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 리커버리 프로젝트
이항심 지음 / 창조와지식(북모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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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 <번아웃 리커버리 프로젝트>를 읽게 된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얼마전 회사에서 김경일교수님의 특강이 있었는데 특강이 끝나고 나서 직원들이 서면질의를 했고, 교수님께서 답변을 동영상으로 녹화해서 제공해주신 적이 있다. 그 질문들 중에 저의 입사후배가 '번아웃' 극복을 위한 방법을 묻길래 거기에 대한 해답으로 이 책을 선물하기 위해서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번아웃'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저자가 제시하는 '낯선 곳에서 한 달 살기'가 꽤 괜찮아 보인다는 것이다. 나도 퇴직하고 나면 '낯선 곳에서 한 달 살기'를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저자가 '익숙하지 않는 도시에서 한 달 살기'계획을 떠올리고 실천하게 된 사유는 다음과 같다. "고민을 하다가 연구년을 미리 경험해본 선배 교수님께 조언을 구하기로 했다. 한국에 오기 전, 첫 직장 미국 오클라호마 주립대학에서 교수를 할 때 나의 첫 멘토였던 조윤정 교수님께 연락을 드렸다. (중략) 교수님은 공간의 이동을 제안하셨다. 일상의 속도와 박자에서 벗어나서 재충전이 필요할 때 공간의 이동이 큰 도움이 되었다는 경험담을 나눠주셨다. (중략) 교수님과 통화를 마치고, 길어진 코로나 후유증으로 번아웃이 된 상태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어떤 공간과 장소가 온전한 회복을 도울지 고민했다. 문득 버킷리스트의 한 자리를 차지하던 '익숙하지 않는 도시에서 한 달 살기'계획이 떠올랐다."

 

 

"무언가를 조절해야 한다는 마음에서 벗어나 보면 조금 더 큰 순리 속에서 감사와 겸허로 흐름을 따라가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 자연과 초월적인 존재 앞에서 나를 내려놓고 겸손해진다. 겸허해지고 겸손해지는 시간, 나는 '나'를 내려놓고 더 큰 존재와 연결되는 그 시간 속에서 고요히 머물렀다. 오래된 깊은 터널 속 동굴 사원 안에서 역설적으로 외부 세계와 단절과 차단을 통해 더 큰 존재와 깊이 연결되는 치유의 순간이었다."

 

 

"치앙마이는 알고 보니 전 세계 디지털 노마드의 성지였다. 문화적으로 다양성을 존중하기도 하면서, 빠른 인터넷을 기반으로 공유 오피스들도 잘되어 있어서, 아시아보다 유럽에서 먼저 디지털 노마드의 성지로 유명세를 탔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치앙마이에서 만난 친구들은 아시아 쪽보다는 전체적으로 독일, 프랑스, 노르웨이, 스페인, 캐나다, 영국 등에서 온 친구들이 많았다." 나는 태국을 2번 다녀왔지만 방콕과 파타야를 다녀왔을 뿐 치앙마이에는 가보지 못했다. 저자가 말하는 치앙마이가 디지털 노마드의 성지였다는 말에 나는 많이 놀랐다. 왜냐하면 일본이나 싱가포르 같은 태국보다 훨씬 선진국인 나라를 여행할 때도 우리나라보다 빠르지 않은 인터넷 속도로 불편했는데 치앙마이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책의 말미에 번아웃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면서 우리가 원하는 일을 오래도록 잘 하면서 좋은 삶을 만들어나가고 싶다면 살펴보면 좋을 두 가지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첫 번째는 '번아웃을 예방하면서 건강하게 일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다. 또는 번아웃이 이미 왔다면 잘 회복할 수 있도록 자신에게 필요한 '좋은 쉼'의 방법을 찾는 것이다. 두 번째는 내가 나의 삶의 속도를 잘 관찰하면서 시기별로 적정한 속도로 조절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용기와 조절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두 번째가 생각보다 중요한 이유는 우리 개인의 삶의 속도와 상황은 계속 변화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 직장생활하는 동안은 '익숙하지 않은 도시에서 한 달 살기'를 실천하기가 어려울 것 같아서 퇴직 후에 실천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저자가 다녀온 치앙마이도 좋겠지만 나는 태국보다는 다른 곳을 찾아보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지 않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도시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산과 계곡이 있는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퇴직하기 전까지 대상도시를 물색해봐야겠다. 그리고 직장생활하는 동안에는 장기간 휴가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단기간이라도 도심에서 벗어나서 한적한 곳에서 쉼으로써 번아웃에 빠지지 않도록 평소에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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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 츠나구 1 - 산 자와 죽은 자 단 한 번의 해후 사자 츠나구 1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오정화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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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봤을 때 사자가 어떤 의미인지 잘 이해하지 못했다. 만약 사자를 한자로 使者라고 썼더라면 독자들이 좀 더 이해하기 쉽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하지만 책의 내용을 놓고 볼 때 저자의 기막힌 상상력이 독자에게는 색다른 상상의 세계를 펼쳐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내겐 이 책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솔직히 나는 타향에 살고 있어서 부모님 두 분 모두 임종을 지키지 못해서 가슴에 한이 맺혔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츠나구같은 사자가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부모님께서 살아계셨을 때 그래도 아버지와는 대화를 많이 나눈 편이지만 어머니와는 대화를 많이 나누지 못했기 때문에 어머니가 정말 그립기 때문이다. 만약 어머니를 만나게 된다면 '나는 어떤 말을 해야할까, 그리고 어머니께서는 내게 어떤 말씀을 해주실까'하는 상상을 하면서 이 책을 읽었다.

