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온라인 이미지 정보와 인상 관리


초고속 인터넷과 디지털 카메라의 보급으로온라인에서 사진을 이용해 자신의 이미지를 관리하는 일이 흔해졌다. 최근 등장한 서비스들은 사진을 이용해 자신을 표현할 수있는 기능들을 제공하곤 한다. - P25

온라인 이미지 정보

(전략).
과거 큰 인기를 끌었던 싸이월드 미니홈피도 친구들끼리 사진을 활발하게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주된 인기 요인이었다. 내가 오늘 만난 사람, 간 곳, 먹은 음식 등을 일일이 글로 표현하지 않아도 되었으며 사진만 올리면 모두해결되었다. - P26

사진과 온라인 인상 관리

온라인에서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 내 사진은 나에 대한 인상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내 사진을 보여주는 경우는 대부분 내가 상대를 이미 알고 있을 때다. 따라서 내 사진은 나의 첫인상보다는 남들이 이미 갖고 있는나의 인상을 관리하는 데에 주로 사용된다. - P27

인상 관리와 관련된 개념으로 페르소나(persona)를 들수 있다. 페르소나는 외적인 인격, 즉 남들에게 보이는 나의 인격 혹은 가면을 쓴 인격이라고 볼 수 있다. 온라인에서는 면대면에 비해 상대적으로 쉽게 나의 새로운 페르소나를 만들어 낼 수 있다. - P27

그렇다면 우리는 왜 온라인 인상 관리에 그렇게 신경을쓸까? 온라인에서는 누가 나의 페르소나를 지켜보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 때로는 방문객들이 글이나다른 방법으로 자신이 다녀갔음을 알리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때가 더 많다. 한때 미니홈피 방문객을 정확하게 알게 해 주는 불법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었던 이유도 이때문이다. - P28

 상대는 본격적인 온라인 인상 관리를 하고 있는데 그것이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이라고 잘못 판단할 수 있다. 물론 일반적으로 오프라인 페르소나와 온라인 페르소나는 일정 정도 연관성을 지닌다. 완벽하게 새로운 페르소나를 만들고 유지하는 일이 그렇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말하고 생각하는 습성과 다양한 버릇들은 노력을 한다고 해서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 P29

사진과 인지적 편견


문자 정보에 대한 과도한 귀인은 부정확한 판단에 이르게하지만 우리는 그러한 오류의 가능성을 잘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을 살펴보았다. 사진의 판단도 이와 유사하다. - P30

연구에 의하면 사람들은 온라인에서 일시적으로 잠깐 상호작용하는 사람에게는 사진 공개를 꺼린다(Walther,
Slovacek, & Tidwell, 2001). 하지만 앞으로 오랜 기간 동안 상호작용할 것이 예상되거나 이미 알고 있는 지인들이면 사진 공개를 하게 된다. - P30

인상 관리란 결국 끊임없는 은폐와 발견의 반복이 이루어지는 과정이다. 상대는 좋은 모습만을 보이려 하는 반면, 나는 상대의 진짜 모습을 발견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과정에서 사진에 대한 나의 판단을 과신하는 것은 피해야한다. ㅡ - P31

참고문헌 Walther, J. B., Slovacek, C., & Tidwell, L. C. (2001). Is a pictureworth a thousand words? Photographic images in long termand short term virtual teams. Communication Research, 28,
105 - 134. - P31

06

온라인 대인 관계 심리학


CMC 환경이 처음 도입되었을 때 학자들은 CMC로 인간적인 관계를 만드는 것이 어렵다고보았다. (중략).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온라인 대인관계는 흔하게 발견되었으며 이제는 대인관계에 기반을 두는 SNS가 전 세계로 퍼지고있다. - P41

인터넷에서 인간관계

(중략).
CMC(Computer Mediated Communication) 초기 연구들은 CMC의 특성, 즉 익명성과 부족한 사회 정보 때문에인간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어렵다고 보았다. 사회정보란 표정, 목소리, 외모, 말투 등 상대방에 대한 정보와대화 상황 등에 대한 정보를 의미한다(김수정, 2009). - P42

학자들은 사용자들이 어떻게 CMC의 단점을 극복하였는가에 큰 관심을 두기 시작했으며 왜 초기 연구들에서 이러한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는지 돌아보았다. 그 결과 초기의 연구들은 생면부지의 사람들을 실험실로 불러 한집단은 면대면으로 직접 소통하게 하고 다른 집단은 컴퓨터로 대화하게 한 다음 대화 상대방을 평가하도록 했음이 밝혀졌다. - P43

왈서(Walther, 1996)는 이러한 기존 연구들을 비판하며 실험이 아닌 실제 상황에서 CMC로 상호작용하는 집단들을 관찰했다. 그 결과 모든 CMC 집단들이 대인 관계를잘 형성하지는 못했지만 CMC 환경에서 긍정적인 사회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가능함을 발견했다. 단 전제 조건이있었다. 하나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P43

. 둘째는 온라인 대화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서로 나중에 다시 만날 것이라는 기대감을 지녀야 한다는 것이다. - P44

사회 정보 처리 모형

사회결정론적 관점을 지닌 왈서의 사회 정보 처리 모형이의미하는 바는 면대면에 비해 시간이 더 걸릴 뿐, 충분한시간이 주어지고 서로 다시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온라인에서도 좋은 인간관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 P44

온라인에서 잠깐 대화하고 끝날 사람에게 예의를 갖추어 공손히 대하는 것은 쉽지 않다. 더구나 상대방에게 성별, 연령, 외모, 사는 곳 등 여러 가지 정보가 서로 노출되지 않으면 더욱 그러하다. - P45

온라인 환경의 대인 심리


그렇다면 비록 대인 관계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긴 해도 온라인 환경이 면대면에 비해 그다지 좋은 환경을 제공하지못한다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왈서는 사회 정보 처리 모형으로 온라인에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가능함을설명하고 이에 더해 초대인 효과(hyper-personal effect)가 발생하면 면대면보다 오히려 온라인에서 더욱 친밀한관계가 만들어질 수 있음을 발견했다. - P46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의 특징은 실시간 면대면 대화에비해 메시지를 작성하는 데에 시간이 더욱 많이 주어진다는 것이다. 상대방이 작성한 글을 보고 순간적으로 답변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중략).
온라인에서 이런 대화가 반복된다면 어떻게 될까? 대화를 주고받는 모두가 자신의 모습을 최대한 긍정적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우리가 면대면에서 흔히 저지르는 이른바 ‘말실수‘를 할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지기 때문이다. - P47

참고문헌

김수정(2009). 사회적 정보처리와 아동의 사회 적응간의 관계: 보완된정보처리 모델을 중심으로, ≪사회과학연구≫, 48권 1호, 123~157.
Walther, J. B. (1996). Computer-mediated communication:Impersonal, interpersonal, and hyperpersonal interaction.
Communication Research, 23, 3~43.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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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환경의 이해


인터넷 환경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익명성이다. 비록최근에는 사회연결망서비스(SNS) 같이 나의 존재를 공식적으로 드러내는 경우도 많지만 아직까지 대부분의 온라인 서비스를 사용할 때 맘만 먹으면 나를 드러내지 않을수 있다. - P5

하지만 익명성은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의 질을 낮추는역할도 한다. 온라인에서는 상대가 나의 사회적 신분이나배경을 잘 모르기 때문에 내 감정이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욕설이나 비방 같은 부정적인표현을 하기가 쉽다. - P5

익명성만이 부정적 효과를 불러오는 요인은 아니다. 면대면 대화에서는 상대방이 실제로 내 앞에 있기 때문에 상대의 ‘존재‘가 나의 대화에 영향을 준다. 하지만 온라인 익명적 상황에서는 상대방이 내 앞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때문에 대화 중 상대의 존재감을 잘 느끼기 어려운데 이를 흔히 사회적 실재감(social presence)이 낮다고 표현한다.
(중략).
비록 초기의 학자들은 온라인 환경의 기술적 특징들을 감안해 온라인에서는 자유롭고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고 이것 때문에 사회적규범을 준수하지 않는 일탈 행위가 많이 나타날 것이라고생각했다. 수평적 의식이 꼭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아니라고 본 것이다. 하지만 보다 많은 연구들이 진행됨에 따라 학자들이 발견한 것은 항상 이러한 예측이 맞는것은 아니라는 점이다(송경숙, 2002). - P6

(중략).
이러한 현상을 사회적 정체성에 의한 탈개인화 현상(social identification and deindividuation) 효과라고 한다. 익명적 온라인 환경에서 상대에 대한 평가를 할 때 그사람자체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집단 정체성에 근거해 판단한다는 의미다. (후략).
(이은주, 2008) - P7

인터넷에 대한 심리학적 접근의 필요성


이야기를 정리하면, 익명적이고 사회적 실재감이 낮은 온라인 환경은 분명히 면대면 대화 상황과는 차이가 있다.
초기에는 온라인 환경의 특징이 주로 부정적인 효과를 유발하고 사람들이 사회적 규약이나 규범을 벗어나는 일탈행위를 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되었다. - P9

(전략)
또한 온라인 환경이 유발하는 심리적 효과는 항상 고정된방향으로 일정하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조건들과맞물려 때로는 반대의 결과를 내기도 한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다. 하지만 그 생각이 반드시합리적이고 이성적이지만은 않다. 때로는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때로는 지나치게 이성적으로, 혹은 그 사이에서생각하고 행동한다. - P10

사실, 초기의 인터넷 연구는 인터넷에서는 대인 관계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고 보았다. 익명적이고 사회적 실재감도 낮은 온라인 환경에서는 인간관계 형성과 유지에반드시 필요한 다양한 정보들을 효과적으로 교류할 수 없다고 봤다. - P11

그것은 인터넷 환경이 사용자들에게 미치는 효과가 다양한 요인들로 결정되기 때문에 학자들이 처음에 생각한것처럼 인터넷에서 단순한 일들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기때문이다. 이제는 인터넷의 속도도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빨라졌다. - P11

온라인 사회적 정보 교류


익명성 같은 온라인 환경의 기술적 특성에 근거한 부정적인 전망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또 다른 예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인터넷이 처음 등장했을 때 이제는시간적, 지역적 한계를 뛰어넘어 전 세계 누구와도 원하는때에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P12

