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주식시장을 이긴 전략들
박상우 지음 / 도서출판 원 / 201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주식투자에 정도는 없다. 각자의 스타일에 맞는 매매전략을 선택해야 된다. 그런데 매매전략의 방법은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주식하는 사람 수만큼 많을 것이다. 따라서 나에게 맞는 매매전략을 정하는 것이 생각보다 쉬운 것은 아니다.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모된다. 한국에서는 전통적으로 가치투자방식이 대세였으나 요즘 SNS나 증권 관련 사이트에서 퀀트투자 관련 글도 조금씩 올라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퀀트투자는 이미 미국에서는 많은 투자자들이 이용하는 방법이지만 한국에서는 이제 조금 전파되는 듯하다.
퀀트투자는 계량투자라고 할 수 있다. 즉, 어떤 종목을 매수할 때 상장된 전체 회사에 특정 기준에 의한 순위를 부여하여, 회사의 가치를 계량화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좋은 등급의 회사를 매수하는 매매전략이다. 물론, 어떤 기준으로 등급을 매기는지가 또한 천치 만별이다. 주식시장을 이기는 작은 책도 이런 퀀트투자의 한 가지라고 할 수 있다.
어떤 기준으로 전체 상장된 회사를 계량화할지를 결정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바로 시뮬레이션이다. 백테스트(backtest)라고 하는데, 과거에 이 매매전략으로 투자했을 경우 예상되는 수익률을 계산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영업수익률이 1위부터 10위인 회사를 내가 2000년부터 매년 초에 매수하고 2000년 12월 31일에 일괄 매도한 후, 다시 2001년 기준 영업수익률 1위부터 10위인 회사를 다시 매수하는 식으로 매매를 했을 때 매년 수익률이 어떠한지를 계산하는 것이다. 이런 백테스트를 거쳐 수익률이 좋게 나오는 매매전략으로 앞으로 주식 매매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질문은 "과거의 수익률이 미래의 수익률을 보장하느냐?"이다. 다르게 표현하면 과거에 알파를 창출한 매매전략이 미래에도 알파를 유지할 수 있느냐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다루기 위해서는 두 가지 이슈가 있다. 첫째로는, 백테스트 결과가 단지 그 특수한 기간 혹은 일정한 기간 동안, 주식시장의 조건적 환경에 의해 효과적이었는지 아니면 전기간에 거쳐서 효과적인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둘째로는, 과거에는 수익률을 보장했지만, 이제 그 매매전략이 일반 개인에게도 알려졌기 때문에 더 이상 수익이 나는 기법이 될 수 있는지 여부이다.
첫 번째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백테스트 기간을 가능한 길게 잡아야 한다. 여기서 한국 주식시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미국 시장은 50년, 60년 길게 잡고 백테스트가 가능하지만 한국 시장은 20년 이상 백테스트 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20년 이상 한국 시장을 대상으로 백테스트 한 자료를 찾기는 쉽지 않다. 그에 반해, 미국 시장을 대상으로 한 책은 수십 년을 백테스트한 결과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따라서, 한국 시장에서의 백테스트는 기본적으로 완전하지 않다.
두 번째 이슈 관련해서는, 많은 퀀트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방식으로 백테스트를 하였다. 예를 들면, 특정 방식의 기법이 세상에 알려지고 난 다음, 수익률이 어떻게 변하였는지를 다시 파악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 다행스럽게도 수익률이 조금 줄어드는 경우는 있지만 여전히 과거와 비슷한 수익을 보장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퀀트투자는 여러 장점을 가지고 있는데, 무엇보다 백테스트를 통해 투자자는 기법에 확신을 가질 수 있다. 또한 주관과 감정을 배제할 수 있기 때문에 마인드 컨트롤에도 유리하다. 문제는 회사를 계량화하다 보면 듣보잡인 회사들이 필터링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처음 들어보는 조그마한 회사에 내 돈을 투자할 수 있을까? 그래서 20-30개의 회사에 분산투자하라고 조언한다.
어쨌든, 서론이 너무너무 길었다. 그래도 기본적으로 알아야 될 내용이라서 정리하고 시작하였다. '주식시장을 이긴 전략들'은 다양한 방식의 전략을 한국 시장에서 백테스트하고 그 결과를 정리한 책이다. 마법공식, 저PER, 저PBR, 개인순매수종목, 공모주투자, 무상증자, 유상증자, 요일별 매수전략, 1월효과 등에 대해서 직접 백테스트를 하고 수익률이 어떤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기법뿐만 아니라 자금관리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설명하고 그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자금관리와 좋은 기법 두 가지만 익혀도 주식시장을 이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여기서 주식시장을 이긴다는 것은 코스피지수를 뛰어넘는 수익을 낸다는 것이다. 물론, 수익이 큰 만큼 하락장에서는 손실이 더 클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주식시장을 이긴 전략들'의 저자는 이것을 아래와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투자에 적합한 습관을 다시 한번 요약하면, 플러스 숫자가 나오는 매매 전략을 만들어 놓고, 그 매매 전략을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시뮬레이션하고, 그 매매전략에서 나오는 매매신호를 기계적으로 따라서 매매하는 것이다."
특히 저자는 자금관리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멱함수 법칙을 설명한다. 즉, 상상할 수 없는 큰 가격 변동이 꼭 발생하고 예상외로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손절매나 2% 규칙과 같은 리스크관리를 반드시 준비해놓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기법이라도 예측할 수 없는 시장의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 미국의 월드트레이드센터가 테러에 의해 무너질 줄 누가 예상했겠으며, 미국의 금융위기가 언제 올지 누가 알았겠는가. 따라서 투자자는 자신의 기법에 대한 확신과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는 동시에, 항상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어떻게 손실을 최소화할지를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저자의 자금관리에 대한 생각이 잘 정리된 글을 소개함으로 글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다양한 방식의 투자에 따른 백테스트 결과는 책과 그의 블로그를 참조하길 바란다.
"이처럼 자금관리는 개별 거래와 계좌의 리스크를 관리함으로써 시장에서 생존이 가능하도록 하고, 분산투자를 통해 수익률의 변동성을 줄임으로써 기하평균수익률을 높이도록 한다. 또, 포지션 규모 관리를 통해 최적의 투자금액을 산출해서 수익을 극대화시킨다. '손실은 자르고 수익은 키운다'는 투자의 대원칙은 좋은 매매전략과 제대로 된 자금관리가 결합될 때 달성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