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준비와 희망노트 - 은퇴는 절망이 아니라 희망이다
김두년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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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최근 들어 3년 후면 명예퇴직을 해야하기 때문에 은퇴준비에 관한 책을 찾아서 읽고 있는 편이다. 먼저 퇴직한 선배들이 준비없이 퇴직하고 힘겹게 살아가는 걸 보면서 나는 저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노후대책을 비롯한 노후정리하기를 담고 있고, 희망노트와 희망보자기에 대한 소개도 하고 있다. 평소에 아내와 함께 우리 노후를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지에 대해 한번씩 이야기도 나누고는 했지만 깊이있게 대책을 논의할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그래서 이번 기회를 빌어 제대로 된 노후대책과 노후정리에 대해 알아보려고 이 책 <은퇴 준비와 희망노트>를 읽게 되었다. 우리 부부에게 정말 피와 살이 될만한 알짜 지식들이 가득한 이 책을 노후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있는 분들에게 적극 강추하고 싶다.

 

 

"노후대책은 부부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 부부 중 한 사람이 먼저 죽더라도 남아있는 배우자는 혼자서 외롭고 쓸쓸한 삶을 살아가야 한다. 이 기간이 10년이 될 수도 있고 20년이 될 수도 있다. 특히 생활비가 다시 늘어나는 마지막 10년을 준비해야 한다. '자녀들이 어떻게 해주겠지'하는 안일한 생각은 금물이다. 이 시기에는 이미 자녀들도 은퇴 시기를 맞이하기 때문이다."

 

 

"노후 자금 준비에서 주의해야 하는 것이 주거 비용과 요양 비용이다. 질병 등으로 거동이 불편해서 장기 요양이 필요한 경우에는 간병비나 요양비가 추가로 필요하다. 이에 대비하여 보험에 가입한다고 해도, 어쨌든 장기요양에는 매월 일정한 돌봄이나 간병비가 필요하다. 언젠가 나홀로 노년을 보내는 경우를 대비한다면, 24시간 가족의 간병을 기대하기는 어렵고 파트 타임 간병이나 요양시설의 신세를 질 수 밖에 없다. 이러한 경우를 염두에 두고 노후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

 

 

"언젠가 찾아올 홀로 살이를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언젠가 찾아올 죽음에 대비를 해야 한다. 주거 생활도 부부 또는 혼자 살기 편하도록 단순하게 정리해 두어야 한다. 거동이 불편해지면 요양시설이나 요양병원 입소도 각오해야 한다. 갑자기 찾아올 판단력 상실에 대비하여 뒤처리를 부탁할 사람을 후견인으로 지정하여 사후 처리도 부탁해 두어야 한다."

 

 

우리 부부는 모두 사후 시신기증까지 신청을 해두었기 때문에 크게 장례식에 대해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편안한 노후를 위해서 지금부터라도 저자가 강조하는 점에 유의해서 노후대책도 세우고 노후정리도 해야할 것 같다. 이 책에는 저자가 친절하게도 희망노트 양식도 제공하고 있어서 시간이 될 때 아내와 함께 노후정리를 해보는 것도 유익한 일이 되리라 생각한다.

 

 

이 책에서 저자가 제시하고 있는 노후대책과 노후정리 방법을 우리 부부의 현실에 맞게끔 잘 적용한다면 퇴직 후에도 편안한 노후를 보낼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인생 100세 시대라고들 하는데 마냥 오래 사는 게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 건강하게 오래 산다면 모르겠지만 골골대며 오래 산다는 것은 민폐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이 우리 부부의 편안한 노후를 준비하는 데 큰 보탬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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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이면 충분하다 - 이건희에서 머스크까지 가장 매력적인 경영의 신들
김문성 엮음 / 스타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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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경제경영서적을 1년에 10권 정도는 읽는 것 같은데, 이 책은 세계적인 경영 거장들의 혼이 담긴 말을 수록해 놓은 책이어서 경제경영서라기 보다는 자기계발서로 보는 게 옳을 것 같다.

