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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홍
노자와 히사시 지음, 신유희 옮김 / 예담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깊을 심, 붉을 홍..심홍!!..게다가 피눈물을 흘리는것처럼 보이는 한 여자...그러면서 한마디 던진다.."나만..살아남아서..미.안.해..."라고.. 이 표지 이미지와 제목과 느낌이 이 작품의 모든 것을 말해준다...왜 저 여인은 저렇게 모든 것을 포기한듯 읊조리는것처럼 보이는걸까?..심홍이라는 제목의 뜻은 말그대로 깊은 붉은색의 의미인 핏빛 개념으로 받아 들여질 것이다...
즐거운 수학여행..그녀 아키바 가나코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그리곤 사고소식..도쿄로 향하는 택시속에서 자신만이 홀로 남았다는 예감을 마주한다..그리곤 자신을 제외한 모든 가족이 몰살당했다..범인은 현장에서 바로 검거가 되었고 이 모든 일이 한순간에 벌어져버렸다..가나코는 실감조차 할 수 없으며 어떻게 감정을 표출할만큼의 감각조차 상실한 상태이다....그렇게 그녀만을 두고 가족을 사라졌다...그리고 범인 쓰즈키 노리오는 상신서에 자신과 가나코의 아버지가 얽힌 사연과 살인까지의 내용을 보여준다... 주종관계와 같은 업무적 연결고리가 사기로 엮이게 되고 자신의 부인의 죽음으로 얻게된 보험금을 날리게 된 쓰즈키는 아키바의 사과와 진실과 예의를 요구하였으나 묵살당한체 무시당하고 만다. 이런 모멸감과 자책감과 배신감으로 인해 그자리에 없었던 가나코를 제외한 아키바 가족이 모두 살해되어버린다...그리고 그 쓰즈키 노리오에게는 가나코와 동년배의 딸아이가 남겨졌다...그녀의 이름은 쓰즈키 미호...극과 극의 끝에 마주보고 선 두여인...가나코와 미호의 모습속에서 과연 어떠한 결말이 이루어질까?....같지만 다를 수 밖에 없는 그녀들....결국 살아남은 것은 그녀들이지만 버림받은 것도 그녀들이다..
작가에 대해서 이야기를 안할 수가 없겠다...사실 이름은 처음 들어보는 작가이다..노자와 히사시라는 작가분이신데..이분이 집필하신 작품중에 우리도 익히 알고있는 작품이 "연애시대"라는 작품이다...상당히 즐겨 본 작품이라 내용이 잊혀지질 않는다..우리나라적 감성으로 각색을 하여 만든 드라마였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상당히 노자와선생다운 감성이 가득한 내용이 아니었나 싶다..아주 감성적 공감이 잘 이루어지고 이야기적 서사가 좋은 드라마였거덩...그런데 이 이야기꾼인듯한 작가선생께서 2004년 자살을 하셨단다...이유는 잘 모르겠고 참 안타깝다는 생각을 안할 수가 없다...상당히 뛰어난 이야기적 재능을 보여주시는듯한데...깜짝 놀랐다...더이상 이분의 작품을 볼 수 없다는 안타까움과 함께 왜 자살을 했을까하는 안타까움까지...쩝..
인물적 심리묘사와 감성적 공감대를 만들어내는데 상당히 뛰어난 재주를 가지신 작가분이라는 생각을 자꾸 해본다...물론 이 생각에는 내가 이전에 보았던 연애시대라는 드라마에서 두주인공의 감성적 느낌에 감정이입이 잘되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게다가 이 작품 심홍속의 인물들의 심리와 자책감, 배신감, 흥분감, 모멸감..등등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이 나락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자극적 감각이 그대로 표출되어 있어 읽는 내내 아픔을 느꼈다... 참 구구절절 아픈 심리를 잘도 적어내려가신다라는 마음으로 가나코와 미호의 마음을 따라가게 되어버린다는거쥐.. 인물의 작은 심리마저도 꼼꼼하게 살펴가며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살아남은자의 슬픔을 그대로 보여주고자 한 부분들이 적나라하게 표출되어진 것은 이제껏 보아온 수많은 장르소설류에서 가장 뚜렷한 느낌으로 자리잡아 버렸다..그만큼 심리묘사의 공감은 최고였다고 난 생각한다..
아주 과격한 시작과는 달리 진행되어질수록 상당히 사회적 이슈의 중심에 놓여있던 주제가 개인적 상처의 아픔으로 줄어들게 되고 결국 사회적 관심은 시간과 함께 시들어가고 살아남은자만의 개인적 고통과 트라우마만 남게 된다..이로 인해 소설은 개인적 의미의 작은 주제로 옮아가게 되는데..물론 작가의 의도가 이러한 인간적인 내면의 상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점은 잘 알겠으나 역시 장르소설과 사회파 스릴러소설의 감각을 최대한으로 활용한 시작의 느낌이 아무래도 엄청 강하게 작용을 하다 보니 뒷부분의 진행이 다소 소소하게 느껴졌던점은 어떻게 할 수 없겠다..그러나 그러한 스릴러적 감성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집중도는 더 높아져버린점에 대해서는 또 칭찬을 할 수밖에 없겠다....가나코와 미호라는 두 주인공의 대립각으로 인해 벌어지는 구도와 밀도높은 내면적 날카로움은 최고의 가독성을 안겨다 주었으니까...
그러나 아무리 작가가 의도한 진행이었다고 하더라도 처음과 끝이 다른점은 추리스릴러소설을 애정하는 순간적 즐거움에 현혹된 독자의 입장에서는 무쟈게 고픈 배를 주려잡고 라면에 계란까지 넣고 두개를 맛나게 끓여서 첫 젓가락을 집는 순간의 황홀함이 갈수록 배가 불러옴에 따라 나중에 남은 궁물은 지못미!!!~가 되어버리듯... 그러니까 이말이 뭔말이냐믄??.. 아무래도 내가 지금 배가 고프다는 말인거쥐....언능 마무리하고 츄룹!~...
멋진 소설이었고 아픈 소설이었지만 무엇보다 즐거운 독서였다. 노자와 히사시라는 한 작가를 알게되어 행운이었고 또 그렇게 일찍 가버리신것에 대한 안타까움도 가득하다.. 인간의 내면에 대한 묘사적 공감에 있어 최고의 느낌을 안겨다준 작가이기에 이 느낌이 오래가지 싶다....기회되면 다른 작품도 살펴봐야겠다...그럼 라면 끼리로 간다.. 파송송 계란탁탁 약간 적은듯한 느낌의 물이 끓을때 건더기와 분말스프를 넣고 30초후 면을 투하시켜 중불로 뚜껑을 밀폐시켜 3분동안 끓여주고 마지막 센불을 47.5초 동안 끓여주고 그대로 불을 끈다..요기서 뽀인트...절대 냄비뚜겅을 1분동안 열면 안된다...그대로 옮겨서 신김치와 함께 잘밤에 한그릇하면 든든한 잠자리가 될터이다...뭐냐능?..서평에?? 라면요리라니....저기서 "주글래?"하는 사람 보인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