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국어력 - 말과 글에 품격을 더하는 지적 어른의 필수 교양
김범준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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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소에 연예인들이 나와서 자기들끼리 희희덕거리고 노는 프로그램을 즐겨보지 않는 편이다.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연예인들끼리 대화를 하는 내용을 자막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최근에 많아졌는데 국어의 맞춤법에 맞지 않는 상스런 이야기를 너무나 거리낌없이 하는 걸 보면서 저런 걸 아이들이 따라하면 어떻게 하려는건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 책 <어른의 국어력>을 읽으면서 저자가 서문에 써놓은 글이 나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다.  "어른으로서 읽어야 할 것을 읽고, 말해야 할 것을 말하며, 써야 할 것을 쓰는 능력을 갖추고 있되, 동시에 상대의 언어가 내가 쓰는 것과 다르다고 우악스럽게 화를 내기보다 다름을 인정하고, 모르는 것은 배우면 된다고 생각할 줄 아는 열린 마음까지 포함한 것, 지식의 깊이와 바람직한 태도 그 모두를 총칭하는 것이 바로 '어른의 국어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도 저자의 이런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이 책에는 책 읽는 법에 대해서도 조언을 하고 있는데, 내가 즐겨 읽는 경제 경영, 자기계발 관련 도서를 읽을 때 확인했으면 하는 점검 목록을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첫째, 저자는 어떤 분야의 전문가일까? 둘째, 저자는 왜 이 책을 쓴 걸까? 셋째, 저자가 특히 집중한 부분은 무엇일까? 넷째, 저자가 알아낸 부분은 무엇일까? 다섯째, 저자의 개선 방안은 어떤 효과를 가져왔을까? 앞으로 이런 분야의 책을 읽을 때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책은 나를 위해 읽는 것이지, 책을 쓴 사람을 위해 읽는 게 아닙니다. 저자의 대단함은 오직 우리의 일상에 변혁을 줄 수 있을 때 인정되는 것이고, 우리 삶의 변화는 필요한 것을 찾아냄에서 시작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300여 페이지의 책이라면 그 중에서 10퍼센트인 20~30여 페이지만 읽어서 자기 것으로 만들어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분량이 너무 적다고요? 아닙니다. 얼마 안 되는 분량을 통해서 생각을 과감하게 깨트리고, 자신의 삶에 적용할 거리만 축적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독서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한 겁니다." 저자는 발췌독을 권하고 있는데 모든 책에 적용하는 것보다 어떤 특정 정보를 찾을 때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고 나는 생각한다.

 

 

"진짜 어른다운 읽기란 읽는 행위 자체가 아니라 읽은 후의 변화된 모습으로 성과가 측정되어야 합니다. 다독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인생의 이치를 알고, 진정한 사람이 되었다고 주장하는 그들에게 자신이 딛고 선 자리에서 치열하게 투쟁하며 살고 있는지부터 먼저 물어봐야 합니다. 그들이 읽은 책의 양에 감탄하고 압도당하기 전에 그 책들이 당신 자신에게 무슨 역할을 했는지 질문해보십시오." 나도 한때는 책은 많이 읽으면 읽을수록 좋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저자의 이 글을 읽고 나서 생각을 달리 하게 되었다. 책은 무조건 많이 읽는다고 좋은 게 아니라 책을 읽고 나서 내가 (좋은 방향으로) 어떻게 달라졌느냐가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읽기, 말하기, 쓰기에 대해서 저자의 다양한 경험을 통한 노하우를 독자들에게 남김없이 쏟아내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의 서문에서 저자가 우리나라의 문맹률은 사실상 0퍼센트이지만 글을 읽고 쓰는 능력, 문맹률을 넘어 글을 해석하고 이해하는 능력인 '문해력' 혹은 리터러시(literacy) 능력의 수준은 다르다고 이야기한다. 2018년에 한국교육개발원이 OECD가 만든 문해력 조사 문항을 활용해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문해력은 약 49.8퍼센트로 33개 회원국 가운데 16위에 올라 중간 정도에 머물렀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국어 교육방식에 문제가 있어서 나는 이러한 결과가 초래되었다고 생각한다. 학창시절 우리는 국어과목을 대입을 위한 점수를 따기 위해 단순히 암기하는 암기과목으로 교육을 받았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국민들의 문해력을 높이기 위해 교육부문에서 혁신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외었다. 이 책이 독자들에게 국어 교육의 개혁을 위한 동기부여를 일으키는 초석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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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인문학 - 진정한 리더를 위한 마인드셋
명로진 지음 / 스타리치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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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인문학 열풍이 불었던 계기가 된 것은 아마 고인이 된 스티브잡스의 말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기술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우리의 가슴을 뛰게 하는 것은, 인문학과 결합한 기술이다." 스티브잡스의 이 말이 영향을 끼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후 우리나라에 엄청난 인문학 열풍이 불었던 것은 사실이다. 최근 들어서는 그 열기가 다소 식은 것 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인문학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 책의 서문에는 김성근 프로야구 감독의 말이 인용되어 있는데 공감이 가는 내용이어서 옮겨본다. "내가 선수를 적당히 대하면 선수 가족이 굶는다. 그래서 보기에 따라서는 혹독하게 선수를 몰아붙인다." 당장 웃는 얼굴로 대하기보다는 욕을 먹더라도 아랫사람이 잘되는 길을 택하는 것. 그게 리더의 마음이다. 내 생각도 저자와 같다.