 

 

이 책에는 모두 네 명의 의뢰인이 등장한다. 인기 연예인의 팬이었던 여성 직장인, 돌아가신 어머니를 찾는 아들, 죽은 친구를 찾는 여고생, 실종된 약혼자를 찾는 남성. 모두 망자를 찾는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나름 일리가 있어 보였다. 그 중에서 내겐 가장 안타까웠던 사연이 네 번째 등장하는 실종된 약혼자를 찾던 남성이었다. 결혼하기 전에 홀로 여행을 간다고 떠났던 약혼자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반나절도 되지 않는 짧은 만남이었지만 의뢰인들은 대체로 만남의 결과에 대해 만족하는 것 같았다.

 

 

이 책에서 츠나구가 이야기하는 망자와의 만남에 관한 조건은 다음과 같다. "'이 세상'에 있는 동안 '저 세상'의 망자와 만날 기회는 단 한 번뿐입니다. 지금 여기에서 미즈시로 사오리 씨와 만난다면 이제 당신은 두 번 다시 다른 망자와 재회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 세상'에 있을 때와 '저 세상'에 있을 때 각각 한 번씩인 거군요." "그렇습니다. 다만 미즈시로 사오리 씨가 거절하면 그 의뢰는 당신에게 한 번으로 계산되지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상대가 의뢰를 수락하여 면회가 실현된 경우에만 계산됩니다. 이번에 거절당하면 당신은 다른 상대를 의뢰할 수 있습니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조금 까다롭기는 하지만 괜찮은 조건이다. 

 

 