하지만 학자들이 발견한 것은 생각보다 인터넷에서 사회적 경계를 넘어서는 정보 교류가 많이 일어나지는 않는다는 것이었다. 가령 언어는 문화나 국가적 경계를 넘어서는 대화를 가로막는 장벽으로 작용한다. 온라인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언어는 단연 영어다. - P13

온라인에서는 문화나 국가의 경계만이 하나의 사회적경계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다. 학교, 직장, 취미 등과 관련된 다양한 집단의 경계 역시 온라인에서 하나의 경계로 작용한다. - P13

온라인 인맥 서비스와 관련된 최근의 여러 가지 현상들을 종합해 보면 SNS 같이 오프라인의 관계가 온라인으로까지 전이되는 경우가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다 보니대화나 정보 교환 역시 이들 사이에서 이루어진다. - P14

미국에서는 수년 전부터 구글 같은 검색엔진을 통해 뉴스를 찾아 들어가는 것보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SNS를 통해 뉴스를 읽게 되는 일이 훨씬 많아졌다. (중략).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사회적 관계는 유사성을 근거로 형성되며 따라서 나와 친구 관계에 있는 사람들은 대개 특정 측면(예: 학교,
지역, 취미 등)에서 유사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 P15

하지만 이것은 사회적 경계를 넘어서는 온라인 행동이기술적으로 어떠한 어려움을 지니고 있기 때문인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이들 경계가 하나의 심리적 경계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 P15

사회적 정보 교류의 양면성

인터넷 환경의 기술적 특성은 보다 자유로운 대화와 정보교류를 가능하게 하지만 정작 사용자들은 사회적 경계 속에서 활동하곤 한다. - P16

일찍이 사회학자 그래노베터(Granovetter, 1983)는 사람들이 어떤 창구를 통해 정보를 얻고 취직을 하게 되는가를 연구했다. 일반적으로 친한친구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얻어 취직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지만 결과는 그 반대였다. 사람들이 취직과 관련된 유용한 정보를 얻은 대상은 별로 친하지 않으며 가끔씩 연락을 주고받는 지인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 P16

그래노베터는 이를
‘약한 관계의 강함(strength of weak ties)‘이라고 표현했다. 이와 달리 ‘강한 관계의 약함(weakness of strong ties)‘
은 친한 지인들의 정보가 중첩성이 높아 참신성과 유용성이 떨어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온라인에서 자유로운 대화가 이루어지고 보다 유용한정보를 활발하게 주고받게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사람들은 다양한 사회적 경계 안에서 온라인 활동을 하곤 한다. - P17

인터넷과 심리

이제까지의 이야기들은 사람들이 인터넷 같은 미디어를사용하는 방법이 반드시 미디어의 기술적 특성에 의해 결정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 준다. 그보다는 다양한 사회문화적 그리고 심리적 요인들이 상호작용해 개인의 행동에 영향을 주게 된다. - P18

인터넷의 특성상 자유로운 의사소통과 정보 교류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일상에서는 다양한 층위의 사회적 경계가 사용자들의 행동을 가로막는 장벽으로 작용한다. 그 결과 최근에는 아예 오프라인 관계가 온라인으로 전이된 SNS가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이에 따라 소셜 내비게이션 현상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 P18

그렇다면 사용자들의 미디어 이용행위의 특성과 행위의 결과들이 지니는 의미를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 P19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과 그에 따른 사용자들의 행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술, 사회, 심리적 요인들을 복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대부분 인터넷이라는 미디어에 대한 논의는 주로 기술적관점에서 이루어져 왔다. - P19

하지만 우리의 관심사가 미디어의 기술적 요인에만 집중된다면 사용자들의 미디어 이용행위를 올바르게 이해하기 어려워진다. 더욱이 상대적으로 그 역할이 지속적인심리 요인들에 대한 고려 없이 급변하는 미디어 기술에만관심을 둔다면 핵심 사항들을 배제한 채 피상적인 이해에만 머물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미디어의 기술적 특성과 관련된 사용자들의 심리적 작용을 중심으로 온라인 환경에서 발견되는다양한 현상들을 심리학적 관점에서 살펴보려 한다. - P20

참고문헌

송경숙(2002). 컴퓨터 - 매개 - 커뮤니케이션(CMC)에서의협력원리와 예의원리: 영어 인터넷 채팅(IRC)을 중심으로.
≪새한영어영문학≫, 44권 2호, 641~660.
이은주(2008). 탈개인화 효과에 관한 사회적 자아정체성 모델: 이론적함의와 향후 연구과제. ≪커뮤니케이션 이론≫, 4권 1호, 7~31.
Granovetter, M. (1983). The strength of weak ties: A networktheory revisited. Sociological Theory, 1, 201~233.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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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해적인 일반화 방법들은 개인들의 실천적 경험에 근거하지만 ‘개념‘ 혹은 ‘범주적‘ 생각의 핵심에는 언어 체계를 통해 교류되는 사회의 공유된 경험이 있습니다. - P91

상황에 따른 개념적 생각에서 분류에 따른 개념적 생각으로의 이행이 사람이 관여하는 활동 형태에서 이루어진 근본적 변화와 관계있다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는 사실입니다. 이전 활동이 도해적인 실천적 조작에 뿌리박고 있는 것처럼 이후 활동은 어린이가 학교에서 배워 수행하게 되는 이론적 조작에 의존하게 됩니다. - P91

비고츠키는 아동 발달의 연속적인 단계들에 대한 관찰과 연구에 근거하여 의미 발달과 의미 반영의 새로운 양식이 어떻게 기원했는가에 대한 이론을 만들었습니다. 이제 이어지는 질문들에 명확하게 대답하는 것은 우리 몫입니다. 낱말 의미가 인간 사회의 연속적인 단계에서 어떻게 발달하는가? 잘 교육 받은 사람의 일반화 능력은 모든 사회의 성인에게서 발견될 수 있는가? - P92

연구방법

피험자들에게 네 가지 물건이 그려진 그림을 보여 주었는데, 그중의 셋은 하나의 범주에 속하고 나머지 하나는 다른 범주에 속합니다. 피험자들에게 어떤 세 가지 물건이 비슷합니까?", "‘한 무리로 묶을 수있습니까?", "한 낱말로 표현할 수 있습니까?" 또는 "어떤 대상이 같은무리에 속할 수 없나요?" 혹은 "다른 세 가지 대상에 적용되는 한 낱말로 표현할 수 없는 대상은 어떤 것인가요?" 같은 질문을 했습니다.⁵

5) 우즈베키스탄 언어에는 서로 다른 낱말이 존재합니다. ‘비슷한‘, ‘유사한‘의 의미를나타내는 낱말과 ‘적합‘, ‘타당한‘의 의미를 지칭하는 낱말이 서로 다릅니다. - P93

우리는 또한 이 피험자들이 아주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좀 변화된 테스트도 실시했습니다. 이런 변형된 테스트에서는 피험자에게 분명히 한 범주에 속하는 세 가지 그림을 제시하고 두세 개의추가적인 그림을 보여 주면서 그 범주에 적합한 네 번째 그림을 고르라고 요청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단일한 의미적 기준에서 보면 추가적인 그림에서 단지 하나의 그림만이 처음 범주에 적합합니다. - P93

피험자 대답의 신뢰도를 알아보기 위하여 그리고 피험자의 대답을 지배하는 특정한 심리 과정을 파악하기 위하여, 우리는 피험자에게 그가 모아 놓은 대상들의 무리들을 각각 정의해 보도록 요구했습니다. (중략)
그래서 만일 피험자들이 실천적인 상황에 맞게 대상들을 무리 짓는다면 우리는 그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다른 사람은 다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했어요." (이러이러한 대상들을 한 무리에 넣었어요.) "왜 그 사람이 그렇게 했을까요?" "그 사람이 맞았나요, 틀렸나요?" - P94

18세에서 65세까지 다양한 연령의 피험자 55명이 실험에 참여하였습니다. 26명은 페르가나의 계곡이나 산골 마을에서 온 농부들이었습니다. (중략), 이들 모두는 문맹이었습니다. 다른 10명의 피험자들은 집단농장의 활동가였습니다. 그들은 단기교육 과정을 이수하였지만 글을 겨우 읽고 쓸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 P95

결과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 피험자의 대다수는 학교를 다닌 적이없었고 당연하게도 이론적 조작들을 행하는 체계적인 교육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런 연유로 그들이 어떤 원리를 적용하여 대상들을 무리 짓는지 우리는 너무도 큰 호기심을 가지고 관찰했습니다. - P95

거의 모든 피험자가 주의 깊게 설명 내용을 들었고 열정적으로 제시된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종종 어떤 경우에는 심지어 시작부터 ‘같은‘ 범주에 속하는 대상을 고르지 않고 "특수한 목적에 적합한 대상들"을 골랐습니다. - P95

실험이 한창 진행된 후에야 많은 피험자들이 이 경향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심지어 그때에도 그들은 과제를 어떤 공통된 자질에 따라 대상들을 범주화하는이론적 조작이 아니라 실천적 상황에서의 역할에 따라 대상들을 무리짓는 조작으로 간주하곤 했습니다. - P96

게다가 이들 피험자들은 낱말을 대상을 분류할 때 사용할 추상적범주를 위한 상징으로 해석하지 못했습니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적합한 대상들을 묶어 낼 수 있는 실천적 도식들에 관한 아주 구체적인 관념들이었습니다.⁶

6) 대한민국 교사들이 경쟁으로 말미암아 교사 양성 과정에서 그리고 임용 후 학교 현장에서 발달 지체를 겪다 보니, 실천적 도식에 필요한 구체적인 관념만 추구하고 있습니다. 즉각적으로 따라 할 수 있는 단편적인 방법, 절차, 기법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언제어디에서나 주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원칙과 원리, 법칙, 이론에 대한 탐구를 등한시하고 있습니다. - P96

실천적 삶에서 사용된 조작들을 재현하려는 경향은 교육 받지 못한문맹의 피험자들이 자신들을 통제하는 바로 그 요인이었습니다.  - P97

피험자: 라크마트 - 39세, 외곽 지역 출신의 문맹인 농부. 페르가나는 물론이고 다른 어떤 도시에도 가 본 적이 없음.

그에게 망치-톱 - 통나무-손도끼가 있는 그림을 보여 주었다.
"그건 다 비슷해요. 난 이 모든 게 여기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보세요. 만약에 당신이 톱질을 하려고 한다고 가정해 보세요. 당신은 톱이 필요하지요. 그리고 만약에 뭔가를 쪼개려고 한다면, 손도끼가 필요해요. 그렇게 이 모든 게 여기에 있을 필요가 있어요."

