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리티 클래식 - 클래식 음악의 낯선 거장 49인
이영진 지음 / 현암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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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티들을 위한 도서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겠다. 고전음악계의 숨겨진 보물들을 소개하는 책이라고 할 수도 있고, 동시에 클래식을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 곧 마이너리티들을 위한 책이기도 하다. 분명히 이 책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책이 아니다. 디자인이나 제목에서 교양 도서 느낌을 풍긴다는 점이 귀여운 낚시 요소이다.


목차부터가 압권이다. 아마 웬만큼 클래식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분류마다 적힌 이들이 대체 누군지 한둘 빼고 모를지도. 나도 현악 연주자 카테고리를 보고 비슷한 상황에 귀착된 것 같다. 내가 엄청나게 고전음악에 조예가 깊은 건 아니지만 적어도 2,000곡 이상의 서로 다른 곡을 들었다. 연주자를 달리 한다면 그 배 이상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에 적힌 현악기 연주자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나는 같은 레퍼토리를 듣는 것도 좋아하지만 그보다는 여러 음악을 들으며 새로운 걸 접하길 약간 더 좋아한다. 그래서 동시간을 들은 사람보다 더 많은 작곡가를 알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그런데도 여기 나온 작곡가를 다 알진 못했다. 하지만 안다고 해서 대단한 이야기가 아니다. 개중 몇은 이름을 들어본 정도로 안다고 염치없이 말한 경우도 있고, 겨우 몇 곡 들어본 것도 있으니.

내가 듣는 레퍼토리는 주로 피아노 음악에 편중되어 있으므로 피아니스트는 반 이상 들어본 이름이었다. 특히 메이에르와 치아니, 바이젠베르크와 아파나시예프는 자주 듣는 편에 속한다. 예고로프와 유디나는 음반을 소유하고 있지만 날을 잡고 집중해보진 않았다.

지휘자는 반도 모른다. 로젠탈과 미트로풀로스, 안체를, 케겔 정도? 현악은 카우프먼, 골드베르크, 샤프란, 마르치, 페라스 외에 다 모르겠다.

일반인이 보기에 마르치나 하이페츠나 그게 그거 아니냐고? 어차피 모르는데 알아가면 된다 그리 생각한다면 굉장히 긍정적이라고 말해줄 순 있겠다. 다만 그 사람이 이 책을 끝까지 읽을지는 모르겠다.


비유명 음악인인 데에는 대부분 이유가 있다. 단명하거나, 실력이 유명인보다 떨어지거나, 여성이거나, 정치적 이유로 배제되거나 등. 이 책은 다채롭게도 이러한 각각의 사연을 가진 음악인들을 한데 모았다. 맨날 같은 음악만 듣고 있다면 이 책에게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위 나열한 사유 중 현재 즐기고 있는 작품보다 음악적으로 재미없다고 단정할 수 있을 만한 것이 2번 정도가 다니깐.


내용은 기대 이상으로 자세하다. 심지어는 간략한 음악사 이야기뿐만 아니라 추천 음반까지 소개한다. 필연적으로 소개된 음악을 들으면서 읽게 될 텐데 이 두꺼운 책을 소화하려면 생각보다 오래 걸릴 것 같다.

아쉬운 점을 꼽는다면, 참고문헌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 지식의 한도 내에서 검증할 수 있는 것을 확인해봤더니 다 맞는 걸로 보아 정보의 무결성을 무턱대고 감히 의심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래도 여전히 아쉽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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