이 책의 저자는 나와 같은 독자들에게 또 다른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해주는 것 같다. 이승과 저승이 따로 있을 거라는 상상에 대해 아직 그 누구도 명확하게 밝혀내지 못한 상황에서 이런 기발한 상상을 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만약 실제로 츠나구같은 일이 있어서 저승의 망자와 이승의 사람을 연결시켜 줄 수 있다면 의뢰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궁금했던 것은 '츠나구가 저승의 망자와 이승의 사람을 연결시켜 주는 데 있어서 소요되는 비용은 도대체 누가 부담하는 가?'였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사람이 죽으면 신체와 영혼이 분리되고 저승이라는 곳이 있을까하는 의문을 갖게 되었다. 거기에 대해서는 아직 누구도 정확하게 이승과 저승이 구분되어 있다고 밝혀낸 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말 사후세계가 존재하는 것일까? 아직 나는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후로 꿈속에서도 어머니를 만나본 적이 없다. 만약 어머니께서 나를 만나게 된다면 어떤 말을 해주실지 정말 궁금하다. 츠나구라는 존재가 있어서 저승의 망자와 이승의 사람을 연결시켜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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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 & 챗GPT를 믹스Mix하라 - AI 오피스와 함께 앞서가는 직장인을 위한 업무 활용법! AI 팀워크를 위한 내 옆에 AI
앤미디어.문택주.이문형 지음 / 성안당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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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파이썬을 활용한 업무자동화가 세간에 관심사였던 것 같은데, 최근에는 챗GPT가 화두가 되고 있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챗GPT를 활용하고 있는 것 같고, 나도 사용해 본 적은 있지만 과거의 학습된 데이터를 가지고 구현을 하기 때문에 미래예측이라던가 최근 자료에 대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는 약점이 있는 챗GPT란 생각이 들었다. 또한 회사에서는 챗GPT를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말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검색엔진 빙과 믹스한 챗GPT 이야기를 접하고 나면 생각이 달라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저자는 빙과 챗GPT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빙과 챗GPT는 직장인들에게 업무에 대한 시간과 노력을 줄여주며, 업무와 관련된 정보나 문서를 검색하고 필요한 데이터를 추출하고 재가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직장에서 발생하는 기술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나 기술적인 가이드를 제공하며, 업무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고 비즈니스 관련 정보를 제공하여 의사 결정과 전략 수립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빙과 챗GPT는 개인화된 도움을 제공하여 사용자의 요구에 맞춘 정보와 작업을 수행할 수도 있습니다."

 

 

저자는 빙과 챗GPT를 직장인들이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이런 것들이 있다고 한다. '정보 및 자료 검색, 업무 조언, 문서 작성 및 편집 작업, 이미지 검색 및 제작 작업, 업무 프로세스 자동화, 기술 지원' 등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는 파이썬을 활용해서 업무 프로세스를 자동화하는 방법을 배울 생각을 갖고 있었다. 실제로 파이썬을 배우려고 강의도 들어봤지만 비전공자로서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란 생각에 포기를 했는데, 이제 빙과 챗GPT로 해결을 할 수 있다고 하니 정말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마이크로소프트 빙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검색엔진입니다. 사용자가 원하는 답을 찾아주고 요약해 주는 완성형 답변도 제공하며, 복잡한 검색을 위해 대화형 채팅 형태로 제공됩니다. 대화의 스타일 옵션에 따라 창의적인 답변과 균형적인 답변, 보다 정밀한 답변 스타일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 나는 검색엔진으로 빙을 제대로 사용해 본 적이 없다. 주로 네이버를 이용하거나 구글을 이용하는 편인데, 앞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 빙을 사용하는 것도 고려해봐야 할 것 같다.

 

 

저자가 소개하는 '챗GPT에서 정보를 얻는 3가지 유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질문과 답변을 심화하여 묻는 방식. 둘째, 확장 프로그램으로 옵션을 추가하여 묻는 방식. 셋째, 주제별 특화된 템플릿을 이용하여 묻는 방식. 그리고 Part 1에서는 검색형 코파일럿 AI 빙 사용을 위한 가입 & 설정하기, 챗GPT 사용을 위한 가입 & 설정하기를 포함하고 있어서 빙과 챗GPT를 처음 사용해보는 독자들이 이용해보기 쉽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Part 2에서는 최적의 작업 결과물을 위한 프롬프트 사용법을 소개하고 있다. 다양한 질문 방식을 통해 챗GPT와 빙을 비교하고 있어서 챗GPT와 빙의 장단점을 살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챗GPT와 빙은 인간이 사용하는 언어를 이해하고 분석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어려운 단어보다는 쉽고 명확한 단어를 좋아합니다. 질문을 작성할 때 쉬운 문법과 올바른 맞춤법을 사용하면 더욱 정확한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챗GPT를 이용해서 질문하려면 복잡하거나 어려운 단어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겠다.

 

 

Part 3에서는 업무를 위한 빙과 챗GPT 기능 업그레이드하기를 소개하고 있다. 빙과 챗GPT의 기본 기능만으로는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얻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기능을 업그레이드하여 필요한 정보에 접근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빙에서 옵션을 추가하여 문장 능력을 업그레이드하는 방법, 챗GPT에서 확장 프로그램 사용하는 방법, 챗GPT에서 최신 정보를 검색할 수 있도록 WebChatGPT 확장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방법, 챗GPT를 이용하여 영어회화를 학습하는 방법 등 다양한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나는 무엇보다도 챗GPT를 이용해서 영어회화를 학습하는 것에 눈길이 갔다.