 

 

'덕이 중요하고 돈은 하찮다. 탁월함이 갑이고 현찰은 을이다. 미덕을 베푸는 것이 최상이며 보상을 바라는 것은 하수다. 돈은 덕에 귀속되어야 한다. <대학>은 말한다. 뭐가 먼저이고 나중인지 알라고. 덕이 근본이니 재물 앞에 주눅 들지 말라고. 당신이 뭔가에 탁월하다면 그것 자체로 훌륭한 것이므로 돈이 없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대학>의 마음은 호모사피엔스가 지닌 미덕인 배려와 협동의 정신 위에 조용히 안착한다.' 나는 지금까지 오십년을 넘게 살아오면서 돈에 지나치게 욕심을 부려본 기억이 없다. 돈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은 덕이라고 생각하며 나는 살아왔고 앞으로도 이렇게 살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자장은 처음에는 출세에만 관심이 있고 '인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공자에게 배우면서 스스로 단점을 없애고 덕을 쌓는 노력을 경주해 나중에는 훌륭한 인격자가 됐다. 그런 자장이었기에 스승의 행동 하나하나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무엇보다 자장은 질문을 잘하는 제자였다. 그 질문 하나로 자장은 역사에 남았다. 아무리 훌륭한 멘토가 곁에 있어도 묻지 않으면 안 된다. 묻고 나서는 그에게 물들지 않으면 소용없다. 그를 섬기고 따르고 닮아야 한다. 자장처럼.' 나는 평소 강연을 들을 때 가능하면 질문을 하는 편이다. 최근에는 과거에 비해 질문하는 사람이 늘기는 했지만 생각보다 질문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 같다. 아마 우리나라의 주입식 교육이 질문을 하지 않게 만든 원인이 아닐까하는 아쉬움이 있다.

 

 

'아하! 비교는 끝이 없구나. 돈 많은 사람이 부럽다지만, 억만금의 재산을 가지고 매일 병상에 누워있는 부자가 부러울까? 좋은 차를 모는 사람이 부럽다지만, 끼어들기를 하면서 매너 없는 차주가 부러울까? 넓은 집 가진 사람이 부럽다지만, 소리소리 지르는 아내 혹은 폭력 남편과 백 평의 집에 산들 부러울까? 장자는 돌고 돌아 굳은 마음 하나 가진 사람이 제일 부럽다고 했다. 비교는 그만! 내가 가진 걸 감사하고 곁에 있는 이를 사랑하고 처음 그 마음을 다시 다잡아야겠다.' 장자의 말이 백번 지당하다고 생각한다. 남과 비교를 그만하고 내가 가진 걸 감사하고 곁에 있는 이를 사랑하는 삶을 살아야겠다.

