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여자들
카린 슬로터 지음, 전행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10월
평점 :
품절


 

    1. 흔히들 여성혐오라고 불리우는 미소지니라는 단어에 대해 일반인들의, 그중에서도 성인 남성들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비슷할 것 같습니다.. 사회적 문제가 될 정도의 여성혐오나 여성 비하가 우리 주변에 그렇게 만연한가라는 의문적 궁금증인 것이죠, 특히나 중장년층을 비롯한 노년의 남성들에게는 대단히 당혹스러운 질문일 수도 있습니다.. 왜 당혹한가, 라는 말을 한다면 이제껏 여성과 관련된 사회적 인식과 불평등적 방식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질 못하기 때문일겁니다.. 저 역시 그렇습니다.. 그렇게 여성혐오와 여성증오의 성차별적 사회문제가 그렇게 우리 주변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이루어지고 있나라는 의문적 생각을 먼저 하는 것이죠, 제가 중년의 남성이기도 하거니와 언제나 우위에 선 계층적 우월감이 이러한 문제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됩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도촬된 사진을 보고 아무렇지도 않게 노출적 관심을 쏟아내고 그런 여성에게 이중적인 시선으로 선입견에 물든 여성 비하적 사고를 자연스럽게 표출하는 이 시대의 우리들은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딸을 둔 부모지만 타인을 대하는 여성적 시선을 자신의 가족과는 다른 이중적으로 판단하는 남성적 사고의 이중성은 충분히 지탄받아 마땅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요즘 워낙 뉴스가 많이 나오는 남성 연예인의 성폭력과 강간적 범행에 대해 여성의 고발조치에 대해서조차 우린 전혀 객관적이지 못합니다.. 그리고 이 시선의 기준을 절대적으로 남성위주에 두고 있는 점을 스스로도 느끼는 것이죠, 반성합니다..


