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로 보는 한국 현대미술
박영택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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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은 나에게 있어서 쉽지 않은 예술 분야이다. 어릴적에 그림을 워낙 못그리다보니 미술 시간을 싫어했었고 그러한 영향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이어져 왔었다. 물론 지금은 미술을 싫어하지 않고 가급적이면 다양한 작품들을 접해보려고 노력하지만 만만치가 않다. 미술뿐 아니라 모든 예술은 아는만큼 보이게 된다. 내가 좀더 미술을 이해하려면 그만큼 미술에 대해 알아야한다. 이번에 만난 이 책과 같은 미술서들을 자주 만나봄으로서 미술에 대한 나의 지식을 조금씩 늘려가고 싶다.

 

 

이 책은 우리나라의 현대미술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나라 미술하면 조선시대의 김홍도나 정선, 신윤복 등이 떠오른다. 하지만 현대미술에 대해서는 딱히 떠오르는게 없다. 미술에 문외한이지만 그나마 서양미술에 대해서는 조금 접했는데 서양미술중에서도 현대미술은 나에게 익숙지가 않다. 무언가 난해하고 나의 취향과 맞지 않아서 가급적 피해왔었는데 우리나라의 현대미술이라니 도대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어떤 모습으로 나의 눈을 즐겁게 해줄지 궁금해하며 책을 펼쳤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미술평론가로 일하고 있는 저자는 미술계에 몸담으며 수많은 작품들과 작가들을 만났다고 한다. 많은 현대미술을 접하면서 관련된 글을 써왔으며 이 책에는 2000년대 이후부터 최근에 걸쳐 발표된 작품들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을 담았다고 한다. 단순한 나열이 아닌 '시간, 전통, 사물, 인간, 재현, 추상, 자연' 이렇게 일곱개의 파트로 나누어 놓았기에 나와 같이 책을 접하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좀더 흥미롭게 다가갈수 있지 않나 싶었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작품은 시간 파트 김종엽의 <도시에 뜬 별 - 산동네의 밤, 2011>이란 사진이다. 서울 중계동, 상계동의 산동네 풍경인데 사진 한장으로도 많은 것을 전해주는거 같다. 내가 산동네에 살아보지는 않았지만 사진의 모습은 과거 부산에 사시던 큰아버지댁 모습과 많이 유사하다. 어린시절 큰아버지댁에 놀러가면 사촌형과 함께 뛰어놀던 골목길을 그대로 재현해놓은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이니 말이다. 20여년전 그 당시에는 아무 걱정없이 해맑은 웃음을 짓던 아이였는데 요즘은 왜 이렇게 사는게 힘든지 모르겠다. 이 사진을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이외에도 책 속에는 다양한 모습을 담은 사진과 그림들이 많이 수록되어있다. 주변에서 어렵지않게 볼 수 있는 것들도 있어서 이것이 현대미술의 범주에 속할 수 있나 싶기도 했지만 저자의 이야기를 듣고보니 그렇구나 싶었다. 그리고 미술이란게 어렵게만 볼게 아니란것도 알게 된다. 이 책 한 권을 다보았다고해서 갑작스럽게 현대미술에 대한 나의 지식이 확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동안 알지 못했던 것들을 깨닫게 되고 좀더 관심을 가지게 된다. 이래서 이런 책들을 만나는게 아닌가 싶다. 오랜만에 눈이 즐거워지는 기분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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