 

 

'칭찬은 직접 받는 사람뿐 아니라 제삼자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리더는 칭찬도 경영의 수단으로 적절히 이용한다. 한비자는 '덕담도 순서가 있다'고 주장한다. 공을 세운 무장이 왕을 찾아왔을때, 왕보다 앞서 재상이 잘했다고 해선 안 된다. 김새는 일이다. 왕이 먼저 칭찬하고 왕이 물러가면 재상이 칭찬하고 재상이 물러가면 대부들이 칭송해야 한다. 그게 계급의 룰이다. 그렇다면 직원이 잘했을 때는? 사장이 있는 자리에서 상무는 조용히 있어야 한다. 그게 서열의 룰이다.' 한비자의 덕담도 순서가 있다는 말을 새겨 들어야겠다.

 

 

이 책에는 <대학>, <논어>, <장자>, <한비자> 등에서 전하고 있는 지혜가 담겨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인문학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평소 자기계발서적과 업무관련 서적을 중심으로 책을 읽어왔는데 이제부터라도 인문학을 비롯한 보다 다양한 책들을 읽으면서 지혜를 얻어나가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티브잡스가 인문학을 강조한 이유가 다른 데 있는 게 아니었나보다. 나는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칭찬이 철학이 되게 하라"는 저자의 말을 내 삶 속에서 실천하면서 보다 풍요한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선 가정에서 아내와 반려견에게, 직장에서는 팀원들에게 자주 칭찬을 하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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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08-31 0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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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신 말의 목을 베다 인물 역사 논픽션
황윤 지음 / 소동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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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서 벌어진 6.25 한국전쟁이 1953년7월27일 휴전협정 조인으로 현재 한반도는 휴전상태에 있다. 아직도 공산주의와 민주주의 간의 이념 대립이 대한민국에서 버젓이 진행되고 있어서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런 면에서 삼국을 통일한 신라의 김유신 장군에 대해 살펴본다는 것은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삼국 중에서 가장 늦게 출발했고 힘이 미약했던 신라가 어떻게 신라에 비해 강대국이었던 백제와 고구려를 물리치고 삼국을 통일하게 되었는지를 공부함으로써 역사 속에서 현재 대한민국의 난맥을 풀어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것에 대해 자력으로 삼국을 통일한 것이 아니라 당나라와 동맹을 맺어서 통일을 한 것이기 때문에 좋지 않게 보는 시각도 많이 있는 것으로 안다. 나도 한때는 고구려가 만약에 삼국을 통일했더라면 지금의 한반도 정세는 어떻게 되었을까하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신라시대에는 왕경인과 지방민에 대한 차별 대우가 매우 심했던 것 같다. 이 책의 앞부분에서는 가야출신의 김유신이 어떻게 신라의 계급사회에서 상류층으로 진입이 가능했는지에 대해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저자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충분히 설득력이 있는 것 같았다. 김유신의 아버지는 신분 높은 여성을 부인으로 삼아 중앙귀족으로 올라설 수 있었고, 김유신은 여동생을 왕족출신인 김춘추와 결혼을 시킴으로써 중앙귀족의 자리를 보전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학교에 다닐 때 시험문제로도 자주 출제되었던 세속오계에 대한 생각도 이 책을 읽고 달리하게 되었다. '거기다 그 유명한 화랑의 세속오계 정신도 종교화된 주입 교육을 통해 어린 나이의 아이에게 국가를 위한 사상을 습득시키기 위한 것이다. (중략) 통일 전쟁 시기 발휘된 신라의 힘은 바로 이와 같은 투철한 종교정신을 바탕으로 단순한 교리를 주입하는 데서부터 시작됐다. 가야를 정복하고 한강을 얻으면서 생긴 국가적 다양성을 단순한 종교적 교리를 통해 통합하는 데 성공한 셈이다. 나름 현명한 통치 방법이었다.'