 

 

Part 4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빙 & 엑셀 활용하기를 다루고 있다. "빙은 엑셀에서 어려워하는 함수를 활용한 여러 계산 수식을 직접 만들지 않고, 만드는 방법을 알지 못해도 적절한 함수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아무래도 직장인이라면 워드프로세서와 함께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응용프로그램 중의 하나가 스프레드시트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 중에서도 엑셀이 아마 가장 많이 사용될 것이다. 그런데 이제 엑셀 함수를 제대로 알지 못하더라도 빙을 이용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하니 놀랍기 짝이 없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다양한 빙과 엑셀의 활용방법을 제대로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Part 5에서는 문서와 프레젠테이션 실무 AI 협업 방법을 다루고 있다. 각종 문서와 보고서 작성, 프레젠테이션 제작, 홍보용 영상 제작 등은 직장인이라면 일상의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작업을 업그레이드된 AI 기능과 협업하여 실시간으로 작업이 가능하다고 하니 참으로 놀라운 세상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방법을 배워서 실무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지 못한다면 머지 않아 AI에게 밀려나는 세상이 오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하지만 걱정만 한다고 될 일은 아니기 때문에 이 책을 통해 빙과 챗GPT를 이용해서 보다 효과적인 업무를 할 수 있는 노하우를 쌓아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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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우역사문화공원 101인 - 그와 나 사이를 걷다
김영식 지음 / 파이돈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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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망우리공동묘지라는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망우역사문화공원이라는 이름은 생소하게 느껴졌다. 처음에 나는 망우역사문화공원이라고 해서 망우당 곽재우장군과 관련이 있는 것인가하는 생각을 했다. 알고보니 어렸을 때 망우리공동묘지라고 불렸던 곳이 현재 망우역사문화공원이었다. 그런데 나는 망우역사문화공원에는 종교인이 많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통해서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게 되었다. 종교인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도 기억되어야 할 분들이 꽤 많이 묻혀 있다는 사실이었다.

 

 

"서울시 중랑구 망우1동 산 57번지. 우리가 흔히 '망우리묘지'라고 부르는 시립묘지 망우리공원이 그곳에 있다. 2009년 4월 초판이 발간된 후로 3회의 개정을 거쳐 개정 4판으로 출간된 이 책에 대해 저자는 서문에서 '망우리 인물 열전'으로서는 본서가 최종판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더 이상 망우리 인물 열전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게 아쉽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묘역의 철저한 전수조사를 통해 출간된 책인만큼 이 책의 가치는 앞으로도 존중될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 책에서 가장 먼저 소개하고 있는 인물은 '목마와 숙녀'라는 시로 유명한 시인 박인환이다. "키워드 '목마'의 의미에 대해 고심하는 가운데 나는 우연히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목마(오야리 19호분 출토, 낙랑유물)를 발견했다. 그리고 순종의 첫 번째 비인 순명효황후 민 씨의 장례 행렬 사진 속에서 종이로 만든 백마를 보았다. 즉 목마는 사자의 영혼을 하늘로 데려가는, '주인을 태우고 하늘로 가는' 죽음의 동반자인 것이다. 그 시대의 사람은 그렇게 알았다. 그제야 '목마와 숙녀'가 내 나름대로 이해되기 시작했다." 나는 시 속의 목마가 죽음의 동반자였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두 번째 소개되는 인물은 소파 방정환이다. "아동문학가 이원수는 훗날 두 사람의 '플라토닉'한 사랑이 어린이를 위한 사랑으로 승화됐다고 증언했다. 그 때문인지 짧은 인생을 살다 간 소파의 활동은 다방면으로 눈부시게 전개됐다. 너무나 유명해 그 이름을 모르는 한국인이 없을 정도인 소파. 그래서일까? 그에 대한 사람들의 지식은 대부분 단견과 피상에 그친다. '어린이'라는 말을 만들고 '어린이날'을 만든 사람, 그리고 아동문학가라고만 알고 있다. 줄리아와의 '러브스토리'만 해도 그렇다. 줄리아에게 소파는 아동문학가 이전에 출판인이자 언론인이었다. 소파는 공전의 베스트셀러 잡지인 <어린이>외에도 <학생>, <신여성>, <혜성>, <개벽>, <별건곤> 등에 직간접적으로 깊이 관여했다. 김일엽과 신준려 등이 <신여자>를 기획하면서 소파를 편집고문으로 위촉한 것도 출판인, 언론인으로서 그의 능력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나는 방정환 선생의 색다른 면모를 새삼 알 수 있게 되었다.