:: 실천적 상황에서 대상들을 무리 짓기 위하여 ‘필요‘의 원리를 적용. - P98

• 보세요, 여기에 바퀴 세 개와 집게 하나가 있어요. 분명하지요. 집게와 바퀴는 어쨌든 같지 않지요. 그렇지요?

"아니요. 그것들은 함께 있어야 해요. 저도 집게가 바퀴와 다르다는 건 알아요, 하지만 만약에 당신이 바퀴에 있는 어느 부분을 꽉 조이려면, 둘 다 필요해요."

::다시 실천적 상황에 빗대 대상들을 기능에 따라 할당. - P99

우리는 최초의 무리를 담은 그림을 집어 들었다. 망치-톱,-통나무-손도끼.

•이것들 중에 어떤 것들을 한 낱말로 명명할 수 있나요?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 만약에 세 개를 ‘망치‘라고 한다면, 그건 맞을수 없죠."

:: 일반적 용어 사용을 거절함.

(중략).

•사실을 말하면, 망치, 톱, 손도끼는 모두 도구예요.

"그렇지요, 하지만 우리가 도구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나무는 여전히 필요해요. 나무가 없다면, 우린 어떤 것도 만들 수 없어요."

:: 범주적 용어를 알려 주어도 상황적 생각을 지속함. - P99

이어서 피험자에게 새-총-단도-총알이 그려진 그림을 보여 주었다.

"제비는 여기 어울리지 않아요. ...... 아니야.
이건 총이군요. 총알로 총을 장전하고 제비를 죽일 수 있군요. 그런 후에 다른 방법이 없으니 당신은 단도를 가지고 새를 잘라야겠군요."

:: 범주적 분류를 행하려 하지 않고 모든 대상을 포함시키는 상황적 생각으로 되돌아감.

(중략).

그러면 혹시 이 세 개는 어울리지만 제비는 어울리지 않는 것 아닐까요?

"아니요. 새는 그래도 거기 있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맞춰야 할 게없잖아요." - P100

피험자: 미르잔브 - 33세, 교육받지 못함. 마을에서 일함. 페르가나에 한번 가 보았지만 다른 도시에는 가 보지 못함.


유리잔-냄비-안경-병 그림을 보여 주었다.

"여기에 어울리지 않는 게 뭔지 모르겠어요. 아마도 병이겠네요. 그렇지요? 유리잔으로 차를 마실 수 있어요. 그건 유용한 것이지요. 안경도유용하지요. 그런데 병에 보드카가 들어 있다면, 그건 나쁘지요."

:: 대상을 분류하기 위해 ‘유용성‘의 원리를 사용함.

피험자에게 어떻게 세 대상이 ‘요리 용기‘의 범주에 속하는지를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러니까 안경이 이 무리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하는 게 맞지 않을까요?
"아니요. 내 생각엔 병이 여기에 속하지 않아요. 그건 해로운 거예요!"

(중략)

•그렇지만 당신은 안경을 용기라고 부를 수 없어요. 그렇지요?

"만약에 당신이 뭔가를 불 위에서 요리한다면, 안경을 써야만 해요.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요리를 할 수 없을걸요." - P109

인용된 사례들이 보여 주는 바와 같이 불운하게도 우리는 이 피험자들이 추상적인 분류 행위를 수행하도록 만들지 못했습니다. (중략). 일반적으로, 대상들을 범주화하기보다는 실천적 도식들을 잣대로 무리 짓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그들은 ‘실천적 유용성‘에 근거하여 조작했습니다.  - P104

피험자: 칼 파르프-25세(I), 야르브 마마르-32세(Ⅲ), 매드 수레임-26세(Ⅲ)

이 세 피험자는 팔만 지역에 있는 마을 출신으로 문맹인 농부이며, 도시를 방문한 적이 없거나 어쩌다 한번 방문하였습니다. 망치-톱-통나무-손도끼를 제시했습니다.


I. "모두 다 비슷하네요. 톱은 통나무를 자를 것이고 손도끼는 통나무를 작은 조각으로 쪼갤 것입니다. 만약에 이것 중에 하나가 빠져야 한다면, 나는 손도끼를 포기하겠어요. 손도끼는 톱만큼 일하는 데 편하지 않아요."

:: 실천적 상황에 대상들을 포함시킴.

Ⅱ. "저도 그것들이 다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당신은 톱으로 통나무를 자를 수 있고, 손도끼로 통나무를 쪼갤 수 있고, 만약에 쪼개지지 않으면 망치로 손도끼 위를 칠 수도 있어요."

(중략).


•그렇지만 한 친구는 통나무를 제외했어요. 그는 망치, 톱, 손도끼는 어떤 면에서 모두 똑같지만 통나무는 다르다고 말했어요.

Ⅱ. "만약에 그가 판자를 만들고 싶다면, 통나무가 필요 없겠네요."
I. "만약에 난로에 넣을 장작을 얻고 싶다면, 우리는 망치를 뺄 수 있지만, 우리가 판자를 다듬는다면, 손도끼 없이도 그 일을 할 수 있지요."

:: 묘사된 상황에 따라 무리 짓는 방법이 변함.

(중략).

• 그런데 통나무는 도구인가요? 아니지요?

피험자 셋 다. "그래도 통나무는 여기에 속해야 돼요. 당신은 통나무가 있어야 뭔가를 만들 수 있어요. 손잡이, 문, 심지어 도구의 손잡이도 나무로 만들어요."
Ⅱ. "우리는 다른 게 나무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통나무를 도구라고 말할 수 있어요. 그래서 통나무도 다른 것과 함께 도구에 속해요."
제가 통나무 대신에 개를 여기에 놓는다면 어떻겠어요?
I. "그러면 개는 어울리지 않겠지요. [다음에 제시될 그림을 지적하면서]그건 총과 어울려요."

:: 새로운 상황을 창출함. - P108

도구라고 부를 수 있는 대상들에 대한 오랜 토론 후에 우리는 유리잔-냄비-안경-병 그림을 제시했다.

III. "냄비와 안경은 잘 어울려요. 유리잔은 병과 매우 잘 어울려요. 만약에 병에 보드카가 가득하다면, 당신은 그늘진 곳에 가서 한잔할 수있어요. 멋지네요! 이것들은 정말 잘 어울려요!"

:: 구체적 상황에서 필요한 것들을 잘 어울리는 것으로 간주함.

Ⅱ. "우리는 냄비를 사용해서 국수를 먹을 수 있어요. 그렇지만 안경은 필요 없네요."

・그렇지만 우리는 어떤 점에서 비슷한 것 세 개를 골라야만 해요.

Ⅱ. "병이 여기 어울리지 않아요. 그 안에 뭔가 채우려면 돈이 많이 들어요."

::이전과 똑같은 원리를 적용함.

Ⅱ. "내가 한마디 하자면, 만약에 돈이 많다면 술 한 병 사서 보드카를 마시겠네요."

(중략).

그런데 한 친구는 안경을 뺐어요. 안경은 다른 종류의 물건이라고 말했어요.

Ⅱ. "틀렸어요. 그는 바보예요! 눈을 다치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보세요."

그런데 다른 세 개는 요리 용기지요. 그렇지요?

Ⅱ. "그런 식이면 다른 하나도 마찬가지로 용기예요."

•그렇지만 다른 세 개는 음식을 요리하는 데 관련이 있잖아요?

Ⅱ. "네, 그렇지요. 하지만 한 친구가 서른 혹은 마흔 살 정도가 되면, 그에게 안경이 필요할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 P111

여러분은 우리가 이 피험자들을 논리적 사고 단면으로 옮기는 데실패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상들이 ‘비슷한 자질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그들에게는 무관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 P113

피험자: 쉬르 - 57세, 요르단 지역 마을 출신의 문맹인 농부.


그에게 도끼-낫을 보여 주고 비슷한 형태의 대상을 톱- 통나무-밀-이삭으로 이루어진 두 번째 무리에서 고르도록 요청했다.

•이것들 중에 어느 것이 첫 번째 무리에 있던 것들과 가장 비슷한가요?

"만약에 당신이 그것들과 같은 것이기를 원한다면, 밀 이삭을 선택해야만 해요. 낮은 곡식을 베어 추수하지요. 그렇게 밀 이삭은 이 낫으로벨 수 있어요."

:: 실천적 기능에 따라 대상을 선택함.

•그런데 그 세 개가 정말로 같은 형태일까요?

"아니요. 도끼는 낫만큼이나 밀 이삭과 비슷하지는 않아요. 도끼는 통나무와 어울려요. 도끼는 통나무를 쪼갤 수 있어요."

(중략)


•만약에 제가 여기에 보리를 두면 어떻게 될까요?

"안 되지요. 그건 틀렸어요. 보리는 음식이지, 도구가 아니에요."

:: 범주적 용어를 자연 발생적으로 사용함.

(중략).

•제가 여기에 톱을 놓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네, 잘 어울리네요. 톱도 도구니까요."

:: 범주적 분류의 원리가 강화됨. - P115

(전략). 이어서 피험자에게 나무-밀 이삭을 제시하고 대안적인 무리인 새-장미나무-집을 보여 주면서 피험자가 그렇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를 테스트했다.

"누구라도 장미나무를 선택하겠네요."

ㆍ왜 그렇게 생각하셨어요?

"이것은 나무예요. 이것은 꽃(밀 이삭)이에요. 이것은 새예요. 이것은 장미나무예요. 당신은 장미나무를 있던 곳에 그대로 둘 수가 있겠네요. 그러면 그게 집 옆에서 자라겠지요."

:: 가상적 상황에 따라 대상을 무리 지음. - P116

피험자들이 추상적 분류의 원리를 배운 것처럼 보일 때조차도 피험자가 이것을 파악하는 능력은 너무도 견고하지 못하다는 것을 위 사례들은 보여 주고 있습니다. 피험자가 문제를 풀어 가며 생각을 진전시킬때, 그는 대상들이 함께 기능하는 가상적 상황들을 구성하는 자신의습관으로 되돌아가곤 했습니다. - P117

더 많은 실험 결과를 인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것들의 두드러진 동일성은 단지 이 피험자들의 생각 방식에 대한 우리의 결론을 확증해 주기 때문입니다. 특정한 범주에 속하는 대상들을 필요 혹은 도해적인 상황에 관련되는 실천적 원리에 따라 무리 지었습니다. 우리가 일반을 나타내는 용어(도구, 용기, 동물)를 반복적으로 언급한 것이이들이 대상들을 범주적으로 분류하는 데 약간의 도움이 되었습니다. - P119

피험자들: 커르브 - 50세, 집단농장 출신의 문맹인 노동자(I). 카이다르-26세, 거의 문맹, 러시아인들과 상당한 시간을 같이함(Ⅲ).