이 책의 제목인 '김유신, 말의 목을 베다'는 김유신과 연관된 유명한 이야기에서 따온 것이다. '김유신과 천관은 신라 주류 세력에서 밀려나 있는 처지에 서로 공감하며 사랑을 피워갔다. (중략) 김유신 어머니는 고유 신앙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시기에 아들이 그와 관련한 여인과 만나는 것을 알게 되자 이를 과감히 끊어버리라고 한다. (중략) 김유신은 큰 아들이니 집안의 분위기를 누구보다 잘 알았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아끼는 말의 목을 벰으로써 결심을 보인다.' 술에 취한 김유신을 평소처럼 습관적으로 천관의 집으로 데리고 간 말을 김유신이 노해서 목을 베었다는 이야기에서 비롯된 '김유신, 말의 목을 베다'. 여기서 김유신의 강력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평소 우유부단한 면이 많았던 내가 배워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삼국사기>에서 어린 시절 이야기를 제외하고 성인 이후의 김유신 이야기 중 처음 등장하는 기사가 바로 낭비성 전투의 활약상이다. 오랜 기다림 끝에 화려하게 역사에 등장한 것이다. 오죽하면 얼마나 큰 공인지 <<삼국사기>> <고구려전>에서 수많은 신라 장군들의 이름은 배제되고 김유신에 의해 낭비성이 함락됐다고 기록할 정도였다. 일개 젊은 장교에 불과했던 김유신이 한반도 전체로 이름을 떨친 순간이었다.'

 

당시 신라가 삼국을 통일할 수 있었던 바탕에는 김춘추와 김유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김춘추의 탁월한 외교력과 김유신의 뛰어난 전략전술이 있었기에 당시 신라보다 훨씬 강력했던 백제 및 고구려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을 보면 조선시대 심각했던 당쟁을 보는 것 같다. 전쟁이라도 난다면 여야가 힘을 합칠 가능성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현 상태가 지속된다면 대한민국은 망국의 흐름을 따라가지 않을까 심히 우려스럽다. 현재 대한민국에서도 김춘추와 김유신 같이 외교력과 뛰어난 전투력을 가진 실력자가 나타나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자꾸 안타까운 대한민국의 현실이 떠올라서 답답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 우리가 역사를 공부하는 또는 역사를 지도하는 방식을 바꿔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단순히 역사는 암기과목이 아니라 사건의 배경과 전개방식, 사후 영향 등에 대해 토론 등을 통해 보다 심도있는 학습을 해야 비로소 역사를 제대로 배웠다고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역사는 돌고 돈다.'는 말이 있듯이 역사를 통해서 후세인들이 많은 것을 배워서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텐데 우리나라의 현대사를 돌아보면 역사를 통해서 배우기는 커녕 자꾸만 퇴보하는 것 같아서 너무 안타깝다. 이 책을 통해서 나는 신라가 어떻게 삼국을 통일하게 되었고, 그 바탕에는 김춘추와 김유신 같은 위대한 분들이 있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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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춤의 재발견 - 기쁨이 있는 곳을 찾아라
한승욱 지음 / 슬로우북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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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이 책을 쓴 저자와는 독서토론 모임에서 만나 알게 된 사이다. 몇 년 전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고 외국계 회사 상무로 입사를 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이번에 자신의 경험담을 담은 에세이집을 냈다는 연락을 받았다. 기쁜 마음에 저자가 알려준 서평이벤트에 참여하여 이 책을 받게 되었다.

 

 

책을 읽다보니 평소에 내가 저자에 대해 알고 있었던 사실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 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교통사고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왔다는 사실, 그리고 다니던 직장에서 정리해고되었다는 사실 등의 놀라운 이야기들도 있었지만 어렸을 때부터 성장하면서 겪었던 다양한 경험을 통해 저자가 전해주는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내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거의 3년을 마스크를 쓰고 다니면서 사람들과의 만남을 자제하는 생활을 해왔는데 올해 초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이 나면서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쓰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이렇게 기쁠 수 없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끝나면 과거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 기대했던 일상은 100% 과거로 되돌아가지는 않았다. 과거에 비해 여전히 오프라인 모임은 많이 줄어들었고, 대규모 행사도 코로나 이전에 비해 많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언제쯤 다시 과거와 같은 일상으로 되돌아갈 수 있을까? 아마 쉽지는 않을 것 같아서 안타깝다.

