 않아 논리적 사고와 서술을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것을 요구하는 상황을 접하게 되면 그냥 머리의 회전이 멈춘다는 것을 알았다. - P104

둘째, 어떤 개념을 정의하고, 그것에 이름(또는 기호)을 붙이고,
그것을 머릿속에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쓰는 행위 자체를 잘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P105

 하지만 대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x가 집합 (0, 1) 의 원소라면 x는 무엇입니까?"라고 질문하면 이상하게도 학생들이 잘 대답하지 못한다. - P105

이 질문은 그냥 "(0, 1)이 무엇입니까?"와도 같은 질문이다. 이 질문을 받은 학생들은 대개 머릿속에 다음 그림과 같은 구간을 떠올리지만, 그것을 말로는 잘 옮기지 못한다. - P105

자, 이제 이 정의를 이용하는 문제를 살펴보자. "어떤 집합 P어떤 집합 Q가 정의되어 있을 때) PCQ임을 보이시오"와 같은 문제가 있다고 하자. 그러면 우리는 P와 Q의 정의가 무엇이든 상관없이 그냥 ‘부분집합의 정의에 따라 P의 임의의 원소를 라하고, 이 x가 Q의 원소임을 보이면 된다. - P106

엄밀한 논리에서나 일상적 대화에서나 이 출발점이 가장 중요하다. - P107

우리나라에는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사람이 많고, 그들은 대체로 가시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데 탁월한 능력이 있다. 그러나 반면에 기초적인 논리력이나 판단력 등이 약한 사람도 이상하게 많가. - P107

논리력을 언어적 논리력과 수학적 논리력으로 구별할 수 있고, 이중 언어적 논리력이 좀 더 많은 사람에게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쓰인다고 보는 의견에는 나도 대체로 동의하는 편이다. - P108

 결승에 오른 두 학교의 학생 대표들이이 주제에 대해 각자 자기 생각을 먼저 파워포인트 자료로 발표하고 난 후에 서로 토론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는데, 그 학생들이 토론하는 모습을 보고 매우 놀랐다. 토론이라기보다는 말싸움에 가까웠고, 양측이 모두 상대방의 말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데만 집중했다. - P109

게다가 무엇보다도 나를 놀라게 한 것은 양측이 모두 "매년지구의 평균기온이 0.5도씩 상승하고 있다"라는 것을 기정사실화하여 토론하는 것이었다. - P109

예전에 우리나라 최고의 이공계 영재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통령과학장학생 선정 심사에서도 이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 - P110

그때 대다수 학생은 자기 생각을 정리하여 남들에게 제시하는 데는 집중하지 못하고 단순히 상대의 발언에 대해 반박하거나 말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데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 보니 토론의 주제에서 벗어나 대화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기도했다.  - P110

 우리가 평소에가장 흔히 보게 되는 토론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양 진영으로 나뉘어 극단적인 대립 양상을 보이는 토론이다. 하지만 그런 토론은 표준적이지도 않고 교육적이지도 않다.  - P110

토론을 잘하기 위한 태도로 다음 다섯 가지를 지키면 좋을 것같다.

첫째, 근거를 바탕으로 주장하기
둘째, 과장하지 않기
셋째, 인정할 것은 인정하기
넷째, 논지에서 벗어나지 않기 (말꼬리 물지 않기)
다섯째, 냉정함을 유지하기 (말싸움에 말려들지 않기) - P111

 내가 이것을 가장 중요한 태도로 꼽은 이유는 그렇게 하는 것이 이 다섯 가지 중에서 가장 어렵기 때문이다. - P111

물론 이것은 이 세상 그 어느 사회도 아직 이루지 못한이상에 불과하겠지만 좋은 토론 태도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토론을 잘하는 사람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좋겠다는 바람을가져본다. - P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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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핸드폰이 오래되서 문제가 발생했거나 데이터 전송 중 오류가 났거나.
이건 곽재식 작가의 역설에 관한 책에 나오는 글들이다.


