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혁명 스크림프리 - 소리 지르지 않고 자기 주도적인 아이로 키우는 새로운 교육법
핼 에드워드 렁켈 지음, 박인선.신홍민 옮김 / 양철북 / 200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미 5개월이 된 둘째. 참고로 큰 아이는 아들, 둘째도 역시 아들이다.
그 아이가 아직 속에 있을 무렵 가장 많이 들은 질문.
아들이에요? 딸이에요?
아들이란 답에 돌아오는 답은 99.9%가 딸이면 좋았을텐데,
혹은 아들 둘 키우려면 엄마가 힘들겠네.. 뭐 그런것들이었다.
뭐 아직은 둘째가 어려 아들 둘 키우는 어려움은 잘 모르겠고
내 앞에 닥친 가장 큰 난관은 어느날 난데없이 나타난 동생을 시샘하는 큰 아이.
때리고 밀치고 소리 지르고.. 그런 큰 아이와 씨름하다 보면 어느새 하루가 후딱 지나버린다.
그런 큰 아이때문에 나 역시 하지마, 안돼라는 말을 입에 달고 또 언성도 높아지곤 한다.
혼나면 더욱 울며 불며 떼를 쓰고 또 고집도 점점 세지고..
도무지 답이 안나 어떻게 하면 좋을까 싶던 찰나에 보게 된 요 책.
부모 혁명 스크림 프리~
아~ 진정 스크림 프리 하고 싶단 생각에 정신없이 읽기 시작했던 것 같다.
하지만 막상 책을 펼치고는 읽는 속도가 점점 느려졌다.
이유는 나와 닮은 수많은 부모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음과
더불어 생각할 거리가 자꾸만 쌓여갔기 때문이라 말하고 싶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책 제목처럼 스크림 프리하려면 부모혁명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 적어도 내 판단으론 그렇다.
그렇다면 소리지르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부모가 일으켜야 할 혁명은 무엇일까...
일단 사고의 전환. 그것이 필요할 듯 하다.
아무리 이성적으로 생각하려 해도 아이란 내 아이란 존재는 이성보다 감정이 앞서게 만드는 존재다.
그래서일까, 늘 무슨 일에건 아이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생각하게 되곤한다.
물론 그것이 항상 나쁘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자칫 잘못하면 아이에게 늘 끌려다니는 안쓰러운 부모가 되는 주객전도가 발생하고 만다.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보지 않았을까.
식당이나 마트에서 막무가내로 떼쓰고 우는 아이를 다그치고 함께 언성을 높이거나
그러다가 결국은 달래기 위해 아이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고 마는,
그리고 그것이 족쇄가 되어 늘 같은 상황이 연출되는, 그닥 떠올리고 싶지 않은 경험말이다.
책 전반을 통해 저자가 일관되게 말하고 있는 핵심은 1부의 서문 마지막 문장을 그대로 인용하면 좋을 것 같다.
이 모든 것은 근본적인 전환에서 시작된다.
그것은 바로 아이를 기르는 문제에서 핵심은 아이가 아니라 부모라는 사실이다. - 17p
처음엔 무슨 말인지 알겠다가도 또 어찌 생각하면 납득이 되지 않는 그런 글이란 느낌이었다.
책을 다 읽고 난 후엔 어떤 의미인지 대충은 알 수 있었지만,
쉬운 일은 아니란 생각이 먼저 드니 아직도 부족함이 많은 엄마인가 보다.
아무튼, 소르지르기에서 자유로워지는 쿨한 부모가 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할 일은 바로 초점 바꾸기.
육아에서의 초점을 아이에서 부모로 바꿔 맞추고,
아이를 통제하려 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 자신부터 통제해야 함이 중요하단다.
저자는 부모가 소리 지르며 전달하는 메세지는 단 하나라고 말한다.
내 말대로 해!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난 이성을 잃어버릴 거야.
내가 이성을 잃으면, 넌 반드시 내 말에 복종해야 해. 그래야 내가 다시 진정할 수 있으니까.
내 모든 감정적 반응에 대한 열쇠는 네가 쥐고 있어.   - 45p
찬찬히 읽어보며 곰곰 생각해 보았다. 아이를 야단치며 했던 말들, 그리고 그때 느꼈던 감정들 등등..
저자는 글을 쓰고는 네 살 혹은 열네 살짜리가 이런 엄청난 압력을 견딜 수 없다고 쓰고 있다.
말 그대로 압력이란 저 말을 나는 도대체 얼마나 자주 아이에게 했을까..
그런 상황을 맞닥뜨리지 않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부모가 먼저 마음을 진정시키고, 자신의 불안감을 가라앉히는 것.