망치-톱-통나무-손도끼 그림을 제시했다.

Ⅱ. "망치는 여기에 속하지 않네요. 손도끼는 통나무를 쪼개고, 톱은통나무를 썰지만 망치는 어울리지 않네요. 하지만 만약에 통나무를 썰려면 당신은 통나무에 쐐기를 박아야 해요. 그러면 당신은 망치도 필요하겠네요."

:: 상황적 생각을 사용하는 것으로 시작함.

I. "아니지요. 당신은 여기에 망치가 필요 없어요. 손도끼를 사용할 수 있잖아요."

(중략).

•어떤 면에서 톱과 통나무가 비슷한가요?

I. "나무를 자르는 작업을 할 때 그것들은 다 필요해요. 작업할 때 그둘이 하는 것은 비슷해요. 만약에 당신 주위에 손도끼가 없다면, 통나무를 가지고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마찬가지로 톱이 없으면 썰 수가없어요"

::이 응답에서도 똑같은 경향이 드러남. - P120

다시 한 번 더 분류의 원리를 설명한 다음에, 피험자들에게 다른 그림(유리잔-냄비-안경-병)을 제시했다.

I. "냄비와 유리잔은 비슷해요. 당신은 냄비에서 유리잔으로 쏟아부을 수 있어요. 그리고 안경도 병과 비슷해요. 왜냐하면 병은 그 속에 잉크를 담고 있기 때문이에요."

::도해. 기능적 상황에서 대상을 무리 지음.

(중략)

•당신은 비슷한 세 개를 찾아야 해요. 어느 것 세 개를 한 낱말로 명명할 수있지요?

I. "병, 안경, 유리잔이 같네요. 병, 안경, 유리잔은 아마도 모두 같은공장에서 만들어질걸요. 그것들은 다 유리예요!"
::문제를 해결함.

•한 친구는 나에게 어떤 면에서 냄비, 병, 유리잔이 비슷하다고 했어요. 그는왜 그렇게 말했을까요?

I. "아니에요. 그건 잘못되었어요. 이것들은 모두 유리로 만들어졌어요. 유일한 차이점은 당신이 다른 곳으로 쏟아부을 수 있지만 안경을 가지고는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거예요. 하지만 핵심은 그것들이 유리로 만들어졌다는 거예요." - P122

 젊은 피험자는 쉽게 대상을 추상적 범주로 할당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반면에, 나이가 좀 더 든 피험자는 결국에는 추상적 방법을 적용하는 것을 배웠지만, 두 방법(도해적 방법과 추상적 방법)을 사용하려는 경향 사이에서 투쟁해야만 했습니다. - P122

피험자: 러스트 - 56세, 관개시설에서 물을 분배하는 노동자. 거의 문맹.


먼저 도끼-손도끼-낫을 제시하고 톱-밀 이삭-통나무 중에서 하나를 골라 앞의 무리에 어울리는 것을 고르도록 요청했다.

"톱이 다른 것들과 어울리네요. 그것들은 모두 농사 도구네요."

•그럼 밀-이삭도 잘 어울리나요?

"그것들은 농사 도구예요. 반면에 밀 이삭은 아니지요. 물론 당신은 낫으로 밀 이삭을 추수하겠지만."

:: 두 방법이 사용되기는 했지만 범주적 분류가 우세함. - P125

피험자에게 말-양을 먼저 제시하고 대안적인 것으로 낙타-양동이-집을 제시했다.

"낙타가 여기에 어울리네요. 여기에 있는 건 모두 동물이네요."

:: 즉각적으로 범주를 구별함.

•그렇다면 다른 것들은 여기에 어울리지 않나요?

"어떤 건 어울리겠지요. 당신이 동물에게 물을 주기 위해서는 양동이가 필요하지요."

:: 구체적 생각으로 끝냄.

(중략).

•집은 첫 번째 무리와 어울리지 않나요?

"집은 어울리지요. 만약에 당신이 모든 동물을 모은다면 집에서 그것들을 위한 공간을 발견할 수 있어요."

•만약에 당신이 그것들을 순서에 맞게 놓는다면, 어느 게 첫 번째 무리와 어울릴까요?

"낙타지요. 당신은 모든 동물을 정렬해야만 그것들을 집으로 몰아갈수 있어요."

:: 범주적 생각과 상황적 생각 둘 다 사용함. - P127

우리의 세 번째 피험자 집단(비록 교육 경력이 일천하지만 1~2년 정도 학교를 다녔고, 군대를 제대하고, 집단농장의 활동가가 된 젊은 사람들)은 전적으로 다른 장면을 보여 주었습니다. 이들은 어떤 추상적 자질에 따라 대상을분류하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았습니다. 비록 그들 중에 일부가 상황적 생각을 사용하려고 했지만, 그들은 그런 경향을 극복하고 추상적 생각으로 잘 나아갔습니다. - P127

피험자: 야드가르 - 18세, 사크히마르단에 있는 마을 학교에서 2년 동안공부함. 집단농장에서 시간 기록원으로 근무함.

유리잔-냄비-안경-병 그림을 제시했다.
"유리잔, 안경, 병은 모두 잘 어울리네요. 그것들은 유리로 만들어졌지만 냄비는 금속으로 만들어졌어요."

::즉시 범주적 용어로 분류함.

(중략)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보세요.

"그 친구랑 논쟁을 해야겠네요. 전 그것에 동의할 수 없어요. 이 모든건 유리고 냄비는 금속인데 어떻게 그것들이 비슷하다고 말할 수 있는지 궁금하네요."
::계속해서 같은 자질에 근거하여 범주화함.

•그 말은 저 세 개가 다 그릇이라는 뜻인가요?

[잠시 침묵이 흐름] "아니에요. 그것들은 비슷하지 않아요. 이 세 개가 어울리네요. 그것들은 그런 식으로 분류할 수 없네요. 그것들은 유리 공장에서 만들어졌어요."

::약간 도와주면 쉽게 다른 범주에 적용할 수 있는 일반적인 개념을 변별하지만 이미 선택한 자질을 고수함. - P128

우리는 분류 테스트에 대한 반응을 고찰하여 흥미 있는 패턴을 찾았다고 확신합니다. 전적으로 땅에 의존하여 살았던 오지 마을 출신의피험자들은 땅에서 일했던 풍부한 경험이 있지만 교육을 받지 못한 문맹이고, 우리가 관습적으로 사용하는 분류 방법과 근본적으로 다른분류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적합한 대상들이 속할 수 있는 추상적 범주를 구성하기 위해 자질을 분리해 내는 절차는 그들의 생각 방식에 너무도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 P132

이 피험자들은 우리가 실험을 설계할 때 예견하지 못했던 조작을 수행했습니다. 그들 중 일부는 대상들의 실천적 가치 혹은 ‘필요‘를 즉홍적으로 평가하여 대상들을 분류했습니다. 그렇게 하면서 그들은 각대상이 수행했던 기능을 보여 주었지만 대상들 사이의 더 밀접한 어떤연결을 확립하려 노력하지 않았습니다. - P132

범주적으로 무리 짓는 게 가능하다고 제안할 때마다 그러한 시도는 저항에 직면했습니다. (중략). 일반적인 용어를 언급하는 것도 대상을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무리 지으려는 그들의 경향을 제어할 수 없었습니다. 그들은 일반적 용어를 무시하거나 그것들을 중요하지 않은것으로, 본질적인 것을 분류하는 일을 본질적이지 않은 것을 분류하는일로 취급했습니다. - P133

비록 이들 피험자가 상황적 생각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상대적으로쉽게 그들은 말로 하는 논리적 조작으로 옮아갔고 특정한 범주를 잣대로 대상들을 분류했습니다. 그렇기는 해도 그들은 범주적 생각을 확고하게 파악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 P134

세 번째 집단의 피험자는 주로 1~2년 동안 학교에서 체계적으로 교육을 받았던 젊은 사람들로 이루어졌는데 이들은 앞선 두 집단의 사람들과 확연하게 달랐습니다. 그들은 무엇보다도 말로 하는 논리적 생각을 요구하는 논리적 조작들을 사용했습니다. - P134

너무도 분명하게, 나중 두 집단은 도해와 기능에 따라 일반화하는 양식에서 추상적인, 범주적 분류로 옮아가는 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사람들과의 조직화된 접촉, 경제 문제에 대한 집단 토론, 공동체적 삶에의 참여를 수반하는 최소한의 교육과 집단농장에서의 노동을 경험한 것이면 그들의 사고 습관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데 충분했습니다. - P135

우리는 지금까지 기술했던 테스트에서 얻은 중요한 사실들을 요약하여 강조하고자 합니다.

1. 대다수 피험자들은 말로 하는 논리적 원리가 아닌 실천적 도식들을 따라 대상들을 분류했습니다. (중략). 이러한 변화들은 반향을 바꿔 급진적으로 그들의 생각 습관을 다시 조직화하게 됩니다. 그렇게 그들은 이전에는 관련이 없어 보였던 이론적 절차를 사용하고 그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게 됩니다.

