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기행 1 - 길 위에서 읽는 삼국지, 개정증보판 삼국지 기행 1
허우범 지음 / 책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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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내게 책을 써볼 것을 권유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아직 어떤 책을 쓸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주제도 못 정한 상태에서 나는 막연히 삼국지와 관련된 책을 써봐야겠다는 생각만 갖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 <삼국지 기행 1>을 읽으면서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는 데 나는 놀랐다. 솔직히 나도 지인들에게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는 삼국지 문화 기행을 하고 책을 쓰는 것이라고 얘기를 많이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삼국지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실제 삼국지 문화유적에 대한 이야기에 더 관심이 많이 갔다. 앞으로 삼국지 문화기행을 어떻게 구상해서 다녀온 다음 어떻게 답사기를 쓸 것인지를 생각하면서 책을 읽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삼국지연의는 사실이 70%, 허구가 30% 정도라고 생각을 했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삼국지연의에는 과장된 부분이 많이 있어서 역사적 사실이 차지하는 비중은 훨씬 더 낮을 거라는 저자의 주장에 충분히 일리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삼국지에서 관우가 동탁의 장수 화웅의 목을 베고 돌아와서 '아직도 술이 식지 않았군.'이라고 했다는 내용은 독자들에게는 감동을 주는 부분이지만 실제 역사에서 화웅의 목을 벤 것은 손견이었다는 데서 나관중이 '촉한정통론'에 입각해서 유비, 관우, 장비 삼형제를 너무 띄운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 책이 삼국지 문화기행을 계획하고 있는 내게는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할 것 같다. 삼국지연의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역사적 유적지를 과거의 모습과 최근의 모습을 비교하며 설명해 주고 있어서 내겐 늘 가까이 놓고 참고해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1권에서는 1장_즈믄 하루 즈믄 해, 풍운의 천하에서 24장_유비, 딸 같은 부인을 얻다까지를 다루고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삼국지'는 소설 즉, '삼국지연의'를 의미한다. 연의는 1,800여 년을 이어오며 많은 부분이 역사적 상황과 다르게 각색되었다. 이를 일러 '칠실삼허'라고 한다. 하지만 역사적 맥락까지 자세히 살펴보면 '삼실칠허'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 세월 동안 민중에게 사랑받고 국가적으로도 장려한 까닭은 무엇인가?'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중국은 지정학적으로 가까운 이웃이자 우리와는 역사적으로도 수천 년 동안 관계를 이어왔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삼국지연의'는 우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중국과 중국인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 무엇보다 값진 교과서다. 소설로서의 재미를 통해 난세를 살아가는 지혜를 읽히는 것도 필요하지만, 소설의 이면에 숨겨진 역사적 사실과 중국인들의 사고방식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한 공부다. 이제 '삼국지연의'를 흥미진진한 소설로서가 아닌 '중국과 중국인을 이해하는 지침서'로서 다시 새롭게 읽어야만 할 때다." 저자의 주장대로 이제 삼국지연의를 재미로만 읽을 것이 아니라 중국과 중국인을 이해하는 지침서로 읽어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

 

"여포는 유비를 지극히 생각하였다. 자신의 아내로 하여금 유비에게 술을 따르게 하기도 하지만, 원술이 유비를 공격하자 이를 적극적으로 방어해주기도 한다. 여포의 이러한 모습은 바로 진정한 용자의 모습이다. 그런데 여포하면 떠오르는 대명사는 배신을 일삼는 패륜자가 먼저니, 이 또한 우리가 소설을 너무 믿은 까닭이다." 

 

'실제로 조조와 유비가 영웅에 대해 이야기한 사실은 진수의 '삼국지'에는 세 구절뿐이다. 그러나 소설은 이것을 토대로 한편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곳에 새로운 청매정을 만들어 놓았으니, 이곳에 있는 청매정은 소설이 탄생시킨 일종의 문학적 유적인 셈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삼국지 기행에서 만나는 유적들은 이처럼 역사적인 것과 문학적인 것 그리고 허구적인 유적과 유물이 뒤섞여 있다. 그러므로 이를 잘 가려서 보는 것도 또 하나의 삼국지를 음미하는 방법이 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앞으로 삼국지 문화기행을 가게 된다면 저자의 조언을 잘 참고해서 역사적인 것과 문학적인 것, 그리고 허구적인 유적과 유물이 뒤섞여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여행을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정사 삼국지와 소설 삼국지연의를 제대로 공부해서 비교 분석을 통해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분별할 수 있는 능력부터 기르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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