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움직이는 보고서 작성법 - 챗GPT 보고서 작성법 수록
김강욱.반병현 지음 / 생능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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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에게 있어 대다수의 업무는 보고로 시작해서 보고로 끝난다는 말이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만큼 보고서 작성하는 것이 업무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책 <마음을 움직이는 보고서 작성법>은 저자가 '보고서 작성이 두렵고, 어렵게 쓴 보고서를 상사에게 보고하기는 더 두려운 분들을 위한 안내서'라고 머리말에서 소개하고 있다.

'상사에게 칭찬받거나 칼퇴근하기 위해 보고서를 잘 써야 한다는 이유는 피상적이다. '책임 소재'와 직결되는 문제가 생겼을 때 보고서가 최후의 보루라 생각해보라. 날카로운 눈으로 내가 쓴 보고서를 살펴보는 상사 마음을 조금은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상사는 지금 당신을 보호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것이다.' 내가 실무자였을 때는 이런 말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책임자가 되고 보니 저자의 이런 주장이 납득이 되었다.

'30년 가까이 공직에 계셨던, 퇴직을 앞두고도 항상 에너지가 넘치던 선배님이 하신 말씀이 있다. "수달아, 조사니, 오타니 이런 거까지 꼼꼼하게 집어내 뭐라고 하니 싫지? 나는 오죽하겠니? 몇십 년 이런 글만 보다 보니 의식하지 않아도 눈에 걸리게 돼서 그렇다. 보고서 잘 써야 한다." 그저 보기 좋은 보고서 만들려고 30년 가까이 보고서와 씨름한 게 아닐 것이다. 언젠가 우리도 누군가가 쓴 보고서를 검토할 입장이 될 때가 올 것이다. 괜히 딴지를 걸어보면서 '에헴~'거릴 게 아니라면 왜 상사가 보고서를 그토록 꼼꼼하게 챙기는 이유부터 이해해보자.'

'보고서는 논술시험이 아니다. 그럴싸한 단어와 아름다운 절충안으로 맺어져선 안 되고, '제 생각에 그럴 것 같아서', '참고자료에 있는 거 가져온 건데'라는 작성 근거는 감히 입 밖으로 내선 안 된다. 조사 하나에도 "왜?"라는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게 그러니까"로 시작한 자신없는 답변이 끝맺어지지 못한 게 두어 번. 진땀 빼는 첫 보고가 마무리됐다. A4 용지 한 장의 무게감으로 보고에 임했으니 베테랑 상사 질문 한 방에 훅 불려 날아갈 만했던 것. 당시 과장님께서는 "보고서 작성자는 자신이 쓴 모든 단어에 '왜?'라는 질문에 완벽히 답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조언해 주셨다. 그날 이후 보고서 작성을 끝내면 수달은 항상 수학 문제를 검산하듯 자문한다. "대답할 수 있을까?"'

'보고서의 본질은 내가 보려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대부분 나보다 높은 직급의 사람이라는 게 서글픈 사실)에게 보여주기 위해 작성하는 문서라는 것이다. 나조차 이해가 안 되는 글을 남이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게다가 그 사람은 내 보고만 받는 게 아니라 적게는 십여 명, 많게는 수십 명의 보고를 받고 결정과 판단을 내려야 한다. 상사는 당신과 함께 보고서를 곱씹으며 구체적인 사항까지 이해할 만큼 시간과 정신적 여유가 없는 사람이란 말이다.' 보고서를 쓰는 사람이라면 '보고서를 읽는 주체가 누구인지를 제대로 판단하고 보고를 받는 사람이 이해할 수 있도록 보고서를 써야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직장인 대부분이 내 볼품없는 초안을 상사에게 들고 가기 싫어한다. 쏟을 수 있는 역량이란 건 모조리 쏟아붓고서야 "일단 대충 초안 정도 수준으로 작성해봤습니다."라고 말하는 그들이니까. 그러나 경험상 초안 보고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완성도를 높이려는 욕심은 결국 내 만족을 위한 것일 뿐이기 때문이다. 상사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보고서 작성을 지시할 땐 완벽한 보고서를 써오리라 응당 기대할까? 아무리 잘 쓴 보고서를 들고 와도 상사라는 존재감 확인을 위해 수정 의견을 줄 수도 있다. 그러니 처음부터 완벽한 보고서를 써야 한다는 부담감을 덜 필요가 있다.' 저자의 주장에 나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왜냐하면 나도 20년이 넘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경험해 본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 나는 후배들에게 중간보고의 중요성에 대해 매우 강조를 하고 있다. 상사가 생각하는 방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서 마감일에 임박해서 보고를 하게 되면 보고서의 품질은 물론이고, 막판에 수정하다가 야근을 밥먹듯 해야하기 일수기 때문이다. 조금 어설프더라도 중간보고를 통해 진행상황을 공유하면 서로 시간도 아끼고 보고서의 품질도 높일 수 있다.