2. 우리가 이미 언급했듯이, ‘비슷한‘ 대상을 무리 지으라는 요청을 받은 피험자들에게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었습니다. (후략). - P135

이런 결과로 인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의문을 확인하기 위하여 특별한 테스트를 구안해야만 했습니다. 우리의 피험자들이 본질적으로 추상적이고 범주적인 간단한 논리적 조작들을 정확하게 수행하기 위하여 도대체 어느 정도나 구체적 생각을 사용했는가? 그들이 대상들을 무리 짓는 데 사용한 총칭 용어들이 그들에게 도대체 무엇을 의미했는가? 그들이 이러한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우리가 사용하는 것과같았는가, 아니면 확연히 달랐는가? - P136

비슷한 것 감지 테스트

비슷한 것을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은 대상을 분류하는 과정에 맨 먼저, 통합적으로 관여합니다. 가장 단순한 형태의 추상화는 두 대상을 비교하고 둘 사이의 유사성을 결정하는 과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슷한 것을 찾아낼 수 있는 능력은 비교를 위한 토대로 두 대상의 공통된 자질을 변별하는 추상화하는 능력을 전제합니다. - P136

비네(Binet)와 다른 심리학자들의 고전적 연구들은, 사람은 대상들에서 비슷한 점의 토대를 확립하기 훨씬 전에 대상들의 다른 점을 인지할 수 있다는 것을 오래전에 입증했습니다. 이렇게 되는 까닭은 너무도 자명합니다. 대조되는 두 대상이 어떻게 다른지를 분별하기 위해서사람은 그저 대상의 물리적 자질들을 기술하기만 하면 됩니다. - P137

우리는 피험자의 비교와 일반화(즉, 비슷한 것을 감지하는 과정)에 접근하는 방식이 언어적이고 논리적인 특별한 점과 관련되는지 여부를 판단하고자 했기 때문에, 두 대상들(하나는 명백하게 다른 대상들, 다른 하나는실천적 도식에 통합시키기가 어려운 대상들)을 비교해야만 했습니다. - P137

피험자에게 그들이 관찰한 대상의 물리적 차이점을 기술하는 데 대답을 한정하라고 요청했을 때, 우리는 일반화에 도움이 되는 몇몇 용어를 제안하면서 과제 해결을 촉진시키려 했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비슷한 것의 실제 토대를 드러내기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소모호한 방식으로, 중국어에서는 (물론 지어낸 한 낱말이 두 대상을 표현했다고 알려 주는 식으로 그것을 감춰야 했습니다. - P138

이 일련의 실험 결과와 교육을 어느 정도 받은 혹은 문화를 약간 획득한 성인들을 대상으로 얻은 실험 결과는 아주 차이가 컸습니다. 후자는 두 대상을 비교하는 데, 그리고 비슷한 것에 근거하여 두 대상을 하나의 일반적 범주(오이와 장미는 식물, 까마귀와 물고기는 동물)에 할당하는데 문제가 없었습니다. - P138

피험자: 마크수드 - 38세, 문맹. 라라자르 지역에서 노동.


•닭과 개는 어떤 공통점이 있나요?

"그것들은 비슷하지 않아요. 닭은 다리가 두 개고, 개는 네 개예요. 닭은 날개가 있지만 개는 없어요. 개는 귀가 크지만 닭은 작아요."

:: 비슷한 점보다는 다른 점을 기술함.

・당신은 둘이 무엇이 다른지에 대해 말하셨어요. 그것들이 비슷한 점은 무엇인가요?

"그것들은 전혀 비슷하지 않아요."

·닭과 개 둘 다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한 낱말이 있나요?

"없어요, 물론 없지요."

(중략).

•닭과 개 둘 다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한 낱말이 있나요?

"만약에 당신이 그것들을 동물이라고 명명한다면, 그건 맞지 않을 거예요. 물고기는 동물이 아니고 까마귀도 동물이 아니에요. 까마귀는 물고기를 먹을 수 있지만 물고기는 새를 먹을 수 없어요. 사람은 물고기를 먹을 수 있지만 까마귀를 먹을 수는 없어요."

::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용어를 발견할 수 없었음. 다른 점 기술로 되돌아감. - P139

피험자: 사크훔-34세, 요르단 마을 출신 농부, 문맹.

•피와 물은 어떤 공통점이 있나요?

"그것들의 비슷한 점은, 물은 더러운 것들을 모두 씻어 주니까 물은 피도 씻어 줄 수 있어요."

:: 대상들의 비슷한 점이 아니라 함께 어울리는 것을 지적함.

(중략).

•산과 포플러는 어떤 공통점이 있나요?

"포플러는 자라기 위해서 물이 필요하지만 산은 신이 만들었어요. 그래서 그것들은 저기에 저렇게 존재하고 있어요."

::다른 점을 설명함.


(중략).

• 산과 포플러는 둘 다 크다고 말할 수 있잖아요?

"산은 매우 크지만 포플러는 작아요. 어떤 곳에서 보면 둘이 같을 수도있지만 산은 크고 포플러는 작아요. 제가 지금 둘 다를 보고 있는데 당최 비슷한 점을 찾을 수 없네요."⁷

:: 비슷한 점을 찾으려 하지 않음.




7) 일반화 과정과 추상화 과정이 별개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분류 과정에 같이 참여합니다. 「생각과 말 5장에서 비고츠키는 이를 ‘한 과정의 두 측면‘이라고 비유했습니다. 일반화 과정이 두드러지면 일반화라고 하고 추상화 과정이 두드러지면 추상화라고합니다. 이 조사에서 닭과 개를 동물로 묶어 내는 것은 일반화입니다. 이것은 쉽게 해결했습니다. 애매한 피와 꿀을 액체로 묶어 내는 것은 일반화라고 해야 할지 추상화라고 해야 할지 애매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과학 시간에 배운 개념을 떠올리며 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산과 포플러를 묶어 내는 것은 추상화 과정이 두드러집니다. 이렇게 일반화보다 추상화가 훨씬 어렵습니다. 대한민국 현직 초등 교사도 "흙, 초록색, 아니네, 모양이 뾰족하다. 사람이 쉴 수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높이가 높은 키가 큰 영어로 ‘Tall Things‘로 추상화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한국어 의미 체계의 특수성이 반영된 결과인 듯합니다. 우리는 ‘산이 높고나무가 크다. 높은 산 큰 나무‘ 식으로 표현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 P141

피험자: 카드지 말 - 45세, 요르단 마을 출신 농부, 문맹.


• 산과 포플러는 어떤 공통점이 있나요?

"산이요, 이게 산이에요. 하지만 포플러는 물을 먹기 때문에 자라지요.
만약에 우리가 산에 포플러를 심으면, 포플러는 자라지 않을 거예요. 그러려면 좋은 토양이 필요해요.",

::한 상황에서 대상들을 연관시키려 노력함.


•어떤 면에서 그것들이 비슷한가요?

"당신이 멀리 떨어져서 그것들을 본다면, 산은 크지만 포플러는 작아요."

(중략).

• 지주와 농장 노동자는 어떤 공통점이 있나요?

"둘은 아주 다르지요. 지주가 스스로 구할 수 있는 것을 농장 노동자는 결코 구할 수 없어요."

•둘 사이에 어떤 비슷한 점이 있을까요?

"비슷한 점은 지주는 어떤 걸 가지고 있고 농장 노동자는 가지지 못했다는 거예요. 지주가 먹고 싶은 게 있으면 그는 먹을 수 있지만, 농장노동자가 먹고 싶을 때는 먼저 지주에게 가야만 하지요."

::다릌 점을 나타냄. - P142

 한 사례에서 피험자는 두 대상을 일반적. 추상적 범주에관련시키려는 시도도 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사례에서 피험자는 추상적 사고에 이르는 경로의 어느 곳에서) 추상적 범주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지만, 거기에 미치지 못하고 두 대상이 같은 기능을 수행하는 상황을 시각적으로 그려 냈습니다(지주는 걷고 농장 노동자도 걷는다." "오이는 자라고 장미도 자란다."). 일부 피험자는 공통적인 물리적 자질을 탐색했습니다(오이가 꽃을 피울 때 마치 꽃 같고 장미도 꽃이다."). 다른 접근 방식은 두 대상의상호 관련성을 인용하는 것이었습니다("까마귀는 물고기를 쪼아 먹을 수 있다." "포플러는 산에서 자랄 수 있다."). - P143

개념 정의에 관한 테스트


특정한 대상, 현상 혹은 활동을 더 큰 범주로 분류하면서 개념을 정의하는 작업은 추상적 사고의 가장 초보적인 조작 중 하나에 해당합니다. 우리가 표준적인 심리학 실험들을 통해 알고 있는 것처럼, 개념을 정의하는 것은 당연하게도 모든 논리 외적인 고려를 무시하면서 일반적결론에 도달하기 위하여 논리적으로 종속적인 일련의 관념들을 사용하는, 부정할 수 없는 말로 하는 논리적 조작입니다. - P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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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실험57

현대인의
‘참을 수 있는 시간‘이점점 짧아지고 있다?!

미국 네브래스카대 피오나 나 교수,
애리조나대 나라얀 자나키라만 교수의
‘현대인의 기다리지 못하는 성향 실험‘

현대인에게 느긋하게 기다리는 습성은 완전히사라졌을까? 개인 성향에 따른 차이를 어느 정도 인정하더라도,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는 무언가 작동을위해 기다려야 하는 아주 잠깐의 시간조차 참지 못하고 안달하기 일쑤다. - P263

현대인의 조급증은 나날이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 옛날 사람들은 지금보다 훨씬 태평했다. 매사가 느긋하게 돌아갔다. 그러나 사회 전반의 속도가 빨라지며 사람들의 마음이 급해졌다. 지하철이 조금만 늦어도, 식당에서 주문을 받으러 오는 직원이 조금만 늦어도 ‘발끈‘하는 게 현대인이다.  - P264

미국 네브래스카대학교의 피오나 나(Fiona Fui-Hoon Nah)교수는 인터넷 사용자가 정보를 내려받을 때 어느 정도 기다릴 수 있을지 조사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이 실험 결과 현대인이 참을 수 있는 시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 P264

현대인은 아주 짧은 시간도 기다리지 못하게 되었다. 벌컥짜증을 내거나 성질을 내는 사람이 많아진 것도 참을성이 부족해졌기 때문일 수 있다. (중략) 특히 컴퓨터 전원 버튼을 켜서 부팅을 기다리는 잠깐 동안 책이라도 읽지 않으면 시간을 낭비한다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안 좋아진다. - P266

심리실험 52

장기 휴가의 긍정적인 효과는
얼마나 오래 지속될까?

