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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만 잘해도 성적이 오른다 - 머리가 좋아지는 정리정돈
다츠미 나기사 지음, 김숙 옮김 / 북뱅크 / 2009년 7월
평점 :
정리정돈에는 인생의 모든 것이 들어있다.
정리라는 개념은 어려서부터 가정에서 교육하지 않으면 쉽게 몸에 배기 어려운 것이라 생각한다. 나역시도 정리에 대한 열의와 욕구는 늘 넘치지만 막상 집 안을 천천히 둘러보면 왠지 부끄러워진다. 이것도 저것도 치울 것 투성이에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생각나지 않는 것도 있으니.. 저자도 밝히듯이 대개 정리정돈은 엄마의 몫인 경우가 많다. 이제 3살인 아들녀석은 하루 종일 집안에서 이것 저것 꺼내어 노는 것이 일과이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 보니 꺼내 놓은 다음에 응당 이루어져야 할 정리는 제대로 실행되고 있지 않은 것 같다. 네가 놀은 장난감은 네 스스로 치우라고 말해도 그때 뿐.. 때와 당시 상황에 따라 정리는 늘 들쭉날쭉이다. 때론 아이가 하는 것이 흡족치 않거나 바쁜 다음 일정에 쫓겨 대신하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이대로라면 정리에 대한 아이의 마음가짐이 바로 잡힐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찾게된 요 책.. 정말 아이뿐만 아니라 나 역시도 정리를 잘하고 싶다는 생각에 단숨에 읽었던 것 같다. 저자는 정리정돈에 대한 기본적인 생각과 규칙들에 대해 알기 쉽고 적용하기 쉽게 풀어내고 있다. 부모와 아이를 위한 어린이 정리 기술이란 카피처럼 어린이들이 읽고 따라하기 좋게 내용 구성이 잘 되어 있다.

1장 - 정리정돈을 통한 두뇌 훈련
2장 - 정리정돈은 쉽다
3장 - 정리하기 쉬운 환경 조성
4장 - 나만의 규칙을 만들자
5장 - 정리정돈을 잘하는 아이로 키우기 위한 방 만들기
6장 - 생활 속에서 터득할 수 있는 정리능력
1장에서는 연습문제들을 통해 정리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을 배울 수가 있다. 초등학생 정도라면 직접 해보라고 권해보고 아이와 함께 정리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2장에서는 이 책에서 말하는 정리정돈의 핵심 단어가 등장한다. 바로 제자리. 사용하고 제자리에 돌려놓는 간단한 생활사이클을 지키는 것이 정리의 가장 기초적인 작업이고 가장 중요한 일인 것 같다. 또 한가지 중요한 사실은 치워야할 제자리의 존재여부다. 각각의 물건들이 효율적인 제자리를 갖고 있는지가 정리정돈이 잘될 수 있는지의 여부를 가늠하는 것 같다. 그리고 생활사이클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인 효과적인 버리기. 누구나 아깝다거나 언제간 쓸 것이라는 막연함으로 버리지 않고 쌓아두는 물건이 있을 것이다. 이것을 잘 버리는 것 역시 정리정돈의 기술이라고 말한다. 과연 버리는 기술의 저자답다. 3장과 4장에서는 실질적으로 정리정돈을 잘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5장과 6장은 부모를 위한 부분으로 아이들의 성장과정에 따라 어떻게 정리정돈이 이루어져야 하고 아이를 위한 공간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에 대한 정보를 주고 있다. 아무래도 두 아의 엄마이다보니 이 부분을 세심히 읽어 보게 되었다. 아이에 대한 헤아림에서 벗어나라는 말에 공감이 갔다. 어렵겠지만 꼭 필요한 부분인 것 같다.
저자는 정리정돈이 크게 생활력, 인간관계력, 살아가는 힘의 세 능력과 연관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 능력들은 다시 판단력, 자립성, 자율성, 자발성, 의사소통능력, 사회성, 사고력, 유연성, 계획력 등등.. 정말 많은 하위 능력들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찬찬히 설명을 읽다보니 끄덕끄덕 수긍이 간다. 정리만 잘해도 성적이 오른다는 조금은 과장스러운 이 책의 제목이 어쩌면 정말인지도 모르겠다. 머리가 좋아지는 정리정돈이라. 과연 그럴까 싶은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다 읽고난 지금은 매우 동감하는 바이다. 정리정돈의 기술은 위에 썼듯 생활 어느 곳에고 적용되는 매우 중요한 능력이기 때문이다. 책을 다 읽고는 집을 한바퀴 쭈욱 둘러보았다. 아~ 과감히 버릴 것을 골라내는 일부터 시작해 보아야겠다. 정리가 어려운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고 직접 실천해 보면 참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