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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동물원 (빅북) ㅣ 알맹이 그림책 11
조엘 졸리베 지음, 최윤정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09년 10월
바람의 아이들 출판사의 알맹이 그림책 시리즈, 그 11번째. 똑똑한 동물원. 판형이 크다하여 얼마만할까 무지 궁금했는데, 일반 스케치북보다도 약 10cm 가량 더 큰, 펼치면 더욱 커지는 그야말로 빅북~ 엄마 입장에서야 보관하기 불편하다는 이유 등 빅 사이즈의 책들이 좀 성가시긴 하지만 아이들은 대환영. 똑똑한 동물원 책 보자마자 우와~ 크다~ 내꺼야? 묻는 울 아이..^^
알맹이 그림책 시리즈는 아이들의 지적 정서적 자극을 만족시켜줄 수 있도록 신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그림책들과 낯설기도 하고 친숙하기도 한 여러 기법과 빛깔의 그림책을 엄선했다 한다. 똑똑한 동물원은 조금 낯선 기법과 빛깔의 그림책에 속한다고 해야하겠지. 일단 커다란 사이즈가 그러하고, 또 판화라는 아이들에게 조금 낯선 기법이 사용된 것도 그렇다. 더욱이 그림책을 펼쳐보면 정말이지 그 이름도 생소한 다양한 동물들이 가득 들어 있다. 대신 글은 펼친 페이지에 단 한 줄. 그 역시 우리가 평소 동물을 분류하고 구분지었던 방법과는 판이하다.
까맣고 하얗다.
바다에 산다.
엄청 크다 엄청 작다.
뿔이 달렸다.
위에 쓴 것 처럼 우리가 알고 있던 것과는 다른 기준으로 분류된 동물들을 보는 재미가 남다른 책이란 생각이 든다. 아이들 입장에선 어떨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루함을 느낄 틈은 없을 것 같다. 아는 동물이건 몰랐던 새로운 동물이건 아이에겐 마냥 즐거운 놀이가 페이지 마다 가득하기 때문이리라. 분류가 서식지나 종에 따른 것이 아니기에 등장한 동물이 또 나오는 경우도 있다. 아이가 조금 더 자라면 동물을 하나 정해 놓은 뒤 그 녀석이 어느 어느 분류에 포함되는지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럴 땐 제일 뒤, 우리가 몰랐던 동물들의 사생활에서 출발하면 될 것 같다. 잘 몰랐던 동물들의 특징에 대해 알아본 후에 해당 동물이 등장하는 페이지로 이동해 찾아보는 방식으로 말이다. 울 아이는 최근에 알게된 카멜레온이 등장할 때마다 무척 좋아했던 것 같다. 그러고보니 꽤 자주 등장하는 것 같아 살펴보니 아무데나 다 등장한단다. 다양한 색과 모양으로 등장하는 카멜레온 찾기로 재미난 놀이 하나 추가~ 그런데 아직은 세살인 쭌 군, 좀 어려 그런지 안경원숭이나 밍크고래 등 조금 복잡한 이름이 등장하면 좀 거부감을 일으키는 듯. 이건 그냥 고래야~ 그냥 원숭이지 뭐 이런 식으로. 아무튼 조금 더 크면 동물 인지에는 이만한 책이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아무래도 동물 그림과 이름만 등장하니 자연관찰 전집과 연계해 보여주면 더욱 효과적일 것 같다.
울 아이가 제일 헷갈려 했던 것. 바로 말과 얼룩말. 무슨 말이든 모두 얼룩말이라고 말해 버리는 녀석. 그 때 그때 말 혹은 얼룩말이 등장할 때마다 설명해 주곤 했지만 잘 식별하기가 어려웠나 보다. 그래서 찾아보니, 마침 모두 등장. 물론 그냥 말에도 색이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얼룩말과 말의 차이를 확실히 알려주기에 딱 알맞았다. 특히 얼룩말이 포함된 페이지의 분류 주제는 두 가지로 까맣고 하얗다와 점박이와 줄무늬가 있다 이다. 얼룩말의 특징을 잘 뽑아내어 다른 동물들과도 비교해 가며 설명해 주기 쉬웠다. 점박이와 줄무늬가 있다에서는 호랑이와 표범을 설명하기에 안성맞춤. 색과 생김새가 비슷해서인지 그 둘도 헷갈려 했는데, 한 페이지에 동시 등장하여 그 차이를 확연히 보여주니 아이도 쉽게 받아들이는 듯 했다.
역시나 커다란 사이즈가 먼저 들어온다. ^^ 나무 막대 하나 들고 연신 가리키며 설명하는 쭌군. 아직 세세한 이름 알기는 어려운 듯하여 설명에 해당되는 앞 부분을 빼고 주요 이름만 알려주었다. 나중에 제 스스로 찾아 읽어가며 알아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부록 포스터. 베란다로 통하는 문에 붙여주었더니 심심할 때마다 한번씩 들러주는 참새방앗간이 되었다. 하루에도 여러번 나를 끌고 와서는 이건 뭐야? 물어보고 또 가르쳐 주기도 하고. 단지 그림 뿐인데도 아이에겐 그 이상의 무언가가 될 수 있나보다. ^^
커다란 빅사이즈의 약 400여 마리의 동물을 만날 수 있는 똑똑한 동물원. 남다른 사이즈의 판형과 글없이 동물 그림만 가득 등장하는 조금은 특이한 그림책. 하지만 그래서 아이들에게 더욱 재미있는 그림책이란 생각이 든다. 아이들이 잘 접하지 못하는 판화 기법의 그림들은 새로운 자극을 줄 수 있으리라. 하지만 그 판화 기법과 그림들이 아이에게 오히려 조금 헷갈릴 수도 있겠단 생각도 든다. 뭐 아이가 좀 더 크면 상관없겠지만, 지금 당장은 그렇다. 실사와 함께 보여주면 해결될 문제일지도 모르겠다만.. 포스터에 등장하는 문어와 해파리. 그 이름은 분명 정확히 인지하고 있지만 왠지 비슷한 느낌이 드는지 문어랑 해파리랑 똑같다~ 다리가 똑같아~ 라고 말하는 울 아이..^^; 아이가 어느 정도 동물 인지 수준이 있다면 하지만 자연관찰 책을 어려워한다면 똑똑한 동물원으로 가보시라. 동물원 구경을 하는 동안 아이에게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마음이 생겨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