 

 

이 책은 저자가 이건희에서 마크 저커버그까지 세계 경제를 움직인 8대 경영인의 말을 엮어 놓은 책이다. 그래서 읽기도 쉬울 뿐더러 책의 내용이 무겁지 않아서 책을 읽는 데 시간이 그리 많이 소요되지 않았다.

 

 

이 책에는 기록해두고 싶은 주옥같은 명언들이 아주 많았다. 평소 책을 읽으면서 체크해두고 싶은 부분은 포스트잇을 붙여뒀다가 별도로 정리하는 습관이 있는 내게 이 책은 너무 많은 포스트잇을 사용하게 할만큼 알찬 내용의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8명의 경영인 별로 내가 기록해두고 싶은 명언들을 일부 추려서 정리해본다. 

 

<이건희>

"뛸 사람은 뛰어라. 바삐 걸을 사람은 걸어라. 말리지 않는다. 걷기 싫으면 놀아라. 안 내쫓는다. 그러나 남의 발목은 잡지 말고 가만히 있어라. 왜 앞으로 가려는 사람을 옆으로 돌려놓는가?"

 

"21세기는 문화 경쟁의 시대가 될 것이다. 이것을 준비하는 것이 내 의무다."

 

"사람은 주기가 있어서 잘될 때가 있고 안 될 때가 있는 거야. 실수하면 바로 바꿔버리고 그러면 사람이 클 수가 있나. 인간은 일 년에 석 달 이상을 꽃피지 못해."

 

"협력업체는 우리와 같은 배를 타고 있는 신경영의 동반자다. 협력업체의 질적 수준이 세계일류로 올라갈 때 비로소 우리가 목표로 하는 세계일류가 달성될 수 있을 것이다."

 

"바람이 강하게 불수록 연은 더 높게 뜰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위기를 도약의 계기로, 불황을 체질강화의 디딤돌로 삼을 수 있는 땀과 희생, 그리고 용기와 지혜다."

 

<스티브 잡스>

"일은 당신의 삶에서 큰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삶에서 만족을 느끼기 위해선 당신이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해야 한다. 위대한 일을 할 방법은 당신이 하는 그 일을 사랑하는 것이다."

 

"내가 곧 죽을 것이라는 사실은 인생에서 큰 결정을 할 때 도와주는 가장 중요한 도구이다. 당신이 언젠가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는 건 우리가 아직 잃을 게 많다는 착각으로부터 벗어나는 좋은 방법이다."

 

"어제를 뒤돌아보는 건 그만하자. 그 대신 내일을 발전시켜 나가자."

 

<마쓰시타 고노스케>

"중요한 것은 미래를 낙관적으로 생각하면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더 많이 생각하게 된다는 점이다. 십년 뒤에는 어떤 세상이 되어 있을지 지금부터 계획해서 아이디어를 내야한다는 생각을 하는데 그러면 즐거워져서 시간이 가는 줄을 모른다."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부하를 한 명은 둬라.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고민이나 불평을 털어놓을 부하가 한 명도 없다면 지치게 마련이다."

 

<이나모리 가즈오>

"성공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종이 한 장이다. 성공하지 않은 사람에게 열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차이는 인내심이다. 실패하는 사람은 일이 벽에 부딪혔을 때 핑계를 찾아서 노력하는 것을 포기해 버린다."

 

"못하는 일이 있다면 그것은 지금의 자신이 못하는 것이고, 장래의 자신이라면 가능하다고 미래진행형으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빌 게이츠>

"성공이라는 스승은 배울 것이 없다. 왜냐하면 똑똑한 사람들이 절대 실패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뜨리기 때문이다."

 

"힘들고 궂은 일을 한다고 부끄럽다고 생각하지 마라. 힘들고 궂은 일의 다른 이름은 바로 기회이기 때문이다. 일을 할 때는 항상 적극적인 마음자세로 임하라."

 

"세상은 당신이 어떻게 생각하든 신경 쓰지 않는다. 세상이 당신에게 기대하는 것은, 당신이 만족한다고 느끼기 전에 뭔가 성취해서 보여주는 것이다."

 

<제프 베조스>

"세상이 아무리 빠르게 변하더라도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제공하면 절대 외면받지 않는다."

