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계절이 달라도, 봄을 줄게 달리 창작그림책 26
김모리 지음, 마담규 그림 / 달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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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의 글자 크기가 좀 다름을 먼저 발견하고는 한참을 가만 보고 있었습니다. 진짜 하고 싶은 말은 '봄을 줄게'로구나 알아차립니다. 그리고 봄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봄은 어떤 계절일까요? 봄은 새로운 시작과 맞물려 있는 시기. 한 해가 새로이 시작되는 시기. 그리하여 설렘과 조금쯤의 두려움이 공존하는 시기. 그러나 누구나 기다리게 되는 계절은 아닐까요? 기나긴 겨울을 끝낼 봄을요.

계절 그림책을 함께 보게 될 때 자주 나오는 질문이 있어요. 바로 "당신은 지금 어느 계절에 있습니까? 당신의 인생은 어느 계절이고 싶은가요?" 뭐 이런 류의 질문들. 계절이라는 것 자체가 자연스레 인생으로 치환되기에 가능한 질문 같습니다.

<우리의 계절이 달라도 봄을 줄게>를 읽고 나니 그 질문들이 새삼스레 다시 떠오르고 자신에게 반문해 보게 됩니다. 너는 지금 인생의 어느 계절을 살고 있니?라고.

참 재밌게도 대부분 모든 연령대에서 제법 많은 비율로 봄을 선택하시곤 하더라고요. 아마도 아직 무언가 더 할 수 있고 새롭게 시작하고픈 마음들이 담겨서겠죠?

저도 봄을 선택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나의 인생이 어느 때에 있건 새로운 시작과 출발, 새로운 만남이 기대되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어요. 아마 작가님도 그런 의미에서 이 그림책을 읽는 모두에게 봄을 주고 싶으셨던 건 아닐까요? ^^



책 속의 화자는 집입니다. 한때는 웃음소리로 가득하고 창마다 환하게 불이 빛났던. 집에 있던 사람들도 바로 그 집도 모두 행복했던 때 말입니다. 이것은 인생의 안온하고 안락했던 어느 한 시절일 수도 있고, 나를 웃게 하고 행복하게 만든 이와 함께였던 순간을 말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런 집도 사람들이 떠나가고 마지막 불마저 꺼져버리는 날이 찾아옵니다. 작가님은 '봄 같은 날들'이 사라졌다고 표현하셨네요. 따뜻하고 평온한 봄날을 인생의 좋은 때로 연결하신 것 같아요.

집은 그 원인을 나에게서 찾아봅니다. 달라지면 돌아올까 싶은 마음에 집은 정원을 예쁘게 가꾸기 시작해요. 구석구석 모든 것에 마음을 정성을 쏟아 식물이 우거지지만 결과는 그리 아름답지가 못하네요. 모두에게 마음을 쓴다고 되는 일은 아니었던 것이지요.



식물을 한 번쯤 키워보신 분들이라면 공감하실 것 같아요. 정말 하나하나 다 다릅니다. 물과 햇빛, 바람과 온도. 그 무엇 하나 놓치지 않고 각자에게 맞게 필요한 것을 주어야 하지요. 이것은 어쩌면 우리네 아이들과도 닮아 있어요. 또 나와 마주한 타인에게도 적용해 볼 수 있겠습니다. 때론 나 자신에 대입해 보아도 좋겠어요., 정작 남은 잘 살피면서 나 자신에겐 무심한 이들도 있으니 말입니다.

어쨌든 우리에겐 결국 선택이 필요합니다. 아깝다고 예쁘다고 꽃이나 가지를 그냥 두면 다음 해엔 꽃을 보여주지 않기도 하고, 병들고 시들어 버리기도 해요. 그러니 시기적절하게 가지치기를 하고 약도 주고 빽빽한 주변을 정리해 주어야 합니다.

이것은 비단 식물, 정원 가꾸기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아요. 우리 삶 속의 인간관계에도 잘 들어맞을 것 같아요. 남길 것과 버릴 것을 알고 애쓸 곳에 집중하는 것. 완벽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참 어려운 부분인데, 그런 분들께 이 그림책 꼭 추천해 드리고 싶네요. 다 잘하려다가는 결국 다 잃게 되기도 함을 우린 잘 알고 있잖아요?



하지만 우리 삶은 계절처럼 하나의 시기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 모든 계절이 소중하고 필요하기에 잘 지나온 이들에게 봄이 아름다운 건지도 모르겠어요. 때론 땡볕에 지치고, 무서운 비바람 폭풍우에 갇혀 어쩔 줄 모르고 떨기도 하고, 차디찬 공기 속에 숨쉬기조차 버겁고 움직일 수 없을 때. 정원을 가꾸듯 우리의 마음을 가꾸고, 소중한 이들을 위한 마음을 쓰는 것. 이것이 우리가 봄을 부르고 봄을 줄 수 있는 힘이 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설령 서로의 계절이 다르다 하여도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을 수 있는 존재입니다. 그리하여 봄을 선물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렇게 따뜻한 봄 햇살 한 줌, 봄날의 풀 내음 한 방울을 내어줄 수 있는 이가 되는 것. 너무 행복한 일일 것 같아요. 정원을 가꾸는 집의 마음처럼요 ^^

글도 글이지만 그림이 정말~~~ 너무 예쁜, 부드러운 터치감의 색연필 그림이 보고만 있어도 그냥 마음이 차분해지고 평온해집니다. 색감도 넘 이쁘고, 버드나무 가지와 거미줄, 빗방울 장면은 최애! 그림책 속에서 꼭 찾아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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