 

 

"필자는 소파의 죽음에 관한 일화를 접하고 이런 생각을 해봤다. 해마다 연말이면 온 거리에 내걸리는 산타클로스 대신 뚱뚱보 소파를 어린이의 친구로 등장시키면 어떨까. 어린이날이나 성탄절 밤에 뚱뚱보 소파가 검정 마차를 타고 사랑의 선물을 가지고 온다는 컨셉으로 문화운동을 벌이면 어떨까. 그와 더불어 소파를 다룬 명작 애니메이션이나 뮤지컬도 나올 법하다." 어린이를 누구보다 사랑했던 소파 방정환 선생이 크리스마스에 등장시킨다는 저자의 기발한 상상력이 놀라울 따름이다. 

 

 

세 번째 소개되는 인물은 아동문학가 강소천이다.  "글을 쓰면서 좀 놀랐는데, 아직 우리나라 어디에도 강소천 문학관은 없고 전체를 아우른 아동문학관도 없다. 장남 현구씨의 말에 따르면 1994년 한 재벌회사로부터 건립 추진 제의가 있었으나 외환위기 등 악재가 겹치며 사업이 무산되었다고 한다. (중략) 망우리에 '강소천 아동문학관'을 설립하는 것은 어떨까. 망우리에 계시는 선배 아동문학가 방정환 선생까지 함께 모셔도 좋을 것이다. 묘소 참배와 연계하면 이보다 좋은 현장학습은 없다."

 

 

네 번째 소개되는 인물은 화가 이인성과 이중섭이다. "이인성은 1930년대에 마라톤 영웅 손기정이나 무용가 최승희만큼 유명한 존재였다. 그의 제자 손동진의 회고에 따르면 당시 어른들은 그림 그리는 아이에게 "너 이인성 될라고?"하며 농을 건넸다 한다. 그 시대에 이인성은 화가의 대명사이자 아이콘이었다." 하지만 나는 학창시절 화가 이인성에 대해 들어본 기억이 없다. 이 책에서도 언급하고 있지만 '향토색'과 친일논란때문이 아니었을까?  

 

 

화가 이인성과 함께 소개되는 인물은 바로 '황소'로 유명한 화가 이중섭이다. "그의 불우한 삶은 우리 민족의 고난을 생각게 한다. 그의 대표작인 '황소(1953)'를 보면 석양의 붉은 색을 배경으로 누런 소가 슬픈 큰 눈을 하고 우짖는 듯하다. 황소는 불행한 우리 민족의 상징이기도 하고 이중섭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다. 1930년대 우리 민족의 소재와 색채로 향토색을 살린 대표 화가가 이인성이라면, 이중섭은 자기와 일체화된 소와 닭 같은 우리 고유의 상징을 통해 민족의 역사성과 심정을 구현한 대표적 화가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는 앞서 소개한 인물들 외에도 수많은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그리고 망우역사문화공원 묘역 위치도와 함께 이 책에 소개된 인물들의 묘역을 찾아가기 쉽게 가는 길도 상세히 알려주고 있다. 나도 시간을 내어 망우역사문화공원에 가서 우리들에게 잊혀졌던 수많은 위인들이 남긴 발자취를 직접 찾아보고 싶다. 암울했던 역사이든, 화려했던 역사이든 모두 우리 조상들이 남긴 역사이자 잊혀져서는 안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역사적으로 기억되어야 할 수많은 위인들을 새롭게 알게 된 것이 마냥 기쁘다. 나도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기억을 남겨놓고 떠날 수 있도록 남은 삶을 더욱 알차게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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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움직이는 보고서 작성법 - 챗GPT 보고서 작성법 수록
김강욱.반병현 지음 / 생능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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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에게 있어 대다수의 업무는 보고로 시작해서 보고로 끝난다는 말이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만큼 보고서 작성하는 것이 업무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책 <마음을 움직이는 보고서 작성법>은 저자가 '보고서 작성이 두렵고, 어렵게 쓴 보고서를 상사에게 보고하기는 더 두려운 분들을 위한 안내서'라고 머리말에서 소개하고 있다.