 

"어떤 사업 계획도 현실과 부딪히는 순간에 살아남지 못한다. 현실은 언제나 변화무쌍하다. 계획은 계획일 뿐이다."

 

<일론 머스크>

"좋은 아이디어는 그것이 실현될 때까지는 항상 미친 짓이다."

 

"단순하게 당면한 문제만 해결할 게 아니라 삶의 이유를 찾아야 한다."

 

<마크 저커버그>

"많은 기업체들이 실수하지 않을까 두려워한다. 위험을 감수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기업은 실패를 통해 사람들이 서로를 평가하게 하려고 만들어졌다."

 

"모두가 원하지만 아무도 하지 않는 일에 도전하라."

 

"가장 위대한 성공은 마음껏 실패할 수 있는 자유에서 나온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 이 책의 내용을 우리 회사 부장님들과 임원들에게 공유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일반적인 경제경영서를 읽어보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반면 이 책은 세계적인 경영인들이 자신들의 혼을 담아 내놓은 말들을 추려서 엮어놓은 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짧은 시간에 경영의 핵심을 간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책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기고 싶었던 말은 이건희 회장님의 "뛸 사람은 뛰어라. 바삐 걸을 사람은 걸어라. 말리지 않는다. 걷기 싫으면 놀아라. 안 내쫓는다. 그러나 남의 발목은 잡지 말고 가만히 있어라. 왜 앞으로 가려는 사람을 옆으로 돌려놓는가?"였다. 올해로 직장생활한 지가 28년차인 내 경험으로 미루어볼 때 남의 발목을 잡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다. 만약 이런 사람들만 없었더라면 우리 사회가 보다 더 빠른 성장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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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기행 2 - 길 위에서 읽는 삼국지, 개정증보판 삼국지 기행 2
허우범 지음 / 책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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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퇴직하고 나면 중국으로 삼국지 문화기행을 떠나고 싶다는 이야기를 주변 지인들에게 노래하다시피 하는 나였기에 이 책 <삼국지 기행_길 위에서 읽는 삼국지>를 처음 접했을 때 '바로 이책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삼국지 문화기행을 다녀와서 쓰고 싶었던 책이 바로 이런 책이었다는 이야기다. 저자가 나보다 선수를 쳤기 때문에 김이 새기는 했지만 같은 내용의 책이라 하더라도 컨셉과 독자층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또 다른 느낌의 책이 나올 수도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래서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삼국지 문화기행'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삼국지 기행 1에서 이미 살펴본 것처럼 이 책은 저자가 중국의 삼국지 문화유적을 찾아 다니면서 지역민들에게 고증을 해서 쓴 책이라서 다른 종류의 삼국지 기행책들에 비해 훨씬 믿음이 간다. <삼국지 기행 2>에서는 25장_천하의 동작대여! 영원하라부터 48장_앞날을 헤아리지 못하면 걱정거리가 생긴다까지를 다루고 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시대에 벌어지는 일에만 신경을 쓴다. 내가 있을 때 이룩해야 하고 내가 있을 때 끝장을 봐야만 한다. 다음 세대는 중요하지 않다. 그러다 보니 급하고, 해야 할 일만 많다. 하지만 정작 비중 있고 꼭 해야 하는 것은 몇 가지나 해결하는가. 야단법석과 부화뇌동, 우왕좌왕과 조변석개로 끝난다. 더 급한 일이 생겼기 때문이다. '삼국지연의'는 중화 제국주의를 이룩하려는 중화 문화의 숨은 칼날이다. 역사와 소설, 사실과 허구로 무장된 카멜레온이 글로벌 시대 전 지구촌을 통째로 중화주의화하기 위한 콘텐츠인 것이다. 이에 비하면 고구려 역사를 왜곡하는 동북공정은 '빨리빨리'를 강조하는 급한 민족을 상대로 하는 국지적 전략일 뿐이다." 저자의 주장처럼 '삼국지연의'를 다른 시각으로 봐야 하는 충분한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우리는 흔히 역사를 통해 발전된 미래를 열어 간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맞는 말이다. 하지만 '역사적'이란 구호 아래 행해진 수많은 불법적 행동들이 역사의 거울에 공표되지 않고 역사의 그물에 걸러지지 않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소위 진리라고 하는 것도 힘의 중심에만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그 힘이란 것도 인간의 욕심에서 비롯된 것으로, 무력을 양산하고 이것에 의해 '진일보시켰다'는 역사를 쓰고자 한다. 부성회의 현장은 바로 진리의 역사임을 내세우려는 인간의 욕심을 압축해서 보여주는 것 같다. 그렇다. 인간의 역사는 언제나, 항상 무력이 곧 진리인 것이다. 비록 그 힘의 끝이 자신을 겨누더라도 말이다."


