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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는 과학이다 - 아기 돌보기부터 훈육까지 뇌 성장.발달별 육아 과학
마고 선더랜드 지음, 노혜숙 옮김 / 프리미엄북스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과학.. 자연세계에서 보편적 진리나 법칙의 발견을 목적으로 한 체계적 지식.
문득 궁금하여 찾아보았다. 역시.. 과학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정확하고 인과관계가 확실한 학문이란 것. 그래서일까. 육아라는 매우 사적이고 천차만별의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는 일련의 과정과는 참 안어울린단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버젓이 육아는 과학이다 라고 명명하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육아서도 많이 읽어보고 TV 프로그램도 많이 보았지만 정답은 없다, 아이는 모두 다르다 라는 결론에 도달했지만 늘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아마도 모든 엄마들이 그럴것이다. 왜? 사랑하는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함이 아닐까.. 아무튼 육아는 과학이란다. 그럼 분명 명쾌한 답이 있으리라. 그러한 기대감을 안고 책을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책 전반에 흐르는 주된 이론은 아기의 뇌에 관한 것이다. 뇌 성장 발달별 육아과학이란 타이틀답게 각종 연구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가끔 아이가 아무런 이유없이 운다고 답답해 하거나 더 나아가 짜증스러울 때가 있었는데 울음, 떼쓰기, 분리불안, 말썽 등등 아이의 모든 행동엔 그에 따른 이유가 있다고 한다. 저자는 모든 해답을 뇌에서 찾고 있다. 아직 미완인 아이이 뇌는 스트레스에 매우 취약하다고 한다. 더욱이 매일 마주하는 부모의 육아방식에 의해 중요한 감정체계가 결정된다고 하니 한편으론 겁이 나기도 했다. 내 작은 행동 하나 하나가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줄 지 모르니 말이다.
두 돌이 지난 큰 아이를 키우며 고민하고 궁금했던 것들이 모두 들어 있어 너무 반갑기도 하고 한편으론 너무 아쉽기도 했다. 진작 이 책을 읽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랄까.. 이이에 대해 잘 모르고 그저 관습대로 아니면 넘쳐나는 육아지침들에 맞춰가며 아이를 힘들게 한 건 아닌가 싶어 미안해 지기도 했다. 분리불안이 매우 심했던 큰 아이는 분명 기질적인 면도 작용했겠지만, 나나 주변인들의 태도에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는 것 같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지금 이 순간에 직면한 여러가지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찾았다는 점이다. 지금은 한창 말이 늘고 제 주장을 강하게 하는터라 많이 혼나고 울어도 내버려 두는 일이 종종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는 내 생각이나 태도가 정말 많이 바뀌었다. 여러권의 육아서를 읽어보았지만 실질적으로 삶 속에서 큰 변화를 가져온 건 이번이 처음인듯 싶다. 아마도 전 세계 800여 건이 넘는 최신 연구 자료에 의한 과학적 증거가 뒷받침된 내용이기에 그런 것 같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뇌이야기를 통해 아이의 행동이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인지를 알 수도 있고, 또 각 챕터의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는 키포인트 행복한 아이를 위한 육아 과학이나 Q&A를 통해 그간 나역시 궁금했던 사항들을 짚어보고 어떠한 방법으로 대처할 것인가를 배울 수 있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와의 상호작용. 그리고 그 상호작용의 과정에서의 필수 조건은 일관된 부모의 사랑과 보살핌이다. 부모도 인간이기에 때론 화가 나서 소리를 지르거나 아이를 그냥 내버려두고 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아이의 뇌가 훌륭히 성장하기 전(물론 그 이후에도 마찬가지겠지만)엔 특히 더 주의하고 조심해야 할 것 같다. 저자는 지금의 인내를 아이의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여기라고 말한다. 아이가 하는 행동만을 보고 답답해 하지 말고 그 안에 담긴 아이의 스트레스와 고통을 이해하라 말한다. 그저 마구 울어대는 것이 아니라 아이는 진정 힘들고 고통스러워 도와달라 애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들을 접하고 나서 아의 행동들을 볼 때 그 이면에 담긴 아이의 감정들을 찾으려 애쓰게 되었다. 그저 이해하고 공감해 주고 안아 주는 것만으로도 참 다른 결과를 보게 되어 무척 신기했다.
이 책은 아이의 뇌에 대한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한 육아서이지만 그 방법은 오히려 기존 육아서들보다 더 정서적인 면을 강조한다. 아이의 수면에 관한 부분만 보아도 그렇다. 일찍부터 아이를 따로 재우고 수면습관을 들인다는 명목하에 아이를 혼자 울게 내버려 두는 기존 상식을 뒤엎고 도리어 아이를 옆에 데리고 자는 것을 권한다. 또한 수면 훈련을 하더라도 느긋이 울리지 말아야 한다고 한다.
그렇다. 육아는 과학이다. 하지만 과학적으로 살펴본 아이의 뇌에 대한 연구는 육아의 기본을 양육자의 사랑과 보살핌이라 말한다. 따뜻한 눈빛과 신체접촉으로 아이와 소통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아이의 뇌는 행복 호르몬으로 충만해질 것이다.
아이에게 나중을 위한 선물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자.
지금 힘들게 아이를 달래고 다독이며 보내는 시간은 미래를 위한 값진 투자다.
아이의 감정체계와 신체체계를 조절해서 나중에 아이 스스로 스트레스를 잘 다스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56p)
단순히 과학적 지시을 나열하거나 기존 육아서들이 담고 있는 내용을 반복하는 것이 아닌 전혀 새로운 육아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이 행동의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명쾌히 알려주는 육아서.
그리고 문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가장 훌륭한 방법을 알려주는 육아서.
무엇보다 엄마와 아이가 모두 행복해질 육아서.
울고 보채고 떼쓰기가 나날이 더해가는 아이때문에 고민인 엄마들에게 꼭 읽어보라 권하고 싶다. 지금의 힘겨움이 조금은 덜해질 것이다. 어쩌면 육아에 대한 의욕이 마구 솟아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