'상사에게 칭찬받거나 칼퇴근하기 위해 보고서를 잘 써야 한다는 이유는 피상적이다. '책임 소재'와 직결되는 문제가 생겼을 때 보고서가 최후의 보루라 생각해보라. 날카로운 눈으로 내가 쓴 보고서를 살펴보는 상사 마음을 조금은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상사는 지금 당신을 보호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것이다.' 내가 실무자였을 때는 이런 말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책임자가 되고 보니 저자의 이런 주장이 납득이 되었다.

'30년 가까이 공직에 계셨던, 퇴직을 앞두고도 항상 에너지가 넘치던 선배님이 하신 말씀이 있다. "수달아, 조사니, 오타니 이런 거까지 꼼꼼하게 집어내 뭐라고 하니 싫지? 나는 오죽하겠니? 몇십 년 이런 글만 보다 보니 의식하지 않아도 눈에 걸리게 돼서 그렇다. 보고서 잘 써야 한다." 그저 보기 좋은 보고서 만들려고 30년 가까이 보고서와 씨름한 게 아닐 것이다. 언젠가 우리도 누군가가 쓴 보고서를 검토할 입장이 될 때가 올 것이다. 괜히 딴지를 걸어보면서 '에헴~'거릴 게 아니라면 왜 상사가 보고서를 그토록 꼼꼼하게 챙기는 이유부터 이해해보자.'

'보고서는 논술시험이 아니다. 그럴싸한 단어와 아름다운 절충안으로 맺어져선 안 되고, '제 생각에 그럴 것 같아서', '참고자료에 있는 거 가져온 건데'라는 작성 근거는 감히 입 밖으로 내선 안 된다. 조사 하나에도 "왜?"라는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게 그러니까"로 시작한 자신없는 답변이 끝맺어지지 못한 게 두어 번. 진땀 빼는 첫 보고가 마무리됐다. A4 용지 한 장의 무게감으로 보고에 임했으니 베테랑 상사 질문 한 방에 훅 불려 날아갈 만했던 것. 당시 과장님께서는 "보고서 작성자는 자신이 쓴 모든 단어에 '왜?'라는 질문에 완벽히 답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조언해 주셨다. 그날 이후 보고서 작성을 끝내면 수달은 항상 수학 문제를 검산하듯 자문한다. "대답할 수 있을까?"'

'보고서의 본질은 내가 보려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대부분 나보다 높은 직급의 사람이라는 게 서글픈 사실)에게 보여주기 위해 작성하는 문서라는 것이다. 나조차 이해가 안 되는 글을 남이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게다가 그 사람은 내 보고만 받는 게 아니라 적게는 십여 명, 많게는 수십 명의 보고를 받고 결정과 판단을 내려야 한다. 상사는 당신과 함께 보고서를 곱씹으며 구체적인 사항까지 이해할 만큼 시간과 정신적 여유가 없는 사람이란 말이다.' 보고서를 쓰는 사람이라면 '보고서를 읽는 주체가 누구인지를 제대로 판단하고 보고를 받는 사람이 이해할 수 있도록 보고서를 써야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직장인 대부분이 내 볼품없는 초안을 상사에게 들고 가기 싫어한다. 쏟을 수 있는 역량이란 건 모조리 쏟아붓고서야 "일단 대충 초안 정도 수준으로 작성해봤습니다."라고 말하는 그들이니까. 그러나 경험상 초안 보고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완성도를 높이려는 욕심은 결국 내 만족을 위한 것일 뿐이기 때문이다. 상사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보고서 작성을 지시할 땐 완벽한 보고서를 써오리라 응당 기대할까? 아무리 잘 쓴 보고서를 들고 와도 상사라는 존재감 확인을 위해 수정 의견을 줄 수도 있다. 그러니 처음부터 완벽한 보고서를 써야 한다는 부담감을 덜 필요가 있다.' 저자의 주장에 나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왜냐하면 나도 20년이 넘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경험해 본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 나는 후배들에게 중간보고의 중요성에 대해 매우 강조를 하고 있다. 상사가 생각하는 방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서 마감일에 임박해서 보고를 하게 되면 보고서의 품질은 물론이고, 막판에 수정하다가 야근을 밥먹듯 해야하기 일수기 때문이다. 조금 어설프더라도 중간보고를 통해 진행상황을 공유하면 서로 시간도 아끼고 보고서의 품질도 높일 수 있다.