"삼협댐 완공 이후 다시 찾은 백제성도 많이 변해 있었다. 댐이 완공되면 백제성은 섬이 된다고 하더니만 말 그대로다. 좋아진 것이 있다면 배를 타지 않고서도 이곳에 올 수 있다는 것이다. 백제성이 삼협댐 건설로 섬이 되자, 중요 유적지인 이곳을 대대적으로 개발하였다. 덕분에 백제성을 오가는 다리를 놓아서 중경에서 출발하는 장강 삼협 유람선을 타지 않고도 편하게 이곳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유람선의 선착장도 바뀌었다. 예전에는 중경에서 동쪽으로 장강의 중심 물줄기를 따라서 내려가다 구당협이 보이는 초입에서 정박하였다. 그런데 지금은 거센 물줄기를 벗어나서 안전하게 운항하기 위해 북쪽으로 옮겨졌다."


"강유가 지휘를 하였다는 영반취를 둘러보고 검각산을 올랐다. 절벽을 깎아 만든 계단 길은 뒤조차 돌아볼 수 없을 지경이고,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정도의 바윗길은 맨 몸으로 오르기도 벅차다. 숨가쁨에 쉬기를 몇 번이나 했던가. 땀범벅이 된 윗도리는 소금이 버석거린다. 정상에서 사방을 둘러보니, 과연 검각이란 이름에 걸맞게 기세의 장대함이 비할 곳이 없다. 아래를 내려다 보는 순간, 다리의 힘이 풀린다. 어떻게 올라왔는지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 내가 '삼국지 문화기행'을 다녀온 다음에 쓰게 될 책의 내용은 어떻게 될 것인지를 생각해보았다. 이 책의 저자가 아주 상세히 그리고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잘 구분해서 설명을 하고 있어서 어떤 방향으로 책을 써야할 지 매우 난감한 상황에 빠져버린 것 같다. 하지만 아직 '삼국지 문화기행'은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에 기행을 떠나기 전에 계획을 체계적으로 잘 세워서 이 책의 저자가 쓴 내용과는 방향을 달리 함으로써 차별화할 수 있는 구상을 한다면 어느 정도 승산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모처럼 삼국지 관련 책을 읽으면서 기분좋게 책장을 덮을 수 있어서 기분이 매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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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기행 1 - 길 위에서 읽는 삼국지, 개정증보판 삼국지 기행 1
허우범 지음 / 책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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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내게 책을 써볼 것을 권유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아직 어떤 책을 쓸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주제도 못 정한 상태에서 나는 막연히 삼국지와 관련된 책을 써봐야겠다는 생각만 갖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 <삼국지 기행 1>을 읽으면서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는 데 나는 놀랐다. 솔직히 나도 지인들에게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는 삼국지 문화 기행을 하고 책을 쓰는 것이라고 얘기를 많이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삼국지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실제 삼국지 문화유적에 대한 이야기에 더 관심이 많이 갔다. 앞으로 삼국지 문화기행을 어떻게 구상해서 다녀온 다음 어떻게 답사기를 쓸 것인지를 생각하면서 책을 읽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삼국지연의는 사실이 70%, 허구가 30% 정도라고 생각을 했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삼국지연의에는 과장된 부분이 많이 있어서 역사적 사실이 차지하는 비중은 훨씬 더 낮을 거라는 저자의 주장에 충분히 일리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삼국지에서 관우가 동탁의 장수 화웅의 목을 베고 돌아와서 '아직도 술이 식지 않았군.'이라고 했다는 내용은 독자들에게는 감동을 주는 부분이지만 실제 역사에서 화웅의 목을 벤 것은 손견이었다는 데서 나관중이 '촉한정통론'에 입각해서 유비, 관우, 장비 삼형제를 너무 띄운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 책이 삼국지 문화기행을 계획하고 있는 내게는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할 것 같다. 삼국지연의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역사적 유적지를 과거의 모습과 최근의 모습을 비교하며 설명해 주고 있어서 내겐 늘 가까이 놓고 참고해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1권에서는 1장_즈믄 하루 즈믄 해, 풍운의 천하에서 24장_유비, 딸 같은 부인을 얻다까지를 다루고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삼국지'는 소설 즉, '삼국지연의'를 의미한다. 연의는 1,800여 년을 이어오며 많은 부분이 역사적 상황과 다르게 각색되었다. 이를 일러 '칠실삼허'라고 한다. 하지만 역사적 맥락까지 자세히 살펴보면 '삼실칠허'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 세월 동안 민중에게 사랑받고 국가적으로도 장려한 까닭은 무엇인가?'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중국은 지정학적으로 가까운 이웃이자 우리와는 역사적으로도 수천 년 동안 관계를 이어왔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삼국지연의'는 우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중국과 중국인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 무엇보다 값진 교과서다. 소설로서의 재미를 통해 난세를 살아가는 지혜를 읽히는 것도 필요하지만, 소설의 이면에 숨겨진 역사적 사실과 중국인들의 사고방식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한 공부다. 이제 '삼국지연의'를 흥미진진한 소설로서가 아닌 '중국과 중국인을 이해하는 지침서'로서 다시 새롭게 읽어야만 할 때다." 저자의 주장대로 이제 삼국지연의를 재미로만 읽을 것이 아니라 중국과 중국인을 이해하는 지침서로 읽어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

