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론 책 읽는 것이나 쓰는 것 양쪽 모두 별로 선호하지 않는 것 같다.

‘캐릭터 ‘란 자신이 사건을 유발하거나 아니면 다른 사람이나 사물이 일어나게 만든 사건에 반응하거나, 혹은 둘 다에 해당하는 허구의 존재를지칭한다. - P36
픽션 한 편이 오랜 세월 독자/관객에게 소개되면서 전형적인 형식을 탈피해 무수히 다양하게 변주되었다. - P37
사건의 사전적 정의는 일어나는 어떤 일이다. 그러나 스토리에서는 가치 값에 아무런 변화를 가져오지 않는 일이 일어나면, 사건으로서 의미가 없다. - P37
이야기꾼에게 가치란 긍정에서 부정으로, 혹은 부정에서 긍정으로 그값을 바꿀 수 있는 인간 경험의 대립항으로 정의된다. - P37
따라서 스토리 안에서 사건은 캐릭터의 삶에서 가치값의 변화가 일어나는 순간이다. 이 변화의 원인은 캐릭터가 취한 행동이거나 아니면 자신의 통제범위 밖에서 벌어진 사건에 대한 캐릭터의 반응이다. - P38
하나의 사건이 동전의 양면 같은 이중 효과를 내기도 하는데, 이 효과가 선명하게 드러나는 대목은 전환점에서 비밀이 폭로되거나 인물이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다. - P38
사건과 캐릭터는 간단히 말해 각각 다른 각도에서 전환점을 바라보는 용어다. 밖에서 안으로 스토리를 바라볼 때 우리는 그것을 사건으로 이해하며, 안에서 밖으로 볼 때는 캐릭터로 경험한다. - P39
• 캐릭터 설계 바꾸기 : 한 걸음 물러나 주인공의 심리를 고찰해 보니, 절정에 임팩트가 결여된 이유는 캐릭터가 지나치게 맑고 순수해서 결말에 설득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캐릭터의 도덕성을 어둡게 그려서 강인한 생존자로 고쳐 볼 수 있다. - P40
한 번 더 명확히 해두자. 플롯의 사건은 캐릭터의 삶에서 가치 값을 전환시킨다. 캐릭터는 행동으로 이런 사건을 초래하거나 외부의 힘이 사건을 일으킬 때 거기에 반응한다. 따라서 캐릭터의 성격을 바꾸려면, 그가어떤 인물이 되었는지 보여 주도록 사건을 재설계해야 한다. - P40
조금 더 그럴듯한 두 번째 이유는 미학적 관습이다. 아테네 극작가들은 서브텍스트를 의식하며 글을 쓰지 않았다. 실제로 배우들은 캐릭터의 정수를 표현하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공연했다. - P41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는 그 일이 누구에게 일어나느냐보다 무슨 일이 일어나느냐에 더 중점을 두었을 것이다. - P41
인물 묘사(characterization)란 (중략) 한 마디로, 타인들과 관계를 이어 나가며 인물이 쓰는 가면이나 페르소나다. - P42
진정한 성격(True character)이란 보이지 않는 인물의 내적 본성, 즉 인물의 가장 깊숙한 동기, 저변에 자리한 가치를 말한다. - P42
캐릭터가 하는 말, 행동, 그가 추구하는 욕망이 그럴 법하다고 독자와 관객이 믿지 못하면, 그 스토리텔링은 성공하기 어렵다. 또한 캐릭터의 핵심자아가 취하는 선택과 행동이 있어야 스토리 안에서 일이 벌어지고 향후 사건의 토대가 마련된다. - P42
캐릭터는 자기 앞에 놓인 문제를 해결하거나 해결에 실패하도록 설계되며, 스토리는 문제와 씨름하는 캐릭터의 특성과 자질을 표현하도록 설계된다. 캐릭터가 하는 행동이 곧 플롯의 사건이고, 플롯의 사건이 일어나도록 유도하거나 실제로 일으키는 매개체가 곧 캐릭터다. - P43
그런데 어째서 21세기가 된 지금까지 캐릭터 위주VS플롯 위주 논쟁을 계속하고 있을까? - P43
누구에게 일어나느냐보다 무슨 일이 일어나느냐에 더 강조점을 두는것이 이류 예술을 낳는다니, 그야말로 터무니없는 논리다. - P43
반면에 깊이 없이 과장된 수사에 표현력은 미달이면서 인물 묘사만빽빽한 문학, 연극, 영화 때문에 고역을 치른 경험은 얼마나 많은가? 강조점을 어디이 싣는 그것만으로는 아무것도 보장되지 않은다. - P44
이에 반해 캐릭터 위주의 스토리는 주요 사건을 캐릭터의 손에 맡긴다. 이런 서사 안에서는 캐릭터의 선택과 행동에 따라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가 정해진다. - P44
플롯 위주 스토리와 캐릭터 위주 스토리의 차이점은 여섯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1. 인과관계
2. 정체성
3. 가치
4. 깊이
5. 호기심
6. 자유의지 vs 숙명 - P44
1. 인과관계 (중략) 캐릭터 위주 스토리에서는 그 반대다. 스토리의 중요한 인과관계가 캐릭터의 의식적 · 잠재의식적 에너지에서 비롯된다. - P45
3. 가치
순수하게 플롯 위주의 스토리에서는 주인공이 세상에 결여된 무엇을 채우려고 분투하며, (중략) 반대로 순수하게 캐릭터 위주의 스토리에서는 주인공이 본인에게 결여된 무엇을 채우려고 분투한다. 이 - P45
4. 깊이
그러므로 플롯 위주의 스토리는 사회적·물리적 설정의 디테일을 활용해 서사를 풍성하게 만든다. (중략) 반면 캐릭터 위주의 장르에서는 심리적 모순으로 서사에 층을 더한다. 캐릭터 내면에 미지의 욕망을 묻어 두고, 이후에 이 충동을 끄집어내 인물의 합리적 사고와 충돌시킨다. - P46
4. 깊이
인물의 깊이는 애면의 복잡성을 보여주는 척도이지만, 인물의 복잡성은 그가 삶에서 대면하는 적대적 힘의 크기를 넘어설 수 없다. 갈등으로되지 않는다면 우리가 어떻게 인물의 깊이를 감지할 수 있겠나? - P47
5. 호기심
심리적 사실주의의 대가인 셰익스피어는 모든 중심 인물들의 마음에 예측 불가능성을 심어 두었다. - P47
5. 호기심
플롯 위주의 스토리에서는 내적 갈등을 제거하는 대신 중심 인물들을사회의 극과 극으로 나눠 대립시킨다. 액션물에서 영웅은 불의를 바로잡고 피해자를 구하는 반면, 악당은 잔학 행위를 저지르고 무고한 이들의 목숨을 빼앗는다. - P47
6. 자유의지 vs 숙명
(전략) ‘자유의지‘라는 관념에는 미래를 알 수 없고 그 종착지는 여러 갈래 중 하나가 될텐데 그게 어디일지는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가려져 있다는 믿음이 깔려있다. 반면에 ‘숙명‘ 혹은 ‘운명‘이라고 하면 마치 무정형의 필연적인 업보의 힘이 인생을 하나의 불가피한 사건으로 빚어내는 느낌이 든다. - P48
6. 자유의지 vs 숙명 (중략) 하지만 막상 스토리의 절정에서 시작점을 되돌아볼 때는 서사가 불가피한 경로로 흘러갈 운명이었음을 깨닫는다. 이 두 가지 관점은 플롯위주 스토리와 캐릭터 위주 스토리에서 각각 다르게 펼쳐진다.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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