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스 버티고 시리즈
도널드 웨스트레이크 지음, 최필원 옮김 / 오픈하우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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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우린 흔히 밥줄이라 일컫습니다.. 우리의 삶을 지탱해주는 동아줄과 같은 것이죠, 월급쟁이란 누군가가 내려준 동아줄을 부여잡고 조금씩 조금씩 위로 올라가려고 합니다.. 제대로 된 동아줄을 잡고 천천히 힘을 아껴가며 위로 올라가면 마지막 도착지는 안락한 쉼터가 마련되어 있죠, 하지만 이 동아줄이 가지각색이다보니 중간에 끊어지는 줄도 있고 위태위태하게 흔들린 체 매달려 어쩔줄을 모르고 마냥 바라만본 체 끊어질 날만 기다리는 줄도 있고 썩은 줄인지도 모르고 잡았다가 떨어지는 경우도 허다하고 정말 잘 묶여진 동아줄인 줄 알고 굳건히 위만 바라보고 올라가다가 옆에 있는 줄을 끊다가 자기 줄까지 끊어지는 경우도 있지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이 밥줄을 포기하고 자신만의 줄을 만들어보지만 평생 남의 줄만 잡다가 내 줄 만들기가 그렇게 쉽지않은 모냥입니다.. 줄 만들기를 몇번 실패하고 나면 끊어져서 버려진 줄이나 모아서 파는 신세로 전락하게 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늘 서민 코스프레하느라 맨날 사회에 불만만 많은 것 같아서 이번에는 웬만하면 좋은 이야기하면서 그래도 세상은 살만하고 나를 위해 세상이 주는 헤택을 챙겨보니 이렇게도 많았나라는, 뭔가 긍정적이면서도 희망적인 세상살이에 대한 첫단락 주절거림을 해보고 싶었으나 여전히 책을 읽고 드는 생각은 사회는 참 문제가 많아, 돈 없고 능력 없고 연줄도 없으면 참말로 지랄맞은 양보와 희생의 발현을 본능적으로 이끌어내야하는 서러운 처지에 놓인다는 사실을 일깨우게 됩니다.. 책을 읽지 말까,


    2. 자급자족의 사회에서 시장경제가 발생하여 댓가를 중심으로 한 타인의 돈을 받고 사는 세상으로 역사가 이어져오면서 이 세상의 대다수의 인간의 삶은 늘 기득권에 대항하면서 살아오고 있습니다.. 가진 자, 있는 자들의 영역에서 내 밥줄을 지키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역할을 만들어내야되는 것이죠, 뭐 제대로 대우와 인정을 해준다면 나쁠게 없습니다.. 하지만 늘 그렇듯 세상은 여전히 갑과 을의 세상이고 을은 늘 갑의 횡포에 어쩔 수 없이 당하는 일이 허다합니다.. 찾아다닐 필요도 없이 오늘 당장 뉴스를 보더라도 갑질하는 빌어먹을 인간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할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늘 대두되는 사회문제이기도 하죠, 노동법과 최저임금, 구조조정, 청년백수등 세상은 자본주의의 시장경제에서 여전히 그 역할을 부여하기에 바쁩니다.. 그래서 시장경제의 불안은 늘 사회적 경제의 문제로 우리의 삶에 가장 큰 불안요소이기도 하죠, 도널드 웨스트레이크는 그런 사회적 불안에 휩싸인 한 구조조정당한 중년의 남자의 심리를 "액스"라는 스릴러소설을 통해 대단히 날카롭게 드러내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액스'란 말 그대로 도끼라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도끼로 이마까라상할때 그 도끼의 의미가 아닌 일종의 구조조정등의 정리해고의 뜻으로 쉽게 말해서 회사에서 짤린 남자의 이야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 남자가 새로운 직장을 잡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벌여나가나는 지 함 살펴봅시다..


    3. 제지회사에서 20년이 넘는 기간동안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던 버크 데보레는 회사 경영의 어려움으로 인해 캐나다의 기업에 인수합병됨에 따라 구조조정을 당합니다.. 그리고 벌써 2년동안 제대로된 일자리를 찾질 못하고 있죠, 그런 그에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기존 경력을 살린 제대로 된 제지회사에 경력으로 재취업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하지만 자신만 구조조정 당한 것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당시의 경제상황에 따라 사회의 경제적 활동에서 낙오되어버린 것이죠, 자신보다 월등한 능력과 역량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경쟁자로 나서는 상황에서 버크는 여전히 자신의 끊어진 줄을 이을 수가 없다는 판단하에 그들을 제거하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자신과 같은 경력을 가진 이력의 인물들을 경쟁에서 탈락시킴으로서 자신이 새로운 줄을 잡을 수 있다는 생각인거죠, 그렇게 그가 정한 7명의 경쟁자를 파악한 후 하나씩 그들을 찾아나섭니다.. 그리곤 그들을 살해하기 시작하죠, 첫번쨰는 아주 쉬웠습니다.. 허버트 에벌리라는 사람은 버크의 아버지가 2차대전에서 획득한 루거권총으로 에벌리의 집앞에서 그냥 총을 간단하게 쏴죽여버립니다.. 모든 일이 쉬워보이지만 이제부터 버크에게 닥쳐올 주변의 상황과 남은 경쟁자의 제거는 에벌리만큼 쉬운 방법으로는 해결될 수 없습니다.. 버크는 자신의 삶의 대부분을 도덕과 법규와 규정을 지키며 살아왔지만 한순간 사회의 나락으로 내몰린 사면초가의 상황에서 최악의 결정으로 연쇄살인을 벌이게 되는 과정을 우린 그의 세상속에서 가만히 한번 지켜봐야겠습니다..