독일 콘스탄츠대 야나 퀴넬 박사의
‘얼마 동안 휴가의 치유 효과가 지속되는지 여부 연구‘

많은 사람이 새해 달력을 받으면 맨 먼저 5일 이상이어지는 황금연휴가 있는지부터 살피곤 한다. 또 그런연휴와 잘 연결되도록 여름휴가 계획을 세워 되도록장기 휴가를 쓸 방법을 찾곤 한다. - P242

독일 콘스탄츠대학교의 야나 퀴넬(Jana Kühnel) 박사는 휴가의 치유 효과가 얼마 동안 지속되는지 알아보는 연구에 돌입했다. 퀴넬 박사는 부활절 휴가와 성령강림절 휴가를 대상으로 휴가에 들어가기 2주 전 사전 조사를 시작해 휴가가 끝나고나서 일주일 후 2주일 후, 1개월 후에 다시 조사함으로써 휴가의 치유 효과가 지속되는지 여부를 규명했다.
연구 결과를 보면 휴가에는 확실히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효과가 있었다. - P243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장기 휴가의 치유 효과가 1개월도 지속되지 않은 점이다. 게다가 직무 요구도(마감 시간에 쫓기는 압박감이나 업무 강도)가 높을수록 휴가의 효과가 사라지는속도가 빨라졌다. 일이 바빠지면 장기 휴가의 치유 효과가 눈깜짝할 사이에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 P244

심리실험 16

알파벳 E를 쓰는 방식만으로
상대방의 인간성을파악할 수 있는 실험이있다고?

미국 뉴욕시립대 R. 글렌 하스 교수의
‘자아인식과 상대방 배려 실험‘


몇 초밖에 안 걸리는 간단한 행동으로 상대의 인간성을파악할 수 있는 테스트가 있다.
미국 뉴욕시립대학교의 R. 글렌 하스 교수는 자아인식(self-awareness) 척도 테스트 참가자들에게각자 이마에 알파벳 E를 손으로 써 보라는 간단한실험을 더했다. - P88

이 퀴즈는 미국 뉴욕시립대학교의 R. 글렌 하스(R. Glen Hass)교수가 고안했다.(중략). 그 결과 남들에게 보여 주는 자아인식이 높은 그룹의 54퍼센트가 E를 상대방이 읽을 수 있도록, 즉 자기가 보기에는 숫자 3처럼 반대 방향으로 보이도록 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타인을 향한 자아인식이 낮은 그룹에서 E를 상대방이 읽을 수있도록 반대 방향으로 쓴 사람은 32퍼센트에 불과했다. - P89

내가 읽을 수 있도록 E를 반대 방향으로 쓴 사람은 상대를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다. 안심하고 관계를 진행해도 좋은 사람이라는 ‘초록불‘ 신호가 켜진 셈이다. - P91

미국에서 1985년 대비
2004년 기준, 사회적
고립감을 느끼는 사람의 수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미국 애리조나대 밀러 맥퍼슨 교수의
‘미국의 사회적 고립 실험‘

최근 1인 가구가 급격히 증가하는 데서 더 나아가 가족,
친구 등과의 교류가 완전히 단절된 채 외롭게 지내는사람들이 늘고 있다. 스스로 고립된 생활을 선택한것일 수도 있겠고 어쩌다 보니 또는 어쩔 수 없이 고립된처지에 놓인 경우도 있겠다. - P128

미국 애리조나대학교의 밀러 맥퍼슨(Miller J. McPherson) 교수가 지난 2006년에 발표한 논문이 있는데, 그 제목은 ‘미국의 사회적 고립‘이다. 미국에서는 ‘제너럴 소셜 서베이(GeneralSocial Survey, GSS)‘라는 대규모 조사를 시행해 국민 샘플을 수집해 왔다. 맥퍼슨 교수 연구팀은 1985년과 2004년 GSS 데이터를 활용해 20여 년 사이 소외된 채 살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늘어났는지 분석했다. - P130

어두운 곳을
환하게만 바꾸어도
범죄율이 낮아진다고?


캐나다 토론토대 중천보 교수의
‘어둠과 비도덕적, 이기적 행동의 연관 관계 실험‘


대부분의 범죄는 주로 밤에 일어난다. 환한 낮 시간또는 조명이 밝게 비추는 공간에서는 사소한 죄조차 함부로 저지르지 못한다. - P108

대다수 범죄는 밝은 낮보다 깜깜한 밤에 일어난다. 낮에는단정하고 바르게 행동하던 사람이 밤에는 노상 방뇨를 하거나 담배꽁초와 쓰레기를 길에 내던지는 데 거리낌이 없어진다.
어둠이 우리 마음속 나쁜 행동 스위치를 켜는 게 틀림없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교의 중천보(Chenbo Zhong) 교수는 지난 2010년 「환한 빛이 최고의 경찰이다(Good lamps are the best police)」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어두운 곳에서 사람은 태연하게 악행을 저지른다는 가설을 입증한 논문이었다. - P109

에너지 절약이 당연히 중요한 일이긴 해도 회사 조명을 너무 어둑하게 설정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업무 시간에 꾀를부리거나 비품을 무단으로 빼돌리는 등 부정을 저지르는 사람이 늘어날 수 있으니 조명에 돈을 아끼지 말라고 심리학자로서 경고하고 싶다. - P112

심리실험 42

영적 능력자의 신통력은
사실은 뛰어난 화술‘에
지나지 않는다


영국 웨스트잉글랜드대 수전 블랙모어 박사의
‘초자연적 현상에 대한 잘못된 판단과 믿음 실험‘

점성술, 심령술 등 초자연적 현상을 우리는 얼마나진실로 받아들이고 있을까? 평소에 영적 능력이란 말도안 되는 것이라며 절대 믿지 않거나 반신반의하다가도자기와 관련해 불쑥 들이댄 점쟁이의 한 마디가 꼭들어맞으면 강한 믿음이 생겨나곤 한다. - P199

영국 웨스트잉글랜드대학교의 수전 블랙모어(Susan J.
Blackmore) 박사는 《데일리 텔레그래프(The Daily Telegraph)》등의 신문을 통해 심리 실험 참가자 6,238명을 모집했다. 블랙모어 박사는 점쟁이가 할 법한 말을 정리한 목록을 실험 참가자들에게 보내 각자에게 해당하는지 여부를 물었다. 그 결과
"혹시 왼쪽 무릎에 흉터가 있지 않나요?" 같은 질문에는 3명중 1명이 자기 무릎에 흉터가 있음을 알아맞혔다고 했다. - P202

. 오른손잡이인 경우 오른쪽 다리 근육이 더 발달해서 차는 힘이 상대적으로 강하므로 왼쪽 무릎부터 넘어지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대부분 왼쪽 무릎에 흉터가 남는다. - P202

심리실험 45

컨트리 뮤직을 지나치게
자주 들으면 자살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미국 웨인주립대 스티븐 스택 교수의
‘컨트리뮤직이 자살에 미치는 영향 실험‘

음악은 사람의 감정과 깊게, 또 즉각적으로 연관되곤한다. 그래서 음악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고차분히 가라앉기도 하고 슬픔을 위로받기도 한다.
더구나 가사가 있는 음악은 마치 시구절에 아름다운음이 더해진 채로 더 깊이 마음속을 헤집는 경우가 종종 있다. - P212

미국 미시간주 웨인주립대학교의 스티븐 스택(Steven Stack)교수는 컨트리 뮤직처럼 기분이 가라앉는 곡을 들려주면 자살하는 사람이 늘어날 수 있다는 대담한 가설을 설정했다.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스택 교수는 미국 49개 도시의 라디오 방송국에서 컨트리 뮤직을 방송한 횟수와 각 도시의 자살률과의관계를 조사했다.
그러자 상관계수가 ‘플러스 0.51‘이라는 높은 수치가 나왔다. - P213

 물론 다른 요인도 고려해야하나 컨트리뮤직에 자주 노출된 도시 주민은 기분이 가라앉기 쉽고 그 우울감이 자살을 유발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 P215

알파벳 V 모양을
보여 주기만 해도 인간 뇌는
위험과 위협을 감지한다는게사실일까?

미국 위스콘신대 크리스틴 라슨 교수의
‘단순한 기하학적 형태로도 활성화되는뇌 속 위험 감지 회로 실험‘ - P223

현대인의 뇌 속에는 먼 옛날부터 조상에게 물려받은 정보가 빼곡하게 갈무리되어 있다. 이들 정보 중에는 오늘날에는 딱히 쓸모가 없는데도 끈질기게 유전되는 것도 있다. 인류가 원시생활을 하던 시절에는 위험을 조기에 감지하는 능력이 매우 중요했다. - P224

그래서 우리 뇌 속에는 조상에게 물려받은 위험 감지 능력이 지금도 작동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길가에 밧줄이 떨어져 있다고 상상해 보자. 그 밧줄을 보고 ‘뱀이다!‘라고 생각한 사람은 몸이 덜덜 떨린다. 왜 몸을 떨까? 근육을 움직여 더 빨리 도망칠 준비를 하기 위해서다. - P224

미국 위스콘신대학교의 크리스틴 라슨(Christine Larson) 교수가 매우 재미있는 실험을 기획했다. 알파벳 V 모양을 보여주기만 해도 우리 뇌는 위험과 위협을 감지한다는 가설을 입증하기 위한 실험이었다.
연구팀은 다양한 모양이 나오는 슬라이드 120장을 준비해실험 참가자들에게 한 장씩 보여 주며 그때마다 뇌 활동을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측정했다. - P226

왜 단순한 V자 모양에 우리 뇌가 반응할까? 답은 간단하다.
우리 뇌가 그런 모양을 위험한 대상으로 인지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위험인지를 특정하기는 어려우나 가능성만놓고 보면 ‘뱀 머리‘로 보일 수 있다거나 ‘칼‘이나 ‘창끝‘처럼 끝이 뾰족한 흉기로 보일 수 있는 대상에 반응했다.  - P226

심리실험 71

음악을 들으며 일하면
눈에 띄게 능률이 오른다고?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 로널드 멜잭 박사의
‘통증 조절 전략 실험‘

지루하게 반복해야 하는 일이라든지, 끝날 기미가보이지 않는 일을 참고 해내야 할 때가 있다. 또는 신체적 고통을 그저 견딜 수밖에 없는 순간도 있다.
이렇게 애써 참아 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이를 잘 넘기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게 뭐 없을까? - P320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 심리학과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있을 때 로널드 멜잭(Ronald Melzack) 박사는 고통스러운 일도 음악을 들으며 하면 음악이 주의를 분산시켜 참을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실험으로 증명했다. 연구팀은 차가운 얼음을 가득 채운 양동이에 손을 푹 집어넣고 어느 정도 참을 수 있는지를 실험했다. - P321

"이어폰에서 인간이 감지할 수 없는 소리가 나와서 고통을 누그러뜨려 준다."
음악을 들려주는 대신 이렇게 알려 주었으나 실제로는 아무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어차피 거짓말이었으니 오래 버틸 리가 없었다.
괴로운 일을 해야 할 때는 그 괴로움에 무뎌지도록 음악을 듣는 게 현명하다. - P324

