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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주머니 해님 ㅣ 빛깔 고운 그림책 1
고바야시 미사오 글.그림, 마츠이 미유키 옮김 / 예꿈 / 2009년 9월
절판
예꿈 출판사에서 새로 출간된 내친구, 주머니 해님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미소를 띤 해님을 살포시 감싼 파란 장갑..
누구손일까? 어떤 이야기일까?
이 책은 아이들의 약 65%가 가지고 있다는 '상상친구'에 관한 이야기이다.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친구인 상상친구.
혼자 중얼거리고 대화하며 노는 아이를 보면 괜시리 염려스럽기도 하고
또 그냥 두어도 될지 걱정스런 엄마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 아이들과 엄마가 함께 읽으면 좋을 책.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누구나 읽어도 좋을..
그런 따뜻한 그림책.
3살인 큰 아이는 남자 아이지만 인형을 참 좋아한다.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 때문일까. 아무튼 그래서인지 늘 인형들과 대화하고 함께 놀기를 좋아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상상친구까진 아니지만, 자신의 경험이나 생각들을 인형과 나누곤 한다. 예를 들면 엄마에게 혼나고 실컷 울고 난 다음 곰돌이 인형을 들고는 '곰돌아, 왜울었어?'라며 제가 겪은 일을 곰돌이에게 투영시켜 대화를 시도하길래 조금 놀라기도 하고 또 많은 생각이 들었다.
곰돌이 인형이랑 대화를 하며 제 기분도 풀고 나름 이해도 하고 뭐 그런 것 같다. 식사 시간에도 꼭 옆에 인형을 끼고는 함께 밥을 먹느라 시간이 늘 두배가 걸린다.
그런 우리 아이에게도 재미있는 내용일 것 같아 보인다.
엄마 아빠는 모르는 미미의 상상친구 이야기
주머니 해님~ 이야기를 살짝 살펴보자~
미미의 주머니 속에 살고 있는 작은 해님.
무서울 때도 재미난 놀이를 할 때도 늘 미미와 함께 하는 좋은 친구.
그러던 어느날 엄마가 보고 싶다며 우는 주머니 해님.
미미는 주머니 해님을 엄마 해님에게 데려다 주고는 작별을 한다.
혼자 집으로 돌아가며 쓸쓸한 미미.
하지만 주머니 해님이 남겨 준 따사로운 햇살 덕에
가슴 속 따뜻한 햇살이 있는 많은 친구들을 만나게 되어 외롭지 않은 미미.
권말에는 부모들을 위해 상상친구에 대한 여러가지 정보들을 담아주고 있다. 상상친구가 무엇인지, 아이에게 어떤 역할을 하는지 등등. 몰랐던 많은 것들을 알 수 있어 좋았던 부분. 상상친구를 가진 아이를 아떻게 바라보고 대처해야 하는지 배우게 되었다.
책 속 주인공 미미를 통해 상상친구를 가진 아이들의 심리와 감정 변화에 대해 알 수 있는 그림책이었다. 참고로 책에는 빛깔 고운 그림책이란 타이틀이 달려 있다.
상상친구와 함께 어려운 시간을 견뎌내고 타인과의 관계 맺기라는 성장 과정 속에서 아이가 겪는 감정과 심리 변화를 상징적인 색채로 묘사해 낸 그림책이라 그런 타이틀을 달아 놓았다 한다. 사실 미술 쪽엔 아는 척 할 것이 없어 잘은 모르겠지만 한 면 한 면 채워진 노랑, 초록, 빨강, 회색 등등.. 주인공 미미와 주머니 해님의 마음을 미뤄 짐작할 수 있는 색들로 가득 채워져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무서울 때도 힘든 일이 있을 때도 재미난 놀이를 할 때도 의지하고 함께한 상상친구.
주머니 해님을 엄마에게 데려다 주며 자연스레 작별을 고한 미미처럼 우리 아이에게도 있을 수 있는 자연스런 성장과정의 일부임을 알고 아이의 심리를 돌아보고 보듬어 줄 수 있도록 잘 지켜보는 좋은 계기가 된 것 같다.
일본 동화 작가들의 그림책은 대개 깔끔하고 스토리 전개가 그닥 복잡하지 않은 심플한 구조라 아이 책으로 선호하는 편이다. 주머니 해님도 마찬가지. 따뜻한 그림과 내용, 그리고 우리 아이에 대해 한가지 더 알 수 있는 그림책. 아이에겐 제 모습과 닮아 있는 미미를 통해 동질감도 느끼고 또 어떻게 상상친구를 떠나보낼지 준비를 할 수 있게 해 주는 책. 그런 책이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