'기준이 있다는 건 마치 어지럽혀진 방을 치울 때 넣어야 할 수납장이 정해져 있는 것과 같다. 막연한 자료 정리에서 벗어나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담당자는 이러한 기준을 설정함으로써 상사의 의사결정에 대한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다. 거듭 말하지만 정보를 깔끔히 정리하는 게 보고서를 잘 쓰는 게 아니다. 정보를 나름의 기준으로 따져보는 데 무게중심을 둬야 한다. 판단을 내리려는 고민이 거듭될수록 대체 불가능한 결과물인 논리가 만들어진다. 여러 번의 보고 과정을 거치면서 서식과 문구는 바뀔 순 있어도 그렇게 만들어진 논리는 끝까지 살아남는 경우가 많다. 초안 작성자가 가질 수 있는 강력한 권한이다.'

'개선방안이 중요한 보고서의 경우에는 '~게 하는 것이 좋음'이라는 식으로 방향성만 제시하거나 '여러 가지 방안을 잘 연계하여야 함'처럼 교과서 같은 결론 도출은 지양해야 한다. 이야기가 흥미롭게 고조되다가 맥이 풀리는 느낌이다. 모든 것을 다 담으려고 하면 오히려 아무것도 담을 수 없는 보고서가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고, 1,2안 정도로 구체적인 action을 담아야 한다. 작성자 입장에서 가장 타당해 보이는 안을 구체적으로 던져준다는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설사 그 action들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완벽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제3의 대안을 찾아내는 고민은 상사의 몫으로 남겨놔도 좋다. 1안과 2안을 작성하고, 1안의 장단점과 2안의 장단점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결정권자가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해주면 더욱 좋다.'

이 책에는 실무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보고서 작성 요령이 소개되어 있다. 끝부분에는 챗GPT를 활용해서 보고서를 더 맛깔나게 보이는 방법도 알려주고 있다. 보고서의 성격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GPT-4에게 물어보면 기획보고서인지 계획보고서인지 정확히 구분해 준다는 것을 예시로 보여주고 있다. '보고서를 큰 틀에서부터 작은 틀로 쪼개어 가며 설계하고, 설계의 최하단부에서 작문까지 시켜 보고서를 완성하는 것이다. 이 작업을 각각의 목차마다 실시하면 어느새 한 편의 훌륭한 보고서가 완성된다. 통계자료나 정확한 시장조사 자료가 필요한 경우 여러분이 따로 수집한 데이터를 챗GPT에 텍스트로 그 자료를 제공하면 된다. 챗GPT는 여러분이 제공한 데이터를 본문에 녹여내며 설득력을 더할 것이다. 추후 사진이나 차트를 별도로 첨부하여 완성도를 더욱 높여볼 수 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 기존에 내가 작성했던 보고서에는 어떤 문제점이 있었는지 되돌아보게 되었다. 입사 초기에는 초안 보고없이 조금이라도 더 신경써서 보고서를 작성하려고 애를 쓰다가 보고시기에 임박해서 보고를 드리는 바람에 호되게 혼이 났던 기억이 떠올랐다. 내가 책임자가 되고 나서 보고서의 품질이 많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아직도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제 챗GPT를 활용하지 못하면 조만간 도태되는 세상이 오지 않을까 살짝 겁이 나기는 하지만 이제부터라도 챗GPT를 활용하는 방법을 자꾸 연습해서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숙련시켜야 할 것 같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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