 

 

저자의 이야기를 읽다 보니 나의 어렸을 때부터 내가 성장해왔던 시절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저자와 연령대가 비슷하다 보니 내가 경험했던 일들과 비슷한 일들도 많았지만, 딩크족으로 지내는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것(자녀를 낳아서 아버지가 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읽을 때는 공감되는 것이 별로 없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가 아쉽게 생각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아버지가 되어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후회하지는 않는다. 사랑하는 아내와 반려견 밀크랑 같이 사는 삶이 즐겁기 때문이다.

 

 

'누구도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없다. 하지만 말 한마디 나누지 못한 그 청년은 죽고 나는 살아 있다는 건 사실이었다. 그때마다 산 자의 몫을 생각한다. 한 번뿐인 생을 대신 살아갈 수는 없지만, 조금 더 겸손하게 내게 주어진 삶을 살아갈 것을 다짐하게 된다. 그것이 청년에 대한 나의 추모사일 것이다.'

 

 

이 책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던 이야기가 있다. 바로 저자가 '몽키'를 원숭이라고 새각했다는 것. 몽키 스패너를 몽키라고 한 것을 저자는 몰랐다는 것이다. '술에 취한 기계 반장이 아침에 그랬던 것처럼 같은 말투로 갑자기 물었다. "너, 몽키가 뭔지 아냐?", "저, 원숭이 아닌가요?" 반장들이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다가 하나같이 웃음보를 터트렸다. (중략) 몽키의 정확한 명칭은 멍키스패너. 기계에 붙은 볼트와 너트를 조이거나 풀 때 사용하는 도구였다. 그날 이후 나는 한승욱 이름 대신 '몽키'라고 불렸다.' 사람은 경험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게 많을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얼마 전에 읽은 프랑수아 를로르의 「꾸뻬 씨의 행복 여행」에 있던 이야기를 들려주고도 싶었다. "행복은 미래의 목표가 아니라 현재의 선택이지요. 지금 당신이 행복하기로 선택한다면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안타깝게도 행복을 목표로 삼으면서 지금 이 순간 행복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는다는 겁니다."

 

 

'진정한 행복에 이르기 위해서는 지금 삶이 해피 엔딩이라는 믿음이 필요하다. 삶의 가운데 어떤 시련이 생기더라도 주인공은 반드시 고난을 극복하기 때문에 마음 편히 지금의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다. 언제라도 멈춰 서서 해피 엔딩을 떠올리면 우리는 행복을 얻을 수 있다. 아빠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하는 가족이 있어서 힘들지 않았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이지만 잠시 멈춰 서서 지금 이야기의 결론이 해피 엔딩이라고 생각한다면 불안 속에서도 행복을 찾을 수 있었다.'

 

 

'내 자신이 어찌나 한심했는지 모른다. 마치 로봇에게 영혼없는 이야기를 명령해 놓은 채 대화보다 일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에게 정중하게 사과하고 다시 들려 달라고 하고 말았다. 이렇게 대화 중에 멀티 태스킹한다는 것은 관계에서 치명적일 수 있는 태도였다. 자칫 일의 효율마저 떨어뜨린다. 그는 한 번에 하나씩 집중하면서 이야기하고 일을 했고, 한 번에 두 가지 일을 처리하려면 제동을 걸어 주며 시간을 갖자고 했다. 그렇게 잠시 멈추고 일을 하나씩 진행했을 때 일의 성과도 좋았다.'

