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없이 유익한 꿀잼 꿀벌과 개미개미 이야기 무선혜드셋 정보툰 1
무선혜드셋 지음, 황보연 감수 / 뿌리와이파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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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에서 재밌게 읽었던 만화가 단행본으로도 나왔다기에 얼른 주문했다. 아무래도 세로 읽기로 연재되던 폼을 가로 읽기로 옮겨오다보니 읽기의 흐름이 조금 어색하다는 느낌이 있었다. 편집을 다르게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오타인지 그림이 잘못된 것인지 표현이 뒤섟인 부분이 군데군데 있는 점도 매우 아쉬웠다. (작은 A와 큰 B가 있다고 쓰면서 그림은 큰 A와 작은 B로 그려져 있는 식) 만화는 재미있는데 출판사에서 교정을 다시 봤으면 좋겠다.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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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 판판야 단편집
panpanya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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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전작 <게에게 홀려서>, <침어>에 비해서는 의외성이 2% 부족한 느낌이었다. 그래도 panpanya의 작품 세계는 여전히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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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어 판판야 단편집
panpanya 저자 / 미우(대원씨아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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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베개”라니, 작가의 상상력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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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때 : N번방 추적기와 우리의 이야기
추적단 불꽃 지음 / 이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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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기 전에 쓰는 20 여성 혐오의 기억—추적단 불꽃의 <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 N번방 추적기와 우리의 이야기> 읽고

 

이것은 아마 나의 이야기가 것이다.

그러니 몸에 힘을 빼고 천천히 적어내려가보려 한다.


즐겨 듣던 팟캐스트에 추적단 불꽃이 게스트로 출현했다. 떨리는 앳된 목소리와 요즘 애들 법한 표현들, 이와는 대조적으로 가끔 유창하게 튀어나오는 준비된 듯한 답변이 면접 발표를 준비하던 모습을 떠올리게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러나 그들의 목소리에는 어떤 힘이 있었다. 팟캐스트 진행자인 현직 기자들의 정제된 표현과 안정된 발성과는 상반되지만 그럼에도 그들의 목소리에는 귀를 기울이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래서 책을 읽게 되었다.

 

<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 N번방 추적기와 우리의 이야기> 으로 구성된 추적단 불꽃이 ‘N번방 사건 최초 보도자이자 신고자로서 조주빈을 비롯한 텔레그램 성착취 가해자들의 범죄 실황을 탐사추적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여기에 더해 불과 단의 지극히 개인적인, 그러나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20 여성이라면 아주 낯설지만은 않을 어떤 보편 경험이 교차하며 서술된다.

 

개인적인 이야기들은, 책의 기획 단계에서 보편성을 획득하고 이러한 보편성에 호소하기 위해 추가된 것이라고, 텔레그램 성착취 온라인 성범죄에 언제든지 노출될 있는 평범한 10, 20 여성됨을 강조하고 나아가서는 이러한 추적기 또한 평범한사람들의 관심과 용기로부터 비롯했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쓰여진 것이라고짐작되지만, 이들의 솔직한 고백을 보며 나도 20대가 가기 전에 내가 겪어온 여성 혐오의 기억을 번쯤 정리해 기록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것은 내가 겪은 여성 혐오의 기억이다.


17:

    설레는 마음으로 고등학교 입학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했다. 교외의 한적한 마을에서 1 2일로 진행되는 OT 캠프였다. 배정을 받고 처음 보는 친구들과 저녁 늦게까지 다양한 활동을 함께 했다. 소등 몰래 빠져나와 돌아다니지 말라는 주의를 번이나 주고 담당 교사가 돌아가자 여자 있던 우리는 다같이 모여 앉아 시덥지 않은 이야기들을 풀어놓기 시작했다. 추운 겨울 공기와 따뜻한 온돌 바닥, 묘하게 달뜬 분위기에, 취한 졸다 깨다 하며 새벽녘까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갑자기 현관 문이 열렸다. 활짝 열어제낀 밖으로부터 밝은 불빛이 쏟아져 들어왔다. 늦게까지 자지 않고 떠들고 있는 우리를 혼내러 교사인 줄로만 알았던 우리는 일순 얼어붙었다. 누구야? 뭐야? 하며 술렁이는 사이, 이윽고 손에 플래시를 남자아이들 명이 쭈뼛대며 현관으로 들어섰다. 제일 덩치가 남자애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

 

우리 X반이랑 X반이랑 남자들 방에 모여서 건데, 여기서 제일 예쁜 애들 10명만 나와.”