    4. 일단 황당합니다.. 이 작품이 아마 97년경에 집필된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의 시대적 상황으로는 IMF의 경제위기입죠, 미국도 별반 다르지 않았나 봅니다.. 여러 경제적 불안으로 인한 기업의 위기를 겪던 시기였다봅니다.. 그런 사회적 불안심리를 도널드 서쪽호수옹께서 이런 황당스러운 상황적 설정으로 시대적 불안을 대단히 매력적인 하드보일드한 스릴러소설로 탈바꿈시켜놓으신거죠, 어떻게 자신의 이력의 장점을 획득하기 위해서 경쟁자들을 제거할 생각을 할 수 있을까요, 그것도 평생 남에게 해를 끼치며 살아온 적이 단 한번도 없는 매우 평범한 중산층의 중년 남자가 말이죠, 이 소설의 캐릭터는 대단히 많은 이미지적 투영을 보여줍니다.. 시대의 대표하는 외면당한 중년 남자의 면모와 사회적 불안을 모두 떠안고 살아가는 불안한 심리로 자기방어 기제가 대단히 강한 그래서 자신의 가족과 삶을 위해 타인에 대한 공격적 파괴를 서슴지않는 사회적 분노에 대한 자신의 방법론은 합리화시키는 극단적인 인간의 반대급부적 성향을 드러내는 인물입니다.. 이것은 파격적인 인물의 설정이기도 하거니와 사이코패스가 아닌 이상 그동안 전혀 사회적 문제 없이 편안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온 한 남자가 어려운 현실속에서는 과거 그가 누렸던 경제적 여유와 삶의 편안을 위해 아무렇지도 않게 연쇄살인을 벌인다는 것이 말도 안되는 극단적인 상상이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이 작품이 주는 반향이 더욱 강한 임팩트로 다가오는 것이죠,


    5. 소설은 버크라는 인물이 차례로 자신의 경쟁자들을 제거하는 흐름으로 이어져 나갑니다.. 하지만 위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사이코패스가 아닌 사회적으로 아주 평범하고 누구나 그와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한 인물이기에 그는 자신이 행하는 극단적 파괴행위에 대한 일말의 죄책감을 가지고 있기 마련일 것입니다.. 소설에서는 그런 그의 심리를 대단히 섬세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자신의 가족들, 특히 부인인 머저리와의 관계를 통해서 그가 자신이 행하는 범죄행위에 대한 정당성을 스스로 찾으려고 하는 노력이나 자신의 가족과 자신의 삶을 위해 타인의 삶과 세상을 아무렇지도 않게 파괴하는 행동에 대해 사회적 분노로 합리화하는 부분은 단순한 풍자적 기준에서도 한참 벗어난 강렬함을 전달해주죠, 전 이 소설은 대단히 악한 기운이 강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얼매나 도덕적인 삶을 살기에 그렁가할 수 있지만 만약 자신의 경력입사를 위해 타인을 아무렇지도 않게 연쇄살인을 저지를 수 있는 인물이 있다는 전제 자체가 쉽게 적응되지 못하는 것이죠, 전 솔직히 이 소설이 이어나가는 서사적 방법에서 버크가 내보이는 심리적 표현을 단 한순간도 감정이입을 하지 못했습니다.. 작가도 알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이 소설은 도발적 감정과 사회적 공감을 이어주지 못하는 극단적인 사회비판적 스릴러소설이죠, 그렇기에 이 작품의 매력이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몰감정적 이해를 이끌어내는 파격적 설정이 주는 임팩트가 이 소설을 만든 의도가 아닐까 감히 짐작해봅니다..


    6. 도널드 서쪽호수옹은 독자가 뭘 생각할 지를 알고 있는 듯 합니다.. 이 작품은 대중적 독자의 의도에 맞춰진 감성이나 인식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작가의 의도와 상황이 주는 사회적 비판의 스릴러의 방식을 그대로 이어나갑니다.. 그래서 오히려 독자들은 충격을 받고 더욱 이 소설이 드러내는 대단히 이중적이고 비틀린 인간의 연약한 욕망에 대해 환호하고 작가가 의도한 사회적 문제에 대해 정확하게 인식하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시대가 지날수록 이러한 사회적 부적응자는 수시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20년전의 작품입니다.. 그 당시의 사회도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은 하지만 이러한 인물의 설정과 극단적 방법론을 택한 사회파 스릴러소설은 전무했지 않았나 싶습니다.. 물론 지금 이 작품이 대중에서 선보였다고 하더라도 파격적인 설정과 서사는 대단한 반향을 불러 일으켰으리라 믿어의심치 않습니다.. 이 작품은 대단히 단순한 반사회적 범죄행위의 흐름을 따라가지만 그 속에 담겨진 반사회적 인물의 모든 것을 하나씩 드러냄에 따라 시대의 자화상을 직접적으로 득춰내고 과연 우리가 바라보는 이 반사회적 인물이 왜 한순간에 끔찍한 괴물이 되어버렸는 지에 대한 고민도 함께 던져줍니다.. 그러면서 이 인물과 다르지 않는 저의 삶과 앞으로의 미래의 불안에 대해서 나 역시 버크와 같은 극단적인 선택은 아니겠지만 그가 가진  심리적 분노와 그렇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는거지요, 게다가 난 버크보다 얘가 둘이나 더 많은데,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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