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서 아침을 - Breakfast On The Moon 스토리잉크
이수연 지음 / 웅진주니어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나뭇가지 꼭대기에 올라 힘껏 팔을 뻗어 달을 향하고 있는 이 토끼 소녀는 어떤 마음일까요? 토끼에게 달은 어떤 의미일지도 매우 궁금해집니다. 파란 바탕에 노란 달이 무척 대비가 되면서 아름답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시린 마음을 들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하드커버인 책 표지에는 달 모양을 따라 구멍이 나 있습니다. 표지를 살며시 들추어 보니 동그란 구멍 사이로 또 다른 달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 달 위에는 아까 그 토끼가 검정 드레스 차림으로 크루아상과 커피를 들고 있어요. 어딘가 연상이 되는 모습. 네~ 오드리 헵번 주연의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오드리 헵번의 대표 착장입니다. 그 생각이 드니 이제야 제목이 다시 눈에 들어옵니다. 책 속엔 영화와 함께 영화 속 OST인 문리버가 등장합니다. 이 영화를 아는 이들에게는 또 다른 향수가 될 것이고, 더불어 영화의 내용을 알고 있다면 어딘가 씁쓸한 기분이 들지도 모르겠어요. 이 토끼 소녀의 상황이 걱정되기 때문이겠죠?



곰이 사는 곳, 옆집으로 토끼가 이사 왔고 자연스레 둘은 친구가 됩니다. 옛날 영화와 노래를 좋아하고 조금은 무뚝뚝한 토끼가 별나 보이긴 하지만 문자도 수다도 함께하는 친구 사이예요. 학교 가는 길에도 동행하고 길고양이도 함께 돌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학교에 도착하면 사뭇 다른 장면이 연출됩니다. 곰은 토끼를 모른체하거든요. 그렇게 토끼는 학교에서 하루 종일 외톨이가 됩니다. 토끼를 괴롭히는 비둘기 친구들의 모습이 낯설지 않은 것은 주변에서, 혹은 누군가의 이야기로, 또 뉴스로 자주 보아 온 일이라 그런가 봅니다. 토끼를 외면하는 곰의 모습도 마찬가지입니다. 곰뿐만이 아니에요. 토끼를 직접적으로 괴롭히지 않더라도 누구 하나 나서서 막거나 도와주는 친구는 없습니다. 곰은 이렇게 말하고 있어요.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게 나에게는 더 편하기 때문이다.

모두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혼자 있는 토끼를 바라보는 내 마음도 편하지 않다.

하지만 말을 걸면, 토끼와 같이 밥을 먹으면

아이들이 수군대겠지.

비둘기들이 나도 괴롭히겠지.

다시 집으로 오는 길, 아침과는 사뭇 다른 어색한 공기가 흐르지만 별말은 없어요. 그렇게 곰은 다시 토끼의 친구 자리로 돌아옵니다. 토끼는 정말 괜찮은 걸까요? 그 마음이 어떤 것인지 너무 잘 느껴져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한편으로 곰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가 가기에 탓할 수도 없더라고요. 비단 누군가를 괴롭히는 따돌림이나, 어린 친구들 사이의 일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어느 집단, 어느 사회에서나 일어날 수 있고 또 일어나고 있는 일이기에 복잡한 심경이 되어버렸습니다. 어떤 날의 나는 토끼였고, 또 어떤 날의 나는 곰과 같은 모습이었으며, 또 다른 어떤 날엔 비둘기와 같은 행동을 했었을 테니 말입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을 다시 보고 싶단 생각이 듭니다. 아무래도 찾아보아야겠습니다. 좌우 페이지로 나누어 왼쪽엔 토끼의 현실 장면이 나오고 오른쪽엔 영화 장면이 나오는 구성이 재미있게 느껴졌어요. 때론 무엇이 더 영화 같은 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현실이 힘겹고 지칠 때가 있지요. 아마도 토끼도 그렇지 않았을까요?

이야기는 갈등을 최고조로 몰아가고 결국은 폭발하는 순간을 맞이합니다. 토끼가 직접적인 피해자가 되겠지만 어쩌면 이야기 속의 모두가 피해자이며 가해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국 우리는 함께하는 관계 속에 존재하는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좀 더 세밀히 들여다보면 가해의 시작 역시 소통의 부재가 아닌가 싶어요. 진솔하게 이야기 나누고 마음을 터놓았더라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결국 '나'를 넘어 '너'와 '우리'를 같이 보아야 함을 다시 느끼게 되었네요. 어떤 관계를 유지하는가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습니다. 더불어 곰과 곰엄마의 관계가 너무 좋아보였어요. 이런 상황에서의 어른은 어때야 하는지도 배우게 되네요.다정하게 천천히 머리를 쓰담듬어 주는 일. 백마디 말보다 깊은 울림이 있는 것 같습니다.



나는 더 이상 거짓말쟁이가 아니다.

토끼야, 안녕?

곰은 자신의 모습을 직면하고 난 뒤에야 달라집니다. 그간의 침묵과 방관에 마침표를 찍고 인사를 건네지요. 매일 아침 거울을 보고 마음에 안 드는 얼굴이라 속상해하던 곰이 달라졌습니다. 이런 갈색이어도 괜찮다고, 곰으로 사는 것도 매력 있다고. 용기를 낸 자만이 가질 수 있는 마음이란 생각이 들어요. 한 단계 성장한 곰의 모습에 그만 울컥해지고 맙니다. 토끼의 상처와 아픔 역시 보기 힘들었지만, 곰을 응원하고 소리 내주기를 바란 그 마음이 전해진 기분이 들어 그랬나 봅니다.

앞으로 곰과 토끼의 일상은 좀 더 따뜻하고 밝아지겠지요? 그 마음의 파장은 주변의 비둘기와 다른 친구들에게도 분명 전해질 겁니다. 소리 내어 인사할 수 있는 용기! 내어 볼 준비되셨나요? 주변을 둘러보세요. 그리고 '안녕?' 인사해 보면 어떨까요?

#인디캣책곳간 #인디캣 #웅진주니어 #이수연 #달에서아침을

#침묵 #방관 #용기 #따돌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