 

어리둥절한 표정의 우리들 사이를 헤치고 남자애들은 군데군데 모여 앉아있거나 이미 누워서 잠이 여자아이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플래시로 비춰보며 남자 방으로 데려갈 애들 고르기 시작했다.


19:

5. 동급생들의 치마 속을 휴대폰으로 몰래 찍던 남학생이 있었다. 매점이 붐비는 시간대를 틈타 슬리퍼에 휴대폰을 거꾸로 끼우고 물건을 구경하는 매점 안을 돌아다니며 불법 촬영을 하는 식이었다. 매번 붐비는 시간에 들어와 아무 것도 사지 않고 이상한 걸음걸이로 걷는 것을 수상하게 여긴 매점 주인에 의해 덜미가 잡혔으나 학교로부터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다.

 

6. 이번에는 학교 정류장에서 다른 학교 학생과 행인의 치마 속을 불법 촬영하는 모습이 같은 여학생에 의해 목격되었다. 여학생은 범죄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남겼다. 증거를 가지고 경찰에 신고를 할까 먼저 학교에 알릴까 며칠을 고민하다 여학생은 결국 학생부에 사실을 알렸다 (순진했다.) ‘일을 크게 만들지 말라 학교에서는 증거 사진을 지우게 했다. 그리고 일은 입시를 앞둔 우리들의 머릿속에서 금방 지워졌다.

 

7. 꼬리가 길면 밟히는 . 결국 학교 불법 촬영 행각이 시민에 의해 포착되어 경찰서로 사건이 넘어가게 되었다. 학교에서는 쉬쉬했으나 이미 소문은 전교에 퍼진 뒤였다. ‘대학 입시 앞두고 인생 좆됐네라는 우리들의 냉소와는 다르게, 얼렁뚱땅 경찰로부터 처벌권한을 넘겨 받은 학교에서는 불법 촬영 가해자가 서울대반이라는 이유로 보여주기 징계만을 내렸다. (수능이 코앞이었던 때라 징계를 받으면 억지로 등교해 수업을 듣는 필요도 없고, 오히려 등하교에 낭비하는 시간을 아낄 있었으므로 사실상의 특혜나 다름없었다. 정학 처분 중에도 잔뜩 예민해져 날이 학우들을 피해 양호실에서 정기 고사를 보게 해주는 등의 적극적인 배려도 있었다.)


2X:

여초 카페 중심으로 온갖 남자 꼬시는 스킬’, ‘개념 있는 여친 되는 방법’, ‘ 남친 유혹하는 메이크업등의 정보가 쏟아졌다. 고백건대 나도 컨텐츠를 정독하고 즐겨 사용했다는 혐의로부터만큼은 자유롭지 못하다.

 

 

외국 유학 경험 있는 여자들, 남자들이 좋아해.”

유학생 남자 선배가 .



김치녀보다 스시녀가 짱이야. 일본 여자들은 남편이 샤워하는 동안 갈아입을 옷을 정갈하게 개서 입구에 두고 침대에서 무릎 꿇고 기다리고 있는다더라.”



사귀던 남자친구가 한국에서 취업 준비를 하는 것을 보면서 뒤통수가 열리는 기분이 들었다. (이른바 취준형 페미 시기가 찾아온 것이다.) 분명히 여자가 과반인 상태로 시작했던 스터디 그룹이 최종 면접을 앞두고는 남자가 아홉 명에 여자는 뿐이었다. 그나마도 남은 여자는 최종면접에서 불합격했다. 말로만 듣던 취업 성차별이 숫자로 가시화되니 두렵고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도 너는 (떨어진 여자보다) 스펙이 좋으니까 붙을 있다 편한 소리를 하는 남자친구. 막상 연수원에 가서 보니 남자 합격자 중에서는 지방대 졸업한 사람들도 있었다. ‘성별(젠더) 스펙임을 목도하는 순간이었다.