 

"여포는 유비를 지극히 생각하였다. 자신의 아내로 하여금 유비에게 술을 따르게 하기도 하지만, 원술이 유비를 공격하자 이를 적극적으로 방어해주기도 한다. 여포의 이러한 모습은 바로 진정한 용자의 모습이다. 그런데 여포하면 떠오르는 대명사는 배신을 일삼는 패륜자가 먼저니, 이 또한 우리가 소설을 너무 믿은 까닭이다." 

 

'실제로 조조와 유비가 영웅에 대해 이야기한 사실은 진수의 '삼국지'에는 세 구절뿐이다. 그러나 소설은 이것을 토대로 한편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곳에 새로운 청매정을 만들어 놓았으니, 이곳에 있는 청매정은 소설이 탄생시킨 일종의 문학적 유적인 셈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삼국지 기행에서 만나는 유적들은 이처럼 역사적인 것과 문학적인 것 그리고 허구적인 유적과 유물이 뒤섞여 있다. 그러므로 이를 잘 가려서 보는 것도 또 하나의 삼국지를 음미하는 방법이 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앞으로 삼국지 문화기행을 가게 된다면 저자의 조언을 잘 참고해서 역사적인 것과 문학적인 것, 그리고 허구적인 유적과 유물이 뒤섞여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여행을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정사 삼국지와 소설 삼국지연의를 제대로 공부해서 비교 분석을 통해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분별할 수 있는 능력부터 기르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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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 - 죽을 만큼, 죽일 만큼 서로를 사랑했던 엄마와 딸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진환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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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소설을 즐겨 읽는 편은 아니지만 이 책은 읽으면서 나의 어릴 적 가정상황과 너무나도 흡사한 내용이어서 소름끼치기도 했지만 제법 쉽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외할머니와의 어렸을 적 추억도 떠올랐고, 친할머니와의 추억도 떠오르게 하는 등 여하튼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나의 어렸을 적 기억을 소환하게 되었다.