 

 

책의 내용 중 내게 깊은 깨우침을 준 몇 가지를 인용해봤다. 나는 운이 좋게도 처음 선택한 직장에서 몇 년 후면 퇴직을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 보니 저자처럼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3년 후면 명예퇴직을 하게 될 나의 미래는 어떤 삶이 전개될지 사실 불안하기도 하다. 커리어코치 자격증과 경영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한 다음 강사로서 제2의 삶을 살 계획을 세워뒀지만 공부를 해보니 결코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저자가 제2의 삶을 개척해나간 이야기를 읽고서 나도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머지 않은 장래에 퇴직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 이 책을 읽은 게 내겐 큰 위안이 되기도 하면서 용기를 갖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아서 저자에게 깊이 감사를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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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 디퍼런트 - 사람과 숫자 모두를 얻는, 이 시대의 다른 리더
사이먼 사이넥 지음, 윤혜리 옮김 / 세계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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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직장생활을 한 지 28년차가 되었는데 지금까지 내가 만난 리더들의 숫자는 꽤 많은 편이다. 그 중에서 닮고 싶은 리더들의 장점은 배우고, 닮고 싶지 않은 리더들의 잘못된 언행은 반면교사로 삼으면서 직장생활을 해왔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직장문화도 많이 바뀐 것 같다. 직장에 출근해서 근무를 했던 과거와 달리 하이브리드 근무가 팬데믹 상황에서는 보편화되는 것 같았는데 지금은 과거로 많이 회귀를 한 것 같다.


이 책을 내가 읽게 된 이유는 회사에서 팀장으로서의 역할을 보다 충실히 하기 위해서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은 나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되는 책이다. 이 책을 읽게 된 것을 결코 후회할 일은 없을 것 같다. 이 책의 저자가 리더에 대해 내린 정의가 내 심금을 울렸다. "리더란 미지의 세계로 먼저 달려가는 사람이다. 그들은 위험을 향해 돌진한다. 자신의 이익을 제쳐둔 채 우리를 보호하고 미래로 이끈다. 리더는 우리 것을 지키기 위해 절대 우리 것을 희생시키지 않는다. 리더란 바로 이런 사람이다."


"모든 우수한 기업에는 공통점이 있다. 위대한 성공을 거둔 기업, 경쟁자를 압도하는 기업, 안팎에서 존경받는 기업, 직원들의 충성도가 높고 이직률이 낮은 기업, 웬만한 위기에는 끄떡하지도 않는 기업에서 하나같이 나타나는 현상이 있다. 리더가 최상단에서 직원들을 든든하게 지켜주고, 밑에서는 직원들이 서로 지켜준다는 것이다. 이들 기업이 위험을 무릅쓰고 스스로 한계까지 밀어붙일 수 있는 이유도 바로 이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공감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리더가 진정한 인간적 리더십을 펼치면 조직 문화를 망가뜨리는 주범인 내부 경쟁이 사라진다. 자기 자신을 스스로 지켜야 하는 문화에서는 기업 전체가 악화된다. 하지만 서로 신뢰하고 협력하는 문화에서는 직원들이 단결해 기업이 더욱 강해진다. 인간의 신체와 정신은 생존하고 번영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수천 년 전 원시 인류는 멸종했지만 현생 인류는 살아남아 지금까지 번성하고 있다. 인간은 지구 상에 살아온 역사가 다른 동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지만 급속도로 발전해 지구를 지배하는 유일한 종이 됐다. 인간 행동의 지배력은 상댱해서 인간들끼리는 물론 다른 동물의 생존 능력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모든 직원은 누군가의 자식이다. 부모는 자녀에게 더 나은 환경과 수준 높은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열심히 일한다. 그들은 자녀가 행복하고 자신감 넘치는 성인으로 성장하고 재능을 발휘하도록 돕는다. 그리고 자신이 애지중지 키워왔듯 회사에서 자녀를 사랑으로 지켜주기를 바라며 그곳으로 보낸다. 채프먼은 확신에 차 주먹을 불끈 쥐며 이렇게 말했다. "그 아들딸의 소중한 인생을 책임져야 하는 건 이제 우리 기업들입니다." 진정한 리더란 바로 이런 것이다. 강한 기업을 만드는 일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리더가 된다는 것은 부모가 되는 일과 같으며, 회사는 새로운 가족과 같다.'


'직원들이 기업 발전을 위해 자연스럽게 똘똘 뭉치도록 하려면 기업은 반드시 돈보다 직원을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그리고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성공을 거두려면 직원들이 스스로 열심히 일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기업 최상단에서 지시를 내리는 천재가 있어야 직원들이 훌륭해지는 것이 아니다. 직원들이 훌륭해야만 기업 최상단에 있는 리더가 천재로 보인다.'