'기준이 있다는 건 마치 어지럽혀진 방을 치울 때 넣어야 할 수납장이 정해져 있는 것과 같다. 막연한 자료 정리에서 벗어나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담당자는 이러한 기준을 설정함으로써 상사의 의사결정에 대한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다. 거듭 말하지만 정보를 깔끔히 정리하는 게 보고서를 잘 쓰는 게 아니다. 정보를 나름의 기준으로 따져보는 데 무게중심을 둬야 한다. 판단을 내리려는 고민이 거듭될수록 대체 불가능한 결과물인 논리가 만들어진다. 여러 번의 보고 과정을 거치면서 서식과 문구는 바뀔 순 있어도 그렇게 만들어진 논리는 끝까지 살아남는 경우가 많다. 초안 작성자가 가질 수 있는 강력한 권한이다.'

'개선방안이 중요한 보고서의 경우에는 '~게 하는 것이 좋음'이라는 식으로 방향성만 제시하거나 '여러 가지 방안을 잘 연계하여야 함'처럼 교과서 같은 결론 도출은 지양해야 한다. 이야기가 흥미롭게 고조되다가 맥이 풀리는 느낌이다. 모든 것을 다 담으려고 하면 오히려 아무것도 담을 수 없는 보고서가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고, 1,2안 정도로 구체적인 action을 담아야 한다. 작성자 입장에서 가장 타당해 보이는 안을 구체적으로 던져준다는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설사 그 action들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완벽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제3의 대안을 찾아내는 고민은 상사의 몫으로 남겨놔도 좋다. 1안과 2안을 작성하고, 1안의 장단점과 2안의 장단점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결정권자가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해주면 더욱 좋다.'

이 책에는 실무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보고서 작성 요령이 소개되어 있다. 끝부분에는 챗GPT를 활용해서 보고서를 더 맛깔나게 보이는 방법도 알려주고 있다. 보고서의 성격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GPT-4에게 물어보면 기획보고서인지 계획보고서인지 정확히 구분해 준다는 것을 예시로 보여주고 있다. '보고서를 큰 틀에서부터 작은 틀로 쪼개어 가며 설계하고, 설계의 최하단부에서 작문까지 시켜 보고서를 완성하는 것이다. 이 작업을 각각의 목차마다 실시하면 어느새 한 편의 훌륭한 보고서가 완성된다. 통계자료나 정확한 시장조사 자료가 필요한 경우 여러분이 따로 수집한 데이터를 챗GPT에 텍스트로 그 자료를 제공하면 된다. 챗GPT는 여러분이 제공한 데이터를 본문에 녹여내며 설득력을 더할 것이다. 추후 사진이나 차트를 별도로 첨부하여 완성도를 더욱 높여볼 수 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 기존에 내가 작성했던 보고서에는 어떤 문제점이 있었는지 되돌아보게 되었다. 입사 초기에는 초안 보고없이 조금이라도 더 신경써서 보고서를 작성하려고 애를 쓰다가 보고시기에 임박해서 보고를 드리는 바람에 호되게 혼이 났던 기억이 떠올랐다. 내가 책임자가 되고 나서 보고서의 품질이 많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아직도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제 챗GPT를 활용하지 못하면 조만간 도태되는 세상이 오지 않을까 살짝 겁이 나기는 하지만 이제부터라도 챗GPT를 활용하는 방법을 자꾸 연습해서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숙련시켜야 할 것 같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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