일이 싫은 사람도 만약 회사에서 음악을 금지하지 않는다면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일하면 좋다. 불성실하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지만, 본인의 ‘일에 대한 거부감‘을 줄여 줄 수 있어오히려 생산성이 향상될 수 있으니 바람직한 방법이 아닐까. - P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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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둘러싼 이야기들

당신은 스탈린이나 마오쩌둥이나 폴 포트에 관해 이성적으로 토론할 수있다. 하지만 히틀러를 입에 올리는 순간, 이성을 잃고 감정적이고 방어적인 자세로 편협한 생각을 고집하게 된다. 「타임」지가 ‘세기의 인물‘로누구를 선정할지 고민하던 2000년, 히틀러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는 소문이 떠돌면서 작은 소동이 일었다. - P9

히틀러의 성취는, 그가 가져온 파괴와 불행에도 역시 하나의 현상이라 할 만하다. - P9

. CBS가 히틀러의 젊은 시절에 관한 영화제작 계획을 발표했을 때, 한 저명한 유대인 지도자는 이렇게 항의했다.
"우리는 그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짓을 저질렀는지 안다. 뭘 더 알아야하나?" 아돌프 히틀러라는 괴물에게 인격을 부여하거나 그의 끔찍한 계획의 동기를 알아보려는 행위는 분명 도덕적 반발을 부르는 일이 될 것이다. 아무도 "어쩌면 우리 안에는 작은 히틀러가 들어있을 수 있다."라는 토마스 만Tomas Mann의 말을 진지하게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 - P10

역사상 그 누구보다 히틀러를 주제로 한 책이 많음에도 그의 캐릭터화된 모습 아래 숨은 또 다른 히틀러 예술가로서 히틀러에 관해 파고든 사람은 별로 없었다. 요아힘 페스트Joachim Fest와 알베르트 슈페어Albert Speer가 예외적인 작가들이다. - P10

따라서 이 책은 히틀러에게서 그동안 간과되었던 모습을 발견하는 데 집중한 첫 번째 책이 될 것이다. 실제로 이 책은 출간 뒤 ‘철저하게 새로운 해석‘, ‘근본적인 재평가‘, ‘지금까지 정치나 인물 전기 분야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던 참신한 시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 P11

가장 주목할 것은 한결 복잡해진 히틀러의 모습을 독자들이 "불편하다"
라고 느낀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이 책이 내세운 요점들은 전반적으로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완전히 서로 다른 이유이기는했지만 유대인 저널과 무려 백인 민족주의 커뮤니티 스톰프런트storm-front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기독교인들은 도덕적 문제에 흥미를 보였다. 이 책에 관한 한층 더 지적인 토론 중 하나가「크리스천투데이 Christianity Today」에 실렸다. - P11

놀랍게도 부정적인 평가는 찾아볼 수 없었다. 「뉴욕타임스」의 평론가는 대체로 호의적이기는 하지만 무뚝뚝한 어조로 이 책을 읽고 나면 울적한 기분이 든다."라고 하면서도 이 책은 "나치즘에 관한 주요 연구들 가운데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며 "아득할 정도로 수많은 디테일"을 동원해 "혼을 빼앗을 정도로 크게 한 방을 먹인다"라고 했다. - P12

이 책은 이후에 나온 많은 책의 토론 주제가 되기도 했다. 그중하나가 존 캐리의 논쟁적인 책 『예술이 뭐가 좋은가 What Good are theArts?」이다. 캐리는 문화의 도덕적, 사회적 가치에 의문을 제기하면서예술을 사랑하는 마음과 인간성에 관한 감각 사이에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며, 고급문화가 그것을 향유하는 이들을 반드시 고결하게 만드는것은 아님을 증명하는 근거로서 이 책을 인용했다. - P13

머리말

이 책은 아돌프 히틀러의 삶을 다룬 책이다. 정치적 노력의 궁극적 목표는 예술적 성취여야 한다는 신념과 예술가적 기질에 관한 책이며, 고대 이후로 또는 역사상 유례가 없는 위대한 문화국가를 만들어내겠다는 꿈에 관한 책이다. - P15

그는 진심이었을까? 그가 일으킨 형언할 수 없는 죽음과 파괴에 비추어 볼 때 그의 말을 과연 믿을 수 있을까? 1939년 전쟁 개시 직후,
알베르트 슈페어의 비서는 그가 "우리는 이 전쟁을 빨리 끝내야만 하네. 우리는 전쟁을 원하지 않아. 건설하기를 원하지."라고 말하는 걸 엿들었다. 몇 년 후 비서는 자신에게 이렇게 물었다. "그 말이 거짓이었다고 생각해야 할까?" 앞으로 이 책에서 살펴보겠지만, 그 말은 거짓이 아니다.
하지만 그 말은 절반의 진실만을 담고 있다.  - P17

이 책에 묘사된 히틀러는 문화를 권력이 추구하는 목적이자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게 만드는 수단이라고 보는 사람이다. 에른스트 곰브리치Ernst Gombrich의 『서양미술사The Story of Art』는 표현주의의 출현 배경이 ‘철저한 고독‘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했다. - P17

예술적 재능은 독일인들을 장악한 히틀러의 수수께끼 같은 힘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스탈린이 테러를 통해 성취한 것을 히틀러는 유혹을 통해 성취했다. 그는 상징, 신화, 의례, 스펙터클, 사적인 드라마를 매개로 한 새로운 스타일의 정치를 활용하여 대중에게 다가갔다. 당대의 어떤 다른 지도자도 하지 못한 방식이었다.  - P17

하지만 지난 50년간 히틀러에 관한 책들은 그의 삶과 경력에서 예술이 중심을 차지하고 있음을 무시해 왔다. 지난 50년간 제3제국에서있었던 문화적 삶의 다양한 측면을 다룬 연구들은 있었지만, 히틀러를 다루지는 않았다. 왜일까? - P18

이 책은 전기도 아니고, 제3제국 예술사도 아니다. 다만 히틀러의 예술적 성향을 이해하는 데 직접 도움이 되는 한에서 전기적인 자료나 문화적인 사건들을 다룰 것이다. 그리고 그런 성향이 히틀러의 사적인 삶과 정치적인 삶에 어떻게 작용했는지 알아볼 것이다. 히틀러는 영화를 즐겨 봤지만 예술로서 영화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영화를 괴벨스의 손에 맡겨 프로파간다 목적으로 활용하게 했다. - P19

참고문헌에 관하여

세상의 절반은 다른 절반이 지어낸 것을 믿는다. 전기 작가와 역사가들도 히틀러에 관한 2차 자료를 다룰 때 반드시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지만은 않는다. 그의 사생활, 특히 젊은 시절의 사생활에 관한 기록이 거의 없기에 작가들은 증언자들의 실제 경험인지 의심스러운 사건들에 관해, 그것도 사건 발생 이후 여러 해가 지나 쓰인 책들에 기대왔다. - P20

가장 악명 높은 사례가 아우구스트 쿠비체크August Kubizek의 나의 어릴 적 친구,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 Mein Jugendfreund」이다.
이 책은 여러 작가가 젊은 시절 히틀러에 관한 가장 중요한 1차 자료로활용했다. 1905년과 1908년 사이에 쿠비체크는 린츠와 빈에서 히틀러와 알고 지냈다. - P20

1938년 또는 1939년에 원고를 작성했다는 주장과 달리, 쿠비체크는 몇 년 동안 아무것도 쓰지 못하고 있었다. 사실 그는 책의 서문과 본문에 털어놓았듯이, 마르틴 보어만Martin Bormann 같은 당 관계자들로부터 작업에 착수하라는 독촉을 여러 번 받았다. 1943년 7월이 되면 히틀러조차 그가 글을 쓰게 하려면 일시불 지급과 함께 매월 수당 지급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 P21

히틀러와의 친분 때문에 구금되었던 쿠비체크는 린츠의 지역 기록물보관소 사서인 프란츠 예칭어Franz Jetzinger와 연락이 닿았다.
1948년 당시 예칭어는 히틀러의 젊은 시절에 관한 글을 쓰고 있었기 때문에 직접적인 정보를 제공해 줄 사람을 찾아다니고 있었다. - P21

1953년에 출간된 『나의 어릴 적 친구,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
Mein Jugendfreund』는 히틀러의 젊은 시절에 관한 유일한 직접적인 증언으로 알려졌다. 영국에서는 『젊은 히틀러: 우리들의 우정 이야기Young Hitler: The Story of Our Friendship』, 미국에서는 내가 본 젊은 히틀러The young Hitler I knew』라는 제목으로도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이 책은 거의 반세기 전의 일을 서술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주의해야 할 이유가 충분했다. 그러나 히틀러의 생애 초기를 설명하려고 필사적이었던 역사가들에게는 달리 믿을 만한 정보가 없었고, 그들에게 이 책은 마치 금광처럼 여겨졌다. 휴 트레버-로퍼Hugh Trevor-Roper는 쿠비체크책의 영국판에 지나치게 감상적인, 하지만 오류가 많은 서문을 썼다. - P22

이에 예칭어는 1956년 자신의 책 『히틀러 유겐트Hitlers jugend』*로 응답했다. - P22

사실 그는 예칭어에게 "글을 좀 더돋보이게 하기 위해서는 진짜 작가에게 맡겨서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라고 말했다. 게다가 출판된 책은 쿠비체크의 ‘회고‘와 상당히 대조적이다. ‘회고‘는 분명 히틀러와 나치당의 환심을 사려는 목적을 가졌던 데반해, 책은 고인이 된 독재자에 대한 애도를 전후 대중들로부터 감추려는 의도를 가졌다. - P23

 오스트리아 작가 브리지트 하만Brigitte Hamann은 출판사 슈토커로 넘어간 그의 초기 원고를 상상력이 풍부한한 편집자가 수정, 발췌했다고 주장했으나, 출판사는 그런 주장을 부인했다. 출판사의 책임자는 ‘쿠비체크가 제공한 완성된 원고를 "기록물로서의 가치 유지를 위해 현재까지) 전혀 수정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 P24

빈에서 보낸 히틀러의 생활을 밝히는 데에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한다. 이와 관련해서도 확실한 정보를 구할 수 없는 일부 역사가는 라인홀트 하니슈Reinhold Hanisch와 요제프 그라이너Josef Greiner라는 두불한당이 몇십 년 후 출판한 이야기에 의지해야 했다. - P24