그래서 아이에게 부모의 불안이 이전되어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님을 아이를 기르는 부모라면 누구나 통감할 사실이 아닐까.
머릿 속에선 늘 이성적으로 차분하게 대하자고 다짐을 하지만
막상 그런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그런 생각들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만다.
저자는 이에 자녀 교육은 원래가 고통스러운 일이라 말한다. 그러니 그 자녀 교육의 어려움을 성장의 기회로 삼으라고.
2부에서는 공간을 마련함으로써 소리지르지 않는 부모에 한 발 다가서는 방법들에 대해 쓰고 있다.
자기주도적인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는 아이의 결정권을 행사할 공간을 마련해 주고 또 그것을 존중해 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에게 공간을 마련해 주는 8가지 방법 중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것은
이유를 알고 싶은 조바심을 버리라는 것과 아이와 이야기할 때는 좀처럼 눈을 들여다 보지 말라는 것.
처음 것은 나의 일상적인 행동과 반하는 것이라서, 나중 것은 일반적으로 알던 상식에 벗어나서.
가만 생각해 보니 아이를 야단칠 때면  으레 왜 그랬어? 이유가 뭐야? 라며 물었던 것 같다.
때론 그냥 나오는 대로 또 때론 정말 아이가 답하길 기대하면서..
하지만 저자는 아이들 대부분이 이유를 모른다며
아이의 실수나 잘못에 대해 이유를 설명하라는 요구는 부질없는 짓이라 쓰고 있다.
나중 방법에 대해선 저자 역시 불합리하고 이단적이라 생각할 것이라며 미리 밝히고 있다.
눈을 보며 나누는 대화는 사적 성격이 너무 짙어 마음에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것.
그러고 보니 아이를 야단치며 늘 눈을 피하고 딴청하는 아이에게 눈을 보라고 말하곤 했는데
오히려 아이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다니.. 정말 육아란 어렵다.
3부는 아이에게 자리 마련해 주기가 테마.
아이들은 부모가 져주길 바라면서 동시에 흔들림 없이 꿋꿋하기를 바란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선택엔 결과가 따른다는 불멸의 진리를 들고 있다.
아이에게 선택에 따른 결과를 알려주고 그에 다른 일관된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단다.
그것이 소리 지르지 않는 육아의 비결이라 해도 될 것 같다. 물론 매우 어렵긴 하겠지만..
4부에선 아아와 함께 성장하기에 대해 다룬다.
저자는 스크림프리 육아법을 문제 해결이나 행동 변화 모형이 아닌 성장 모형이라 쓰고 있다.
즉, 육아법이나 구체적인 스킬을 늘어 놓고 있는 타 육아서와 달리
이 책의 강조점은 바로 당신, 이 책을 읽고 있는 부모라는 것.
이 점을 꼭 명심하기 바란다. 부모는 자신을 아이와 똑같이 돌봐야 한다.
나는 이 말이 당신이 부모가 된 이후로 지금까지 듣고 싶어 했던 가장 반가운 소리라고 믿는다.
부모는 그래야 한다. 이것이 부모가 아이를 사랑스럽고, 책임감 있고,
자기 주도적인 아이로 기르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   - 217p
나 역시 그런 경험이 있다. 몸의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그냥 가벼이 지나칠 일에도 화를 내고 짜증을 부리게 된다.
어쩌면 이것은 부모든 아이든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럴지도 모르겠다.
배고프고 졸립고 피곤하고 아플 때는 작은 일도 크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육체적인 것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마찬가지라 생각된다.
그렇기에 부모가 자신을 먼저 돌보아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때 아이에게 소리지를 일도 없으리라.
서평 서두에 동생을 시샘하는 큰 아이의 난폭한 언행 때문에 힘들다고 썼는데,
책을 다 읽고 나니 어쩌면 아이 때문에 내가 힘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 때문에 우리 큰 아이가 더욱 힘들지는 않았나 반성해 보게 되었다.
모든 육아서와 육아법들이 마찬가지겠지만,  정답은 없다.
여러 육아서들을 점하며 느낀 공통점은 단 하나 정답은 없다라는 것.
하지만 근본적인 원리는 있을 터. 본 책은 내게 새로운 원리를 제시해  주었다.
무엇보다 중요하고 근원적인 원리.
아이보다 나를 먼저 돌아볼 것.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고도 하지 않았던가.
맞다. 내가 변하고 바뀌면 아이도 자연스레 변화할 것이다.
내가 일으킨 혁명이 아이에게도 일어난다 생각하면 조금쯤 힘들어도 견뎌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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