"하지만 저는 빈껍데기가 아니었습니다. 이 아이를 세상에 내놓음으로써 제 몸은 또 한 번 어머니의 사랑으로 충만해졌으니까요.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이었습니다. 사실은 그게 바로 불행의 시작이었는데도 말이죠. 다음 날, 신생아실의 유리 너머로 딸아이의 모습을 본 어머니는 환하게 웃으셨습니다. 막 태어났을 때만 해도 온몸이 요괴마냥 검붉게 충혈되고 코도 납작하게 눌려 있었지만, 하룻밤이 지나고 나자 다른 어떤 아기보다도 하얀 피부에 코도 오똑한 예쁜 모습으로 변모해 있었거든요. 어머니가 기뻐해주신 건 물론이고 오전에 찾아오신 시부모님도 많이 좋아하시는 걸 보며 저는 큰일을 하나 끝마쳤다는 만족감에 젖어 들었습니다."


"'아무렴 어때, 즐거운데, 아무렴 어때, 행복한데. 아무렴 어때, 사랑받고 있는데.'라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사랑이라는 말을 쓰고 싶어지는 건 사랑받지 못한다는 증거다. 어쩌면 사랑받지 못하는 증거이기도 하지 않을까? '그거야 뭐, 아무렴 어때.' 내게 결여되어 있는 놀이의 부분이란 토오루의 입버릇이기도 했던 '아무렴 어때'였다. 언덕 위의 꿈같은 집이 소실되면서 내가 잃어버린 것, 분명 어머니와 아버지도 그걸 잃어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와서 깨닫는다한들 이미 늦었다. 모든 것을 무너뜨린 사람은 바로 나다. 소실된 집은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는다. 사랑하는 외할머니는 이제 돌아오지 않는다. 나는 누구한테도 사랑받지 못한다. 그런 내 인생도 이제 곧 끝난다. 상상 따윈 어떤 구원도 되지 못한다."


"두 사람을 다 구할 수 있다면 당연히 그랬을 겁니다. 한 명밖에 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저는 어찌해야 할지 몰라 주저했습니다. '나를 낳아준 사람을 구할 것인가, 아니면 내가 낳은 사람을 구할 것인가?' 그리고 제가 얼마나 찢어지는 심정으로 결단을 내렸는지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겁니다. 미래가 창창한 쪽이 살아남아야 한다거나 어머니라면 당연히 자식을 선택해야 한다는 탁상공론은 딱 질색입니다. 그런 사람들이야 결국 어느 쪽도 선택하지 못한 채 도망칠 게 뻔할 겁니다." 이 부분에서 내가 만약 이런 상황에 처했다면 나는 어떻게 했을까를 생각해봤다. 하지만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 아마 이 책의 주인공도 나와 같은 심정이 아니었을까?


"'나한테는 어머니가 없는데, 이 아이에겐 있다. 엄마!하고 부르면 대답해주는 사람이 있다.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사람이 있다. 어째서 이 아이에겐 있고 나한테는 없는 걸까? 난 아무런 죄도 짓지 않았는데. 어째서 이 아이는 어머니를 잃은 내 마음 따윈 전혀 상관없다는 듯이 나한테 어리광을 부리는 걸까?' 딸아이에게 아무 잘못도 없다는 걸 알면서도 제 손을 잡는 걸 뿌리쳐버린 적도 있습니다. 그 잘못을 사과하는 의미도 담아서 잠들어 있는 그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려 했던 겁니다. 그런데 그 아이는 저를 거부했습니다."


"시간은 흘러간다. 흘러가기 때문에 엄마에 대한 마음도 바뀌어 간다. 그럼에도 사랑을 갈구하는 존재가 딸이며, 자신이 갈구했던 것을 자식에게 주고 싶어 하는 마음이 바로 모성 아닐까. 문자메시지의 알림음이 울렸다. "빨리 보고 싶다. 조심해서 오렴." 낡은 저택 별채에 불이 켜져 있다. 문 안쪽에 나를 기다리는 엄마가 있다. 이보다 행복한 일은 없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몇 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났다. 어머니도 나를 낳았을 때 저런 생각을 하셨을까? 마지막 임종을 못한 게 지금도 마음에 걸린다. 사람은 누구나 세상에 태어나서 죽기 마련인데 나는 어떻게 생을 마감하게 될 것인지 참 궁금하다. 내가 기대하는 삶을 살고 편안히 눈을 감을 수 있도록 생의 마지막 날까지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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