2장 돈의 역설
06.이카루스의 역설
Icarus paradox


캐나다 출신 경제학자이자 기업 전략 컨설턴트인 대니 밀Danny Miller가 1990년에 펴낸 동명의 책에서 유래한 용어다. 성공한 기업이나 사람이 자신의 성공 요인에 안주해 혁신하지 못하고, 그성공 요인 때문에 도리어 실패하게 되는 상황을 가리킨다. - P101

현대에 와서는 다이달로스보다도 그의 아들 이카루스가더욱 잘 알려진 듯싶다. 그리스어로 그의 이름은 이카로스Tags인데, 워낙에 유명한 인물이다 보니 라틴어 내지는 영어식 표기인 이카루스 Icarus로 한국에서는 더 친숙하다. - P102

과학과 기술에서 뛰어난 그는 그 정도로 복잡한 미로를 설계하고 건설할 수 있는 실력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왕은 나중에 다이달로스 때문에 화가 나는 일이 생겨서, 다이달로스가 만든 그 미로 속에 다이달로스와 그의 아들 이카루스를 가두어 버린다. - P103

다이달로스는 너무 성실하게 미로를 만들었다. 그래서 그조차도 미로에서 길을 찾을 수 없었다. 단, 미로는 지붕이 없이 벽으로만 둘러쳐진 곳이었기 때문에 만약 하늘로 날아오를 방법이 있다면 탈출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 P103

깃털을 밀랍으로 붙여 마침내 날개를 완성한 다이달로스는 그것을 자신의 몸에 장착하고 아들에게도 달아 준다. 그리고 당부한다. "너무 높이 날면 날개가 망가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 P103

이카루스는 하늘을 나는 즐거움과 흥분에 도취되었다. 그는 높이, 더 높이 날게 된다. 아버지의 경고까지 잊은 그는 하늘의 아주 높은 곳까지 치솟아 오른다. 결국 태양의 열에 이카루스의 날개 깃털을 이어 붙인 밀랍이 녹아내리기 시작한다. - P104

하늘로 날아오르는 꿈 같은 장면과 비참하고 안타까운 최후가 극적으로 대비되어 있기 때문에 이 이야기는 문학적인비유로도 자주 활용되었다. ‘이카루스의 비상‘이라거나 ‘이카루스의 날개‘처럼 무모하지만 놀라운 도전을 일컫는 상징적인 표현으로 곳곳에서 활용되곤 했다.  - P104

또 이카루스는 자신의 안전이나 아버지의 논리적인 경고보다도 하늘을 난다는 즐거움에 도취되었던 젊은이였기 때문에, 한 가지 목표에 대한 열정만으로 열심히 몰두하는 젊은이에 대한 비유로 언급되는 경우도 있다. - P105

밀러는 너무 높이 날았기 때문에 추락하게 되었던 이카루스의 처지를 기업경영에 비유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너무 큰 성공을 거둔 기업은 바로 그 성공의 원인 때문에 오히려 망하게 될 가능성이커진다. - P105

최근 언론에서 가장 자주 언급되는 사건으로 예시를 골라보자면, 핀란드의 휴대전화 제조 산업을 꼽을 수 있다. - P105

그러다 이동통신이 보급되고 휴대전화가 퍼져 나가면서, 의사소통하는 방법에 대한생각이 뿌리부터 바뀌었다. 전화는 더 이상 건물이나 장소가 아니라 개인에게 소속되는 기계가 되었다. - P105

이런 변화 속에서 핀란드는 성능과 품질이 좋으면서도 가격도 비싸지 않은 전화를 대량 생산 하는 데 성공하여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 P106

2010년대에 접어들면서 상황이 완전히 변했다. 핀란드 회사를 이기기 위해 막대한 돈을 투자하고 있던 한국이나 일본의 전화기 제조업체가 마침내 경쟁에서 앞서 나가는 데 성공했기 때문일까? 전혀 아니었다. - P106

아무도 이길 수 없을 것 같았던 핀란드 회사를 무너뜨린곳은 전화기 제조업체가 아니라 엉뚱하게도 미국의 컴퓨터회사였다. 스티브 잡스 Steve Jobs가 CEO로 있었던 그 회사에서는 2007년에 스마트폰을 개발해 출시했다. - P106

하지만 이 미국의 컴퓨터 회사는기술의 발전으로 이제는 스마트폰이라는 제품을 누구나 널리 사용할 수 있을 만한 시대가 되었다 여기고, 신기한 고급 제품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이 널리 사용할 수 있는 장치로 고성능 스마트폰을 개발해 판매한다는 계획을 추진했다. -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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