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아이들의 행복한 시골살이 산촌유학 - 초등 한 학기, 내 아이 산촌으로 유학 보내기
이현숙 지음 / 노브16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작년 가을 시골로 터전을 옮겨 가신 부모님 덕에 시골 생활을 맛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처음 이사하고는 산속에 자리잡은 집 덕택에 TV고 인터넷 연결이 되지 않았다.
처음 하루 이틀은 정말 할 게 없는 것 같았다. 세살바기 울 아들도 집에서처럼 만화 프로그램 보겠다 떼쓰고..
그런데 곧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낮엔 파란 하늘도 올려다 보고 밤에는 정말 쏟아질 듯 펼쳐진 별들에 감격하기도 하고
온통 새하얗게 뒤덮인 눈밭에 첫 발자국을 내보기도 하고
또 이른 싹을 뾰족이 내민 작은 생명들에 감탄할 수도 있었다.
어른인 내게는 조금 느린 여유와 쉼을 주었다면 어린 울 아이에겐 더욱 바쁘고 재미난 하루 하루가 펼쳐졌다.
그저 이리 저리 뛰기만 해도 좋고, 야트막한 산 아래에서 장화신고 떨어진 밤도 주우러 다니고
멍멍이랑 대화하고 잠자리랑 나비 쫓아다니고 따스한 햇살 아래서 모래 놀이도 하고..
열거하자면 끝이 없다. 장난감이나 TV, 모두 필요치 않았다. 
 
좀 장황하게 쓰긴 했지만, 그런 자연에서의 삶을 겪어보았기 때문일까..
산촌유학이란 제목의 책을 보고는 어떤 내용일까 너무 궁금하기도 했고
한편으로 책을 펼치기도 전에 공감 100% 모드에 돌입해 있었다.

먼저 산촌유학에 대해 간단히 써보자면,
도심의 초등학생(혹은 그 이상도 무관하리라)들이 산촌의 농가나
산촌유학 지원센터(부모님이 내려간 곳엔 학교에 기숙사가 있다 들었다)에 일정기간 기거하며
그 지역 학교를 다니며 생활하는 교육의 한 형태를 말한다.
단순한 일회성 체험을 넘어 한학기 혹은 일년 이상의 시간을 통해 산촌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몸소 체험할 수 있다.

산촌유학의 저자는 현직 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치다 현 교육에의 한계를 느껴 대안학교에서 답을 찾고자 했지만
거기서도 답을 찾지 못하고 결국엔 산촌유학이라는 대안에 이르게 된다.
직접 귀농하여 산촌유학을 시작한 부부의 재미난 산촌유학 에피소드..
총 5부로 나누어진 본 책에는 도시 아이들의 시골 적응기, 자연과더불어 사는 삶이야기,
사람과 사람 사이에 나누는 정 이야기, 산촌유학에서 배우는 자기주도 학습법
그리고 자연식 먹을거리와 그 레시피들에 대해 쓰고 있다.
생생한 산촌유학 이야기 속에서 몸도 마음도 쑥쑥 성장해 나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더불어 산촌부모로 살아가는 필자 부부의 넉넉한 마음과 진정한 교육에의 열의도 느껴졌고.

시골살이는 정말 불편한 것 투성이다. 모두가 그리 생각할 것이다. 물론 직접 겪어보기 전에 말이다.
그렇다면 직접 겪어 본 후에는? 내 경험으로는 마찬가지이다.
도시에서 누리는 것들과 비교를 하자면 정말 끝도없이 불편함을 감수해야 할 곳이 시골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시골을 찾고 아이들을 산촌으로 유학시키는 이유는 무얼까.

기다림은 모든 생명의 이치인 듯싶다.
새끼 손톱만한 옥수수 알을 심은 뒤 어느 날 훌쩍 옥수수 키가 커진다.
아이들도 그렇게 자라 있는 것이 대견한 듯 "어느새 이만큼 자랐니? 내 키만큼 자랐네."라며 기뻐하고 신기해한다.
세상만물은 기다림의 시간 속에 조금씩 자라다가 어느 날, 훌쩍 커버린 성숙한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난다.
우리 아이들도 그렇다. 아이들은 바람에게서 흙에게서 햇살에게서 노을에게서 배우고 느끼며 한 계절 한 계절을 보낸다.
기다림 속에서 성장한다.   ( 44P )

본문에 등장하는 저 글 속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학교에서 학원으로 돌고 도는 우리 아이들.. 그런 생활이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것이 무언지 고심해 보아야 할 것이다.
모든 것이 갖추어진 생활에서 벗어나 조금 모자라고 불편한 생활 속에서
진정한 삶의 이치를 아이 스스로 찾아보게끔 해주는 산촌유학.
백년지대계라는 교육 현장에서조차 각박하게 돌아가는 아이들의 삶에 작은 쉼표를 찍어주는 시간.
그 짧지만 소중한 쉼표로 인해 아이의 삶은 매우 달라질 것이다.
책 속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일기를 통해서도 느낄 수가 있었다.
어떤 생활이 아이를 즐겁게 하는지, 몸도 마음도 자라게 하는지를.

산촌유학.. 표지에 등장하는 개구진 아이의 눈빛이 말해주듯
즐겁고 신나는 시골살이는 아이의 삶에 더없이 커다란 선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어렸을 때 경험한 자연에서의 느린 삶이 아이에게는 성장하며 필요한 자양분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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