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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나 ㅣ 스토리콜렉터 56
마리사 마이어 지음, 이지연 옮김 / 북로드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1. 큰딸이 태어나고 나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주었는 지 이루 말로 표현할 수도 없습니다.. 가족중에서는 처음으로 태어난 아이다보니 삼촌이고 이모고 부모님들도 마찬가지고 쳐다만봐도 행복했던 것이지요, 아마 엄마 젖을 먹으면서도 아이는 자신이 얼마나 사랑을 받고 자라고 있는 지 본능적으로 알았지 싶습니다.. 심지어는 돌잔치도 현수막까지 내걸고 호텔 부페에서 멋지구리하게 수많은 하객들을 모시고 했으니까요, 그렇게 오로지 혼자만이 독차지한 사랑이 둘째가 태어나면서 조금씩 옮겨가기 시작합니다.. 하물며 이런 말하면 남녀평등이 우짜니저짜니 하실 분들도 계시겠지만 둘째가 아들이라는게 문제였던 것이죠, 저희들이야 큰넘이나 작은넘이나 동일하지만 가족들은 또 그렇지 않았던가 봅니다.. 그동안 혼자 독차지했던 가족들의 사랑이 동생에게 옮겨가는 것을 본능적으로 감지한 큰아이는 무척이나 힘들어 합니다.. 가족들은 누나가 양보해야쥐, 누나니까 동생을 챙겨줘야지 뭐 이런 말을 스스럼없이 하지만 부모된 입장에서는 큰아이의 심리적 불안감에 대해서 걱정할 수 밖에 없었죠, 예민하단 아이를 달래고 어르고 심지어 애기 엄마는 큰딸을 위해서 갓 태어난 아이에게 모유를 먹이질 못했습니다.. 안그래도 적은 양인데 아들에게 먹일 모유까지는 힘들었던거죠, 딸은 그게 자신의 생명줄인냥 절대 양보하지 않더라구요, 결국 아들은 엄마의 심장소리보다는 자신의 뽁뽁거리는 분유먹는 소리에 익숙해져버렸고 그로 인해 저의 새벽 수유가 많이 늘어버려 아침마다 비몽사몽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부모로서는 큰아이가 일종의 소외감을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해 오히려 둘째의 양보를 부추기는 상황이 커가면서도 늘 일종의 습관처럼 되어버렸음에도 여전히 큰넘은 동생에 대한 시기와 질투가 제법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부모는 자신을 챙기지만 가족들(특히 할매, 할배)은 동생에게 양보하고 동생이 착하고 동생이 점잖고 동생이 누나를 챙기는 것에 대한 칭찬을 수도없이 늘어놓으니 그러지 않았겠나 싶습니다.. 하지만 부모가 잡아주는 균형적 사랑이 있었으니 나름 잘 자라고 있는 것 같긴 합니다.. 그 균형적 사랑을 만들기 위해 쌍둥이가 다시 태어났으니 참 대단한 부모죠, 허얼
2. 이거이거 갈수록 주절거림이 길어져서 큰일이네요, 근래들어 부쩍 말이 많아졌습니다.. 이래선 아무도 독후감 안읽어주실 것 같은데 우짜나 싶기도 합니다.. 여하튼 중년 아저씨가 가족이야기하는 수다는 끝이 없습니다.. 특히 자식과 관련된 이야기는 구구절절 흘러나옵니다.. 이래선 안되는데 말이죠, 제가 가진 취미라고는 책읽는 것 말고 참 재미없는 삶을 살고 있긴 하지만 늘 그렇지만 책에서 -그중에서 전 장르소설만 집착하는 경향이 짙음- 만나게되는 허구의 세상속의 인간의 이야기는 늘 가족과 자신에 대한 모습들이죠, 그래서 내 삶과 주변의 인생을 결부시켜 생각하고 인식화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혼자 떠올리고 생각하고 기억하고 파생시키는 수많은 생각의 편린들이 제가 살아가는 재미없는 삶에서의 하나의 즐거움인 것이죠, 어떨때는 화가나고, 또 다른책에서는 슬프하고, 고통받고, 즐거워하는 이 작은 책속의 무한한 삶의 모습들이 너무나도 절 행복하게 하곤 합니다.. 그중에서도 간혹 읽게되는 판타지소설의 상상속의 세상을 다룬 작품들에게서 받게 되는 즐거움도 만만치 않습니다.. 얼마전까지 읽었던 마리사 마이어 여사의 루나 크로니클 시리즈가 그중 하나이죠, 동화속의 여주인공을 중심으로 상상의 세상에 대한 로맨스 판타지소설이었는데 정말 대중적 재미가 가득한 작품이었습니다.. 신데렐라를 모토로 한 "신더"로부터 시작해서 빨간모자를 다룬 "스칼렛"과 라푼젤을 본딴 "크레스"까지 이어지고 마지막으로 대망의 동화 결정판 백설공주가 등장하는 "윈터"로 끝을 맺죠, 그리고 이번에는 이 모든 이야기의 시작점이자 대척점인 악녀의 중심 레바나 여왕의 숨겨진 삶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일종의 프리퀄적 스핀오프의 느낌으로다가 출간되었습니다.. 늘 그렇듯 제목은 "레바나"입니다..