'자신이 안전망 안에 있는지 아닌지는 쉽게 판단할 수 있다. 몸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안전망에 있는 사람들은 동료와 상사들에게 존중받는다고 느낀다. 기업의 리더와 동료들 모두 언제든 내게 힘이 되어줄 것이며 내가 성공하도록 도와주리라고 확신이 든다. 조직의 일원이라는 소속감도 확실히 느껴진다. 이렇게 조직 구성원들과 안전망 안에 있는 동료들이 나를 지켜주리라는 확신이 들 때 정보를 원활히 교류하고 효율적으로 의사소통하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조직에 이런 환경이 조성되어야 혁신이 일어나고, 문제가 커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으며, 외부 위험을 피하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인류가 종으로서 성공한 이유는 단순히 운이 좋아서가 아니다. 우리의 성공은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다. 지금 이 자리에 오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결국 해냈다. 사람은 함께하는 존재다. 생물학적으로 뼛속까지 사회적인 동물이다. 상대를 도와가며 일할 때 인체는 그 노력에 상응하는 보상을 준다. 그 덕분에 우리는 계속해서 서로 도울 수 있다.'


'일과 삶의 균형은 근로 시간이나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우리가 직장에서 느끼는 안전감과 관련이 있다. 집에서는 안전감을 느끼지만 직장에서는 느끼지 못한다면 일과 삶의 균형이 맞지 않는다고 여기게 된다. 우리가 가정과 직장에서 튼튼한 관계를 맺고, 소속감을 느끼며, 보호받는다고 여긴다면 옥시토신처럼 마법 같은 화학물질의 강력한 힘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코르티솔 수치를 낮출 수 있다. 신뢰감이 있다면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위하고 돌보며 상대를 위해 희생한다. 그러면 안전망 안에서 느껴지는 안전감이 강화된다.'


이 책의 저자는 6장에서 5가지로 리더십 레슨을 소개하고 있는데 진정한 리더가 되려고 하는 자들은 귀담아 들어야 할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첫째, 기업 문화가 제일 중요하다. 둘째, 기업 문화는 리더가 결정한다. 셋째, 무조건 솔직하게 행동하라. 넷째, 가까워지는 게 먼저다. 다섯째, 숫자를 경영하지 말고 사람을 이끌어라. 이 중에서 나는 다섯 번째 레슨이 가장 가슴에 와 닿았다. '직원이 사랑하지 않는 회사를 고객이 먼저 사랑하는 일은 결코 없다. 직원 대다수가 외부 위험으로부터 리더에게 보호받고 있다고 느껴야만 비로소 회사 외부에 있는 고객들도 안전망에 들어올 수 있다. 보통 안전망의 가장 바깥쪽, 말하자면 최전방에 있는 직원들이 외부 위험에 가장 취약하다. 대개 클라이언트나 고객을 가장 많이 만나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들이 보호받고 있다고 느낀다면 리더의 반응을 두려워하지 않고 고객에게 봉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 책의 저자가 이야기하는 다음의 주장에 대해 나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모든 기업의 목표가 이윤 추구라는 사실은 매우 자명하지만 이윤 추구가 기업의 최우선 목표라는 말은 잘못됐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진정한 리더란 바로 이런 것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저자가 강조하는 내용을 내 삶 속에서 실천하면서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에 꼭 필요한 리더로 거듭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해야할 것 같다. '미지의 세계로 먼저 달려가는 사람, 자신의 이익을 제쳐둔 채 구성원들을 보호하고 미래로 이끄는 사람, 구성원들의 것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자기 것을 희생하는 사람, 자기 것을 지키기 위해 절대 구성원들의 것을 희생시키지 않는 사람' 내가 앞으로 추구해야 할 리더의 본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람을 중시하는 리더는 실패하지 않는다.'는 전 미 해병대 중장 조지 J. 플린의 말을 깊이 새겨야겠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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