    2. 보여지는 모든 것이 진실일리가 없습니다.. 보여지는 것은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일 가능성이 크죠, 물론 그 진실조차 보여주기 위해 드러낸다는 사실을 우린 알고 있습니다.. 늘 그렇듯 이 진실은 단순한 진실보다 보다 과장되어있을 확률이 크다는 것이죠, 심지어 거짓일 가능성조차 우린 염두에 두어야합니다.. 이번에 벌어진 어금니 아빠라는 대단히 혐오스러운 인물의 범죄사건을 접하면서도 느낍니다.. 어쩔 수 없죠, 대중은 보여지는 것만으로 판단할 수 밖에요, 주변의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드러내놓지 않은 진실을 샅샅이 알아내기란 무척이나 어렵고 힘든 일이죠, 대다수의 평범한 서민과 우리의 삶은 보여지는 모습이 진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사실 타인에게 나의 모든 것을 거짓으로 드러낼 이유조차 없으니 자연스럽게 보여지는 삶은 진실이 내포되어 있는 것이죠, 하지만 우릴 속이려드는 이 세상의 혐오스러운 모든 나쁜 자들은 자신의 욕망과 폭력과 악마적 근성을 아무렇지도 않게 친근함과 편안함과 사랑으로 포장하여 다가옵니다.. 그걸 깨달을때는 이미 늦을 지도 모릅니다.. 참 지랄같은 세상이죠, 그러니 이러한 여성혐오의 사회적 인식과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되는 여성범죄의 심각성을 사회적으로 빠른 시일내에 인식하게 되길 바랍니다.. 물론 아동 범죄의 심각성은 말 할 것도 없구요, 제목부터 "예쁜 여자들"인 이 작품은 대단히 폭력적인 소재를 보여주는 심각한 범죄스릴러소설입니다.. 줄리아라는 이제 대학생이 된 한 어린 여성의 실종사건으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3. 실종된 여성인 줄리아의 아빠 샘 캐럴의 일기처럼 보이는 챕터로 시작하는 서두는 자신의 딸이 실종된 상황에서 그가 맞닥뜨리는 현실적인 사회적 문제와 경찰의 안일한 대처와 딸을 찾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거는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죠, 그는 한순간 사라진 자신의 딸을 찾기위해 백방으로 노력하지만 어떠한 답도 얻질 못합니다.. 그가 느꼈을 실망감과 자신이 지키지 못한 딸에 대한 죄책감과 고통으로 조금씩 자신을 좀먹고 있는 아빠의 심리를 알 수 있죠, 그렇게 24년이 흘렀습니다.. 샘 캐럴은 그런 심리적 압박과 죄책감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을 택하죠, 그에게는 실종된 줄리아외에 클레어와 리디아라는 또다른 딸을 두고 있었죠, 리디아는 방탕한 생활과 함께 가족의 영역에서 어느순간 사라져버리고 어린 딸인 클레어는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수동적 성장을 하며 전도유망한 건축학도인 폴 스콧과 결혼을 합니다.. 그리고 역시 줄리아가 실종된 체 24년이 흘렀죠, 줄리아의 실종으로 샘 캐럴의 가족은 해체되어 버렸습니다.. 엄마인 헬런 역시 샘의 집착을 견디지 못하고 이혼과 함께 가족을 떠났죠, 이렇게 각자의 삶을 살아온 이들은 여전히 줄리아의 실종에서 벗어나진 못한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갑니다.. 그러던 중 클레어와 그녀의 성공한 남편 폴의 일상으로 실질적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클레어와 폴은 밖에서 만나서 생전 처음 일탈을 저지르려는 찰나 골목길에서 강도를 만나게 되죠, 그리고 폴은 사망을 합니다.. 평생 폴의 아내로, 삶의 여유와 그의 사랑을 받고 살아온 클레어에겐 청천벽력과도 같은 사고가 발생한 것이죠, 삶의 의미조차 상실할 정도의 무력감에서 장례식을 치러던 클레어의 집에 도둑이 들게 됩니다.. 그리고 리디아의 삶을 들여다봅시다.. 리디아는 가족과 멀어진 체 가족조차 모르는 자신의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줄리아를 꼭 빼닮은 디라는 17살의 딸이죠, 과거 마약에 찌들은 삶을 디로 인해 제대로된 인생을 찾은 리디아는 평범하지만 여전히 과거의 아픔에서 쉽게 벗어나질 못하고 사는 모양세입니다.. 그런 그녀에게 폴의 죽음이 전해지죠, 하지만 리디아는 폴에 대한 일반적이지 않은 반응을 보입니다.. 그녀에게 있어 폴은 죽어마땅한 인물인거죠, 자 이제 리디아와 클레어와 폴의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를 조금씩 진행시켜나갑니다.. 폴의 죽음으로 수십년만에 다시 만난 리디아와 클레어는 과연 어떤,,,, 


    4. 이 소설의 중심은 줄리아라는 여성의 실종사건입니다.. 그리고 전혀 뜬금없는 이야기를 한동안 끄집어내고 대단히 궁금한 진행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줄리아는 24년전에 실종되었던 것이죠, 이야기는 24년이 지난 현재의 이야기인만큼 두 이야기는 전혀 어울리지 않습니다.. 줄리아와 그들의 두 자매인 리디아와 클레어를 이어주는 끈은 소설의 중간중간 등장하는 샘 캐럴이라는 아빠의 일기같은 편지글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물론 줄리아에 대한 실종사건은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이들 가족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죠, 이 소설은 이러한 사회적 범죄의 문제를 대단히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아주 행복하고 단란했던 한 가정이 어느날 벌어진 가족의 일부가 실종됨으로 인해 완전히 파괴되는 것을 그들의 심리와 상황과 사회적 무관심과 불합리한 여성적 비하의 편견적 사고로 무너져내리는 방식을 보여주고 있죠, 그리고 아무리 시간이 지나더라도 이들에게 남겨진 상처는 평생의 흉터로 남겨진다는 사실을 대단히 효과적으로 그려내고 있죠,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현재의 삶이 과거에서 절대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리고 극복되지 못한 과거의 상실감은 현재의 상실감과 분노로 덧입혀지고 있죠, 클레어를 중심으로 한 이 소설의 시선은 이런 대단히 복합적인 방식으로 묶인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나갑니다..