여직원들은 화장하고 입는 데에 시간이 드니까” (성적 순으로 발령을 받는 남직원들과는 다르게)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우선 발령된다면서 여자들은 편하게 살아서 좋겠다 하던 남자친구와는 해를 넘기지 못하고 헤어졌다.




현재:

어린 여자아이들은 영원히 어리지 않다. 강력한 여성으로 변해 당신의 세계를 박살 내려 돌아온다.”

미국 체조 국가대표팀 주치의로 일하면서 30년동안 332명이 넘는 여자 선수에게 성폭력을 저지른 래리 나사르에게 법정에서 피해자가 말이다.

기억을 되짚는 작업은 일종의 해방감을 가져다 주었으며, 이것은 한편으로 몸으로 느끼는 부조리함을 표현할 도구가 없었던 지난 날의 나를 떠나보내는 애도의 과정이기도 했다. 무언가 억울하고 답답하고 잘못된 같은데, 잘못된 무언가 뭔지 없어 숨이 막혀오던 날들을 기억한다. 용기가 넘치던 때는 부조리함을 설명할 도구가 부족했고, 막상 도구를 손에 넣으니 점점 쪼그라들어 겁만 많아지던 나에게 이들의 글은 신선한 의지를 환기해주었다. 삐딱하고 권위에 도전하는 건방진, 목소리 크고 똑똑한 여학생은 이제 강력한 여성 되어 이들의 세계를 박살내기 위해 돌아왔다.

 

 

번호방에 들어간 이용자들은 (…) 피해자의 나체 사진으로 텔레그램에서 공유할 있는 이모티콘을 제작해 사용했다.” (p.427)

 

 

담담하게 년여간의 추적기를 써내려가고 있는 불꽃이지만, 그들도 열심히 수업을 듣고 각종 공모전과 취업을 준비하는 평범한대학생이었기에 때론 정신적으로, 때론 물리적으로 힘에 부치던 시간이 있었음을 고백한다. 그러나 범죄가 벌어지는 상황을 끊임없이 목도해야만 하는 지난하고 피학적인 취재가 힘에 부칠 때마다 이들을 다잡았던 것은 피해자를 돕고 싶다는 마음이었다고 한다. 수사에 협조하고 취재한 내용을 보도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피해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있는 단체와 피해자들을 연결해주는 일을 계속해올 있었던 원동력은 명이라도 많은 피해자가 일상으로 돌아갈 있도록 바라는 마음이었다고 이들은 말한다.

 

 

이름의 의미보다 우리 불꽃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를 오래 생각하고 싶다. 우리 활동이 불꽃을 정의하리라 믿는다.” (p.303)

 

 

새삼 지난 몇년간 시대적 냉소와 회의에 젖어있었음을 반성한다. 이들의 글을 읽으며 세상을바꾸는 힘은 절대로 냉소로부터 나오지 않음을, 조금 서툴고 세련되지 못할지언정 문제를 직시하는 태도와 작지만 꾸준한 시도, 그리고 모든 것을 가능케 하는 용기와 끈기에서 변화는 비로소 시작될 있음을 이제야 마침내 마음으로 안다.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타인의 용기와 끈기, 그리고 크고 작은 시도에 나도 모르게 던졌을지 모르는 냉소를 반성한다. 냉소는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한다. 강하고 선한 신념이 세상을 바꾼다. 더딜지라도.

 

 

우리가 써내려간 지난 1년간의 기록이, 함께 공감하고 분노하는 여성들의 발자취로 이어지길 바란다.” (p. 399)

이름의 의미보다 우리 불꽃이 어떤 활동을, 왜 하고 있는지를 더 오래 생각하고 싶다. 우리 활동이 불꽃을 정의하리라 믿는다. - P303

우리가 써내려간 지난 1년간의 기록이, 함께 공감하고 분노하는 여성들의 발자취로 이어지길 바란다. - P399

호방에 들어간 이용자들은 (…) 피해자의 나체 사진으로 텔레그램에서 공유할 수 있는 이모티콘을 제작해 사용했다. - P427

어린 여자아이들은 영원히 어리지 않다. 강력한 여성으로 변해 당신의 세계를 박살 내려 돌아온다. -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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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쥐를 잡자 푸른도서관 18
임태희 지음 / 푸른책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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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낳고 기르는 일이
한 사람의 희생이 아닌
온 우주의 축복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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