3. 아시다시피 이 시리즈는 달과 지구의 전쟁을 다루고 있죠, 그래서 시리즈도 루나 크로니클이라 명명되어 있습니다.. 또한 이 소설은 과거 지구의 식민지였다가 독립한 달의 지배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모든 시리즈의 중심인 레바나라는 루나 여왕에 대한 성장기를 다루고 있죠. 자신의 부모가 죽음을 맞이하고 남겨진 자매 채너리와 레바나는 달의 지배자가 됩니다.. 장녀인 채너리가 여왕이 되고 레바나는 공주로 남아있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과거 불로 인해 화상을 입은 레바나는 언제나 자신을 감추고 마법으로 치장을 하게 됩니다.. 아직 열다섯의 어린 공주는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 만족하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순수한 사랑을 택하고자 합니다.. 그녀는 자신의 근위병인 에브렛을 사모하고 있죠, 하지만 그는 결혼을 한 몸입니다.. 그가 레바나의 부모님의 장례식에 데려온 아내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여인이었죠, 그리고 그녀는 만삭의 몸이었습니다.. 그런 그녀를 보며 엄청난 질투심을 느끼게 되는 레바나이지만 아직 그녀는 순수하고 어린 여성일 뿐입니다.. 그러나 에브렛의 부인은 딸을 낳자마자 죽게되죠, 레바나는 그런 에브렛에게 죽은 아내의 모습으로 그를 유혹하고 마법을 걸어 자신을 사랑하게 만들려고 합니다.. 만들어진 사랑의 결과는 어떨까요, 그리고 루나의 여왕 채너리는 악녀로서의 모습을 여지없이 보여줍니다.. 도대체 이 자매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그리고 어느날 레바나는 에브렛의 딸 윈터를, 채너리는 자신의 딸 셀린을 낳게 되고 이들은 루나 크로니클의 중심이 되죠, 근데 레바나는 왜 채너리와 비교도 할 수 없는 최악의 여왕이 되어버린 것일까요,
4. 일반적인 동화적 모티프를 차용한 SF판타지소설이라고는 하지만 이 작품 "레바나"는 대단히 자극적입니다.. 대중적인 악녀적 상상력과 권력와 음모와 욕망을 다룬 장르적 취향이 모든 설정된 작품이라고 봐도 무방하지 싶습니다.. 가족간의 시기와 질투와 죽음에 대한 정신적 장애를 가진 인물들의 사이코적 발상이 이 작품의 전반에 걸쳐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럴 수 있죠, 특히나 악녀를 상징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목적이 자신에게 걸림돌이 되는 존재들을 걷어내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 작품에서 존재하는 두 여인의 모습은 대단히 이질적입니다.. 물론 작품의 전반적인 구성을 위해 캐릭터의 설정이 대단히 악의적으로 진행되었던 점에 대해서 어쩔 수 없다손 치더라도 작가는 레바나라는 인물에 대한 성장기적 고통을 일종의 합리적 방법론으로 그녀의 악녀적 변화를 이끌어내려고 한 듯 싶습니다.. 물론 전작들에서 제가 느꼈던 흥미와 자극적 상상력이 가미된 속도감 넘치는 장르적 취향이 정말 좋았다고 말씀을 드린 것 같은데 이 작품에서 "레바나"를 통해서 드러나는 캐릭터의 모습은 너무 과장되고 오버스러운 심리적 불안감이 전면에 내세워져 읽는 내내 감정적으로 불편함이 끊임없이 일었던 것 같습니다.. 채너리라는 인물은 말 할 것도 없고 레바나가 보여주는 그녀의 성장통과 숨겨진 심리적 갈등은 현실감이 너무나도 떨어지는 감성적 악함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5. 물론 사악한 존재감을 기준으로 이야기를 그려내려했으니 당연히 자극적이고 악한 느낌이 지배적으로 작용했겠죠, 뭐 이해합니다.. 하지만 전작들에서 제가 느꼈던 즐거움이 있기에 이런 감성적 불편함은 조금 달리 다가왔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대중적 재미와 취향적 스토리의 존재감은 이 작품이 모든 이야기의 시작점으로 적용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긴 했습니다.. 아무래도 대중들은 전작의 시리즈에서 대단한 존재감과 이질감을 드러낸 레바나라는 악녀적 인물에 대해 궁금했던 부분이었으니 말입니다.. 작가도 이런 부분을 인식해서인지 이야기를 길게 끌진 않고 딱 적당한 분량으로 끝을 맺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이 보여주는 시리즈 전반에 걸친 이야기의 프리퀄로서는 충분한 궁금증에 대한 보답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단순하게 프리퀄 형식의 이 한 작품에 대한 독후감은 사실 큰 의미가 없어 보입니다.. 그리고 독자분들께서도 만약 이 시리즈를 읽어시려고 하신다면 가장 마지막에 이 작품을 읽어보시는게 작품에 대한 즐거움에 도움이 되시리라 믿고 또 그 궁금증으로 인해 오히려 이 작품의 즐거움이 배가되시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사실 흥미로 따지자면 판타지소설만큼 재미가 가득한 장르소설도 드물죠, 그만큼 이런 류의 장르적 취향은 많은 독자분들이 즐거워하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특히나 이 시리즈는 여성의 캐릭터를 극대화한 히로인적 역할에 충실하기 때문에 독자들이 더욱 선호할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레바나" 또한 이런 빌런스러운 악녀적 히로인의 역할에 충실했던 것 같구요, 결국 하나의 작품으로 "레바나"라는 프리퀄을 평하기 보다는 전반적인 "루나 크로니클 시리즈"를 기준으로 이 작품집은 아주 즐겁고 매력적인 판타지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돈과 권력은 많으면 많을수록 탐하게 되고 그로인해 인간은 악하게 되어진다고 하더만, 그래도 난 돈이나 권력이 좀 있어봤으면 싶다.. 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