정치 입문 후의 히틀러에 관한 다양한 인물들헤르만 라우쉬닝,
한스 프랑크, 에른스트 한프슈탱글, 요하네스 폰 뮐런쇤하우젠, 헨리에 테 폰 시라흐, 하인츠 하인츠, 아르노 브레커, 프리델린트 바그너의 묘사는 사실이라면 흥미로운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의 묘사에서는 명백한 날조와 사실을 구분해 내기가 매우 어렵다. (중략).
알베르트 슈페어의 두 권짜리 회고록 『기억: 제3제국의 중심에서 Inside the Third Reich』와 『슈판다우: 비밀일기 Spandau: The Secret Diaries』도 나름의 문제가있다.  - P25

하지만 전후 회고록이라는 또 다른 범주가 있다. 이는 히틀러의 수행원이나 정부 관료들이 썼다. - P25

문화와 예술에 관한 히틀러 자신의 전방위적인 발언은 『나의 투쟁MeinKampf』, 그의 연설, 당대회의 문화 세션에서 했던 장황한 말들 그리고 이른바 식탁에서의 잡담, 독백에서 발견된다. 이 책에서는 랄프 만하임Ralph Manheim이 번역한 표준영어본 『나의 투쟁』을 이용했다. - P26

이 글은 다음과 같은 기관에 보관된 기록물들을 참고했다. 린츠의 오버외스터라이히 국가기록보관소(아우구스트 쿠비체크의 ‘회고‘와 그가 프란츠 예칭어와 서신 교환한 내용), 뮌헨의 현대사 연구소와 바이에른중앙기록보관소, 베를린의 연방기록보관소, 워싱턴의 국립기록보관소(통합 심문 보고서 번호4-린츠: 히틀러 미술관 및 도서관, 1945년 12월 15일 OSS 보고서, 정밀 심문 보고서 번호 12-「헤르만 보스」, 1945년 9월 12일OSS 보고서, 통합 심문 보고서 번호 4에 관한 1946년 1월 15일 보충자료「린츠」, 정밀 심문 보고서 번호 1-「하인리히 호프만」, 1945년 7월 OSS 보고서, 1946년 6월 5일 파울라 볼프 심문 보고서), 뉘른베르크의 독일 국립박물관(한스 포세의 일기), 워싱턴의 미군 군사박물관(히틀러 수채화 네 점)그리고 가르미슈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기록보관소(슈트라우스와 비니프레트 바그너 사이의 서신 교환 내용). 나치당 중앙기록보관소에서 수집한 기록물들은 1945년 미군에게 압수되어 1964년 후버 연구소에서 마이크로필름으로 기록된 뒤 베를린 도큐먼트 센터에 보관되었다가 현재는 베를린의 연방기록보관소에 보관되어 있다. 이 책은 마이크로필름을 참고했다. - P27

1장

마지못한
독재자

나를 대신해 줄 사람을 찾을 수만 있었다면난 절대 정치에 입문하지 않았을 것이네.
나는 예술가나 철학자가 되었을 거야.

-정치에 입문하고 몇 년 뒤 참모들에게 - P30

보헤미안 예술 애호가

작가 토마스 만Thomas Mann은 아돌프 히틀러가 본질적으로 예술가이며, 예술가적 본성으로 독일과 유럽을 꼼짝 못하게 마법의 주문을 걸 수 있었다는 사실을 최초로 지적했다. 이 사실은 만이 예술가였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 P31

체임벌린이 보기에 히틀러는 "광적인 사람이기는커녕 ・・・ 광적인 사람"²과 가장 거리가 먼 사람이었고,
정치인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정치인과 가장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그는 머리가 아닌 가슴에 호소하며, 사람들을 지배하는 그의 힘은 눈과 손동작으로 표현된다고 했다. - P31

1장 보헤미안 예술 애호가


2‘not a fanatic...‘ Letter of 7 October 1923 in Hartmut Zelinsky, Richard Wag-ner: Ein deutsches Thema, 169. - P614

 ‘과연 히틀러는 정치를 미사여구나 과장된 행렬, 가두행진과 정당 집회, 전쟁의 스펙터클보다 중요하게 여긴 적이 있을까? 알베르트 슈페어Albert Speer라면 강하게 부인했을 것이다. 그는 제3제국을 겪은 누구보다 히틀러에 관해 잘 알았다. 슈페어는 나치 전범 수용소인 슈판다우 Spandau 감옥에서 이 문제에 관해 20년간 생각한 뒤 히틀러가 평생토록 진심 어린 천생 예술가였다는 결론을 내렸다. - P32

 어떤 이들은 이를 본능적으로 알아차리기도 했는데 독일의 덕망 있는 대통령, ‘그러나 경직되고 둔감한 정신의 소유자인‘⁵ 파울 폰 힌덴부르크 Paulvon Hindenburg조차 히틀러를 가리켜 곧잘 ‘보헤미안 상등병‘⁶이라 했다. 비록 이는 히틀러가 오스트리아가 아닌 보헤미아 출신이라는 오해에서 비롯된 말이었지만, 힌덴부르크가 히틀러에게서 낭만적인 예술가기질을 감지했음을 보여준다. - P32

5 ‘of rigid mind...‘ John W. Wheeler-Bennett, The Nemesis of Power, 449.

6 ‘‘that bohemian corporal‘ Fest, Hitler, 781. - P614

이러한 예술적 취향이 어디에서 기원했는지는 미스터리다. 그 원인은 확실히 유전도, 환경도 아니었다. 그는 교양 있는 집안 출신이 아니었다. 아버지 알로이스 히틀러Alois Hitler는 세련되지 못한 세관원이고 어머니 클라라 히틀러Klara Hitler는 교육받지 못한 가정주부였다. - P32

1903년 아버지의 급작스러운 사망 이후 어머니는 그를 다른 학교로 전학시켰지만 역시나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예술가적 기질이라 여겨지는 어떤 것, 그러니까 그리기를 좋아하고 곧잘 공상에 빠지며 규율을 싫어하고 독립적인 정신을 추구하는 성향이 이미 그의 마음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의 누이 파울라 히틀러Paula Hitler에 따르면 그는 ‘건축과 회화, 음악‘에 관한 ‘비상한 관심‘을 키워 나갔다.⁷ - P33

7 According to his sister Paula... Interview with Paula Wolf, 5 June 1946, 2. - P614

16세가 되던 해인 1905년 가을, 히틀러가 학교에서 낙제하자 어머니는 고민 끝에 그를 자퇴시켰다. 예술가의 자유로운 삶을 살고자 했던 그의 꿈은 현실이 되었다. - P33

 그는 20여 년이 지난 후 쓴 『나의 투쟁Mein Kampf』에서도빈에 도착하던 순간의 감동에 관해 열변을 토했다. 유명한 회화보다 그를 압도했던 것은 바로 공공건축물들이었다. - P33

그는 자신이 본 것들에 너무나 매혹된 나머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간단한 건축 스케치도 했다. 언젠가 쿠비체크를 위해 지어주겠다고 약속하며 빌라의 외관과 평면도를 그리기까지 했다.⁹ 신축 빌라를 그린드로잉 한 점과 푀스틀링베르크의 레스토랑을 그린 수채화 한 점, 린츠 오페라하우스 실내 스케치 두 점이 남아있다.¹⁰ - P34

9the exterior and floor plan... August Kubizek, Adolf Hitler, Mein Jugendfreund,
45-6; Billy F. Price, Adolf Hitler: The Unknown Artist, figs 28, 29, 100.

10 an ink drawing... Kubizek, after 176; Price, fig. 59, 107; restaurant in Price,
fig.27, 100; opera house in Kubizek, after 176 and 192; Price figs 57, 58, 107. - P614

하지만 그가 결국 자신의 운명이라 느낀 것은 화가의 길이었다.
1907년 그는 마침내 집을 떠나 빈 미술 아카데미에 입학하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나 입학을 거절당해 심한 충격을 받았다. - P34

그 후 몇 년 동안은 그의 삶에 관하여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그의 거주지 등록 서류에 근거한 빈 경찰의 기록이 조금 남아있을 뿐이다.
이 기록을 살펴보면 카페나 공원, 싸구려 숙소, 노숙자 보호소에서 잠을자는 사회 밑바닥까지 내려간 젊은이의 모습이 어른거린다. 그는 나의 투쟁에서 "이때가 나의 가장 슬픈 시절이었다."¹¹라고 했다.  - P35

11
"This was the saddest period... Mein Kampf, 21. - P614

예술적인 훈련을 받지 못했고 재능도 없는 그로서는 빈의 풍경화를 그려 파는 것으로 겨우 버티는 수밖에 없었다. 한 끼 식사에 작품 한점을 교환해야 할 때도 있었다.¹³ "하지만 점차 형편이 나아졌고 거래에도 능숙해졌다. 일주일에 대여섯 점 정도를 완성해서 괜찮은 수입을 올리기도 했다. 그보다 중요한 변화는 남는 시간에 독서를 할 수 있었다는것이다. 그는 예술사, 문화사, 건축사에 관한 책들을 읽었다.¹⁴ - P35

13 At times he had to barter... Price, figs. 276, 152, 364, 172(examples).

14 ‘art history, cultural history...‘ Letter of 29 November 1921 in Jäckel/Kuhn, eds,
Hitler: Sämtliche Aufzeichnungen, 1905-1924, 525. - P615

역사가들은 그가 실제로 얼마나 많은 책을 읽었는지, 또 제대로 이해는 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히틀러는 이 시기에 ‘내 행동의 화강암 같은 반석‘¹⁷을 형성할 수있었다고 주장했다. - P36

17
‘the granite foundation... Mein Kampf, 22. - P615

어쨌거나 나의 투쟁을 쓰게 되었을 때,
그는 병역 의무를 기피했다는 의혹으로 생길 정치적인 위험을 피하고자 많은 변명을 해야 했다. 독일에 입국한 시기를 1년 앞당기는 식으로 조작함으로써, 오스트리아 경찰의 추적을 피하려고 무국적자로 등록했던사실을 은폐했다. 그리고 오스트리아를 떠난 것은 순전히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합스부르크 국가에 대한 혐오감‘¹⁹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 P36

19
‘inner revulsion for the Habsburg state‘ Franz Jetzinger, Hitler‘s Youth, 157. - P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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