    5. 상당히 두껍고 꼼꼼한 내용으로 인해 독자들은 중반부에 이를때까지 이 소설이 지향하는 목적에 대해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게 됩니다.. 대강의 흐름과 진행의 방법론에 대해서는 충분히 알겠는데 벌어지는 사건과 상황이 주는 의아함은 독자들에게서 손을 떼어놓지 못하게 만들어놓죠, 이 소설은 위에서 밝힌 바와 같이 두자매인 리디아와 클레어와 사고로 죽음을 당한 폴의 상황을 중심으로 흘러갑니다.. 죽음을 당한 폴의 이야기가 이 소설의 모든 것이라고 보시면 될 듯 싶습니다.. 한결같이 클레어밖에 몰랐던 완벽했던 남편의 모습이었던 폴의 진실이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이야기의 혼란스러움은 극에 달하게 됩니다.. 말그대로 까도까도 진실이 보이지 않는 상황의 연출이 끊임없이 이어지죠, 자신의 삶에서 남편이 모든 것이었던 클레어에게 이어지는 심리적 변화 역시 독자의 감응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냅니다.. 그리고 이들이 하나일 수 밖에 없는 줄리아의 실종도 꾸준한 진실찾기의 구심점이 되는 것이죠, 사실 읽으면서 우와, 정말 이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끊임없이 들었습니다.. 조금 과한데라는 생각이 들만큼 대단히 엽기적이 방식이 이어지죠, 하지만 우린 현실에서 이들을 봤습니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세상없는 가족인냥 거짓 가면을 뒤집어쓴 체 자신의 욕망을 사회의 어두운 곳에서 드러내던 악마의 본성을 뒤늦게 보게 됩니다.. 자신의 아내에게 천하의 몹쓸 짓을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르고 자살에 이르게 만든(아님 살해를 한) 인간에 대해서 지금 이순간 우린 뉴스를 통해 체감하고 있습니다.. 세상은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작품이 주는 사회적 두려움에 대한 감응은 소설이 자극적 흐름과 상황의 극단성을 드러냄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동조하게 됩니다.. 세상에는정말 미친놈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버젓이 살아가고 있는 것은 우린 이순간에도 목격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6. 이 소설은 여성적 시선으로 끝까지 진행이 됨에도 대단히 파괴적이고 자극적인 상황의 연출이 이어집니다.. 작가의 대중적 스릴러의 감성을 끊임없이 독자들에게 선사하죠,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깁니다.. 대단한 긴장감과 상황적 호기심이 끊임없이 등장하지만 독자로서 그 상황에 감응하여 소설속에 빠진 체 몇 시간 헤엄치고 나면 힘이 빠지기 마련입니다.. 또한 대단히 복잡한 인물적 연결을 보여주고 있지만 실상 드러나는 이야기는 중요한 세 인물의 흐름이 중심이 되죠, 그렇기 때문에 후반부에 들어서 벌어지는 상황이 주는 긴박함과 긴장적 스릴러의 진수는 초중반까지 이어진 궁금적 물음에 대해 해소되어버린 허탈함으로 인해 그 감성이 줄어들 수 밖에 없거덩요, 물론 그렇다고 그 재미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고 대단히 드라마틱한 결말부의 흐름이 너무 앞선 미스터리적 호기심이 독자적 집중을 보여주는터라 약하게 다가온다는 것이죠, 대중적인 스릴러소설의 감성으로 판단할때 상당히 매력적이고 집중할 수 있는 주제인 것은 확실합니다.. 아버지로서의 입장에서 자신의 딸의 실종과 사회적 시선과 상실감으로 인해 벌어지는 가족의 해체와 그 아픔의 심리를 누구보다 이해할 수 있기에 카린 슬로터가 보여주는 이 소설의 주인공들의 심리와 상실적 슬픔은 절대 지워지지 않는다는 그 하나만으로도 이 소설의 의미는 지대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극복하지 못할 아픔도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까지 작가는 자신이 하고싶은 모든 것을 이 작품속에 그려내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빠른 진행과 조금은 과도한 자극적 스릴러의 감성을 극단적 방식의 흐름으로 보여주지만 장르독자들이라면 충분히 즐기고 재미있을 작품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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