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서 읽고 제 의견을 담아서 작성하였습니다.>
내가 삼국지를 처음 읽은 때는 대학시절이었고 당시 내가 읽었던 책은 여섯 권으로 된 <정본 삼국지>였다. 삼국지를 읽을 때면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의 이름이 헷갈려서 힘든 점이 많았지만 그래도 핵심인물로 언제나 언급되는 인물들로는 촉나라는 유비, 관우, 장비, 조운, 제갈량을 오나라는 손권, 주유, 노숙을 위나라는 조조, 하후돈, 사마의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은 그 중에서도 촉의 군사인 제갈량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이 책을 쓴 이유를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나는 이 책에서 신화 속의 제갈량이 아니라, 행정가이자 운영자였던 제갈량을 끌어내고자 한다. 우리가 그에게서 배울 것은 단 하나의 기교가 아니라, 평생을 관통한 단 하나의 태도다. 스스로에게 가차 없을 것, 감정에 휘둘리지 말 것, 화려함에 취하지 말 것,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킬 것,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영역과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을 엄정하게 구분할 것, 하늘의 뜻은 통제할 수 없으나 사람이 할 일은 끝까지 내 몫이다.' 제갈량에게서 배워야 할 것이라고 저자가 언급한 것이 정작 내가 반드시 배워야 할 것이었다.
'제갈량의 삶이 우리에게 던지는 첫 번째 화두는 '천명을 탓하기 전에, 스스로 그어 둔 한계의 선부터 들여다보라는 것'이다. 그 선이 정말 하늘이 그은 것인지, 아니면 두려움에 사로잡힌 내면이 스스로 만들어낸 장벽인지, 만약 후자라면 그것은 천명이 아니라 변명일 뿐이다. 변명은 부숴야 한다. 변명을 부수기 전에는 단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변명을 부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에 나도 전적으로 공감한다. 지금까지 나는 스스로 그어 둔 한계의 선이 두려움에 사로잡힌 내면이 스스로 만들어낸 장벽임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질문이 떠오르지 않는 삶은 위험하다. 질문 없는 삶은 늘 누군가의 답을 빌려 살게 되기 때문이다. 빌린 답으로 채워진 인생은, 잘 굴러가는 것처럼 보이다가도 어느 순간 정체불명의 공허로 무너진다. 마흔이 되어, 쉰이 되어, 갑자기 모든 것이 의미 없다고 느끼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우리는 자주 듣지 않는가. 그들은 답이 없어서 무너진 것이 아니다. 자기 답이 없어서 무너진 것이다.' 질문이 떠오르지 않는 삶이 위험하다는 것을 제대로 인지하고 항상 물음표가 있는 삶을 살아야 할 것 같다.
'큰일을 함께 할 사람을 알아보는 가장 정직한 방법은, 그가 초조함 앞에서 어떻게 무너지는지를 보는 것이다. 초조함을 견디지 못하는 자는 결국 어느 길목에서든 무너진다. 그릇은 평정의 두께만큼 깊어진다.' 초조함은 우리의 시야를 좁히고, 좁아진 시야는 잘못된 선택을 부른다는 저자의 주장에 신빙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판을 읽는 자는 판 안에 있지 않다. 판 안에 있는 자는 자기 패에 빠져 다른 사람의 패를 보지 못한다. 멀리서 판 전체를 내려다보는 자만이 어디에 빈자리가 있고, 어디에서 흐름이 꺾이고, 어디에서 누구의 손이 떨리는지를 안다. 제갈량이 융중에서 십여 년간 웅크리고 있었던 것은 은둔자의 게으름이 아니었다. 천하의 대세로부터 한 걸음 물러나 판세를 관조하는 치밀한 거리 두기였다.'
'내 안의 나약함을 베는 일은, 늘 남을 베는 일보다 먼저 와야 한다. 남에 대한 칼은 분명한 잘못 앞에서 들기 쉽지만, 자신에 대한 칼은 분명한 잘못 앞에서도 들기 어렵다. 우리는 자신에게 한없이 너그러운 변호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신을 처벌할 수 없는 자는, 결국 자신을 성장시킬 수도 없다.' 이 책을 읽다보니 지금까지 살아 온 내 삶에 있어서 반성해야 할 것들이 한 두가지가 아닌 것 같다. 내가 분명 잘못한 것에 있어서도 지금까지 내게 너무 너그러운 변호인으로서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끊어 냄은 잔인한 일이 아니다. 잔인한 것은 끊어 내야 할 때 끊어 내지 못해서, 그 사람과 나를 함께 곪게 만드는 일이다. 정리는 미움이 아니라 책임이다. 내 삶의 가장 가까운 자리는 내가 책임져야 한다. 그 자리에 누구를 둘 것인가는, 결국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자 하는가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직장 생활을 오랫동안 하면서 책임자로서 끊어내야 할 때 제대로 끊어내지 못해서 어려움을 겪었던 경우도 제법 있었기 때문에 저자의 주장에 십분 공감이 간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 지금까지 내 자신 스스로 한계를 긋고 살아온 것이 아니었나 깊이 반성을 했다. '스스로 한계를 긋는 자는 단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다.' 이 책의 부제인 이 문구를 지렛대로 삼아 앞으로의 삶에 있어서는 스스로 한계를 긋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한 다음, 결과에 구차하게 변명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